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화. 미후왕의 궁전 (9)
“뭘 그렇게 존경스러운 눈빛으로 봐?”
끝없는 자아도취. 자기애가 강해도 너무 강하다. 거기다 말도 너무 많다.
연우는 순간 자신이 무왕을 보고 있는 게 아닌가 하고 착각이 들었다.
‘아니. 스승님보다 오히려 더 심한 것 같은데.’
말 많은 건 칸을 보는 것 같기도 하다. 연우가 가장 상대하기 껄끄러워하는 스타일이었다.
다행히 연우는 오랫동안 무왕을 대하면서 그를 상대할 만한 좋은 방법을 알아냈다. 이런 건 대꾸해 주지 않고 화제를 돌리는 게 속 편했다.
“여쭙고 싶은 게 있…….”
“잠깐.”
하지만 미후왕은 연우가 어떤 질문을 건네기도 전에 손을 뻗어 잠시 입을 막았다.
“묻기 전에 주의 사항부터 말해 준다.”
“……?”
“내가 너의 질문에 대답해 줄 수 있는 건 3가지가 전부야. 마음 같아서는 다 말해 주고 싶지만, 빌어먹을 인과율 때문에 말이지. 어쩔 수가 없어.”
‘인과율?’
“게다가 지금 네가 있는 이곳은 제대로 된 장소가 아니기도 하고. 그러니 지금부터 질문을 하려면 생각을 자주 잘 정리해서 해야 할 거야.”
연우는 잠시 고민에 잠겼다.
사실 그가 처음부터 미후왕을 만날 생각으로 던전을 노렸다면 모를까.
사도들과 수련을 쌓던 중에 어쩌다 보니 흘러들어온 곳이다. 그러니 킨드레드와 마군이 여태 어떤 퀘스트를 진행했는지도 몰랐고, 무슨 정보를 갖고 있는지도 몰랐다.
질문의 범위는 한정되어 있다. 결국 연우는 천천히 생각을 정리하면서 물었다.
“파편이란, 무엇입니까?”
용신은 처음 연우를 만났을 때 그를 가리키면서 ‘파편’이라고 말했었다. 그게 후계를 뜻하는 말이란 건 알겠지만, 정확한 이유가 있을 것 같았다.
미후왕이 씩 웃었다.
“우리 성아가 말실수를 했나 보네. 거기에 대한 건 노코멘트. 말해 줄 수 없어. 좀 예민한 사안이라.”
연우는 입을 꾹 다물었다. 그래도 노코멘트가 대답이라면 기회를 날린 셈이었다.
그래서 질문의 방향을 틀었다.
“이곳을 만든 이유는 무엇입니까?”
단순히 후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후왕의 알 수 없는 표정 속에는 뭔가 노리는 게 있었다.
“역시 노코멘트.”
연우는 눈살을 찡그렸다. 세 가지 질문 중에 두 가지를 저런 식으로 치부해 버리면 뭐가 되는 건지.
그래도 여전히 미후왕은 싱글싱글 웃고 있는 중이었다.
‘말 안 해 주면 뭐 어떻게 할 건데?’라는 표정. 역시 보면 볼수록 무왕을 보는 것 같았다.
결국 연우는 다시 생각을 정리해야만 했다.
미후왕은 어떤 이유로 어느 ‘선’에 대해서는 대답을 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인과율인지 뭔지 하는 것 때문에. 그렇다면 질문의 의도를 바꿔야 하지 않을까.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건 세 번째 시험이다. 그런데 미후왕은 그에게 질문을 해 보라는 말만 하고, 아직 이렇다 할 시험을 주지 않고 있었다.
그렇다면 이게 시험의 일종은 아닐까. 그렇게 생각을 하니 어느 정도 ‘선’이 무엇인지 보이는 것 같았다.
포괄적인 질문이 필요했다. 세세해서 선을 넘지 않는 선에서.
연우의 눈빛이 깊게 가라앉았다.
“당신은, 누구십니까?”
전혀 생각지도 못한 질문.
미후왕의 눈이 살짝 커지더니 곧 함박웃음을 터뜨렸다. 손으로 무릎을 세게 치면서.
“하하핫! 그건 생각도 못 했는데? 할 수 있는 마지막 질문인데 선술은 뭔지, 72선술을 어떻게 해야 빨리 습득할 수 있는지부터 물어야 하지 않아? 그런데 이런 질문이라. 아주 좋아.”
그러다 미후왕은 웃음을 뚝 그쳤다. 그러자 산자락을 따라 감돌던 산뜻한 바람이 불지 않았다. 연우는 그 순간, 미후왕을 둘러싼 존재감이 용신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는 느낌을 받았다.
16층 과거의 신전에서 마주쳤던 우르드조차도 그에 비하면 턱없이 작게 느껴졌다. 마치 끝없이 높게 일어선 산을 마주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부처님 손바닥 안’이라는 말이 있다. 연우는 딱 그런 느낌을 받았다. 미후왕은 분명 눈앞에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라는 세상에 갇혀 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확신할 수 있었다. 질문을 던지기 전부터 의심하긴 했지만, 이 세상은 미후왕의 일부였다.
미후왕이 착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합격.”
[세 번째 시험을 무사히 통과했습니다.]
[모든 시험을 통과하는 데 성공하였습니다.]
[서든 퀘스트(왕의 병마용갱)과 히든 퀘스트(미후왕의 궁전)를 성공적으로 클리어했습니다.]
[보상으로 스킬 ‘72선술’과 칭호 ‘미후왕의 후예’를 획득했습니다.]
[누구도 쉽게 이루지 못할 업적을 달성했습니다. 추가 공적치와 보상이 제공됩니다.]
[공적치를 10,000만큼 획득했습니다.]
[추가 공적치를 15,000만큼 획득했습니다.]
[칭호: 미후왕의 후예]
미후왕은 봉인을 풀고 떠나기 직전, 오랜 고민 끝에 오행산에다 자신의 유산을 남기고자 했다. 자신을 봉인시킨 곳이기 때문에 증오스러웠지만, 오백 년 가까이 머물며 미운 정도 남아 있었기 때문이었다. 또한, 후대에 선술을 남겼으면 한다는 스승의 유훈을 지켜야 하기도 했다.
이 칭호를 갖는 동안, 전투에 임할 때 뛰어난 집중력과 정신력을 갖게 된다. 그리고 때에 따라서 ‘화안금정’이 발동되어 미후왕의 힘을 강림시킬 수 있다.
[추가 보상인 ‘여의봉의 단서’는 미후왕의 허물에게 직접 요구하십시오.]
연우는 칭호에 적힌 내용을 보고 살짝 눈을 크게 떴다. 미후왕의 힘을 강림시킬 수 있다는 내용. 이게 대체 어떤 의미인지 짐작이 가질 않았다.
그사이, 미후왕, 아니, 미후왕으로 보이는 자는 묵직한 어조로 말했다. 연우는 나중에 시험해 봐야겠다고 생각하면서, 그의 말에 집중했다.
“난 미후왕 손오공…… 의 사념. 진짜인 그가 어디론가 사라지기 전에 이곳에다 남긴 껍데기다. 뭐, 허물 같은 거라고 해 두자고.”
퀘스트에서 말한 미후왕의 허물은 단순히 72선술뿐만 아니라, 지금 눈앞에 있는 이 존재를 가리킨 것 같았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한낱 허물이 보이는 힘이 이 정도라니. 우르드조차 작아 보이게 만들 정도인데, 그렇다면 본체는 대체 얼마나 큰 힘을 갖고 있는 걸까?
“그리고 이 세상은 그런 사념이 구현해 낸 심상 세계 같은 거야. 너는 그 안에 들어와 있는 거고.”
연우는 자신의 짐작이 맞았다는 생각에 고개를 끄덕였다.
칭호에도 나와 있었다. 미후왕은 오행산을 떠나기 전에 스승의 유훈에 따라 72선술을 이곳에 남겼다고.
그렇다면 미후왕이 떠난 뒤에 그를 따르던 신하와 백성들이 왜 이곳에다 궁전을 지었는지도 확실히 납득이 갔다.
미후왕이 머물던 거처일 뿐만 아니라, 유산이 남은 곳이니 성지로 떠받들기에 충분했던 것이다.
“진짜는 어디로 갔는지 모르시겠군요.”
미후왕의 사념은 어깨를 으쓱거렸다.
“난들 알겠나. 여기에 남은 나보다 더 자유분방한 놈일 텐데. 내가 여기에 남은 건, 후계가 된 놈을 보고 어떤 놈인지 평가하라는 뜻에서였는데. 나도 여기에 계속 묶여 있는 게 지겨워 죽겠어.”
미후왕의 사념은 정말 진심으로 짜증 난다는 듯이 혀를 찼다. 확실히 그의 뜻대로 모든 게 가능한 심상 세계라고 해도, 바깥으로 나가지 못한다면 아주 답답하겠지.
“그래도 간만에 찾아온 놈이 괜찮은 물건인 것 같아서 다행이네. 계속 기다린 보람이 있어.”
연우의 눈이 살짝 빛났다.
“간만에 찾아왔다는 말씀은?”
“눈치 빠른 놈이 뭔 의뭉을 떨어? 너 어디 가서 음흉하다는 소리 많이 듣지? 됐고. 이거나 받아.”
미후왕의 사념은 연우에게 뭔가를 휙 하고 던졌다.
손바닥만 한 크기의 황금색 쇳조각. 연우는 얼결에 그걸 받았다가 무엇인지 확인하고는 살짝 눈을 크게 떴다. 재질이 낯설지가 않았다. 신진철이었다.
[여의봉의 조각]
분류: ???
등급: ???
설명: 미후왕의 신물, 여의봉을 이루는 수십 개 조각 중 하나. 현재는 아무런 기능을 띠고 있지 않으며, 원래의 형태를 되찾기 위해서는 흩어진 조각들을 찾아 하나로 합쳐야 할 것 같다.
여의봉이 조각으로 있어?
연우는 추가 보상으로 주어진다는 여의봉에 대한 단서가 이게 아닐까 생각했다.
아니나 다를까.
띠링-
[연계 퀘스트가 있습니다. 퀘스트를 진행하시겠습니까?]
연우는 잠시 여의봉의 조각을 들고 미후왕의 사념을 쳐다봤다. 그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씩 웃으면서 턱짓으로 조각을 가리켰다.
선택은 네 몫이라는 듯.
‘어쩌면 지금까지 치른 퀘스트는 단지 시작에 불과한 것이었을지도.’
[히든 퀘스트가 생성되었습니다.]
[히든 퀘스트 / 여의봉의 주인]
내용: 미후왕 손오공은 스승의 유지를 지키면서도, 한편으로는 후계가 너무 많아져 자신의 명성을 더럽히는 것을 우려했습니다.
그래서 그중에 진짜 후계를 가릴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그는 한 가지 꾀를 내어, 여의봉을 수백 개의 조각으로 나누어 탑 곳곳에다 흩어 놓았습니다.
지금부터 흩어진 조각들을 모두 모아 여의봉을 완성하세요. 여의봉 속에 담긴 마지막 비밀까지 소유해야만 ‘제천대성’의 이름을 이을 수 있습니다.
참가 자격: 칭호 ‘미후왕의 후계’. ‘여의봉의 조각’을 1개 이상 소유한 플레이어.
제한 시간: 없음
보상: 1. 칭호 ‘제천대성’
2. 완성된 여의봉
3. 화안금정 + ???
역시 예상했던 대로 여태까지 했던 퀘스트는 본론으로 들어가기 위한 전초전에 불과했다.
제천대성이라는 칭호와 여의봉. 이 두 가지가 있어야 진짜 새로운 미후왕이라고 할 수 있겠지.
그리고 그 칭호를 얻기 위해 지금 이 순간에도 아주 많은 플레이어들이 바쁘게 뛰어다니고 있을 게 분명했다.
미후왕이라는 이름값이 주는 무게는 그만큼이나 대단했으니까. 어쩌면 신으로 올라가는 가장 빠른 방법 중 하나인지도 몰랐다.
그리고 연우는 그런 레이스에 자신이 올라탔다는 사실도 깨달았다.
“내 본체 놈은 말이다. 절대 뭐 하나를 주더라도 쉽게 주는 법이 없는 놈이야. 속이 썩어 문드러진 놈이라, 꼭 남들이 괴로워하는 걸 봐야 직성이 풀리거든.”
그런 본체의 성격을 쏙 빼닮은 것으로 보이는 미후왕의 사념이 재미나다는 듯이 낄낄 웃음을 터뜨렸다.
“여의봉의 조각은 곳곳에 흩어져 있다. 내가 갖고 있는 건 네가 방금 전에 가져간 게 마지막이었고. 이 탑에, 어디에, 얼마나 많이 흩어졌는지는 아무도 몰라. 본체 놈 외에는. 어떤 건 아직 아무도 못 찾아서 곤히 잠자고 있을 테고, 어떤 건 누가 열심히 찾아서 제법 모았는지도 모르지. 또 어떤 건 보물 볼 줄 모르는 까막눈이 우연찮게 주웠을지도 모르고.”
“…….”
“어쩌면 큰 싸움이 벌어질지도 모르는 일이다. 미후왕, 아니, 제천대성이라는 명성을 탐낼 만한 사람은 아주 많으니까 말이야. 흐흐.”
신화 속에서 제천대성은 단순한 칭호가 아니었다. 직책이자 작위이기도 했다.
이렇다 할 실권은 없었지만, 옥황상제와 나란히 할 만큼 높은 작위. 당연히 여기에 딸린 부가적인 것들은 따로 말할 필요가 없었다.
‘그렇다면 킨드레드와 마군도 조각을 갖고 있는 걸까?’
갖고 있다면 얼마나 갖고 있을까. 그리고 언제부터 모으기 시작했을까.
마군이 뭘 노리는지 이제 대충은 알 것 같았다. 제천대성을 손에 넣는다. 그들로서는 충분히 시도해 볼 만한 일이었다.
“찾을 방법은 따로 없습니까?”
미후왕의 사념은 손사래를 쳤다.
“내 임무는 어디까지나 새롭게 후계가 된 놈들에게 마지막 시험을 내주고, 쓸 만하다 싶으면 안내해 주는 데까지야. 조각을 찾는 방법, 단서, 그런 건 전부 네가 알아서 할 일이지. 본체 놈은 그런 것까지 요구하고 있으니까.”
무력. 추리력. 판단력. 모든 것을 다 가져야만 한다는 의미였다.
“뭐,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조각을 돌려주고 포기해도 좋아. 나로서는 새로운 후계가 나타날 때까지 그냥 기다리면 그만이니까.”
순간, 연우의 눈이 날카롭게 빛났다.
“하지만 포기한다고 하면 바로 절 죽이실 생각 아니십니까?”
“오. 똑똑한데?”
미후왕의 사념이 입꼬리를 씩 말아 올렸다. 그 순간, 그를 따라 잔혹한 살의가 살짝 감돌았다가 사라졌다.
“고작 이따위 일도 제대로 도전하지 못해서 꼬리를 마는 놈 따위야, 미후왕의 이름을 가질 자격이 없으니까. 그러니 어쩔래?”
연우는 여의봉의 조각을 잠시 내려다봤다. 갖가지 생각이 들었지만, 사실 대답은 이미 정해진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미후왕의 사념이 강요하지 않았더라도, 연우는 어떻게든 이 퀘스트를 하려 했을 것이다.
애초 이 던전에 뛰어 들고, 미후왕의 유산을 독차지해야겠다고 생각했던 이유가 무엇이었나. 마군이 개입되었을 게 분명했기 때문이었다. 그들이 원하는 걸 가로채서 독차지하는 것. 그것이 가장 큰 목적이었다.
아니, 그런 것을 떠나서라도, 연우는 미후왕과 관련된 것들을 어느 누구에게도 나눠 주고 싶지 않았다.
독식하고 싶었다.
남들과 경쟁해서 이기고, 빼앗는다는 것. 모든 걸 독차지해서 혼자서만 누리는 맹수의 기쁨을 그는 아주 잘 알고 있었다. 무왕으로부터 배웠고, 여름여왕과 검무신을 상대로 싸우면서 깨달았다.
동생이 돌아온다면 모를까. 그는 눈앞에 놓여 있는 맛난 음식을 누군가와 나눠먹을 사람이 아니었다. 그건 판트와 에도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물론, 쉽지 않을 거란 건 잘 알고 있었다.
연우보다 앞서 후계가 되었다면 분명히 그보다 훨씬 뛰어난 용력과 지력을 갖고 있을 것이다. 어느 누군가는 거대 클랜을 배후로 두고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다 한들, 무슨 상관인가. 더 강해져서 꺾어 버리면 그만인데.
애당초 탑에 처음 들어왔을 때부터, 연우가 걸은 길은 줄곧 가시밭길의 연속이었다. 하고자 하는 목표도 절대 손쉬운 게 아니었다. 거기에 하나쯤 더 들어간다고 해서, 무슨 차이라도 있을까.
오히려 그렇게 해서 미후왕의 진짜 힘을 가질 수 있다면. 제천대성을 계승할 수 있다면 무엇이라도 해야만 했다.
보다 강해지고자 하는 열의는 그를 여태껏 움직이게 한 원동력이기도 했으니까.
무엇보다.
연우는 자신이 유리하면 유리했지, 절대 불리할 거란 생각은 하지 않았다.
제천류. 남들이 가진 건 72선술이 전부일 게 분명했다. 하지만 연우는 그보다 훨씬 더 높은 유산을 갖고 있었고, 그건 그만큼 여의봉의 주인 자리에 더 가깝다는 뜻이기도 했다.
‘음검도 있고. 태극혜 반고검도 있어.’
연우는 주먹으로 여의봉의 조각을 꽉 쥐었다. 그리고 인트레니안을 열어 안에다 던져 넣었다.
“하겠습니다. 굳이 피할 생각은 없습니다.”
탁!
연우는 그 말만 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쭈. 풋내기 주제에 패기가 좋은데?”
미후왕의 사념은 그런 연우를 보면서 생각했다. 성격은 시건방진 본체 놈과 많이 달라 음흉해 보이지만, 본질은 똑같은 것 같다고.
눈앞에 있는 녀석은 맹수였다.
[히든 퀘스트(여의봉의 주인)을 수락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