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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보면 볼수록 궁금해 애가 타는 여자 (24/31)


24. 보면 볼수록 궁금해 애가 타는 여자
2023.05.20.



 


“다 모였나?”

“예, 모두 기다리고 계십니다.”

라일리를 저택에 데려다준 기브넨은 곧바로 호라이즌에 복귀해 학술원으로 향했다.

미리 학술원의 임원을 소집해놓으라 명을 삭이 잘 받든 덕분에 그는 회의장으로 걸음을 옮기기만 하면 되었다.

회의장에는 총 일곱 명의 평의원이 모여 있었다.

그리고 학술원 재직 학생이자, 호라이즌 학술원의 예비 평의원 자리에 내정된 리브네 역시 이번 자리에 함께했다.

기브넨이 삭과 함께 회의장으로 들어서자 리브네를 제외한 평의원 모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그를 맞이했다. 리브네만이 불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다리를 꼰 채, 그를 노려보고 있을 뿐이었다.


‘대체 무슨 개수작이야.’

리브네는 기브넨을 불신했고,


‘대체 무슨 일로 평의회를 소집하신 거지.’

평의원들은 기브넨의 속내를 파악해 보려 기를 쓰면서 긴장하고 있었다.

그도 그럴 만한 게 학술원은 호라이즌 부설 기관 중에서도 독립적 성향이 강한 곳이기도 하고, 리브네가 이곳에 있는 덕에 마탑의 총괄 책임자인 기브넨과는 크게 교류할 일이 없었다.

의결을 거치고 거쳐 올린 최종안을 결재받는 것 이외에는 기브넨과 엮일 일이 거의 없었다. 기브넨 역시도 학술원 측에는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다.

지난번 마탑주 취임 리셉션 때도 짤막하게 인사를 나눈 게 전부.

사실상 기브넨이 마탑주에 취임한 이후 처음 마련된 자리였다.

이상할 게 없는 광경이지만, 서로 낯설어하는 상황이 펼쳐졌다.


“모두 오랜만입니다.”

기브넨이 유쾌하게 인사를 건넸다. 평의원 모두 예를 갖춰 인사를 올렸다.


“앉으시죠.”

모두 자리에 착석하자 기브넨이 웃으며 말했다.


“언제 한 번 이런 자리를 마련했어야 하는데, 이제야 평의회를 소집하게 되었습니다. 모두 잘 지내셨습니까?”

평의원들이 하나둘씩 잘 지낸다 답하며 근황을 전했다.

그렇게 간단한 인사치레가 끝이 나고 기브넨은 바로 본론을 꺼냈다.


“길게 이야기하는 것도, 쓸데없는 사담을 늘어놓는 것도 좋아하지 않으니 바로 본론부터 말하겠습니다.”

평의원 모두 기브넨을 주목했다.

그리고 그의 입에서 폭탄 발언이 터져 나왔다.


“제가 추천하고 싶은 장학생이 있는데, 시험을 볼 기회를 주셨으면 합니다.”

평의원들은 서로를 눈짓을 주고받으며 눈치를 살폈다. 얼마나 당황한 것인지 눈알이 튀어나오려는 것도 모자라 붕어처럼 입을 뻐끔거리는 이도 있었다.

그리고 당혹스러움이 짧게 지나간 자리에는 노골적인 불쾌함이 덧대어졌다.


“이미 시험 응시 기간은 끝났습니다. 시험도 마감되었지요. 단 한 명의 학생을 위해서 교수들을 소집하란 말씀이십니까?”

“대체 저희를 뭘로 보고 그런 부탁을 하시는 겁니까! 그런 말도 안 되는 말을 하러 여기까지 발걸음 하신 겁니까?”

“이해할 수가 없군요. 마탑주께선 누구보다 공과 사를 확실히 구분하는 사람이라 생각했는데.”

성난 소리를 듣는 기브넨은 평온한 반면, 정작 이 사태를 지켜보고 있던 리브네의 얼굴이 새빨갛게 물들었다. 당장에라도 욕을 바가지로 퍼부어줄 것 같은 성난 얼굴을 한 그녀는 수치심에 주먹을 바들바들 떨었다.

당장에라도 기브넨에게 달려들 기세였으나 그녀는 부글부글 끓는 속을 억누른 채로 기브넨을 노려보기만 했다.


“아무튼 죽었다 깨어나도 그 제안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명령이라 해도 말입니다!”

“추천 장학생 제도는 엄연히 존재하는 공식 제도이고, 나 역시 스승님의 추천 장학생으로 호라이즌에 입학했었는데 뭐가 문제입니까? 없는 제도를 만들라는 것도 아닌데.”

“그때도 말이 많았습니다!”

“그럼 그때 제도를 없애든 뭐든 했었어야지.”

“……그 제도에 대해선 없애려고 지속적으로 논의 중인 부분이었습니다.”

“논의 중이었다는 거지 없애지는 않았지.”

평의원들이 내키지 않는다는 듯 눈빛을 주고받았다.

사실 추천 장학생 제도 자체는 학술원 역사상 꾸준히 뛰어난 인재를 배출해온 제도이기는 했다.

다만 최근에는 형평성 문제가 불거지고, 이를 악용하는 사태도 발생하면서 내부에 칼바람이 한 번 크게 불었다. 그 뒤로 없애야 한다, 계속 두어야 한다 찬반 논쟁을 이어가며 논의 중인 사항이었다.


“게다가 시험을 볼 기회를 달라는 거지, 당장 입학시켜 주자고 한 게 아닌데 왜 그렇게 발끈하십니까.”

“……크흠, 다른 누구도 아닌 마탑주의 추천인이라면 불공정 논란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추천 장학생 제도로 논란에 불을 지핀 건, 일전 마가로프 교수의 로비 사건 때문 아니었나? 학술원에 걸맞은 능력의 인재도 아닌 자를 뒷돈으로 교수를 매수해 억지로 합격시킨 사안이고, 나는 그냥 시험 볼 기회를 달라는 건데. 같은 선상에 놓고 비교할 거리는 아니라고 보는데.”

“로비 사건이 내부를 휩쓸고 간지 고작 3년입니다.”

“그 로비 사건과 이번 안건은 별개로 둬야지. 난 그대들에게 내 추천 장학생을 학술원에 입학시켜달라 억지를 부리는 게 아니지 않습니까. 여태 그랬듯, 추천 장학생에게 시험 볼 기회를 달라는 말이지.”

기브넨은 주저하는 평의원들을 몰아붙였다.


“마법사는 나라의 관리를 받는 특별한 인재입니다. 모두에게 공평하고 공정한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고 말씀하셨지만, 현실은 어떻습니까. 내가 추천하려는 자는 마법사로 태어났음에도 마법사로서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사각지대에 방치되었습니다.”

“…….”

“미처 손이 닿지 못한 이들에게 기회의 장을 내어주는 것 역시 국가 인재를 길러내는 이곳 학술원에서 지향해야 하는 공정, 공평한 교육관이 아닐까요.”

“크흠.”

“시험을 볼 수 있는 기회와 자격을 주십시오. 시험을 통과하지 못한다면 학술원 입학을 깔끔하게 포기시키도록 하죠. 시험을 통과할 정도의 인재라면 저희 측에서 놓치는 게 오히려 손해 아닙니까.”

노발대발했던 임원들은 새파랗게 어린 마탑주의 화려한 입놀림에 하나둘씩 할 말을 잃어갔다.

당장 학술원에 입학시켜달라는 것도 아니고, 시험을 칠 기회를 달란 거면 크게 문제가 있을까 싶기도 했다. 자격이 안 되는 이를 뽑아서 넣는 것도 아니고 단순히 기회를 제공하는 것 정도는 크게 문제 될 것이 없지 않을까?

하필 추천인이 마탑주라는 게 긁어 부스럼 거리가 될 수는 있겠으나, 간혹 다른 아카데미나 학술원에서 될성부른 떡잎들을 스카우트해오는 경우도 흔했으니까…….

평의원들이 잠깐 동안 회의 시간을 가졌다. 결론은 금방 나왔다.


“시험 자격 부여 정도는 괜찮을 것 같습니다.”

“하면 곧바로 절차를 밟도록 합시다. 관련 서류는 삭을 통해 전달하겠습니다.”

“시험 일정을 당장에 잡을 수는 없습니다. 교수진들도 학기 준비로 바쁩니다. 때마침 한 달 뒤 일반인 전형 시험 응시 기간이 시작됩니다. 그때는 모든 교수진이 학술원에 있을 테니 그때 준비해서 시험 자리를 따로 마련해 보겠습니다.”

“알겠습니다.”

기브넨이 자리에서 일어서고 평의회가 끝이 났다.

아주 오래간만에 소집된 의회치고 안건은 싱겁기 그지없었던지라 모두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기브넨이 자리를 비우자마자 의원들끼리 술렁이기 시작했다.


“대체 어떤 인재이길래, 마탑주께서 직접 발걸음 해서 평의회까지 여신 건지 모르겠습니다.”

“애초에 리안스터 공이야 이미 융 님의 수제자로 공인된 상태에서 추천 장학생 절차를 밟고 입학한 것이라 따로 검증 절차를 밟을 필요가 없었는데, 혹 제자를 새로 두신 게 아니겠습니까?”

“어허, 새파랗게 어린 게 뭔 벌써 제자를 둔단 말이오. 마탑주의 제자는 공식적으로 차기 마탑주로 지명되는 것이나 다름없는데 임기 초기에 벌써 제자를 둔단 말이오?”

“전 마탑주께서도 일찍이 제자 여럿을 두시지 않았습니까.”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지금 마탑주께선 너무 어리지 않소. 거의 핏덩이나 다름이 없는데…….”

“리브네 님께선 아시는 것 없습니까?”

평의원의 물음에 리브네는 고개를 내저었다.


“제가 저 4차원 또라이놈의 머릿속을 어떻게 알겠어요?”

리브네의 말에 평의원들 모두 내색하진 않았지만 공감했다.

어린 마탑주는 예상이 가지 않는 자였다. 뭘 하든 항상 파격적이고 기괴한 행보를 보였는데 이는 융의 제자 시절부터 유구했다.

이런저런 근심 걱정이 태반인 가운데, 한 평의원이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얼마나 대단한 인재일지 기대가 됩니다.”

 

***



“처음부터 계획한 일이셨습니까?”

“뭐를.”

“라일리 아가씨를 학술원에 보내는 것이요.”

“아니.”

“계획된 일이 아니라고요?”

“충동적으로 결정된 일이긴 하지.”

평의회를 소집한 것은 마력 유무 검사를 시행하기 위해서였다.

호라이즌 학술원은 마법부 몰래 마력 유무 검사를 시행할 수 있는 유일한 장소였다.

평소 마법사를 통제하고 억제하는 마법부에 강한 불만을 가지고 있는 평의원들의 특성상, 위법 행위라 할지언정 눈감아줄 확률이 높았다.

기브넨의 원래 계획은 라일리의 마력 유무 검사를 실시하고 비밀리에 마법사 협회에 등록한 이후, 마력이 꼬이거나 폭주하는 일이 없도록 관리하는 것이다. 공부를 시킬 생각은 전혀 없었다.

그러나 학술원을 둘러보는 라일리의 모습은 누가 봐도 학술원에서 공부를 하고 싶어 하는 모습이었다.


“공부가 하고 싶나 봐.”

“…….”

“이왕에 데리고 있는 거. 호라이즌에 걸맞은 인재로 길러내는 것도 재밌겠다 싶어. 확실히 썩혀버리기엔 너무 아까운 인재라.”

“예? 그렇게 말씀하실 정도입니까? 전혀 그렇게 안 보이는데요…….”

“전혀 안 그렇게 보이지만, 뭔가 있으니 스승님이 그렇게 노발대발하며 그녀를 맡긴 거겠지.”

“…….”

“도대체 무슨 힘을 감추고 있는 걸까 궁금하기도 하고. 지금은 각성되지 않은 상태라 마법조차 사용하지 못하는 것 같은데 각성되면 스승님께서 우려하던 그것이 뭔지도 알게 되겠지.”

뭔가 있겠지.

제대로 가공되지 않은 보석은 돌멩이에 지나지 않지만, 가공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라일리는 분명 보석일 것이다. 태생부터가 범상치 않은 여자니까.


“차라리 잘됐어. 내 저택에 가둬두기만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앞마당에 풀어놓고 관리하는 것도 방법이지.”

“……그나저나 라일리 아가씨께서 학술원 시험을 통과할 정도의 재능이 있습니까?”

“몰라.”

“……그런데 평의회부터 소집하시면 어떡합니까.”

“그냥, 잘할 것 같아. 피와 유전은 못 속이지. 다만 마력을 개방했을 때 얘기야. 시험 전까지 시간이 있으니 최대한 해볼 수 있는 건 해봐야지. 때마침 이쪽 분야에 적격의 인물이 있기도 하고.”

“설마…….”

기브넨은 이미 그녀를 어떻게 교육할지, 그녀의 교육자로 누가 적임자인지 다 생각해두었다.

그의 입가에 즐거운 미소가 번져나갔다.


“재밌어, 라일리 에아달린.”

보면 볼수록 궁금해서 애가 타는 여자니까.

두고 보면 재미있을 거야.

분명히.

***

하고 싶은 것도, 해야 하는 것도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남들이 진로를 탐색하고 각자의 꿈을 향해 한발씩 나아갈 때, 라일리는 멍청하게도 어떻게 하면 가족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을까만 궁리했다.

혼자 세상에 남겨진다는 게 너무 무서워서, 너무 고독해서. 기댈 수 있는 존재, 의지할 수 있는 존재. 애정과 사랑에 집착했다.

아무 이유 없는 혐오에 이유를 찾으려 애쓰면서. 왜 저들은 나를 미워할까, 왜 나는 미움받기만 하는 걸까. 그 이유를 스스로에게 묻는 것으로 급급한 삶. 자기혐오만이 가득한 삶.

그런 시궁창 같은 삶에서 미래나 꿈을 생각하는 것은 사치였다.


‘그런 내가 학술원이라니…….’

“아가씨, 삭 님께서 도착하셨습니다. 얼른 나오세요.”

“……벌써?”

“네.”

외출 준비를 끝낸 라일리가 방을 나왔다. 지금 막 도착한 삭이 라일리의 손등에 짧게 입을 맞췄다.


“데리러 왔습니다, 아가씨.”

“……호라이즌에는 갑자기 왜 가는 거야?”

“한 달 동안 아가씨의 교육을 적음할 만한 자가 호라이즌에 있어요. 자리를 비울 수가 없으니 아가씨께서 호라이즌으로 가시는 수밖에 없습니다.”

호라이즌 입학시험 전까지 한 달 정도의 여유가 있었다.

그 한 달 동안 기브넨은 호라이즌 시험에 합격할 수 있도록 도와줄 스승을 구했다. 호라이즌에서 일하고 있는 자로, 호라이즌 학술원 재학 시절 수석을 놓친 적이 없는 천재라고 했다.

그런 엄청난 분을 스승으로 둘 수 있는 건 행운이지만, 한편으로는 겁이 나는 것도 사실이었다.

답도 없다며 내쳐버리면 어쩌나 싶었다.

라일리는 부유석 마차에 올라타며 한숨을 내쉬었다.


‘어쩌다 이렇게 된 거지.’

정신 차리고 보니 일이 일사천리로 진행되어 있다.

학술원에 다니면서 공부하는 이들이 멋있다고는 생각했지만, 당장 학술원에 다니고 싶은 건 아니었는데 어쩌다 시험을 한 달 앞두고 엄청난 대마법사에게 교육을 받는 상황까지 온 걸까.


‘정말 현실성 없다.’

이곳에 온 지 거의 한 달이 다 되어가건만.

여전히 꿈을 꾸고 있는 것 같다.

·
·
·



“이곳으로 들어가시면 됩니다.”

삭이 라일리를 데리고 도착한 곳은 일전에 라일리도 와본 적이 있는 곳이었다.

호라이즌의 지하 가장 아래층에 위치한 ‘마력 저장소.’

삭이 돌아가고, 홀로 덩그러니 남겨진 라일리는 마력 저장소로 통하는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일전에 기브넨과 견학을 할 때는 사람이 없었지만, 이번에는 누군가 있었다. 넓은 저장소 안에서 저 멀리 떨어져 있는 누군가의 형체는 작은 점처럼 보였지만, 이내 그 점이 점점 커지더니 이윽고 코앞에 키가 큰 사내가 나타났다.


“!”

갑작스러운 등장에 놀라버린 라일리가 뒤로 발라당 넘어졌다.


 
그러자 웬 거지꼴을 한 남자가 라일리를 보며 기가 막히다는 듯 신경질을 냈다.


“넌 뭐야.”

“……예?”

“뭔데 여기 기어들어 왔냐고, 너 누군데.”

사전에 이야기가 돼 있던 게 아니었어?

당황한 라일리는 일어날 생각도 하지 못한 채 남자를 빤히 올려다보기만 했다. 그러자 남자가 답답하다는 듯 가슴을 두드렸다.


“넌 입이 장식이냐?”

“…….”

“사람이 물었으면 말을 해야 예의지, 너 누구냐고.”

예의라곤 쥐뿔도 없는 말본새로 예의를 운운하는 상황이 웃기긴 했으나, 라일리는 자리에서 일어서 자기소개를 했다.


“라일리 에아달린입니다.”

“그게 누군데.”

“……예?”

“난 들어본 적이 없는 이름인데.”

이쯤 되니 뭔가 잘못되었다는 확신이 섰다. 삭이 착각했다거나, 뭐 그런 거.


“삭이 여기에 스승님이 있을 거라고…… 했는데요.”

“삭이? 아아, 기브넨 그 또라이 자식이 말한 놈이 너야?”

“…….”

남자는 라일리를 요리조리 뜯어보더니 이내 기가 막힌다는 듯 머리를 부여잡았다.


“……이 개자식이 미쳤나. 이제는 하다 하다 이딴 코흘리개를 가르치란 거야, 지금?”

라일리의 얼굴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어쩌지.

아무래도…… 시작도 전에 망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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