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두번 사는 랭커-184화 (184/862)

9화. 그림자 도장 (9)

레베카는 옆에서 연우를 지켜보는 내내 기묘한 느낌을 받았다.

‘이런 아이가 있었다고……? 그걸 여태 어떻게 모르고 있었지?’

레베카는 처음 연우와 20층에서 마주쳤을 때를 떠올렸다. 그때는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었다. 일 년에 한두 명쯤 나타나는 사두 희망자라고 생각했을 뿐. 그녀는 자기 단련에 집중하기에도 바빴기 때문에 도저히 다른 곳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하지만 자는 동안 케르눈노스 신으로부터 한 가지 신탁을 받고 난 뒤부터는 생각이 달라졌다.

-앞으로, 저 아이를 잘 지켜봐야 할 것이다.

케르눈노스 신은 여러 신들 중에서도 유독 의사 표현이 적은 편이었다. 그래서 그가 신탁을 내렸을 때, 레베카는 크게 놀라고 말았다. 그래서 자세한 이유를 물었지만,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그래서 그때부터 연우를 관찰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레베카는 연우에게서 도저히 특별한 점을 찾을 수가 없었고, 언제부턴가는 관찰하는 것을 게을리하다가 끝내 신탁을 잊고 지내기까지 했다.

그리고 미후왕의 궁전을 거쳐, 이렇게 정령으로 되살아난 지금.

레베카는 케르눈노스 신이 왜 연우를 잘 지켜보라고 했는지 알 것 같았다.

‘싸우면서, 계속 강해지고 있어. 하나하나 통과할 때마다…… 에떻게 저런 게 가능하지? 그동안 얻은 심득을 정리하는 걸까, 아니면 새로운 깨달음을 얻는 건가?’

연우가 각 구획을 통과할수록. 레베카는 이전 구획을 통과하기 전과 확연히 달라진 연우를 볼 수 있었다.

분명 각 구획에 있는 환영들은 강했다.

하지만 연우는 그때마다 처음에는 밀리더라도, 어떻게든 난전 속에서 돌파구를 마련하고 승리를 거머쥐었다.

특히 헤븐윙 차정우와 마군의 대주교를 쓰러뜨렸을 때는 자기도 모르게 경악하고 말았다.

어쩌면. 케르눈노스 신이 그녀로부터 신력을 완전히 가져가지 않은 건, 그녀의 눈을 빌어 연우를 더 자세히 살펴보기 위해서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래서 궁금했다.

대체 그가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조금 우려가 되기도 했다.

상대는 무왕이었다.

역대 외뿔부족의 왕들 중에서 가장 위대하다고 평가받는 자.

레드 드래곤의 여름여왕도 한 발 양보하게 만들고, 조금만 더 세월이 지난다면 올포원에 대항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사고 있는 자의 환영이었다.

그런 상대라면 아무리 연우라고 해도 힘들지 않을까?

그런데.

무왕의 환영이 ‘항복’이라는 의사 표시를 했다.

레베카는 도무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눈을 크게 뜨고 말았다. 항복 의사를 밝히는 환영. 그런 건 본 적도, 들어 본 적도 없었다. 하물며 그게 무왕의 환영이라면 더더욱.

* * *

「뭐야, 저거?」

「환영이, 자기 의사 표시를……?」

레베카와 마찬가지로, 샤논과 한령도 경악하고 말았다.

그들도 한때 21층을 통과했던 플레이어였기 때문에. 지금 눈앞에 벌어진 광경이 얼마나 말도 안 되는 일인지를 너무 잘 알고 있었다.

환영은 그저 당시 층계를 통과하던 플레이어의 데이터를 토대로 만든 집합체일 뿐. 자아까지 복사된 건 아니기 때문에, 절대 자기 의사를 갖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 무왕의 환영은 시련이 시작했는데도 불구하고, 싸울 생각은커녕 높이 든 양팔을 내릴 생각은 전혀 하지 않고 있었다.

「야, 주인! 저거 혹시 너네 스승이 분장하고 숨어 있는 중인 거 아냐?」

샤논은 자신이 말도 안 되는 가정을 말하고 있는 중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이미 시련이 시작된 이상, 인스턴트 던전에 타인이 들어올 수 있는 가능성은 없었다. 심지어 관리자도 입장이 불가능했다.

하지만 차라리 그렇게 생각하는 쪽이, 환영이 말을 했다는 것보다 훨씬 더 믿을 만하다고 여겼다.

하지만.

‘아니. 아예 불가능한 건 아니야.’

연우는 눈을 가늘게 뜨며 무왕의 환영을 바라봤다. 그도 믿기 힘든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샤논과 한령처럼 부정적이지는 않았다.

이미 이와 비슷한 일을 겪어 보지 않았던가.

동생의 환영. 녀석은 분명 사라지기 바로 직전, 연우에게 뭔가를 말했었다. 그때는 단순히 데이터에 남은 메모리가 잠시 작동한 게 아닐까 하고 생각했었지만.

‘만약 그게 아니라면.’

정말 아주 잠깐이나마 동생의 환영이 자아를 갖췄던 것이라면. 무왕의 환영이 어느 정도 자아를 갖추고 있다고 해도 무리는 아니었다.

무왕의 환영이 동생의 환영보다 더 완벽한 상태일 테니까.

물론, 이런 건 전부 단순한 가정일 뿐.

그저 단순히 환영에 남은 무왕의 사고 패턴에서 ‘적’이라고 생각되는 자를 만난 것에 대한 반작용으로 보이는 여러 반응 중 한 가지일지도 몰랐다.

어쨌든 이유가 무엇이 되었든 간에, 녀석이 여태껏 만났던 여러 환영들과는 많이 다르다는 건 확실했다.

무왕의 환영은 연우가 자신에게 흥미를 보인다고 생각했던지, 미소를 더 또렷하게 지으면서 천천히 양팔을 내렸다. 그리고 입술을 벙긋거렸다.

‘어차피 나는 너와 싸워도 이길 수 없다는 걸 안다. 그러니까 잠시 이야기를 나누자.’

육성은 내지 못하지만, 환영은 분명히 그렇게 말을 하고 있었다.

「저거 진짜 말하네? 우와. 혼란하다, 혼란해.」

「주인님. 오히려 더 조심하셔야 할 듯합니다. 여태껏 한 번도 발견되지 않았던 현상입니다. 오히려 다른 수작을 부리려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연우도 절대 방심하지는 않았다. 아니, 오히려 원래 그의 성격대로라면 가차 없이 비그리드를 뽑았을 것이다. 알 수 없는 뭔가에 휘둘리는 걸 가장 경계하는 게 그의 성격이었으니까. 환영이 어떤 수작을 부리기 전에 처리를 하려 했을 것이다.

무엇보다 상대는 무왕. 속정은 깊지만, 필요할 때에는 자신의 친동생도 가차 없이 내칠 수 있는 사람이었다.

아마 이야기를 나누자는 것도, 그를 방심시키기 위한 수작에 불과할 것이다.

하지만.

‘확인해 보고 싶어.’

연우의 두 눈이 깊게 가라앉았다.

‘만약 단순히 카피된 데이터의 작용이 아니라…… 정말 의식까지 제대로 복제된 것이라면.’

그래서 자아까지 갖춘 것이라면.

그때는 편린에 불과할지라도. 동생을 다시 만날 수 있지 않을까.

21층을 계속 돌고 돌아…… 만나고 싶을 때마다 동생의 환영을 찾아가 이야기를 나누면 되지 않을까.

그리고 그 환영 속에 숨겨진 자아를 깨우기만 하면, 그러고 나서 환영을 밖으로 꺼낼 방법을 찾기만 한다면…….

그런 생각이 자꾸만 들었다.

“무슨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는 거지?”

‘바깥 이야기.’

“바깥 이야기?”

‘그래. 나는 여기에만 있기 때문에 바깥세상을 전혀 몰라. 그냥 내 머릿속에 남은 원주인의 기억밖에는. 그러니 그 이야기를 해 줘. 그럼 바로 다음 시련으로 보내 줄게. 어때? 너에게도 나쁘지는 않은 조건이라고 생각하는데.’

환영은 그렇게 말하고 다시 씩 웃었다. 짓궂은 미소. 하지만 왠지 모르게 불길함이 느껴지는 미소였다.

연우는 잠깐 생각에 잠기다가 말했다.

“아니. 일문일답으로 하지.”

‘어떻게?’

“서로 한마디씩 묻고 답하는 걸로. 나도 너에게 확인하고 싶은 게 있어서.”

‘그런 거라면. 뭐, 얼마든지.’

환영이 웃으면서 손을 내린 순간.

“샤논. 한령.”

갑자기 환영의 그림자가 쭉 늘어나더니 두 개로 나누어졌다. 갑자기 나타난 샤논과 한령은 환영의 목 쪽으로 칼을 바짝 갖다 댔다.

환영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 이게 뭐하는 짓이냐는 표정. 하지만 연우는 당연하지 않느냐는 투로 말했다.

“널 뭘 믿고?”

연우가 여태껏 봤던 무왕에 대한 인상은 대부분 ‘속을 알 수 없다’였다. 심계가 깊은 만큼, 판이 저쪽이 원하는 대로 흘러가게 내버려 둘 경우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었다.

그래서 연우는 우선 환영을 제압해 놓고 나서 궁금증들을 풀어 갈 생각이었다.

그때.

“씨발. 호구 하나 잡았나 싶었는 데.”

환영이 조금 어이없다는 듯이 투덜거렸다. 무왕과 비슷한 목소리. 녀석은 직접 육성까지 낼 수 있었다.

“이렇게 되면, 뭐, 어쩔 수가 없잖아.”

그 말이 시작이었다.

쾅!

환영을 따라 강렬한 마력 폭풍이 터졌다. 샤논과 한령은 미처 어떻게 손을 쓰기도 전에 폭발에 휩쓸려 좌우로 크게 튕겨났고, 환영은 땅을 강하게 박차 허공으로 높게 치솟았다.

그때, 연우의 뒤편에서 대기하고 있던 레베카가 환영이 있는 곳으로 거칠게 몸을 날렸다. 샤논과 한령도 재빨리 균형을 잡았다.

「크으! 드디어 우리도!」

「좀 뛰어다닐 수 있겠군.」

둘은 예상치 못한 폭발을 받은 상황 속에서도 크게 웃고 있었다.

사실 연우가 관문을 통과하는 내내 그것을 관전하기만 해야 했던 그들로서는 좀이 쑤시는 일이었다.

특히 샤논은 리언트와 바할을 잡았을 때 이후로 반년 넘게 제대로 몸을 써 본 적이 없었다. 이후로 둘은 미후왕의 유산을 얻고 헤노바의 병기까지 얻으면서 몸이 크게 달아올라 있었다.

깨달음을 얻고 좋은 병기를 얻었어도 그걸 써먹어야 가치가 있는 것이지, 써먹지 못해서는 그냥 놀이밖에는 되지 않는 것이니까.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여태껏 만났던 관문들은 연우가 오로지 자기 수양에만 힘써 나설 수 없었다. 하지만 연우 역시 무왕의 환영은 그럴 생각이 전혀 없었다.

아니, 정확하게는 있었지만, 없어졌다.

-되도록 무왕의 환영을 구속하라.

그게 연우가 그들에게 내린 명령이었다.

분명 쉽지 않을 것 같았지만, 그래도 해 보면 재미있을 것 같았다. 방금 전에 일으킨 마력 폭풍만 보더라도 충분히 웃음이 절로 나올 정도로 기가 막혔으니까.

그래서 둘은 다시 지면을 박찰 준비를 했다. 어느새 레베카가 환영에게 쇄도하고 있었다. 바로 눈앞에서 신입에게 맛있는 음식을 빼앗기는 것만큼 쪽팔리는 일도 없는 법이었다.

그리고.

곳곳에 펼쳐진 그림자들 위로 괴이 집단이며 부까지 불쑥 올라와 준비를 갖췄다.

연우는 자신이 가진 모든 기량을 동원해서 어떻게든 무왕의 환영을 사로잡고자 했다.

어쩌면 동생을 되살릴, 아니, 진짜 동생이 아닌 옛 모습이라도 되살릴 방법이 생길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무슨 수라도 써야만 했다.

두 눈은 애타는 갈망으로 가득했다.

하지만 샤논과 한령 등은 섣불리 움직이지 못했다.

레베카가 가장 먼저 쌍검으로 무왕의 환영을 공격하기 바로 직전.

갑자기 하늘에서 무왕의 환영이 크게 몸을 뒤틀면서 한 손을 꽉 움켜쥐었다가 확 하고 펼쳤다.

그러자 주먹 안쪽으로 한껏 몰려서 단단히 압축되었던 마력이 그대로 잘게 부서지면서 파편을 사방으로 우수수 쏟아 냈다.

그리고 그런 파편은 궤적을 그리며 허공을 가로지르다 다시 잘게 부서지고, 부서진 파편은 또다시 부서지면서 수천수만 개의 파편을 만들어 하늘을 빼곡하게 물들였다.

멀리서 보면 마치 유성우라도 떨어지는 듯한 광경.

멍하니 보고 있으면 아름답다는 생각마저 들 정도였다.

하지만.

결과는 절대 그렇지 못했다.

콰콰쾅!

마력의 파편에 부딪친 건 모든 게 크게 부서져 나갔다. 지면에 작렬하기 직전에 다시 한 번 더 수십 갈래로 쪼개지면서 공중 폭발을 일으켰고, 폭발은 서로 엉키면서 삽시간에 사방으로 더 크게 벌어져 남은 것들을 깡그리 밀어 버렸다.

괴이 집단은 그대로 쓸려 나갔고, 부는 피의 안개를 퍼뜨리려다 말고 마법이 파훼된 반동으로 고꾸라지고 말았다.

레베카는 샅샅이 부서져 흩어졌으며, 샤논과 한령도 스테이지 외곽까지 밀려났다. 몸의 절반 이상이 부서지다 끝내 그림자 속으로 흩어져 버렸다.

연우는 다행히 불의 날개를 몸 주변에다 크게 둘러 공격을 피해 내긴 했지만, 단번에 튕겨날 수밖에 없었다.

빛의 파도? 어쩌면 그것과 비슷할지도 모르는 위력이었다. 문제는 빛의 파도는 제어가 불가능했던 데에 반해, 무왕의 환영은 너무나 자연스럽게 그 힘을 다뤘다는 점이었다.

단 한 번 일으킨 폭발만으로 괴이 집단이며 샤논과 한령 등을 쓸어 버리다니.

동생도 괴물이라고 했지만, 무왕은 그보다 더한 괴물이었다. 도저히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연우는 저만치 떠밀려난 상태에서 균형을 잡으며, 불의 날개 사이로 저 멀리 가볍게 지상에 착지하는 무왕의 환영을 바라봤다.

용마안이 활짝 열린 연우의 눈동자는 잔뜩 일그러져 있었다.

‘파공. 분명히 파공이었어.’

연우는 무왕의 환영이 사용한 게 무엇인지 알아봤다. 팔극권의 8대 비기. 연우도 최근에 쓸 수 있게 된 기술이었다. 이런 위력은 낼 수 없었지만.

게다가 한 가지 문제가 있었다.

‘분명히 이때 스승님은 팔극권을 만드는 중이셨을 텐데. 어떻게 된 거지?’

연우는 반파되다시피 한 괴이 집단을 다시 그림자 속으로 거둬 들이고, 비그리드를 뽑으면서 어떻게 환영이 8대 비기를 알 수 있는지를 파악하려 알고 있는 것들을 되짚어 봤다.

그러다 떠올랐다.

외뿔부족의 마을을 떠나기 직전. 무왕이 그에게 했던 말.

-자신 있냐?

제자로서 스승을 꺾을 수 있겠냐는 질문 바로 뒤에 따라온 다른 질문이 있었다.

-이겨라, 이왕이면. 1위까지도.

그때는 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분명 그 말투 속에는 어떤 회한이나 질투가 섞여 있었다. 무왕이 2위인 것을 감안한다면, 분명히 1위인 올포원의 환영을 못 이겼을 게 분명했다.

어쩌면 그것이 여태껏 무왕에게는 한으로 남았던 게 아닐까? 그리고 그때 품은 강한 집념이 환영에게까지 강하게 남아 있던 것이라면.

환영이 스스로 사고하고, 연구하면서, 원 주인과는 다른 방향으로 이곳에서 팔극권을 완성했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쿠쿠쿠-

잔잔하게 가라앉는 먼지구름 사이로, 환영이 입술을 비틀면서 말했다.

“방금 그거, 팔극권 같았는데. 너, 본체와 무슨 관련이 있나 봐? 이거 좀 재미있겠는데. 정말 물어 보고 싶은 게 참 많아졌어.”

환영은 무왕처럼 웃으면서 가볍게 몸을 풀었다. 우드득. 두득. 그러면서 웃는 모습에서는 맹수의 사나움이 잔뜩 묻어났다.

연우는 어쩌면 동생에 못지않은, 아니, 어쩌면 더한 재능을 만난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얼마나 대단한 재능과 집념이면, 한이 잔뜩 서린 귀신처럼 이렇게 환영을 살아 움직이게 만드는 것일까.

하지만 그런 생각들보다 더 연우의 눈에 띄는 점은.

‘날 먹잇감으로 본다는 거지?’

녀석은 생각보다 강한 연우를 더 강해지기 위한 자양분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눈빛이 그랬다. 맛난 먹잇감을 앞에 둔 맹수의 눈빛이었다.

판트가 왜 무왕을 가리켜서 계속 인성을 운운했는지 알 것 같았다. 막상 바로 눈앞에서 겪고 보니 조금 짜증이 났다.

연우는 불의 날개를 활짝 펼쳤다.

무왕에게 호언장담했던 것처럼. 아무래도 생포하기 전에 실컷 두들겨 놔야 뒤틀린 속이 좀 풀릴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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