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네크로맨서 학교의 소환천재-923화 (923/934)

네크로맨서 학교의 소환천재 923화

소환 장송학 수업.

묘소 수행평가 당일.

"안녕하세요! 빠르고 은밀하게 소식을 전달하는 유령 일보입니다!"

둥근 안경을 반듯하게 낀 여성 기자가 발랄한 목소리로 인사했다.

그 주위에는 마력 촬영구 장비를 짊어진 남자들이 그녀를 둘러싸고 있었다.

"최근 결사 사태에서 맹활약을 펼친 '키젠 329기'에 대한 대륙민들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 뜨겁죠? 그래서 저희 유령 일보가 이번에 키젠 2학년에서도 화제인 '소환학과'의 수행평가 현장을 찾았습니다!"

짝 짝 짝 짝!

마력 촬영구를 든 촬영진들이 손뼉을 치며 분위기를 띄웠다.

여성 기자가 활짝 웃으며 뒤로 물러났다.

"그리고 이번 수행평가를 설명해주실 베테랑 중의 베테랑! 장송학의 엠프라 수석조교님을 모셨습니다!"

"반갑습니다."

수석조교 엠프라가 미소 지으며 다가왔다.

베테랑인 그녀였지만, 살짝 긴장했는지 입꼬리가 자연스럽지 못했다.

'출세의 기회다.'

언론의 힘은 시대를 막론하고 막강하다.

현재 그녀는 키젠 조교진 최고 연장자였다. 나이도 먹어가고 있고 자신보다 10살 아래인 교수를 모시고 있었지만, 언제까지 조교 신분으로 지낼 수는 없었다. 그녀의 마음속 야망이 번쩍이고 있었다.

"자, 수석조교님! 소환학과에서 이번 수행평가 준비에 상당히 공을 들였다고 들었는데요!"

"그렇습니다. 묘소 수업 일정이 계획된 이래로 장장 3개월 동안 이 시험장을 준비했습니다."

"네! 한번 둘러보실까요?"

두 사람은 수행평가 시험장을 돌아다녔다. 총 다섯 개의 시험장이 존재했고, 모두 동일한 위치에 동일한 구조물들이 세워져 있었다.

"이, 이게 전부 이번 수행평가만을 위해 준비된 시험장이란 거죠? 놀랍네요!"

"네. 보시다시피 장애물이 많은 시가지 위주의 전장을 준비했습니다."

수석조교가 힘주어 말했다.

"이전까지 네크로맨서 학교에서 '임시 전장'을 만든다고 하면, 숲이나 평지, 황무지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이번 결사사태에서 전투가 벌어진 장소를 분석해보니 대부분 도심지나 실내였죠! 우리 소환학과는 이런 경향을 고려하여 학생들에게 시가지 전투환경에서의 전술을 가르치고자 했습니다."

그녀가 팔을 쭉 펼쳤다.

"인공 장애물이 많은 시가지에서 가장 활용요소가 큰 흑마법이 바로 '묘소'! 저희는 이 기술을 시험장에서 평가하려 합니다."

"대단하네요! 의도와 이점 모두 명확해요!"

마력 촬영구들이 연신 깜빡이고, 기자는 정신없이 노트에 이야기를 필기했다.

수석조교는 모두가 자신에게 집중하는 지금 이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어머, 저건 성인가요?"

심지어 시험장의 중앙에는 '성'도 배치되어 있었다. 건물 5층 높이의 성문과 성벽도 재현했고, 해자까지 있다. 수석조교가 고개를 끄덕였다.

"약간의 미니 공성전을 준비해 봤습니다. 두꺼운 성벽으로 보호받고 있는 이런 장소에서도, 묘소를 이용하면 효율적으로 언데드를 풀어 넣을 수 있죠. 물론 공략이 까다로우므로 이 성 내부의 몬스터들은 '점수 배점'이 두 배입니다."

"배점! 말 나온 김에 학생들의 평가 점수에 대해서도 이야기해 주실 수 있을까요?"

수석조교가 흠흠 목을 가다듬은 뒤 설명했다.

"시험을 치는 학생은 제한 시간 20분 안에 시가지와 실내, 성 등에 자리잡은 몬스터들을 무력화하거나 제거해야 합니다. 제한 시간 안에 500마리의 몬스터 중 100마리 이상을 무력화시킨 학생은 최고점인 A+ 성적을 받게 됩니다."

기자가 고개를 갸웃했다.

"20분에 몬스터 100마리. 꽤 어려워 보이는데요."

"상당히 어려운 조건입니다."

수석조교가 진중한 목소리로 말했다.

"넓은 시험장, 무수한 장애물, 흩어진 몬스터들, 그리고 몬스터들의 위치가 장애물과 건축물 내부에 자리 잡고 있으므로 묘소의 사용은 선택이 아닌 필수겠죠."

"그렇군요! 학생들이 어떤 창의적인 방법으로 공략할지 더더욱 기대되는데요!"

기자와 수석조교는 주택가, 마차도로, 공원, 저택, 성 등을 돌아다니며 각 시험장 요소나 장애물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이런 시험장은 총 5개 준비되어 있었기에, 한 번에 학생 다섯 명씩 수행평가를 진행할 수 있었다.

제한시간 내에 모든 몬스터를 쓰러트릴 수는 없다. 학생들은 자신이 보유한 묘소와 소환수의 특성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지형을 선택하고, 시간을 적절히 분배해서 시험을 치러야 했다.

바로 어제 시험장의 구조를 공개했기에, 소환학과 학생들은 밤새도록 머리를 쥐어짜며 최적의 루트를 고심했다.

제한 조건은 늘 그랬듯 소환수를 쓰거나 소환학 계열의 흑마법만 사용할 것.

사용할 수 있는 소환수의 종류나 머릿수는 상관없다. 또한 시간이 오래 걸리는 소환마법과 묘소도 미리 준비한 채 싸울 수 있었다.

데스나이트 서머너들의 경우, 시작부터 데스나이트를 꺼낼 수 있었지만, 이런 장애물이 많은 전장에서는 유틸리티 능력이나 범용성이 높은 소환수들이 더 유리했다.

강한 소환수를 갖지 못한 학생들도 단번에 높은 성적을 따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너무 잘 봤습니다! 조교님! 소개해 주셔서 감사했어요!"

시험장을 한 바퀴 돌아보고 시작장소로 돌아온 기자가 활짝 웃으며 말했다. 수석조교도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바로 수행평가를 치를 학생을 만나보겠는데요!"

그녀가 팔을 옆으로 보내며 말했다.

"329기 소환학과를 대표하는 인물! 아니, 학교를 대표하는 인물이겠죠! 바로 바로! 시몬 폴렌티아 학생회장을 모시겠습니다!"

곳곳에서 커다란 박수와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학생 휴게실에서부터 시몬이 걸어오고 있었다.

* * *

10분 전.

학생 휴게실.

"시몬, 피곤하겠네."

토토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소파 옆자리에 앉은 로레인도 조용히 한마디 했다.

"수행평가에 집중해야 하는데 인터뷰 일정이 잡혀 버려서, 괜찮아?"

"괜찮아."

시몬이 태연히 웃으며 말했다.

"외부에 키젠을 알리는 것도 학생회장의 의무잖아."

"대-박!"

그때 에슈가 통통거리는 뜀박질로 조원들에게 달려왔다.

"밖에 기자들이 쫙 걸렸어! 유령 일보라니! 저기서 한마디만 해도 신문에 실리는 거겠지? 너무 부럽다!"

"......아하하."

그녀가 홱 고개를 돌려 시몬을 보았다.

"회장! 약속했다? 학과 내에서 요즘 눈에 띄는 동기가 있어요? 하고 물으면 에슈 아르젤이요 하고 대답하는 걸로!"

"당연하지."

시몬은 평소같이 맞장구치듯 대답했지만, 로레인은 그의 얼굴에 그늘이 드리워진 걸 눈치챘다. 뭔가 고민이 있어 보였다.

'시험을 앞두고 인터뷰가 부담스러운 걸까? 지금이라도 내가 가서 말릴까?'

하지만 사실 시몬의 고민은 완전히 다른 문제였다.

'화이트가 안 보여.'

수행평가 때만큼은 화이트가 포탈을 타고 넘어가는 일은 일어나지 않길 바랐는데, 화이트가 어느 순간 사라져 버렸다. 지금 조교들이 나가서 그를 찾고 있다.

신경 쓰지 않을 수 없었다. 늘 그렇듯 초대형 아공간에 군단을 데리고는 왔다.

만약 중앙 연구소에 간 거라면? 그 기회를 놓친 거라면?

입가가 바싹 마르는 기분이었다.

"다들 안녕~"

바로 그때, 학생 휴게실에 세르네가 손을 흔들며 이쪽으로 걸어왔다. 시몬이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세르네!"

"시몬, 잠깐 볼까요?"

두 사람이 구석으로 가서 작은 목소리로 속닥거리며 이야기했다.

로레인이 찜찜한 표정으로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데, 에슈와 토토의 대화 소리가 들렸다.

"토토, 요즘 조장이랑 세르네랑 부쩍 자주 붙어 다니는 것 같지 않아?"

"그, 그러게."

그 말을 들은 로레인의 심장이 한 차례 덜컹했다.

사실 마음속으로 부정하고 있었지만, 자신도 그 사실을 체감하고 있었다.

대체 무슨 일이 있는 걸까.

자신에게는 왜 상담해 주지 않는 걸까.

로레인이 걱정스럽게 지켜보고 있는 사이, 시몬과 숙덕거리던 세르네가 눈동자를 굴려 힐긋 이쪽을 응시하더니, 여우 같은 미소를 흘렸다.

'!'

그 모습을 본 순간 로레인의 가슴에 불이 타오르기 시작했다.

그녀는 자신이 느끼는 이 감정이 무엇인지 이해하지 못했다.

"그럼 수행평가 힘내요! 시몬."

세르네가 가볍게 시몬의 어깨를 툭툭 터치하고는 살랑거리는 걸음으로 떠났다. 시몬은 길게 한숨을 내뱉더니, 조원들에게로 돌아왔다.

"시몬. 무슨 일 있어?"

토토가 긴장한 얼굴로 물었다.

그리고 이 순간, 고개를 든 시몬의 눈이 오늘 하루 중 가장 초롱초롱 밝게 빛나고 있었다.

"파이팅 한번 하고 가자!"

고민이 한 방에 해소된 듯한 표정이었다.

"갑자기?"

"그래, 하자! 하자!"

활기 넘치는 에슈가 바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네 사람이 손을 모았다.

파이팅!

10조원들이 손을 들어 올리며 파이팅을 외치고, 토토만 뻘쭘하게 손을 내렸다가 얼른 다시 주춤거리며 위로 손을 올렸다. 그때 휴게실 밖의 하수인이 외쳤다.

"시몬 학생회장님! 말씀드렸던 인터뷰 부탁드리겠습니다!"

"네, 갈게요!"

시몬이 빙글빙글 웃으며 밖으로 나갔다.

세르네와 이야기를 나누는 순간 저렇게 변하다니, 역시 뭔가 이상하다. 로레인은 굳은 표정으로 그의 등을 지켜보았다.

'다행이다!'

사실 시몬이 웃는 이유가 있었다.

화이트가 자리를 비운 건 포탈이 아니라 그냥 사소한 사고였다. 여기까지 오는 중에 또 새 떼에 정신이 팔려 있다가 무리를 놓친 것이다. 다시 조교들이 찾아내서 무사히 데리고 왔으며, 세르네가 화이트에게 신호를 보내 확인하니 아무 일도 없었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단순한 해프닝이라는 결론.

마음이 든든해진 시몬이 앞으로 걸어 나왔다.

"그럼 바로 수행평가를 치를 학생을 만나보겠는데요!"

유령 신문 기자가 활짝 웃으며 외쳤다.

"329기 소환학과를 대표하는 인물! 아니, 학교를 대표하는 인물이겠죠! 바로 바로! 시몬 폴렌티아 학생회장을 모시겠습니다!"

박수갈채와 커다란 환호성을 받으며 시몬이 앞으로 나왔다.

"안녕하세요, 시몬 폴렌티아입니다."

"만나서 영광이에요! 이번에 인상 깊은 활약을 했다고 들었는데요! 우선......."

시몬도 기분이 좋았기에 인터뷰에 적극적으로 임했다.

이번 결사 사태에 대해서도 몇 가지 물어본 기자가 드디어 본론을 말했다.

"이번 수행평가에서는 주택가, 마차도로, 공원, 저택, 성이 있는데요. 어떤 곳을 위주로 공략할 계획이신가요?"

"아, 솔직히 말씀드리면."

시몬이 무안하게 웃으며 뒷머리를 긁적였다.

"시험장에 대해 따로 공략을 준비하진 않았습니다."

"......??"

예상에 없던 답변이었기에 모두가 당황한 표정으로 시선만 주고받았다.

학생이 시험장에 대한 공략 없이 어떻게 시험을 치른단 말인가.

"펴, 평소 실력을 믿고 열심히 하겠다는 말씀이시군요! 아하하! 알겠습니다!"

어떻게든 수습한 여성 기자가 뒤로 물러나며 소리쳤다.

"저희가 더 이상 방해하면 안 되겠죠! 이제 저희는 물러나 시몬 폴렌티아 학생회장의 수행평가를 지켜보겠습니다!"

촬영진 모두가 뒤로 물러났다. 대기 지역인 결계 안으로 들어와 마력 촬영구로 시몬의 등을 비추게 했다.

시몬이 가볍게 스트레칭을 하며 준비하는 사이, 엠프라 수석조교가 말했다.

"시몬 학생은 정말 타고난 네크로맨서입니다. 구울의 리노의 황금선 수업 당시 제가 직접 시몬 학생을 가르칠 때......."

"실례합니다!"

그때 조교 한 명이 헐레벌떡 대기실로 뛰어왔다.

아론의 전공 소환학 수석조교였다. 그녀가 기자에게 뭐라고 설명하자, 기자가 아쉬운 입맛을 다셨다.

"그럼요, 협조해 드려야죠. 키젠의 지침이 그렇다면 어쩔 수 없네요."

결국 모두가 마력 촬영구 전원을 껐다. 수석조교 엠프라가 눈에 불을 켜고 말했다.

"야, 뭐니?"

"죄송해요, 언니."

아론의 수석조교가 단호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아론 교수님의 명령이에요. 네크로맨서의 전력이 외부에 노출되는 건 막아야 한다고, 학생회장의 수행평가에 대한 모든 정보를 차단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그녀가 기자들을 돌아보았다.

"기사는 물론 여기서 본 광경은 외부에 절대 발설해선 안 됩니다. 다시 한번 부탁드립니다."

"그, 그럼요."

키젠에 찍히면 일자리를 잃는 정도로 끝나지 않으니 유령 일보 모두가 정신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엠프라 수석조교가 쩝 하고 입맛을 다셨다.

'하여간 다른 과목 수행평가에까지 간섭을.......'

그래도 담당교수의 명령이니 까라면 까야 했다.

그녀가 속으로 한숨을 쉬며 시몬의 등을 바라보았다.

'직속제자라고 금이야 옥이야 키운다니까. 단순한 묘소 활용 시험인데 뭘 대단한 걸 한다고.'

이내 주위에 소란이 잦아들고 정적이 찾아왔다.

후읍 하고 길게 숨을 들이마신 시몬이 눈을 떴다. 아까 웃는 얼굴로 인터뷰하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있고 전투에 최적화된 완벽한 집중력만이 자리 잡았다.

-시험번호 5번, 시몬 폴렌티아 학생.

수행평가를 주관하고 있는 본부직원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준비가 끝났다면 오른손을 드세요.

시몬이 천천히 오른손을 들어 올렸다.

-카운트 다운 5.

우웅!

조교들과 기자들이 있는 곳이 결계로 덮이며 수행평가 시험장과 완전히 분리되었다.

-4. 3.

숫자가 내려가며 시몬이 천천히 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마침내.

-1.

우웅!

시험장 하늘에 커다란 숫자가 떠올랐다.

[09:59:59]

뒤에서 지켜보던 기자가 손뼉을 쳤다.

"시험이 시작됐습니다! 촬영은 금지됐지만 과연 키젠의 학생회장은 어떤 코스부터 공략할지...... 응?"

뭔가 이상했다.

시몬은 움직이지 않았다. 시작 지점 그 자리에서 손을 치켜세울 뿐이었다.

"묘소 생성."

쿠구구구구구궁!

엄청나게 거대한 비석이 바닥에서 솟구쳤다. 비석에는 온갖 마법진들이 덕지덕지 붙어 있었다.

지켜보던 기자들은 물론, 스크린으로 보던 학생들도 눈을 크게 떴다.

"추, 출발 안 하고 뭐 하는 거지?"

"시작 지점에서 묘소를 생성했어! 왜 저래?"

쿠구구구구구궁!

주위의 하늘이 온통 먹구름으로 뒤덮였다. 세상이 한층 어두워지고 나무가 쏴아아아 흔들리며 대기가 울부짖는다.

기후마저 바꾸는 듯한 거대한 힘의 울림.

이내 비석의 연기가 허공에서 뭔가를 일으키고 있었다.

심연을 연상케 하는 흐릿한 안개 속에서 한 쌍의 눈동자가 빛을 번쩍인다. 이내 그 안에서 크고 흰 뭔가가 서서히 아가리를 들이민다.

"아."

털썩.

앞에서 지켜보고 있던 기자는 그 모습에 주저앉았다. 모두가 경악하며 입을 벌렸다.

[나와라.]

이 모든 흐름을 관조하며, 시몬이 천천히 오른팔을 펼쳤다.

[미르미즈.]

캬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세상이 개벽하는 울림이 시험장 전체에 울려 퍼졌다.

결계 안에 있는 사람들도 귀를 틀어막거나, 자리에 주저앉았다.

마력 출력기로 상황을 지켜보던 학생들도, 건물 너머로 들리는 소리에 하나같이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

세상이 한번 뒤엎어지고.

-......시, 시몬 폴렌티아 학생.

모두가 멍하니 있는 가운데 본부직원의 당혹스러운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의 앞에 보이는 마나 스크린에, 조금 전까지만 해도 푸른색이었던 500개의 점이 전부 붉게 물들어 있었다.

-시, 시험 종료! 시험 종료입니다!

그의 목소리가 갈라졌다.

-시험 시간 5초! 5초 안에 몬스터 500마리 전원 무력화됐습니다!

얼빠진 정적 속에서, 시몬이 손을 탁탁 털며 미소 지었다.

"A+, 맞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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