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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크로맨서 학교의 소환천재-710화 (710/934)

네크로맨서 학교의 소환천재 710화

시몬이 사념으로 명령을 내리기 무섭게, 카오스 듀라한이 굉음을 일으키며 메이린에게 돌진했다.

메이린도 이에 질세라 팔을 뻗었다. 그녀가 장전해 둔 다섯 개의 마법진 중 하나가 불을 뿜는다.

<다크 프로미넌스>

광범위 칠흑화염계. 마법진을 중심으로 검은 용암이 범람하듯 쏟아졌으나, 카오스 듀라한은 속도를 늦추지 않았다.

스르릉!

듀라한의 검이 미려한 궤적을 그렸고, 용암이 마치 종잇장처럼 갈라졌다.

메이린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뭐, 뭔데? 검으로 저런 것도 돼?"

본래의 몸도 아니고 기억과 경험은 다소 마모되어 있겠지만, 마누스는 엄연히 전 소드마스터다.

메이린이 다음으로 고위급 칠흑빙결계 마법까지 쏟아부었지만 마누스는 이번에도 가뿐히 베어 넘겼다. 박살 난 얼음파편들이 하늘에서 서리처럼 쏟아져 내린다.

"와이 씨, 저게 무슨 듀라한이야? 미쳤는데?"

"대단해요!"

딕이 감탄했고, 카미바레즈도 손뼉을 쳤다.

단숨에 듀라한과의 거리가 좁혀졌지만, 메이린은 위기감은커녕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었다.

'걸렸네.'

그녀가 검지를 치켜세웠다.

메이린은 총 다섯 개의 마법진을 준비한 것처럼 위장했지만, 사실은 아니었다. 아무것도 없어 보이던 바닥에 환상이 벗겨지고, 선명한 칠흑 마법진이 생겨났다.

<메이린 리메이크 - 다크 글레이셔>

마법진을 중심으로 주위의 수십 미터까지 얼음으로 봉쇄해 버리는 강력한 마법.

카오스 듀라한의 움직임을 멈춰 세운 뒤, 남은 세 개의 대형마법을 꽂아서 이 전투를 끝낼 생각이었지만.

"응?"

마법진이 발동되지 않았다.

카오스 듀라한은 그냥 마법진을 슥 지나쳤다.

"가, 갑자기 왜 이래! 이거!"

당황한 메이린이 허둥지둥 다른 세 개의 마법진을 발동했지만, 그것 또한 고장이라도 난 듯 발동하지 않았다.

파스스스스!

그뿐만이 아니었다. 그렇게 고생해서 만들었던 고위 마법진들이 모조리 조립한 역순으로 분해되어 가고 있었다.

'큭!'

하는 수 없이 그녀가 직접 칠흑을 짜내어 전면에 다크 플레어 마법진을 펼쳤지만, 그것마저도 완성되기 직전 대기 중에 흐트러졌다. 그 모든 칠흑과 마나들이 듀라한에게 빨려 들어갔다.

후우우웅-!

메이린의 앞으로 소드마스터의 검이 공포스러운 궤적을 그리며 내려온다. 마지막으로 펼치려고 했던 쉴드 또한 파훼되고, 모든 희망을 잃은 메이린은 눈을 질끈 감으며 두 팔을 애처롭게 머리 위로 들어 올렸다.

[멈춰, 마누스.]

시몬의 명령에 검 또한 척! 하고 멈췄다.

듀라한의 몸통 위에 올라가 있는 해골 머리가 시몬을 불만스럽게 쳐다보는 게 느껴졌다. 하지만 시몬도 절대명령까지 동원해서 강경하게 말했다.

[내 친구야, 멈춰.]

결국 하는 수 없이, 듀라한은 검을 쥐지 않은 손을 들어 올려 손날로 메이린의 정수리를 툭 때렸다.

"흐긱!"

잔뜩 겁에 질려 있던 메이린의 입에서 의미불명의 음성이 튀어나왔다.

"아얏! 읏! 하지 마!"

듀라한이 툭툭툭 때릴 때마다 머리를 감싸 쥔 그녀의 자세가 내려가다가 급기야 주저앉았다. 딕이 배를 붙잡고 미친 듯이 웃어댔고, 카미바레즈가 걱정스럽게 다가갔다.

배리어 게이지를 체크한 딕이 박장대소를 터뜨리며 경기 종료를 선언했다.

"스, 승자는 역시! 푸하하하하핫! 시몬 폴렌티아! 으하하하하!"

시몬이 다가와서 얼른 마누스의 머리를 회수하자, 듀라한의 작동도 멈췄다.

"이......!"

새빨개진 얼굴의 메이린이 바들바들 떨면서 시몬을 노려보고 있었다. 분함에 씩씩거리면서도 눈가에 살짝 이슬이 맺혀 있는 모습.

생명의 위협을 느낀 시몬이 얼른 말했다.

"괘, 괜찮아? 메이린!"

"이이이-!"

그녀가 버럭 소리질렀다.

"이 나쁜 새끼야아! 그런 배려가 더 짜증 나! 차라리 검으로 마무리하든가!"

지기 싫어하는 메이린에게 시몬의 배려는 오히려 독이 된 듯했다.

딕은 바닥을 대굴대굴 굴러다니며 웃고 있었다.

"아! 으헑! 하하흡! 아흐하하! X발 살려줘! 웃겨 죽겠어! 크흡! 으흫흐흐!"

"입 닥쳐어!"

* * *

그렇게 잠시 휴식을 취했다.

메이린은 진정했지만, 여전히 분이 안풀리는 지 씩씩거리고 있었다.

"아, 진짜 1년 웃을 거 다 웃었다."

새로운 메이린의 놀림감을 받아낸 딕은 세상 통쾌한 표정이었다.

공원을 걷는 동안, 딕은 나뭇잎이 떨어질 때마다 '흐긱!' 소리를 내며 엎드리는 놀이를 개발했다. 그때마다 메이린은 목덜미까지 붉게 변하며 딕을 쥐잡듯이 팼다.

"야! 그보다 어떻게 된 거야?"

공원에 도착해 벤치에 앉자마자 메이린이 미간을 좁히며 시몬을 노려보았다.

"듀라한이 다가오니까 흑마법이 전혀 써지질 않았어."

"그것도 몰라?"

뺨에 손바닥 자국이 생긴 딕이 불쑥 끼어들며 설명했다.

"듀라한의 몸에는 주위의 마나를 미친 듯이 빨아들이는 '칠흑엔진'이 있잖아! 가까이 오면 마법이 무력화돼서 매지션 킬러라고도 부르지."

"널 킬하기 전에 아가리 다물지? 내가 그런 기본적인 상식도 모를 줄 알아?"

메이린이 쏘아보자 딕의 입이 바로 들어갔다.

"듀라한의 특성은 숙지하고 있었고, 당연히 그에 대한 대비도 했어. 모든 마법진에 추가 수식을 섞어서 결합력을 단단히 했는데도 풀렸고, 심지어 듀라한의 마나를 빨아들이는 범위 밖으로 마법진을 펼쳤는데도 빨려 들어갔어."

그녀가 목을 붙잡았다.

"숨쉬기도 힘들다는 느낌. 마치 마법이 완전히 사라진 세계에 온 것 같은 기분이었어."

모두의 시선이 시몬에게로 향했다.

"아! 그러고 보니."

이번엔 카미바레즈가 말했다.

"듀라한 몸에 이상한 밀 같은 게 달려 있는 걸 봤어요!"

"제대로 봤어 카미. 그게 비결이야."

시몬은 최근에 '수확의 성녀'의 힘을 일정 부분 흉내 낼 수 있게 됐다.

물론 시몬 본인이 성녀가 아닌 만큼 실전성은 떨어졌지만, 시몬이 혼돈으로 재현한 버전은 효과가 상당했다.

바로 이 기술을 듀라한에 적용했다. 기존의 듀라한이 엔진으로 마나를 빨아들이는 힘에 더해, 수확의 성녀의 권능이 빨아들이는 힘까지 더해지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훨씬 넓은 범위를, 아예 마법을 쓸 수 없는 봉마(封魔) 지역으로 만들어내는 기술이 탄생한 것이다.

즉 시몬의 상대는 흑마법을 쓰지 못하는 이 봉마 지역 안에서, 전 소드마스터를 상대해야 하는 어마어마한 불합리함을 강요받게 되는 것이다.

시몬은 '수확의 성녀'에 대한 부분은 제외하고 설명했고, 설명을 들은 모두가 놀란 표정이 되었다.

"대단해요 시몬!"

"허, 이번 신기술은 진짜 미쳤네!"

딕이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에이젤 선배를 상대하기 위한 저격기술이지?"

"......이건 무조건 먹힐 거야."

메이린도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당해서 하는 소리가 아냐. 저 듀라한을 에이젤 선배님에게 가까이 붙이기면 하면 시몬의 승리야."

시몬의 승리.

늘 냉정한 메이린이 그렇게 단언할 정도였다.

아무리 에이젤의 마법이 빠르다고 해도, 시몬의 새로운 카오스 듀라한이 사용하는 봉마 영역을 비집고 흑마법을 시전할 수는 없다.

"......근데 생각하니 열받네."

메이린이 중얼거렸다.

"애초에 상성 때문에 풀 포지션으로 하면 내가 질 수밖에 없는 싸움이었잖아!"

"그, 그냥 실험이었을 뿐이야. 승패는 중요하지 않잖아."

"난 중요하거든!"

시몬이 메이린을 달래는 사이, 딕이 굳은 얼굴로 팔짱을 꼈다.

"자아, 문제는 저렇게 수식이 무거운 소환수를 어떻게 실전에 완성해서 에이젤 선배에게 붙일 거냐는 건데."

이번 친선전은 '풀 포지션 룰'이었기에 카오스 듀라한을 쓰는 게 가능했다.

하지만 실전 결투평가에서는 강력한 흑마법을 미리 준비하는 건 반칙이고, 강력한 흑마법을 준비할 시간은 스스로 벌어야 했다.

"시몬! 카오스 듀라한을 준비하는 데 시간이 얼마나 걸려요?"

카미바레즈가 물음에, 시몬이 웃으며 옆머리를 긁적였다.

"최대한 성능을 줄이면 한 시간 정도......."

모두가 아찔한 표정을 지었다. 메이린이 벌컥 화를 냈다.

"그럼 아무리 센 소환수를 가지고 있어 봐야 무슨 소용이야! 결국 꺼내지도 못하고 당할 텐데!"

시몬도 그 말에는 동감했다.

지금부터라도 준비시간을 최대한 줄여볼 생각이었다.

"아, 그래도 대단하지 않냐?"

딕이 어깨를 으쓱하며 말을 이었다.

"천하의 에이젤 선배를 상대로, 일단 꺼내기만 하면 무조건 이기는 '필승카드'를 보유한 거잖아."

"아니, 그렇긴 하지만! 그 꺼내는 게 한없이 불가능하니까 하는 소리 아냐!"

메이린이 그렇게 말하며 시몬을 보았다.

"한 시간이랬지? 결평에서 써먹을 거면 진짜 최소한 30분 정도로 잡고 줄여야 해."

준비 기간이 반으로 떨어진다.

아마 그렇게 하면 카오스 듀라한은 검 몇번 휘두르고 끝나겠지만, 그렇게라도 이길 수 있으면 해야 했다.

"최대한 줄여볼게."

"당연하지!"

그래도 시몬의 신무기를 직접 본 학생회는 들뜬 분위기에 휩싸였다. 이런저런 이야기가 나오는 도중에.

"끄으음- 이래나 저래나 시간이 별로 없긴 한데."

고민에 잠겨 있던 딕이 시몬을 보며 말했다.

"시몬. 그럼 첫 목표를 곧 다가오는 결평으로 잡아. 이번 결평에서 어떻게든 카오스 듀라한으로 상대를 이기는 거지! 어때?"

"괜찮은데."

확실히 그 정도는 되어야 '에이젤전'에서 써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동급생을 상대로도 카오스 듀라한을 꺼내지 못한다면, 3학년 수석을 상대로 쓸 수 있을 리 없으니까.

"실패하면 카오스 듀라한 작전은 미련 없이 접는 거지!"

"딱 좋네."

시몬이 손뼉을 맞부딪히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한번 해볼게. 아니, 무조건 성공시킬게."

메이린이 걱정스럽게 인상을 굳혔다.

"진짜 하려고? 아무리 그래도 여긴 키젠이고, 상위 스쿼드면 만만한 애가 한 명도 없을 텐데......."

"이번 결투평가 상대가 누구예요. 시몬?"

시몬이 옆머리를 긁적였다.

"잘 모르겠네. 아직 대진표 확인 못 했어."

"나한테 있지!"

정보담당답게, 딕은 실실 웃으며 주머니 속에서 대진표를 꺼내 들었다.

"어디 보자, 상위 스쿼드에 시몬 폴렌티아. 시몬 폴렌티아."

쭉 명단을 내려가던 딕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오호?"

* * *

같은 시각.

신문 동아리 촬영실.

고정형 메모리얼 수정구를 비롯한 각종 촬영장비가 설치되어 있는 방에서, 두 남자가 대본을 넘기며 마지막 점검을 하고 있었다.

"이건 네가 물어보고, 이건 내가 물어보고. 오케이?"

"오케이."

한쪽은 녹색 머리고, 한쪽은 빨간 머리였다.

현재 신문부 부장을 맡고 있는 테이와, 부부장을 맡고 있는 질버버그. 키젠에서 유명한 2학년 악동들이었다.

똑똑-

그때 촬영실 밖에서 노크 소리가 들렸다. 테이가 말했다.

"도착했네. 문 열어드려."

신문부 1학년들이 부리나케 달려가 문을 열어주었다. 이내 무표정한 얼굴의 소녀가 안으로 들어왔다.

"선배님! 어서 오십시오!"

신문부 1학년 전원이 각지게 허리 굽혀 인사했다. 그녀는 거만하게 고개를 까닥하고는 걸음을 옮겼다.

2학년인 테이와 질버버그도 손을 흔들었다.

"와줘서 고마워, 차세대 맹독학 대표!"

"아, 진짜."

그녀는 손사래를 치면서도 그런 호칭이 나쁘지 않은 듯 머리를 쓸어넘겼다.

"기말고사 앞두고 인터뷰는 무슨, 바쁜 사람 붙잡고 이게 다 뭐 하는 짓인데?"

테이와 질버버그가 얼른 손바닥을 비볐다.

"딱 30분이야 30분!"

"같은 H반 출신인데 좀 봐줘라. 인터뷰는 30분이면 끝나."

"신문부 니들 진짜."

그녀는 마지못해 하는 척했지만, 신문부가 작성하는 키젠 교내신문은 네임드 학생이 되기 위한 중요한 한걸음이었다.

각 왕국의 스카우터들은 물론, 현역에 뛰고 있는 선배들이나 3대 네크로맨서 학교 학생들까지 구독해서 읽으니 그 영향력은 무시할 수 없었다.

최근 화려한 커리어를 쌓으며 Top10 진입을 노리는 그녀에게, 언론을 타는 건 중요했다. 네크로맨서는 실력 다음으로 돈과 명성이니까.

"여기 의자에 앉으십쇼 동기님. 제가 따끈하게 데워놨습니다."

"흥, 별 지랄은."

그녀는 신문부원들의 대접을 당연한 듯 누리며 자리에 앉았다. 교복 스커트의 주름을 펼치고 머리카락을 정리한 그녀가 고개를 끄덕였다.

부부장 질버버그가 손뼉을 쳤다.

"촬영 시작한다!"

신문부 부장 테이가 확성 수정구를 들고 말했다.

"반갑습니다 여러분! 신문부 키젠 월간지입니다! 오늘은 화제의 인물을 모셨습니다! 바로 최근에 아주 큰 행사가 있었죠? 펜타모니엄에서 주최하고 키젠에서 열린 '세계 맹독 공모전'에서 당당히 우승한! 맹독학과 '제시카 카나노르' 학생을 모셨습니다!"

막상 촬영이 시작하자, 그녀의 표정이 만개하는 꽃처럼 활짝 펴졌다.

"안녕하세요, 2학년 제시카 카나노르라고 해요."

"저희 329기에 미친 괴물들이 워낙 많아서 아직은 생소한 이름일 수도 있겠지만, 1학년부터 최상위권 성적을 유지하고 있는 학생입니다! 현재 석차는 무려 35위! 특히 이번 세계 맹독 공모전에 색다른 독배합으로 우승을 거머쥐었다고 들었습니다."

"어머~ 운이 좋았어요! 제가 그 독을 만들어낸 건......."

한동안 세계 맹독 공모전 이야기가 줄줄 흘러갔다.

부부장 질버버그는 뭔가 만족스럽지 않은 듯 고개를 가로젓더니, 부장에게 신호를 보냈다.

-너무 무난하다. 더 자극적인 소재로 넘어가.

그 신호를 캐치한 부장 테이가 음침한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 보니 조금 있으면 1학기의 마지막 결투평가인데요!"

제시카의 표정에 살짝 그늘이 졌다.

바로 그 모습을 캐치한 테이는 먹잇감을 바라보는 맹수처럼 입술을 혀로 훑었다.

"제시카 학생은 본인의 마지막 결투평가 상대가 누군지 아십니까?"

"그, 글쎄요? 저는 당일까지 대진표를 확인하지 않는 주의라서......."

"하하! 제가 말씀드리죠! 바로 그 유명한 학생회장 시몬 폴렌티아입니다!"

테이가 신이 난 얼굴로 메모리얼 수정구를 들어 올렸다.

"학기 마지막 결평인데 대진운이 좋지 않네요! 그런데 여러분, 그거 아십니까? 놀랍게도! 아주 놀랍게도 제시카 학생은 1학년 시절 시몬 학생회장과 결투평가를 한 적이 있다고 합니다! 알고 계셨나요?"

제시카가 눈으로 욕했다.

하지 마 X발놈아.

진짜 하지 마.

"저희가 정말 정말 어렵게 준비한 메모리얼 수정구 자료가 있습니다! 원본은 아니라 화질은 나쁘지만 같이 보실까요!"

호흡이 기가 막히게 잘 맞는 질버버그가 테이블 위의 메모리얼 수정구를 작동시켰다.

치직거리는 소리와 함께 옛 화면이 등장했다.

-A반 시몬 폴렌티아 학생. H반 제시카 카나노르 학생은 경기장으로 와주시길 바랍니다.

하지 말라고!

제시카가 막으려고 했지만 이미 영상은 시작되고 말았다.

1학년 시절의 두 사람이 경기장 앞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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