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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크로맨서 학교의 소환천재-629화 (629/934)

네크로맨서 학교의 소환천재 629화

동굴 내부가 어수선해졌다.

"성녀가 이제 곧 도착한다고 합니다!"

"준비해!"

요원들이 분주하게 뛰어다니고 있었다.

도착 소식을 들은 시몬은 다소 넋 나간 얼굴로 텔레포트 마법진을 바라보았다.

'그 녀석이 진짜...... 로크섬에 온다고?'

"벙쪄 있을 때가 아니다, 시몬."

카쟌이 다가와 시몬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프리스트라는 자들은 100% 신뢰할 수 없다.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니 정신 바짝 차려라."

"아, 넵."

사실 카쟌의 말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만나면 뭐라고 말해야 하지?

무슨 표정을 지어야 하지?

너무 갑작스러운 상황이라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반대편에서 텔레포트 마법진이 작동했습니다!"

"전이 허가를!"

까마귀 요원, 알레이스터가 고개를 끄덕였다.

"허가한다."

마나로만 구축된 텔레포트 마법진이 작동하며, 푸른 광채가 빛을 발했다. 시몬은 애써 긴장감을 억누르며 앞을 보았다.

화아아아아아아악!

광채가 동굴을 밝혔다.

태양이 떠오르듯 눈부신 빛이 가라앉은 뒤, 시몬은 얼굴을 가린 팔을 내리고 전방을 응시했다.

'아.'

그리고.

눈앞에서 일어나는 광경에 눈을 의심했다.

수만 갈래의 빛무리가 찬란하게 부서지며, 반딧불을 연상케 하는 별빛이 세상을 밤하늘처럼 수놓았다.

그리고 그 가운데, 살짝 허공에 뜬 채 눈을 감고 두 손을 맞잡은 아름다운 소녀.

순백보다는 어두운 잿빛의 머리카락이었으며, 황홀한 별빛이 그녀를 보호하듯 감싸고 있다. 마치 신비의 절정을 보는 듯한 모습.

하늘에 떠 있던 두 다리가 천천히 바닥을 내디디고, 기도하듯 모으고 있던 팔도 지그시 내린다.

마지막으로 감은 눈을 떴을 때, 황금과도 같은 찬란한 금빛의 눈동자가 떠올랐다.

"......."

좌중이 압도당했다.

누구도 움직이지 못했고, 목소리를 입 밖으로 내지 못했다. 꼴딱꼴딱 침 삼키는 소리만이 간헐적으로 울려 퍼졌다.

그리고.

'진짜로...... 왔어.'

시몬은 지나치게 현실성이 없다고 생각했다.

예전에 그녀와 농담 삼아 네가 키젠에 가면 어떨까, 내가 에프넬에 가면 어떨까 하면서 우스갯소리를 했었다. 그런데 그 상황이 실제로 일어났다.

시몬은 자신도 모르게 손을 내밀며 말했다.

"레......."

휘이이이잉!

돌풍이 몰아쳤다.

텔레포트 마법진에 서 있던 소녀는 순식간에 시몬의 코앞에 나타났다. 한껏 치켜 올라간 잿빛 머리카락이 한 박자 늦게 천천히 어깨로 내려앉았다.

"처음 뵙겠슴다."

그녀의 입술이 떨어지고, 고요하지만 냉랭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나는 은혜로운 성역의 수호자."

한 마디. 한 마디.

"위대한 여신의 가장 가까운 일곱 딸이자."

또박또박 울려 퍼지게.

"별의 성녀."

그리고 단호하게 끊어내듯 말한 그녀가 무표정한 얼굴로 손을 내밀었다.

"레테 샤르데나라고 함다."

차갑게 얼어붙은 표정.

그리고 타인에 대한 그 어떤 관심도 없다는 듯한 눈.

그런 냉랭한 눈을 본 뒤에야, 시몬은 냉정을 되찾았다. 하마터면 그녀를 아는 사람처럼 대할 뻔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우리는 초면이어야 했고.

이곳에서 처음 만났어야만 했다.

"처, 처음 뵙겠습니다."

시몬도 손을 내밀었다.

"저는 키젠의 학생회장, 시몬 폴렌티아라고 합니다."

홱!

그러나 손이 닿기 직전, 레테는 이마를 구기며 혐오스럽다는 듯 손을 내렸다.

"아이 씨. 예의만 차립시다. 예의만. 진짜 닿지는 말고."

"......아, 네."

그녀가 냉정히 고개를 돌려 네크로맨서 요원들 쪽을 보았다.

"그리고 학생회장이니 뭐니 하는 학생 나부랭이 말고, 책임자와 이야기하고 싶습니다만."

시몬은 웃고 있었지만, 빠직하고 이마에 혈관이 뭉쳐졌다.

'자기도 아직 학생이면서!'

까마귀 요원 알레이스터가 다가왔다.

"내가 책임자요. 알레이스터라고 불러주시오, 성녀."

레테와 알레이스터가 뭐라고 이야기를 주고받는 사이, 추가 텔레포트가 진행되며 그녀의 호위로 따라붙은 팔라딘 네 명도 합류했다.

"그보다."

레테는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그 사람은 어딨슴까?"

"이쪽이오."

알레이스터가 레테를 안내했다. 조금 걸으니, 얼굴의 1/3이 날아가 잇몸과 치아가 훤히 드러난 채 의자에 앉아 있는 수확의 성녀가 보였다.

"차암- 한심함다."

레테가 쯧쯧 혀를 찼다.

"선배란 사람이 이게 무슨 꼴임까. 제발 부끄러운 줄 아십쇼. 돌아가면 다른 프리스트한테 성녀의 정수를 넘겨주는 건 어떻슴까."

마치 그녀가 듣고 있다는 것처럼 이야기한 레테는 성큼성큼 걸어가 수확의 성녀의 무릎 위에 올라가 있는 머리를 두 손으로 쥐었다.

몇몇 네크로맨서 요원들이 민감하게 반응했다.

"무슨......!"

"내버려 둬라."

알레이스터가 팔을 들어 막았다. 레테는 들어 올린 성녀의 머리를, 그녀의 갈라진 머리 부분에 맞춰서 올려두었다.

"키젠 분들, 이거 조치는 해봤슴까?"

"당연히 우리 나름대로 손은 써봤지만, 현실 자체를 조작하는 이능에 당한지라......."

"그래서 댁들이 문제인 검다."

이내 두 손을 성녀의 머리 앞에 가져다 댄 레테가 눈을 감았다.

화아아아아아아아아악!

좁은 동굴에 거대한 신성이 폭발처럼 뿜어져 나왔다. 주위에서 지켜보고 있던 네크로맨서들이 기겁하며 물러났다.

"이런 미친!"

"물러서!"

동굴 전체가 새하얗게 물들었다. 제자리에 멍하니 서 있던 시몬도 요원 중 한 명이 급히 뒷덜미를 잡아끌어 피하게 했다.

쿠구구구구구―!

이내 신성이 걷히며, 두 손을 모은 채로 있던 레테가 고개를 갸우뚱했다.

"어라, 진짜 안 되네."

"저 여자가 미쳤나!"

"이게 무슨 수작이냐!"

신성에 휘말릴 뻔한 네크로맨서 요원들이 극도로 민감하게 반응하며 저주 마법진을 일으켰다.

스릉! 스릉!

팔라딘들도 검을 뽑아 들며 레테의 앞을 지켰다. 검에 신성으로 만든 룬어가 빛나며 신성마법이 펼쳐졌다.

일촉즉발의 상황.

그러나 세상 태연하게 팔을 내린 그녀가 냉랭한 비웃음을 흘렸다.

"놀고 있네, 쫄보들."

필터링 없는 워딩에 네크로맨서 요원들의 표정이 해괴하게 일그러졌다.

"애당초 네크로맨서와 협조하란 지시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슴다. 내가 받은 명령은 '수확의 성녀 회수'와 '에버 키레의 멸절'."

레테가 목에 달린 초크 목걸이의 봉인을 조금 더 풀고 성녀의 힘을 일으켰다. 별빛이 그녀의 주위로 피어올랐다.

"그냥 여기 있는 전원, 다 죽여 버리고 나 혼자서 찾는 게 빠르겠는데."

적진 한복판에서 단신으로 뿜어내는 어마어마한 박력.

그녀를 아는 시몬마저도 목구멍이 울렁였다.

그동안은 몰랐던, 레테의 또 다른 일면을 보는 것만 같았다.

"그쯤 해두시오."

분위기가 과열되자, 결국 알레이스터가 나섰다.

"우리끼리 싸울 때가 아니잖소. 우리는 전쟁을 막기 위해 모였소. 그 목적을 위해서라면 피차 마음에 들지 않는 점이 있더라도 힘을 합쳐야만 하오."

알레이스터가 부하들을 돌아보며 말했다.

"손을 내려라."

그제야 네크로맨서 요원들이 주춤거리며 마법진을 해제했다. 팔라딘들도 이제 검을 집어넣으려는데.

"니들은 그냥 계속 검 뽑고 계십쇼. 난 저 역겨운 네크로맨서 놈들은 때려죽여도 못 믿겠으니까."

싸늘하게 부하들에게 일갈한 레테가 성큼성큼 알레이스터에게 다가왔다.

"어떻게 할지는, 계획을 들은 뒤에 결정하겠슴다."

* * *

계획의 핵심은 밤이었다.

레테는 밤이 되면 '별부림'이라는 성녀의 권능을 사용해 로크섬 전역의 신성을 감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밤이 되기엔 아직 이른 시간이었고, 그사이에 에버 키레가 일을 저지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다.

따라서.

"여기 신분증입니다."

낮에는 레테가 귀족 여식으로 변장해서 사람이 많은 곳 위주로 돌아다녀 보기로 했다.

별부림이 가장 확실한 수단이지만, 그녀는 간단한 성녀의 힘으로도 주위의 신성을 감지할 수 있었다.

네크로맨서 요원들은 귀족의 경호원으로서 따라붙기로 했다. 암흑제 기간에는 여러 고위 귀족들이 방문하기에, 크게 눈에 띄지 않으리라는 계산이었다.

"나 참."

레테는 영 못마땅한 표정으로 하늘하늘한 드레스로 갈아입고 나왔다.

흰 장갑을 끼고, 금장식 가방을 팔에 걸었다. 머리에는 챙 넓은 모자를 눌러썼다.

"그래, 가봅시다."

레테가 짜증스럽게 성큼성큼 앞으로 걸어나갔다. 팔라딘들이 고개를 숙였다.

"부디 몸조심하십시오, 성녀님!"

"네, 걱정하지 마십쇼."

당연하지만 그녀처럼 신성을 숨길 수 없는 팔라딘들은 함께 로크섬 밖에 나갈 수 없었다.

"준비해라, 시몬."

카쟌이 밀짚모자를 쓰고 가죽조끼를 걸친 마부 차림으로 다가왔다. 시몬이 얼른 말했다.

"저는 무슨 역할이에요?"

"너까지 준비할 필요까지는 없다. 다른 네크로맨서 요원들과 함께 멀리서 따라오면 될 것 같은데."

귀족 여식 변장을 한 레테, 그리고 4명의 경호원, 1명의 마부.

나머지 요원들은 일정 거리를 두고 따라오기로 했다.

시몬이 다급히 말했다.

"카쟌! 부탁이 하나 있는데요!"

"?"

* * *

달그락 달그락.

순찰이 시작되었다. 레테를 태운 마차 바퀴가 흙먼지를 일으키며 굴러갔다.

"아, 가까이 오지 마십쇼. 시체 냄새 옮겨붙으니까."

레테는 여전히 네크로맨서들에 대한 불만을 여지없이 드러내고 있었다.

두 발을 불량하게 쭉 뻗어 반대쪽 의자에 올려놓고, 팔꿈치는 창가에 댄 채 투덜거리는 그녀는 자로 잰 듯한 불량 승객의 모습이었다.

그리고.

'......일단 따라오긴 했는데.'

결국 시몬이 마부 역할을 하기로 했다. 가죽조끼에 밀짚모자를 깊게 쓰고 가짜 수염까지 붙였다.

"앞에! 마차 운전 똑바로 안 함까?"

안에서 레테의 짜증스러운 외침이 들렸다.

"탑승감이 구리잖아! 더럽게 흔들린다고!"

"죄, 죄송합니다!"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힌 시몬이 그렇게 외치며 말고삐를 흔들었다.

'나중에 두고 보자!'

그렇게 레테를 데리고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 위주로 돌아다녔다.

해변, 유적지, 노점가, 캠퍼스 인근, 경기장까지.

그녀의 신성 감지 능력은 진짜였다. 알레이스터가 시험해 볼 생각으로 파라한 측 조교를 근처에 보냈고, 레테는 이를 바로 파악할 정도로 기감이 뛰어났다.

'끙.'

한편 시몬은 기분이 뒤숭숭했다.

가끔 마차에 내리고 직접 돌아다닐 때도 있었기에, 레테와 단둘이 접촉할 기회 자체는 많았다.

하지만 요원들의 시선이 닿지 않는 때에 시몬이 아무리 눈이나 손짓으로 신호를 보내도, 그녀는 어떤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혹은.

"네크로맨서 따위가 짜증 나게."

그저 경멸하며 노려볼 뿐이었다. 이쯤 되니 상처를 입는 건 시몬이었다. 주위에 사람이 있든 없든, 그녀는 한결같이 매몰차게 대했다.

"더워, 마실 것 좀 사 와봐요."

레테는 역으로 시몬을 부려먹기도 했다. 마부의 역할에 충실해야 하는 시몬은 헐레벌떡 뛰어가 음료를 사 왔지만, 그녀는 한 모금만 마시고는 미간을 확 구기며 잔을 손에서 내려놓았다.

"맛이 뭐 이래?"

쨍!

잔이 마차 바닥에 부딪혀 산산이 깨지고 바닥이 음료로 더러워졌다.

그녀가 뚱한 표정으로 시몬을 향해 턱짓했다.

"안 닦아요?"

시몬은 마치 뒤에 실려 있는 밀대로 바닥을 박박 닦으면서도 힐긋 레테의 눈치를 보았다.

'나한테 대체 왜 이러는 건데!'

그녀는 다리를 꼰 채 이쪽은 보지도 않고 툭 내뱉었다.

"뭐, 불만임까?"

"아닙니다!"

왜 이렇게 괴롭히지 못해 안달인지 모르겠다.

그렇게 힘들게 마차 바닥을 닦고 돌아왔더니.

"학생회장, 마부 역할을 교대해 달라고 성녀가 요청하더군."

쫓겨날 뿐이었다.

다시 카쟌이 마부로 들어왔고, 시몬은 멀리 떨어진 곳에서나마 그녀를 지켜봐야 했다.

* * *

그렇게 정신없이 돌아다니다 보니 날이 어두워지고 있었다. 이번에도 큰 수확은 없었고, 일행들 모두 베이스 캠프인 동굴로 돌아왔다.

그나마 희망을 거는 건 오늘 자정, 레테의 '별부림'이라는 권능이었다. 그녀가 별부림을 사용하는 동안 네크로맨서 요원들이 주위를 호위하기로 했다.

"수고했다. 시몬."

카쟌이 말했다.

"내일 또 보세, 학생회장. 별부림 결과가 나오면 말해주도록 하지."

알레이스터도 인사했다.

"감사합니다. 내일 봐요."

시몬은 두 사람에게 인사하고는 동굴 밖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옆에 바위에 홀로 앉아 있는 레테의 모습이 보였다. 그녀는 여전히 냉기가 쌩쌩 날리는 얼굴로 경전을 읽고 있었다.

시몬이 옆을 지나가다가 눈이 살짝 마주쳤지만.

"......."

그녀는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

무정물을 보는 듯한 시선.

투명인간이 된 기분을 느끼며 시몬은 터덜터덜 걸음을 옮겼다.

그렇게 학생회실에 들러 오늘의 업무를 마치고, 기숙사에 돌아왔다.

쿠울- 쿠울-

토토는 저녁 훈련 후 완전히 곪아 떨어져 있었다. 시몬은 교복째로 자신의 침대에 털썩 드러누웠다.

'.......'

기분이 뒤숭숭했다. 고개를 들어 기숙사 천장을 올려다보았다.

'진짜 레테가 맞기는 한 걸까.'

처음엔 서로 아는 사이인 게 들통나면 안 되니까 강하게 나온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단둘이 있어도 그녀는 시몬을 무시하는 걸 넘어서, 아예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처럼 행동했다.

그녀는 네크로맨서들을 혐오스러운 것 보는 듯한 시선으로 응시했고.

바로 그 시선으로 시몬을 보았다.

그녀의 차가운 눈동자를 떠올린 시몬은 복잡한 머릿속을 털어내듯 고개를 흔들었다.

'......잠이나 자자.'

침대에 누운 시몬이 몸을 뒤적이다가 옆으로 돌아누웠다.

뭘 기대했단 말인가.

얼굴을 봤으면 됐다. 지금은 임무 중이었고 레테는 성녀의 역할을, 자신은 학생회장의 역할을 다하면 된 거다.

그래서 에버 키레를 잡을 수 있다면 그걸로 성공이었다.

'그래. 에버 키레를.'

잡아야 한다.

시몬의 눈이 조금씩 감기려는 그때.

덜컹.

휘이이이이잉-

기숙사 방의 창문이 벌컥 열리며 산들바람이 불어왔다. 시몬이 깜짝 놀라며 눈을 떴다.

"궁상맞게 뭐 하심까."

갑자기 들린 목소리에, 시몬의 고개가 돌아갔다.

흐드러진 달빛을 등지고, 잿빛 머리카락의 소녀가 다리를 쭉 뻗은 채 한 폭의 그림처럼 창가에 앉아 있었다.

"레......."

시몬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레테? 여긴 어떻게......!"

그녀가 생긋 웃었다.

쌀쌀맞던 전과는 다른, 봄꽃이 만개한 듯한 나긋한 미소였다.

"당신이 이러고 있을 것 같아서 와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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