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크로맨서 학교의 소환천재 933화
위잉! 위잉!
결사의 연구소 전역에 요란한 경보음이 울려 퍼졌다. 로브 차림의 연구원들이 정신없이 대피로를 통해 도망치고 있었다.
-침입자. 침입자 발생.
-전 병력은 전투태세. 연구원들은 신속히 대피로로 이동 바랍니다.
"이게 다 무슨 일이야? 침입자라니!"
"들어올 방법은 포탈밖에 없을 텐데, 어떻게 침입자가 들어왔단 거지?"
도망치는 중에도, 결사의 연구원들은 이 사태가 어떻게 일어난 건지 끊임없이 고찰하고 있었다.
"제일 마지막 포탈 사용자는?"
"W-1입니다!"
"왕자 후보인가. 혹시 그 실험체가 배신한 건......."
"그럴 리가 있나! W-1의 머릿속에는 명령을 받고 복종하는 체계만 들어 있네! 애초에 배신이 불가능하도록 설계됐단 말이네!"
"게다가 항상성이 있어서 외부의 저주나 정신 이상 증세 효과를 받아도 바로 풀려나게 되어 있습니다!"
"그만들 해요. 여기서 우리끼리 싸워봐야 뭐가 해결되겠어요."
그렇게 다른 사람들을 타이른 여성 연구원이 싱긋 웃으며 옆을 보았다.
그 옆에는 멍한 얼굴의 연구원이 달리고 있었다. 두 사람의 몸에는 깃털이 덕지덕지 붙어 있었는데, 바로 환상 마법을 뒤집어쓴 세르네와 화이트였다.
세르네가 조용히 물었다.
'다른 화이트들이 어디 있는지 알아요?'
끄덕.
화이트가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옆으로 손짓했다. 이들을 따라서 대피하다가 중간에 슬쩍 빠져나갈 생각이었다.
그런데.
"역시 W-1은 진작에 폐기했어야 했소!"
한 연구원의 외침에 화이트의 눈썹이 움찔했다.
"매그너스가 선택을 마쳤으니, W-1도 다른 녀석들처럼 깔끔하게 폐기하면 좀 좋아? 키젠에 잠입했다는 게 뭐가 아까워서 내버려 뒀단 말이오! 이미 키젠 놈들도 눈치챈 것 같은데!"
"눈치챘다는 것도 추측일 뿐이지 않나. 발락이 죽은 이상 키젠과의 유일한 연결책인데 바로 죽이기엔 아깝지."
"그 미련 때문에 이런 꼴이 나지 않았소! 다들 잘 들으시오! 실험체는 정확히 처음에 구상한 목적대로만 사용하고 그 일이 끝나면 폐기해야 하는 게 맞소! 어르신에게 이런 추태를 어떻게 보고하- 커헙!"
얼굴이 벌게져서 설교하던 연구원이, 갑자기 팔을 들어서 스스로 제 얼굴을 때렸다.
그가 넘어지자 다른 연구원들이 놀라며 멈춰섰다.
"괜찮으십니까?"
"끄윽! 방금 뭔...... 아악!"
급히 일어나려던 그가 다시 제 다리에 걸려 바닥에 넘어졌다. 허리에서 부드득 소리가 났다.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눈물 콧물을 줄줄 쏟아냈다.
'가요.'
다들 혼란에 빠진 사이, 화이트 쪽으로 다가온 세르네가 눈을 찡긋하고는 옆을 가리켰다.
'다른 화이트들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잖아? 아직 포기하지 말아요.'
* * *
결사 중앙연구소.
최상층 모니터실.
우웅- 우웅-
연신 알림음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마나 스크린으로 상황을 살피던 결사의 일원들이 다급히 소리쳤다.
"남쪽 경비대 전멸했습니다!"
"정예 네크로맨서 팀 20명 전멸!"
그리고 모니터실 중앙에 턱을 괸 채 삐딱하게 앉아 있는 거구의 사내.
적색 코트를 입었으며, 고릴라를 연상케 하는 얼굴에 커다란 콧구멍, 품에는 책을 한 권 들고 있었다. 그가 짜증 섞인 얼굴로 보고를 듣다가 말했다.
"처단 부대는?"
"처단 부대 50명! 침입자가 있는 홀로 돌입합니다! 침입자가 있는 곳 도착까지 1분!"
한 요원이 마나 스크린을 보다가 말했다.
"두 명 당했습니다! 이제 48명! 아니, 46명! 어어......? 24명! 11명......!"
그가 입을 벌리며 거구의 사내를 돌아보았다.
"전멸...... 했습니다."
쾅!
거구의 사내가 주먹으로 테이블을 내려쳤다.
모두가 흠칫하며 뒤를 돌아보았다.
"대체 누가 포탈로 들어왔길래 이런 꼴이냐? 아직도 홀의 광경을 볼 수 없나?"
"이제 거의 다 됐습니다. 타이론 님."
한 네크로맨서가 인상을 찡그리며 흑마법을 사용하고 있었다.
그가 두 손을 펼치자 칠흑이 일렁이며 지도처럼 변하더니, 그 안에서 흐릿하게 홀의 광경이 보였다.
타이론이라고 불리는 사내가 다가와 그 광경을 바라보았다.
홀 내부는 온통 피범벅이었고, 사람들이 쓰러져 있었다. 힘겹게 안으로 들어오는 데 성공한 처단 부대가 하나둘 비틀거리다가 엎어졌다.
그리고 중간에 떡하니 서 있는 남자.
백조처럼 새하얀 정장을 입고, 고상한 중절모를 머리에 얹은 채 웃고 있었다.
"......바힐 아마가르."
타이론의 표정이 심각하게 굳어졌다. 그가 주위를 둘러보며 말했다.
"다른 자들은 몰라도, 키젠의 바힐 아마가르만큼은 적으로 돌려선 안 된다고 몇 번을 말했을 텐데."
"그, 그게......! 이럴 리가 없습니다!"
로브를 뒤집어쓴 한 연구원이 고개를 연신 숙였다.
"명령하신 대로 그와 접촉해서 원하는 '물건'을 건네줬습니다! 그런데 왜 우리를 공격하는......!"
바로 그 순간.
홀에서 바힐이 고개를 드는 모습이 보였다. 마치 흑마법을 사용한 이쪽을 똑바로 보고 있는 듯한 광경이었다. 이내 그가 슬쩍 미소 짓자, 모니터실 곳곳에서 놀란 소리가 튀어나왔다.
푸화악!
지도 마법을 사용한 네크로맨서가 일순 코에서 피를 강처럼 쏟으며 바닥에 쓰러졌다.
"허어억!"
"뭐, 뭐야?"
모니터실의 요원들이 기겁하며 물러섰다.
[찾으려고 했는데, 수고를 덜었습니다.]
바힐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것을 신호로.
피잉-!
또 한 명이 피를 쏟으며 쓰러지고.
스르르륵.
또 다른 한 명이 전신에 까만 반점이 생긴 채 엎어졌다. 사람들이 정체불명의 증상을 호소하며 픽 픽 쓰러지고 있었다.
중간에 굳건히 서 있는 건 타이론뿐. 연구소의 모니터실은 전멸이었다.
"빌어먹을."
타이론이 코에 흐르는 코피를 가볍게 쓱 닦고는 고개를 돌려, 한쪽의 마나 스크린에 커져 있는 중앙연구소의 지도를 바라보았다.
바힐이 침입한 홀을 중심으로 방대한 칠흑의 흐름이 퍼져 나가고 있었다. 마치 바다에 오염물질이 방류되어 붉게 물들듯, 연구소 대부분이 저주로 오염되어 가고 있었다.
"......마음만 먹으면 세상도 쥐고 흔들 수 있는 남자가, 왜 학교에서 애들이나 가르치고 있는 거지?"
이대로는 위험하다.
타이론은 자신이 움직여야 할 때임을 직감했다.
* * *
"혈천 1부대, 계속 돌입한다."
바힐을 죽이기 위한 결사의 시도는 계속되고 있었다. 이번에는 혈천교의 잔당으로 이루어진 부대가 바힐이 있는 중앙 홀로 진입하고 있었다.
"다들 정보를 떠올리면서 접근해라! 같은 지면에 3초 이상 발을 붙이면 블리딩, 숨을 5초 이상 쉬고 있으면 시크니스, 붉어진 벽에 닿으면 페럴라이즈다!"
"질병 저주에 걸리는 조건도 외워!"
저주를 헤쳐 나가는 과정에서 경험이 축적되고 있었다. 결사의 일원들은 바힐의 저주를 피할 방법을 공유하며 접근해 나갔다.
그러나.
"으윽!"
안다고 피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고.
"지면에 발을 닿을 수 있는 기간이 3초라며? 더 짧아졌어! 수치가 바뀌었다!"
"아니, 바닥은 이제 계속 디뎌도 상관없어! 천장의 빛에 노출되지 마!"
무엇보다 바힐은 이미 퍼져 있는 저주의 구성과 조건을 실시간으로 바꿔 나가고 있었다.
-아아아아악!
-파, 팔이! 내 팔이!
쿵!
털썩.
30명으로 출발한 부대는 눈 깜짝할 사이에 한 명만이 남게 되었다.
그 살아남은 한 명은 혈천교 주교 출신의 강자였다. 하지만 상태는 좋지 않았다. 두 눈이 퍼렇게 변했고, 상반신의 절반이 석화되고, 몸 곳곳에 독버섯들이 피어난 채로 주춤거리며 홀 안으로 들어왔다.
"오."
홀 안에서 저주주문을 외우고 있던 바힐이 그 모습을 보며 빙긋 웃었다.
"축하합니다. 당신이 처음으로 이곳까지 도달한 사람입니다. 그런데......."
털썩!
주교가 바닥에 무릎을 꿇고 눈코입에서 피를 줄줄 쏟아냈다.
"상태는 좋지 않아 보이는군요."
이미 너무 많은 저주에 당했다. 바힐의 앞에 도달한 것만으로도 그는 죽기 직전의 상황까지 몰렸다.
"저주학이란 학문은 참 대단하지 않습니까?"
바힐이 두 팔을 들어 올렸다.
"적과 직접 맞닿아 싸우는 건 품위가 떨어지죠. 남을 저주하는 것만큼 쉽고 효율적인 일이 없습니다. 싸우기도 전에 적을 약화시켜 내게 닿을 일말의 가능성조차 지운다. 그것이 저주의 정수입니다. 그래서 나는 우리 학생들에게 무조건 저주를 전공하라고 권합니다만......."
그가 난감한 미소를 흘리며 턱을 쓸었다.
"마음처럼 안 되는 학생도 한 명있어서 가슴이 아픕니다."
"어째서......."
"?"
입가에서 한 차례 피를 토한 혈천교 주교가 덜덜 떨리는 고개를 치켜들어 바힐을 보았다.
"후욱! 어째서 우릴 공격하는 거지? 우리는 네가 원하는 물건을 만들어줬다! 쿨럭! 쿨럭! 네놈도 흥미를 느끼지 않았나!"
"그랬었죠."
바힐이 저벅저벅 걸어갔다.
"당신들은 제안했습니다. 너를 위한 '시몬 폴렌티아'를 만들어주겠다고. 지금의 시몬 폴렌티아는 주위의 영향을 너무 많이 받아서 네가 원하는 것과는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으니, 가짜 시몬 폴렌티아를 더 완벽한 시몬 폴렌티아로 교육시켜서 네 꿈을 이루라고. 아주 재미있는 제안이었다는 건 인정합니다."
그가 조소했다.
"물론 큰 기대는 하지 않았습니다만, 그래도 모든 연구에는 배울 점이 있으니 허가했습니다. 내 시간도 꽤 소모했죠. 그런데 그 결과물이란 게 혹시......."
우웅!
그가 손바닥을 펼치자 허공에 마법진이 일어났다.
그 마법진에서 한 소년이 천천히 걸어왔다.
머리까지 뒤집어쓴 지저분한 로브, 뾰족한 코와 초점 없이 멍한 눈을 가진 12세 정도의 소년이었다.
"......'이걸' 말하는 거였습니까?"
"그래! 그게 네가 원하는 물건이지 않나! 네가 말한 대로 소환학에 때 묻지 않은 시몬 폴...... 커헙!"
혈천교 주교가 말을 멈추더니 입을 쩍 벌렸다. 이내 그의 입안에서 튀어나온 혓바닥이 꽈배기처럼 배배 꼬였다.
"말이 선을 너무 넘는데."
바힐의 두 눈에서 안광이 번쩍였다.
커흐흡!
주교가 눈물을 줄줄 흘리며 두 손을 허우적댔다. 금방이라도 혀가 입에서 뽑혀 나올 것 같았다.
"자, 다시 한번 자세히 보십시오. 자세히! 이딴 게 시몬 폴렌티아라고요?"
바힐이 손짓하자, 주교가 허공에 뜬 채 시몬의 분신 앞에 끌려 나왔다. 그가 미친 듯이 고개를 내저으며 부정했다.
"아르에레가에랴악! 에레렉!"
"아니지? 그렇지? 그래요."
바힐이 손짓하자, 혈천교 주교의 혀가 2미터 넘게 쭈우욱 길어졌다.
그 혓바닥이 스스로 제 목을 휘감아 조이기 시작했다
"이딴 게 감히 시몬 폴렌티아여서는 안 되는 겁니다. 나를 욕하는 건 참겠지만, 이건 나의 시몬에 대한 중대한 모욕이에요."
"커흐어얽!"
제 혀에 목이 졸려 죽어가는 혈천교 주교를 바라보며, 바힐은 시몬의 분신의 머리에 가볍게 손을 올렸다.
"이런 건."
푸화아아아아아악!
분신의 몸이 새까만 액체로 변해서 내려앉았다. 이내 흐물거리는 물이 바닥을 검게 물들였고, 남아 있는 건 주인을 잃고 바닥에 떨어진 옷가지뿐이었다.
"시몬이 될 수 없습니다."
"아락륵라라라락!"
바힐이 빙긋 미소 지었다.
"오히려 세상에 단 하나뿐인 오리지널 시몬에 대한 내 집착이 더 커져 버리기만 했으니, 이를 어찌하면 좋겠습니까."
그가 손가락을 튕기자, 길어졌던 주교의 혀가 원래대로 돌아왔다.
주교가 헉헉 소리를 내며 목을 붙잡고 엎드린 채 몸을 파르르 떨다가, 이내 바힐을 올려다보며 짓씹듯 말했다.
"네놈만큼...... 미친...... 새끼는...... 본 적이 없......!"
"칭찬 고맙습니다."
바힐이 물건 치우듯 팔을 휙 휘두르자, 주교의 몸이 날아가 벽에 처박히며 핏줄기가 터져 나갔다.
그대로 즉사였다.
바힐은 태연히 저벅저벅 걸어가 품에서 아티팩트 하나를 꺼냈다. 작은 시계의 형상을 하고 있는 그것은 공간 좌표를 기록하는 물건이었다.
"밖에 좌표를 보낸 지가 꽤 됐으니, 지금쯤이면 반응이 와야 할 텐데."
파삭!
그때 마침 근처의 허공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바힐이 그럴 줄 알았다는 듯 미소 지으며 뒤로 한 걸음 물러났다.
파삭! 파직!
채카아아아아아앙!
이내 허공이 유리창처럼 깨져 나가며 커다란 포탈이 열렸다. 그리고 그 안에서 한 남자가 뛰어나왔다.
터엉.
검은 코트를 휘날리며 바닥에 내려온 그가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이내 로브가 벗겨지며 긴 더벅머리가 드러났다.
바힐이 반갑게 인사했다.
"어서 오십시오. 아론 선배."
"......."
키젠에서 보낸 지원군은 다름아닌 아론이었다.
그는 피투성이가 된 주위를 쭉 한번 훑어보았다.
"알레이스터 님과 협상하느라 고생 좀 했습니다. 다른 까마귀들 대신 아론 선배가 여기 와야 한다고 몇 번을......."
"화이트가 결사의 실험체였고, 지금 이곳에 있다고 했나?"
아론이 바힐의 말을 끊고 말했다. 바힐이 혀를 차며 고개를 끄덕였다.
"구하러 가지."
"잠깐만요. 선배."
바힐의 말에 아론이 걸음을 멈추었다.
"당신은 '가짜'여도 상관없는 겁니까?"
바힐이 삐딱하게 웃으며 옆으로 가서 섰다.
"늘 마음속에 품고 있지 않습니까. 교수로서, 매그너스라는 학생을 망쳐 버린 죄책감을."
"......."
아론이 고개를 내렸다. 바닥에 새까만 액체가 흐르고 있었다.
"화이트가 매그너스의 복제품이라는 건 어느 정도 짐작했으면서, 왜 가짜에게 마음과 노력을 쏟았던 겁니까?"
그렇게 묻는 바힐의 표정이 일순 싸늘해졌다.
"그렇게 자기 자신을 학대하면, 속죄하는 기쁨이라도 가지게 되는 건지요?"
주위에 정적이 깔렸다.
걸음을 멈춘 아론이 고개를 돌려 바힐을 완전히 바라보았다.
"그딴 이유는 아니다."
"?"
"화이트는 재능이 있어서 직속제자로 삼았을 뿐이고, 학생을 지키는 건 교수의 의무다. 그뿐이다."
"아하."
바힐이 이마를 덮으며 쓴웃음을 흘렸다.
"역시 처음부터 끝까지 요령이라곤 없는 사람이군요."
"불만인가?"
"그럴 리가요."
우르르르르르르!
바로 이때. 바힐의 저주의 지속시간이 끝나고, 외부에서 충원된 결사의 병력들이 몰려와 홀을 포위하기 시작했다.
아론이 손바닥으로 눈두덩이를 문지르며 말했다.
"더 싸울 수 있겠나?"
"당연한 말씀을."
과거엔 함께 키젠을 다니던 소년들이, 이제는 성인이 되어 저벅저벅 앞으로 걸어갔다.
"이러고 있으니 옛날 생각나지 않습니까?"
바힐이 팔을 뻗었다.
하늘에 거대한 저주의 눈들이 연달아 떠올랐다.
"그때는 철이 없었지."
아론이 팔을 뻗었다.
그의 뒤에서 아공간이 연달아 열리더니 거대한 언데드 함선이 하늘 위로 솟구쳤다.
"놈들을 죽여라!"
그와 동시에 결사의 군대가 우르르르 두 사람에게 쏟아져 들어왔다.
바힐과 아론이 거의 동시에 입을 벌리며 광소했다.
쿵-!
연구소 한복판에서 일어난 거대한 폭발이 주위를 집어삼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