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7. 달콤함이 세상을 구한다. (17/118)


#17. 달콤함이 세상을 구한다.
2022.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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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됐으니까 오늘은 오지 마. 어차피 잠도 안 올 거 같으니까.’

홧김에 던진 말이었지만, 차라리 잘된 걸지도 몰랐다.

준비할 새도 없이 일어난 삶의 변화를 이해하고 받아들일 시간은 분명 필요했으니까.

하지만 자신을 보던 한산의 나라 잃은 표정은 좀처럼 잊히질 않는다.

식사 한 끼 굶게 된 게 뭐 대수라고 그런 표정을 짓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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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 가지가지 신경 쓰이게 하네, 정말.”

목에 걸린 가시가 따로 없었다.

그녀는 집에 오자마자 옷과 가방을 아무렇게나 던져놓고, 곧장 욕실로 들어갔다. 그러고는 미지근한 물로 샤워를 하며 열을 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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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몽만 안 꾸면 자유로워질 줄 알았는데…….”

인생, 한 치 앞도 알 수가 없다.

게다가 오늘 같은 일이 앞으로 제가 감내해야 할 수많은 일의 시작에 불과하다고 생각하니, 숨이 턱 막혀왔다.

강은 쏟아지는 물줄기를 맞으며 산이 했던 말을 되짚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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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돼서 그랬어. 네 눈에는 모든 사람이 인간으로 보이겠지만, 나는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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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온 시간이 긴 만큼, 나쁜 짓 하기도 수월했을 거라는 생각은 안 해?”

촬영장에서 냉랭하게 마주하던 두 남자의 모습이 떠오른다.

혹시나 반이 정말로 인간이 아닐 수도 있을까 상상해봤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그건 아닐 것 같다는 결론만 나왔다.

그들이 기척을 감추는 게 능숙한 존재라고는 해도, 함께해온 시간이 있고, 감이라는 게 있으니 말이다.

물론 산이 아무 이유 없이 그런 일을 벌였을 거라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근데 문제는 그게 머리로는 이해하면서도, 상황이 만든 피로감은 가시질 않는다는 점에 있었다.

샤워를 마친 그녀는 대충 머리를 말린 뒤 쓰러지듯 침대에 누웠다.

열 받아서 잠도 안 올 줄 알았는데, 이 와중에도 몸은 정직했다.

긴장이 풀리고 나니, 미친 듯이 잠이 쏟아지기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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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줄 알았으면 오지 말라는 말은 하지 말걸.”

산에게 큰소리를 쳤던 게 금방 후회되었다.

양쪽 모두가 원하는 걸 얻는 거래인데, 왜 아쉬워지는 건 늘 제 쪽일까.

아마도 그는 대체 방법이 있었지만, 자신은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머리카락을 움켜쥔 채 갈등하던 강이 이불을 뻥 차며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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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짜증나! 지금 와서 번복할 수도 없고, 진짜……!”

식욕은 어떻게든 참아보겠는데, 쏟아지는 잠까지 참는 건 무리였다.

20년 동안이나 매일 꾸던 꿈이니까, 오랜만에 한번 맞닥뜨려볼까도 잠시 고민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그건 정말 미친 짓이었다.

악몽도 악몽 나름이지.

제가 꾸는 악몽은 자신의 과거, 현재, 주변 상황과 밀접하게 연결된 형태인 데다, 스케일이 달랐다.

물먹은 솜처럼 늘어진 몸을 일으킨 강은 책을 한 권 꺼내 읽기 시작했다.

하지만 피곤한 상태에서 글이 눈에 들어올 리가 없었다.

결국 얼마 못 가 포기하고, 불을 끈 채 다시 침대에 누웠다.

스멀스멀 올라오는 불안감에 눈을 말똥말똥 뜬 채 가만히 누워 시간만 죽이기를 얼마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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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아.”

그녀의 입에서 체념한 듯한 탄식이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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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겠다. 당장 죽게 생겼는데 자존심이고 나발이고.”

하루 이틀 보고 말 사이도 아닌데, 시간 끌어봤자 저만 손해였다.

강은 못 이긴 척, 마음을 가다듬었다.

그러고는 곧 소심한 목소리를 쥐어짜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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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산.”

큰맘 먹고 부른 이름이었는데, 어쩐지 사위는 고요하기만 했다.

너무 작아서 안 들렸나?

그녀는 상체를 세우고 일어나 조금 더 크게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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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산!”

그러나 정적은 계속됐고, 그 어떤 반응도 돌아오지 않았다.

……안 온다 이거지?

오기가 생긴 강이 단전에 힘을 모으고 목청껏 소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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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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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 안 먹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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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

깜짝 놀란 그녀가 소리가 난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어둑한 벽에 기대고 있던 산이 그림자 밖으로 걸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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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왜 그렇게 음침하게 나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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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이라도 켜놓고 부르던가,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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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기척 정도는 하고 나타날 수 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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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구사항이 점점 많아진다?”

그의 반박에 할 말이 없어진 강은 괜히 입술만 비죽였다.

잠시 어색한 정적이 흘렀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그녀만 어색하고 민망한 정적이었다.

부른다고 단숨에 나타난 저쪽은 별로 자신의 행동이 민망하지도, 자존심 상하지도 않는 눈치였다.

혹시 부르면 올 수밖에 없다고 했던 게 선택이 아니라, 불가항력의 힘에 의해서인가?

어쩐지 혼자 줄다리기를 한 기분이다.

허공을 배회하던 강의 시선이 산의 손에 들린 크래프트 포장지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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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고 있는 건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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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거.”

그가 제 손에 들린 걸 살짝 올려 보이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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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줄 서 있길래 사 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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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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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플이라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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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걸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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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여자들은 단 걸 먹으면 기분이 풀린다고 하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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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중을 파악하지 못한 그녀가 잠시 침묵했다.

그러자 산이 슬쩍 눈치를 보듯 테이블로 가 사 온 것을 펼쳤다.

번개처럼 떠오른 아이디어가 바로 이거였다.

달콤한 것.

스무디를 먹으며 달콤함이 세상을 구한다는 말을 이해하겠다던 서강의 모습이 생각났던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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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방해하려던 의도는 아니었어.”

그제야 강도 그가 무얼 말하고 싶었던 건지 알 수 있었다.

산은 아까의 일을 미안해하고 있는 거였다.

부르기 전엔 오지도 말라고 했던 거에 자신이 화가 났다는 걸 알고, 어떻게든 마음을 풀어주려고 노력했다는 증거가 바로 저…… 와플이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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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줄 서서…… 먹을 걸 사 왔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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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좋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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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그건 아닌데.”

북적이는 맛집 앞에 줄 서 있었을 그의 모습을 상상하니, 저도 모르게 입꼬리가 실룩였다.

그러다 결국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산이 그녀를 보며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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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풀렸어?”

하지만 강은 대답도 못 하고 웃기만 했다.

저 덩치로 주인 몰래 사고 친 대형견마냥 저러고 있으니, 웃지 않고는 배길 수가 없었다.

그리고 그녀가 웃는 걸 본 그는 큰 깨달음을 얻은 어린아이처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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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인간들은 단 걸 좋아하는구나.”

다음엔 초콜릿 가게를 몽땅 털어와 버려야겠다고 말하는 모습이 퍽 진지했다.

강은 그런 산을 보며, 마음 한쪽이 씁쓸해지는 걸 느꼈다.

뭐랄까.

딱히 그가 싫은 건 아니었지만, 혼자가 익숙했던 삶에 불편한 반려가 생긴 느낌이랄까?

떼어놓고 싶은 꼬리표가 달라붙은 느낌이라고 표현하면…… 상처받겠지?

하지만 깊이 생각해보면 그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산이라고 좋아서 제 옆에 붙어 있겠나. 그저 필요에 의한 공생인 것을.

그러니 누가 누굴 일방적으로 상처입혔을 거라는 생각 자체가 오만이었을지 모른다.

어쨌든 다시는 악몽을 꾸던 삶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그러려면 산과 잘 지내는 수밖에 없다.

그와 그림자처럼 달라붙어 살아야 하는 이 삶이 언젠가는 굉장히 곤란해질 날이 올 수도 있지만, 그건 먼 훗날의 일일 테니 당장 걱정해야 할 일은 아닐 것이다.

아마도 그게 영원은 아닐 테니까.

강은 그런 생각을 하며 걸음을 옮겼다.

양치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썩 먹을 게 당기진 않았다.

게다가 이 시간에 저런 걸 먹으면 살만 찔 테고.

하지만 사 온 쪽의 성의를 생각해 맛만 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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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먹을게.”

그녀는 보기 좋게 펼쳐진 와플을 한입 베어 물었다.

눅눅해질 법도 한데, 방금 구워 나온 걸 먹는 것처럼 바삭했다.

게다가 사과잼과 생크림이 적당히 달아 입맛에 아주 잘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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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기대 이상인데?

눈이 동그래진 강이 그에게 먹던 와플을 내밀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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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맛있다. 한입 먹어볼래?”

그러자 소파에 등을 기댄 채 앉아 있던 산이 나른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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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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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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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너 먹는 것만 봐도 배불러.”

……저란 말은 어디서 배워왔담.

그녀가 손가락에 묻은 크림을 빨아먹으며 괜히 눈을 흘겼다.

삼영도 종종 같은 말을 할 때가 있었지만, 그에게 듣는 것과는 느낌 자체가 달라도 너무 달랐다.

괜스레 낯이 뜨거웠다.

* * *

산이 오고 나서야 강은 마음 편히 잠이 들 수 있었다.

아니. 오지 말라고 했던 게 무색할 만큼 거의 기절하듯 잠들어버리고 말았다.

하지만 그의 사정은 조금 달랐다.

와플을 사느라 정작 제 배 채울 여유가 없던 것이다.

그렇다고 이제 와 나갔다 오자니, 그녀의 악몽이 발현되기 전까지는 못 올 거 같고.

산은 잠든 강의 얼굴을 한참이나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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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어쩐다.”

고민해봤지만, 딱히 별다른 방법이 없다.

빈속에 악몽을 먹을 수밖에.

입안에 침이 고이기 시작함과 동시에 묘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마치 건드리면 터지는 폭발물을 심어놓은 고깃덩이를 눈앞에 둔 느낌이었다.

문제는 제가 지금 무척이나 배가 고픈 상태라 절제 같은 건 개나 줘버리고 싶은 심정이라는 거고.

자신에게 ‘맛있다.’라는 개념은 인간이 음식을 먹을 때 느끼는 미각의 만족감만을 뜻하는 게 아니다.

꿈은 몽마의 오감을 자극하고, 즉각적인 몸의 변화를 일으키며, 꼭 필요한 주식이자, 한번 맛보면 끊을 수 없는 마약 같은 거였다.

특히 훌륭한 악몽은 폭발적으로 몸 안의 흥분을 일깨워 기분을 좋게 만들었다. 아니, 반쯤 정신을 잃을 만큼 미치게 만든다.

그러니 이 먹음직스러운 꿈을 앞에 두고도 마냥 웃을 수가 없다.

그는 도를 닦는 심정으로 입맛을 다셨다.

성미에도 맞지 않는 느린 식사를 하려니, 이만큼 고역인 게 없었지만 그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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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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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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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산!!!’

제 이름을 세 번이나 부르던 그녀를 떠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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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 말라고 할 땐 언제고.”

피식 웃음을 흘리던 산이 침대 위에 팔꿈치를 올린 채 턱을 괬다.

그러고는 입술에 닿은 손가락을 구부려 웃고 있는 입을 가렸다.

어떤 상황에서도 저를 아쉬워할 수밖에 없는 강을 보는 일이 무척이나 즐거웠다.

그녀는 앞으로도 더욱 간절히 자신을 원하게 될 것이다.

자신 외에는 다른 선택이 없을 테고, 만약 생기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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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애버리면 그만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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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될 건 없다.

강을 보는 그의 눈가가 부드럽게 휘어지며, 미소를 덧그렸다.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다운 미소였다.

커다란 창을 통해 쏟아지는 시린 달빛과 아슬한 적막이 두 사람 위로 내려앉았다.

.
.
.

강이 침대에서 눈을 떴을 때, 산은 저번과 마찬가지로 그곳에 없었다.

아마 제가 잠이 들면, 꿈을 먹고 알아서 돌아가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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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긴. 자다가 깼는데 옆에 있는 게 더 이상하지.”

그거야말로 난감한 일일 것이다.

쏟아지는 햇살에 기분 좋게 눈을 비비던 그때였다.

베개 옆에 두었던 휴대폰이 진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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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잘 들어갔어?]

반이었다.

잘 들어왔다는 답장을 보내자, 다시 회신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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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한번 먹자. 할 얘기도 있고.]

……할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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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얘기?]

되물어봤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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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만나서 할게. 언제가 괜찮아?]

원하던 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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