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크로맨서 학교의 소환천재 825화
"기다리고 있었다."
샤텔의 그 한마디에 엘리사는 잔뜩 긴장한 표정을 지었다.
'기다렸다니 왜? 역시 한판 붙으려고?'
엘리사의 입장에서, 샤텔은 딱 그 정도의 이미지였다.
사실 샤텔의 영역 안에 들어와 있는 지금 이 상황 자체가 불안했다. 다짜고짜 선제공격이 들어오면 손도 못 쓰고 당할 터. 옆에 있는 시몬은 실력에 자신이 있는 건지, 조심성이 없는 건지 모르겠다.
'아버지가 말씀하셨지. 정치란 모든 최악을 대비하는 것.'
그녀는 슬그머니 오른손을 등 뒤로 숨기고는, 작게 마법진을 펼쳐서 유령선을 원격으로 조종했다.
바닥에 옆으로 쓰러져 있던 유령선의 화포가 조용히 움직여서 샤텔을 겨누는 그때.
쿵!
샤텔이 반응했다. 그가 두꺼운 손가락을 들어 올리자 바닥의 흙들이 튀어나가 화포의 구멍을 모조리 막아버렸다.
'드, 들켰다!'
기겁한 그녀가 얼른 전투자세를 취했지만, 샤텔은 그녀에게 전혀 관심이 없어 보였다.
그는 시몬의 눈을 바라보고 있었다.
"화산성주를. 잡고 동기들을 구한다고 했나."
"그래."
"협력하겠다 시몬. 폴렌티아."
"고마워."
"???"
당연한 듯이 이야기를 나누는 두 사람을 보며 엘리사가 입을 벌렸다.
"잠깐! 잠깐!"
그녀가 샥 하고 앞으로 튀어나왔다.
"샤텔! 너도 아세라즈랑 메르디아나와 한패 아니었어?"
"같이 시몬 폴렌티아를 치자는 제안이라면. 들었다."
샤텔이 심드렁한 얼굴로 대답했다.
"그런 제안. 의미가 없다. 내 위에 누군가 있다면 내 힘으로. 극복해야 의미가 있다."
그의 동공이 내려갔다.
"나는 언젠가 시몬 폴렌티아를 쓰러트릴 것이다. 하지만 그때는. 지금이 아니다."
시몬이 미소 지었다.
"그거 다행이네."
1학년 시절.
샤텔은 결투평가에서 싸우게 된 상대는 다시는 일어나지 못하도록 철저히 박살 냈다. 이 때문에 '폭군'이라는 소문이 돌았지만, 원래부터 포악했다기보다는 일종의 자아 방어기제에 가까운 행위였다.
남들과 다른 것은 죄.
평범한 작은 인간에 불과했던 아버지는, 괴물취급받던 어린 샤텔을 감싸려다 병사들에게 살해당했다.
자신이 남과 다르고, 심지어 자신이 약했기에 아버지가 죽은 것이다.
얕보이면 안 된다. 다시는 남이 나를 무시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는 생각이 샤텔의 머릿속에 가득 차 있었다.
하지만 2학년으로 올라선 샤텔은 달라졌다.
"로세나 머레이."
샤텔의 입이 떨어졌다.
"도노반 톰린슨."
"엘섬 펜지."
"가빈 아마톤테아."
샤텔의 커다란 입에서 칠흑역학과 학생들의 이름이 하나하나 흘러나왔다.
"나는 이 안에서. 친우들을 찾으려 했다. 하지만 내가 찾아내기도 전에 용암에 휩쓸려. 그들은 탈락했다. 나는 그들을 구해야 한다. 그것이 시몬 폴렌티아의 승부보다. 더 중요하다."
시몬이 고개를 끄덕였다.
"동감이야. 지금은 같은 목적을 위해 싸우자."
시몬이 손을 내밀었고, 샤텔이 커다란 손으로 붙잡아 악수했다.
사실 악수라기보다는 샤텔의 바위 같은 중지와 엄지로 시몬의 손을 잡고 위아래로 흔드는 행위에 가까웠지만.
"힘은 비축해. 두었다."
샤텔이 뒤를 가리켰다.
석상 외에도 곳곳에 커다란 마법진들이 펼쳐진 모습이 보인다.
'여기 틀어박힌 건 탐색과 동시에 방해받지 않고 힘을 모으기 위해서였구나.'
고개를 끄덕인 시몬이 엘리사를 바라보았다.
"그럼 이제 출발하자, 엘리사. 다시 유령선을 작동시켜 줘."
"아, 알았어! 어디로 갈 건데?"
시몬이 씩 웃었다.
"당연히 도움이 필요한 곳으로 가야지."
* * *
거의 같은 시각.
화산성주 '공략대'의 계획은 처음부터 어긋나고 있었다.
시몬의 제안대로, 공략대는 조금 더 많은 인원을 모은 뒤에 화산성으로 출발하려고 했다.
하지만 전력이 모이는 걸 가만히 지켜보고 있을 '화산성주'가 아니었다. 그녀는 학생들이 산 근처에 모여 있다는 사실을 파악하고는, 용암이 흐르는 방향을 바꿔서 퇴로를 차단한 뒤, 산 아래에서 위로 몬스터 병력을 진군시켰다.
물러설 퇴로가 용암으로 막혀 버리자, 학생들은 하는 수 없이 화산성 공략을 시작했다. 그들 모두 몰려드는 용암 몬스터를 피해 산을 타고 올라갔다.
하지만 학생들이 시작한 전투가 아닌, 화산성주의 의도대로 시작한 전투다. 제대로 풀릴 리가 없었다.
산 위로 마그마가 끊임없이 밀려들었고, 그 안에서 일어난 용암 몬스터들이 입을 벌리며 학생들을 공격했다.
"계속 올라가! 여기서 멈추면 전멸이야!"
"아니, 앞에 용암이 흐르는데 어디로 가란 건데!"
학생들의 혼란이 좀처럼 잠재워지질 않는 사이, 시룡으로 변한 헥토르가 하늘을 날아다니며 브레스를 토해내고 있었다.
[망할, 서둘러라!]
그가 브레스를 뿜는 곳마다 용암 몬스터들이 잿더미로 변했다.
틀림없이 헥토르는 강력했다. 그러나 화산성주를 상대할 예정이었던 그가 벌써부터 드래곤 폼 상태로 싸우고 있는 상황 자체가 전세가 위태롭다는 방증이었다.
"헥토르! 위에 조심해!"
누군가의 외침에 헥토르가 고개를 들었다. 하늘에서 시뻘건 암석이 그에게 떨어지고 있었다.
[제길!]
급히 방향을 틀었지만 날개 한쪽이 불이 붙고 말았다. 헥토르가 고통스럽게 인상을 찡그리며 산비탈에 추락했다.
"아, 이거 큰일이네."
딕이 숨을 헐떡이며 중얼거렸다.
"진짜 시몬 말대로 화산성주가 진 교수님인가? 왜 그 사람 손바닥 위에서 놀고 있는 것 같지?"
"이봐, 딕! 냉동 포션 더 없어?"
옆에 있던 말콤이 도플갱어를 쏟아내며 말했다.
"이대로는 밀리겠-"
말콤을 돌아본 딕의 동공이 일순 커졌다.
고막이 터져나갈 것 같은 굉음과 함께, 딕의 머리카락이 바람결에 사정없이 흔들렸다.
'어?'
눈앞에서 말콤이 사라졌다.
딕이 삐걱거리는 고개를 돌려 옆을 보자, 저 멀리 용암에서 커다란 분수가 솟구치는 모습이 보였다.
[말콤 랜돌프가 탈락했습니다.]
"아니. 뭐, 뭐에 당한 건데?"
딕이 고개를 들었다.
분화구 위에 있는 화산성. 흐릿했지만 그곳에 사람이 모습을 드러냈다가 사라졌다. 그 주위로는 뭔가가 발사된 듯한 붉은 원 같은 흔적이 보인다.
틀림없다. 방금 그건 화산성주의 공격이다.
"......저렇게 멀리서 여기 있는 사람을 맞춘 거야?"
딕이 얼이 빠져 있는 그때. 용암 몬스터 하나가 빈틈을 비집고 빠져나와 딕의 뒤통수를 향해 팔을 내질렀다.
"멍 때릴 여유가 있으면, 뭐라도 생각을 쥐어짜 내!"
뻥!
신디 비바체가 바람처럼 나타나 몬스터를 발차기로 날려 버렸다.
"책략가 라인 중에 너만 살아남았어!"
앞뒤 좌우.
전부 용암 몬스터들이 가득했다. 퇴로는 진작에 막혔고 위에서도 용암이 흐른다.
"생각을 짜낸다고 해결될 상황이 아냐."
딕이 씁쓸하게 말했다.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지원군이 올 때까지 버티는 정돈데."
"지원군?"
사령마법을 연사하던 신디가 짜증스럽게 외쳤다.
"지금 용암으로 앞뒤가 다 막혔는데 어디로 지원군이 오는데!"
"Top10에 엘리사가 있잖아. 시몬이 정말로 유령선 엘리사를 설득했다면 어떻게든...... 어?"
딕의 눈이 커졌다.
"유령선이다!"
"뭐?"
화르르르륵!
하늘에서 불붙은 유령선이 떨어지고 있었다. 날아오는 중간에 화산 쇄설물에 부딪히기라도 했는지 갑판과 돛에 불이 붙어 있었다.
"하하하하! 등장 한번 화려하게 하네!"
딕이 학생들을 돌아보며 두 팔을 흔들었다.
"추락한다! 다들 물러나!"
콰콰콰콰쾅!
불붙은 유령선이 딕의 앞으로 떨어졌다.
흙먼지가 자욱하게 솟구쳤다. 다들 무슨 일인가 싶어서 눈을 끔뻑거리고 있는데, 박살 난 파편 너머로 누군가가 모습을 드러냈다.
"수고했. 다."
저벅. 저벅.
먼지 속에서 거대한 형체가 등장했다. 그것의 신발이 바닥에 닿는 순간, 지면이 수묵화 색깔처럼 물들었다.
"이제부터는 내게. 맡겨라."
"샤, 샤텔 마에르?"
학생들의 시선이 그 뒤로 향했다. 박살 난 유령선 깃대 위로 시몬이 빙긋 웃으며 서 있는 모습이 보였다.
"시몬 폴렌티아가 돌아왔다!"
"샤텔을 데리고 돌아왔어!"
와아아아아!
열렬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더럽게 늦는군.' 하고 헥토르가 투덜거리며 침을 뱉었다.
그 옆의 파편에 깔려 있는 엘리사도 '나는 보이지도 않냐고.'하고 투덜댔다.
<영역장악>
샤텔이 흑마법을 사용했다.
지반을 잠식한 수묵화의 색이 주위로 빠르게 뻗어 나갔다. 그를 중심으로 지면이 고르게 펼쳐지더니, 단단한 마차도로처럼 변했다.
심지어.
쿠르르르르르!
학생들이 돌진하는 방향으로 밀고 내려오던 마그마까지, 학생들이 있는 방향을 피해서 흐르기 시작했다.
"칠흑대지계로 흐르는 마그마의 방향까지 바꿀 수 있어?"
"미쳤는데!"
그동안 내려오는 용암을 피하는 것도 벅찼다면, 드디어 제대로 싸울 만한 지반과 바탕이 만들어졌다.
스으-
이내 샤텔이 손바닥을 끌어당기는 동작을 취하자, 지면이 아래에서 위로 자동으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발을 딛고만 있어도 지면이 산비탈을 올라갔다. 마치 흐르는 강 위에 올라탄 느낌이었다.
"내가 전장을. 통제하겠다."
샤텔이 말했다.
"일. 해라."
전체 2위의 압도적인 퍼포먼스에 학생들의 사기도 한 층 올라갔다.
"샤텔!"
딕이 헐레벌떡 샤텔 쪽으로 뛰어왔다.
"진짜 미안한데 저기 후방에 뒤처진 애들도 합류시켜 줄 수 있을까? 저기도 꽤 중요한 전력이라......!"
현재, 공략대 진형은 화산성주의 기만전술로 절반으로 똑 떨어져 양분당한 상태였다.
전방의 학생들은 여기까지 왔지만, 후방의 학생들은 포위당해 무너져 가고 있었다.
옆에 있던 신디가 땀을 삐질 흘렸다.
"그건 좀 무리한 부탁 아닐까? 너무 멀어 보이는데."
"가능하다."
샤텔이 뒤로 팔을 뻗었다.
<영역격화>
샤텔의 영역이 아래쪽까지 잠식했다. 이내 샤텔이 왼손을 앞으로 끄는 시늉을 하자, 아래쪽 지면이 해일처럼 일어나기 시작했다.
"으헉!"
"꺅!"
흙으로 이루어진 해일은 단숨에 열댓 명의 학생들을 태우고는, 전방의 학생들이 있는 곳에 무사히 내려주었다.
"한 명의 일손도. 허무하게 죽게 두지. 않겠다."
샤텔이 눈을 빛냈다.
"뭐 하나. 일. 해라."
* * *
드디어 중심이 잡혔다. 안정을 되찾은 키젠 학생들은 몰려드는 용암 몬스터를 돌파해 나가기 시작했고, 샤텔의 영역은 점점 넓어지며 용암으로부터 학생들을 보호했다.
드래곤 폼 상태에서 돌아온 헥토르가 퉷 하고 가래침을 뱉으며 시몬과 샤텔 쪽으로 걸어왔다.
"폼 잡았던 것치고는 늦었군, 시몬 폴렌티아. 적지 않은 전력을 잃었다."
딕과 신디가 헥토르를 노려보며 '저 미친놈이' 하는 표정을 지었지만, 시몬은 태연히 턱을 긁적이며 말했다.
"바로 오려고 했는데, 하늘에서 용암이 너무 많이 떨어지는 바람에 조금 늦었어."
"자, 무사히 도와주러 와줬으니 그 문제는 이제 됐고!"
딕이 두 사람 사이로 쑥 끼어들었다.
"원래 계획대로 너희 두 사람은 힘을 아껴둬. 화산성주 담당이니까."
"글쎄."
시몬이 고개를 돌렸다.
"저것도 우리가 담당해야 할 것 같은데."
쿠쿠쿠쿵-!
전면에서 커다란 굉음이 들리고, 몇 명의 학생들이 비명을 지르며 물러났다.
모두의 팔에 매여 있던 출력장비가 반응했다.
[보스 몬스터, 라바골렘이 등장했습니다.]
화산성으로 올라오는 길을 가로막듯, 용암으로 이루어진 괴물의 상반신이 중간에 불쑥 솟아올랐다.
그것이 팔을 휘둘러 용암을 일으키자 학생 두 명이 동시에 라이프 게이지가 0이 되며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꿀렁 꿀렁!
거기에 해당 몬스터의 상반신을 중심으로, 용암 호수가 퍼져 나가며 샤텔의 영역장악을 막았다.
"방해되는 게. 있다."
샤텔의 말에 학생들이 웃으며 나섰다.
"오케이!"
"우리한테 맡겨!"
전황을 뒤바꿔 놓은 샤텔의 첫 부탁이다. 주변의 학생들이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최전선으로 뛰어나갔다.
뿌득 뿌득.
휙- 휙-
그런데 시몬과 헥토르도 갑자기 몸을 풀기 시작했다. 딕이 진땀을 흘렸다.
"너희들. 내가 한 말 들었지? 니들이 화산성주를 잡아야 한다니까?"
시몬이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자세를 낮췄다.
"그러니까 무리하지만 않으면 되는 거 아냐?"
헥토르의 다리에 힘줄이 솟았다.
"저건 내가 잡는다."
타닷!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두 사람이 달리기 시작했다.
팔이 거칠게 위아래로 흔들리고, 극도로 훈련한 튼튼한 두 다리가 지면을 밀어낸다.
파바바바박!
두 사람은 잔상까지 그리며 산비탈을 내달렸다. 앞서 달리고 있던 학생들은 순식간에 추월당하고 말았다.
"까, 깜짝이야."
"방금 뭐가 지나간 거야?"
철컥! 철컥!
시몬과 헥토르가 달리면서 동시에 변신하기 시작했다. 공중에 떠올라 있던 본 아머 파츠들이 시몬의 몸에 달라붙었고, 헥토르의 몸에는 비늘이 달라붙으며 파충류처럼 변했다.
"시룡으로 변하면 안 되는 거 알지?"
"네놈이야말로, 그 이상한 색깔 놀이 기술은 쓸 생각 마라!"
두 사람이 앞서 달린 동기들을 모조리 추월해 순식간에 라바골렘에게 도달했다. 그들을 본 라바골렘이 용암을 포탄처럼 쏘아 보냈다.
파바바바바밧!
두 사람은 속도를 늦추지 않고 용암 덩어리를 죄다 피하거나 파훼해 버렸다.
제일 먼저 도달한 시몬이 앞에서 급브레이크를 밟고 몸을 빙글 회전시키더니, 이내 굽힌 무릎을 펴고 공중으로 치솟았다.
쩌어어어엉!
시몬의 주먹이 라바골렘의 턱을 때리며 지나갔다.
"후읍!"
<헥토르 오리지널 - 열파>
이어서 반대편에서 득달같이 튀어나온 헥토르가 라바골렘의 옆머리를 후려갈겼다. 기우뚱하고 괴물의 몸이 크게 기울었고, 이번에는 라바골렘의 몸을 딛고 떠오른 시몬이 주먹을 당기고 있었다.
<시몬 오리지널 - 촉파>
뻐어어억!
퍽!
쩌어억!
으적!
두 소년의 몸이 거칠게 교차하며 허공을 갈랐다.
소환수를 입은 채 주먹만으로 단체시험의 보스 몬스터를 때려잡고 있는 두 남자의 모습에 지켜보던 학생들 모두 입을 벌렸다.
쩌어어어엉!
"큭!"
그러나 라바골렘의 거친 몸부림에 부딪힌 헥토르가 바닥에 쓰러졌다. 라바골렘이 반대쪽 팔을 들어 올려 헥토르를 내리찍으려는 순간.
'개문.'
촤아아아악-!
측면에서 튀어나온 오버로드의 칼날이 팔을 자르고 지나갔다. 라바골렘이 비명을 내질렀다.
"마무리다."
헥토르가 바닥에 주저앉은 상태 그대로 칠흑을 일으켰다.
<드래곤 네일>
지면 아래에서 튀어나온 용의 꼬리가 탑처럼 솟구치며 라바골렘의 가슴을 뚫고 튀어나왔다.
라바골렘이 입에서 피처럼 용암을 왈칵 뿜어냈다.
'저런 기술을 숨기고 있었네.'
시몬이 웃는 얼굴로 바닥으로 내려왔다.
오버로드를 아공간 안으로 회수하고는, 다시금 움직이지 못하게 된 라바골렘을 향해 재조준했다.
'한 번 더 개문!'
촤르르르르륵!
촤르르르륵!
좌우에서 날아온 오버로드가 X자로 교차하며 목을 가르며 지나갔다. 거대한 라바골렘의 머리가 공중으로 치솟고, 학생들의 환호성이 주위를 뒤덮었다.
[라바골렘이 파괴되었습니다.]
시몬이 웃는 얼굴로 헥토르를 돌아보았고, 헥토르는 중지손가락을 척 들어 올려 보이며 뒤를 돌아보았다.
"이제 가라! 나를 화산성주 앞까지 데려가지 못하면 네놈들부터 박살 내겠다!"
대충 헥토르 화법으로 힘내라는 격려였다.
사기 백배한 학생들이 시몬과 헥토르를 넘어 뛰쳐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