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화. 전쟁 준비 (4)
“그러니까 허초는, 감각적으로 읽어 내는 수밖에는 없다는 뜻이란 거지?”
연우가 샤논을 원하는 대로 완성시키자마자 시작한 건, 지난번에 당했던 허초에 대한 질문이었다.
「맞아. 여러 개의 가능성을 동시에 품고, 그중에 하나를 취사선 택하는 것. 미래를 읽는 예지자가 아니고서야 감각에 의존할 수밖에 없지. 물론, 이때 말하는 ‘감각’이라는 건, 원래 육체가 가지는 오감과는 별개의 영역이고.」
그게 바로 육감(六感).
오감과는 별외의 영역으로, 도무지 알 수 없는 사물의 본질을 직감적으로 포착하는 작용을 의미한다. 보다 본능에 가까운 성질이기도 했다.
연우도 이런 육감을 느껴 본 적이 몇 번 있었다.
한창 아프리카를 뛰어다닐 때. 이동하던 중에 갑자기 등골이 섬뜩할 때. 혹은 두통으로 머리가 따끔거릴 때면 그 주변에는 높은 확률로 매복조가 있곤 했다.
그래서 연우는 자신의 육감도 아주 잘 발달되어 있다고 여기는 편이었다.
하지만 샤논은 그것보다 더 뚜렷하고 확실한 육감을 말하고 있었다.
직감적인 결정. 어쩌면 그것은 미래 예지의 영역에 가까운 것인지도 몰랐다.
「보통 이런 건, 자네쯤 되는 수준이면 금방 터득하기 마련인데. 조금 어렵나 보군. 하긴. 나도 자네가 직접 제대로 된 무술을 익힌 게 얼마 되지 않았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까무러치는 줄 알았으니까.」
샤논은 이해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그가 봤을 때 연우는 여러 모로 성장 속도나 방향이 다른 타인과는 다르게 뒤죽박죽 섞여 있었다.
남들이 탄탄하게 지반을 쌓아 나가면서 자신만의 길을 정립한다면, 연우는 무작정 탑부터 쌓아 놓고 부족한 부분을 덧대는 형식이라고 해야 할까.
보통 그렇게 성장을 하면 무너지기 마련인데. 또 막상 이상하게 연우의 탑은 견고했다.
「앞으로 상위 층계로 올라갈수록. 더 많은 고수들을 만날수록. 허초는 주인의 발목을 붙잡을 가능성이 높아. 그러니 최대한 빨리 터득할 걸 추천해.」
“빨리 배울 방법이 없을까?”
「있기야 있지.」
연우의 눈이 반짝였다.
“뭐지?”
샤논이 당연하지 않느냐는 듯 웃는 소리를 냈다.
「더 많이 싸우고, 더 많이 겪어 볼 것.」
“그야 당연하…….”
「그리고 패턴을 전부 외울 것.」
연우는 가볍게 감탄사를 터뜨렸다. 샤논의 말은 일리가 있었다. 알 수 없다면 외워 버리면 그만. 원래 자신이 자주하던 행동이기도 했다.
「이럴 때는 주입식 교육도 필요한 법이지. 많이 외워 두면 나중에 상황에 맞춰서 빠른 판단도 가능할 테니.」
연우는 샤논을 따라 같이 웃었다. 그가 뭘 말하고 싶어 하는지를 눈치챘으니까.
“그리고 그 패턴은 네가 가르쳐 줄 수 있을 테고?”
「그렇지. 똑똑해, 주인. 수하는 바로 그럴 때 쓰라고 있는 거지.」
샤논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칠흑빛으로 칙칙하게 물든 소드 브레이커가 손에 잡혔다.
「말이 나온 김에 빨리 시작해 보자고. 보아하니 주인도 시간이 촉박한 것 같으니까.」
* * *
하지만 샤논과의 수련은 길게 이어지지 못했다. 허초에 대한 것을 숙지하던 중에, 갑자기 전군 호출령이 떨어졌다.
연우는 판트, 에도라와 함께 외인부대를 이끌고 중앙으로 이동했다.
그리고 그 순간.
두근.
두근.
연우는 갑자기 빠른 속도로 뛰는 심장을 거세게 움켜쥐어야만 했다. 등골이 딱딱해졌다. 마력회로를 돌리지 않았는데도, 마력이 마구 돌아다녔다. 용마안이 저절로 열리면서 하늘을 응시했다.
갑자기 신체가 왜 이러나 싶어 하늘을 봤을 때.
연우는 뒤늦게 이유를 깨달을 수 있었다.
사위를 압도하는 어마어마한 패기가 하늘을 뒤덮고 있었다. 마치 하늘과 땅 사이에 자신만 존재한다는 듯, 오롯이 자신만이 위대한 존재라고 과시하듯, 녀석은 그렇게 우뚝 서 있었다.
붉은색으로 빛나는 비늘. 탄탄한 턱과 세로로 찢어진 동공. 30미터에 달하는 거체.
‘……용.’
여름여왕이 본체로 돌아와 그곳에 앉아 있었다.
클랜에 레드 드래곤이라는 이름을 가져다 준 존재가, 올포원 다음으로 기나긴 세월을 살았다는 존재가, 붉은 용이 그곳에 앉아 기세를 흘려 대는 중이었다.
드래곤 피어(Dragon Fear).
용종이 가진 수많은 권능 중 하나라는 기세가 플레이어들을 휘어잡고 있었다.
연우는 어떻게든 침착함을 되찾고자 했다.
가슴이 두근거리는 이유는 아마도 체내에 일부 새겨진 용의 인자(因子)가 다른 용종의 등장에 반응했기 때문인 것 같았다.
하지만 그런 걸 드러낼 수는 없는 일. 연우는 최대한 마음을 다잡았다. 다행히 용마안이 가라앉으면서 마력회로도 잠잠해졌다.
하지만 드래곤 피어가 깔린 곳으로 입장하는 건, 등골이 서늘해질 정도로 위협적인 것이어서 연우는 바짝 긴장해야만 했다.
다행히 그녀는 이쪽을 보고 있지 않았다.
보는 것만으로도 섬뜩하기 짝이 없는 세로로 찢어진 동공을 하고서, 하늘을 응시하고 있었다.
새카만 밤이 깔린 하늘. 맑은 달을 바라보면서 뭔가를 엿보려는 것 같았다.
그러다 그녀는 천천히 상체를 일으키면서 접혀 있던 날개를 활짝 펼쳤다.
『……열린다.』
여름여왕의 것으로 보이는 목소리와 함께.
하늘을 따라, 군영을 뒤덮는 거대한 녹색 포탈이 활짝 열렸다.
* * *
그리고 그 시각.
“날 돕는다고 해서 너희들이 얻을 건 없다. 오히려 배신자라는 멍에만 뒤집어쓰는 꼴이지. 마지막으로. 지금이라도 떠날 기회를 주겠다. 이후에는 절대 항명을 받지 않겠다.”
도무신은 수하들을 모아 놓은 자리에서 말을 건네고 있었다.
그의 휘하에는 마도단을 중심으로 신도단, 진도단을 비롯한 9개의 전투 부대가 만들어져 있었다. 그들이 모두 모였다.
이제부터 다리를 건널 예정이니, 지금이라도 멈출 사람은 멈추라고. 별다른 제지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마성에 눈이 멀었어도 여전히 이성이 일부는 남아 있었다는 뜻이었다.
그리고 그런 모습이 수하들에게는 더 크게 와 닿았다.
아들을 구하고 싶다는 열망으로 가득하지만, 어떻게든 이성을 유지하려는 모습에서 절실함이 느껴졌던 것이다.
결국.
도무신의 계속된 재촉에도 수하들은 아무도 떠나질 않았다. 그들은 굳은 결의가 가득한 눈빛으로 도무신을 바라봤다.
도무신은 이를 악물었다. 자신이 삶을 헛되게 살지 않았다는 것을 절실하게 깨달을 수 있었다.
“너희들의 목숨, 감사하게 받아 가마.”
도무신의 눈동자가 광기로 번들거리기 시작했다.
“그럼 가자.”
* * *
마도단을 비롯한 신도단, 진도단 등이 가장 먼저 손을 쓴 곳은 검무신의 지시에 따라 도무신을 감시하고 있던 호검단이었다.
“너…… 희들……!”
호검단의 단장은 자신의 턱밑에 붙여진 칼날을 보고 입술을 파르르 떨었다.
지금 너희들이 하려는 짓이 뭔지 알고 있냐는 눈빛.
“몰랐다면 시작하지도 않았어.”
하지만 마도단장은 가감 없이 칼을 휘둘렀다. 호검단장의 머리가 떨어지면서 바닥을 굴렀다.
그래도 불과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같이 술잔을 기울이던 동료였건만.
씁쓸한 감정이 들 거라고 예상했던 것과 다르게 이상하게 아무런 감정도 들지 않았다.
어쩌면 죽음을 각오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런 죽음도 절대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칼을 쥐고, 칼을 위해서 살아왔던 인생. 언젠가 다른 사람의 칼에 맞아 죽을 인생이라면, 자신을 인정해 주는 주인을 위해 죽는 것도 절대 나쁘지 않은 것 같았다.
마검단장은 주변을 훑었다.
몇몇을 제외한 단원들이 모두 그의 앞에 모여 있었다. 이미 모든 정리가 끝났는지, 그들의 옷은 온통 핏물로 시뻘겠다.
“표적의 위치는?”
표적. 리언트를 말하는 거였다.
“현재 검무신께서…… 아니, 검무신이 자신의 집무실로 데려가 보호 중이라고 합니다.”
“떨어질 가능성은?”
“일단은 없습니다. 무슨 이야기를 나누는지는 몰라도, 긴 이야기를 나누는 듯합니다.”
마도단장은 혀를 찼다.
“결국 검무신을 치는 수밖에는 없는 건가. 많이 힘들겠어.”
사실 리언트만 잡으면 되는 것이라면 처리는 아주 쉽다.
하지만 검무신의 거처에 있다면 그렇게 쉽게 처리가 될 것 같지는 않았다. 검무신과 충돌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 큰 부담이었다.
다른 무신들을 휘어잡는 무력이며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는 빼어난 지략까지.
검무신은 같은 청화도의 사람들에게도 공포나 다름없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포기할 생각은 없었지만.
“신호 보내.”
부단장은 즉각 품에서 화약을 꺼내 허공에다 터뜨렸다. 퍼퍼펑. 어두운 밤하늘을 따라 붉은 폭죽이 잔뜩 퍼져 나갔다.
이쪽은 준비가 모두 끝났으니 시작하자는 뜻.
그리고 약속대로 군영 곳곳으로 퍼져 나가 대기하고 있던 다른 부대들이 일제히 일어났다.
콰콰쾅!
“불이다!”
“폭발이다! 보급 창고에서 불이 났다!”
“레드 드래곤이 쳐들어왔다!”
작전은 아주 간단했다.
마도단이 도무신의 거처 주변 정리가 끝나면, 군영 내 주요 지점으로 흩어져 있던 다른 부대들이 일제히 불을 지르고 소란을 일으킨다는 내용이었다.
그럼 결계를 뚫고 레드 드래곤이 기습을 해 온 것으로 착각한 수뇌부가 혼란해지는 사이, 도무신과 마도단이 리언트가 있는 곳으로 빠르게 진격할 예정이었다.
다행히 첫 번째 작전은 성공한 것 같았다.
군영 위로 불길이 높게 치솟기 시작하면서 갑자기 플레이어들이 바쁘게 뛰어다니는 소리가 들렸다.
곳곳에서 물을 가져와라, 레드 드래곤이 어디에 있느냐, 비명을 질러 댔다.
앞으로도 각 부대들은 바쁘게 뛰어다니면서 혼란을 더 크게 키울 생각이었다.
바람잡이 역할도 할 예정이었기 때문에 불길을 진압하고, 사태를 온전히 파악하려면 상당한 시간을 필요로 할 게 분명했다.
그사이.
도무신이 연금되어 있던 거처에서 천천히 걸어 나왔다.
철함을 등에 인 그의 눈빛은 차갑게 번들거리고 있었다. 그리고 투기와 마기가 물씬 풍기면서 회오리를 치는 중이었다.
이미 진작 삼켰지만, 이질적인 특색으로 아직까지 완전히 소화 할 수 없었던 4대 신수의 내단이 속에서 회오리를 치고 있었다.
그는 이미 소싯적 전성기 때의 힘을 되찾은 상태였다. 아니, 오히려 그때보다 더 풍부한 마력과 마기를 품고 있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오래 전부터 보관하고 있던 ‘역혈단’의 효능이었다.
다른 8대 클랜, 마군(魔軍)의 6번째 주교를 죽였을 때 얻었던 환단.
마력을 폭주시키고, 마성을 강화시키는 대신에 일정 시간 동안 육체의 잠재적 능력을 최대로 증폭시키는 효능을 가지고 있었다.
원래는 자폭용으로 쓰이거나 위기 시에 사용하는 물건이었지만.
도무신은 그런 것을 전혀 개의치 않았다.
어차피 자신은 계속된 마력 적출로 몸이 망가져 주화입마로 인한 마성에 시달리고 있는 중이었고, 죽음을 각오한 이상 검무신을 꺾을 수 있는 방법이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역혈단의 효과는 아주 뛰어났다.
여태껏 마력 부족으로 기근을 겪다시피 했던 체내가 마력으로 가득 찼다. 쉽게 흡수되질 않아 한동안 고생을 해야 했던 4대 신수의 기운도 같이 뒤섞여 힘이 되어 주었고, 육체에도 부쩍 힘이 실렸다. 마성도 강화되어 본능이 앞섰다.
파괴 충동과 함께 무엇이든지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이 들었다.
이 힘만 있다면 검무신은 물론, 녀석을 따르는 다른 무신들도 전부 꺾어 리언트의 목을 분질러 버릴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본능에 너무 휩쓸리면 도로 아미타불이 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도무신은 가까스로 이성을 유지하면서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예민해진 감각이, 군영 어디에 리언트 녀석이 숨어 있는지를 말해 주고 있었다.
그래서 도무신은 아무런 망설임 없이 그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마도단이 다급히 따라와 그 뒤에 붙었다.
걸음은 빨랐다. 하지만 여유로운 보폭과 다르게 이동은 아주 빨라 도무지 육안으로 쉽게 따라잡을 수 없을 정도였다.
간혹 이동하는 도무신을 본 사람들도 있었지만, 그들은 빠르게 목이 달아나 쓰러져야만 했다.
그러다 어느새 리언트의 마력이 풍기는 곳까지 다다랐다.
“도무신 님!”
“여기에 오시면 안 되는……!”
검무신의 거처는 평소와 달리 갑작스런 소란으로 플레이어들이 밖으로 대거 빠져나가 경계가 많이 느슨해져 있는 상태였다.
그런 와중에 도무신과 마도단이 들이닥치니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도무신은 그들이 어떻게 방어 대책을 구성하기 전에 칼을 거칠게 휘둘렀다.
역혈단과 4대 신수 내단의 힘이 함께 뒤섞이면서 폭발을 일으켜 그들을 깡그리 밀어 버렸다.
콰콰콰-
수십 명의 플레이어들이 피떡이 되어 사라졌다. 피보라가 자욱하게 퍼지고, 먼지 구름이 치솟았다.
그 안에는 리언트와 검무신만이 멀쩡하게 남아 있었다.
리언트는 양팔을 교차해 겨우 공격을 막아 낸 상태. 옷은 누더기가 된 채로, 먼지를 뒤집어 쓴 몰골로 두 눈에 불을 잔뜩 켰다.
“도무신! 네가 결국 끝까지!”
“돌만 내놔라. 그럼 목숨만은 살려 줄 테니.”
“없다고 몇 번이나 말해! 그딴 거! 없……!”
정말 있는 상태에서 내놓으라고 한다면 모를까. 정말 잃어버렸기에, 리언트는 억울함을 참지 못하고 버럭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말은 길게 이어지지 못했다.
검무신이 손을 뻗어 그의 말허리를 잘랐다. 그리고 사자 탈을 쓴 얼굴 그대로 도무신을 바라봤다. 탈 위로 보이는 이맛살에 살짝 골이 팼다.
『정말 끝까지 이렇게 해야겠나?』
검무신은 도무신의 상태를 정확하게 꿰뚫어 보고 있었다.
역혈단을 이용한 4대 신수 내단의 소화. 그리고 마성의 강화. 도무신은 이미 기존에 그가 알고 있던 도무신이 아니었다.
풍기는 위세만 따진다면 검무신에 못지않은 힘을 풍기고 있었다.
“나야말로 묻지. 지금이라도 돌, 나에게 넘겨. 그런다면 당장 내 목을 내놓으라고 해도 내놓을 테니.”
『늘 말하였듯. 무신의 사이는 대등하다. 자발적으로 내놓는 게 아닌 이상, 다른 무신을 강제할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
검무신은 원론을 이야기했지만, 도무신은 비웃음을 던졌다.
“그게 아니겠지. 그럴 듯하게 포장하지 마라. 사실 그 돌이란 것, 검, 너에게도 필요한 것 아닌가? 넌 지금 그걸 위해 저 얼간이 놈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던 거고. 내 말이 틀렸나?”
리언트의 눈이 살짝 흔들렸다. 도무신은 정확하게 사실을 찌르고 있었다.
분명 방금 전까지 그와 검무신은 돌에 대해 긴히 이야기를 나누던 중이었다.
『……결국 끝까지 반란을 고수하겠다는 뜻이군.』
“어차피 여기까지 온 이상, 달라질 건 없다. 저 반편이를 내놔라.”
『계속 고집을 피우겠다면 어쩔 수 없지.』
사자 탈 아래로 비치는 검무신의 눈살이 살짝 일그러졌다.
그러다 한 손을 높이 들자, 주변 공간이 찢어지면서 사선검이 나와서 그를 뱅글뱅글 감쌌다.
그리고.
화아악!
주변 일대의 대기가 흔들리면서 수채화처럼 흐려지더니, 곧 결계가 무너지고 새로운 광경이 드러났다.
검무신과 도무신이 서 있는 주변을 따라.
수천 명도 넘는 플레이어들이 빼곡하게 에워싸서 이쪽으로 칼을 겨누고 있었다.
『이래도. 계속할 것이냐?』
검무신이 싸늘한 눈빛으로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