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화. 포세이돈 (9)
『놈!』
포세이돈은 뒤늦게 연우의 노림수를 깨닫고 더 크게 인상을 찡그렸다. 벤티케의 얼굴 위로 살짝 어렸던 포세이돈의 얼굴에 구겨진 표정이 여실히 드러났다.
연우는 그가 하계에 내려보낸 남은 신의 인자를 마저 강탈하려 하고 있었다.
이미 벤티케의 오른팔을 가져가면서 자신의 정보를 획득했으니 강탈도 손쉬웠다.
무엇보다. 영체는 영기(靈氣)와 신력이 뭉쳐져 만들어진 육체. 강신이 원활하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그만큼 에너지 드레인에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었다.
하물며 에너지 드레인 계통의 스킬 중에서 최상위에 해당하는 바토리의 흡혈검이 전개됨에야!
당연히 아직 완전한 강신을 이루지 못한 포세이돈으로서는. 바로 눈앞에서 신의 인자를 강탈당하는 수모를 겪을 수밖에 없었다.
『놓지, 못하겠느냐!』
포세이돈은 우악스러운 손을 뻗어 연우의 목을 움켜쥐었다. 악력에 힘을 잔뜩 실어 숨통을 끊어 놓고자 했다. 이미 그는 딱딱 끊어진 음성이 아니라, 제 목소리를 훤히 낼 수 있을 정도로 원활한 강신을 이루고 있었다.
하지만 빼앗기는 인자도 그만큼 많았으니. 연우를 떨쳐 내는 게 결코 쉽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연우는 비그리드를 더 깊숙하게 밀어 넣으면서 상처를 따라 바토리의 흡혈검을 쑤셔 넣었다.
『놓으란 말이다아!』
[현재 각성 확률: 12, 13…… 15%…….]
포세이돈이 반항하는 만큼, 연우도 악착같이 물고 늘어졌다.
‘여기서 놓쳐서는 안 돼!’
연우는 트리톤의 본진을 찾았을 때부터 포세이돈이 어떻게든 직접적으로 개입하려 하지 않을까 하고 예상했었다. 포세이돈의 성격상, 제 앞마당까지 찾아온 목표를 그냥 순순히 보내 준다는 건 말이 되질 않았으니까.
그래서 연우는 포세이돈이 개입하기 전에 벤티케와의 승부를 끝내고, 바토리의 흡혈검으로 신력을 강제로 빼앗을 생각이었다.
오래전에 우르드에게 그러했듯이, 사도가 죽는다면 신이 받는 타격도 아주 컸으니까. 그런다면 포세이돈도 크게 다칠 수밖에 없을 거라고 여겼다.
그런데 포세이돈은 연우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미친 짓을 저지르려 하고 있었다.
강신이라니.
강신은 사도의 몸에 신이 직접 강림하는 형태다. 신을 고스란히 수용하는 만큼, 당연히 사도의 육체가 버틸 수 있는 데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었다. 그래서 신들도 강신은 위기 시가 아니면 꺼려하는 편이었다. 자칫 힘들게 키운 그릇이 망가질 수 있으니.
하지만 여기에 순교가 더해진다면 이야기는 백팔십도 확 달라진다.
순교는 일종의 공양물이다. 신도들의 피를 대가로, 신의 힘이 하계에 제대로 투여될 수 있도록 인과율과 거래를 하는 것이다.
포세이돈은 자신의 신도들을 비롯해 자식들의 사도를 희생시키면서, 나아가 사도까지 폐기 처분하는 독한 면모를 보이면서 강신을 시도했다. 이미 벤티케의 영혼은 포세이돈에 눌려 사라졌거나, 흡수되었을 게 분명했다.
아무리 신도와 사도를 다루는 방식이 각 신과 악마들의 성향에 따라 천차만별이라지만.
그래도 포세이돈처럼 이렇게까지 구는 경우는 쉽게 찾아보기 힘들었다. 이건 숫제 아무렇게나 쓰다 버리는 일회용품만도 못한 신세가 아닌가.
아니, 애당초 벤티케가 그렇게 막말을 퍼부어도 별다른 제지를 하지 않을 만큼, 포세이돈은 벤티케를 각별히 아꼈었다. 그런데도 이렇게 버린다는 것은. 처음 연우가 내렸던 가설에 확신을 주는 짓이었다.
포세이돈은 연우가 칠흑왕의 힘을 갖게 되는 것을 꺼려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더더욱 가져야만 한다.’
용마안이 활짝 열린 연우의 두 눈이 붉게 달아올랐다. 충혈 때문인지, 마력 때문인지. 동공을 따라 불길이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화아아-
『놓아라!』
포세이돈은 방금 전부터 계속 똑같은 말만 되풀이하고 있었다. 거머리처럼 달라붙어 도저히 떨어질 줄 모르는 연우 때문에 화만 잔뜩 돋았다.
문제는 시간이 지날수록, 연우의 각성도 착실하게 일어나면서 더 떼어 내기가 버거워지고 있다는 점이었다.
콰드득, 콰득-
세포의 형질이 새로운 변화를 일으켜 나갔다. 새롭게 씌워지는 정보에 따라, 근골도 변화를 보였다.
[현재 각성 확률: 25, 26…… 30%…….]
콰콰콰!
포세이돈의 격노 때문일까. 스테이지가 요란하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땅이 갈라지고, 절벽을 따라 해류를 그리던 바다가 뒤집어지면서 해일이 높게 치솟았다.
포세이돈의 영향력이 스테이지를 조금씩 잠식해 나갔다. 그럴수록 강신도 활발하게 이뤄졌다.
연우의 낯이 딱딱하게 굳었다. 신의 인자를 흡수하는 속도만큼, 아니, 그보다 훨씬 빨리 강신이 이뤄지고 있었다. 이대로 있다가는 강신이 먼저 이뤄져서 내팽개쳐질 판이었다.
그래서는 안 된다.
포세이돈의 강신이 완전히 이뤄진 순간, 그가 위험해진다. 물론, 23층에서 이뤄졌던 아가레스의 완전한 현현에 미치지는 못할 것이나, 그래도 일반 플레이어들을 쉽게 찍어 누를 수 있을 만큼 위험한 건 마찬가지였다.
‘그렇다면 늦추는 수밖에.’
연우는 바토리의 흡혈검에만 의존할 생각이 추호도 없었다.
[신의 인자가 활발하게 활동을 개시합니다.]
[신력이 개방되었습니다.]
여태껏 용의 인자와 마의 인자에 눌려 있던 신의 인자는 어느 정도 덩치를 부풀리고 나자, 이제 자신의 목소리를 충분히 낼 수 있게 되었다.
이에 따라, 신력이 천천히 일어나기 시작했다.
신력이란 신을 상징하는 힘이었지만, 지금 연우가 부리는 신력에는 이렇다 할 이름이 없었다. 브라함을 되살리면서 얻은 인자도 있었고, 포세이돈에게서 빼앗은 인자도 섞여 있었다.
하지만 그 모든 것들이, 지금은 연우의 의지에 따라 움직이고 있었다. 연우는 신력을 한곳에다 집중시켰다. 언제나 귀찮게 자신을 따라붙는 시선들에.
[채널링이 강화됩니다.]
연우는 신력의 사용법에 대해서 아직 잘 모른다. 사도가 되어 본 적도 없고, 될 생각도 없다. 동생도 용인으로서의 힘에만 집중했지, 신력에는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었다.
그래서 신력을 제대로 사용하려면 많은 연습을 필요로 했다. 하지만 당장 촌각을 다투는 상황에서 그럴 틈이 있을 리 만무한 바.
그래도 다행히 연우는 익숙하게 사용할 수 있는 분야가 있었다.
권능.
아니, 정확하게는 권능으로 이어지는 신, 혹은 악마들과의 연결 강화였다.
[‘아테나’와의 채널링이 강화되었습니다.]
[아테나가 흐뭇하게 고개를 끄덕입니다. 그녀의 의지가 당신과 함께하기 시작합니다.]
[권능, ‘여신의 성흔’에 가호가 더해집니다.]
[‘헤르메스’와의 채널링이 강화되었습니다.]
[헤르메스의 뜻이 함께하기 시작합니다. 헤르메스의 은총이 더해집니다.]
[‘아즈라엘’과의 채널링이 강화 되었습니다.]
[아즈라엘의 뜻이 함께합니다.]
[‘혼돈’과의 채널링이 강화되었습니다.]
[혼돈의 뜻이 함께합니다.]
연우에게 권능을 선물해 주었었거나, 그와 친분도가 높은 신들과의 연결이 뚜렷해지면서. 연우는 자신을 둘러싼 몇 개의 시선이 이제는 단순히 시선 정도가 아니라, 그들의 존재감을 바로 느낄 수 있을 정도로 가까워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여기에 따라, 사도가 아니기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던 권능의 리미트가 전부 해제되었다.
그리고 채널링을 따라, 연결된 신들이 다가오기 시작했다. 연우의 바람에 부응한 것이다.
뜻이 함께한다. 그것은 연우의 바람에 따라 그들의 의지가 하계에 내려진다는 것과 같은 뜻이었다. 연우가 가진 신의 인자를 빌려서.
일종의 강신이었다.
화아아-
『너는 필멸자이면서도, 다른 플레이어들은 평생 한 번 겪기도 힘든 일들을 참으로 잘도 겪는구나. 신기하다면 참 신기한 아이야.』
연우의 오른쪽 옆으로 희뿌연 연기가 뭉쳐지면서 한 남자가 나타났다. 입가에 맺힌 장난기 가득한 미소는 이 상황이 참 재미있어 죽겠다는 뜻이 묻어 있었다.
『헤르메스!』
포세이돈이 가장 먼저 남자를 알아보고 미간을 찌푸렸다.
『감히! 네가 나의 행사를 방해하려는 것이냐!』
『이것 참. 숙부님, 말씀은 똑바로 하셔야지요. 행사를 방해하는 건 제가 아니라, 숙부님이시지 않습니까? 제가 이 아이를 얼마나 주의 깊게 지켜보는지 잘 아시면서 그러십니까?』
헤르메스는 포세이돈을 돌아보면서 엷게 눈웃음을 지었다. 사람 좋은 듯한 모습이었지만. 그의 두 눈은 깊게 가라앉아 있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전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그런 모습이. 포세이돈의 화를 더 돋웠다.
『그것을 지금 말이라고 하느냐! 저놈이 손대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우리 중에서 네가 가장 잘 알 텐데!』
연우가 손을 대려는 힘, 죽음. 그것은 신과 악마들도 섣불리 입에 담을 수 없는 힘이었다. 설사 죽음을 신위나 신명으로 삼고 있는 자들마저도. 당연히 절대 필멸자로서 손을 대서는 안 되는 것이다.
특히 헤르메스는 유일하게 이승과 저승을, 천계와 하계를 자유롭게 오고 가는 것이 허락된 자. 그렇기에 그는 생사의 경계에 대해서도 아주 잘 알고 있었다.
그러니 그 위험성을 더 잘 인지하고 있을 테지만.
『모릅니다.』
헤르메스는 눈웃음을 짓는 그대로, 아주 싸늘하게 말했다.
『헤르메스!』
『소리 지르지 마십시오, 숙부님. 저는 오래전에 당신이 화를 낸다고 해서 울음을 터뜨리던 그 아이가 아닙니다.』
『네놈이 정녕……!』
『아무리 숙부님이라고 하셔도 제게 왈가왈부하실 자격 따윈 없으십니다. 숙부님은 숙부님의 의지를 관철하십시오. 저는 제 의지를 집행할 것이니. 그것이, 신이 된 자로서의 의무가 아니겠습니까?』
『네 뜻대로 될 것 같으냐. 나는 포세이돈이다.』
『압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뜻대로 잘되지 않겠지요.』
헤르메스는 차가운 눈빛을 거두면서 다시 환하게 웃었다. 마치 이죽대는 듯한 미소였다.
『숙부님이 말입니다.』
헤르메스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이번에는 연우의 등 뒤에서 희뿌연 연기가 뭉치면서 여인의 형상을 갖췄다.
투구를 뒤집어쓰고 찬란하게 빛나는 은빛 갑옷을 입은 여인. 비록 그림자로 얼굴의 절반이 가려져 있지만, 아리따운 용모를 지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전장의 여신, 아테나. 적을 만나면 가차 없는 모습을 보인다는 전승을 지니고 있어, 뭇 플레이어들의 두려움과 경외를 일으키던 그녀였지만.
지금만큼은 슬픈 미소를 띠면서, 손으로 연우의 뺨을 쓰다듬고 있었다. 그녀는 뭔가를 말하고 싶어 하는 눈치였지만, 결국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입을 꾹 다물었다.
그리고 강렬한 눈빛을 하며. 포세이돈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포세이돈에 못지않은 짙은 패기가 사위를 잠식하기 시작했다.
『당신의 뜻대로 되지 않아요, 숙부.』
포세이돈은 이를 악물었다. 아테나는 올림포스에서도 그가 가장 꺼려 하는 존재였다. 분명 그에게는 조카였지만, 그녀와 사사건건 부딪쳐서 좋은 결과를 본 적이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특히 성역으로 거론되던 도시를 아테나에게 빼앗겼을 때부터는 아예 등을 돌리고 살았을 정도였다.
그런데 아테나가 다시 자신의 앞을 가로막으면서 나섰다. 저 플레이어가 어떤 존재인지 잘 알 것이면서. 한낱 옛정에 휘둘려 대사를 그르치려 하는 것이다.
그러다 분노로 이글거리던 포세이돈의 눈빛이 깊게 가라앉았다. 마치 심해의 잔잔한 물을 담은 것처럼 묵직했다.
『남매가 쌍으로 감히 나를 갖고 놀려고 드는구나. 이 사실을 제우스가 안다면 어찌할까?』
『없는 아버지를 거론한다고 한들, 저희의 길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오냐. 이것이 나의 행사에 대한 너희들의 대답이라면. 누구의 이적이 더 제대로 된 것인지, 어디 한번 겨뤄 보자꾸나!』
콰콰콰콰-
〈폭풍우〉. 포세이돈을 상징하는 권능이 발현되었다. 벤티케가 일으키던 것과는 비교할 수도 없을 만큼 거친 지진이 일어나 땅이 위아래로 요동쳤다. 먹구름이 몰려들면서 뇌우(雷雨)를 쏟아내고, 바다는 강풍과 뒤섞이면서 격랑을 일으켰다. 스테이지가 금방이라도 뒤집힐 것처럼 요란하게 으르렁거렸다.
그래도 연우는 끝까지 포세이돈에게서 떨어지지 않았다.
『조금만 더 힘을 내어라. 마음 같아서는 직접 도와주고 싶지만, 그러지 못하겠구나. 하지만 이 길은 너를 한 번 더 성장시키는 고난이자 역경이 될 것이니. 헤라클레스도 오래전에 이를 바탕으로 성장한 만큼, 너도 그럴 수 있으리라 믿는다.』
『힘내어라. 나의 아이야.』
헤르메스는 연우의 오른쪽 어깨에 손을 얹었다. 신력이 단번에 증폭되면서 점점 힘을 잃어 가던 바토리의 흡혈검에 다시 생기를 불어넣었다.
포세이돈처럼 완전한 강신이 아닌, 뜻만 함께 실어 주는 불완전한 강신이기에 해 줄 수 있는 건 이런 것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연우에게는 큰 도움이 되었다.
아테나는 손을 뻗어 연우의 머리를 끌어안았다. 여신의 성흔이 강화되면서 각성 속도가 빨라졌다.
[현재 각성 확률: 46, 47, 48…… 51%…….]
각성의 정도가 절반을 넘어가면서 육체에도 눈에 띌 만한 확연한 변화가 일어났다. 검푸르게 빛나던 비늘이 더 또렷해지면서 보석처럼 화려한 빛을 띠기 시작했다. 불의 날개가 더 크게 번졌다.
그리고.
『…….』
아직 나타나지 않은 신과 악마가 있었다.
잿빛 연기가 연우를 따라 감돌았다. 제대로 된 형상을 갖추지 않았지만, 헤르메스나 아테나에 못지않은 힘을 품고 있었다. 언제나 말없이 연우를 지켜보던 악마, 혼돈이었다.
『아직 사도로 받아들이지도 못했거늘, 과거에 발목 잡혀 질투를 퍼붓는 못난 신 따위에게 빼앗길 수는 없는 노릇이 아닌가.』
드높은 상공을 따라, 먹구름이 갈라지면서 천사가 천천히 내려왔다.
창대가 아주 긴 거대한 낫을 들고 있는 자. 세 쌍의 날개를 한껏 펼치고 있었지만 성스럽다기보다는 잔혹하다는 느낌을 물씬 풍겼다.
아즈라엘. 수명이 다한 자의 영혼을 낫으로 베어 저승으로 인도한다는 치천사가 모습을 한껏 드러내며 연우에게 축복을 내렸다.
그리고 그런 아즈라엘을 따라, 그 너머에서 더 많은 축복이 내려왔다. 연우를 둘러싼 시선들이 더 또렷해지고, 강렬해졌다.
[‘죽음’을 가진 모든 신이 함께합니다.]
[‘죽음’을 가진 모든 악마가 함께합니다.]
아무리 포세이돈이 완연한 강신을 이루는 중이라 하더라도, 저렇게 많은 신과 악마들을 거스를 수는 없는 법.
『이 빌어먹을 것들이이이!』
포세이돈은 스테이지를 물들이려던 영향력이 단번에 구속되고, 신력마저 속박되어 가는 느낌에 고함을 터뜨렸다. 하지만 그럴수록 구속력은 더 강해지면서 그의 손발을 옭아매어 갔다.
연우의 바토리 흡혈검이 더 크게 으르렁거렸다.
[현재 각성 확률: 69, 70…… 84%……]
『아아아악!』
그렇게 제대로 모습을 드러내지도 못하고, 포세이돈의 영체가 송두리째 빼앗기고 있을 무렵.
여기에 새로운 악마가 한 명 더 참전을 선언했다.
[아가레스에게서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메시지: 나는! 나는 왜 부르지 않는 것이냐!]
[아가레스에게서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메시지: 나도! 나도 불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