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두번 사는 랭커-209화 (209/862)

9화. 현자의 돌 (2)

확장된 빛은 유리병을 삼키고, 나아가 실내를 가득 채우다가 천천히 사람의 형상을 갖췄다.

『……호문클루스.』

레베카는 그 모습을 보면서 작게 중얼거렸다. 연금술의 총집합체인 인공 생명체, 호문클루스. 산 사람처럼 육체를 갖길 원하던 그녀로서는 탐나는 것일 수밖에 없었다.

‘나중에 따로 하나 더 제작해 달라고 부탁할 테니 걱정 마라.’

『고마워.』

레베카는 속내를 들켰다는 것을 깨닫고 씁쓸하게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영혼이 아닌 사념체였던 그녀로서는, 아닌 척해도 ‘진짜’라는 것에 집착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그녀는 이제 정령에 익숙해졌으면서도, 육체라는 아이덴티티를 갖길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

그렇게 레베카의 부러움과 희망이 섞인 시선을 뒤로하고 연우는 눈앞의 현상에 집중했다.

곳곳으로 퍼졌던 빛무리가 점차 수그러지면서 사람의 형상을 갖췄다. 그러다 천천히 빛이 갈무리 되고, 브라함이 남았다.

처음 만났던 모습 그대로. 다른 사람들이 보면 어디 나갔다가 들어왔나 싶을 정도로 쌩쌩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연우의 눈에는 보였다. 피가 더 이상 흐르지 않아 온기는 전혀 느껴지지 않는 육체였다.

[한때 위대했던 존재, 신령의 부활을 무사히 마쳤습니다. 신령에게 새로운 육체(호문클루스)를 제공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신령이 악 성향을 띠기 시작합니다.]

[신의 인자를 획득했습니다.]

[신의 인자를 획득했습니다.]

[축하합니다! 죽음을 사역하는 새로운 방법을 찾아냈습니다. 어둠의 힘을 지배할 수 있는 영역이 훨씬 넓어지게 됩니다.]

[누구도 쉽게 이루지 못할 업적을 이뤄 냈습니다. 추가 공적치가 제공됩니다.]

[공적치를 5,000만큼 획득했습니다.]

[추가 공적치를 3,000만큼 획득했습니다.]

[부활한 신령(호문클루스)과 남은 계약을 마무리 지으십시오. 추가 보상이 주어질 것입니다.]

[부활한 신령(호문클루스)이 당신에게 충성을 맹세했습니다. 앞으로 그는 ‘칠흑왕의 절망’에 귀속되어 당신의 칼이자 방패가 될 것입니다.]

[누구도 쉽게 이루지 못할 업적을 이뤄 냈습니다. 추가 공적치가 제공됩니다.]

……

[상황을 지켜보던 98층의 여러 신과 악마들이 경악을 내뱉습니다.]

[여러 신의 사회가 이에 대해 논의를 나눕니다.]

[몇몇 신의 사회가 부정적인 의사를 표시했습니다. 좋지 않은 여론이 돌기 시작합니다.]

[몇몇 신들이 불쾌한 의사를 표시합니다. 분개한 몇몇 신들이 당신에 대한 어떤 의논을 제기합니다.]

[신의 사회, ‘데바’가 가장 격렬한 반응을 보입니다.]

[신의 사회, ‘올림포스’가 유일하게 중립적인 의견을 내비칩니다.]

[신의 사회, ‘아스가르드’가 아무런 의견을 보이지 않습니다.]

……

[헤르메스가 당신을 고요한 눈길로 바라봅니다.]

[아테나가 당신을 응원합니다.]

[포세이돈이 깊은 생각에 잠깁니다. 처음으로 신의 위엄을 더럽힌 당신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가집니다.]

[아레스가 당신에게 사도직을 제안할 것을 고민합니다.]

[헤파이스토스가 당신에게 사도직을 제안할 것을 고민합니다.]

[디오니소스가 당신에게…….]

……

[몇몇 악마의 사회가 깊은 논의에 잠깁니다.]

[다수의 악마들이 기뻐합니다.]

[악마의 사회, ‘르 인페르날’은 무관심을 표명합니다.]

……

아무리 격을 내던졌다고 해도, 브라함이 가지는 힘은 절대 작은 것이 아니었다.

하급 신도 아닌, 한때 주신이었던 자. 비록 전투 계열이 아니고, 오랫동안 저층 구간 생활을 하면서 아가레스에게 크게 당하긴 했지만, 그래도 한때는 그를 따르는 신들도 여럿 있을 정도였다.

그런 신이 명예롭게 죽지도 못하고, 도리어 아직 랭커도 되지 못한 한낱 필멸자에게 종속되고 말았다.

당연히 신이고 악마고 간에 가릴 것 없이 난리가 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다행스러운 점은 연우에게 호의적인 감정을 지니고 있는 헤르메스와 아테나가 손을 썼던 건지, 올림포스는 이렇다 할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그에 대해 관심을 보이던 포세이돈이 등을 돌리고, 반면에 아레스와 헤파이스토스, 디오니소스 같은 신들이 그에게 큰 관심을 보였다는 것.

모두 올림포스의 2세대를 자처하는 자들이었다.

반면에 악마들은 대체로 기뻐하는 반응이 강했다.

다만, 르 인페르날은 유달리 조용했다. 원래대로라면 가장 호전적인 사회여서 크게 반응을 보여야 할 테지만. 아가레스가 다친 상태로 돌아오면서 분란이 일어난 건 아닐까 하고 짐작할 수 있었다.

그리고.

연우는 자신의 ‘격’도 저절로 상승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원래대로라면 종속된 권속이 주인의 격에 맞춰서 능력치가 재조정될 테지만. 브라함의 영혼이 너무 크기에, 연우도 여기에 대한 업적이 인정되어 그 격이 상승해 버린 것이다.

주먹에 힘이 바짝 실렸다. 연우는 무의식의 세계가 깊어지고, 영압과 영력도 덩달아 깊어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것이라면 앞으로 시차 괴리를 비롯한 정신 계통 스킬의 효율이 더 높아질 것 같았다. 권능의 깊이도 마찬가지였다.

[부활한 신령(호문클루스)의 이름을 지어 주시겠습니까?]

“브라함.”

[부활한 신령(호문클루스)의 이름이 ‘브라함’으로 지정되었습니다.]

[충성도가 30만큼 올랐습니다.]

[지배력이 20만큼 올랐습니다.]

[브라함(호문클루스)의 영혼이 가진 높은 ‘격’을 현재 만들어진 육체가 감당하지 못합니다. 능력치가 새롭게 재조정됩니다.]

[전체 능력치가 21만큼 하락하였습니다.]

[전체 능력치가 17만큼 하락하였습니다.]

……

[브라함(호문클루스)의 능력치 조정이 끝났습니다. 하지만 영혼의 ‘격’은 그대로이므로, 잠재 능력치는 그대로입니다. 존재의 성장에 따라 잃어버린 기존의 ‘격’을 되찾을 수 있습니다. 빠른 성장을 권고합니다.]

쉴 새 없이 이어지던 메시지가 끝나고.

계약이 완료되었다는 것을 깨달은 브라함이 천천히 눈을 떴다. 맑은 안광이 한껏 떠올랐다가 사라졌다.

“브라함!”

세샤는 브라함에게 와락 안겼다. 브라함은 손을 뻗어 외손녀를 와락 안아 들어 올렸다. 그리고 그는 한참 동안 세샤의 뒷머리를 쓰다듬었다.

아직까지 익숙지 않은 육체였지만. 이렇게 두 팔로 외손녀를 다시 안을 수 있다는 사실이 감사하기만 했다.

“브라함, 차가워. 그리고 너무 딱딱해.”

세샤는 얼굴을 툭 떼면서 작게 투덜거렸다. 호문클루스가 가질 수밖에 없는 단점들이었지만. 브라함은 전혀 생각지 못한 문제였는지 안절부절못했다.

연우는 그런 브라함의 신기한 모습을 보면서 가볍게 웃음을 터뜨렸다. 아무래도 진짜 세샤 바보는 눈앞에 있는 것 같았다.

* * *

연우와 브라함은 한참 동안 이야기를 나눴다.

주로 차정우에 관한 것들이었다. 연우는 탑에서 활동하던 시절의 동생에 대해 알 수 있어서 좋았고, 브라함은 아꼈던 친구의 옛 모습에 대해 들을 수 있어 기뻤다.

하지만 가장 즐거워하는 건, 바로 세샤였다.

세샤는 눈을 동글동글하게 뜨면서 둘의 대화를 한참 동안 듣다가, 궁금한 게 생기면 불쑥 끼어 들어서 이것저것을 계속 물어 댔다.

만나 보지도 못했던 아버지였지만. 모습도 모르는 아버지였지만. 그래도 세샤는 자신에게 ‘아빠’가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그 사람이 참 좋은 사람이었단 것에 크게 기뻐했다.

다만, 이런 질문에는 잠시 턱 하고 말문이 막힐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왜 아빠는 엄마랑 같이 있지 않았던 거야?”

여기서 말하는 엄마란 아난타를 뜻했다.

연우는 쓰게 웃고 말았다. 만약 동생이 비에라 듄이 아닌 아난타를 선택했더라면. 아니, 둘의 만남이 조금만 더 빨랐더라면. 그랬다면 쓸쓸했던 둘의 시간도 조금은 변곡점이 생기지 않았을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반대로 그랬더라면 세샤는 태어나지 못했겠지. 연우는 세샤를 가만히 안았다.

대체 이럴 때는 무슨 말을 해야 하는 걸까. 말재주가 부족한 그로서는 이렇게 안아 주는 것 말고 조카에게 해 줄 수 있는 게 없다는 사실이, 조금 슬펐다.

* * *

“육체는 좀 어떠십니까?”

연우는 폭 안겨 있던 세샤가 곤히 잠들었다는 것을 깨닫고, 브라함에게 물었다. 그래도 여전히 세샤는 내려놓지 않았다. 여태껏 한 번도 제대로 안아 주지 못했던 조카이니, 그만큼 지금이라도 많이 안아 주고 싶었다.

“편할 수는 없겠지. 하지만 곧 적응할 거야. 처음 육체를 만들어 빙의했을 때에도 그랬으니까.”

연우는 이해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기존 육체에 비해 많이 불편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임의로 만든 호문클루스로는 랭커 이상의 출력도 내지 못할 테니. 갑갑한 감옥에 갇힌 느낌이겠지.

“그래도 다행인 건, 이 육체는 얼마든지 개조가 가능하다는 거지. 천천히 원래의 육체만큼 기능을 되찾을 생각이야. 그리고 그다음에는.”

브라함은 굳이 뒷말을 덧붙이지 않았다. 하지만 연우는 무슨 말이 숨겨졌는지 알 것 같았다. 나중에는 잃어버린 신격까지 되찾겠단 게 아닐까. 그리고 그러기 위해서는 이제 주인이 된 그도 열심히 해야 할 것이다.

권능은 사라져도, 지식은 어디로 사라지지 않는다. 그러니 호문클루스의 육체도 빠르게 개량될 것이다.

“그보다.”

브라함은 눈을 가늘게 좁히면서 연우에게 물었다.

“처음 했던 이야기. 자세히 해 보게.”

세샤의 병마를 낫게 하고, 아난타를 구출할 방법이 있다고 말한 것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사실 브라함이 신으로서의 남은 자존심을 전부 버리고, 권속이 될 것을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인 건 저 두 가지 때문이었다.

그에게는 마지막까지 남은 미련이었으니까.

“우선 그 전에 이것을 봐 주시겠습니까?”

“……?”

브라함은 뭔가 싶어 연우를 보다가 곧 눈을 크게 떴다. 연우가 펼친 손바닥 위로 갖가지 룬의 조합이 나타났다가 사라지면서 마법진을 구축했다.

그런 마법진이 두 개. 진짜 마법을 발동시킬 수 있는 마법진은 아니었다. 다만, 어떤 내용물인지를 보여 주는 임시 모형이었다.

한 개는 브라함도 익히 잘 알고 있는 것이었다. 악마 소환진과 봉인진을 합쳐서 만든 연성진.

그런데 다른 한 개는 어딘지 모르게 연성진과 비슷하면서도 사뭇 달랐다.

브라함은 빠르게 마법진에 새겨진 구조식을 파악하다가, 곧 눈을 크게 떴다. 눈꺼풀이 파르르 떨렸다.

“자네, 이거……?”

“알아보시겠습니까?”

“모를 리가 없잖은가!”

연우가 꺼낸 건, 현자의 돌 구조식이었다. 정확하게는 에메랄드 타블릿을 연우가 자기 식대로 해석해서 구축한 구조식.

브라함은 주먹을 꽉 쥐었다. 현자의 돌은 만능의 보구나 다름없다. 값어치로만 따지자면 드래곤 하트에 버금가는 것. 그래서 모든 연금술사들의 최종적 목표였고, 그건 브라함도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브라함은 탑 내의 여러 연금술사들 중에서도 자신이 가장 현자의 돌에 가깝게 다가갔다고 자부하고 있었다. 한때 그가 가졌던 신위가 바로 ‘창생(創生)’. 그건 지금도 그에게 특성으로 남아 있었다.

하지만 연우가 꺼낸 건, 자신이 쌓은 지식을 훨씬 넘어선 것 같았다. 신이 이룬 것보다 뛰어난 지식이라고? 그런 게 정말 가능할까?

“비에라 듄이 어느 이름 모를 유적지에서 발굴해 중요한 내용만 빼 버리고 밖으로 내돌린 것입니다. 그래서 정확한 내력은 저도 알지 못합니다.”

브라함의 눈에서 불꽃이 튀었다. 비에라 듄. 그에게는 씹어 삼켜도 모자랄 이름이었다.

“그래서?”

“전 정우의 복수를 하면서 우연찮게 이것을 습득할 수 있었고, 현재 이것을 해석하는 중입니다. 만약 이 구조식을, 브라함의 수성의 서에 더한다면, 어떨까요?”

브라함은 순간 연우의 말뜻을 이해했다.

“현자의 돌을 완성할 수 있겠지. 그리고 그 구조식으로 연성진을 만든다면……!”

브라함은 몸을 파르르 떨었다. 이전과 다르게, 이번에는 정말 제대로 악마를 잡을 수 있다. 그리고 아무런 위험 없이 세샤에게 이식도 시킬 수 있을 것이다.

그런다면 병을 낫는 것으로도 모자라, 더 큰 발전까지 꾀할 수 있겠지.

더불어 연우로서는 더 이상 혼자서 끙끙 앓을 필요 없이, 브라함의 손을 빌려 빠르게 현자의 돌을 완성시킬 수 있었다.

‘난 아가레스가 남긴 마핵을 동력원으로 삼으면 돼.’

연우는 천천히 생각을 정리하면서 말을 이어 나갔다.

“여기서는 위험하게 98층의 악마를 따로 부를 필요도 없습니다. 아가레스가 23층 곳곳에 남긴 마기와 사념만 제대로 수거해도, 하급 악마 하나쯤은 손쉽게 만들 수 있을 테니까요.”

브라함은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리 관리자들이 시스템 콜을 사용해 스테이지를 복원시켰다고 해도, 모든 흔적을 지울 수는 없는 법이었다.

아마 모르긴 몰라도, 23층은 여전히 일반 플레이어들이 쉽게 진입하지 못할 마경(魔境)이 되어 있을 게 분명했다.

하나가 빛을 보이니, 다른 하나에도 큰 기대를 갖게 된다. 브라함이 생기 가득한 눈으로 연우에게 계속 말해 보라는 듯 채근했다.

“그다음에는?”

“켈라트 경매장을 이용할 생각입니다.”

“경매장?”

브라함은 묘한 표정이 되었다. 켈라트 경매장은 탑 외 지역의 낙오자부터 하이 랭커까지, 누구 하나 가릴 것 없이 대다수의 플레이어들이 참여하는 거대 마켓이었다.

켈라트 경매장에서는 갖가지 물건이 실시간으로 거래가 되었다. 명성을 원하는 장인들이 자신의 물건을 올리기도 하고, 랭커들이 더 이상 쓰지 않는 아티팩트를 처분하기 위해 물건을 내놓기도 한다. 그럼 여기에 필요한 사람들이 가격을 덧붙여 가져가는 방식이었다.

연우는 그동안 히든 피스를 독식하고, 헤노바의 도움을 받아 따로 갈 일이 없었지만.

워낙에 마켓 규모가 크기 때문에, 하루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다녀간다. 그런데 그런 곳을 이용하자고?

너무 뜬금없는 말이었지만. 브라함은 금세 연우가 뭘 노리는지를 꿰뚫어 봤다.

“현자의 돌을 올릴 셈이로군.”

연우가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예. 물론, 중요 구조식은 제거할 테지만, 그래도 그럴듯한 물건을 익명으로 몇 개 던져 둘 생각입니다.”

“난리가 나겠군.”

브라함은 어이가 없다는 듯이 헛웃음을 흘렸다. 어디 난리만 나는 정도일까. 아마 탑이 발칵 뒤집힐 것이다.

“특히 레드 드래곤의 반응이 가장 클 겁니다.”

“음? 그들이 왜? 78층 외에는 별반 신경 쓰지 않는 놈들일 텐데?”

“현재 여름여왕은 드래곤 하트가 메마른 상태입니다. 그래서 현자의 돌을 애타게 찾고 있는 중이죠.”

“……!”

“여름여왕이 움직이면 레드 드래곤도 움직입니다. 그럼 다른 거대 클랜들도 따라서 움직일 수밖에 없죠. 시중에 나와 있는 현자의 돌은 물론, 진짜 구조식을 찾기 위해서 전부 혈안이 될 겁니다.”

“그리고 그때, 적절한 타이밍에 모든 시선을 발푸르기스의 밤 쪽으로 쏠리게 할 테고?”

브라함은 차갑게 웃었다. 아난타는 여전히 어디선가 발푸르기스의 밤과 전쟁을 치르고 있을 것이다. 그 녀석들에게로 레드 드래곤들을 비롯한 이들의 시선을 돌린다면…… 그냥 밀려 버리고 말 것이다. 코끼리가 떼로 지나간 자리에 개미집이 무사할 리 없을 테니.

아마 큰 혼란이 벌어질 것이다.

레드 드래곤과 청화도가 전쟁을 치른 것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큰 혼란이!

“예. 그럼 그때부터 우리도.”

연우의 두 눈도 차갑게 번뜩였다.

“마녀 사냥을 시작하는 겁니다.”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