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두번 사는 랭커-228화 (228/862)

3화. 마녀 사냥 (3)

잘린 에도라의 머리가 허공으로 튀었다가 땅바닥에 굴렀다.

데구루루-

남들이 봤다면 경악할 일이었지만.

정작 이런 일을 저지른 연우의 눈빛은 아주 담담했다. 시선은 어느새 자잘한 돌멩이 근처에 멈춘 에도라의 머리로 고정되어 있었다.

에도라의 몸은 쓰러지지 않고 여전히 서 있는 자세 그대로였다. 머리가 잘린 목 부위에서도 피가 흐르지 않았다. 그때, 흐리멍덩하던 눈동자에 이지가 깃들더니 에도라가 씩 입꼬리를 말아 올리면서 웃었다.

“오라버니, 이런 짓은 너무하시잖아요. 저처럼 연약한 소녀에게 다짜고짜 칼질이라니. 오라버니가 이런 분이신 줄은 생각도 못 했어요. 실망이에요.”

그 말과 함께 머리와 몸이 연기가 되어 확 흩어지더니 한데 뭉치면서 새로운 형상을 갖췄다.

검은 가면과 검은 옷. 한 손에는 비그리드를 들고 있었다. 마치 거 울에 비춘 것처럼 연우와 똑같은 모습.

다만, 익살맞게 웃는 얼굴이 연우와 여러모로 다른 인상을 풍겼다. 유쾌하기보다는 포악하다는 느낌이었다.

“도플갱어인가?”

“역시 날 아나 보네? 보통 잘 모르던데 말이야.”

도플갱어는 뭐가 재미있는지 낄낄거리기 바빴다.

그럴수록 연우의 눈빛이 깊게 가라앉았다.

도플갱어는 타인을 모방하는 몬스터였다. 자아와 이성이 없기 때문에 끊임없이 다른 사람으로 변화를 시도하고, 그를 죽여 정체성을 확립하고자 하는 본능이 강했다.

하지만 더 강한 존재가 되고자 하는 욕망도 같이 갖고 있어, 하나의 정체성에 묶이질 못하는 게 특징이었다.

그래서 비에라는 이런 도플갱어의 특징에 주목했다. 잘만 다룬다면 도플갱어를 이용해서 재미난 실험을 할 수 있겠다고.

비에라 듄은 도플갱어를 수집해서 갖가지 실험을 했다. 주로 실험하고자 했던 것은 ‘학습’. 도플갱어는 보통 다른 몸으로 변화하고 나면 이전에 있던 데이터는 모두 말소시켰다. 정체성의 혼란을 막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비에라 듄은 이런 데이터를 계속 간직하게 했다.

애초 도플갱어가 계속 변화를 시도하는 건 자아를 갖기 위해서였으니. 인위적으로 생성한 인격을 부여해 목적성을 갖게 하고, 기록된 데이터를 누적시켜 다양한 방향으로 활용할 수 있게 만든 것이다.

그런다면 도플갱어는 끊임없이 타인의 장점을 흡수하면서 계속 된 성장을 해 나갈 수 있을 테니까.

이 녀석이 딱 그런 느낌이었다.

‘실험체군.’

녀석은 에도라의 모습에서 연우의 모습이 되고 나서도, 기질이 크게 달라지지 않은 상태였다. 오히려 수많은 영혼을 품고 있는 것처럼 다양한 기운을 풍겨 대고 있는 중이었다.

연우는 슬쩍 사체들을 돌아봤다. 하나같이 충격과 혼란으로 가득한 얼굴들. 가뜩이나 귀계멸진의 안개 때문에 곤혹스러운데, 도플갱어까지 만나면서 혼란이 극심해져서 당한 모양이었다.

‘이런 놈들이 얼마나 더 있을까?’

아무래도 브로켄 성 주변은 비에라 듄의 갖가지 실험체들로 가득할 것 같았다.

벌써 이런 놈들이 나타난다면. 역시 중앙에 있을 성채까지 가는 길은 쉽지 않을 터였다. 여러 클랜들의 피해도 그만큼 클 테지.

재미있었다. 비에라 듄이 영지를 지키기 위해서 만반의 준비를 갖췄을 거란 건 예상했지만, 이런 식이라니. 역시 여러 클랜들을 동원한 건 탁월한 선택이었다.

“무슨 생각을 하는 거냐! 날 앞에다 두고 딴생각을 해?”

도플갱어는 자존심이 상했던지 눈살을 잔뜩 찌푸렸다. 그리고 불의 날개를 활짝 펼치면서 막대한 열풍을 토해 내기 시작했다. 연우와 똑같은 기질과 똑같은 동작. 그새 그대로 모방한 모양이었다.

쾅!

도플갱어는 지면을 으스러져라 박차면서 단번에 연우에게로 몸을 날렸다.

하지만 연우는 그런 모습을 보면서도 가볍게 코웃음만 칠 뿐이었다.

“샤논.”

츠츠츠-

갑자기 연우의 그림자가 길게 쭉 늘어난다 싶더니, 샤논이 그 위로 불쑥 나타나면서 소드 브레이커를 앞으로 내밀었다.

채애앵!

도플갱어의 칼은 너무 쉽게 샤논에게 가로막히고 말았다. 어둠에 줄줄 감긴 소드 브레이커는 마치 장벽처럼 꿈쩍도 않았다.

못 믿겠다는 듯이 도플갱어의 눈이 커진 순간.

「어떻게 할까?」

“제압해. 알아낼 게 많으니까.”

「그러지. 흐흐!」

샤논은 가볍게 웃으면서 소드 브레이커를 옆으로 휘둘렀다. 채앵. 경쾌한 쇳소리가 일어나면서 도플갱어의 칼이 크게 옆으로 젖혀졌다. 샤논은 단숨에 녀석과의 간격을 좁히면서 왼손을 뻗어도 플갱어의 멱살을 잡고 바닥에다 내리꽂았다.

쾅!

지면이 그대로 내려앉았다.

도플갱어는 어떻게든 샤논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서 발버둥 쳤지만, 뒤이어 가슴팍에 내리꽂힌 소드 브레이커 때문에 마치 꼬챙이가 된 것처럼 바닥에 고정되어야만 했다.

“어, 어떻게!”

「너 같은 새끼가 아무리 날뛰어 봤자지. 안 그래?」

아무리 도플갱어가 카피 능력이 있다고 해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여태껏 도플갱어가 맘껏 날 뛰었던 건 귀계멸진 덕분일 뿐.

하지만 연우는 애초 협곡에 들어왔을 때부터 마법진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은 데다, 도플갱어는 권능도 카피하지 못한 상태여서 한없이 뒤처질 수밖에 없었다.

더구나 샤논은 웬만한 몬스터 따위는 아래로 보는 데스 노블. 도플갱어 따위와는 격이 달랐다.

「너는 좀 오래 버티길 빈다고. 친구?」

샤논은 음침하게 웃으면서 소드 브레이커를 아래로 쭉 잡아당겨 도플갱어를 반으로 갈랐다.

“크아악!”

도플갱어는 고통에 찬 비명을 질렀다. 그런데도 오히려 샤논은 광기에 찬 웃음을 토해 내면서 녀석을 마구잡이로 난도질했다.

도플갱어의 몸은 계속 복구되었지만, 샤논은 그러거나 말거나 녀석을 찢어 놓길 반복했다.

그동안. 연우는 부에게 따로 지시해 외부에서 자신들을 관찰할 수 없도록 결계를 치라고 명령을 내렸다. 마녀들의 감시를 피하기 위해서였다.

「으하하핫!」

샤논의 광소가 더 커졌다. 마기는 조금씩 도플갱어의 체내로 스며들면서 고통을 극대화시켰다. 원래대로라면 재생 능력은 몬스터에게 축복일 테지만, 지금 녀석에게는 너무 끔찍한 저주일 뿐이었다.

「하핫!」

‘성격이 좀 변한 것 같은데.’

연우는 그런 샤논을 보면서 잠깐 생각에 잠겼다. 샤논은 경망스럽게 보이는 구석은 있어도, 사실 진중한 성격이었다.

여태 저런 모습은 처음이었다. 데스 노블이 되면서 성격에 변화라도 있었던 걸까? 만약 나쁜 변화라면 어떻게든 손을 써야만 했다. 하지만 아직 확실한 게 없어서, 조금 더 지켜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 발……!”

결국 끝까지 버티려던 도플갱어는 항복하고 말았다.

「쳇. 뭐야? 이제 겨우 재미있어지려던 참이었는데. 좀 더 버티면 안 되냐? 쩝.」

부르르-

지금 이 순간, 도플갱어는 샤논이 자신의 주인보다 더 악랄하게 느껴졌다. 공포에 가득 질린 얼굴로 제발 구해 달라며 연우를 바라봤다.

연우는 팔짱을 풀면서 녀석에게 천천히 다가갔다.

* * *

연우는 도플갱어로부터 제법 많은 정보를 받아 냈다. 배신을 하지 못하게 만드는 ‘속박의 인’이 새겨져 있었지만, 부가 나타나 주문을 외니 금세 사라졌다.

도플갱어는 마지막 보루였던 구속까지 사라지자, 조금이라도 빨리 편하게 죽기 위해서 모든 것을 토설했다.

협곡의 구조부터 귀계멸진의 약점, 안개 속을 헤쳐 나가는 방법, 길을 찾는 법을 비롯해서 발푸르기스의 밤과 관련된 정보까지. 녀석은 꽤 알고 있는 게 많았다.

한낱 실험체에 불과하지만, 오랫동안 브로켄 성에서 살며 많은 것들을 본 덕분이었다.

다만, 녀석이 알고 있는 건 거기까지. 더 자세한 것들은 모르고 있었다.

“그러니까 귀계멸진을 부술 방법은 모른다는 건가?”

“여, 영토 관리는 파타야가 하기 때문에 나, 난 모, 몰라…… 그러니까 이제 제발……!”

녀석의 몰골은 더 이상 도플갱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망가져 있었다. 망가진 인형처럼 몸이 죄다 뒤틀린 상태. 입을 여는 것만 가능했다. 이제는 정말 모든 정보를 말했으니 죽여 달라고 말했지만.

“잠깐.”

연우는 도중에 말을 끊었다.

“무, 무슨…….”

“파타야라고 했지? 그 녀석은 이 근처에 있나?”

“이, 있어!”

도플갱어는 직감적으로 편하게 죽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판단하고, 연우의 생각이 바뀌기 전에 재빨리 소리쳤다.

“치, 침입자들이 너무 많아져서! 지금 성내는 비, 비상이라고 했어! 파타야는 귀계멸진에서 침입자들을 최대한 많이 제거하는 게 목표야!”

“그럼 우리를 보고 있나?”

“지, 지금이라면 에, 엘로힘에 집중하느라 바쁠 거야!”

“그렇단 말이지?”

연우는 손으로 턱을 쓰다듬었다.

파타야는 다르크와 마가릿처럼 발푸르기스의 밤을 만든 초대 마녀 중 하나였다.

능력은 투시(透視). 보통 수정구를 통해 상황을 관측하고, 거기에 따라 전선에 나간 자들을 지원하는 역을 맡았다.

이번에도 비슷한 모양이었다.

아이온을 비롯한 엘로힘이 끝없는 밤의 세계에 들어온 것은 연우도 확인했던 사실이었다. 확실히 녀석들을 상대하는 것만 해도 파타야로서는 정신없겠지. 뒤를 치기에 제격이란 뜻이었다.

“녀석의 위치는?”

다행히 도플갱어는 파타야와 링크가 되어 있었고, 대략적인 위치도 알고 있었다.

연우는 더 이상 캐낼 게 없어지자, 돌아서며 대기하고 있던 샤논에게 말했다.

“나중에 세샤가 실험하는 데 쓸 거니까 잘 묶어서 인트레니안 안에다 넣어 놔.”

최근에 세샤는 연금술 연구에 흠뻑 빠져 있었다. 선물로 들고 가면 좋아할 것 같았다.

「으흐흐. 포장도 리본으로 묶어서 아주 예쁘게 해 놓지.」

“자, 잠깐만! 말해 주면 날 죽여 준다고 했……!”

도플갱어는 안색이 시퍼렇게 질린 채로 소리쳤다. 하지만 연우는 녀석을 보면서 비웃음을 흘렸다.

“내가 언제 그랬지?”

“제기라아알! 개새끼! 넌! 넌 죽어서도 편하지 못할……!”

“이미 죽어서 천국에 가지 못할 건 알고 있으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거야.”

“아아악! 오, 오지 마아아!”

도플갱어는 얼굴을 덮어 오는 샤논의 손길에 발버둥 쳤지만, 어떻게 할 도리가 없었다. 결국 비명 소리가 처절하게 울리는 가운데, 연우는 한령과 레베카를 불렀다.

“너희도 들었겠지? 저놈이 말한 방법대로 다른 일행들을 구해 둬.”

「예. 알겠습니다.」

『혼자서 가려고?』

레베카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었다. 초대 마녀는 웬만한 랭커들도 쉽게 건드리지 못할 정도로 강했다.

하지만 연우는 피식 웃으면서 고개를 가로저었다.

“녀석은 마법에만 능통할 뿐이지, 싸움에는 젬병이야. 그리고.”

두 눈이 차갑게 번들거렸다.

“나도 이제 약하지는 않아서.”

* * *

“제길……!”

파타야는 수정구를 보면서 머리를 자꾸 쥐어뜯었다. 다른 자매들이 볼 때마다 비단처럼 탐스럽다면서 부러워하던 머리카락이어서 자랑으로 삼기도 했지만. 지금은 온통 이리저리 망가져 있었다.

수정구에 비친 영상들 때문이었다. 수정구는 쉴 새 없이 협곡의 곳곳을 비추고 있었다. 그리고 당연한 말이지만, 협곡은 온통 엉망이었다.

어중이떠중이들은 귀계멸진과 도플갱어로 대부분 처리할 수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자들이 문제였다.

레드 드래곤, 엘로힘, 마군, 시의 바다…… 거대 클랜은 물론, 여러 하이 랭커들까지.

레드 드래곤의 뒤를 노리는 놈들이며, 어부지리로 에메랄드 타블렛을 노리는 자들도 많았다. 게다가 퀘스트가 뜨면서 플레이어들이 속속들이 출몰하는 중이었다. 레드 드래곤이 고의로 좌표를 흘린 덕분이었다.

때문에 성의 방위를 책임지는 그녀로서는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었다.

귀계멸진을 이루는 핵들은 계속 파괴되어 가고, 그동안 성을 보호하던 갖가지 실험체며 키메라들도 무차별적으로 학살되는 중이었다.

녀석들을 막으러 나섰던 마녀들도 어린 마녀, 초대 마녀 가릴 것 없이 줄줄이 죽어 나가니.

이대로 있다가는 성채까지 뚫리는 건 시간문제일 것 같았다.

그래도 다행히 그녀가 여차여차 막아 내고는 있었지만. 한 손이 열 손이 하는 일을 다 감당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 어떻게든 다른 수단을 강구해야만 했다.

‘레드 드래곤에는 마가릿이, 시의 바다 쪽에는 다르크가 간다고 했었고…….’

머릿속에서 여러 방비 계획들이 줄을 이었다.

‘문제는 엘로힘인데.’

엘로힘은 왠지 모르게 레드 드래곤보다 더 열심히 자신들을 공략 중이었다. 녀석들에 대한 대비에 더 크게 신경을 써야만 할 것 같단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그렇게 이를 악물 때.

파타야는 자기도 모르게 본능적으로 드는 불안감에 흠칫 놀라 고개를 뒤로 돌렸다.

순간, 그녀는 두 개의 도깨비불과 마주쳤다. 마주하는 것만으로도 등골이 오싹해질 정도로 공포스러운 도깨비불. 그녀의 안색이 창백해졌다.

그리고. 단검이 날아왔다.

퍼억!

“컥!”

파타야는 어떻게 주문을 월 새도 없이 가슴이 찢어지는 고통에 바닥을 나뒹굴어야만 했다. 탁상이 무너지고, 수정구가 바닥에 떨어지면서 깨졌다.

그녀의 몸 위에는 연우가 올라타 차갑게 웃고 있었다. 그녀를 오싹하게 만들었던 두 개의 도깨비불을 두 눈 위로 활활 불태우면서.

“어…… 떻게?”

분명히 이 근방은 마법으로 철저하게 지워져 있었을 텐데? 파타야는 자신이 있는 요새가 어떻게 뚫렸는지, 믿을 수가 없었다. 게다가 위치를 알아낸다고 해도 침입자를 자신이 모를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초감각 - 동기화]

[순보]

연우는 두 스킬을 이용해 도플갱어가 말해 준 위치로 최대한 기척을 죽이면서 접근할 수 있었다.

여기에 부의 흑마법까지 더해졌으니, 알아내려야 알아낼 수가 없는 것이다.

감각이 예민한 하이 랭커 이상이 아니고서야 절대 감지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물어볼 게 많은데. 어차피 물어 봤자 제대로 대답하지도 않겠지?”

“잔말 말고 죽여!”

“그러지.”

“뭐?”

연우는 가차 없이 마장대검으로 파타야의 목을 그었다. 정말 그냥 죽일지 몰랐던 파타야는 놀란 눈이 되었지만, 끊어진 생명은 돌아오지 않았다.

대신에 연우는 바토리의 흡혈검을 전개, 사체와 영혼을 동시에 빨아들였다.

그러자 녀석에게 묶여 있던 대략적인 사념이 넘어왔다.

발푸르기스 밤의 대략적인 상황. 브로켄 성의 구조 따위를 비롯해, 그중에는 그토록 찾던 아난타에 대한 정보도 있었다.

하지만 연우는 곧 인상을 찡그려야만 했다.

‘아난타가 성채 지하 감옥에 묶여 있다고?’

최근에 브라함과 아예 연락이 안 된다 싶더니. 그새 비에라 듄에게 잡혔던 모양이었다.

다행인 것은 아직 살아 있다는 점이었다. 하지만 상태가 너무 위중했다. 빨리 되찾아야만 했다.

‘부. 이 외에 알아낸 게 있으면 바로바로 말해.’

「예. 그러. 겠습니다.」

부는 부두술사로서의 능력도 거의 되찾은 상태. 때문에 이제 영혼을 다루는 솜씨도 매우 뛰어나 그냥 녀석에게 맡겨 두면 알아서 정보를 뽑아 전달해 줄 터였다. 이제 예전처럼 굳이 일일이 고문을 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사이.

연우는 다음 사냥감이 있는 곳으로 움직였다.

사냥은 조용하고, 은밀하게.

최대한 눈에 띄지 않아야만 했다.

그렇게 계속 거스르고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금세 비에라 듄과 아난타가 있는 곳까지 다다를 터였다.

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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