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2. 독식 (12/118)


#12. 독식
2022.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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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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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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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한번 해볼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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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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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꿈 먹고 싶다며. 지금 한번 먹어봐.”

산은 침대 헤드에 팔꿈치를 대고 비스듬히 턱을 괸 채 말없이 강을 바라보았다.

숨결이 느껴질 만큼 가까워진 그녀가 기대에 가득 찬 눈을 빛낸다.

그 모습이 마치, 사자 앞에서 ‘나 좀 잡아 잡수시오.’라고 말하는 용맹한 사슴 같아 보였다.

아니지.

이건 용맹한 게 아니라, 어이가 없는 거지.

말이 안 되는 일이다.

아마도 서강은 20년이나 악몽에 시달리며 담력을 키운 탓에 무서울 게 없는 모양이었다.

하긴. 제 목숨을 닭 모가지 비틀 듯 비틀려던 여잔데 무서운 게 있을 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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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냥 가만히 있으면 되나? 얌전히 자면 돼?”

조잘조잘 떠드는 그녀의 모습을 조용히 바라보던 그는 이내 포기한 듯 웃고 말았다.

무를 수 없는 일이니, 미룬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다.

그러니 매도 먼저 맞는 게 낫다는 심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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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들어. 이제부터 설명해줄 테니까.”

산이 말하자, 강은 고개를 몇 번이나 끄덕이며 의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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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잠이 들 때, 나랑 닿아 있기만 하면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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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닿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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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 부위 중 어디든, 나와 닿아 있는 거. 그게 네가 악몽을 꾸지 않고, 나는 나대로 식사를 할 수 있는 방법이야.”

강의 얼굴이 경직됐다.

그럼 그동안 내가 잠들 때마다, 매번 곁에 있었던 거란 말이야?

게다가 신체 접촉이 발동 조건이라고?

어디가 닿아 있었는데?

생각하는 게 그대로 드러나는 얼굴을 보며 산이 피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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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하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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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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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손만 잡고 잘 테니까.”

덧붙여 말했다.

시험해볼래? 일단은 새끼손가락부터.

그가 새끼손가락을 올무처럼 걸었다.

그러고는 그녀를 향해 조용히 속삭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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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자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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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지켜보니까 못 자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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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해져야지. 앞으로 매일 이럴 텐데.”

산의 말에 강은 얽힌 손가락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그러다가 곧 결심한 듯 힘을 주며, 단단히 제 손가락을 걸었다.

눈까지 감고 나니, 손가락에 감각이 더욱 집중됐다.

어쩐지 이상한 기분이다.

늘 서늘했던 그의 체온이 꼭 불이라도 붙은 것처럼 뜨겁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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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이 너무 뜨거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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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 생각하니까 흥분돼서 그래.”

가볍게 건넨 말에 선득한 답이 돌아왔다.

놀리는 건지, 진심인 건지.

멀어지는 의식 너머로 산의 마지막 인사가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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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먹을게, 강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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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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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자.”

신호탄이 쏘아 올려지듯 순식간에 어둠이 덮쳐왔다.

의식은 최면이라도 걸린 것처럼 한순간에 멀어져버렸다.

산은 그녀의 곁에 앉아 말없이 잠든 강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한껏 들뜬 사람처럼 떠들던 서강이 얌전해졌다.

마치 죽은 것처럼.

서늘한 달빛이 내려앉은 아름다운 얼굴이 마치 잘 빚어진 밀랍 인형 같다고 생각했다.

그동안 그는 늘 강이 한참 악몽을 꾸고 있을 때쯤, 뒤늦게 나타나 그녀의 꿈에 침투하곤 했다.

그렇게 들어간 꿈속에서 강을 비롯한 ‘모두’에게 자신의 존재를 드러낸 뒤, 그녀의 무의식을 안고 꿈에서 빠져나왔다.

남은 일은 간단했다.

잠든 그녀를 지켜보며 남은 꿈의 조각을 먹다가 조용히 자리를 뜨면 그만이었던 일.

식사는 그 정도로도 충분했다.

하지만 오늘부터는 강이 꿈을 꾸는 것과 동시에 그녀의 악몽을 흡수해야 했다.

현존하는 가장 맛있는 꿈을 독식하게 된 것에 기뻐 날뛰어야 마땅한데, 그보다는 걱정이 앞서는 게 사실이었다.

몽마도 인간과 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는 맛이 더 무서운 법.

이성을 잃고 폭식하게 될까 봐, 선뜻 손을 내밀기가 망설여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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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제력이 필요 없었던 건, 그만큼 네가 간절하지 않았기 때문이야.’

꿈의 주인이 했던 말을 떠올리며 마음을 다잡아본다.

정말로 강이 죽어버리기라도 하면, 아쉬워지는 건 제 쪽이니까.

걸려있던 손가락을 살며시 빼내자, 기다렸다는 듯 악몽이 발현되기 시작했다.

평화로웠던 얼굴에 조금씩 두려움이 스미기 시작했고, 예쁜 미간이 일그러진다.

껍데기만 그럴듯하던 얼굴은 그제야 혼이 깃든 것처럼 보였다.

인간의 공포심처럼 생동감 넘치는 감정이 또 있을까?

제 목숨을 담보로 협박하던 모습이 괘씸해 조금 두고 보기로 했다.

영혼의 일부인 꿈을, 먹던 비스킷 나눠주듯 먹어보라고 한 게 어이없어서도 그냥 두고 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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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음.”

그녀가 신음하기 시작했다.

느긋하게 관망만 하던 산은 그제야 거리를 좁혀 다가갔다.

엄지로 좁아진 미간을 살살 문질러주자, 강의 얼굴에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평화가 찾아들었다.

약간의 악몽을 흡수한 것만으로 온몸의 혈류가 빠르게 도는 기분이었다.

그는 이불 위에 놓인 하얀 손을 쥔 채, 천천히 공기를 마시듯 그녀가 내뱉는 공포를 흡수하기 시작했다.

강이 내뱉는 숨과 손끝을 통해 전해지는 긴장감이 남김없이 산에게로 흘러들었다.

언제나 그랬듯, 서강의 악몽은 전율이 흐를 만큼 맛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꿈은 엄청난 만족감을 가져다주는 동시에 엄청난 갈증을 느끼게 했다.

머리카락이 쭈뼛 섰다.

한 방울도 남김없이 먹고 싶다는 본능적인 생각이 이성을 뒤흔들기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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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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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턱이 팽팽해지도록 힘을 주며 강의 하얀 목덜미를 노려봤다.

꿈이 이 정도인데, 혼은 얼마나 맛있을까.

눈이 뒤집혀 목을 졸랐다는 잡귀의 심정을 백번 이해할 것 같았다.

심장이 점점 빠르게 뛰는 게 느껴졌고, 들고 나는 숨이 거칠어지기 시작했다.

그러다 결국 튕겨 나가듯 물러서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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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장.”

바닥에 넘어진 그가 주먹으로 바닥을 내려쳤다.

원하는 만큼 먹게 해주겠다는데, 이게 이토록 괴로운 일이 될 줄이야.

간절히 원하던 걸 독식하게 된 순간에, 먹는 게 버거워 밀어내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산은 난생처음 자제력이라는 걸 끌어올리며, 눈을 감았다.

날뛰는 본능을 억누르는 일은 생각보다 고역이었다.

.
.
.

강은 천천히 감긴 눈을 떴다.

익숙한 천장이 시야에 들어오고, 두어 번 눈을 깜빡이던 그녀는 이내 벌떡 몸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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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

아직 꿈인가?

진짜 깨어난 거 맞아?

어리둥절한 마음에 제 뺨을 더듬어봤지만, 피부에 닿는 모든 감각이 이것이 현실임을 알려주고 있었다.

눈을 가늘게 늘이며 기억을 헤집어본다.

뭔가 꿈을 꾸었던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기억이 날 듯 말 듯했지만, 지우개로 어딘가가 지워져 버린 것처럼 떠오르는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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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악몽을 꾸지 않았다고?”

직접 겪었으면서도 믿을 수 없는 일이었다.

상황을 인지하고 나니, 낮에 잠깐 잠들었던 것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몸이 개운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숙면이 주는 만족감에 삶의 질이 순식간에 바닥에서 우주를 뚫고 나아간 듯한 기분.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오랫동안 저를 괴롭혀오던 악몽에서 드디어 멀어질 수 있게 된 현실이 무척이나 감격스러웠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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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맙소사.”

강은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싼 채 어깨를 떨었다.

세상 어떤 말로 지금의 마음을 표현할 수 있을까.

숱하게 지새웠던 밤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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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러다 뒤늦게 산의 존재가 떠올랐다.

재빨리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이미 그는 사라진 후였다.

흐트러진 이불과 꽉 쥐었다 놓은 것처럼 저릿한 손바닥의 감촉만이 산이 다녀갔음을 알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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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너까지 먹고 싶어지면?’

타고나길 자제력이 없어, 쉽지 않을 거라던 그의 말처럼 양껏 악몽을 먹어 치운 일이 여러 의미로 꽤 곤욕이었던 듯싶다.

이렇게 도망치듯 제 곁을 떠난 걸 보면 말이다.

그 고역을 알 길 없는 그녀는 그저 처음 느껴보는 행복감에 젖어 실없는 사람처럼 웃음만 흘렸다.

고개를 돌려 바라본 하늘에 서서히 여명이 밝아오고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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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아침!”

밴의 문을 연 그녀가 씩씩하게 먼저 인사를 건넸다.

뒷좌석에 앉아 있던 산이 느리게 시선을 돌렸고, 강의 우렁찬 기백에 움찔 놀란 삼영이 이내 밝게 따라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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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강이…… 기분이 엄청 좋아 보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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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 푹 잤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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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푹 잤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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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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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안 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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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하나도 안 꾸고.”

믿기지 않는다는 듯 되물은 말에 그녀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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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오늘 같은 컨디션이면 하루에 스케줄 몇 개라도 다 소화할 수 있을 거 같아.”

평소와 달라도 너무 달라진 강을 한참이나 살피던 삼영은 이내 다행이라며 웃고는 차를 출발시켰다.

하지만 놀라운 건 그게 다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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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산아.”

옆자리에 앉은 산에게 살갑게 인사를 건네는 그녀의 모습에 삼영은 저도 모르게 브레이크를 꾹 밟았다.

……안녕, 산아?

아예 고개를 돌려 쳐다보는 삼영의 모습에 강이 어깨를 으쓱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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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오빠가 동갑끼리 친하게 지내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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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랬지. 친하게 지내면 좋지.”

어제까지만 해도 경계심이 하늘을 찌를 것 같았는데, 고작 하루 만에 무슨 일이 벌어졌나 싶었다.

이 묘한 기시감은 뭐지?

혹시 강이도 소고기 얻어먹었나?

그런 우스꽝스러운 생각을 하며, 괜히 목덜미만 긁는 그였다.

차가 신호를 받고 다시 움직이기 시작하자, 그녀가 다시 산에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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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잘 잤어?”

그러자 그가 턱을 괸 상태로 고개만 돌리며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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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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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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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식하는 바람에 못 잤어.”

산의 대답에 삼영이 웃음을 터트리며 끼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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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맛있는 것도 과식하면 탈 나는 법이다, 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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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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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맛있는 거 먹으러 간다더니.”

그가 낄낄대며 늘 가던 카페 방향으로 핸들을 틀었다.

이제는 완전히 몸에 배버린 습관 같은 거였다.

그런데 그녀는 평소처럼 샷을 때려 넣은 커피가 아닌 스무디를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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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 요거트 스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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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크림이랑 시럽이랑 과자 많이 올려서.”

먹을 것에 처음으로 열의를 보인 모습이 신기했다.

삼영이 일단 알겠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산은 어제 먹은 게 목 끝까지 차 아무것도 안 들어갈 거 같다며 사양했다.

잠시 후.

강은 그가 사다 준 스무디를 먹기 시작했다.

부담스러울 만큼 올라간 토핑 때문에 뚜껑도 제대로 안 닫혀 있던 상태였지만, 덜어내는 것 없이 맛있게 먹었다.

그 모습을 룸미러로 바라보던 삼영이 흐뭇하게 웃었다.

내 새끼 입에 밥만 들어가도 배부르다더니.

엄마들 심정이 이런 심정일까 싶어 자꾸만 저도 모르게 웃음이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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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 맛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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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나 단 거 좋아하나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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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안 좋아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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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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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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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게 이렇게 맛있는 줄 몰랐으니까.”

그녀가 입가에 묻은 크림을 빨아먹으며 해맑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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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을 잘 자서 그런가. 입맛이 확 도네.”

전에는 미처 몰랐던 즐거움이었다.

소소한 행복은 그렇게 작지만, 확실히 강의 마음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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