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두번 사는 랭커-187화 (187/862)

12화. 악마의 숲 (2)

[22층의 시련을 시작합니다.]

[시련: 드넓은 바다를 마주한 항구 도시에는 오래전부터 큰 골칫거리가 있습니다. 마물 크라켄의 출몰지가…….]

22층의 시련은 아주 간단했다.

해안가에 출몰하는 괴물, 크라켄을 잡을 것.

하지만 크라켄은 몸집만 70미터가 훌쩍 넘는 거대 괴물이었다. 촉수처럼 마음껏 휘두르는 열 개의 다리는 모든 것을 쓸어 내는 데다가, 독성이 가득한 먹물도 위험해서 잡기가 절대 쉽지 않았다.

그래서 보통 최소 30인 이상의 레이드 파티를 필요로 하지만.

쾅!

새롭게 출몰한 크라켄은 레이드 파티가 도착하기도 전에 머리가 절반 이상 부서지는 끔찍한 고통을 맛봐야만 했다.

키에에엑!

크라켄이 고통스럽다면서 비명을 질러 댔다. 그리고 어떻게든 날파리처럼 눈앞에 왱왱 날아다니는 녀석을 잡기 위해 다리를 채찍처럼 휘둘렀지만.

콰콰콰-

녀석은 오히려 기다렸다는 듯이 검을 높이 빼 들더니, 빠르게 하늘을 유영하면서 공격을 피하며 다리를 잘라 나갔다.

푸우우!

피 분수가 몇 번씩이나 하늘 높이 튀어 오르면서 잘린 다리의 파편들이 우수수 쏟아졌다. 이미 사방은 바다며 모래사장까지 전부 녀석의 피로 흠뻑 젖은 지 오래였다.

원래대로라면 어마어마한 덩치와 체력으로, 여러 플레이어들에게 공포로 다가와야만 하는 녀석이었지만.

지금은 오히려 그런 신체적 강점들이 약점이 되어 좀 더 빠르게 죽음을 부르는 중이었다.

연우는 불의 날개로 맘껏 허공을 가로지르면서 비그리드를 휘둘러 댔다. 불의 파도가 작렬할 때마다 괴물이 서서히 쓰러지는 모습은 묘한 쾌감마저 낳았다.

그러다 선술, 절의 묘리에 따라 비그리드를 세차게 아래로 내려쳤을 때.

크라켄의 남은 머리와 몸뚱이가 두 동강 나면서 심장이 허공으로 높이 튀었다. 커다란 덩치에 어울리지 않는 사람 머리만 한 크기의 심장이었다.

연우는 마력을 이용해 심장을 손아귀에 쥐었다. 크라켄은 큰 덩치만큼이나 많은 마력과 체력을 비축한다. 심장은 영약의 좋은 재료가 될 수 있었다.

[모든 시련이 종료되었습니다.]

[바다의 제왕, 크라켄을 솔로 플레이로 처치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누구도 쉽게 이루지 못할 업적을 달성했습니다. 추가 공적치가 제공됩니다.]

[공적치를 15,000만큼 획득했습니다.]

[추가 공적치를 20,000만큼 획득했습니다.]

……

[획득한 공적치는 누계 공적치에 합산됩니다.]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리시겠습니까?]

[등록을 거부하셨습니다.]

……

[바다의 신, 포세이돈이 당신에게 큰 관심을 보입니다. 사도 제안을 고민합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신이 반대를 표시합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신이 우려를 표시합니다.]

[악마들이 관심을 기울입니다. 누군가의 제안에 깊은 논의를 나눕니다.]

‘포세이돈?’

올림포스의 보고를 다녀간 뒤, 연우는 여러모로 올림포스 쪽과 접점이 잦은 편이었다. 그리고 이따금 헤르메스나 아테나의 메시지가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올림포스 중에서도 포세이돈 같은 최상급 신과 관련된 내용은 처음 보는 것이었다.

바다의 괴물 중에서도 상급에 해당하는 크라켄을 홀로 잡은 것 때문에 그런 걸까.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관심을 보인다는 신의 문구 밑에는 다른 이들의 반대와 우려 표시가 떴고, 그 뒤에는 악마들이 뭔가 논의를 나눈다는 내용이 따랐다.

원래 이런 건 별반 관심을 두지 않는 편이었지만. 그런 내용이 계속 반복되다 보면 눈길이 안 갈 수가 없었다.

대체 이 신과 악마들은 누굴까.

‘누군들 상관없지만.’

어차피 저들이 어떤 제안을 한들 받을 생각이 전혀 없었으니까.

게다가 지금은 서둘러서 23층으로 가야만 했다. 브라함이 사라졌다던 말이 자꾸만 마음에 걸렸다.

연우는 메시지를 전부 내리고, 녹색 포탈을 발동시켰다.

[이곳은 23층, ‘악마의 숲’의 관입니다.]

새롭게 나타난 장소는 낭떠러지 위였다. 높은 하늘이 시야를 가득 메우고 있었다.

하지만 여태껏 연우가 통과했던 여러 층계의 하늘과는 전혀 달랐다. 붉은색 하늘. 노을처럼 아름다운 느낌을 주는 색이 아닌, 피처럼 섬뜩한 느낌을 주는 색이었다.

연우는 시선을 아래로 돌렸다. 드넓은 운해 아래로 울창한 숲이 눈에 들어왔다. 역시나 으스스한 느낌이 강했다.

특히 활짝 열린 용마안에는 갖가지 종류의 기운이며 유령체들이 보였다.

사기와 마기 따위가 거미줄처럼 엉키고, 반투명한 유령들이 곳곳에 돌아다니는 중이었다.

[23층의 시련을 시작합니다.]

[시련: 이제는 신들과도 대립할 정도로 문명을 키운 현 악마들과 다르게, 그들의 조상들은 태곳적에 누구의 손길도 닿지 않은 어느 이름 모를 버려진 세계에서 태어났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들의 세계는 빛이 제대로 들어오질 못해 언제나 하늘이 붉은 색을 띠고, 수백 년 넘게 비가 내리질 않아 강과 바다가 메말라 흉측한 땅만이 가득한 곳입니다.

어떤 생명체도 살 수 없을 것 같은 땅이지만, 이런 곳에서도 살 수 있도록 진화한 신비한 생명체가 바로 이곳에 있습니다.

기원을 알 수 없는 악마수(惡魔樹)는 세계에 몇 남지 않은 에너지를 탐욕스럽게 고갈시키며 새끼를 잉태합니다.

탐욕스러운 악마수의 공격과 허기진 새끼들의 집착으로부터 살아남으십시오. 더 많은 악마수와 새끼들을 죽일수록 생존에 더 유리해질 것입니다.]

‘용종’이 넓게 보면 드래고니안이나 와이번, 씨 서번트 같은 아룡(亞龍)들까지 포함한다지만, 드래곤과는 절대 비교도 할 수 없듯이.

현재 98층에 억류된 악마들과 원래 그들의 기원이 되는 조상들도 똑같이 취급할 수는 없었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98층에 있는 악마들은 한때 자잘한 등급에서 시작했을지 몰라도, 지금은 수많은 싸움과 포식 끝에 정점에 다다른 마왕과 대공들이었다.

신과 비교해도 절대 뒤지지 않은 권능을 지녔으며, 한때 탑을 떨쳐 울렸던 용종을 몰락시킨 장본인들이기도 했다.

하지만 여기 23층에 있는 악마들은 달랐다.

흔히 마(魔)의 일족, ‘마족’이라고 불리는 이들은 ‘악마수’라 불리는 식물에서 열매로 잉태되어, 아무런 사고나 자아도 없이 본능에만 충실해 살아간다.

오히려 이때는 몬스터보다도 더 훨씬 지능이 낮아, 악마들은 그들과 비교되기를 아주 싫어했다.

아마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 못 한다’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녀석들은 악마가 아닐까?

악마들이 마족이라고 폄하하는 것들은 대개 녀석들이 비루하던 시절의 모습들이었다. 지성체들이 보내는 갖가지 사념들이 복잡하게 뭉친 마이너스 에너지에서 태어난 영체(靈體)들.

녀석들은 편의상 아귀나 나찰 등 다양한 종류로 분류되긴 하지만, 사실 이렇다 할 신체적 특징을 따로 갖고 있는 건 아니었다.

대신에 본능이 강했다. 먹고자 하는 본능. 삼키고자 하는 본능이 강해서 무엇이든 닥치는 대로 집어삼키려고 했고, 그 대상자는 동족들도 가리지 않았다.

다만, 계속 먹고 먹어서 강해지다 보면 언제부턴가 이성이 조금씩 눈을 뜨는 것 같았다. 그때부터는 사고를 할 줄 알고, 감정이라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소유욕이 추가되어 무엇이든지 가지기를 바랐다. 능력이든, 권능이든, 힘이든.

그러다 언젠가는 악마가 되고, 대공이나 마왕이 되는 것이다.

어쩌면 닥치는 대로 먹어 치워서 그렇게 강해지는 것은 그들이 살아남기 위해 갖춰야만 했던 진화의 방식이었는지도 몰랐다.

현명함을 추구하는 용종들이 악마들을 싫어하는 이유도 거기에 있었다.

하지만 그런 골치 아픈 이론 따윈 집어치우더라도, 마족들이 살아가는 마계를 구현한 23층은 절대 쉽게 볼 곳이 되지 못했다.

연우는 일기장에 적힌 23층의 기록을 떠올리다가, 문득 여기서 구해야 할 히든 피스들이 떠올랐다.

‘여기서 얻어야 할 건, 아마도 보라색 마귀꽃과 드 로이 호수의 각룡. 이 두 가지였지?’

악마수는 열매로 마족을 맺기 전에 짙은 향을 풍기는 마귀꽃을 활짝 연다.

마귀꽃은 편리를 위해 통칭해서 그렇게 부르고 있을 뿐, 형태와 특징은 아주 다양했다. 감미로운 향기를 내는 것부터, 파리지옥럼 커다래서 안에 용해액을 담고 있는 것도 있었다.

연우가 찾고자 하는 것은 그중에서 보라색 마귀꽃이었다.

너무 희귀해서 세간에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사실 상급 마족들을 잉태한다는 꽃. 그만큼 질 좋은 마기를 아주 많이 품고 있기도 했다.

그리고 드 로이 호수는 악마의 숲에서도 가장 중심부에 위치한 호수였다. 크기가 아주 크다는데, 연우가 있는 곳에서는 잘 보이지 않았다.

그 호수에 사는 각룡은 22층의 크라켄만큼이나, 아니, 그보다 훨씬 잡기가 어렵다지만, 그래도 내단이 아주 쓸 만해 탐이 났다.

‘마귀꽃과 각룡의 내단을 배합한다면 괜찮은 영약이 나오지. 마력 등급을 올릴 수 있을 거야.’

이미 연우는 아주 많은 마력을 품고 있었다. 그러니 이제 더 이상 양적 성장은 필요 없었다. 대신에 필요한 것은 질적 성장이었다.

동생이 베이럭으로부터 배운 그 환단이라면, 큰 도움이 될 것 같았다.

다만, 문제라면 여기서 얻은 재료들로 만든 환단은 대개 악이나 어둠 계통의 기운을 품고 있다는 점이지만.

‘오히려 나로서는 잘된 일이지. 때마침 성향이 악 속성으로 기울면서 마기 쪽과 잘 어울리기도 하고.’

연우는 천천히 계획을 정리하면서 스타트존을 벗어났다.

사실 이런저런 것들을 되짚어 보고 있으면서도, 사실 연우가 가장 관심을 기울이는 건 따로 있었다.

‘현자의 돌.’

연단술사 브라함은 23층에서 아주 오랫동안 머물고 있는 중이었다. 이유는 몰랐다. 자유로움을 추구하지만 까다로운 그의 성격만큼, 아마 그럴 만한 이유가 있을 거라고 여길 뿐이었다.

‘문제는 이 양반을 어디서 찾느냐가 문젠데.’

나이트 워치에서는 브라함이 갑자기 종적을 감췄다고 했다. 덕분에 연우도 22층에서 더 많은 히든 피스를 찾지 못하고 부랴부랴 시련만 끝내고 넘어온 것이었다.

‘최근에 브라함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했었지.’

적이 많은 만큼, 친구란 눈을 씻고 봐도 찾을 수 없는 양반을 찾는 손님들이라.

뭔가 냄새가 났다.

‘일단 거처로 가 보자.’

연우는 나이트 워치에서 가르쳐 줬던 좌표 쪽으로 블링크를 잇달아 전개했다.

* * *

공교롭게도, 좌표가 가리킨 곳은 드 로이 호수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이었다.

확실히 악마의 숲은 중심부로 들어갈수록 더 큰 나무들로 빽빽해 붉은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거기다 공기도 텁텁했다. 마기가 뒤섞인 듯, 호흡을 버겁게 만들어 체력과 마력 소비가 빨랐다. 아마 신성 계통 쪽으로 힘을 갖춘 자라면 막대한 패널티를 입을 것 같았다.

반면에.

「와하하! 여긴 완전히 나더러 아예 눌러 살라고 있는 곳인데! 23층이 원래 이렇게 상쾌한 곳이었나?」

「우리가 그만큼 달라졌기 때문이겠지. 기분이 쏠쏠하군.」

샤논과 한령은 간만에 그림자 밖으로 나와서 숲을 즐겁게 활보하고 있는 중이었다. 호수가 있는 쪽은 보통 플레이어들이 가기를 꺼려 하기 때문에, 인기척이 없어 마음껏 돌아다닐 수가 있었다.

산 자들에게는 고통스러운 곳이었지만, 그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쾌적한 장소였다. 괴이들도 간만에 뛰어다니는 중이었다.

무엇보다.

키아아!

캬캬! 쿠륵! 쿠르륵!

숲을 돌아다니던 마족이며 유령은 죄다 괴이들에게 붙잡혀 뜯어 먹히는 중이었다. 먹이를 찾아 움직이다가 되레 먹이가 되는 꼴인 것이다.

그러니 괴이들에게는 이곳이 만찬회장이나 다름없었다. 마족은 대개 영체나 정신체로 이뤄져 있다. 당연히 괴이에게는 맛난 먹잇감으로 보였고, 천적 개념이 없는 마족들은 불에 뛰어드는 불나방 꼴이 되어 자꾸만 몰려들었다.

[‘부’가 아귀21을 섭취했습니다. 마기 속성이 2만큼 늘었습니다.]

[‘찬’이 작은 마령99를 포식했습니다. 마기 속성이 5만큼 늘었습니다.]

……

덕분에 연우는 가만히 움직이면서 편하게 괴이들을 강화시키는 중이었다.

레베카는 그게 영 못마땅한 듯 팔짱을 끼며 그들을 쳐다보고 있는 중이었지만. 신력을 품은 정령으로서는 조금 부담스러운 환경이기는 했다.

하지만 목적지 근처에 다다른 순간, 그들은 간만에 주어진 자유를 도로 거둬들여야만 했다.

「음? 이건?」

「……재수 없는 힘이로군.」

샤논과 한령은 언제 즐거웠냐는 듯이, 짜증 섞인 목소리를 냈다.

악마의 숲과는 어울리지 않을, 신성하면서도 고고한 기운이 호숫가를 따라 잔잔하게 퍼져 나오고 있었다.

‘엘로힘?’

8대 클랜 중 지고종과 초월종 등, 뛰어난 혈통을 지닌 종족들만이 가입할 수 있다는 미친 집단. 녀석들은 자신들의 품위에 어울려야 한다며 이런 힘을 잔뜩 풍겨 대곤 했다.

하지만 엘로힘은 브라함과 사이가 극도로 좋지 않을 텐데. 왜 여기서 엘로힘의 기운이 느껴지는 걸까?

연우는 샤논과 한령 등을 전부 그림자 속으로 회수하고, 최대한 기운을 갈무리하면서 가장 높은 나무 위로 올라가 아래를 내려다봤다.

호숫가 바로 옆에 자그마한 모옥이 한 채 놓여 있었다. 텃밭도 작게 조성된 곳.

그 주변을 따라 금발을 한 하이 엘프나 잿빛 날개를 가진 타천 등, 탑에서도 보기 힘들다는 지고 종이 아홉 명이나 서 있었다.

하지만 그중 가장 눈에 띄는 자는 따로 있었다.

순간, 연우의 눈에서 불꽃이 튀었다.

‘저놈이, 저긴 왜?’

비단결 같은 붉은 머리와 검은 동공 없는 눈. 그리고 파란 혈관이 고스란히 비칠 정도로 투명한 피부가 눈에 들어왔다.

전부 프로토게노이 족이 가진 특징이었다.

프로토게노이는 원래 신의 일족으로 태어났지만, 신성을 잃어 저층 구간으로 떨어졌다는 자들을 뜻한다.

때문에 그들은 엘로힘 내에서도 상위 서열을 차지하는 종족이며, 외부로 잘 다니지 않는 편이었다.

그런 녀석이 가장 싫어할 만한 23층에 나타날 줄이야.

더구나 녀석은 연우에게도 낯이 익은 얼굴이었다.

엘로힘을 다스린다는 최고 집정관 중 한 명, 빛의 아이테르.

그리고 녀석은, 한때 아르티야의 멤버이기도 했다.

아이테르를 처음 만났던 건, 탑에 오르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다. 11층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연우는 갑자기 치밀어 오른 화를 억지로 누르고, 최대한 차분하게 상황을 살폈다.

저자가 브라함을 왜 찾는 걸까?

아이테르가 어떤 인물이었는지를 떠나서, 엘로힘은 브라함과도 원수지간이었다. 그런 녀석들이 브라함을 찾는다는 건, 무슨 큰일이 있다는 뜻이었다.

브라함이 갑자기 종적을 감춘 것과도 관련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좀 더 상황을 지켜봐야겠다는 생각에, 자세를 낮추던 그때.

샤락-

누군가가 빠르게 숲 자락을 뚫고 튀어나오면서 녀석들이 있는 쪽으로 화살을 날리고 있었다.

그림자에 가려져 잘 보이지 않아 초감각으로 상대를 확인한 연우의 눈이 살짝 커졌다.

‘갈리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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