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크로맨서 학교의 소환천재 799화
박물관 앞은 희끄무레한 안개가 내려앉아 있었다.
시몬은 바로 그 안개 속을 프린스와 함께 달리고 있었다.
한 치 앞도 제대로 보이지 않는 안개 속이지만, 고개를 들기만 하면 그 위로 비쭉 비쭉 솟아 있는 소름 끼치는 붉은 십자가가 보인다.
바로 그 십자가에 키젠 교수 그레리온과 그의 조교 두 명이 의식불명 상태로 매달려 있었다. 절로 피가 거꾸로 치솟는 기분이었다.
[뭐? 상대가 레이트라고?]
이야기를 들은 프린스가 펄쩍 뛰었다.
[너 중간 단계를 너무 많이 건너뛰어 버린 거 아냐? 갑자기 현역 심문청장을 어떻게 잡으려고!]
"내가 잡으려고 한 게 아냐. 본인이 나타난 거지."
[어, 잠깐! 앞에 뭔가 있어!]
앞장서서 달리던 프린스가 걸음을 멈췄다. 시몬도 그의 옆에 멈춰 선 채 파멸의 대검을 치켜세웠다.
귀곡성처럼 출렁이는 안개 속에서, 한 쌍의 눈이 번쩍였다.
이내 그 눈이 무수히 많아지며, 하얀 털의 개들이 안개를 뚫고 하나둘 모습을 드러냈다.
대형견보다 조금 더 큰 덩치에, 목에는 가시 박힌 개 목걸이를 차고 있다. 입가엔 침을 줄줄 흘리고 있다.
크르릉.
컹! 컹!
낮은 울음소리가 위협적으로 울려 퍼졌다. 털에는 신성이 흘러나오고 있었으며, 눈이 반쯤 회까닥 돌아가 있었다.
아무래도 레이트가 이곳을 지키기 위해 깔아둔 신성 크리처 같았다.
[가자! 시몬!]
프린스가 주먹을 움켜쥐고는 제일 먼저 뛰어나갔다.
"조심해!"
시몬도 그렇게 외치며 바닥을 박차고 달렸다.
부웅!
흰 개 한 마리가 빛살처럼 전진해서 시몬을 덮치려 했다. 이에 시몬도 힘껏 파멸의 대검을 휘둘렀다.
까아앙!
검과 크리처가 부딪혔는데 마치 쇳덩이가 부딪히는 소리가 났다. 하얀 개가 이마에 피를 흩뿌리며 물러섰다.
'단단해! 그리고.'
피가 나고 있다.
이건 박물관에서 본 신성 크리처 따위가 아니다.
'하나하나가 신수인 거야? 이렇게 많은 수의 신수를 한 번에......!'
[히든카드 펀치!]
공중으로 뛰어오른 프린스가 주먹을 내질렀다.
귀청이 얼얼한 충돌음과 함께 사냥개들이 날아가고, 주위에 흙먼지가 토네이도처럼 휘몰아쳤다.
"나이스, 프린스!"
이 틈에 시몬은 흙먼지 속으로 뛰어가 몸을 숨겼다. 레이트의 신수들도 컹컹거리며 뒤쫓아왔다.
'상대가 신수라면 이쪽도......!'
시몬이 주머니에서 목걸이 하나를 꺼내 붙잡았다.
신수를 보관하는 신성 아공간. 신성연방에 간다길래 혹시나 하는 마음에 챙겨왔는데, 챙겨오길 잘했다.
'나는 뭐든지 할 수 있다!'
셀프 트리거를 발동시켜 네크로맨서에서 프리스트로 전환한 다음, 신성 아공간을 발동시켰다.
"아칼리온!"
우우웅!
시몬의 부름에, 아공간 목걸이에서 작고 인형 같은 새끼곰 하나가 통 하고 튀어나왔다. 그러다 주위의 신수를 보더니 화들짝 놀라며 시몬의 다리에 철썩 달라붙었다.
크르릉!
컹! 컹!
레이트의 사냥개들이 비웃듯이 이를 드러내며 위협했다.
"괜찮아 아칼리온."
시몬이 아칼리온을 진정시키듯 머리 위에 손바닥을 올렸다.
그리고 신뢰를 담은 눈으로, 자신의 첫 신수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변신해."
파아아아앗!
시몬이 신성을 주입하는 순간, 아칼리온의 몸이 극도로 커지기 시작했다. 털이 부풀고 이빨이 커지며, 근육이 벌어졌다. 순식간에 근육질의 커다란 곰으로 변해 포효했다.
크워어어어엉!
그 어마어마한 박력에 레이트의 사냥개들은 자신도 모르게 멈칫했다. 시몬이 아칼리온의 등에 올라타며 외쳤다.
"잘했어! 가자!"
레이트의 사냥개들은 칠흑을 탐색하고 '네크로맨서'를 물어 죽이도록 훈련된 듯하지만, 같은 신성을 쓰는 신수와 프리스트는 대상이 아니었다. 사냥개들은 역력히 혼란에 빠진 모습이다.
이 틈에 시몬은 거대화된 아칼리온을 잡아타고 달리기 시작했다.
아칼리온이 함성을 내지르니, 사냥개들은 신경질적인 눈빛을 하면서도 덤벼들진 못했다. 가끔 덤벼드는 것들은 시몬이 파멸의 대검을 휘둘러 쫓아냈다.
"프린스! 괜찮아?"
[당연하지!]
이쪽을 상대하던 사냥개들이 프린스 쪽으로 몰려가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역시나 프린스는 에이션트 언데드답게 잘 싸우고 있었다.
시몬은 레이트가 뿌려놓은 사냥개 무리를 지나 마침내 십자가 쪽으로 들어왔다.
'그레리온 교수님!'
시몬은 바로 십자가를 타고 올라가 매달려 있는 그레리온의 곁으로 올라왔다.
두 팔과 다리가 커다란 못으로 고정되어 있는 모습이다. 몸 곳곳에서 베이고 긁힌 흉터가 보인다. 손톱도 몇 개 뽑혀 있었다.
레이트에 대한 분노가 폭발하듯 치밀었지만 지금은 냉정해야 할 때다. 못들을 빠르게 뽑아내고 그레리온을 들쳐업어서 십자가에 내려왔다.
같은 방식으로 두 명의 조교를 내려주었다.
"가자! 프린스!"
구출한 사람들을 신수 아칼리온의 등에 태운 뒤, 시몬은 직접 발로 달렸다. 프린스가 호위하듯 뒤따르며 사냥개들을 주먹으로 날려버리고 있었다.
'어떻게든 교수님과 조교 선생님들은 구해냈지만.'
시몬이 고개를 돌렸다.
저 멀리서 불똥이 튀고 깃털이 날아다니는 모습이 보였다.
'괜찮을까.'
* * *
꾸욱.
로레인이 주먹을 불끈 쥐고는 허공을 내리쳤다.
허공이 유리창처럼 깨져나가고, 그 균열 속에서 시뻘건 광선이 쏘아져 나왔다.
키이이이이이이잉-!
키이이이이잉-!
세상이 온통 붉은 광선으로 물들었다. 섬광이 지면을 그으며 지나갈 때마다 거석과 자갈 등이 열기에 달아올라 한 줌의 증기로 바뀌었다.
"하하하하하!"
레이트는 공중에서 몸을 뒤틀며 피하고 있었다. 사방에서 쏘아지는 붉은 광선에 몸을 던져넣으며 예지라도 하듯 몸을 움직여 피해 나가는 모습은 과연 전쟁 베테랑다웠다.
이내 로레인의 모든 공격을 피하는 데 성공한 레이트가 바닥에 착지한 순간, 유도화살처럼 뒤따라오던 세르네 깃털들이 분해되어 마법진으로 바뀌었다.
<인페르노>
세르네가 손끝을 살랑거리며 지휘자처럼 흔들었다.
콰르르르르르르르!
레이트를 둘러싼 10개의 마법진에서 용암이 고장 난 수도꼭지처럼 쏟아졌다.
용암을 쏟아내던 마법진이 힘을 다하면, 뒤에서 순서를 기다리던 다음 깃털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마법진을 펼쳐서 다시 용암을 쏟길 반복했다.
자그마치 10분 동안 퍼부어지는 용암 공세.
그사이 로레인과 세르네는 숨을 돌리며 앞을 바라보았다. 세르네가 어깨를 으쓱했다.
"역시, 세계에서 가장 많은 네크로맨서를 살해한 프리스트란 악명은 허언이 아니었나 봐요."
두 소녀들은 처음엔 일방적으로 레이트를 몰아붙였다. 찢고, 얼리고, 가르고, 수없이 불태우기를 반복했다.
하지만 레이트는 살아 있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 고약한 연기 너머로, 형체조차 흐릿하게 보이는 용암 구덩이 속에서 한 남자가 고개를 들고 있었다.
이내 그의 팔에 달린 십자가가 가볍게 휘둘러지는 모습이 보였다.
"!"
로레인이 급히 두 자루의 단검을 앞세우고, 세르네가 깃털을 자신의 앞으로 보내 방어마법진을 다닥다닥 펼쳤다.
지축이 뒤흔들리는 소리와 함께, 귀신같은 회백색 참격이 두 소녀에게 맞닿으며 지반이 통째로 뒤집혔다.
"아읏!"
검고 하얀 머리카락이 경쟁이라도 하듯 거칠게 휘날리며, 두 소녀의 몸이 충격으로 주르륵 밀려났다.
로레인은 숨을 헐떡이며 정면을 응시했다. 부르르 떨리는 왼손을 펼쳐보니, 단검 한 자루가 박살 난 채 파편만 남아 있었다.
"흐흥-"
조금 더 앞에서 멈추는 데 성공한 세르네가 로레인을 돌아보더니, 여우 같은 웃음을 지으며 V자를 그렸다.
로레인이 다급히 외쳤다.
"방심하지......!"
후웅!
V자를 그리며 웃고 있는 세르네의 머리를, 난데없이 레이트의 십자가가 위에서 쇄도하며 찢어버렸다.
그녀의 몸이 물감처럼 흩뿌려지고, 바닥에 착지한 레이트가 몸을 빙글 돌리며 크로스 블레이드를 휘둘렀다. 로레인이 급히 하나 남은 단검 한 자루를 앞세웠다.
까아아아아앙!
로레인의 몸이 저만치 날아가고, 레이트가 자세를 낮추고 돌진하려는 순간 로레인이 검지를 뻗어 그를 가리킨다.
[쏴!]
사방에서 갈라진 균열이 생기고, 스무 다발의 붉은 광선이 동시에 레이트를 직격했다.
콰콰콰콰콱!
레이트가 크로스 블레이드를 앞세워 광선을 막아내는 사이, 로레인은 박살 난 단검을 바닥에 떨어뜨렸다.
"하아, 하아."
그녀가 잠시 숨을 몰아쉬고 있는데, 옆에서 빛이 일렁이더니 세르네가 모습을 드러냈다.
"너......!"
"내가 고작 그런 걸로 죽은 줄 알았어요?"
그녀가 제 이마를 손바닥을 한번 쓸었다. 이마에 피 한 줄기가 주르륵 흐르고 있었다.
"그래도 꽤 아프네요."
세르네가 피를 흘리는 광경은 처음 본다.
그래도 인간은 인간이구나 하는 생각을 잠깐 하며 로레인이 자세를 다잡았다.
일직선으로 내리꽂히던 붉은 광선들이 힘이 다하여 사라지고, 정면으로 십자가를 앞세운 레이트가 떡하니 모습을 드러냈다.
"재미있군. 애들이랑 노는 것치고는 아주 각별한 재미야. 차기 지배자들은 달라도 뭔가가 다르다는 건가?"
그렇게 말한 레이트가 불만스러운 듯 턱을 쓸었다.
"하지만 너희들, 다 좋은데 너무 가늘고 말라빠졌어. 그레리온은 맘껏 썰고 쑤시는 맛이 있었는데 너희는 힘 조절 잘못하면 통으로 썰어버릴 것 같단 말이야."
"!"
"팔다리 하나만 잘려도 울고불고 아프다고 질질 짤 거 아닌가. 그렇게 흥이 팍 식어버리는 건 질색이니."
스스승-
그의 크로스 블레이드가 바닥을 가르며 움직였다.
"유리 세공품처럼 세심하게 살살 다뤄가면서, 모든 즐거움을 쥐어 짜낸 뒤에 목숨을 거둬가 주마."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 있는 종류의 인간들은 역겨워요."
세르네가 손끝에 깃털을 쥐고는 허공에 던졌다.
"실은 내가 그렇거든요. 동종을 혐오하는 터라."
그녀가 던진 깃털들이 수백 갈래로 흩어져 비처럼 나풀거렸다. 이내 깃털들이 모습을 바꾸며 '병사'의 형태로 둔갑했다. 세르네의 소환수인 깃털병사들이었다.
처억!
척!
갑주를 입고 창을 든, 자그마치 200명의 병력이 무기를 들어 올렸다.
"하!"
사냥감이 생기자마자 신이 난 레이트가 크로스 블레이드를 휘둘렀다.
돌진을 준비하던 병력 전원이 검격 한 번에 반으로 갈라져 상반신이 공중으로 떠오르고, 레이트가 무릎을 굽힌 채 그 사이로 돌진했다.
그때 손끝을 띄운 세르네가 능글맞은 미소를 지으며 엄지를 아래로 그었다.
퍼어어어엉!
폭죽 터지는 소리와 함께 깃털병사들이 갑자기 마법진으로 형태를 바꾸었다.
<만익의 사슬>
백 개의 마법진이 레이트의 방향을 향해 펼쳐진 채로 빛을 뿜어내자 레이트의 동작이 멈춰졌다.
그가 고개를 돌렸다. 팔과 다리에 흐릿한 속박구 같은 게 채워져 있었다.
"속박 저주인가. 이런 걸로는......."
쿠우우웅!
세르네가 레이트를 막는 사이, 이번엔 로레인이 허공의 균열 안에서 뭔가를 꺼냈다.
시뻘건 몸체, 두 다리를 디딘 지면은 바닥이 이글거리며 타오르고 있었다. 커다란 뿔을 가진 악마의 형상을 하고 있었다.
<로레인 오리지널 - 스무 번째 해방자>
"해제."
그녀가 중얼거리자 악마의 손목과 발목에 묶여 있는 봉인구가 풀렸다.
로레인은 악마의 등에 손을 올린 채 눈을 감았다. 그녀의 이마에 나 있는 두 가닥 뿔이 점점 줄어드는 대신, 악마의 몸이 활화산처럼 들끓으며 몸에 혈관이 두드러지기 시작했다.
투둑!
투두두둑!
마치 팽팽하게 당겨진 활시위에 올라간 화살처럼 악마가 몸을 웅크리고 돌진할 채비를 마쳤다.
"가라."
터어어어어어어어엉!
이내 주위의 바닥을 터뜨린 악마가 로레인의 붉은 이능을 화산처럼 폭발시키며 전진해 왔다.
키잉! 키잉!
세르네가 손짓하자, 깃털들이 악마의 진행 방향 앞으로 날아와 도미노처럼 쭉 나열된 마법진의 형태로 변화했다. 악마가 마법진을 연달아 통과하면서 화력과 기세가 더해졌다.
세르네의 저주에 속박당해 있던 레이트가 희끄무리한 미소를 지었다.
"쓸 만한 연계군."
레이트의 코앞까지 도달한 악마가, 손에 쥔 거대한 지옥불의 검을 레이트를 향해 내리쳤다.
퍼어어어어어어어어엉!
시뻘건 로레인의 칠흑이 산더미처럼 솟구쳐올랐다. 주위의 지형이 뒤바뀔 정도로 어마어마한 일격이었다.
"하아, 하아."
로레인이 손을 내리며 숨을 몰아쉬었다. 그 옆의 세르네는 눈을 게슴츠레 뜬 채 그 광경을 지켜보았다.
쿠구구구구-!
자욱한 연기 속에서, 레이트는 여전히 우뚝 서 있었다.
세르네가 자세히 보니 레이트의 손이 악마의 검을 막아내고 있었다.
'속박 저주를 풀지 못했을 텐데 어떻게 방어를?'
연기가 사라지고 레이트의 모습이 온전히 드러났다.
그의 '왼손'이 어깨에서 떨어져 나간 채 바닥을 굴러다니는 모습이 보이고.
어깨가 아닌 가슴에서 돋아난 또 하나의 '왼손'이 그 검을 막고 있었다.
"나쁘지 않았다만."
비로소 세르네의 속박 저주가 풀리면서, 레이트가 빈 오른손으로 악마의 머리를 붙잡아 수박처럼 터뜨렸다.
"나를 죽이기엔 한참 부족해."
저 멀리 떨어져 있던 로레인이 짧은 비명을 지르며 자리에 한쪽 무릎을 꿇었다. 세르네가 인상을 썼다.
"이해가 안 된다는 표정이군. 신성을 어깨에 집중시켜 내 왼팔을 스스로 떼어낸 거다."
레이트가 태연히 대꾸하며 바닥에 떨어진 제 팔을 발로 굴렀다.
"내 자가수복 마법은 신체에 손상이 발생하면 즉시 해당 부위를 재생하지. 하지만 재생의 부위를 어깨가 아니라 가슴으로 옮겨봤다. 그러면 가슴에 팔이 돋아나는 거야."
그가 반대쪽 손으로 가슴에 달린 팔을 퍽! 하고 떼어냈다. 다시 피투성이가 된 어깨에 스스로 자가수복이 형성되며 멀쩡한 왼팔이 튀어나왔다.
"전쟁터를 뒹굴다 보면, 팔쯤이야 수십 개쯤 달린 채로 싸울 때도 많지. 뭘 괴물 같다는 눈으로 보는가? 네크로맨서 따위가."
악명높은 심문청장인 레이트의 진가는 초월적인 육체적 능력도, 뛰어난 검술도, 회복력도 아니다.
그동안 레이트가 죽인 네크로맨서 중에서는 레이트보다 강한 자들도 있었지만, 결국 그들을 죽이고 살아남은 건 레이트였다.
그의 진정한 강함은 무한의 신성이다. 그의 집착과 집념이 꺼지지 않는 이상, 레이트는 끊임없이 신성을 공급받는다. 머리가 으깨지고 심장이 뚫려도 살아나 상대를 지옥 끝까지 쫓아가 죽이고 만다.
"아직도 여력을 남겨두고 있지? 나를 더 즐겁게 해봐라!"
그가 크로스 블레이스를 고쳐 쥐고 거칠게 휘둘렀다. 순식간에 광풍과 흙먼지가 주위를 가득 메우고, 레이트는 세르네를 지나쳐 사념으로 인한 피해가 아직 회복되지 않은 로레인에게 들이닥쳤다.
"어디, 네크로맨서도 팔을 재생할 수 있는지 볼까!"
그의 크로스 블레이드가 로레인의 어깨를 향해 떨어지려는 그 순간.
"!"
하얀 칼날이 그 중간으로 끼어들어 왔다.
카아아아아아앙!
청명한 울림과 함께, 레이트의 십자가가 억지로 위로 젖혀졌다. 이내 무형의 망토가 거칠게 회전하며 제 2격이 날아왔다.
쩌어어어어엉!
레이트가 인상을 찡그리며 공격을 막은 뒤 한 발짝 물러났다.
로레인의 눈이 커졌다.
"설마......!"
휘오오오오오!
피어를 입고 당당히 서 있는 시몬이 두 사람을 향해 말했다.
[도망쳐라. 내가 상대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