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두번 사는 랭커-97화 (97/862)

22화. 외뿔부족 (7)

연우의 눈이 살짝 커졌다.

처음에는 자신이 잘못 들었나 싶을 정도였다.

닷새, 그러니까 5일 뒤라고?

그러다 연우는 냉정을 되찾아야 한다는 생각에 방망이질 치는 심장을 억누르면서 물었다.

“그렇게 빨리 전쟁이 벌어진단 말씀이십니까?”

“왜? 무슨 문제라도 있나?”

“제가 왔던 11층에서는 아직 제대로 된 준비도 되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만.”

히든 피스를 찾느라 스테이지를 숱하게 돌아다녀 봤기 때문에 잘 알고 있었다.

분명 전운은 감돌고 있었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하게 직접적으로 부딪칠 만한 요소는 보이지 않았었다.

각 클랜의 랭커들도 모습을 드러냈다는 소문도 없었고.

그런데 이렇게나 일찍?

“맞아. 그러니 하는 거야.”

“……?”

“전쟁을 여는 게, 우리일 거거든.”

“……!”

연우는 그제야 무왕의 생각을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아직 레드 드래곤은 외뿔부족의 참전을 모른다.’

아니, 참전할 거라고 생각도 하지 못하고 있겠지.

그런데 외뿔부족이 갑자기 불쑥 11층에 떠억 하니 나타나 버린다면. 아무런 경고도 없이 그들이 휘몰아치기 시작한다면.

‘보나마나 한바탕 뒤집어지겠지.’

무왕은 시시각각 변하는 연우의 눈빛이 재미있었던지, 익살맞게 웃으면서 송곳니를 훤히 드러냈다.

“이왕에 나설 거라면. 누구보다 화려하고 멋지게 등장을 해야 하지 않겠어?”

* * *

‘5일 뒤라.’

무왕을 뒤로하고 나서는 자리.

연우는 길을 걸으면서 천천히 생각을 정리했다.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앞으로 성큼 다가온 시일. 등골이 저절로 서늘해지는 걸 느꼈다.

두려워서가 아니었다.

희열.

전의(戰意)라는 감정이 가슴에서부터 스멀스멀 오르고 있었다.

‘그때라면. 드디어.’

드디어…… 원수들에게 칼을 겨눌 수 있게 된다.

이보다 더 즐거운 일이 어디 있을까.

비록 전면에 나서지는 못한다는 게 아쉬웠지만, 그래도 한쪽에 서서 다른 쪽을 친다는 사실 자체가 한없이 기쁘게 다가왔다.

물론, 겉으로 드러낼 수는 없는 일.

그래서 최대한 담담한 척 냉정을 되찾으려고 했다. 이럴 때는 가면을 쓰고 있다는 사실이 다행이었다.

그 뒤로도 연우는 전쟁에 대해서 몇 가지 질문을 더 던졌고, 자세한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외뿔부족이 갖고 있는 계획은 아주 간단했다.

‘레드 드래곤이 현재 차지하고 있는 11층 내 영역, 도시 쿠람을 치는 것.’

청화도와 마찬가지로 레드 드래곤도 11층 내에 조금씩 전선을 형성하고 있는 중이었다. 그래서 선택한 곳이 도시 버락에서 제법 거리가 떨어진 쿠람이었다.

연우도 몇 번씩 들락날락했던 곳.

성벽도 제법 높았고, 주둔해 있는 레드 드래곤 산하의 클랜들도 제법 많았었다.

그곳을 외뿔부족이 급습해서 차지한다면…….

‘확실히 무왕이 원하는 대로 외뿔부족의 인상을 강렬하게 심어 주기에는 충분해.’

무왕은 바로 그 점을 노리고 있었다.

외뿔부족이 수십 년 만에 은거를 깨고 세상으로 나와 청화도를 돕기로 나섰다면. 이왕에 나선 것, 보다 화려하게 등장해서 청화도에 빚을 단단히 씌워 두는 게 좋다고 판단한 것 같았다.

‘그때까지 내가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연우는 자신이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되짚어 보았다.

맨티코어를 사냥하면서 망가졌던 무기들을 하루라도 빨리 수리해야 하고, 스킬과 아티팩트 옵션도 다시 한 번 더 점검해 볼 필요가 있었다.

‘가장 큰 문제라면.’

그러다 문득 연우는 수많은 실력자들이 날뛸 이번 전쟁에서, 자신이 얼마나 원하는 만큼 활약할 수 있을지가 궁금했다.

‘단기간에 한 단계라도 실력을 더 끌어올릴 수 있는 방법. 뭔가 없으려나?’

이미 사귀들은 거의 한계까지 강화를 시켜 둔 상태였고, 자신 역시 다른 아티팩트를 거의 완벽하게 다룰 수 있는 수준이었다.

아이기스가 아직 남았지만, 그건 조금 더 ‘격’이 상승해야만 자유롭게 다룰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본격적으로 전쟁에 뛰어들기 전에 조금이라도 더 전력을 향상시키고 싶었는데.

그게 쉬울 리는 없지만.

다행히 연우는 이곳으로 오면서 한 가지 힌트를 얻어 놓은 상태였다.

‘진법.’

그것을 마력회로에도 똑같이 적용시킬 수 있다면.

실제로 여러 장로들과 호위무사들이 체내에 진법을 품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연우는 그게 아마도 ‘무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외뿔부족이 타고난 힘을 완전히 제어하기 위해서 만들었다는 방식.

그것을 얻을 수 있을 만한 방법이 없을까?

‘특히 무왕을 둘러싸고 있던 그 짐승은…… 그 무공이란 게 밖으로 개화된 형태가 틀림없어.’

그런 것을 가질 수만 있다면.

더 이상 두려워할 게 없을 텐데.

연우는 이따 에도라와 판트에게 한 번 물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나저나.’

문득 다른 생각이 들었다.

‘피닉스와 짹짹이한테는 어떻게 전하는 게 좋을까?’

둘에게는 금방 돌아갈 거라고 이야기를 했었는데.

아무래도 상황이 이렇다 보니 당장은 약속을 지키기가 어려울 것 같았다.

11층에 올라서 잠깐 짬을 내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 * *

“이거면 됐어, 마누라?”

연우가 떠난 자리.

무왕은 뒷머리를 벅벅 긁다가 고개를 들어 허공에다 질문을 던졌다.

아무도 없었지만, 그만이 들을 수 있는 목소리가 귓가에 꽂혔다.

『조금은.』

연우도 이 목소리를 들었다면 놀랐을 것이다. 호호운무진을 통과했을 때에 들었던 것과 똑같은 목소리였으니까.

무왕과 함께 외뿔부족의 정신적 지주라는 영매.

그리고 청람가의 가주이기도 한 여인의 목소리였다.

“정말, 저 아이가 그 아이일까?”

『틀림없어, 천기는. 혹시 내 말이 틀린 적 있어?』

“없지.”

무왕은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확실히 그녀의 말마따나, 당대의 영매는 절대 틀린 예언을 한 적이 없었으니까.

외뿔부족이 이만큼 성세를 구가한 데에는 그녀의 덕도 컸다.

『그리고 자세한 건 앞으로 계속 지켜보면 될 일이고. 아니다 싶으면 그때 가서 관심을 거둬도 늦지 않을 거야.』

“하긴. 그도 그렇지. 우리로서는 나쁠 게 없으니까.”

『무엇보다 아무런 힌트도 없이 혼자서 호호운무진을 돌파하고, 혜안을 가진 에도라의 환심을 산 아이야. 그것만으로도 이미 자신의 가능성은 충분히 보인 게 아닐까?』

무왕은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호호운무진을 홀로 통과했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자신도 놀랄 정도였으니까.

“하여간 저 아이란 말이지? 죽음의 축복을 받은 아이가.”

무왕은 흥미 가득한 눈을 빛내며 손으로 턱을 쓰다듬었다.

그 눈빛은 욕심이었다.

인재에 대한 욕심.

“한 번 제대로 키워 보고 싶단 말이지.”

『제자로라도 삼게?』

무왕은 고개를 끄덕였다.

“가능하다면.”

* * *

리언트는 속에서 울분이 터지는 것 같았다.

대체 이 짜증나기만 하는 거지 같은 상황을 어떻게 해야 하는 건지.

“저딴 머저리를 정말 같은 무신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건가? 우스울 따름이야. 정말이지.”

탑에서도 찾기 힘든 보라색 눈. 산양처럼 치솟은 뿔. 포악한 송곳니.

외뿔부족 출신이자, 청화도를 이끈다는 다섯 무신 중 창무신을 맡고 있는 플랑은 팔짱을 끼면서 크게 코웃음을 쳤다.

그리고 좌우에 앉아 있던 도무신(刀武神)과 궁무신(弓武神)은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수록 리언트의 낯은 점점 일그러졌다.

그가 그동안 공석이었던 권무신(拳武神)의 자리에 오른 지 벌써 한 달이 흘렀다.

하지만 다른 무신들은 여전히 그를 인정하지 않고 있었다.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었다.

무사도의 정신을 강조하는 청화도에서, 기존 조직을 배신하고 전향한 리언트는 아무리 큰 공을 세웠어도 색안경을 쓰고 볼 수밖에 없는 인물이었다.

실력도 문제였다.

랭커 중에서는 상위권이라지만, 아직 하이 랭커라고 하기는 힘든 실력.

게다가 그마저도 청화도가 중시하는 ‘무기술’을 이용한 게 아니었다.

흔히 ‘잡기’라고 부르는 것들이 대부분이었으니.

리언트에게는 두 가지 별칭이 있었다.

스톰 브링거.

그리고 괴뢰술사.

폭풍을 부르고 다닐 때에는 그래도 봐 줄 만하지만, 단말을 심어 둔 수하들을 인형처럼 갖고 노는 잡기를 부릴 때면 인상이 저절로 찌푸려질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계속 무신의 자리를 공석으로 둘 수는 없는 노릇. 때문에 리언트를 그 자리에 앉히고 말았었는데.

문제는 리언트가 권무신이 되자마자 크게 사고를 쳐 버렸다는 점이었다.

바할의 습격. 그리고 패퇴.

청화도의 명예에 크게 먹칠을 하고 만 것이다.

그래도 클랜의 체면이 있어 레드 드래곤과 전쟁을 치를 준비에 들어가긴 했지만, 다른 무신들로서는 언짢은 게 사실이었다.

차라리 그 자리에서 장렬하게 전사하거나, 바할의 팔이라도 하나 뜯어 왔다면 모를까.

그것도 아니었으니. 고깝게 여길 수밖에.

리언트도 그런 주변의 시선을 알고 있기 때문에 아랫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돌, 돌만 있었으면……!’

이럴 때일수록 튜토리얼에서 잃어버린 돌에 대한 갈망은 자꾸만 커져 갔다.

그는 이미 청화도 내에서의 기반도 거의 잃었다. 다른 무신들의 눈총도 따갑고, 레드 드래곤도 뭔가 냄새를 맡았다.

정말이지 미쳐 버릴 지경이었다.

“저런 놈을 회복시키고자 그 귀중한 환룡의 내단까지 써 버렸으니. 하!”

창무신은 힐난은 도무지 그치질 않았다.

처음부터 끝까지 리언트의 영입을 반대하는 입장을 고수했던 그로서는, 약점이 드러난 이상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물어뜯을 생각이었다.

하지만 창무신은 생각과 다르게 힐난을 거기서 그쳐야 했다.

『창. 그만하도록.』

순간, 허공을 따라 목소리가 쩌렁쩌렁하게 울려 퍼졌다. 묵직하면서도 거역할 수 없는 힘이 담긴 목소리.

어기전성.

의지만으로 뜻을 상대에게 전달한다는 고급 스킬.

목소리는 네 무신이 앉아 있는 탁상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퍼져 나오는 중이었다.

천장에서부터 대나무 발이 길게 처진 자리 아래. 그늘이 진 그곳에는 한 남자가 앉아 있었다.

검무신(劍武神).

탑을 지배한다는 ‘아홉 왕’ 중 한 명이자, 청화도의 설립자이기도 한 그의 말은 절대적이다.

창무신은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표정이었지만, 뒤로 한 발자국 물러섰다.

그래도 여전히 보라색 눈동자만큼은 예리하게 리언트를 노려보고 있었다.

검무신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찬성을 하였든 반대를 하였든, 이미 결정된 사안이고, 리언트는 이제 우리의 동료이며 같이 섬을 이끄는 자다. 여기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은 피했으면 하는데.』

창무신은 팔짱을 끼면서 홱 하고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도무신은 고개를 까닥였고, 궁무신은 별 관심 없다는 듯 가만히 눈을 감았다.

이것으로 앞으로 리언트의 자격을 운운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리언트는 그런 상황이 더욱 굴욕적으로 다가왔다.

탁상 아래에 꽉 쥔 주먹에 힘이 잔뜩 들어갔다. 손등으로 실핏줄이 올라왔다.

『당장 우리에게 시급한 것은 레드 드래곤과의 전쟁을 앞으로 어떻게 치를 것이냐다. 그리고…… 다들 알다시피 전력적으로는 우리가 레드 드래곤에 비해 훨씬 열세지.』

네 무신은 입을 꾹 다물었다.

불편한 침묵이 흘렀다.

인정하고 싶지 않은 사실이었지만, 사실은 사실이었으니까.

레드 드래곤은 명실상부한 탑 내 최강의 클랜이었다.

비록 77층에 올포원이 앉아 있어 여전히 그의 아성을 뛰어넘지 못하고 있다지만, 그는 논외의 존재이니 제외.

그렇다면 사실상 탑을 지배하는 건 레드 드래곤이라고 할 수 있었다.

아무리 청화도도 같은 8대 클랜으로 꼽힌다지만, 정면으로 부딪친다면 녀석들의 팔 하나를 자르는 게 고작일까.

하지만 청화도에게도 레드 드래곤보다 나은 점이 딱 하나 있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저들에게 없는 ‘칼’이 있고, 그 칼만 있다면 오만한 ‘여름여왕’의 목에 칼을 박아 넣는 것도 무리는 아니라고 본다.』

칼.

그 말을 들은 무신들의 눈이 또렷하게 빛났다.

『해서 본격적인 전쟁에 들어가기에 앞서, 정지 작업이 필요할 것 같다.』

창무신이 검무신이 앉아있는 자리를 보면서 물었다.

“작업이라면?”

『4대 신수에 대한 정리.』

창무신은 일리가 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일단 변수가 될 만한 것들은 미리 정리해 둘 필요가 있지. 내단을 확보해 두는 건 덤이고.”

만약 레드 드래곤이 4대 신수를 포섭하거나 제압을 마쳤다면. 전쟁이 발발했을 때 골치를 썩일 수 있었다.

이 점을 지적한 것이다.

그러다 창무신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하지만 신수를 정리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지 않나? 놈들은 저층 구간에 있는 보스 몬스터 치고는 너무 강하니까. 나로서도 꺼려지는 놈들인데.”

그동안 수많은 랭커들이 4대 신수를 잡지 않은 건, 잡기가 너무 까다롭기 때문이었다.

그만큼 강했다.

하나하나가 하이 랭커에 비견될 만큼.

문제는, 그런 난이도를 가졌으면서도 저층 구간에 있어 주어지는 보상이 아주 적다는 점이었다.

당연히 50층 아래는 천민 취급하는 랭커들로서는 관심 밖의 일일 수밖에 없었다.

무엇보다.

신수는 환수의 정점에 선 녀석들.

죽더라도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부활’이나 ‘재생’을 할 가능성이 높았다.

그리고 그렇게 깨어난 놈들이 복수를 하겠답시고 깽판을 치거나 일을 꾸민다면?

머리가 복잡해지는 것이다.

신수를 건드리는 건, 탑에서도 금기였다.

『그래도 해야 하는 일이지. 도무신.』

여태 말이 없던 도무신이 고개를 끄덕였다.

『’여섯’과 ‘일곱의 개방을 허락하겠다. 전부 정리하고 오도록. 내단은 그대에게 주지.』

순간, 도무신의 눈가에 탐욕이 어렸다.

그동안 마력 부족으로 골머리를 싸던 그에게 이번 기회는 절호의 기회였다.

살짝 벌어진 입술 사이로 송곳니가 번들거렸다.

“그러지.”

창무신이 조금 아쉽다는 듯 입맛을 다셨다.

궁무신은 여전히 눈을 감고 있었고, 리언트는 아무 말이 없었다.

『그리고 얼마 전에 외뿔부족이 곧 움직이겠다는 전갈을 보내 왔다.』

몇몇 무신들의 눈이 기묘한 빛을 떴다.

『전쟁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뜻. 도무신도 거기에 맞춰 움직이도록 하고. 그때까지 각자가 맡은 일에 충실했으면 한다.』

검무신의 목소리가 조금씩 가라앉았다. 마치 존재가 자리에서 멀어지듯.

『그럼 이것으로, 이번 회의는 폐(閉)하도록 하지.』

그렇게 검무신의 종적이 홀연히 사라졌다.

남은 네 무신은 너 나 할 것 없이 서로 동시에 자리에서 일어났다.

한자리에 계속 있을 만큼 그들 사이가 좋은 건 아니었다.

그때, 창무신이 문득 궁금증이 생겨 도무신을 불렀다.

“도.”

“왜 그러지?”

“신수를 잡으러 간다면. 먼저 어디부터 갈 생각인가?”

도무신은 왜 그런 걸 묻느냐는 눈빛으로 창무신을 바라봤다.

창무신은 어깨를 으쓱거렸다.

“알다시피 내 형제들이 곧 11층으로 올라갈 예정이라. 괜히 루트가 안 꼬였으면 해서.”

도무신은 별 관심 없다는 듯 몸을 돌리면서 말했다.

“남쪽. 피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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