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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크로맨서 학교의 소환천재-649화 (649/934)

네크로맨서 학교의 소환천재 649화

탈도 많고 말도 많던 암흑제가 끝나고, 다시 싱그러운 일상이 찾아왔다.

휴가를 다녀온 교수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학생들에게 과제 폭탄을 던져주며, 살벌하게 수업 진도를 빼기 시작했다.

암흑제가 끝나고 한숨 돌릴 거라 생각했던 학생들은 축제와는 비교도 안 되는 수업 강도에 힘겹게 정신줄을 붙들어야 했다.

특히 돌아온 소환학과 교수들의 열정은 어마어마했다. 암흑제 2위로 교수들의 체면을 세워준 건 좋은데, 오히려 과제에 불을 붙이는 결과를 낳았다.

소환 재료학을 가르치는 그레리온도 마찬가지였다.

"시작해라!"

우르르르르르!

시몬이 한동안 '에버 키레 대책팀' 아지트로 사용했던 그레리온의 동굴.

그러나 오늘, 이곳에는 소환학과 학생들이 조별로 뭉쳐서 뛰쳐나가고 있었다. 할인하는 잡화점의 물건을 쓸어 담듯 앞다투어 재료를 확보하고 있었다.

시몬의 10조에서는 로레인과 토토가 나섰다.

"준비됐어? 에슈."

시몬이 작업용 장갑을 끼며 말했다.

"맡겨만 주십시오! 회장, 아니 조장님!"

조수 역할을 맡은 에슈가 팔을 번쩍 들며 파이팅을 외쳤다. 주위의 인형들도 그녀를 따라 하듯 앙증맞은 손을 치켜들었다.

이번 소환 재료학 수행평가는 '스켈레톤 키메라 만들기'.

재료로 쓰이는 건 백공처리한 스켈레톤들이다.

이 '백공처리'는 아주 특별한 키메라 제작법인데, 언데드의 뼈를 백공작이라는 몬스터의 특수 용액에 푹 담가두면 뼈가 연한 하늘색으로 변한다.

이 작업을 거친 뼈들은 내구도가 약해지는 대신, 다른 종류의 스켈레톤 뼈들과 연결해도 큰 부작용이 없이 한 몸처럼 움직일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자면, 육지 몬스터의 뼈에 비행 몬스터의 날개뼈를 붙여도 어느 정도 호환이 된다. 보통이라면 접합이 불가능한 몬스터의 조합도, 백공처리한 스켈레톤 키메라라면 가능하다.

"명심해라! 최소 두 종류 이상의 언데드 뼈를 붙여야 한다!"

그레리온이 학생들 사이를 돌아다니며 외쳤다. 그는 휴가 내내 운동만 한 건지 제대로 벌크업이 된 모습이었다.

"지금까지 배운 공식을 떠올려라! 가장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스켈레톤 간의 조합을 생각해 내라!"

"네!"

재료 선반에는 '백공처리'된 각양각색의 뼈들이 대기 중이었다.

오크, 랫맨, 놀 같은 흔한 몬스터들로 시작해서 하늘을 나는 하피류나 바다를 헤엄칠 수 있는 수중 몬스터의 뼈까지.

입맛대로 골라 재료로 만들 수 있다.

그리고 시몬의 10조 또한, 어떤 키메라를 만들지 토론 끝에 정해둔 상태였다.

"시몬! 받아!"

로레인의 외침과 함께 커다란 뼈 덩어리가 휘익 날아왔다. 시몬은 그것을 안전하게 받아 작업 테이블에 내려놓았다.

우선 가장 기본적인 작업.

시몬은 작업칼을 들어 올렸다. 백공용액에 오랫동안 들어갔다가 나온 뼈이기에, 이대로 언데드를 만들기엔 너무 무겁다.

뼈에 두껍게 눌어붙은 백공용액은 이때 제거해 두는 게 좋다.

사각- 사각-

주위의 테이블에서 똑같은 소리가 들린다. 시몬과 에슈를 포함한 다른 제작팀들 모두 이 작업을 시작하고 있었다.

가장 손이 많이 가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작업이다.

"에슈, 접합 부위는 특히 최대한 얇게 깎아줘. 뼈의 흰 부분이 살짝 보일 듯 말 듯 하게."

"오케이!"

시몬은 조수인 그녀에게 이쪽 작업을 전담하고, 조립단계로 넘어갔다.

착! 착!

그의 손이 현란하게 움직일 때마다 뼈들이 자리를 맞춰나간다. 탑을 쌓아 올리듯 척추 라인을 만들어가다가, 이내 마음에 안 드는 듯 흩뜨리고 다시 처음부터 끝까지 만들기도 했다.

지켜보던 에슈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와, 진짜 얘 스켈레톤 조립은 미친 것 같아.'

심지어 시몬은 도면을 보지도 않고 있었다. 순전히 머릿속에 든 지식과 감각만으로 자유자재로 뼈들을 끼워 맞췄다.

"좋아."

단번에 상체 조립을 마친 시몬이 고개를 돌렸다.

"에슈, 흑관은?"

"여기 있어!"

작업 중이던 에슈가 인형들을 대신 보냈다. 인형들이 웃차웃차 힘을 합쳐 흑관을 들고 왔다.

이제 뼈 사이로 굵직한 흑관을 통과시켰다. 기계의 전선처럼, 이 관이 칠흑을 운반해 뼈 곳곳으로 전달하는 통로가 되어줄 것이다.

흑관을 단단히 고정한 다음, 관절 부위에 칠흑을 불어넣어 차근차근 연동작업까지 완료한다. 언데드의 상체 작업이 빠르게 끝나가고 있었다.

"시몬! 베이스는 이 정도면 괜찮을까?"

재료팀이었던 토토와 로레인은 돌아와서 마법진을 준비하고 있었다. 시몬은 두 사람이 짠 마법진 구성을 보고 감탄했다.

"진짜 잘하는데? 이대로 계속해 줘."

"응!"

특히 토토는 여러 수업 중에서 키메라에 가장 재능이 있었다.

다른 언데드들보다 소환식이 어렵지 않고, 고착된 작업을 따라가는 게 아닌 입맛에 따라 자유자재로 변형할 수 있는 쪽을 좋아하는 것 같았다.

그렇게 차례차례 각 부위가 완성되어 가고 있는 그때.

"미, 미안해! 얘들아!"

사고가 터졌다.

에슈의 인형들이 백공작업된 뼈를 옮기던 중, 바쁘게 뛰어다니는 다른 학생들과 부딪혀서 떨어뜨리고 만 것이다.

"뒷다리 뼈에 금이 갔네."

백공작업된 뼈들은 자연 건조가 끝나기 전까지는 외부 충격에 극도로 취약했다.

"시몬! 더 없는 것 같아!"

얼른 재료 라인 쪽을 확인한 토토가 남은 재료는 없다고 보고했다.

'이걸로 어떻게든 해야 한단 건데.'

시몬은 망가진 부위를 보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나마 망가진 게 뒷다리라서 다행이야. 방향을 바꾸자."

"어, 어떻게?"

"스콜피온의 분량을 더 늘리는 거야."

10조는 '스콜피온'과 '블레토'라는 몬스터의 뼈를 합칠 계획이었다.

블레토는 흙바닥에 숨어 있다가 먹잇감을 사냥하는 네 발 몬스터다.

블레토는 속도는 빠르지만 이빨과 발톱이 약했고.

스콜피온은 긴 꼬리를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어서 몬스터를 효과적으로 낚아채지만, 움직임이 굼떴다.

그래서 블레토와 스콜피온을 합치면 어떨까 생각했다.

블레토 또한 꼬리 끝에 날카로운 가시가 박혀 있어서, 꼬리의 가시로 먹잇감을 꿰뚫어 죽이는 게 주요 사냥법이다. 스콜피온의 긴 꼬리를 주면 더 잘 다룰 거라는 게 10조의 생각이었다.

하지만 다리뼈가 망가져서 속도를 포기해야 할 상황.

그렇다면.

"기동성 대신 다른 걸 보강하는 거야."

* * *

모든 작업이 끝나고, 평가가 시작됐다.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조는, 날개뼈에 칠흑 깃털을 붙여 고속비행이 가능하도록 만든 아세라즈의 8조.

그리고 키젠 2학년 최고의 키메라 메이커. 4종류의 언데드를 섞은 피츠제럴드의 11조였다. 서류판에 체크를 마친 그레리온이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조금 늦게 작업을 마친 시몬은 10조 조원들과 함께 초조하게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 이거 거슬리네!"

한 여학생이 허벅지에 붙은 밀을 떼어내며 말했다.

"어떻게 동굴에 밀이 자라?"

시몬이 뜨끔한 표정을 지었다.

안 그래도 저 멀리서 조교들이 한숨을 푹푹 쉬며 낫으로 밀을 자르는 모습이 보였다.

"베어도 베어도 끝이 없네."

"별야 교수님께 약품을 부탁했어요. 뿌리면 좀 나아지겠죠."

뒷정리를 하긴 했는데 밀의 생존력이 워낙 강해서 아직도 남아 있는 모양이었다. 시몬은 마음속으로나마 그들에게 사과했다.

"다음 조. 앞으로."

드디어 10조의 차례. 시몬과 로레인, 뒤이어 토토와 에슈가 앞으로 나왔다.

"발표 시작하겠습니다."

시몬이 말했다.

"저희는 스콜피온과 블레토를 합쳐서 키메라를 만들었습니다."

구경하던 학생들이 고개를 쭉 빼 밀었다. 네 다리로 몸을 지탱하는, 납작한 몬스터가 바닥에 서 있었다.

상체의 2/3가 스콜피온이고, 머리와 앞다리만 블레토였다. 스콜피온 두 마리 분의 꼬리뼈가 들어가 꼬리는 상당히 길었지만, 딱 봐도 기동성은 기대할 수 없어 보였다.

그레리온이 입을 열었다.

"제출한 기획서를 보면 블레토의 몸에 스콜피온의 꼬리를 단다고 했던데, 왜 이런 변화를 준 거지?"

여기서는 그럴듯한 스콜피온의 장점을 설명하며, 이런저런 점 때문에 방향성을 바꿨다고 설명하는 게 정석이지만.

"작업 중에 실수가 있었습니다."

시몬은 솔직하게 대답했다.

"작업 도중 뒷다리 뼈에 손상이 생겨서 기동성을 살리는 선택지는 배제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시몬이 손을 뻗어 언데드를 가리켰다.

"그 덕분에 저희는 더 좋은 결과물을 만들었다고 자부합니다."

그레리온이 턱을 짚었고, 이번에는 수석조교가 말했다.

"시몬 학생. 더 좋은 결과물이라고 하기에는 이 작품은 기동성이 현저히 떨어져 보이는군요. 굳이 블레토를 섞어 키메라를 제작할 필요가 없이, 스콜피온으로만 만든 결과물의 성능이 더 뛰어나리라고 생각합니다만."

다른 학생들도 공감하듯 고개를 끄덕였고, 시몬이 빙긋 웃었다.

"긴말하지 않고 보여드리죠!"

그레리온의 동굴에는 이미 수중형 언데드를 위한 수조를 비롯해 각종 세트장이 준비되어 있었다.

시몬은 모래바닥 세트장으로 언데드를 옮긴 다음 사념으로 명령했다.

"숨어."

파바바바박!

키메라가 앞다리 팔로 흙을 파고들어 갔다. 순식간에 전신이 보이지 않게 잠복했다.

"이걸 사냥감이라고 생각해 주세요."

로레인이 과녁을 바닥에 내려놓자마자, 바닥에서 쐐액! 하는 소리와 함께 꼬리뼈가 날아와 과녁의 정중앙을 꿰뚫었다.

오오!

곳곳에서 탄성이 일어났다.

땅 밑에서 흔들리는 긴 꼬리뼈를 보며 그레리온이 턱을 쓸며 웃었다.

"과연, 잠복형 소환수로 컨셉을 틀었나."

로레인이 이번에는 공을 들고 공중으로 던졌고, 꼬리뼈는 정확히 표적에 맞췄다. 위력과 속도 모두 뛰어났다.

그때 아세라즈가 손을 들며 앞으로 나왔다.

"10조에 질문 있습니다."

키젠에서는 평가 도중 학생 간의 자유로운 토론과 질문이 허용되어 있었다.

"꼬리뼈를 움직이는 건 스콜피온으로도 충분합니다. 굳이 블레토를 섞은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블레토는 그저 앞다리로 빠르게 땅을 파기 위함인가요? 아니면 그저 두 종류의 언데드를 섞어야 하는 수행평가의 구색을 맞추기 위함이신지?"

깎아내리기 위한 의도가 다분한, 상당히 공격적인 질문이었다.

에슈가 울컥한 표정으로 앞으로 나오려 했지만, 시몬이 가로막으며 태연하게 말했다.

"질문자님."

"예."

"재료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하십니다."

오올~

곳곳에서 구경꾼들이 흥미진진한 듯 휘파람을 불었고, 아세라즈의 눈썹이 꿈틀했다.

"스콜피온의 사냥법을 아십니까?"

"언데드 키메라 제작에 그게 무슨 상관인......."

"스콜피온의 꼬리는 튼튼한 껍질로 뒤덮여 있는데, 주 먹잇감인 사막의 소형 몬스터는 꼬리로 후려치는 것만으로도 사냥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시몬이 손끝에 칠흑을 일으켜 물방울처럼 늘어뜨리는 시늉을 했다.

"생전 스콜피온에는 독이 있죠. 따라서 스콜피온의 사냥법은 꼬리로 작은 상처를 내서 독을 묻히거나, 작은 몬스터는 완력으로 '후려쳐서' 기절시키는 게 전부입니다. 하지만 언데드가 된 후에는? 뼈뿐입니다. 독도, 튼튼한 완력도 없습니다. 생전 스콜피온의 꼬리를 휘두르는 사냥법은 통용되지 않지요."

아세라즈는 언데드가 되기 전과 된 후의 사냥법이 동일할 거라고 가정하는 오류를 범했다.

승기를 잡은 시몬이 앞으로 한 걸음 나왔다.

"이에 저희는 머리 두개골을 블레토를 썼고, 사념도 블레토의 것입니다. 블레토는 생전에도 꼬리에 달린 가시로 몬스터의 목덜미를 정확히 '찔러서' 꿰뚫어야만 사냥에 성공했고, 이쪽 감각이 남아 있습니다. 긴 꼬리를 줬더니 물 만난 물고기처럼 정확히 타깃을 꿰뚫고 있죠."

학생들이 그레리온의 시선으로 향했다.

그레리온이 고개를 끄덕였다.

"시몬의 말이 옳다. 언데드의 사냥법은 생전의 영향을 강하게 받지."

그레리온의 인정까지, 아세라즈는 아쉬운 듯 입술을 깨물며 물러섰다.

이어서 다른 질문들이 쏟아졌지만 10조는 자유자재로 파훼했다.

"그만."

그레리온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실용성이 돋보이는 언데드였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내가 가장 인상적으로 생각했던 점은."

그가 학생들을 돌아보며 말했다.

"실수를 솔직하게 인정한 것이다."

주위가 조용해졌다.

"네크로맨서는 실수에 대한 강박관념이 있다. 마법진에 실수가 생기면 폭발을 동반한 안전사고가 일어나고, 소환수에 뼈를 잘못 끼우는 등 실수하면 어딘가 어긋난 결과물이 나온다. 교수들도 실수에 대해 엄격하지. 하지만!"

그의 목소리가 커졌다.

"키메라 제작만큼은 다르다. 실수해라. 더 많이 실수해라. 케이크에 파우더를 넣지 않았더니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디저트가 탄생했고, 음악에 음표 몇 가지를 틀렸는데 더 좋은 결과가 나왔다는 이야기는 유명하다."

그가 묵직한 팔을 홱 휘둘렀다.

"실수해도 좋으나, 다만 포기하지만 마라! 실수는 잘못이 아니라 새로운 길에 대한 갈림길이니 시원하게 웃으며 받아들여라!"

"네! 교수님!"

그가 학생들을 돌아보며 말했다.

"이제 집합하라! 성적을 발표하겠다!"

학생들이 우르르 열을 맞춰 섰다. 아세라즈는 옆에서 경계하는 눈으로 시몬을 응시하고 있었다.

"망신살은 잘 돌려받았어. 하지만 결과는 어떨까?"

시몬은 부드럽게 웃었다.

"네가 만든 하피 키메라. 대단하던데."

"여유 넘치시네."

그때 그레리온이 서류철을 들어 올렸다.

"그럼, 최고 성적조부터 발표하겠다!"

* * *

같은 시각, 네프티스의 집무실.

"으으! 대공이 오늘도 내 연락을 안 받아!"

네프티스가 의자에 앉아 짧은 두 다리를 바둥거렸다.

"나빴어! 너무해!"

부총장 제인은 그런 상관의 모습이 익숙한지, 무심한 표정으로 서류뭉치를 책상에 내려놓았다.

"대공이라면 그 제2군단장 말씀이십니까."

"응!"

"대공이 다스리는 칼로스 북부는 사시사철 눈보라 때문에 수정구 통신이 어려운 곳 아닙니까. 이해해 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만."

"아냐! 아냐!"

네프티스가 땡강을 부렸다.

"분명 대공이 의도적으로 안 받고 있는 거야! 너무해! 내가 그렇게 막 어려운 부탁을 한 것도 아닌데!"

그 말을 들은 제인이 한숨을 쉬었다.

"이유가 나왔네요. 무슨 부탁인진 잘 모르겠지만."

"내가 대공이 쪼끄맸을 때부터 얼마나 귀여워했는데!"

"정작 대공은 기억도 못 할 옛날이야기 아닙니까."

털썩-

네프티스가 책상에 엎드린 채 뿌우하고 뺨을 부풀렸다.

"그래, 계속 그렇게 나오겠다 이거지? 나도 생각이 있어!"

제인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매그너스에 더해 또 다른 군단장을 적으로 돌리는 것만은 피했으면 합니다만."

"적으로 돌리긴 무슨!"

네프티스는 힘차게 깃펜으로 서신을 써내려가기 시작했다.

"이렇게 된 이상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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