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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크로맨서 학교의 소환천재-894화 (894/934)

네크로맨서 학교의 소환천재 894화

-옆에 앉아만 있어 주세요. 면접은 제가 거의 진행할 테니까요.

-지, 진짜?

-그럼요.

-혹시 누가 떨어뜨렸다고 막 째려보면 어쩌지?

-탈락 사인도 제가 직접 말할게요.

무수한 설득과 감언이설 끝에, 기어코 시몬은 에이젤을 면접장에 데려오는 데 성공했다. 사실 에이젤 또한 부담감을 느꼈을 뿐, 면접관 자리에 앉아야 한다는 생각은 처음부터 있었던 것 같았다.

"............."

그래도 긴장은 하는 건지, 시몬 옆자리의 에이젤은 표정이 잔뜩 얼은 채 허리를 펴고 앉아 있었다.

이내 시몬이 깍지를 끼며 말했다.

"시간이 없으니 첫 번째 분부터 바로 볼게요."

드디어 면접이 시작되었다.

문이 열리고 첫 번째 면접자가 용병 사무실 안으로 들어왔다.

"안녕하십니까, 면접관 여러분!"

유쾌한 웃음소리가 방 안에 울려 퍼졌다. 첫 면접자를 본 시몬이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당신이었냐고.'

시몬에게 몰래 저주를 걸려고 했던 떠돌이 네크로맨서, 기길이었다.

"하루 일당 50골드짜리 일을 이 기길이 마다할 리가 없습죠. 잘 부탁드립니다!"

기길이 손바닥을 비비며 이죽거렸다.

썩 마음에 드는 사람은 아니었지만 면접에 사심은 들어가선 안 되니까. 시몬이 마음을 비우고 입을 열었다.

"특기를 한번 볼게요."

"옙!"

용병들. 정확히 말하면 코어를 개방한 뒤 정규 교육이나 훈련을 받지 않고 현장 위주로 활동해 온 네크로맨서들은 공통적인 특징이 하나 있었다.

바로 1~2가지 종류의 흑마법에만 특화됐다는 점.

키젠에서는 최대한 다양한 흑마법을 가르치려 하고, 그 가운데 자신의 특기를 찾거나 여러 기술들을 조합해 더 뛰어난 기술들을 만들어 내도록 유도하지만, 이들은 그런 고급 엘리트 교육을 받을 기회가 자체가 없다.

어깨너머로 배웠거나, 돈을 내고 전수받은 흑마법을 이리저리 현장에서 굴려가며 자신에게 맞게끔 개조하며 살아왔다.

물론 어느 쪽 방법이 좋다고 우위를 가릴 수는 없다.

한두 가지의 흑마법에 올인한 네크로맨서들은 그만큼 자신의 전문분야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뛰어난 스페셜리스트.

그래서 이들을 평가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특기를 보는 것이다.

또한 판타서스가 말한 이번 원정대의 평가 기준은 오로지 '실력'이다. 시몬은 조금 기대감을 갖고 지켜보았다.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기길은 능숙하게 자신의 특기인 저주 마법진을 펼쳤다.

<기길 오리지널 - 타이트닝(Tightening)>

단번에 저주를 만들어내 근처의 선반에 쏘아 보냈다. 이내 선반이 우드득 소리와 함께 쪼그라들었다.

"어떻습니까! 제 오리지널 기술입죠! 상대가 오우거라고 해도 6~7스택 안에 질식시켜 잡을 수 있습니다!"

으음.

시몬이 애매한 침음을 흘리고 있는데, 옆에서 아주 작은 중얼거림이 들렸다.

".........개쓰레기."

면접을 보던 기길이 어깨가 움찔 떨렸다. 시몬도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지금 뭐라고?'

"뭐라고 하셨습니까? 면접관님."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른 기길이 화를 억누르듯 말했다. 에이젤이 잽싸게 입을 가리며 고개를 돌렸다.

"아, 그게......."

"평가를 해줄 거면 확실히 말해주시죠! 그래야 나중에 보완을 하든 말든 할 거 아닙니까."

"......진짜 그래도 돼?"

그 말을 기다렸다는 듯, 에이젤이 조용히, 그리고 빠른 어조로 악담을 늘어놓았다.

"회로는 조잡하지, 구성은 잡스럽지. 수많은 룬어들 중에서 하필 넥트 룬어를 메인으로 삼은 센스도 최악이고, 시전속도는 변비 걸린 굼벵이보다 느려서 그냥 손에 올가미를 들고 다니다가 던지는 게 더 빠를듯해. 오리지널은 무슨 놈의 오리지널, 바인드 저주 보고 베꼈지? 심지어 바인드의 하위호환이야. 이딴 실력으로 네크로맨서를 자칭하고 다니다니. 저주를 쓰느라 소모된 마나를 위해 자연에 사과해 줬으면 좋겠어."

시몬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의 저주가 별로라는 사실은 동의하지만, 말이 좀 심하지 않나?

풋.

입구에 서 있는 용병 사무소 직원은 웃음을 참기 힘든지 필사적으로 입을 틀어막고 있었다.

기길의 표정은 당연히 수치심으로 붉으락푸르락해졌고, 뒤늦게 분위기를 읽은 에이젤이 변명하듯 말했다.

"미, 미안. 겉멋 든 기술이 역겨워서 나도 모르게 그만......."

마지막까지 할 말을 하는 그였다.

시몬이 화가 난 기길을 중재한 뒤, 조용히 에이젤에게 물었다.

"탈락시킬까요? 선배님."

에이젤이 시선을 피하며 작게 대답했다.

"......당연한 걸 나한테 일일이 묻지 마."

내성적인 성격의 소유자일 뿐이지, 역시 흑마법에 대해서만큼은 똑 부러지는 성격이었다.

기길이 투덜거리며 밖으로 나갔고, 사무실 직원이 다음 사람을 불렀다. 기길이 나가자 그제야 에이젤이 가슴에 손을 올리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엄격하시네요."

"......그, 그런가."

에이젤이 다리를 모아 앉았다.

"그래도 내 말이 틀렸다고는 생각 안 해. 최소한의 재능도 없으면 네크로맨서 일 하지 말아줬으면 좋겠어, 그냥 그 사람의 인생이 아까워."

상대에 대한 악감정이 문제가 아니라 에이젤의 성격이 저랬다.

시몬은 키젠에서 에이젤을 처음 만난 날에 오갔던 이야기를 잠시 떠올렸다.

-혹시 제가 선배님을 실력으로 이기는 그림은.......

-응?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말고.

'유약한 최강', 에이젤 브링어.

소심한 성격과는 달리, 자신의 실력에 대한 확신만큼은 자신감이 필요하지 않은 인물.

그 성격은 여전한 듯했다.

"다음 참가자 들어오십니다."

이번에는 중절모를 머리에 짊어지고, 긴 코트를 두른 중년 남자가 뚜벅 뚜벅 걸어왔다. 잘 닦인 구두에 손에는 정장가방을 들었다.

떠돌이 네크로맨서 용병이라기에는 상당히 가지런한 모습이다.

꾸벅.

중절모를 벗어서 가슴에 대고, 한참 젊은 심사위원들에게 허리를 숙이는 모습까지 격식이 있다. 서류를 훑어보던 시몬이 눈을 빛냈다.

"공작령에서 일하시던 3위계 네크로맨서셨네요!"

"......과거의 일입니다."

그가 다시 중절모를 쓰며 답했다.

뭔가 사연이 많아 보이는 남자였다.

하지만 지금 이 자리는 과거는 중요하지 않다. 당장 사지로 들어가야 하는 원정대로서의 실력을 평가하는 자리.

"특기 보여주시죠."

고개를 끄덕인 그가 중절모를 벗어서 뒤집은 채 가만히 있었다. 시몬과 에이젤이 고개를 쭉 뻗으며 중절모 안을 보려는 그때.

쉬이이이익!

그 안에서 시커먼 뱀 같은 게 튀어나와 사무실을 몇 바퀴나 휘감았다. 심지어 창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더니, 머리통이 즉각 반대편 창문으로 들어와 시몬의 옆에서 혓바닥을 날름거리고 있었다.

'빠, 빨라.'

시몬의 눈이 휘둥그레졌고, 사무실 직원은 거의 바닥에 주저앉은 채 놀라 거품을 물 듯한 반응을 보였다.

"소환술사네."

에이젤만이 태연한 반응이었다.

"시몬 네가 결정해 줘."

"아, 네."

시몬이 정신을 차리고 소환수를 평가했다.

사실 더 생각할 것도 없었다. 시몬이 근래 본 소환수들 중에 '속도'로 치면 최고였다.

"합격입니다."

다시 뱀이 나왔던 것과 동일한 속도로 중절모 안으로 들어갔고, 그가 그것을 머리에 쓴 남자가 꾸벅 허리를 숙이며 밖으로 나갔다.

시몬이 들뜬 얼굴로 에이젤을 보았다.

"꽤 큰 전력이 들어온 것 같은데요?"

"응."

에이젤도 이번만큼은 부정하지 않았다.

"나보단 느리지만."

"......아하하."

은근히 지기 싫어하는 성격이었다.

* * *

시몬의 기대와는 다르게, 이어지는 면접자들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떠돌이 네크로맨서들은 '상하편차'가 심각할 만큼 컸다.

3년간 엘리트 교육을 몰빵받은 키젠 졸업생에 뒤처지지 않을 만큼, 자신만의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한 네크로맨서가 있는가 하면, 네크로맨서로서의 최대 업적이 코어 개방일 뿐이고 그 외에는 네크로맨서라는 이미지만으로 먹고사는 깡패에 불과한 자들도 있었다.

그러니 면접 내내 에이젤의 독설이 이어졌다.

-제발 부탁이니 개쓰레기 같은 겉멋 회로 넣지 말고 그냥 룬어의 수를 늘리세요. 흑마법은 편하게 쓰려고 하는 게 아니에요. 불편할수록 강한 게 당연하잖아요.

-칠흑의 기억하려는 성질 몰라요? 그렇게 회로가 엉망으로 꼬이도록 칠흑을 길들여 버렸으니 이번 생은 글렀네요. 빠른 자살 후 환생을 추천합니다.

-그딴 게 오리지널이면 오늘 아침에 내가 싼 똥도 오리지널이겠네요.

이건 뭐 거의 싸우자고 내뱉는 수준의 악설이었다.

당연히 한 성격 하는 용병들은 발끈했고, 바로 주눅이 들어버린 에이젤은 벽에 찰싹 달라붙어서 후배인 시몬에게 도와달라는 듯 애원하는 눈빛으로 보기도 했다.

늘 중재는 시몬의 몫이었다.

그래도 이러나저러나 에이젤의 보는 눈은 정확했다. 가끔 그는 너무 면접자들이 한심했는지 몇 가지 팁을 알려주기도 했는데.

-무슨 소리야? 나는 평생 이렇게 해왔는데!

-댁이 나보다 더 이 기술에 대해 잘 알아? 나는 이 기술을 수천 번은 더 썼어!

그냥 싸움이 날 뿐이었다. 상식이 비틀렸거나 근거 없는 미신을 믿는 사람들도 많았다. 살아온 환경 차이가 났다.

-이 어린놈의 자식이!

쾅!

심지어 누군가는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지팡이를 들고 해골 장식을 몸에 둘둘 두른 올드한 분위기의 네크로맨서가 목소리를 높였다.

-자네가 뭔데 내 능력을 폄하하는가? 나는 아직 나에게 맞는 흑마법을 만나지 못했을 뿐일세!

-아저씨. 삶이란 자신을 찾는 게 아니라 자신을 창조하는 과정이에요.

-이놈이 어른을 가르치려고!

남자가 화를 내자 에이젤이 화들짝 놀라며 책상 밑으로 숨어버렸고, 시몬은 이제 익숙하게 저주로 상대를 무력화시킨 뒤 내보냈다.

"선배님, 조금만 말씀을 순화해서 평가해 주시면 안 될까요?"

"......노력하고 있는데 잘 안 되네."

시몬이 작게 한숨을 쉰 뒤 말했다.

"다음 들어오세요."

판타서스가 말한 원정대 인원은 스무 명인데, 아직 절반도 채 뽑지 못했다. 이번에는 기대되는 사람이 와줬으면 했다.

이어서 용병 사무실에 들어온 건 희끄무레한 백발의 노인이었다. 그림처럼 늙었다고 해야 할까. 나이가 지긋해 보이는 데 무척 잘생긴 외모였다.

허리에는 검을 한 자루 차고 있었다.

"마나랑 칠흑이 거의 안 느껴지시네요."

에이젤이 지적에 노인은 허허 인지하게 웃었다.

"힘은 드러내야 할 때 드러내면 되는 것이지."

산은 산이로다 같은 답이었다.

이번엔 시몬이 물었다.

"특기는요?"

"이 검이오."

노인이 허리에 검을 붙잡았다.

용병들 중에서는 꼭 네크로맨서만 있는 게 아니었다. 무인이나 무술가, 혹은 베테랑 용병이나 퇴역군인 같은 육체파도 많았다.

바로 그 육체파를 평가하기 위한 장비도 용병 사무실에 비치되어 있었다.

"저쪽에 검을 한번 휘둘러 보시겠어요?"

장비의 겉모습은 화살의 과녁처럼 생겼는데, 무기를 휘두르는 힘을 측정할 수 있는 아티팩트였다. 사실 아티팩트라고 부르기에도 뭣한 조잡한 장비였으나 없는 것보다는 나았다.

이내 노인이 그 과녁 앞에 섰다.

스릉!

그리곤 검을 뽑아 군더더기 없는 동작으로 휘둘렀다.

화려하지 않지만 깔끔한 베기.

이내 노인이 검을 고쳐잡고는 다시 검집에 집어넣었다.

"이 정도면 되었소?"

"......."

갑자기 소름이 쭉 일어난 시몬이 벌떡 일어나 과녁을 확인했다. 겉보기에는 아무 변화도 없었지만.

꾸욱.

시몬이 손끝을 누르자 과녁의 절반이 뒤로 넘어갔다.

힘을 측정하기 위한 장치를 정확히 반으로 베어버린 것이다. 심지어 벤 흔적은 바닥을 따라 벽으로 이어져 있었는데, 벽에도 금이 가 있었다.

밖에서 웅성거리는 소리를 들은 시몬이 창밖을 보았다.

"아."

창밖에 울타리가 베어져 있고, 저 멀리까지 풀들이 갈라져 있었다.

"하, 합격입니다."

"고맙소."

노인이 꾸벅 인사하고는 밖으로 나갔다. 이내 시몬이 자리로 돌아왔다.

"마나나 칠흑은 크게 안 느껴지던데, 신기하네."

에이젤이 그렇게 중얼거렸다. 시몬도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끄흡-

다음 면접자가 들어오기 전의 짧은 여유 시간. 에이젤이 늘어지게 기지개를 켰다.

"당 떨어지네. 조금 쉬었다 할래?"

"마지막으로 딱 한 명만 더 보고 쉬죠."

아직 갈 길이 멀었다. 어떻게든 판타서스가 말한 20명을 맞춰야 했으니까.

시몬이 말했다.

"다음 분 들어오세요."

이어서 또각 또각 발소리와 함께 다음 사람이 들어왔다.

면접자를 본 에이젤의 얼굴이 빨갛게 상기되었고, 시몬은 눈이 휘둥그레진 채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자, 잠깐만!"

이곳에 있어서 안 되는 사람이 들어왔다.

늘어뜨린 비단결 같은 분홍색 머리카락에, 부담스러운 눈화장과 빨간 립스틱. 옷은 탄력 넘치는 가죽재킷을 걸쳤으며 아래는 스커트에 롱부츠.

그야말로 난해한 복장의 여자가 또각 또각 걸어와 시몬을 향해 요염하게 윙크했다.

'......에르제?'

시몬은 혼란스러울 뿐이었다.

송장거미들이랑 이 근방 정찰 좀 하라고 보내놨더니, 원정대 면접을 보러 오다니!

"안녕하세요? 엘리자베스 웨퍼라고해요!"

그녀가 활기 넘치는 목소리로 말하고는 윙크했다.

대체 엘리자베스 웨퍼라는 이름으로 신분을 얼마나 늘릴 셈인지 시몬은 문득 궁금해졌다.

"...면접 자리를 착각하신 건 아니시죠?"

에이젤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에르제베트가 호호호 입을 가리며 웃었다.

"드래곤 원정대 면접이잖아요? 이래 보여도 싸울 줄 안답니다."

에이젤이 서류를 팔락 팔락 넘겼다.

"어, 음. 경력이 전무하네요, 마담. 혹시 특기를 보여주실 수 있으십-"

쐐애액!

퍽!

난데없이 포크가 날아와 에이젤의 얼굴 바로 옆의 벽에 부딪혔다. 벽이 쩌저적 금이 갔고, 에이젤의 눈동자가 굴러가 믿을 수 없다는 듯 그 광경을 보았다.

에르제베트가 살벌한 웃음을 지었다.

"마담? 저는 열다섯 살인데요?"

'무리한 설정은 하지 마!'

시몬만 땀을 뻘뻘 흘리며 노심초사하고 있었다. 에이젤은 예전에 학교 다닐 때 기억이 되살아난 듯 몸을 웅크린 채 벌벌 떨었다.

압도적인 포식자를 보는 눈이었다.

"싸울 수 있는 분이라기엔 칠흑이 잘 느껴지지 않으십니다."

뒤늦게 정신이 돌아온 시몬이 억지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무인이시라면 옆의 물건으로 테스트해야 하는데. 음, 힘들 것 같으면 그냥 가셔도 괜찮은데요."

군단의 칠흑을 쓰지 마라.

제발 그냥 가라.

라는 말을 함축적으로 전하고 있었지만, 에르제베트는 갈 생각이 없어 보였다. 두 손으로 제 뺨을 감싸며 부끄러운 듯 다리를 베베 꼬았다.

"어머나, 전투는 제 특기가 아니지만...... 살짝 쳐볼까요?"

에르제베트가 측정 아티팩트 앞으로 왔다.

이내 손바닥을 펼쳤다.

"잠......!"

시몬이 일어나 말리려 했지만 이미 늦었다. 에르제베트의 손바닥이 아티펙트를 찰싹 때렸고.

꽈아아아아아앙!

사무소 전체가 뒤흔들리며 광풍이 불어닥쳤다.

사무소 직원이 바닥에 주저앉았고, 에이젤은 의자째로 넘어졌다.

"?!"

어느새 아티팩트는 저 멀리 사라져 있었고, 건물 벽에 거대한 구멍이 뚫려 있었다. 줄을 서고 있다가 휘말릴 뻔한 면접자들이 입을 딱 벌리며 그 광경을 지켜보았다.

"어머나, 부끄러워라."

그녀가 손을 탈탈 털며 웃었다.

"저 합격이죠?"

"하...... 합격! 합격이에요!"

대뜸 벌떡 일어난 에이젤이 기립박수를 치며 외쳤다.

시몬은 이마를 덮으며 조용히 중얼거렸다.

"나증...... 으...... 브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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