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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냉정과 열정 사이 (43/110)


43. 냉정과 열정 사이
2022.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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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혁이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거절할 이유도 없지만 솔직히 기세에 눌린 탓이었다. 늘 의식했던 지호였지만 이렇게나 가까이에서 마주한 것도, 인사 이외의 말을 주고받은 것도 처음이었다.

여러 가지로 처음이었다. 공기에 짓눌리는 것 같은 기분을 느낀 것도.

앞서 있던 도혁과 그의 매니저가 먼저 엘리베이터에 타자 뒤이어 지호와 봉기도 그들의 앞에 섰다.

슥-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려던 봉기의 손이 지호에게 잡힌 것도 그때였다. 결국 봉기가 조용히 손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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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장에 보내주신 간식 잘 받았어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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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네.”

 
아직 닫히지 않은 엘리베이터. 4명의 스타일리스트가 볼 수 있는 건 굳은 봉기의 얼굴과 지호의 말투만큼이나 온화한 미소였다. 닫히는 순간까지 지호의 표정은 그랬다.

쿵-

그렇게 스르륵 엘리베이터 문이 닫혔다. 하지만.

1초. 2초. 3초. 시간이 지나도 엘리베이터는 그녀들이 서 있는 지하 3층에 멈춰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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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안에서 일부러…… 안 올라가는 것 같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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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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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조금 기다려보죠.”

 
열림 버튼을 누르면 모든 상황을 확인할 수 있었지만 지호의 스타일리스트는 기다리는 쪽을 선택했다. 그녀 또한 함께 일해온 시간이 있었기에, 조금 전 지호의 행동이 심상치 않음을 안 것이다.

엘리베이터 밖의 분위기가 소란과 당황이었다면 안은 침묵과 냉정뿐이었다. 문이 닫히자마자 지호의 얼굴에도 더 이상 온기는 없었다. 얼굴만큼 목소리도 마찬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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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장 작가님이랑 부산까지 이어갈 이야기가 뭔가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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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좁은 공간에 도통 감정이 읽히지 않는 목소리가 도혁을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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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이야기는 잘 마무리 지었다고 들었는데.”

 
도혁은 대각선 뒤편에 서서 지호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그러다 한순간 울컥하기도 했다. 마치 지금 서 있는 이 자리가 늘 자신과 지호의 위치인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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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작가님이라기보단…… 사적으로 물어본 말이라서요.”

 
그래서 그가 반응할 만한 단어를 쓰기도 했다. 언제나 서로의 이름 앞에 동요되는 건 자신뿐이란 생각에. 한 번쯤은 그에게도 느끼게 해 주고 싶었다.

진짜 사적인 호기심이 생긴 것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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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그게 뭘까요. 내가 알아도 되는 이야기면 여기서 편하게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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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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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반대라면…… 불편하더라도 하고.”

 
그랬기에, 여전히 기계처럼 감정이 보이지 않는 지호의 목소리는 조금 더 그를 자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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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선배님께는 물어볼 생각이 없었는데……. 그럼 원하시니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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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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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둘이 사귀는 게 맞냐고 물어봤어요. 아무래도 아닌 것 같아서.”

 
도혁은 말을 하면서 단 한 순간도 지호에게 눈을 떼지 않았다. 그가 조금이라도 움찔거리는 걸 확인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의 말에 움찔한 건 도혁의 매니저였고, 소스라치게 놀라서 두 주먹을 움켜쥔 건 봉기였다. 제일 유심히 본 사람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도혁이 원하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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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셨구나.”

 
지호가 낮게 반응한다. 그의 머릿속엔 얼마 전 꿈같던 시간이 떠올랐다. 제 머리를 쓰다듬던 손길 사이로 드문드문 혜윤의 말이 느려지던 그때. 나른한 행복에 취해 그녀가 뭘 감췄는지를 알아채지 못한 자신이 아쉬웠다.

제일 중요한 걸 말해 주지 않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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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대답을 못 하고 가만히 계시더라고요? 이상하게.”

 
그리고 도혁의 이어지는 한마디는 아쉬움을 원망으로 만들어 놓기도 했다. 그러다 잠시 저 질문 앞에 놓인 혜윤이 어땠을까를 상상해봤다. 안에서 끓어오르는 감정처럼 뜨끈해진 한숨이 코를 통해 밖으로 슬쩍 빠져나갔다.

미동조차 없는 뒷모습. 분명 당황했을 거라는 못난 기쁨이 도혁에게 생기려던 참에 지호의 대답이 들렸다.

이 공간에서 그가 처음으로 드러낸 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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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요. 가만히 있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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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건 옅은 웃음이었다.

도혁은 고개를 기울여 지호의 옆얼굴을 보았다. 입꼬리가 미세하게 올라 있는 게 믿기지 않았다.

그리고 더 믿기지 않는 건, 이 상황에 어울리지 않는 미소를 보인 지호에게서 혜윤이 보였다는 것이다. 그때 그녀도 그랬으니까. 제 무례함을 보던 말간 얼굴.

그 순간 지호가 고개를 돌렸다. 가까운 거리에서 둘의 눈빛이 겹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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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빤히 쳐다보진 않았어요? 혹시 이 사람이 날 좋아하나…… 싶을 정도로.”

 
겨우 살피던 그의 얼굴에 정말로 미소가 배어 있다는 게 확인되자 도혁의 두 입이 슬그머니 벌어졌다. 지호는 도혁의 눈과 입, 그가 뿜어내는 숨 같은 것들을 빠르게 잡아냈다.

저리 잘 읽혀서야. 혜윤이 신났었겠네.

고개를 바로잡은 지호가 잠시 그녀를 떠올리며 희미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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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윤이가 아이 같아서 그래요. 신기하고 궁금하면 또렷하게 보는 거.”

 
저 스스로에게 한 말이 아니었음에도 지호는 처음 혜윤을 만났던 날을 그려보았다. 가을밤, 마음을 잘 읽는다며 제게 집중을 쏟아내던 그 갈색 눈.

생각하니 너무 예뻐서, 너무 짜증스럽기도 했다. 그런 눈으로 다른 남자를 읽으려 애썼을 거라 생각하면. 날카로워진 감정을 누른 목소리가 다시 공간을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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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괜한 오해 하지 않았으면 해요. 진짜 설렐 때 보이는 눈은 그런 거랑 많이 다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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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어떻게 그렇게 잘 아실까.”

 
지호가 그어버린 선은 도혁의 비위를 제대로 건드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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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걸 내가 모르면 누가 아는데.”

 
곧장 도혁에게 내리꽂히는 시선 또한 같은 감정이 담겨 있었다.

몇 분 같은 몇 초. 얽힌 시선이 팽팽했지만 역시나 먼저 초점이 흔들린 건 도혁이었다. 또한 그의 패배를 이미 알았음에도 지호는 조금 더 몰아세우기도 했다.

아쉽게 진 게 아니라 완벽히 진 거란 걸 알려주려고.

지호가 다시 정면으로 고개를 돌린다. 그리고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를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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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구 한 번 던지는 건 그러려니 할게요. 누가 봐도 예쁠 테니까. 대신 자꾸 어슬렁거리면서 툭툭 건드리는 짓은 하지 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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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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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윤이가 불안해하는 건 제가 참을 수가 없어서요.”

 
지호의 손이 드디어 엘리베이터 버튼으로 향했다. 할 말을 다 끝낸 모양이었다. 13층 버튼을 누르자 드디어 웅웅거리는 소리와 함께 네모난 공간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차분하고 나긋한 어조, 그 안에 담아둔 승자의 적선 같은 것, 그리고 언제나 숨 쉬듯 함께하는 여유. 도혁이 주먹을 꽉 쥐었다.

그의 배려는 사람을 더욱 비참하게 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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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사에 너무 자신감이 넘치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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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혁아.”

 
더는 감출 수 없는 본심이 그의 몸 밖으로 튀어나왔다. 그러자 서둘러 그의 팔을 툭 치는 매니저가 도혁의 이성을 불렀다. 하지만 작은 엘리베이터가 주는 답답함 때문인지 더 이상은 가둬두기가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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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다 내가…… 진짜 작정하고 들이대면 어쩌려고 이러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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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너 진짜 말 그렇게 할 거야? 지호 씨, 미안해요.”

 
엘리베이터가 올라가는 속도만큼 빠르게 쏟아지는 그의 감정은 매니저의 윽박에도 잡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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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해요, 선배님이신데. 그런데 말이 곱게 안 나가네. 그때도 이렇게 여유로울까 싶어서.”

 
비열하게 올라붙은 한쪽 입꼬리와 졸렬한 말투.

실은 그 자신도 알았다. 시간이 지나면 지금을 후회할 거란 걸. 아니, 벌써부터 후회하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어떤 감정은 정말 너무나 뜨거워서, 용암처럼 뿜어져 나올 수밖에 없었다. 안 그러면 내가 녹아내릴 것 같으니 말이다.

그 타들어 갈 것 같은 눈초리에 지호가 뒤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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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그것도 나쁘진 않아.”

 
냉혹한 눈빛과 목소리. 도혁과는 정반대의 온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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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지호야.”

 
봉기가 눈을 질끈 감으며 고개를 내둘렀다. 말릴 수 없다는 걸 알기에 답답한 마음만 보일 뿐이었다. 등골을 섬뜩하게 만드는 지호의 눈빛이 정확히 도혁을 주시했다.

저쪽에서 진심을 보였으니, 이쪽에서도 성의 표시는 하려고.

그 순간 도혁은 오금이 저린다는 게 어떤 건지 무섭도록 생생하게 알 수 있었다. 또한 그보다 더 선연하게 온몸을 관통한 감상도 있었다. 평소의 진짜 자신을 치밀어 오르는 화가 삼켜버린 게 지금이라면, 상대는 정반대라고.

부드러운 미소로 늘 누르고 있던 진짜가, 바로 지금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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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도혁 씨 때문에 혜윤이가 아, 세상이 마냥 동화 같지는 않구나 하면…… 사실 나한테도 기회거든. 데리고 살면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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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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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화 같은 세상, 내가 옆에서 지켜주겠다고 하면서.”

 
지호는 이번에도 조금 전과 같았다. 이미 상대가 싸울 의지를 잃었단 걸 알았음에도 봐주지 않았다. 좁은 공간에서 지호의 발이 한 걸음 앞으로 나선다.

두 남자의 거리가 한 뼘으로 훅 좁아지며 도혁이 받아낼 냉기도 더욱 거세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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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지금도…… 그냥 놔두는 거야. 혜윤이는 차도혁 씨를 좋은 사람으로 봤다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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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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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착한 눈으로 보는 세상을 나도 한번 지켜봐야지 싶어서. 그러다 아니지 싶으면 내가 만들어주려고.”

 
띵동-

봉기와 도혁의 매니저에게 무엇보다 반가운 소리가 들렸다. 13층에 도착한 엘리베이터가 묵직한 소리를 내며 문을 연다. 맹렬한 감정의 폭포가 소리 없이 열린 문밖으로 쏟아져 나갔다.

문이 열리자 밖에 서 있던 영화 관계자 두 명이 가볍게 안을 살폈다.

봉기가 그 얼굴들에 인사했고 지호는 조금 더 눈빛에 담긴 제 진심을 도혁에게 새겨준 뒤에야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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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작가님이 못 드린 답을 제가 대신 한 거라면 좋겠네요.”

 
도혁을 충격과 패배감에 가라앉히던 지호가 다시 따뜻한 목소리로 그를 건져준다. 정면을 보고 있는 지호의 표정을 알 수 없었지만 그는 확신했다. 분명 언제나처럼 온화한 표정일 거라고.

그러니 조금 전의 상황을 떠들어봤자 아무도 안 믿어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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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도혁 씨도 영화 잘되길 바랍니다.”

 
지호가 엘리베이터를 빠져나가자 봉기가 뒤돌아 두 사람에게 가볍게 인사를 했다. 도혁의 매니저와 눈을 마주할 땐 어딘지 전우애마저 오간 것 같았다. 숨 막히는 10분을 함께 견뎌냈다는 측은함 같은.

그 뒤에 도혁과 매니저도 엘리베이터에서 내렸다. 엘리베이터가 닫히고 다시 지하 3층에 도착할 때까지 두 사람은 그 앞에 서 있었다. 지호와 봉기의 뒷모습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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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 너 진짜 요즘 왜 그러냐…….”

 
그의 매니저가 오래 묵혀뒀던 말을 뱉었다. 몸속 깊숙한 곳에서 올라온 말이 꽤 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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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무조건 네가 잘못한 거야. 자기 여자 걸고넘어지는데 누가 가만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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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여자가 아닌 것 같으니까 그렇지.”

 
도혁은 온 마음이 너덜너덜해진 기분이었다. 스스로에 대한 실망이 컸다. 그런데 제일 실망스러운 건 이런 것이었다. 다시 10분 전으로 되돌아간다 해도 똑같이 행동했을 것 같은 자신.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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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아까 그건 또 무슨 소리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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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주에 알게 되겠지.”

 
이젠 오기가 생겨서 끝까지 가려고 하는 잘못된 의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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