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두번 사는 랭커-253화 (253/862)

3화. 성장 (3)

네 길이 아니라는 말.

연우는 그 말뜻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게 무슨 뜻입니까?”

“알아서 잘 생각해 봐.”

“…….”

무왕은 자세한 대답을 해 주지 않고 씩 웃기만 했다.

연우는 땅이 꺼져라 한숨을 내쉬고 말았다. 최근 들어 무왕의 가르침은 이런 식으로 선문답 같다고 느껴질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어떤 질문을 던지면 거기에 대한 두루뭉술한 대답만 던져 주고, 그 이유는 알아서 찾으라는 식이었다.

연우도 이제 자신의 길은 스스로 개척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이따금 무왕이 조금 더 친절했으면 하는 바 람이 있었다. 물론 절대 그러지 않을 것 같지만.

사실, 그렇게 선문답 같은 대답의 의미를 알았을 때에 얻는 것이 훨씬 많았기 때문에 어떻게 불만을 가지기도 힘들었다. 돌이켜 보면 무왕의 대답은 언제나 모든 문제의 핵심을 관통하고 있었다.

‘분명 스승님의 말은 검이 내게 어울리지 않는다거나 하는 뜻은 아닐 거야. 그렇다면 음검을 가르쳐 주려 하지도 않으셨을 테니까. 그럼 대체 뭐지? 강기가 내게 맞지 않다는 건가? 그것도 아닐 텐데. 팔괘? 무극이 내게 아니란 건 가? 아니면 시도하는 방식이 잘 못되었다든가…….’

연우는 갑갑한 마음밖에 들지 않았다. 여태껏 갖가지 히든 피스를 사용해서 빠른 성장을 이뤘고, 부족한 면은 시차 괴리로 어떻게든 꾸역꾸역 채우면서 끊임없이 발전했다.

그렇게 어렵게 느껴지던 오러를 터득할 때에도 조금씩이지만 진척은 있었다.

지금처럼 성장이 중단된 적은 한 번도 없었던 것이다.

그렇다 보니 연우에게 ‘벽’이라는 것은 너무 무섭게만 다가왔다. 도대체 어디로 돌아가야 할지, 어떻게 넘어가야 할지 막막하기만 했다.

그렇다고 함부로 용의 인자나 마의 인자를 추가로 흡수할 수도 없었다.

현재 그의 육체는 3차 각성에 딱 알맞은 균형점을 유지하고 있었다. 여기서 조금이라도 흐트러졌다가는 육체가 붕괴될 위험이 있었다.

샤논과 한령에게 조언을 구하고도 싶었지만.

「…….」

「…….」

둘은 언제부턴가 아무리 불러도 대답을 하지 않았다. 연우가 훈련에 매달리는 동안에 그들도 그림자 깊숙한 곳에 잠겨 개인 수련을 시작한 것이다.

샤논은 데스 노블로서의 힘을 제대로 다루기 위해서. 한령은 하루라도 바삐 원래의 격을 되찾기 위해서였다. 그들의 머릿속에도 연우처럼 무왕의 그림자가 짙게 남아 있었다.

결국 연우는 아무런 해답도 내리지 못한 채. 검을 내려놓고서 멍하니 앉아 생각을 정리할 때가 많아지고 말았다. 누가 본다면 실의에 잠긴 것으로 보일 정도였다.

연우는 몇 번씩이고 생각에 생각을 거듭했다.

* * *

그러다 우연히 연우는 꽉 찬 장바구니를 짊어지고 숲을 가로질러 브라함의 거처로 이동하는 갈리어드와 만날 수 있었다.

“여기서 뭘 하는 거냐? 어깨는 축 처져서는.”

“그러는 갈리어드는 뭐 하십니까? 손에 드신 건…….”

연우는 말을 하다 말고 쓰게 웃고 말았다. 그러고 보니 마을로 돌아오고 나서 브라함이나 세샤와만 이야기를 나눴을 뿐.

최근에 갈리어드와는 이렇다 할 대화를 나눈 적이 없다 보니 그가 최근에 뭘 하고 있는지 전혀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갈리어드도 그럴 것이고.

연우는 갈리어드가 서운하지 않도록 살짝 웃으면서 얼른 대답했다.

“수련에 너무 진척이 없어서. 궁리를 하던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갈리어드는…….”

“아, 이거? 사실 최근에 세샤 녀석 편식이 너무 심해져서 말이다. 어떻게 하면 야채를 맛있게 먹일 수 있을까 싶어서 이것저것 연구를 하던 중이라.”

갈리어드는 장바구니에 가득 담긴 야채와 과일을 보이면서 피식 웃었다.

아마 모르긴 몰라도, 갈리어드만큼 세샤에게 관심이 많은 사람도 없을 것이다. 브라함은 아난타의 치료에, 연우는 수련에 집중하다. 보니 최근에 세샤와 놀아 주는 시간이 너무 적어지고 말았다.

반면에 갈리어드는 세샤의 식습관부터 영양 요소와 체중 관리까지 하나하나 전부 챙겨 주는 중이었다. 이 세상에 오기 전에 헤어졌던 딸이 딱 저 나이대였기 때문에, 세샤에 대한 갈리어드의 관심은 더 컸다.

그런 그의 최근 최대 관심사는 세샤의 편식이었다.

갈리어드는 원래 태생이 엘프이기 때문에 야채밖에 먹지 않았고, 브라함도 육류를 즐기는 편이 아니었다. 반면에 세샤는 용인 아니랄까 봐 고기반찬이라면 사족을 못 썼다. 당연히 어른들의 반찬이 입맛에 맞을 리 없었다.

“그런 거라면 고기 요리에 콩고기를 섞어서 줘 보십시오. 저번에 몰래 숨겨 뒀었는데, 잘 먹더군요.”

“음? 콩고기? 그게 뭔가?”

“콩을 곱게 다져서 고기처럼 그럴싸하게 만든 겁니다. 식감도 제법 쫄깃쫄깃하고, 소스도 적당하게 버무리면 콩 냄새도 잘 나지 않아서 괜찮습니다.”

“오! 그런 게 있단 말이지? 그럼 그 콩고기라는 거, 내게도 만드는 방법을 가르쳐 주지 않겠나?”

연우도 때마침 머릿속이 너무 복잡해서 숨을 돌릴 구석이 필요 했기에 그러겠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만드는 것은 그리 어렵지도 않았다.

갈리어드를 따라 브라함의 거처를 찾아가니, 때마침 세샤가 인기척을 듣고 쪼르르 달려왔다.

“삼초오오온!”

“그래. 우리 귀여운 강아지. 책 잘 보고 있었니?”

연우는 세샤를 높이 안아 올려 주었다. 대롱대롱 매달린 세샤의 오른손에는 제 얼굴만큼이나 큰 책이 들려 있었다.

〈각인 마법의 효시에서 갈라지는 혈계의 특징〉이라는 이상한 제목을 달고 있는 서적이었다. 여름여왕에게서 빼앗은 마법 서고에 있던 책이었다.

“응응! 엄청 잘 보고 있었지! 세샤는 엄청 착한 아이인걸! 그런데 삼촌.”

“왜?”

“헤헤. 오늘은 나랑 놀려고 온 거야?”

초롱초롱하게 눈을 빛내는 세샤를 보면서 연우는 쓰게 웃고 말았다. 그동안 너무 안일했던 것 같았다.

이렇게 찾아온 것만으로도 좋아 죽는 조카의 모습을 보니 답답했던 마음이 전부 사르르 녹으면서도, 안타까웠다. 그토록 보고 싶어 하던 아난타를 만나고도, 여전히 그녀와는 이렇다 할 말 몇 마디 나눌 수 없었으니까. 자신이라도 자주 얼굴을 비칠 것을.

“그래. 놀려고 왔어.”

“밥도 먹고 갈 거야?”

“어.”

“후우! 다행이다.”

세샤는 조막만 한 손으로 가슴을 누르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연우는 자기도 모르게 웃음을 터뜨렸다.

“왜?”

“삼촌이 오면 삼촌이 밥해 주잖아! 갈리어드가 해 주는 밥은 맛없어!”

갈리어드는 상처 입은 얼굴이 되어서 심장을 부여잡았다. 하지만 세샤는 그러거나 말거나 희희낙락한 표정이었다.

연우는 세샤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내려 줬다. 파닥파닥, 꼬리가 귀엽게 움직였다. 그 모습이 꼭 강아지처럼 사랑스러웠다.

* * *

“덕분에 좋은 걸 알았어. 하핫!”

식사를 마치고 난 뒤. 세샤는 배가 불러 나른했던지 금세 깊은 잠에 빠졌다.

갈리어드는 세샤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면서 가볍게 웃음을 터뜨렸다. 세샤는 여태 모르고 있었지만, 사실 오늘 맛있게 먹었던 제육볶음의 3분의 1은 콩고기였다.

“당장 콩고기의 비율이 너무 높으면 눈치챌 수 있으니, 앞으로 진짜 고기와의 비율을 천천히 조정하면서 높여 나가는 게 좋을 겁니다.”

“명심하지. 소스도 잘 써야겠더군. 간만에 나도 맛나게 식사를 할 수 있었어. 식감도 쫄깃하니 괜찮았고.”

연우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검지로 세샤의 볼을 살짝 찔렀다. 불그스름하고 빵빵한 뺨이 가라앉았다가 다시 부풀어 올랐다. 세샤는 잠결에 조막만 한 손으로 연우의 검지를 꼭 붙잡고 놓아 주질 않았다.

연우의 입가에 슬며시 미소가 번졌다. 세샤를 볼 때면 언제나 이렇게 웃음이 나왔다.

그는 다른 손가락으로 세샤의 반대쪽 뺨을 쿡 눌러 봤다. 으으음. 세샤가 신음 소리를 내면서 눈살을 살짝 찡그렸다. 연우가 손가락을 뗀 뒤에야 다시 편한 표정으로 돌아왔다. 정말이지 천사가 따로 없었다.

“참 볼 때마다 신기해.”

“뭐가 말씀이십니까?”

연우는 자고 있는 세샤에게 더 장난을 치다가, 갈리어드가 툭 던진 말에 고개를 들었다.

“자네 말이야. 정말 감정이 다양해진 것 같아서. 예전에는 온통 차갑기만 했는데. 그렇게 다정한 모습을 보일 때도 있군.”

연우는 쓰게 웃었다.

“세샤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세샤 때문에?”

“예. 이 아이 앞에서 딱딱한 모습을 보여 줄 수는 없으니까요.”

“하긴. 그도 그렇군. 우리 세샤가 많이 귀엽긴 하지. 마을 내에서도 남자아이들의 사랑을 독차지한다더군.”

“그렇습니까?”

조카가 인기가 많다는데 기분 나쁠 삼촌은 없었다. 아니다. 조금 불안한 마음이 들기는 했다. 어떤 보도 못한 놈팡이가 우리 세샤의 관심을 독차지하면 어떡하지?

연우는 벌써부터 조카를 힘들게 할 녀석이 생기면 어쩌나 고민하며 인상을 찡그렸다.

그러다 가볍게 웃고 말았다. 갈리어드의 말마따나. 튜토리얼 때만 해도 자신이 이런 생각을 하게 될 줄은 생각도 못했다. 지금 바람이 있다면 단 하나. 아난타가 빨리 눈을 떠서 세샤를 안아 주기를 바랄 뿐이었다.

세샤의 얼굴에 더 이상 그늘이 지지 않기만을 바랐다. 지금 갈리어드와 자신이 보내는 눈빛처럼. 이 나이대의 아이는 어른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며 자라는 것만으로도 충분했으니까.

“그런데 그거 아십니까? 사실 갈리어드도 많이 바뀌셨습니다.”

“내가?”

“예.”

갈리어드는 쓰게 웃었다. 사실 그도 부정하지 못했다. 세샤의 모습에서 자신은 과거에 이루지 못했던 행복을 대신 찾고 있었으니까.

가족의 유품을 찾아 아카샤의 뱀을 쫓던 고독한 사냥꾼은 더 이상 없었다. 판트, 에도라, 브라함, 샤논, 한령, 레베카, 부 등 모두가 바쁜 와중에도 유일하게 그만 여유로웠다.

갈리어드는 ‘사실 이게 전부 너와 정우 덕분이다’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조금 낯이 간지러워 말하지 못하고 대신에 화제를 돌렸다.

“한데, 숲에는 왜 그렇게 멍하니 앉아 있었어? 뭔가 고민이 가득한 모습이었는데.”

“별것 아닙니다.”

“별것 아닌 게 아닌 걸 아니까 하는 말이지. 사실 이런 걸 꼬치꼬치 캐묻는 성격은 아니지만. 그래도 고민거리가 있다면 말해 봐. 해결은 못 해 주어도, 듣는 것 정도는 해 줄 수 있지. 답답한 게 있으면 털어놔.”

연우는 쓰게 웃었다. 그러다 머뭇거리길 여러 차례. 고민거리를 말하는 것이 부끄러운 게 아니라,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좀처럼 정리가 되질 않았다.

이것저것 하고 싶은 이야기들이 입가에 맴돌았다. 그렇게 한참 뒤에야 연우는 겨우 말을 풀어낼 수 있었다.

벽에 가로막힌 성장. 형체를 띠다가 사라지는 오러. 의념의 계속 된 불발. 모든 게 정체된 것만 같아 답답한 속내도 털어놓았다.

그렇게 이야기를 하고 나니 한결 속이 시원했다.

“음.”

그런데 갈리어드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잠시 깊은 생각에 잠겼다. 이렇다 할 답변을 기대하지 않았던 연우가 조금 놀란 눈으로 보는데. 갑자기 갈리어드가 불쑥 자리에서 일어났다.

“세샤도 자고 있으니, 잠시 뒷마당으로 따라오겠나?”

연우는 갈리어드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몰라 눈을 살짝 크게 뜨다가, 곧 고개를 끄덕이면서 갈리어드를 따라 모옥을 나섰다.

뒷마당에서 갈리어드가 높게 자란 감나무의 나뭇가지를 꺾었다. 사람 팔뚝만 한 길이의 얇은 가지. 툭 치면 부러질 것처럼 약했다.

저걸로 뭘 하려는 걸까? 갈리어드의 속을 알 수 없어 가만히 지켜보는데, 갈리어드는 나뭇가지를 가볍게 손질하고 허공에다 두어 번 휘둘러 보더니 만족한 듯이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그러고는 연우를 보면서 나뭇가 지로 까닥거렸다.

“덤비게.”

연우는 살짝 눈살을 찌푸렸다.

“무슨 말씀을…….”

“말 그대로야. 덤비게. 튜토리얼 때로 되돌아가 보자고. 달라진 게 있다면, 나도 이제 반격한다는 것 정도? 하지만 오러는 쓰지 않지. 물론, 자네는 오러를 써도 좋아. 단, 스킬은 기본으로만 써 주게.”

“…….”

대체 갈리어드는 뭘 하고 싶은 걸까. 연우는 도저히 그의 속내를 읽을 수가 없었다. 뭔가 가르쳐 주고 싶어 한다는 건 알겠는데, 나뭇가지로 자신을 상대하는 게 무슨 효과가 있을지 도무지 짐작이 가질 않았다.

애당초 이런 싸움 자체가 말이 안 되는 짓이었다.

연우는 이미 육체적 능력만으로도 하이 랭커를 제외하면 랭커 내 상위권에 해당했다. 여기에 권능을 중첩시킨다면 하이 랭커와도 일전을 겨룰 자신이 있었다.

반면에 갈리어드는 튜토리얼 때에 비해 크게 달라진 게 없었다. 악마의 숲에서 마군의 주교를 쓰러뜨린 적이 있다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기예에 의해서일 뿐. 자체적으로 지닌 실력은 랭커 급이었다.

상식적으로, 오러를 쓰지도 않고 자신을 상대한다는 건 도저히 있을 수 없었다.

하지만 갈리어드는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듯이 나뭇가지를 까닥거리면서 연우를 도발했다.

연우의 눈이 깊게 가라앉았다. 필요 없는 말은 절대 하지 않는 갈리어드의 성격으로는 뭔가를 보여 주려는 것 같았다.

그래서 연우는 진지한 마음으로 마장대검을 뽑아 오른손에 쥐었다. 강하게 한 발을 앞으로 내딛으면서 갈리어드의 왼쪽 허리춤을 찔러 나갔다.

쇄연. 어떤 방어 동작이 나오면 곧바로 방향을 꺾어 되치기를 할 수 있게 하는 팔극검의 비기였다.

그런데.

‘……어?’

나뭇가지가 마장대검을 내려치는 것 같아, 그대로 카운터를 치려는데. 갑자기 나뭇가지가 고무줄처럼 마장대검을 칭칭 감아 온다 싶더니 앞으로 길게 쭉 늘어나면서 연우의 하체를 쓸어 나갔다.

빠악!

연우는 마치 단단한 몽둥이로 한 대 맞은 것처럼 끔찍한 고통과 함께 제자리에 널브러지고 말았다. 그는 어안이 벙벙했다.

너무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어떻게 된 일인지 도무지 짐작 가는 바가 하나도 없었다. 갑자기 공간이 휘는 듯한 착각은 무엇이었고, 나뭇가지는 어떻게 늘어나서 하체를 때린 건지.

분명히 이렇다 하게 마력을 불어 넣지 않은 것 같았는데도, 오른쪽 정강이는 고통으로 얼얼했다.

무엇보다. 연우를 충격에 빠뜨린 것은.

‘어떻게…… 이런 게 가능하지?’

분명 용마안과 초감각으로 흐름을 쫓았을 텐데도 불구하고. 나뭇 가지에 담긴 힘이나 속도는 이해하기 어려웠다. 도저히 있을 수가 없는 일이었다.

‘마치 나뭇가지가 나뭇가지가 아니게 된 것 같은…….’

여러 추측을 하던 중에.

“한 번 더 해 보겠나?”

갈리어드는 나뭇가지를 어깨에 얹으면서 희미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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