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화. 현자의 돌 (9)
현자의 돌은 거대한 에너지가 응축된 덩어리였다. 수만 명이나 되는 사람의 영혼을 갈아서 만들었으며, 형태는 단단히 굳어져 전혀 풀려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현자의 돌을 만드는 데 가장 애를 썼던 빌드가 그렇게 사용하고 싶어 했으나 사용하지 못했던 이유도,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었다.
그래서 연우는 현자의 돌을 완성하기 위해 3가지에 주안점을 뒀다.
첫째는 마력원을 돌에 제대로 정착시키는 것.
둘째는 현자의 돌과 마력원을 결합시켜 완성을 이루는 것.
그리고 마지막 셋째는 완성된 현자의 돌을 마력회로와 연결시켜 육체에 적응시키는 것.
연우는 이중에서 마지막 파트는 크게 어렵지 않을 거라고 여기고 있었다.
현자의 돌은 일종의 마력 기관. 평범한 육체라면 당연히 수용하는 데 상당한 무리가 따를 것이다. 하지만 연우는 세상의 모든 마나를 품을 수 있는 마력회로를 지니고 있었고, 현자의 돌도 그중 일부에 지나지 않았다. 당연히 수용이 가능했다. 그리고 계산에서도 전혀 무리가 없었다.
하지만 문제는 그릇에 내용물을 잘 담는 것. 마핵과 돌을 잘 결합시키는 데 있었다.
몇 번이나 검산과 역산을 번갈아 한 구조식은 틀린 곳이 없었다. 이미 연우도 식을 완전하게 이해하고 있었기에, 구조식에 따라 돌을 완성하는 데는 전혀 무리가 없었다.
‘기회는 단 한 번밖에 없어. 실패하면 바로 죽는다.’
시차 괴리에 잠긴 동안, 연우는 실수하지 않기 위해 모든 의념과 감각을 돌에다 집중시켰다.
시도는 단 한 번뿐. 조금이라도 오차가 생기면 기회는 곧바로 불발로 그친다. 그때는 어렵게 구한 마핵도, 돌도 망가질 수 있었다.
그래서 연우는 바토리의 흡혈검으로 흡수한 재료들을 하나하나씩, 차근차근히, 순서에 맞게 투입시켜 돌을 완성해 나갔다.
이미 몇 번이고 시뮬레이션을 해 봤기 때문에, 순서가 헷갈리거나 돌발적인 변수가 생기는 일은 없었다.
찰칵.
찰칵.
마치 퍼즐 조각이 하나둘씩 맞춰지듯이. 여태껏 심장 옆자리에 단단히 박힌 채 조용히 있기만 하던 현자의 돌은 조금씩 모양새를 갖춰 나갔다.
평소 현자의 돌에 따리를 틀고 있던 네메시스와 니케는 완성을 위해 잠시 자리를 비운 상태. 그의 정신을 어지럽게 만들 요소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순서에 맞게 조립되던 돌이 어느 순간 완성된 형체를 갖췄다. 사람 주먹만큼 커진 돌은 어느 때보다 거칠게 떨리고 있었다. 금방이라도 부서질 것처럼 굴었다.
이제 마지막 남은 부품은 단 하나. 마력원, 아가레스의 마핵뿐.
연우는 돌과 마핵 사이에 통로를 형성하고, 마핵의 에너지를 그쪽으로 천천히 유도하기 시작했다.
연우는 이대로 뇌가 타 버리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모든 정신을 돌에다 집중시켰다. 이만한 집중은 아마 미후왕의 궁전에서 72선술을 터득했을 때 이후로 처음인 것 같았다.
마력을 유도하는 손길은 섬세했고, 아주 조심스러웠다. 만약 흐름이 조금이라도 흐트러진다면 모든 게 엉망이 되었다. 웬만한 하급 악마쯤은 손쉽게 만들 수 있을 만큼 많은 마기이기 때문에, 외부로 노출되는 순간 육체가 망가질 뿐만 아니라 새로운 악마가 만들어질 수도 있었다.
그래도 다행히 연우는 지난 4달 동안 연금술과 마법 지식을 아주 깊게 통달한 상태였고, 마력을 다루는 제어력도 웬만한 마법사들 쯤은 손쉽게 누를 수 있을 정도로 섬세했다.
게다가 시차 괴리를 통해 한껏 느려진 시간으로 현자의 돌을 내내 관조하고 있으니. 실수가 생길 수 없었다.
찰칵, 찰칵-
그렇게 조심스럽게 마지막 남은 마력까지 현자의 돌 속으로 스며들고, 연우는 통로와 입구를 곧바로 폐쇄시켰다.
아가레스의 마력은 현자의 돌 속을 제멋대로 돌아다녔다. 금방이라도 자신을 가둔 감옥을 부수기 위해서 날뛰었지만, 돌은 꿈쩍도 않았다. 그러다 돌의 성질에 조금씩 동화되더니, 다시 핵으로 변하면서 돌에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
찰칵!
마치 마지막 부품이 제자리를 찾아가듯이. 말끔하고 경쾌한 소리가 머릿속을 울렸다.
‘됐다!’
연우는 쾌재를 외쳤다.
그 순간.
띠링, 띠링-
[추가 정보를 통해 숨겨진 성능이 일부 공개됩니다.]
[타락한 현자의 돌]
분류: ???
등급: ???
설명: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기운 중에서 가장 순수한 형태는 바로 사람의 영혼이다. 이 돌은 에메랄드 타블렛이 가리키는 방향에 따라 수많은 영혼들을 가공하면서 탄생했다.
공포에 찬 원념으로 가득하기 때문에 다루는 데 있어 반드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현재 원념은 돌 속에 스며든 악마 아가레스의 마기를 받아 조금씩 크기를 더해 가고 있는 중이다.
* 원념의 보고
아가레스의 마핵에서 발산된 마기에, 현자의 돌 속에 뭉친 원념 가득 찬 마력을 더해 무한대에 가깝게 증폭시킬 수 있다. 단, 이때 따라오는 마성은 시전자가 감당해야 한다.
**이 아티팩트는 ‘유니크’입니다. 탑에서도 오로지 단 한 개밖에 존재하지 않으며, 주인에게 완전히 귀속됩니다. 타인으로의 거래나 양도가 불가능합니다.
**주의! 강한 저주가 내려진 아티팩트입니다. 편의에 따라 여러 사용이 가능하지만, 자칫 저주에 휩쓸릴 수 있기 때문에 사용하는 데 있어 각별한 주의를 필요로 합니다.
[아티팩트는 완성되었지만, 아직 사용이 불가능합니다. 기존 마력 기관과 연결시켜야 합니다.]
[아티팩트 속에는 강한 저주가 깃들어 있습니다. 기존 마력 기관과 연결 시, 각별한 주의를 필요로 합니다.]
‘각별한 주의를 필요로 한다’는 대목의 설명이 설명 창뿐만 아니라, 메시지에도 언급되었다.
그만큼 지금 완성된 현자의 돌이 위험하단 뜻이겠지.
연우는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다.
처음 이 현자의 돌을 만들기 위해서 아랑단이 얼마나 많은 플레이어들을 희생시켰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으니까.
여태껏 돌이라는 형태에 갇혀 드러나지 않았을 뿐. 아마도 그 속에는 수만 명에 달하는 무수한 원념이 뭉치고 뭉쳐서 걷잡을 수 없을 만큼 불어났을 게 분명했다. 거기다 악마대공의 마기까지 더해졌으니, 날개까지 단 격이었다.
이건 예상했던 범위 밖의 일이었다.
그래서 연우도 순간 위험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강하게 받았지만. 곧 지체하지 않고 마지막 남은 작업을 개시했다. 여기서 멈출 생각이었다면, 돌을 완성시킬 시도조차 하지 않았을 터였다.
마력회로를 활성화시키고, 순환로를 돌 쪽으로 연결했다. 외부 통로를 회로도 대체하는 작업은 지난했지만 크게 어렵진 않았다.
연우는 현자의 돌을 다른 코어와 똑같이 회로의 한 부품으로 만들 생각이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앞으로 회로의 모든 스위치를 돌에서 관리한다는 것뿐.
그리고 폐쇄했던 돌의 통로를 개방하는 순간.
화아악!
여태껏 마력회로를 순환하던 마력과 돌에서 출발한 마력이 연결되었다.
성질 다른 두 마력은 처음에는 물과 기름처럼 서로 어울리지 못하면서 충돌을 빚었지만.
[‘마룡체’ 특성으로 성질 동기화가 이뤄집니다.]
용체에 기반한 마력회로는 곧 두 마력을 하나로 빠르게 섞었다. 그리고 순환이 시작되었다. 이전보다 훨씬 양이 풍부하고 질이 순수한 마력이었다.
연우는 돌의 위력을 더 확실하게 체크하기 위해서 현자의 돌을 운행해 보았다. 그러자 어마어마한 양의 마력이 단번에 회로를 질주하기 시작했다.
등골이 오싹해질 만큼 많은 양. 짜릿한 감각이 체내를 달렸다. 희열과 고양감은 감각을 저리게 만들었고, 마치 구름 위에 떠오른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황홀경에 젖게 만들었다.
용의 인자와 마의 인자가 저절로 깨어났다.
각성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용의 비늘이 피부 위로 잔뜩 올라와 기분 좋게 부딪쳤다. 육체에 강인한 힘이 실리고, 권능이 저절로 일어나 사방으로 휘몰아쳤다.
휘휘휘!
연우가 있던 실내는 갑작스러운 마력 폭풍으로 모두가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대장로는 혹여 연우의 기운이 밖으로 새어 나가지 않도록 재빨리 결계를 둘러치고, 브라함은 연우를 둘러싼 희뿌연 광채에 눈을 크게 떴다. 모든 연금술사들의 비원이라는 현자의 돌이 바로 그곳에 있었다.
「아아!」
「이게…… 현자의 돌이라고?」
그리고 연우와 연결된 샤논과 한령은 하나같이 감탄을 터뜨렸다. 특히 한령은 몸을 부르르 떨기까지 했다.
처음 하이 랭커가 되었을 때가 떠올랐다. 세상 그 무엇도 자신을 따라잡을 수 없을 것 같았던 자신감이, 강렬한 힘이 지금 연우를 따라 휘몰아치고 있었다!
레베카 역시 탄성을 터뜨리긴 마찬가지였다. 여태껏 별다른 빛을 보지 못했던 케르눈노스 신의 신성이 유달리 반짝이고 있었다. 이대로라면 정령의 한계를 넘어 신령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까지 들 정도였다.
그리고.
그 중심에 있는 연우는 황홀경에 젖어 도무지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시차 괴리로 어떻게든 의식을 붙잡고 있는 게 아니었다면. 진즉에 정신을 잃었을지도 몰랐다.
무한한 힘.
강렬한 힘.
그 모든 것이 이 손바닥 안에 있는 것 같았다.
5차 각성을 이뤄야만 완성된다는 드래곤 하트가 이럴까? 현자의 돌이 주는 희열은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연우는 이대로 있다가 정말 말로만 듣던 우화등선이라도 이루는 게 아닐까 하는 염려까지 들었다.
하지만.
그런 절정에 찬 환희가 쓰나미처럼 한바탕 육체를 휩쓸고 지나간 뒤.
여태껏 현자의 돌 속에 잔뜩 웅크리고만 있던 원념 덩어리가 천천히 일어나기 시작했다.
원념은 외부로 난 길을 따라 몸집을 퍼뜨리기 시작했다. 마치 맑은 물에 떨어뜨린 잉크처럼, 마력이 지나간 자리를 따라 빠르게 확장해 나가다가 단숨에 척추를 타고, 뇌리를 범람했다.
그것은 너무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연우가 어떻게 막아 볼 새도 없이. 마치 먹잇감이 지나가길 기다리며 오랫동안 잠복해 있던 맹수가 달려들 듯이. 맹금이 먹이를 낚아채듯이. 그렇게 단번에 치달아 연우의 무의식으로 쏟아졌다.
만약 시차 괴리로 의식을 붙잡고 있지 않았더라면, 단번에 원념 덩어리에 장악이 되었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연우는 퍼뜩 정신을 차렸다. 여전히 고양감과 희열이 정신과 육체를 지배했지만. 지금은 그런 것을 만끽할 때가 아니었다.
원념은 당장이라도 연우를 잡아 먹을 것처럼 거칠게 으르렁거렸고, 연우는 어떻게든 밀어내고자 했다.
만약 조금이라도 틈이 내어지고 만다면. 그는 단숨에 마성에 젖을 수 있었다.
원념이 의식을 가지고, 인격을 가지게 된다면. 새로운 악마가, 아니, 새로운 아가레스가 태어나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이 빌어먹을 놈이!’
연우는 어쩌면 이것이 아가레스가 숨겨 둔 한 수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더 이상 하계로 내려올 기회가 없을 놈이 꿍쳐 둔 미끼.
원래대로라면 마핵이나 원념, 둘 모두 혼자서는 연우를 당해 낼 수 없었다.
하지만 두 가지가 섞인다면 이야기는 달랐다. 마기를 머금은 원념. 녀석의 힘은 연우로서도 상대하기 버거울 정도였다. 이대로라면 연우라는 자아가 사라지고, 그 자리를 녀석이 차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연우는 이를 악물고 버텼다.
원념을 밀어내는 것과 동시에, 의념을 몽땅 현자의 돌 쪽으로 투영시켰다. 녀석이 자신을 노린다면, 자신도 녀석을 노릴 셈이었다. 먼저 상대의 영지를 빼앗는 놈이 이기는 싸움이었다.
쿠쿠쿵!
몸이 크게 위아래로 들썩였다. 용의 인자와 마의 인자가 서로 증가하다가 낮아지길 반복하면서 연우의 육체도 망가지고 수복되기를 반복했다.
* * *
연우는 눈을 떴다.
공허한 어둠이 눈앞에 펼쳐졌다. 이곳은 의식 세계. 원념과의 싸움이 끝을 보이지 않을 것 같아, 더 확실한 싸움을 위해 연우가 마련한 무대였다.
그리고 원념도 거기에 응했다.
[히든 퀘스트 / 타락한 망자의 소원]
설명: 아가레스가 남긴 마기는 제 주인의 의지에 따라 호시탐탐 당신을 노리려 했습니다. 그러다 현자의 돌 속에 숨어 있던 원념을 만나 마성(魔性)이 되어 이제 당신의 육체를 강탈하려 합니다.
마성에게서 육체를 보호하고, 싸움에서 이겨 남은 마력을 온전히 흡수하세요.
달성 조건:
1. 제한 시간 내에 마성을 이길 것.
2. 마성의 잔해를 완벽히 흡수해서 현자의 돌을 통제할 것.
제한 시간: 알 수 없음.
보상:
1. 완전한 현자의 돌
2. 마기 속성력 강화
그때, 연우 앞으로 퀘스트 창이 떠오르면서 어둡기만 하던 주변 풍경이 바뀌기 시작했다.
음울하지만 넓은 대지 위에 붉은 하늘이 인상적인 곳. 여러모로 23층의 스테이지와 닮아 있었다.
그리고 저 너머를 따라,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면서 이리저리 뒤섞이다가 곧 사람의 형상을 갖추기 시작했다.
회색으로 가득 찬 그림자였다. 이목구비라 부를 만한 것 하나 없었지만, 연우는 녀석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연우는 용마안을 통해 녀석을 이루고 있는 수만 마리의 원령을 엿볼 수 있었다. 원령들은 기괴하게 일그러진 채로 녀석에게서 튀어나오려 발버둥을 쳐 댔지만, 뚫고 나오지 못한 채 도로 안쪽으로 들어가야만 했다.
저것이 바로 원념. 아니, 마성이었다.
현자의 돌에 희생된 수만 명에 달하는 망자들이 뿜어낸 마이너스 에너지가 아가레스의 마기를 매질로 삼아 구현된 형태.
씨익!
그때, 마성의 얼굴 부위 아래로 실선이 그어지더니 입이 잔뜩 벌어졌다. 입꼬리를 말아 올리는 녀석은 마치 이 순간이 너무 재미있어 죽겠다는 듯이 어깨 부위를 위아래로 들썩거렸다.
연우는 그런 녀석을 보면서 강한 위화감을 받았다.
마치 거울을 보는 느낌.
마성은 연우를 모방하고 있었다. 생김새, 기질, 행동, 패턴, 습관, 생각, 심지어 특성과 스킬까지. 가장 가까운 존재가 자신이니 그대로 따라 하는 듯했다.
문제는 성격만큼은 완전히 다르다는 점이었다.
포악한 짐승.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특히 저 웃음.
마치 누군가를 떠올리게 했다.
‘아가레스.’
짜증이 치밀었다. 녀석의 집착은 정말이지 사람의 복장을 뒤집어지게 만들었으니까.
하지만.
녀석과는 사뭇 비슷하면서도 뭔가가 달랐다. 어떻게 말로 표현하기는 힘들었지만. 근본적으로 뭔가가 달랐다.
‘나와 닮은 것 같으면서도 다른 것 같은…….’
얼핏 보면 21층에서 만났던 동생의 환영과도 닮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하지만 연우는 고개를 털었다. 어차피 자신을 모방해 탄생한 녀석이다. 자신의 기억 속에서 뭔가를 끄집어내 잡다하게 일그러졌을 게 분명한 녀석을 더 이상 신경 쓸 필요는 없었다.
지금 해야 할 것은 저 보기 싫은 것을 없애는 것뿐. 연우는 퀘 스트 창을 한쪽으로 치우면서. 권능을 하나둘씩 깨우기 시작했다.
용의 비늘이 잔뜩 올라오고, 등 뒤로 불의 날개도 활짝 돋아났다.
그리고 달려들려는 찰나.
갑자기 마성이 입술을 달싹였다. 연우는 그것을 보고 인상을 딱딱하게 굳혔다.
그리고 그 순간.
콰르릉-
갑자기 의식 세계가 무너졌다.
* * *
[히든 퀘스트(타락한 망자의 소원)을 무사히 달성했습니다.]
[누구도 쉽게 이루지 못할 업적을 달성했습니다. 추가 공적치가 제공됩니다.]
[공적치를 5,000만큼 획득했습니다.]
[추가 공적치를 3,000만큼 획득했습니다.]
[보상으로 ‘완전한 현자의 돌’을 획득했습니다.]
[보상으로 마와 악에 대한 속성력이 강화되었습니다.]
[모든 연금술사들의 비원, 현자의 돌을 완성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위대한 업적을 이뤘습니다.]
[98층의 신과 악마들이 당신을 주시합니다.]
……
쉴 새 없이 올라오는 메시지.
연우는 현실 세계로 튕겨져 나온 뒤에도, 여전히 기뻐하기는커녕 표정이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카인, 괜찮나?”
그때, 연우의 갑작스러운 이상 증세를 보고 걱정하던 브라함과 헤노바, 대장로가 다급히 연우를 흔들어 깨웠다.
연우는 괜찮다고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여전히 의식 세계에 있었던 일이 뇌리에 선명하게 남아 도저히 평정심을 찾기가 어려웠다.
싸워 보기도 전에 갑작스럽게 사라진 마성은. 비록 육성은 내지 못했어도, 분명히 이렇게 말을 했었다.
-아직은 아니야. 조금 뒤에. 조금 더 무르익은 뒤에, 그때 널 먹으러 다시 찾아오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