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두번 사는 랭커-191화 (191/862)

16화. 악마의 숲 (6)

호숫가 일대를 뒤집었던 폭발이 겨우 가라앉은 후.

아이테르는 이를 바득 갈았다.

“……제길!”

명예를 추구하는 성격 때문에, 웬만한 모욕에도 흔들리는 성격이긴 했지만, 그렇기에 반응은 오히려 적은 그였는데. 지금만큼은 평소와 다르게 욕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입고 있던 방어구는 내구도가 바닥을 쳐서 금방이라도 부서질 것 같았고 속은 화상으로 타들어 갈 것 같았다.

그나마 속성이 빛이라 열에 대한 저항력이 높아서 망정이지, 이것도 아니었다면 정말 큰일이 났을지 몰랐다.

“남은 사람은? 무사한 사람은 몇이나 되지?”

아이테르의 다급한 부름에 연결 고리로 이어져 있던 수하들이 하나둘씩 나타났다.

그들 전부 하나같이 온전한 구석이 없었다. 용케 숨만 붙어 있는 사람도 있었다. 그런 사람이 단 셋이었다.

네 명이라니. 아홉 명이 와서 죽은 숫자가 다섯이었다. 그들 중에는 하이 랭커를 넘보는 실력자도 섞여 있었다.

갈리어드와 브라함을 잡기에는 충분하다 못해, 넘치는 전력이라고 자부할 정도였다.

하지만 갑자기 나타난 녀석이 모든 것을 망쳐 버렸다. 방심만 하지 않았어도. 그런 생각이 자꾸만 머릿속을 맴돌았다.

하지만 이미 결과는 이렇게 나온 뒤였다.

이런 전력을 가지고 다시 브라함을 노린다고 한들. 과연 제대로 싸울 수 있을까 싶은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이렇게까지 화가 치밀어 오른 건, 헤븐윙을 잡으러 갈 때 이후로 처음이었다.

우드득.

꽉 쥔 주먹이 부르르 떨렸다. 실핏줄이 잔뜩 올라왔다.

아이테르는 진지하게 고민했다. 이대로 후퇴할 것인지, 말 것인지.

전자라면 충분히 전력을 다시 보충하고 올 수 있으니 사안을 확실하게 처리할 수 있었다. 특히 새로운 난입자에 대한 전력도 어느 정도 파악했으니, 지금처럼 당하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그래서는 일족으로부터 불신임을 받게 된다. 한낱 랭커도 되지 못한 놈에게 당했다고.

최근 21층에서 올포원과 동등한 선상에 오른 것 때문에 탑이 떠들썩해질 만큼 실력자이긴 했지만, 그래도 그를 견제하는 가문들은 이때를 기회라 여기면서 개떼 같이 달려들어 물어뜯으려 할 게 분명했다.

‘들켜서는 안 된다.’

결국 아이테르가 할 수 있는 선택은 딱 한 가지밖에 없었다. 어떻게든 지금 전력만으로 브라함을 제압해서, 세샤라는 용인을 납치해야만 했다.

세샤는 여름여왕을 제외하면 이제 유일하게 탑에 남은 용의 후손. 초월종에서도 가장 상위에 놓였다는 용을 확보해 유전자를 남길 수만 있다면, 추후 엘로힘이 성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용종 복원 작업에 한 발자국 더 가까이 다가가는 것이다.

하지만 ‘대체 어떻게?’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었다. 브라함만 하더라도 아이테르와 맞먹을 정도인 데다가, 그의 도움을 받는 갈리어드와 독식자가 같이 나선다면 머리가 아파지게 된다.

“……제길.”

결국 조금 휴식을 취하다 빈틈을 노리는 수밖에는 없나. 아이테르가 그렇게 생각을 정리하면서 수하들을 돌아보려는데.

“그딴 꼴로 대체 뭘 하려고?”

갑자기 익숙한 목소리가 허공에서 울렸다. 아이테르는 목소리의 주인공이 누군지 깨닫고 낯빛을 잔뜩 구겼다. 녹색 포탈이 열리면서 한 여인이 조용히 내려와 착지했다.

아이테르와 판박이라 할 수 있는 얼굴이었지만, 전체적인 선이나 느낌이 정반대인 여인이었다.

낮의 헤메라. 아이테르와 쌍둥이 남매로 태어났지만, 추구하는 길이 달라 운명까지 달라진 동생이었다.

“뭘 하러 온 거냐?”

“보면 몰라? 못난 오라비 도와 주러 왔지.”

“장난을 칠 거라면……!”

“이게 장난으로 보여?”

헤메라는 가볍게 손가락을 튕겼다. 그러자 그녀 주변으로 포탈이 여러 개 열리면서 서른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나타났다.

전부 하나같이 탑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종족들. 전부 그녀를 따르는 수하들이었다.

“이 정도 전력이라면 부족분을 채우기에 충분하다고 생각이 드는데. 어떻게 생각해?”

헤메라는 검지로 농염한 입술을 살짝 문대면서 웃었다.

아이테르는 주먹을 꽉 쥐었다.

“내 공이라도 가로채려고?”

“에이. 남매 사이에 그게 무슨 섭섭한 말이야. 가로채다니. 혼자 먹기 버거워 보이니 도와주겠단 거지.”

“…….”

아이테르는 입을 꾹 다물었다. 자존심은 그녀의 도움을 받지 말라고 하고 있었지만, 이성은 그 말을 차단하는 중이었다.

용종 복원 작업. 아니, 정확하게 ‘고대종(古代種) 복원 작업’은 엘로힘의 숙원 사업이나 다름없었다. 멸종한 용과 거인을 복원시켜 엘로힘에 예속시킨다는 것. 이보다 짜릿한 것은 없을 테니까.

작게는 복원한 용을 바탕으로 여름여왕의 패권을 꺾을 수 있을 뿐더러, 넓게는 올포원을 잡아 그 위에 있을 악마에까지 다다를 수도 있었다.

특히 여름여왕의 마력기관인 드래곤 하트가 거의 망가진 게 확실해진 이때.

때마침 좋은 재료가 주어지기까지 했으니 절대 눈앞에 놓인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 헤메라도 그걸 알고 숟가락을 얹으려는 것이다.

문제는 그렇게 될 경우, 앞으로 아이테르는 헤메라에게 손발이 전부 묶이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점이었다.

아이테르에게 남은 선택지는 이것밖에 없었다. 수많은 일족들 앞에서 ‘용의 시료를 구해 오겠다’고 큰소리를 친 것이, 발목을 붙잡은 셈이었다.

헤븐윙. 고룡 칼라투스의 인자를 이어받은 헤븐윙 차정우의 사체만 확보를 했었어도 이런 수모는 겪지 않아도 됐을 텐데.

하지만.

고민은 잠깐이었고, 결정은 이미 나와 있었다.

“좋아. 합류해. 대신에 공적의 비율은 반반이야.”

헤메라의 눈썹이 살짝 꿈틀거렸다.

“왜 이러실까? 내 도움이 없으면 아무것도 못 할 양반이? 그렇게 배짱 좋게 나와도 되는 거야? 3대 7.”

“흥! 싫으면 집어치워. 어차피 브라함의 행방을 아는 건 나밖에 없으니까. 아니면 너 혼자서 저 잘난 수하들 데리고 남은 스테이지를 일일이 뒤져 보시지 그래?”

아이테르는 그러면서 팔짱을 끼고, 비웃음을 흘렸다.

“그리고 무엇보다 브라함이 준비하고 있는 연성진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를 리도 없을 테고. 잘 생각해 보는 게 좋을 거야. 난, 내가 못 가진다면 그냥 버릴 테니까.”

같이 손 놓자고 나서는데 당해 낼 재간은 없다. 결국 헤메라는 한 발 물러섰다.

“좋아. 4대…….”

“7대 3. 내가 7. 네가 3. 말했지만, 싫으면 하지 않아도 좋아. 어차피 이렇게 된 이상, 네가 아니어도 하겠다고 나설 놈들은 많다. 까짓 불신임이야 각오하면 그만. 시료만 구해 올 수 있다면 얼마든지 만회할 수 있다.”

헤메라는 이를 바득 갈았다. 정말이지 이런 면에서는 철저한 인간이다. 하긴 이런 계산 머리가 서니 그 좋던 아르티야에서도 뛰어나올 생각을 했던 거겠지만.

‘안 된다면 다른 방법이라도 써야겠지.’

헤메라는 속내를 숨기면서 어쩔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숙였다.

“좋아. 하겠어. 그럼 놈들의 위치가 어디야?”

“녀석들은…….”

아이테르가 어느 지역을 입에 올렸다. 전혀 생각지도 못한 지명. 헤메라의 눈이 살짝 커졌다.

* * *

브라함과 갈리어드가 돌아온 건, 연우가 세샤를 배불리 먹이고 낮잠을 재울 무렵이었다.

간식 덕분인지 세샤는 연우에 대한 경계심을 많이 푼 상태였다. 잠에 들기 전까지만 해도 연우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이제 알았지만, 세샤는 뭔가 말하기를 아주 좋아하는 아이였다.

웃으면서 곤히 잠에 든 모습은 아기 천사처럼 귀여웠다.

“자나?”

“예. 간식을 줬더니 좋아하더군요.”

“다행이군. 나는 이렇다 할 간식까지 챙겨 주지는 못했었는데.”

브라함은 들고 있던 도구들을 내려놓으면서 엷게 웃었다. 결계를 강화하고 왔는지, 몸에서 마력 냄새가 강하게 풍겼다.

“그럼 이제부터 세샤는 내가 돌보지. 넌 밖에 나가서 여기다 보라색 마귀꽃을 따오도록.”

브라함은 아공간 주머니를 내주면서 말했다.

연우는 자신도 찾으려던 히든 피스를 찾아오라고 하자 조금 쓰게 웃었다.

하긴. 브라함이나 되는 연단술사가 보라색 마귀꽃의 효능을 모를 리가 없었다.

‘숲에 보라색 마귀꽃을 보기가 힘들더라니. 사실 브라함이 거의 다 채취한 거였나?’

하지만 이래서는 남은 히든 피스마저도 전부 빼앗길 판이었다.

“죄송하지만, 보라색 마귀꽃은 제게도 필요합니다.”

브라함의 눈이 살짝 빛났다. 그리고 살짝 입술 끝을 비틀었다.

“마(魔)의 인자를 심으려는 거군?”

연우는 살짝 혀를 찼다. 그냥 단순히 재료만 말했을 뿐인데, 핵심부터 짚어 버린다. 이래서는 여기 머무는 동안 뭘 숨기려야 숨길 수도 없을 것 같았다.

예로부터 용종과 악마는 늘 원수지간이었다.

법칙을 해석하고 순응해서 그 속에 녹으려는 용종과 법칙을 속여서 편의대로 부리는 악마. 당연히 둘은 본능적으로 어울릴 수가 없었고, 오랫동안 대립을 해야만 했다.

하지만 반대로, 대척점에 놓여 있기 때문에, 둘은 서로 간에 좋은 영양분이 되었다.

용종은 정신체인 악마를 삼켜 뛰어난 마력으로 치환시킬 수 있고, 악마는 용종의 단단한 육체를 먹어 마나에 보다 쉽게 근접할 수 있었다.

유전자 속에 서로의 인자를 더 깊게 새겨 넣을수록. 권능은 더 강화되고, 마력은 빛을 발했다.

그리고 연우는 악마를 잡을 수 없어도, 그 결과를 낼 수 있는 편법을 알고 있었다.

보라색 마귀꽃은 악마로 자랄 가능성이 다분한 마족이 맺히는 자리. 당연히 등급이 높은 마기를 다량으로 함유한 만큼, 용의 인자에도 그만큼 큰 도움이 되었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순수한 용종에게나 해당되는 일이었다.

아무리 각성을 한다고 해도 절반은 인간이니 만큼, 그냥 마귀꽃을 삼킬 수는 없었다. 그랬다가는 거부 반응으로 크게 탈이 날 테니까.

그래서 ‘정제’를 할 필요가 있었다.

그때 도와줬던 게 베이럭이었다.

23층을 통과할 당시. 동생은 이미 무서울 정도로 커다란 돌풍을 일으키고 있었다. 정확하게는 동생과 아르티야가.

그렇다 보니 여러 클랜들의 견제가 들어올 수밖에 없었고, 멤버들은 단기간에 전력을 끌어올릴 방법을 모색했다.

이때 안티 베놈, 베이럭이 동생의 전력을 더 끌어올릴 방법을 연구했다.

3단계 각성과 아울러, 마의 인자를 습득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자 했다.

그래서 찾아낸 게 바로 보라색 마귀꽃이었다.

마기를 정제해서 용체가 쉽게 흡수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게 목표였다.

그리고 독한 꽃의 성분을 중화시키기 위해 재료가 하나 더 필요했다.

드 로이 호수의 각룡. 녀석의 심장이 필요했다.

그런데 브라함은 몇 마디 대화를 나눈 것만으로도 진실을 꿰뚫었다.

이미 보라색 마귀꽃의 효능을 알고 있단 뜻이었다.

“어떻게 아셨습니까?”

“나도 똑같이 하는 중이니까.”

연우의 눈이 살짝 커졌다.

브라함은 별것 아니라는 듯이 손사래를 쳤다.

“보다시피 세샤는 아직까지 용의 마력을 다루는 게 많이 서툴다. 쿼터가 가진 한계지. 그래서 마력의 등급을 올려 줄 목적으로 마귀꽃을 정제 중이야.”

연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브라함이 왜 23층에서 오랫동안 머무는지 이제 좀 알 것 같았다.

“그래도 다행스러운 건, 너와 크게 부딪치지 않을 것 같다는 거지만.”

“무슨 의미인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네가 찾는 건 농도가 4이상인 진한 것들이겠지?”

“예.”

연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내가 찾는 건 농도 3이하의 옅은 색을 가진 꽃들이야. 농도가 너무 높으면 오히려 탈이 나니까. 그러니 너무 세다 싶은 건 수고비로 네가 가지고, 약한 건 이쪽으로 가져와라.”

브라함은 팔짱을 끼며 피식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어차피 농도 짙은 것들이야 넘쳐나기도 하고.”

“……?”

연우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보라색 마귀꽃이 넘쳐나? 이 넓은 악마의 숲에서도 아주 희귀해서 1천 그루를 뒤져야 겨우 하나가 나올까 말까 하는 것일 텐데?

“자세한 건 갈리어드를 따라가. 자세히 설명해 줄 테니까.”

지목받은 갈리어드는 귀찮다는 듯 대놓고 인상을 찡그렸지만, 결국 땅이 꺼져라 한숨을 내쉬었다. 식객인 그가 무슨 힘이 있겠는가. 집주인이 하라면 해야지.

갈리어드는 연우에게 따라오라고 말하면서 모옥을 나섰다. 연우는 브라함이 농이라도 했겠거니 하고 생각하면서 곧장 갈리어드를 뒤따랐다.

하지만 브라함의 말이 진실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는 데는 얼마 걸리지 않았다.

* * *

「와, 미친.」

「추방자가 반쯤 제정신이 아니라는 말은 익히 들었습니다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습니다.」

샤논과 한령의 경악을 뒤로하고, 연우는 갈리어드를 돌아보면서 물었다.

“……이게 대체 뭡니까?”

갈리어드는 눈빛이 흔들리는 연우를 보면서 피식 웃었다. 언제나 차가운 인형처럼 느껴졌던 연우가 처음으로 사람처럼 보인 탓이었다.

하긴 그도 처음 여기에 왔을 때 소스라치게 놀랐으니까.

모옥이 있는 언덕 아래에서부터 저 끝까지. 결계가 닿는 지역 전체에 걸쳐 악마수가 높게 자라고 있었다.

그것도 보랏빛을 내는 꽃이 화려하게 핀 나무들이!

갈리어드는 팔짱을 끼며 가볍게 콧방귀를 꼈다.

“보면 모르겠나? 양식장이지.”

연우는 어이없다는 표정이 되었다.

“악마수가 양식이 되는 거였습니까?”

그게 가능했다면 용종은 진즉에 악마수를 대량으로 키웠을 것이다. 그리고 멸종되는 일도 없었겠지.

하지만 갈리어드는 이해한다는 듯,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

“브라함의 말로는, 어차피 악마라는 것들은 식물에서 생겨난 단순한 놈들이라, 때 맞춰서 물 주고 거름만 잘 주면 알아서 쑥쑥 잘 자란다더군.”

[악마들이 브라함의 발언에 불쾌한 감정을 드러냅니다.]

[이름을 알 수 없는 마왕이 크게 분노합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악마 대공이 브라함을 저주합니다.]

……

[신의 결계에 막혀 불발됩니다.]

[신의 결계에 막혀 불발됩니다.]

[결계가 강화되어 외부와의 접촉이 일절 차단되었습니다. 98층에서도 관측이 불가능해집니다.]

악마를 식물에 비유하는 것. 고고한 악마들이 분노할 수밖에 없는 말이었다. 하지만 그들의 분노가 크다고 해도, 결국 할 수 있는 일에는 한계가 있었다. 어쩔 수가 없었다.

더구나 브라함의 정체도 웬만한 악마들이 범접할 수 없을 만큼 격이 높기도 했고.

‘그나저나 정말 대체 무슨 수를 쓴 거지? 보라색 묘목만 이렇게 집단 양식을 했다는 건…… 때에 따라서는 마귀만이 아니라, 진짜 악마까지 생산할 수도 있단 뜻인데.’

98층에서 신과 자웅을 겨룬다는 악마를 의도적으로 양산할 수 있다? 끔찍하기 짝이 없는 생각이었지만.

거기까지 생각이 미친 순간, 연우는 둔탁한 무언가로 세게 얻어 맞은 것 같았다.

다급히 용마안을 열어서 양식장을 확인했다.

아니나 다를까. 그의 생각이 맞았다. 양식장을 따라, 드넓은 연성진이 형성되어 있었다.

브라함의 총아, 수성의 서(The book of Mercury)를 온전히 연금 도식으로 풀어낸 연성진.

“갈리어드.”

“왜?”

“브라함이 혹시 엘로힘…… 아니, 탑에 있는 모든 플레이어와 전쟁이라도 치를 생각인 겁니까?”

“어째서 그렇게 생각하지?”

연우의 두 눈이 깊게 가라앉았다.

“그게 아니라면…… 왜 악마를 예속시키려는 작업을 준비 중인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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