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크로맨서 학교의 소환천재 860화
관중 모두를 뒤집어놓기에 충분한 매치업이었다.
엘리사나 쥴, 메리다 같은 강력한 Top10이나 최상위권 학생들 이후에, 1:1 개인전에서 토토 아모리가 등장했다.
2학년 학생들은 체념의 탄성을 토해내거나 이마를 쥐어뜯었다.
-이건 하나 마나잖아.
-하필 여기서 쟤가 나오냐.
분위기는 최악. 관중석에서 지명된 토토는 얼굴이 사과처럼 빨갛게 물든 채 통통 뛰어나가고 있었다.
"일단 여기서 1패 적립하고."
딕이 냉소적인 표정으로 노트에 깃펜을 휘갈겼다.
"다음 경기 전략을 미리 생각해 봐야겠네. 다음 경기가 분명 추천제 개인전이니까......."
"토, 토토가 이길 수도 있잖아요!"
카미바레즈가 애써 씩씩하게 목소리를 높였다. 딕은 외면하듯 고개를 돌렸다.
"카미는 잘 모를 수도 있지만, 우리 만년 하위권 패밀리들은 말이야. 누구보다 자기객관화가 확실한 사람들이거든. 차라리 그냥 져도 되니까 부담가지지 말라고 말해주는 쪽이 마음 편해."
"어휴, 저 낮은 자존감."
메이린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시몬을 보았다.
"시몬 넌 어떻게 생각해? 승산이 있을 것 같아?"
"저, 저도 궁금해요! 룸메이트니까 시몬이 가장 잘 알 것 같아요!"
친구들의 시선이 모였다. 시몬은 태연히 미소 지으며 답했다.
"기대해도 좋아."
"와-"
"알지, 알아. 토토가 데스나이트 만들었단 거."
딕이 휙휙 손짓했다. 메이린이 찬물을 뿌리는 그를 보며 불퉁한 표정을 지었지만, 딕은 무시하고 계속 말했다.
"그런데 3학년들이 전략전술 쭈욱 일관적으로 가져가는 거 봤지? 경기극초반 압박. 경험이 부족한 우리 2학년을 상대로 가장 쉽게 우위를 가져갈 수 있는 전술이야. 데스나이트처럼 무겁고 오래 걸리는 소환수는 경기장에 꺼내지도 못할......."
"시몬."
옆에서 불쑥 누군가 나타났다. 메이린이 놀란 비명을 질렀고, 카미바레즈가 입을 틀어막았다. 딕은 그대로 뒤로 나자빠졌다.
"어, 토토?"
경기장에 불려 간 줄 알았던 토토가 시몬의 앞에 있었다. 딕이 무안한 표정으로 부스스 몸을 일으켰다.
"헤이이, 토토 왔냐아! 하, 하하! 어, 언제부터 있었어? 내가 한 말은 그게 아니라......!"
"난 괜찮아, 딕."
토토는 웃는 얼굴로 그렇게 대답하고 시몬을 응시했다.
"시몬, 나 사실 그랜드포지에서 말하지 못한 게 있어."
"응?"
"두려웠거든. 어른들이 언데드 다이브를 하지 못하게 막을 것 같아서."
토토가 다가와 시몬의 귓가에 뭐라고 속삭였다. 시몬의 눈이 급격히 커졌다.
"토토 너......!"
-토토 아모리 학생! 아직 안 왔나요?
사회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화들짝 놀란 토토가 '갈게요!' 하고 외치고는 계단을 내려갔다.
"으음."
딕이 머리를 긁적였다.
"뭔가 분위기가 바뀐 느낌인데."
-으악!
쿠당탕탕!
이내 급히 뛰느라 계단에서 굴러떨어진 것 같았다. 메이린이 한숨을 푹 쉬었다.
"아니, 하나도 안 변했거든."
* * *
경기장에 두 선수가 걸어 나오고 있었다.
메리다나 페르노미아 같은 별들의 경기 이후, 다소간 편한 마음으로 볼 수 있는 하위권 매치가 되었다.
하지만 아무리 하위권이라고 해도 상대는 3학년. 2학년으로 치면 50위 안팎의 강자들도 이기기 벅찬 상대였다.
같은 하위권이라도 그만큼 상당한 격차가 나는 매치였다.
-아, 졌다 졌어. 뽑기 운 더럽게 안 따라주네.
-화장실 갈래?
-나 다음 경기에 깨워주라.
2학년들은 벌써 자포자기한 반응이었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토토는 주눅이 들었는지 쭈뼛쭈뼛 경기장으로 걸어 들어오고 있었다.
가볍게 스트레칭을 하던 3학년 알바데린은 토토를 눈으로 가볍게 스캔했다.
'토토 아모리, 소환학과, 2학년 진급 직후 석차는 전체 382위.'
그가 제 턱을 쓱쓱 쓸었다.
'그러면 지금은 한 350위권쯤 되려나. 2학년이 많긴 하네.'
작은 키, 구부정한 허리, 신발 끝에 고정된 시선, 불안한 눈동자.
그가 관찰하는 중에 시선이 마주치자, 토토는 거의 본능적으로 시선을 홱 돌렸다. 그러다 선배한테 실례라고 생각했는지 다시 시선을 되돌려 고개를 숙였다. 그런데 너무 과한 동작이었는지 살짝 균형이 쏠려서 앞으로 통통 튀어 나가기도 했다.
알바데린은 쓰게 웃는 얼굴로 손을 흔들었다.
'어떻게 이런 녀석이 아직도 키젠에 붙어 있을 수 있지? 2학년 2학기인데?'
들리는 소문에 따르면, 2학년은 담당교수진의 파워가 워낙 막강해서 자격 미달인 학생들도 떨어뜨리지 않고 계속 끌고 간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그게 '황금세대'의 현실이라는 게 소문의 내용이었는데, 처음엔 허무맹랑한 악담이라고 생각했지만 저런 녀석이 아직 살아남은 걸 보니 진짜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양 선수 악수."
심판인 본부 직원의 지시에, 알바데린과 토토가 다가와 악수했다.
이런 와중에도 알바데린은 정보통을 자처하는 자신의 친구가 말한 프로필을 계속해서 떠올리고 있었다.
'특기 없음, 이능 없음, 가문 고유 흑마법 없음, 특이사항은 벤야 바닐라의 돌연변이 동아리에 가입했다는 점. 벤야가 이상한 소환수를 줬을 수도 있으니 그건 주의해야겠지. 그리고 시몬 폴렌티아의 룸메이트라.'
그가 고개를 돌려 2학년 관중석에 있는 시몬을 보았다가 다시 토토를 바라보았다.
'지금까지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안 봐도 뻔하군.'
그의 눈빛이 싸늘해졌다. 밑바닥부터 자수성가하며 올라온 알바데린이 가장 경멸하는 종류의 인간이었다.
"으흡!"
갑자기 날카로워진 표정을 본 토토가 겁에 질린 표정으로 허리를 바짝 세웠다.
"제, 제, 제, 제가 뭐 잘못한 거라도......!"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잘해보자."
사람 좋은 미소를 보인 알바데린이 등을 돌렸다.
'정말로 이게 키젠과 황금세대의 현실이라면.'
졸업 전에 모두가 보는 앞에서 경종을 울리겠다. 알바데린은 그렇게 다짐했다.
이내 두 사람이 거리를 벌리고 섰다.
"그럼 2학년 팀의 토토 아모리 학생과, 3학년 팀의 알바데린 휴이오 학생의 교류전을 시작하겠습니다."
심판의 팔이 내려갔다.
"경기시작!"
호루라기 소리가 울려 퍼지는 동시에 3학년 알바데린이 지면을 박차고 뛰어나갔다.
'단번에 승부를 낸다.'
현재 2학년들의 결투평가 트렌드가 화력전이라면, 3학년들의 트렌드는 강한 압박.
키젠 3학년쯤 되는 네크로맨서들은 모두 상향 평준화가 이루어졌고, 조금이라도 시간을 주면 그야말로 흉악한 흑마법을 사용한다.
서로가 서로의 특기가 얼마나 강력한지 알고 있기에, 상대가 원하는 대로 하지 못하게 만드는 전술이 유효했다.
'초반 압박이 내 특기는 아니지만!'
그가 열 손가락을 쫘악 펴서 부딪히듯 강하게 깍지꼈다.
그의 등 뒤로 마법진이 펼쳐지고, 허리에 달려 있던 포켓 뚜껑이 열리더니 검은 흙이 그쪽으로 흘러 들어갔다.
<블랙 불릿>
타당! 타다다당!
마법진들이 불을 뿜으며 새까만 탄환이 토토에게 날아갔다. 토토는 제자리에서 뭔가 마법진을 준비하다가 급히 몸을 날렸다.
쿠쿠쿠쿵!
콰콰콰콰콰쾅!
탄환이 떨어진 곳에 광범위 폭격이 일어나며 순식간에 주위가 자욱한 연기로 뒤덮였다.
알바데린은 화약냄새 자욱한 전방을 바라보며 다음 흑마법을 준비했다.
'일단 이걸로 기선제압을 했...... 응?'
그의 눈이 가늘어졌다. 갑자기 토토가 폭발지점에서 한참 멀리 떨어진 곳에 나타나 달리고 있었다.
'어느 틈에 저기까지 갔지?'
촤아아아악-!
흙을 튀기며 지면에 착지한 토토가 새로운 흑마법을 준비했다.
중간이 뻥 뚫려 있는 고리 모양의 마법진. 그 정체를 깨달은 알바데린은 입을 벌렸다.
'......데스나이트 소환 마법진!'
워낙 바빠서 후배들의 일에는 별 관심이 없었지만, 소환학과 2학년이 데스나이트를 만든다는 소문은 들은 적 있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전체 382위가 데스나이트라니?
'심리전인가! 아니면 진짜? 어느 쪽이든......!'
"피해! 알바데린!"
'?'
관중석의 아우성을 들은 알바데린의 눈동자가 급히 옆으로 움직였다. 갑자기 바닥에서 튀어나온 커다란 지렁이 언데드가 촉수 달린 입을 벌린 채 다가오고 있었다.
-끼에에에에에에!
"크윽!"
알바데린은 준비 중이던 마법진을 취소하고 다급히 바닥을 굴러 피해냈다. 공격에 실패한 그 언데드는 다시 바닥을 뚫고 지면으로 들어갔다.
'데스웜?'
고개를 들어 앞을 보니, 두 팔을 앞세운 토토가 결연한 얼굴로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어느새 그의 주위에는 몇몇 데스웜들의 몸통이 아치를 그리며 바닥을 파고들고 있었고, 옆에 펼쳐진 아공간에서는 새로운 데스웜이 튀어나와 바닥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가, 가라!"
토토의 지시에 따라, 데스윔들의 공세가 시작됐다.
바닥에서 돌고래처럼 튀어나온 데스웜들은 살벌한 기세로 알바데린을 공격했다가 다시 머리를 꺾어 지면으로 들어가 버렸다. 생각보다 지면으로 되돌아가는 속도가 빨라서 알바데린의 입장에선 요격이 쉽지 않았다.
'역시 돌연변이 동아리. 데스웜을 쓰는 네크로맨서는 처음이군!'
알바데린이 다음 흑마법을 발동했다. 포켓에서 한 움큼 검은 흙을 꺼내 뒤로 던졌고, 이내 뒤에서 그것을 받아먹은 마법진이 부르르 떨렸다.
<블랙매터스>
키기기기기기기깅!
마법진에서 표창 형상의 금속을 연달아 토해냈다. 공중에서 산개하듯 일렬로 쫘아악 펼쳐진 그것들이 새 떼처럼 쇄도했다.
이에 대응하는 토토가 검지를 추켜올렸다.
"나와!"
-끼이이이이이!
몸집이 굵은 데스웜이 바닥을 뚫고 튀어나와 토토의 앞을 아치형으로 가로막았다.
'데스웜을 벽으로 희생한다고 해도 무른 살덩이로는 못 막아!'
알바데린은 당연히 자신의 흑마법이 데스웜을 뚫고 나갈 거라고 생각했으나.
<스케일 로드>
토토는 잽싸게 새로운 흑마법을 데스웜에게 걸었다.
순간 데스웜의 탱탱한 살덩이가 칠흑으로 이루어진 비늘로 뒤덮였다. 그것으로 알바데린의 흑마법을 모조리 튕겨낸 뒤, 데스웜이 우회하여 토토를 붙잡고 옆으로 쇄도했다.
시간 차로 위에서 아래로 떨어진 알바데린의 폭발마법이 모조리 빈 땅에 폭발을 일으켰다.
'이 자식! 위에서의 공격은 언제 눈치챘지?'
알바데린이 식은땀을 흘렸다. 교과서의 정석이라고 해도 될 만큼 훌륭한 대처였다.
원거리 공격으로는 답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투로 잡아야겠다고 판단한 알바데린은 칠흑을 밟고 토토를 향해 돌진했다.
달리는 동시에 그는 3학년 수준의 저주를 연신 난사했고, 토토는 이리 뛰고 저리 뛰며 간발의 차이로 캔슬레이션으로 쳐내는 게 고작이었다.
그러다 저주에 한 대 얻어맞은 토토가 바닥에 엎어졌다.
'이겼다!'
코앞까지 전진하는 데 성공한 알바데린이 두 손을 머리 뒤로 두는 시늉을 했다.
이내 열 손가락을 쭈욱 펴자, 아까 튕겨 나갔던 칠흑의 표창 열 장이 그의 손가락 사이로 차차착 자리 잡았다
후웅!
이내 그가 두 팔을 거칠게 휘두르는 것으로, 칠흑의 표창들이 정면에서 쏘아졌다. 사실상의 제로 거리의 공격.
그러나.
쿠르르르르르르!
이번엔 토토의 정면으로 새하얀 벽이 튀어나와 표창을 튕겨냈다.
아니, 벽이 아니라 긴 가시였다.
'뭐?'
"데스웜만 쓸 수 있는 건-"
토토가 팔을 뻗었다.
"아니에요!"
꽈드드드득!
지면에서 하나의 가시가 더 튀어나와 알바데린의 옆구리에 파고들며 밀어냈다.
"커헉!"
<서먼 스컬웜>
쿠구구구구구!
바닥을 뚫고 모습을 드러낸 건, 몸통에 뼈가시가 달린 스컬웜. 데스웜의 한 단계 상위등급으로 알려진 언데드였다.
퓨슉! 퓨슉! 퓨슉!
이내 지면에서 무차별적으로 가시가 불쑥불쑥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알바데린은 피하는 데 급급했다.
-잠깐만, 토토 잘하는 것 같지 않아?
-3학년을 상대로 나름 선방하는데.
2학년들이 그제야 웅성거리며 자세를 고쳐앉았다. 3학년들은 벌써 끝나야 했을 경기가 길어지자 초조하게 손끝을 깨물었다.
<토토 아모리 : 96%>
<알바데린 휴미오 : 80%>
'이 자식!'
알바데린의 동공에 지진이 일어났다.
'이 실력에 382위라고? 거짓말!'
전략 자체를 수정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가 멀찍이 스컬웜의 가시 사거리에서 벗어난 뒤, 주특기인 상급 마법진을 펼쳐서 몸에 붙이고 쌓아 올리기 시작했다.
토토보다 시작이 조금 늦었지만 중장기전을 바라보는 것이다.
"잘한다 토토!"
"이길 수 있어!"
이제야 2학년들이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기대도 하지 않았던 경기가 갑자기 뜨거운 열기로 차올랐다. 흐름은 토토에게 넘어왔고, 토토는 데스웜과 스컬웜의 조합으로 밀어붙이기 시작했다.
각자 상위 흑마법을 하나씩 준비하면서, 두 네크로맨서 사이에 치열한 수 싸움이 오갔다.
"꽤 놀라긴 했다만."
<쇼크 웨이브>
알바데린은 키젠 3학년답게 금방 데스웜의 파훼법을 알아냈다. 파동마법을 완성하고, 데스웜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지점에 연달아 사용했다.
-끼에에에에에!
조금 떨어진 곳에서 데스웜이 괴로워하며 땅속에서 튀어나왔다. 사념과 연결되어 있던 토토가 '헉!' 소리를 내며 충격을 받은 채 휘청거렸다.
소환수가 당할 때 술사도 충격을 입는 건 상식. 그사이 알바데린은 원거리 공격으로 토토를 몇 번 맞추는 데 성공했다.
<토토 아모리 : 51%>
<알바데린 휴미오 : 78%>
"윽, 기껏 라이프 게이지 역전했는데!"
"지지 마라! 토토!"
뒤로 밀려난 토토가 숨을 헐떡이며 한쪽 무릎을 꿇었다.
'역시 강해. 수 싸움으로는 도저히 이길 수 있는 상대가 아니야.'
이쪽의 공격 패턴은 모조리 분석당하고 있다. 심지어 지하 소환수를 파동마법으로 공격하고, 사념으로 연결된 소환술사가 충격을 받는 짧은 틈을 노려 찔러 들어오기까지.
보통이 아니었다. 노하우와 경험의 차이가 느껴진다.
'하지만!'
파동마법에 데스웜들을 하나둘 잃고 있었지만 토토는 굳건히 섰다. 그리고 팔을 앞으로 내뻗었다.
키이이이이잉!
계속해서 준비하고 있던 고리 모양의 마법진이 전면에 펼쳐졌다. 이내 뒤로 물러나며 두 번째, 세 번째 마법진을 펼쳤다.
-시몬, 나 못다 한 말이 있어.
이내 첫 번째 마법진 뒤에 아공간이 펼쳐지고, 스켈레톤이 뛰어나와 세 개의 마법진을 차례차례 통과했다.
-다이브 중에 이상한 목소리가 들렸어. 어른들이 다이브를 말릴까 봐 아무한테도 말하지 못했거든. 사실은 첫 다이브 때부터 그 목소리가 들린 것 같아.
3학년 관중석에서 '죽어도 막아!' 하는 발악 같은 외침이 쏟아졌다. 알바데린이 급히 뛰어들려고 했지만 데스웜이 지면에서 튀어나와 그를 견제했다.
-그 목소리가 계속 날 부추겼어. 이대로도 좋냐고. 평생 그렇게 유약한 과거에 붙들려 살아갈 거냐고.
토토가 품에서 뿔 달린 모자를 꺼냈다.
-지금 와선 그 목소리가 내게 좋은 이야기를 한 것 같지는 않았지만, 느낀 점은 하나 있어.
마지막 데드아머까지 입은 데스나이트가 자리에 섰다. 이어서 토토가 모자를 머리에 깊게 눌러 섰다.
-계속 이렇게 땅만 보고 있다간,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는 걸!
딸칵.
그리고 데스나이트의 전원이 들어갔다. 토토의 눈이 부릅떠지고 두개골의 안광이 거칠게 피어올랐다.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광소가 울려 퍼졌다.
경기장의 분위기가 일순간에 바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