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두번 사는 랭커-277화 (277/862)

2화. 트리톤 (2)

“독식자다!”

“독식자가 나타났다! 잡아!”

트리톤은 연우가 나타나자마자, 즉시 그의 발견 소식을 각 배의 선장들에게 알렸다. 선장들이 바쁘게 움직였다. 그들은 곧 닥칠 연우의 급습에 대비했다.

연우를 만만하게 봤던 환상연대의 92단과 다르게. 트리톤은 이미 출정 전부터 연우에 대한 정보를 빠삭하게 파악해 둔 상태였다.

그가 끝없는 밤의 세계에서 펼친 활약상부터. 용생구자를 어떻게 상대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여름여왕에게 치명타를 가했는지, 26층에 출몰한 이후부터는 어떤 전력을 구가하는지까지도.

때문에 그들은 연우의 전력을 랭커 이상으로 잡고 있었다.

어쩌면 하이 랭커 급에 달할지도 모른다는 게 자체적인 판단이기도 했다.

하이 랭커.

말이 쉬워서 하이 랭커였지, 아직 30층도 돌파하지 못한 저층 구간의 플레이어가 벌써부터 그만한 실력을 쌓는 건 정말이지 불가능에 가까웠다.

현재 왕 급에 해당하는 인사들이나 젊은 시절에 그랬을까. 최근에는 헤븐윙 정도만이 그만한 천재성을 발휘했을 뿐이었다.

심지어 트리톤 내에서 연우를 높게 평가하는 사람들은 현재 대부분 층계의 명예의 전당에서 그가 1위를 기록하고 있는 것을 근거로 들어, 올포원에 대항할 새로운 인재일지도 모른다고 평할 정도였다.

정도가 어떻게 되었건 간에. 그런 평가들은 트리톤으로 하여금 연우를 크게 경계하게 만들었다.

하이 랭커쯤 되는 자들은 적의 숫자에 크게 연연하지 않는 법이다. 강렬한 광역기쯤은 한두 개씩 갖고 있기 마련이니, 대등한 실력자들이 나서야만 제압할 수가 있었다.

아니면 그런 실력자를 막을 방어 체계를 갖고 있거나.

다행히 트리톤은 그런 방어 체계를 갖춰 두고 있었다.

〈포세이돈의 가호〉. 노골적인 이름답게, 포세이돈은 자신을 따르는 사제 집단이나 다름없는 트리톤에게 권능을 아낌없이 내렸다. 그들의 용맹이 크면 클수록 갖가지 버프 효과와 방어력이 저절로 딸려 왔다.

무엇보다.

이곳은 포세이돈이 다스리는 물의 영역. 수많은 유령들이 떠도는 망자의 강이라, 죽음을 다스리는 신들과도 관련이 깊었지만, 물의 형태를 띤 이상 포세이돈의 힘이 가장 크게 미치는 영역이었다.

그래서 그들은 설사 연우가 불의 파도라는 말도 안 되는 광역기를 전개해도, 충분히 막아 낼 수 있을 거라고 믿었다.

생각지도 못하게, 선저 부분을 공격하는 다른 뭔가를 발견하기 전까지는.

쾅!

쾅!

“무, 뭐야?”

“해왕류? 해왕류다! 포식어가 배 밑바닥을 공격하고 있어!”

“젠장! 이것들은 갑자기 왜……!”

크아앙!

물살이 다시 출렁이는가 싶더니, 갑자기 포식어를 비롯한 다량의 해왕류들이 수면 밖으로 튀어나오면서 트리톤의 배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포식어는 톱니 같은 이빨로 배의 아랫부분을 씹어 나가고, 뱀처럼 몸이 길쭉한 녀석들은 배를 칭칭 감아서 강제로 파괴를 시도했다.

트리톤의 플레이어들은 해왕류들의 갑작스러운 이상 습격에 크게 놀랐지만, 허겁지겁 녀석들을 물리치기 위해 그쪽으로 신경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바다의 왕]

그 순간, 연우가 목에 차고 있던 케토의 신물, 해수 부적이 환한 빛을 뿌려 대고 있었다.

신물 속에 내장된 또 다른 옵션이 작동해 해왕류를 조종하고 있었던 것이다.

연우는 수정궁에서 트리톤의 선단을 발견했을 때, 곧장 수면 위로 올라오지 않고 먼저 주변에 있던 해왕류들을 대거 끌어왔다.

지상이면 모를까. 포세이돈의 권역이나 다름없는 강 위에서는 그가 여러모로 불리할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아무리 그의 실력이 머릿수에 크게 구애를 받지 않을 만큼 발전했다고 해도, 너무 많은 인력 차이는 버거울 수밖에 없었다.

특히 벤티케를 상대하는 동안에 트리톤이 유령선을 나포하기라도 하면, 그때부터 궁지에 몰리는 것은 연우이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연우는 트리톤을 혼란케 할 목적으로 해왕류를 끌어왔다.

때문에 해수 부적에 내재되어 있던 신력 중 상당수를 소모해야 했지만.

그래도 효과는 확실했다.

해왕류는 트리톤도 상대하기 버거운 녀석들. 그런 것들이 수십 마리나 떼를 지어 나타나 소란을 피우니 진영이 흐트러질 수밖에 없었다.

특히 해왕류가 골치 아픈 점은 지능이 높은 놈들이 허다하다는 것이었다.

녀석들은 트리톤이 반격을 가한다 싶으면 수면 아래로 가라앉아 몸을 숨기고, 기회가 엿보인다 싶으면 다시 나타나서 갑판 위에 있던 플레이어를 공격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트리톤은 어떻게 연우에게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그리고.

바로 그때가 연우가 노리던 타이밍이었다.

팟-

연우는 블링크를 전개, 포식어에 둘러싸여 그들을 강제로 밀어내는 데 급급하던 배 위에 나타났다.

“위험……!”

뒤늦게 그를 발견한 선장이 뭐라고 소리를 질렀지만.

콰앙!

연우는 이미 비그리드를 수평으로 휘두르고 있었다. 검은 오러가 발출되면서 불의 파도를 일으켰고, 강한 충격파와 함께 갑판이 그대로 무너져 내렸다.

검은 매연이 하늘로 치솟았다. 불길은 갑판을 먹어 치웠다. 강물이 균열을 타고 배를 잠식하면서 두 동강 난 배가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사, 살려 줘!”

“아아악!”

불길에 휩싸인 해적들이 비명을 지르면서 강물 속으로 뛰어들었다.

하지만 그들은 곧 불어오는 격랑에 휩쓸리거나, 해왕류의 간식거리로 전락할 뿐이었다.

삽시간에 아수라장이 벌어졌지만.

연우는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다시 블링크를 전개하면서 다음 타깃에게로 움직였다. 가장 가까운 곳에 있던 배, 12번 대였다.

“놈!”

마침 연우가 올 것을 기다리고 있던 12번 대 대장, 카르트가 인상을 와락 일그러뜨리면서 쥐고 있던 헬버트를 세게 휘둘렀다.

강풍이 휘몰아치면서 단번에 연우의 머리통을 부술 것 같았지만.

챙!

연우는 비그리드를 높게 세워 공격을 막아 내는 것과 동시에, 불의 날개로 몸을 감으면서 다시 블링크를 전개했다.

그가 나타난 곳은 카르트의 바로 코앞. 가속도가 더해진 몸통 박치기가 그대로 녀석의 명치에 작렬했다.

쾅!

“컥!”

카르트는 입고 있던 갑주와 늑골이 안쪽으로 함몰되는 충격을 받으며 뒤로 크게 튕겨 나고 말았다. 그는 내장이 으스러지면서 그대로 절명해 버린 채, 돛대에 부딪쳤다.

우지끈, 쿠쿠쿠-

돛대가 충격을 버텨 내지 못하고 부서져 우측으로 기울었다. 배의 균형도 같이 흐트러지면서 선체도 통째로 직각으로 꺾였다.

연우는 발바닥에다 마력을 한껏 담아 그대로 갑판을 내리찍었다. 가뜩이나 균형을 잃고 위태롭게 굴던 배는 그대로 박살이 나고 말았고, 연우가 있던 자리로 검은 불길이 다시 한 번 높게 치솟았다.

검은 불길은 마치 지옥에서 끄집어 올린 유황불처럼 뜨겁고 끈적끈적했다. 또한, 탐욕스러웠다.

강물과 맞닿았는데도 불구하고 꺼지기는커녕 더 크게 활활 타오르면서 배의 남은 부분까지 먹어 치웠다.

성화와 오러, 의념이 잔뜩 뒤섞이면서 탄생한 검은 불길은 연우의 의지가 닿는 한 절대 쉽게 꺼지지 않는 마물이었다.

게다가 연우의 공격은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불똥이 튄 자리에는 어김없이 검은 불기둥이 치솟으면서 다른 선박들을 위협했고, 실제로 몇몇 배들은 불길이 옮겨붙으면서 큰 홍역을 치러야만 했다.

그리고 그런 곳에 드리운 그림자에서는 괴이들이 마구잡이로 쏟아졌으니.

강화된 제3천의 영을 따라, 능력치가 대폭 상승한 괴이들은 불길과 강물 사이를 아무렇지 않게 오고 가면서 트리톤의 플레이어들을 학살해 나갔다.

그렇게 배들이 한두 척씩 계속 침몰을 거듭하면서.

어느덧 열다섯 척에 가까운 배들이 사라지자, 트리톤은 위기감을 느끼고 말았다.

망자의 강에서는 해왕류가 쉴 새 없이 쏟아지고, 검은 불길은 이제 수면 위를 가로지르면서 그들을 위협하는 중이었다. 보이지 않는 그림자 괴물들은 간담을 서늘케 만들었다.

거기다 연우가 블링크를 전개할 때마다 배들은 어떻게 손을 쓰지도 못하고 무너졌으니.

연우와 유령선을 가두기 위해서 갖춘 포위망이, 오히려 그들의 피해를 더 양산하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

“산개하라! 녀석에게서 최대한 떨어져!”

결국 선장들은 이대로 있다가는 전력의 태반이 무너질 것이라고 판단, 포위망을 해제했다.

배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뱃머리를 반대로 돌리면서 연우의 영역권에서 달아나고자 했다.

바다의 패자라던 트리톤의 참패였다.

* * *

상황이 그 지경이 될 때까지도.

벤티케를 태운 수장선은 멀찍이 떨어진 곳에서 위치를 고수한 채, 꿈쩍도 하지 않고 있었다.

“크할할할! 참으로 재미난 불꽃 놀이로군. 아주 잘 타. 활활!”

벤티케는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웃음소리가 얼마나 큰지 갑판 위가 쩌렁쩌렁하게 울릴 정도였다.

하지만 즐거워하는 그와 다르게. 수하들의 얼굴에는 근심이 잔뜩 어렸다.

연우가 불의 날개로 한껏 허공을 유영하면서 도망치는 배를 뒤쫓는 것이 보였다. 해왕류들도 각지로 흩어지면서 공세를 멈추지 않았다.

여태껏 방어에 급급했던 유령선도 반격을 감행했으니. 이러다가는 각개 격파로 이쪽의 배들이 줄줄이 난파될 위기였다.

그런데도 벤티케는 뭐가 그리도 재미나는지 움직일 생각도 않은 채. 옥좌에 앉아 껄껄 웃음만 터뜨려 대고 있으니. 그들의 속이 타는 것도 당연했다.

“대장, 이대로 있다간 계속 피해가 커집니다. 어서 나서셔야…….”

“진랑.”

“예.”

“넌, 세력을 일구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게 무엇이라 생각하느냐?”

갑작스런 질문. 부관 진랑은 눈을 크게 떴다. 푸른 장미 때부터 옆에서 모시던 상관이었지만, 그는 여전히 벤티케를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벤티케에 대해서 단 한 가지만큼은 확실히 알고 있었다. 벤티케가 겉보기에는 단순하고 과격해 보여도, 속은 엄청난 능구렁이란 사실을.

“사람이라고 생각하나? 아니면 돈?”

“모…… 르겠습니다.”

“둘 다 틀렸다.”

“……?”

진랑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사람과 돈이 아니면 뭘까. 그리고 왜 벤티케는 상황이 급박한 이때 갑작스레 이런 말을 꺼내는 것일까.

벤티케는 안절부절못하는 진랑의 모습이 귀엽다는 듯, 우악스럽게 웃으면서 이렇게 말했다.

“명예다.”

진랑의 눈이 커졌다.

“사람이야 구하면 그만이다. 노예를 사도 되고, 넘쳐 나는 식인괴인들을 납치해서 써도 된다. 돈도 마찬가지. 부족해지면 빼앗으면 된다. 하지만 명예는 달라.”

벤티케의 부리부리한 눈매가 활활 타올랐다.

“명예는 쌓기가 너무나 어렵다. 넓게 퍼뜨리는 것도 힘들지. 여기 저기서 방해하는 것들이 너무 많거든. 게다가 어떻게 겨우 쌓는다고 해도, 한 번 실추해 버리면 그걸로 끝이다. 다시 쌓으려면…… 그전보다 훨씬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지.”

8대 클랜은 그런 명예들을 차곡차곡 쌓아 만들어졌다, 벤티케는 그렇게 말했다.

“나의 연인이었던 라나는 그런 명예를 잃었다. 언제나 승리하던 그녀였지만, 결국 8대 클랜에 무릎을 꿇고 말았지. 그래서 푸른 장미는 몰락했다. 그녀 딴에는 다시 재기한답시고 발버둥 쳤다지만, 내가 보기엔 헛수고에 지나지 않았다. 재기는 무슨 재기란 말인가. 옛 허깨비에 눈이 팔려 주변 놈들이 자신의 뒤통수를 치려 한다는 것도 전혀 모르고 있었는데.”

진랑은 벤티케와 함께 쿠데타를 일으켰을 때를 떠올렸다. 당시 라나는 정말 뭔가에 홀린 사람 같았다.

총명하고 계략에 밝던 라나는 없었다. 복수를 부르짖으며 언제나 악에 받쳐 있고, 환각과 환청에 시달리는 마약 중독자만 있었을 뿐.

그리고 다른 해적들이며 세력들은 그녀를 도와준답시고 어슬렁 어슬렁 다가와, 어떻게 남은 고기를 뜯어먹을까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기만 했다.

벤티케와 수하들은 그것을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이대로 있다가는 그나마 남아 있는 세력마저 무너질 게 훤히 보이는데도. 라나는 주변 시야가 차단된 말처럼 도저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결국 벤티케는 참지 못하고 쿠데타를 일으켰다. 그녀에게 헛바람을 넣는 놈들을 모조리 도륙 내고, 수정궁을 파괴했다. 그리고 제 손으로 연인의 숨통을 끊었다.

그 과정에 케토의 신력을 강탈하고자 했던 포세이돈의 계략도 섞여 있었다지만.

그래도 그렇게 마음을 먹은 건, 벤티케의 의지였지, 절대 포세이돈의 뜻이 아니었다.

그리고 벤티케는 그날로 남아 있던 푸른 장미의 지휘 체계를 휘어잡고, 연대를 미끼로 접근했던 세력들을 역으로 침공해 강제로 산하에 병합시켰다.

신흥 거대 클랜, 트리톤의 탄생이었다.

“명예는 승리를 토대로 만들어 진다. 승리를 계속 이어 나간다면 사람들은 저절로 불나방처럼 모여들기 마련이고, 부족한 돈도 여기저기서 갖다 바치기 바쁘다. 트리톤이 바로 그렇게 해서 만들어지지 않았느냐? 8대 클랜도 그렇게 만들어졌으니, 나는 거기에 다다를 때까지 패배를 해서는 안 된다.”

“…….”

진랑은 그제야 벤티케의 말뜻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는 계속 불어나는 피해만 걱정하고 있었다.

하지만 벤티케의 시각은 달랐다. 그깟 피해 따윈 중요한 게 아니다. 피해를 입더라도 마지막에 승리만 쟁취한다면, 얼마든지 만회할 수 있다. 아니, 더 큰 성과를 거두어들일 수 있다.

벤티케는 수하들을 미끼로 던져 둔 것이다.

독식자의 전력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서. 이미 그에 대한 평가를 몇 번씩 거듭 재확인하면서 파악했지만, 그것으로도 모자라 제 눈으로 더 확실하게 판단하고자 한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그만큼 벤티케가 독식자를 자신과 창을 나눌 만한 실력자로 인정하고 있단 뜻이기도 했다.

부르르.

진랑은 몸을 가늘게 떨었다. 언제나 느끼는 것이지만. 자신이 모시는 주군은 정말이지 때로는 포악하고 잔인하면서도, 어떨 때는 너무나 냉철했다.

그렇기에. 다시 한 번 더 떠올릴 수 있었다.

벤티케를 가리키는 별칭을.

패왕.

패왕 벤티케. 바다 위의 패자인 그를 거스를 수 있는 사람은 어디에도 없었다.

“창을 가져와라.”

벤티케는 손을 옆으로 뻗었다. 그러자 옆에서 시중을 들던 다섯 여인이 무릎을 꿇으면서 공손히 창을 바쳤다. 엄청난 무게 때문에 그들의 손이 파르르 떨리고 있었다.

트라이아나.

해일과 지진, 폭풍을 일으킨다는 절대적인 권능이 담긴 포세이돈의 신물. 연우가 올림포스의 보고에서 봤던 것보다 상위에 놓인 대신물이기도 했다.

쿵!

벤티케는 트라이아나를 한 손에 쥔 채, 갑판에다 내리찍으면서 천천히 옥좌에서 일어났다.

그때.

쐐애액-

저 멀리, 연우가 불의 날개를 한껏 펼치면서 이쪽으로 맹렬하게 날아오는 것이 보였다.

벤티케의 기운을 읽고 접근하는 것이 분명했다. 그가 지나간 자리로 검은 불길이 꼬리처럼 길게 남았다.

벤티케도 연우의 도전장을 기분 좋게 받아들였다. 크게 웃음을 터뜨리면서 트라이던트를 높게 치켜들었다.

“와라, 폭풍이여!”

그 순간, 매서운 강풍이 불면서 하늘을 따라 짙은 먹구름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먹구름 사이로 뇌전이 번뜩이고, 망자의 강이 격랑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우르르, 콰콰쾅!

콰르르-

권능 〈폭풍우〉. 포세이돈의 신력에 신물의 힘까지 더해지자, 수십 미터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크기의 해일이 곳곳에서 일어나 연우를 덮쳤다.

폭풍이 휘몰아치고, 그 위로 수십 개의 벼락이 작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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