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화. 붕우 안서 (1)
“오늘은 말이다. 세샤를 두고 마을에서 난리가 났었단다.”
브라함은 아난타가 앉아 있는 침대 옆 의자에 앉으며 가볍게 웃음을 터뜨렸다.
언제나 이 시각이면 그는 딸의 옆에 가만히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곤 했다. 오랫동안 함께 하지 못했으니, 이제라도 계속 옆에 있어 주려는 것이다.
“꼬마 아이 셋이서 서로 세샤의 남자 친구가 되겠다며 주먹 다툼을 했다나. 하하. 누굴 닮아 그렇게 인기가 많은 건지.”
브라함은 과일을 깎아 쟁반에 놓으며 슬쩍 딸을 훔쳐봤다. 아난타는 이지가 사라진 눈으로 멍하니 창밖을 보고 있었다.
순간, 브라함의 얼굴에 슬픈 기색이 어렸지만. 그는 곧 내색하지 않고 담담하게 말을 이어 나갔다.
“보통 그런 일이 있으면 부모가 서로 뜯어말릴 법도 한데. 여기 부모들은 도리어 꼭 이기라면서 뒤에서 응원을 하더구나. 1년을 넘게 가까이했지만 참 신기한 구석이 많은 친구들이 틀림없어. 하여간 그렇게 한바탕 소란이 있었는데. 그 뒤에 벌어진 일이 참 가관이었어.”
브라함은 마침 다 깎은 과일을 포크로 찍어 아난타의 손에 쥐여 줬다.
툭.
하지만 포크는 힘없이 기울어 이불에 떨어졌다. 역시 이번에도 안 되는구나. 그렇게 생각하면서 다른 과일을 딸의 입가에 가져다 줬다.
아난타는 그제야 입을 벌려 과일을 아주 조금씩 먹기 시작했다. 하지만 너무 느렸다. 제대로 삼킬 수나 있을까 싶었다.
“글쎄. 한 명이 겨우 이겨서 세샤에게 고백을 했는데, 세샤가 그걸 걷어차지 뭐냐. 못생겼다고. 다른 두 명에게도 똑같이 그러더구나. 그래서 그 자리에서 셋 다 울고불고…… 난리도 아니었단다. 싸움에 지고 나서도 울지 않던 아이들이었는데. 그것참. 사랑이 대단하긴 대단해 그렇지? 우리 세샤도 참 당차고. 널 닮아서 인기가 많은 게 아닐까 싶더구나. 아, 이러면 주책이 되려나?”
세샤 이야기를 하는데도 불구하고. 아난타는 여전히 멍하니 창밖을 응시할 뿐이었다. 그렇게나 세샤를 사랑하고 아껴 놓고서.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한다. 인형을 보는 것 같았다.
그런 모습이, 브라함의 가슴을 타들어 가게 만들었다.
브라함은 손을 뻗어 아난타를 꼭 끌어안았다.
힘없이 기울어지는 가녀린 몸. 언제나 자신을 향해 소리를 지르던, 반항기 가득한 딸의 모습은 더 이상 볼 수 없었다.
차라리 그때로 돌아간다면 좋으련만. 이럴 때는 심장이 뛰지 않는 자신의 육체가 원망스럽기만 했다.
딸을 이토록 괴롭게 만드는 것이 무엇일까. 속내를 조금이라도 털어놓아 준다면 좋으련만.
결국 한때 신이었다는 것도, 정작 이럴 때는 아무런 도움이 안 되는 것이다. 이것이 그가 신좌를 경멸하던 이유이기도 했다.
무능한 아버지가 된 것 같아, 브라함은 그저 미안하고 또 미안했다.
그러다 브라함은 연우가 우연찮게 구했다던 화과자를 떠올렸다. 희석한 넥타르가 조금 섞여 있다고 했었지. 천계에 있던 시절에 꽤 맛있게 먹었었던 걸로 기억했다. 페르세포네가 주로 지인들에게 나눠 주는 선물이라고 했었지.
“커피와 잘 어울릴지 모르겠구나.”
브라함은 그렇게 생각하면서. 딸에게 새롭게 먹일 메뉴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가 당장 해 줄 수 있는 건 이런 게 전부였다.
* * *
“어? 어어! 히잉. 여긴 안 되는데.”
세샤는 데구루루 구르는 공을 따라 화원으로 들어섰다. 벽에다 찬다는 게 실수로 옆으로 튕겨 나고 말았다.
그녀의 고운 얼굴이 저절로 울상이 되었다.
여기는 할아버지가 특별히 아끼는 꽃밭. 평소에는 다정다감한 브라함이었지만, 여기에 발을 들일 때만은 호되게 야단을 치곤 했다. 그럴 때의 브라함은 너무 무서웠다.
그런데 또 근처에서 놀다가 실수하고 말았으니. 이러다가 또 혼날 거 같은데. 브라함이 보기 전에 빨리 공을 빼 와야겠다고 생각하면서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하지만 공은 대체 어디로 간 건지, 꽃 사이에 파묻혀서 잘 보이지가 않았다. 결국 세샤는 공을 찾아서 꽃밭 깊숙한 곳까지 들어가야만 했다.
안 되는데. 이럼 안 되는데. 그럴 때마다 꽃들도 계속 다쳐서 세샤의 눈가에도 그만큼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
그러다 세샤는 문득 창문을 발견할 수 있었다. 처음 여기에 올 때까지만 해도 머리 위에 있던 창문은 어느새 자신의 키가 무럭무럭 자라면서 눈높이에 위치하게 되어, 안쪽을 몰래 훔쳐볼 수 있었다.
이 방에는…… 엄마가 있었지.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서 매일 아침마다 인사하러 찾아가고, 밤이 되면 동화책을 읽어 달라며 무르팍에 누워 보았던 엄마. 하지만 엄마는 아직도 세샤를 보면서 웃어 주지 않고 있었다.
브라함은 그걸 두고, 엄마가 깊은 꿈을 꾸고 있어서 아직 세샤를 만나지 못하는 것이라고 했다.
꿈이 긴 만큼, 돌아왔을 때에는 못 다해 준 만큼 세샤를 사랑해 줄 것이라고.
그러니 세샤도 울지 말고, 엄마가 눈을 떴을 때 기뻐할 수 있도록 의젓하게 자라야 한다고 신신당부를 했었다.
하지만 세샤도 이제 더 이상 어린아이가 아니었기에. 엄마가 깊은 꿈을 꾸고 있는 게 아니라, 많이 아프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도 세샤는 브라함의 말대로 엄마가 눈을 떴을 때, 슬퍼하지 않고 웃을 수 있도록. 친구도 열심히 사귀고, 공부도 꾸준히 하고 있었다.
언젠가 엄마를 치료할 약을 내가 만들고 말 거야. 세샤의 작은 가슴에서는 그런 꿈이 무럭무럭 자라나고 있는 중이었다.
‘엄마는 뭐하고 계시려나?’
세샤는 여기까지 왔으니 엄마가 뭘 하시나 문득 궁금해졌다. 그래서 뒤꿈치만 살짝 들어, 창문 위로 빼꼼 얼굴을 내밀었다.
엄마는 평소처럼 벽에 등을 기대어 멍한 시선으로 앞을 바라보고 있었다.
초췌한 인상이었지만, 그래도 예쁜 얼굴. 세샤는 엄마를 볼 때마다 참 아름답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자신도 크면 저렇게 예뻐지고 싶다는 생각도.
브라함은 분명 세샤가 엄마 어린 시절과 똑같이 생겼다고 했었다. 세샤는 그 말을 굳게 믿고 있는 중이었다.
‘엄마, 힘내요!’
세샤는 엄마를 보면서 파이팅 넘치는 자세로 앙증맞은 주먹을 불끈 쥐어 보였다.
그때.
“세샤! 내가 화원으로 들어가지 말라고 몇 번이나 말했었잖느냐!”
뒤쪽에서 브라함의 호통 소리가 들렸다. 세샤는 화들짝 놀라면서 브라함을 피해 후다닥 도망치기 시작했다. 다행히 근처에 공이 있었다.
그렇게 한바탕 조손 지간의 소란스러운 광경이 지나간 뒤.
움찔.
아난타의 오른쪽 검지가 아주 작게 떨렸지만. 그 모습은 아직 아무도 발견할 수 없었다.
* * *
[이곳은 34층, ‘거울의 관’입니다.]
[34층의 시련을 시작합니다.]
[시련: 아주 오랜 옛날부터 수많은 문명은 거울을 통해 자신의 치장을 확인했으며, 거울은 때로 거대한 세상을 담는 신물로서 각광을 받아 왔습니다.
좌우의 상(像)만 다른 또 다른 세계로의 통로로 여겨졌던 것입니다. 그래서 때로 거울은 진짜를 잡아먹는 악마의 물건이라 여겨지기도 했습니다.
이곳에 그런 거울이 수백 수천 개가 놓여 있습니다. 각 거울은 서로가 서로를 비추면서 훨씬 더 많은 상을 빚어내어 무엇이 진짜이고, 무엇이 가짜인지를 알아보기 힘들게 만들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그것들이 비추는 대상은 바로 당신입니다.
이곳에서 ‘진짜’를 찾아, 무사히 시련을 통과하세요.]
31층에서부터 33층까지 빠르게 돌파한 연우를 맞이한 것은. 보기만 해도 어지러워질 정도로 무수하게 놓인 거울들이었다.
세상은 온통 거울투성이었다.
바닥에도, 허공에도, 상공에도. 고개를 돌릴 때마다 자신과 똑같은 모습을 한 상들이 비춰지고, 그 상들은 다시 또 다른 거울에 비춰져 그 안쪽에서 더 많은 상들을 만들어 냈으니.
연우는 자신이 헤아릴 수도 없을 만큼 많은 도플갱어들 사이에 갇혀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아야만 했다.
길을 제대로 분간할 수도 없어서, 차라리 눈을 감고 의념을 퍼뜨리는 게 낫다 싶어질 정도였다.
‘역시 어지럽기만 하군.’
이 층계에서는 섣불리 돌아다니면 위험해질 수 있다는 것을 잘 알았기 때문에, 연우는 바닥에 가만히 주저앉았다.
‘크로이츠도 이 근방 어딘가에 있겠지.’
의념을 퍼뜨려 행방을 찾아볼까 싶었지만, 곧 관두었다. 어차피 따라오는 건 그였지, 자신이 아니었으니까.
아마 35층으로 먼저 갔을 수도 있었다. 어차피 그는 이곳을 오래 전에 통과했으니. 굳이 어지럽기만 한 이번 층계보다는, 위쪽에 먼저 가서 기다리고 있는 것이 훨씬 나을 터였다.
연우도 이곳에 오랫동안 머물 생각은 없었다.
지금도 시간은 촉박하게 흘러가고 있다.
그래도. 우선 스테이지 미션을 수행하기 전에 확인할 것이 있었다.
“아트란.”
지면이 살짝 흔들린다 싶더니, 포탈이 열리며 아트란이 경망스럽게 폴짝 뛰면서 나타났다.
“부르셨습니까, 사랑하는 호객…… 아니, 고객님!”
아트란은 입꼬리가 귓가에 걸려 있었다. 간만에 대박을 건져 즐거워 죽겠다는 투였다. 그만큼 연우가 그에게 부탁한 물건들은 하나같이 가치가 높은 것들이었다. 시중에서 웃돈을 주고도 쉽게 구하지 못할 물건들.
‘퀴네에의 재료들.’
연우가 입을 열었다.
“확보한 물건들은?”
“우선 이렇습니다, 고객님. 한번 확인해 보시죠.”
연우는 재빨리 퀘스트창을 확인해 보았다.
[‘퀴네에’의 구성 재료]
· 아포디스의 비늘(45/45)
· 카트란 액(液)(5/5)
……
· 마도전핵(魔道轉核) (1/2)
· 잠시드의 잔술 (2/5)
· 아다만틴 노바 (0/1)
『허……! 말도 안 되는.』
『그 짧은 사이에 이만큼이나 구해 왔다고?』
어느덧 연우의 옆에 나타난 키클롭스 브론테스는 이미 확보된 목록을 보고 입을 쩍 벌렸다. 3형제 중에서 가장 이성적인 성격이라는 스테로페스의 눈도 잘게 떨리고 있었다.
그만큼 퀴네에를 만들기 위한 재료들은 분명 확보가 어려운 것들이었다. 하데스도 너무 부족해서 어떻게 할 수 없는 물자라고 했던 것들.
그런데 단 며칠 사이에 아트란은 보란 듯이 거의 대부분을 구해 오고 말았다.
하지만 바이 더 테이블이 가진 저력을 알고 있는 연우로서는 별달리 놀란 눈치가 아니었다. 오히려 이게 당연하다는 투였다.
“마도전핵 1개, 잠시드의 잔술 3개, 아다만틴 노바가 부족한데? 그 외에 개수가 부족한 것들도 있고.”
“다른 것들이야 시간만 더 주어진다면 추가로 확보가 가능합니다요. 하지만 마지막 세 개는 사실 이만큼 확보한 것만으로도 대단하다는 거, 고객님이 더 잘 아시지 않습니까?”
연우는 가볍게 혀를 찼다. 사실 그도 억지를 썼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니까. 목록에 있는 다른 재료들은 사실 따지고 보면 퀴네에의 모양을 만들거나, 기능을 보조하는 역할밖에 되지 못한다.
하지만 가장 중심 재료가 되는 마지막 3개는 다른 것들과 차원이 달랐다.
마도전핵, 잠시드의 잔술, 아다만틴 노바.
사실 이것들은 이만큼 확보한 것만으로도 대단하다고 할 수 있을 만큼, 하계에서는 구하기 힘든 것들이었다.
‘특히 잠시드의 잔술이나 아다만틴 노바는 거의 신물 급에 해당 하는 것들이니.’
신물 급에 해당하는 물건이 합쳐서 일곱 개나 넘게 들어간다. 그만큼 퀴네에가 가진 값어치는 상상을 초월했다.
‘이미 여기까지 구한 것만으로도, 바이 더 테이블에 빚을 상당히 져 버린 상태가 되고 말았고.’
이미 여름여왕의 재보들은 대부분 외우주를 정비하면서 소모된 상태. 바이 더 테이블과 후원이라는 명목으로 계약을 맺었다지만, 그래도 연우는 그것을 빚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양이 단번에 수십 배로 덩치를 불리고 말았으니.
중간에서 마진을 남기는 아트란으로서는 이미 연우가 돈덩이로 보일 지경이었다.
“그럼 나머지는 내가 직접 구해야 하나?”
“저희도 일단 최선을 다해 물건을 갖고 계신 소유주분들을 수소문해 보고 있고, 거래가 성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보겠습니다. 그래도 다행히 아다만틴 노바의 행방은 찾을 수 있어서 한창 가격을 흥정 중이니, 곧 좋은 결과를 받아 보실 수 있을 듯합니다.”
“아다만틴 노바를?”
연우가 살짝 놀란 눈이 되었다. 키클롭스 브론테스와 스테로페스도 마찬가지였다.
『하계에 아직도 그것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이 있었던가?』
『놀라울 일이로군.』
아다만틴 노바는 전설적인 재료 중 하나인 아다만티움을 여러 마법적인 장치를 통해 극한으로 압축시켜 자체적으로 열을 내도록 만든 신비 광석으로, 그 모습이 마치 빛나는 별을 보는 것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었다.
아다만티움보다 다루기가 훨씬 까다롭고, 구하기도 힘들다고 알려져 있어 거의 최상급의 광석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신들도 아주 극소수만이 구해서 신물로 만들었을 정도였는데.
그것을 가진 사람이 있다고?
“세간에는 알려지지 않은 분이라. 이름을 공개하지 못하는 것은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연우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가볍게 혀를 찼다.
‘역시 탑이 넓긴 넓어.’
헤아릴 수도 없이 많은 플레이어들이 도전하는 탑. 그 속에는 정체를 숨기고자 하는 은거 고수들도 숱하게 많은 법이었다.
“그래도 다행히 부족한 마도전 핵은 이번 층계에서 구하실 수 있으니 다행입니다.”
아트란의 말에 연우가 피식 웃음을 흘렸다. 냉소적인 웃음이었다.
“이참에 내 실력을 확인해 보려고, 하나를 빼돌려 둔 건 아니고?”
“하, 하하! 서, 설마요.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아트란은 슬쩍 뒤로 한 발자국 물러섰다. 어디 빠져나갈 곳이 없나 퇴로를 확인하면서.
연우는 가볍게 코웃음을 쳤다. 어차피 바이 더 테이블의 저 태도도 당연하다면 당연한 거였다.
후원하는 입장에서 대상이 제대로 성장도 하지 않는다면 괜한 헛돈만 날린 셈이니까. 그리고 연우도 공적치를 필요로 하는 이상, 이번 층계를 그냥 통과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아 참, 그리고 타르타로스에 가 계시는 동안, 카인 님 앞으로 편지가 한 통 도착했었더군요.”
그래도 연우가 어떻게 나올지 몰라 영 두렵기만 한 아트란으로서는, 눈동자를 데구루루 굴리던 중에 뭔가 좋은 사실을 떠올리고 가볍게 박수를 쳤다.
“편지?”
바이 더 테이블을 통해서?
“예. 저희도 처음에 깜짝 놀랐습니다만, 송신자께서도 저희와 거래를 하시는 분의 아드님이시더군요.”
“누군데?”
“철사자의 아드님이십니다. 지금은 종적을 감춘 지 오래되었습니다만, 한때 혈검으로 유명하셨지요.”
“칸?”
연우가 살짝 눈을 크게 떴다. 칸이 갑자기 편지를 보냈다고? 뭔가 싶어 확인을 하려는데.
“다만, 이 편지는 이번 시련이 끝난 뒤에 드리는 게 좋을 듯…… 하군요. 워낙에 보는 눈이 많아서.”
아트란은 품속에 손을 넣다 말고 다시 뒷걸음질을 쳤다. 주변을 빠르게 훑었다. 크로이츠처럼, 그도 이 34층이 불편하기만 했다.
거울의 숲 사이사이로.
연우와 똑같은 모습을 한 다른 연우들이 하나둘씩 나타나기 시작했다.
여러 명의 연우들. 아트란의 눈에는 핵폭탄이 아른거리는 것처럼 보였다.
“……저도 어느 분이 진짜인지는 알아야 편지를 드릴 수 있고 말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