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7 # 3장. 고립된 폰 (5) (17/47)


17 # 3장. 고립된 폰 (5)
2023.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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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에 들어서자마자 식탁 다리가 무너질 정도로 가득한 음식들이 눈에 들어왔다.

향신료가 약간 뿌려진 통구이를 메인으로 그와 함께 먹을 수 있는 흰 빵, 굴 요리와 곡식을 으깨어 만든 스튜까지 없는 게 없었다.

저번 바커스 저택에서도 푸짐한 식사를 했는데 오늘도 귀한 대접을 받았다.

일 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성대한 식사를 두 번이나 겪은 거였다. 기쁘긴 하였으나 한 편으로 이들의 호의가 부담스럽기도 했다.

머뭇거리며 앉을 곳을 찾는데 먼저 자리를 지키고 있는 공작이 보였다.

아까와 달리 그의 표정이 평상시처럼 평온했다. 하지만 말이 없었고, 나에게 눈길 하나 주지 않았다.

입술을 달싹이던 나는 공작에게 어떻게 말을 건네야 할지 고민했다. 그 탓에 우두커니 서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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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제, 여기 앉아.”

유릭이 자신의 옆자리를 가리켰다. 입술을 닫은 나는 의자를 빼주는 유릭을 바라보았다.

이 많은 자리 중에 제일 편한 자리를 뽑으라면 당연 유릭의 옆자리일 거다. 눈치 보고 있다는 걸 들키고 싶지 않아 빠르게 자리에 앉으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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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옆에 앉으면 안 돼?”

유네가 나의 드레스 자락을 끄집어 당겼다.

그녀는 유릭 맞은 편에 있는 자신의 자리를 가리켰다. 평소 유릭과 유네의 자리가 지정되어 있는지 나를 중간에 앉힐 생각 하지 않고 옆자리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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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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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은 양보해줘도 되잖아, 오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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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아까 리제가 네 방에 먼저 가도록 양보했잖아.”

둘은 어김없이 다투었다.

공작이 보고 있는 앞에서 둘은 점점 목소리를 크게 냈다. 난감했다. 그렇다 하여 유릭 옆자리에 앉기엔 유네가 내 옷을 세게 잡아당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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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 리제를 놓아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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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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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 펜턴.”

유릭이 참지 못하고 유네의 이름을 단호하게 불렀다.

오빠의 기세에 눌렀음에도 내 옷자락을 놓지 않던 유네의 표정이 점점 굳어가기 시작했다. 기어코 유네의 눈에서 눈물이 한 방울 뚝 떨어졌다.

내가 저택에 들어오기부터 둘은 계속 다투었다. 서로에게 이득이 없는 말싸움이 오갔다. 그렇게 쌓인 불만을 해결되지 않은 채 지금까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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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유네의 눈물에 유릭은 행동을 멈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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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리제, 미안하구나.”

펜턴 부인이 남매 대신 나에게 사과하며 유네를 안았다.

엄마의 품에 들어간 유네는 그대로 참고 있던 소리를 내뱉었다. 점점 커지는 유네의 울음소리에 유릭은 아무 말 없이 동생을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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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릭. 넌 네 동생에게도, 리제에게도 잘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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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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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리제는 물건이 아니야. 중간에 두고 서로 갖겠다고 싸우면 리제가 널 좋아하겠니?”

상황을 지켜보고만 있던 펜턴 공작도 한마디 했다. 유릭의 고개가 저절로 내려갔다.

가라앉은 식당의 분위기에 자리에 앉지도 못하고 발만 꼼지락거렸다. 행복했던 가정에 끼어들어 방해한 불청객 같아 마음이 불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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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 꼭 지정된 좌석에 앉지 않아도 된단다. 오늘은 엄마 자리에 리제 언니를 앉히고 넌 그 옆에 앉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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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그래도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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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자, 이제 어서 앉자.”

단번에 문제를 정리한 부인이 날 흘끗 보았다. 그 시선을 눈치채고선 유릭의 옆자리에 슬며시 앉았다.

울음을 그치지 못하고 끅끅거리던 유네가 내 옆에 왔다. 하녀가 와 유네의 식탁 앞에 그릇과 수저를 옮겨 주었다. 드디어 식사 준비가 끝이 났는데 포크를 잡는 이가 없다.

유네의 울음이 완전히 그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일까.

그때 나를 제외한 펜턴 사람들이 두 눈을 감고 손을 잡았다. 숙연해진 분위기에 어리둥절한 나는 포크를 잡으려던 손짓을 멈췄다. 나 또한 제 두 손을 잡을까 말까 고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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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우리 가족들이 따듯한 식사를 먹을 수 있도록 도운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모두 기도를 했다. 하녀들도, 주방장들도. 자연스레 두 손을 맞잡고 펜턴 공작의 말에 기울었다. 그 사이에서 나는 멍청하게 눈을 뜨고 앉아 있었다.

이상했다. 나도 손을 맞잡아야 할까, 고민하다 그것도 이상할 거 같아 고개만 살짝 숙였다.

조금 시간이 흘렀을까. 기도가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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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먹자.”

펜턴 공작의 말과 함께 모두 포크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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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먹으렴, 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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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네.”

부인의 말에 나는 눈에 보이는 음식부터 공략했다. 다행히 음식들은 모두 내 입맛에 맞았다. 특히나 빵이 고소해 자꾸만 손이 갔다.

내가 거침없이 먹자 펜턴 부인은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그녀는 접시를 내 앞에 밀며 더 먹으라고 말하기까지 했다. 마다하지 않고 손대지 않았던 다른 음식들을 포크로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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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체스 대회 말이니. 참가할 거니?”

잠자코 있던 펜턴 공작이 나에게 물었다. 포크 질을 멈추고 공작의 시선을 마주 보았다. 공작의 표정은 다정했지만, 아까 체스를 둘 때 그 싸늘했던 표정이 내 머릿속에 남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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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그것보다 아까는 죄송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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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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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막무가내여서요. 공작님 말씀이 다 맞으세요. 전 여태 절 과대평가했어요. 제가 모든 지 해결할 수 있다고 믿었어요. 하지만 해결되는 건 단 하나도 없었죠.”

저절로 고개가 내려갔다. 이 문제는 체스를 둘 때만 나오는 게 아니었다. 내 고질적인 성격 탓에 모든 실생활에도 나는 습관처럼 나를 믿었다. 노력하는 현재의 모습을 확인하며 미래에는 더 나아질 거라고 스스로 생각했다.

지금도 그랬고, 예전에도 마찬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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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체스 둘 때 얘기하는 거라면 너한테 화가 난 게 아니란다. 나한테 화가 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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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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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소녀에게 얕보일 정도로 내 실력이 퇴화하였나 싶어서 말이다.”

공작은 멋쩍게 웃더니 포크를 내려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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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어쨌든 미안해하지 말렴. 오히려 사과해야 하는 건 나란다. 마르센 가 자식이라는 이유로 리제, 널 조금 불편해했거든. 그래서 방금 부인에게 많이 혼이 났단다.”

공작의 솔직한 말에 펜턴 부인은 헛기침을 작게 터트렸다. 내가 유릭과 방으로 간 사이 둘 사이에 얘기가 오고 간 모양이었다. 부인 덕분에 다행히 공작의 화가 풀린 듯했다.

조금 안심하며 입술을 다시 떨어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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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제가 재능이 있는 건지 모르겠어요. 괜히 참가비만 낭비하는 건 아닐까 걱정이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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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재능이 있어, 리제. 오늘 내가 너한테 화가 난 것이 그 증거잖니?”

칭찬으로 받아들여야 하나? 내가 고개를 갸웃거리자 공작은 잠시 고민하더니 식탁에 있는 빵 덩어리를 하나 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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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아직 많은 상대랑 겨루어 본 적이 없어 어느 정도의 실력인지 가늠 못 하는 거 같구나. 자, 그럼 이 빵이 현 체스 챔피언인 문트의 실력이라 치자. 알다시피 문트는 20년간 챔피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최강의 사람이지.”

펜턴 공작은 앞에 있는 빵 덩어리를 손톱만큼 잘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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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건 키토의 실력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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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가 거의 없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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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 이제는 한 끗 차이란다. 그래서 이번 대회엔 키토가 챔피언이 될 거란 말이 많지.”

공작은 다시 빵 덩어리를 주먹만큼 잘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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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건 내 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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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차이가 그다지 없는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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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키토랑 처음 만난 곳이 어딘 줄 아니? 세계 체스 대회에서였단다. 결선으로 가는 자리가 딱 하나 비어 있었지. 나와 키토는 서로 그 자리에 가기 위해 게임을 했어. 둘 다 첫 출전이었는데, 그때 우리는 챔피언이 된 지 얼마 안 된 문트를 끌어내리기 위해 서로를 이기려 했지. 결국엔 내가 졌지만 말이야.”

공작은 과거를 회상하며 웃었다. 세계 체스 대회에서 결선의 자리를 두고 게임을 했다니…….

즉, 내 앞에 있는 펜턴 공작도 어마 무시한 실력자란 소리였다. 그것도 모른 채 나는 공작에게 이기려 했던 것이고.

펜턴 공작은 놀란 나를 뒤로하고 또 빵 덩어리를 주먹만큼 두 번 잘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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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지금의 너인 거 같구나.”

벌써 빵 덩어리는 반이나 줄어든 채였다. 처음보다 크기가 작아진 빵을 보며 나는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면서도 아까 펜턴 공작을 얕보았던 나의 머리통을 한 대 쥐어 때리고 싶었다.

도대체 나는 무슨 자신감으로 공작의 실력을 얕보았던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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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리제. 그거 하나만 알아두렴. 지금 너는 아직 체스에 대해 본격적으로 공부하지 않았잖니? 근데 벌써 이 정도의 크기라면 너는 분명히 재능이 있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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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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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솔직히 말하자면 나도 키토에게 널 처음 들었을 때 의심을 했단다. 넌 나이가 어리잖니. 또 마르센 가의 자식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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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얘기를 듣고 있었던 유릭이 한마디 했다. 옆에 있던 펜턴 부인이 재빠르게 공작의 옆구리를 툭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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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자만하면 안 된다는 거 알겠지? 네 나이가 어리긴 해도 체스를 시작하기엔 좀 늦은 나이란다. 보통 체스 챔피언은 너보다 더 일찍 체스를 둔 경우가 많아. 역대 최연소 체스 챔피언은 너와 다섯 살 정도 차이밖에 되지 않단다. 물론 그때는 체스의 인기가 지금처럼 높지 않아 경쟁력이 좀 떨어졌지만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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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도 왜 절 대회에 내보내시고 싶은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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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스를 늦게 시작했어도, 실력 느는 속도가 늦을 것 같지는 않으니. 다른 사람들이 수년을 통해 익혀 감각을 얻는다고 하자. 리제, 넌 내가 보았을 때 아마 한 달이면 익힐 수 있을 거 같다. 만약 이 속도가 점점 빠르게 붙는다면 분명 넌 우승할 수 있을 거다. 무엇보다 나와 키토가 널 인정 해주었잖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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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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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리제. 네가 이기려면 하나는 주의해야 하겠구나.”

나는 귀를 기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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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폰의 사용 법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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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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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폰을 자주 고립시키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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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요. 제 잘못된 버릇 같아요.”

펜턴 공작에게 졌을 때 자주 느꼈던 거였다. 그때마다 다른 기물보다 폰에 신경을 기울었지만, 매번 폰 하나가 뒤처져 나를 곤란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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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게 마냥 나쁜 건 아니야, 리제. 물론 폰이 고립되면 약점이 될 수 있지. 오늘처럼 말이야. 또한 네 걸림돌이 될 거다. 적이 너의 고립된 폰을 아주 집요하게 노릴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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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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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말이야. 때로 강점이 될 수도 있단다. 이게 꽤 어렵지만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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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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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네가 그 폰을 어떻게 고립시켰냐는 것에 달렸지. 리제. 네 안 좋은 버릇을 좋은 버릇으로 만들어보렴. 고립된 폰을 약점이 아닌 강점으로 이용해 봐. 상대가 눈 여겨도 안 보는 그 폰을 이용해 킹의 기세를 눌러보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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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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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예상인데 넌 꽤 잘할 거 같단다. 그리고 정말로 그렇게 되면…….”

공작은 여태 뜯었던 빵 덩어리를 뭉쳤다. 그것도 모자라 다른 빵을 가져와 그 위에 올려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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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큰 빵이 될 수 있을 거란다.”

바로 네가 말이야, 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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