네크로맨서 학교의 소환천재 562화
달칵.
시몬은 키젠 본부 측으로부터 받은 서류가방을 꺼냈다.
이렇게 보여도 나름 비밀무기다. 서류가방 안에는 서류 대신 '아티팩트'가 설치되어 있었고, 가방 겉면에 새겨진 마법진들이 이 아티팩트와 연결되어 있었다.
사용법은 미리 본부직원으로부터 배웠다. 장치의 숫자를 돌려서 정위치에 맞추고는, 작동 버튼을 눌렀다.
키이잉!
장치가 작동하자, 이곳 38호 방에도 갑자기 회색빛 사람들과 역사적 이상현상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장치는 그런 장면들을 기록하고 있었다.
[재미있군! 이게 그 네프티스의 작품인가.]
시간의 유령도 신기한지 허허 웃었다.
[확실히 그녀의 힘은 대단해! 내 능력과는 비교도 안 되는 수준이로군.]
-$@&%^@$!!
-@$*#%?
시간과 사건이 마구 뒤얽혀서 무슨 장면인지 알아볼 수는 없었지만, 이걸 가져가면 본부 측에서 알아서 해독해 자신들이 원하는 장면을 찾아낼 것이다.
'그보다.'
시몬은 고개를 돌려 시간의 유령을 보았다.
그는 분명 이렇게 말했다.
-상아탑주가 이 탑을 이용해 뭔가 수상한 흉계를 꾸미고 있는 게 틀림없어!
그리고 본부직원도 마찬가지.
-특급기밀이라 자세한 내용은 말씀드릴 수 없지만, 이번 건은 대륙의 평화가 걸린 임무입니다. 상아탑주가 뭔가를 꾸미고 있습니다.
두 쪽의 이야기가 일치한다.
그리고 두 쪽 모두 상아탑주를 흑막으로 지목했다.
'이쯤 되면 이 탑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건 확실해 보이는데.'
정리하자면, 키젠 본부가 사건의 냄새를 맡았고, 상아탑주가 무슨 흉계를 꾸미는지 알아내기 위해 시몬을 보내 단서를 찾으려고 했다.
하지만 문제는.
-4일 뒤, 탑에 끔찍한 일이 벌어질 걸세.
키젠 본부가 생각하던 것보다 타이밍이 더 이르다는 점. 저 말이 사실이라면 남은 시간이 별로 없다.
이렇게 되면 정보수집이 다가 아니라, 그 사건에 직접 휘말릴지도 몰랐다.
시몬은 고개를 돌려 시간의 유령을 보았다.
"아까 저를 돕고 싶다고 하셨죠."
[그렇네만.]
"그럼 당신이 원하는 건 뭐죠? 저를 도와서 당신에게 무슨 이득이 있고요?"
[내 목적은 단 하나! 시간의 탑이 4일 뒤에도 존재하길 바라네.]
시몬이 고개를 끄덕였다. 명료한 목적이라서 알기 쉬웠다.
[탑이 계속 있어야 나도 존재할 수 있으니 말일세! 그리고 이 목적을 위해서는 자네의 역할이 중요해.]
"제가 어떻게 하길 원하는데요?"
시간의 유령이 바닥에 내려와 시몬에게 다가왔다.
[내가 자네에게 접근한 건 다른 이유가 아닐세.]
그가 시몬의 머리카락에 손을 올리는 듯한 시늉을 하더니 시몬의 머리에서 두 가닥의 실 같은 것을 뽑아냈다.
하나는 하늘색.
다른 하나는 상아색이다.
[이 탑의 운명에 강하게 얽혀 있는 두 소녀.]
그 머리카락이 나풀거리며 움직이자 두 소녀의 형상이 허공에 떠올랐다.
시몬은 얼굴을 붉히며 급히 시선을 피했다. 허상이긴 해도 두 사람이 나체의 모습으로 회전하고 있었다.
[이들이 자네의 과거와도 얽혀 있더군. 그녀들과는 무슨 관계지?]
"같은 학교를 다니는 학우들입니다."
[그렇군. 바로 그녀들이 다가올 재해를 막기 위한 열쇠일세!]
시몬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메이린이랑 세르네가요?"
[바로 그렇다네.]
"지금 둘 다 상아탑에 있지도 않을 텐데요."
[그녀들이 어디 있는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네.]
시간의 유령이 의미심장하게 웃으며 손바닥을 펼쳤다.
[내 힘을 쥐어 짜내 그녀들의 과거와, 상아탑의 비밀을 하나씩 보여주겠네.]
"......상아탑의 비밀?"
[그렇다네! 자네가 그녀들의 과거 속에서 모든 진실을 알았을 때, 어떤 판단을 내리고 어떤 행동을 취할지는 스스로 선택하게. 모든 건 자네에게 달렸네.]
그의 손가락이 건반 위를 움직이듯 흔들렸다.
[자네의 선택에 따라, 이 탑의 운명도 달라지겠지.]
샤아아아아아-
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시야가 회색으로 뒤덮였다.
* * *
'.......'
시몬은 천천히 눈을 떴다.
정신을 차리니 회색빛 역사 속으로 들어와 있었다.
꺄르르륵!
꺄르르!
정원에서 아이들이 한바탕 뛰어노는 모습이 보인다.
"나를 따르라!"
"와아!"
그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한 사람.
'아!'
시몬은 실소를 금치 못했다.
하늘색 머리카락에 청안.
누가 봐도 메이린의 꼬마 시절 모습이었다.
"꺄하하하!"
메이린은 여기서도 리더격이었다. 펄쩍펄쩍 힘차게도 뛰어다니는 그녀는 또래 남자아이들까지 휘어잡을 만큼 드센 성격이었다.
"메이린! 밥 먹어야지?"
마침 아이들이 뛰어노는 정원에, 안경을 쓴 한 남자가 걸어왔다.
다니엘라 빌렌느였다. 연회장에서 봤을 때보다 확 젊어진 모습이긴 했지만.
"아빠! 아빠!"
꼬마 메이린이 쪼르르 뛰어와서 구슬 하나를 그에게 보였다.
"나 이거 또 차갑게 얼리는 데 성공했어!"
"대단하구나."
다니엘라가 한쪽 무릎을 꿇고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이 구슬을 얼리면 좋아해! 다른 애들은 못 하는데 나만 할 수 있거든!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역시 차기 '상아탑주의 재목'이라고 기뻐해 줬어!"
"그랬구나."
웃으며 말하고는 있었지만, 다니엘라의 얼굴에는 시름이 가득했다.
꼬마 메이린도 그걸 느꼈는지 고개를 갸웃했다.
"아빠는 내가 상아탑주가 되는 거, 싫어?"
다니엘라의 동공이 한순간 마구 흔들렸다. 그러다 눈을 꾹 감고는 웃는 얼굴로 말했다.
"그럴 리가 있니. 자랑스럽구나. 우리 딸."
"에헤헤헤!"
메이린이 그의 품에 폭 안겼다.
다니엘라가 웃차 하고 메이린을 들어 올렸다.
"그럼 이제 밥 먹으러......."
"크, 큰일 났습니다. 다니엘라 님!"
그때 로브를 입은 한 무리의 사람들이 우르르 그에게 몰려왔다.
"무슨 소란입니까?"
"밖에 난리가 났습니다! 상아탑주님께서 돌아오셨습니다!"
"그런가요."
다니엘라가 먼 곳을 바라보았다.
"출두하시고 2년...... 오래 걸리셨군요."
"아무 말도 없이 탑을 나가서 2년이나 자리를 비운 주제에, 이제 와서 무슨 낯짝으로!"
"그러지 마세요. 다 같이 가봅시다."
다니엘라가 빙긋 웃으며 메이린을 보았다.
"메이린도 같이 가겠니?"
"응!"
다니엘라와 그의 무리는 계단을 내려와 정문 앞에 도착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자리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다니엘라와 온건파 무리는, 급진파인 상아탑주 파벌의 반대편에 섰다.
잠시 후.
"상아탑주님께서 입장하십니다!"
웅성 웅성 웅성!
드디어 2년 만에 탑에 돌아온 상아탑주, 베르무드의 모습이 보였다.
다니엘라와 마찬가지로, 연회장에서 보던 것보다 훨씬 더 젊어 보였다.
그런데.
"이건 있을 수 없는 일이오!"
사람들이 아우성을 치기 시작했다.
시몬도 무슨 일인가 싶어서 자세히 보니, 상아탑주의 손을 잡은 고사리처럼 작은 손이 보였다.
"상아탑주께서, 아이를 데리고 왔다!"
같이 온 아이는 떼가 꼬질꼬질한 백금발 머리카락의 여자아이였다.
다니엘라의 온건파는 두말할 것 없이 분노를 쏟아냈고, 탑의 규율과 혈통을 중시하는 같은 급진파들마저 베르무드를 비난했다.
"아이? 이제 와서 아이라니!"
"너무 속 보이는 짓 아니오!"
상아탑주의 권력은 막강했고, 그 마법 실력 또한 흠잡을 곳이 없었으나 유일한 문제가 하나 있었다.
바로 아이를 가지지 못하는 몸이라는 점.
후계자를 갖지 못하는 바람에, 반대 세력인 온건파의 위세가 점점 커지고 있었다. 급기야 온건파인 다니엘라의 딸이 차기 후계자로 지목된 상황.
그런 상아탑주가 아이를 데려왔다.
"이건 인정할 수 없소! 탑주!"
상아탑의 장로가 앞으로 나와 말했다.
"이제 와서 아이를 가질 수 있다고 말할 셈인......!"
"주웠소."
상아탑주의 한마디에, 주위가 정적에 휩싸였다.
"죽어가는 아이를 못 본 척할 수 없어서 데려왔을 뿐이오."
상아탑주의 권력욕은 유명했다.
당연히 친녀(親女)라고 바득바득 우길 줄 알았는데, 의외로 순순히 데려온 아이라고 밝힌 것이다.
예상치 못한 선언에 주위는 한 차례 정적이 일었지만 그것도 잠시뿐이었다. 곳곳에서 고함이 튀어나왔다.
"괜한 수작 부리지 마시오!"
"확실히 말하겠소! 10대 가문의 아이가 아니면 상아탑의 혈통으로 인정해 줄 수 없소!"
장로들이 분노를 쏟아냈다.
그리고 차마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상아탑주에게 화를 낼 수가 없는 자들의 분노는 아이에게로 향했다.
"저, 저, 더러운 꼴 좀 봐!"
"시궁창 냄새나는 저런 아이가 상아탑주? 말도 안 되지!"
심지어는 아이들까지 깔깔깔 웃으며 손가락질했다.
"거지! 거지! 거지래요~"
"거렁뱅이래요!"
하하하하하!
상앗빛 머리카락의 꼬마는 겁에 질려서 상아탑주의 뒤에 숨었다.
"당당히 서라."
하지만 상아탑주는 그녀를 다시 앞으로 내보냈다.
"벌써부터 기죽으면, 이곳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네."
상아탑의 모든 귀족들이 분노를 토해내며 분위기가 험악해지고 있는 그때.
"안녕!"
선뜻 그녀에게 다가온 한 소녀가 있었다.
"넌 이름이 뭐야?"
당돌하게 상아탑주의 앞길을 막으며, 거지 소녀의 손을 붙잡고 빙긋 미소 짓는 이 아이는 다름 아닌 차기 후계자.
메이린이었다.
'어, 언제 저기까지?'
다니엘라가 당황하며 입을 벌렸다. 분명히 옆에 서 있는 줄 알았는데 어느새 저기까지 갔다.
백금발 머리의 소녀는 시선을 피하며 조용히 말했다.
"......세, 세르네."
"안녕, 세르네! 난 메이린이야. 여긴 처음이지? 우리 같이 놀자!"
그러고는 세르네의 손을 붙잡고 뛰어갔다.
"내가 여기 소개해 줄게!"
"......어, 어......? 나 손 더러운데."
"괜찮아!"
두 꼬마들이 쪼르르 정원으로 뛰어가는 모습을 본 어른들은 얼빠진 표정을 지었다.
"이런."
상아탑주가 미소 지었다.
"다들 부끄러운 줄 아시오. 우리 어른들도 아이들에게 배워야 할 점이 있지 않겠소."
상아탑의 장로들이 어색한 침음을 흘렸다.
* * *
화아아아아악-
회상이 끝났다.
시몬이 눈을 깜빡이며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다시 38호실 내부였다.
[자, 1분 정도 흘렀다네. 그녀들의 과거를 본 소감은 어떤가?]
시간의 유령이 물었다. 시몬은 이마를 짚으며 잠시 멍하니 있다가 말했다.
"진짜로 제게 과거를 보여준 건가요?"
[그렇다네. 보면 알지 않나?]
"혹시 절 속이기 위해서 꾸며낸 거라면......."
[허허! 서운한 이야기를 하는군! 그렇담 당사자인 두 사람에게 연락해서 물어봐도 좋네.]
"......."
확실히.
시몬도 메이린이나 세르네의 과거에 대해 윤곽 정도는 알고 있었다. 사실 시몬은 처음부터 두 사람의 과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마침 저 아티팩트의 정보수집도 끝난 모양이군.]
찰칵!
서류가방이 작동을 종료했다. 영상이 제대로 담겼는지 한쪽 칸에 푸른 불이 들어와 있었다.
창밖을 보니 슬슬 날이 밝아오고 있었다. 사람들에게 들키기 전에 얼른 숙소로 돌아가야 했다.
[자네, 내일 새벽에는 63층에 가겠군?]
"......네, 뭐. 그렇죠."
[거기서 보시게나! 내일도 보안을 푸는 걸 도와주지. 그리고 다음 두 소녀의 이야기도 들려줘야 하고.]
그가 토끼 가면을 매만지며 말을 이었다.
[물론 자네가 원한다면 말일세.]
시몬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 * *
아침이 밝았다.
고생 끝에 숙소 방으로 돌아오니, 메리다의 잠버릇 때문에 방은 개판이 되어 있었다.
그래도 이제 본인도 지쳤는지, 더 이상 저주를 날리는 이상한 잠버릇은 하지 않았다. 시몬도 누워서 잠깐이나마 눈을 붙일 수 있었다.
그렇게 한참을 세상모르고 자고 있는데, 누군가 방문을 두들기는 소리가 들렸다.
"누구세요?"
"......미, 미르드."
메리다에게 된통 당한 상아탑 키즈, 미르드였다.
시몬이 문을 열어주기 무섭게 그녀가 바닥에 납작 엎드렸다.
"아, 아침 식사시간이라서 알려드리려고 불렀, 아니. 모시러 왔습니다!"
"알겠어."
시몬은 메리다를 깨워서 함께 마법진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 연회장으로 내려갔다.
그곳에는 이미 초대객들이 한참 식사 중이었다.
"내 인생 최고의 밤이었소! 샤헤드 왕국이 건립되는 순간을 봤소! 뜨거운 눈물이 흐르더군!"
"내 지금 당장 보러 가야겠네! 몇 층에서 봤는지 알려주게!"
초대객들은 흥분한 얼굴로 어제 봤던 이상현상의 정보를 공유하고 있었다.
시몬과 메리다는 잠이 덜 깬 얼굴로 테이블 앞에 앉았다.
"여기 계시면 식사 가져오겠습니다!"
미르드가 덜덜 떨며 말했다. 두 눈 밑에 다크서클이 짙은 게, 메리다에게 된통 당한 이후 한숨도 자지 못한 것 같았다.
"편하게 말해."
메리다가 말했다.
"어른들이 이상하게 볼 수도 있잖아."
"......네! 아니, 응!"
메리다와 눈을 마주치는 것만으로도 미르드는 질겁하고 있었다. 시몬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식사는 우리가 가져올게. 그리고 미르드."
"응?"
"오늘은 60층대에 숙소를 쓸 수 있을까? 그쪽 청소를 하고 싶어서."
물론 목적은 내일 새벽에 63층에 빨리 가기 위함이었다.
"우, 우리야 너희가 더 까다로운 위층을 청소해 주면 좋긴 한데...... 괜찮겠어?"
"응. 60층대에 일어나는 이상현상 중에 보고 싶은 게 있어서."
"알겠어. 그럼 빈방 있는지 찾아볼게."
미르드가 떠나고, 시몬과 메리다는 가볍게 아침 식사를 즐겼다.
그러던 중 아는 얼굴이 한 명 보였다.
"아직도 기르돈을 못 잡았단 말이오?"
"공간 마법을 쓰는 네크로맨서다보니 수색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래도 70층부터는 확실하게 차단했으니 내려오진 못할 겁니다."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다니엘라 빌렌느가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있었다.
"메리다, 잠깐 다녀올게."
"응."
시몬이 다니엘라 쪽으로 다가갔다. 마침 대화가 끝난 다니엘라도 시몬을 발견하곤 반갑게 맞아주었다.
"아, 시몬 학생회장. 잠은 잘 잤나요?"
"네! 신경 써주신 덕분에요."
사실은 비밀임무와 메리다 때문에 거의 제대로 못 잤다. 두 사람은 근처에 의자에 앉았다.
"아, 그러고 보니 메이린도 시간의 탑에 왔던 적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허허, 어릴 때 몇 번 왔었지요."
시몬은 다니엘라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당연히 주요 화제는 메이린에 대해서였다.
"학교에서 메이린이랑 세르네가 사이가 나빠서 고민이에요."
시몬은 불쑥 떡밥을 던졌고, 다니엘라가 멋쩍게 웃었다.
"우리 상아탑에서도 그것 때문에 골치죠."
"제가 듣기로는."
시몬의 눈이 예리하게 빛났다.
"두 사람은 어릴 땐 엄청 친했다고 들었거든요. 첫 만남에 메이린이 상아탑주님의 앞을 가로막더니, 같이 온 세르네의 손을 잡아끌고 탑을 소개해 준다며 데려갔었죠?"
그 말에.
다니엘라의 표정은 당혹감에 물들어 있었다.
"......흠! 흐음. 허허, 딸아이가 별 이야기를 다 했군요."
시몬은 다니엘라와 이야기를 하면 할수록 점점 더 강한 확신이 생겼다.
아까 봤던 그 과거는, 전부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