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두번 사는 랭커-344화 (344/862)

19화. 퀴네에 제작 (4)

끼아악-

-너를…… 너를…….

-내보내 줘. 내보내 줘.

-으흑흑. 배가 고파. 배가. 배가.

만병천고의 안쪽에서부터 새어 나오는 귀곡성은 듣는 것만으로도 소름이 끼칠 정도였다.

“보다시피 못난 제자 놈 때문에 이 모양 이 꼴이 되고 말았지.”

아나스타샤는 만병천고의 입구에서 팔짱을 끼며 인상을 찡그렸다.

아다만틴 노바가 사라진 뒤, 그녀는 여러 결계와 주술을 사용해 요병과 귀물들이 날뛰지 못하게 묶어 두긴 했었다.

하지만 그러는 데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구심점이 사라지면 그만큼 압박이 약해질 테니. 게다가 그동안 아나스타샤는 빅토리아의 일로 만병천고에만 집중할 수 있는 여건도 아니었다.

자리에 있던 빅토리아는 차마 할 말이 없던지 슬쩍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칸과 도일도 원인이 자신들인 것을 알고, 심각한 표정으로 만병천고를 바라봤다.

칸은 선술을, 도일은 마기를 다룬다. 감각이 웬만한 랭커들보다도 더 민감한 그들은 만병천고의 안쪽에서 벌어지는 일이 얼마나 심각한 사안인지를 알 수 있었다.

커다란 뭔가가 만들어지고 있었다.

요병과 귀물에 봉인되어 있던 악의들이 줄줄 새어 나오면서 서로 뒤엉키고, 자아를 깨우쳐 가고 있었던 것이다. 만약 이대로 시간이 흐른다면 웬만해서는 상대하기 힘들 큰 요괴가 만들어질 게 분명했다.

물론, 아나스타샤가 직접 나선다면 쉽게 찢어 버릴 수 있을 것이다. 아무리 큰 요괴가 나타난다고 하더라도, 대요괴 급이 되는 게 아닌 이상에야 그녀를 거스를 수 없을 테니.

하지만 빅토리아는 알고 있었다. 아나스타샤가 본체로 현신하는 것 자체가 아주 큰 부담이라는 것을. 스승이 천 년이 넘는 세월 동안 세상으로부터 격리된 이유이기도 했다.

귀천(歸天). 그건 언제나 아나스타샤의 발목을 묶는 족쇄였다.

“그런데 이걸 네가 해결하겠다고? 어떻게?”

아나스타샤는 같잖은 소리 하지 말라는 듯, 덤덤한 시선으로 만병천고를 살피고 있던 연우를 노려봤다.

하지만 연우는 여전히 태연한 모습으로 물어볼 뿐이었다.

“그건 제가 알아서 처리할 일입니다. 답만 해 주십시오. 만약 저걸 제가 해결한다면, 아다만틴 노바를 제게 넘겨주시겠습니까? 물론, 제값은 쳐 드리겠습니다.”

오늘 아침, 연우는 아나스타샤를 찾은 자리에서 다짜고짜 질문을 던졌다. 아다만틴 노바가 요병과 귀물 같은 골칫거리를 잡아 두는 봉인구라면, 그 골칫거리를 해결했을 때 봉인구를 어떻게 할 것이냐고.

사실 이건 밤새 빅토리아가 내놓은 의견이었다.

칸과 도일이 연우의 파티에 합류한다는 소식을 듣고, 그녀도 참여하겠다며 의사를 밝힌 것이다. 그리고 타르타로스로 넘어가기 전에 아다만틴 노바를 제작해야 한다는 말에 그런 귀띔을 해 주었다. 골칫거리를 해결할 수 있다면 거래도 해 볼 만할 것이라고.

다행히 빅토리아의 의견은 정확했다. 아나스타샤가 협상을 받아들인 것이다. 물론, 그 속내의 9할은 비웃음이었다.

“오냐. 해 볼 수 있으면 어디 해 보아라. 그렇게만 해 준다면야 못 팔 것도 없지. 아니. 골칫거리를 알아서 처리해 준 것이니, 그 값으로 너를 아예 오라버니라고 불러 주마. 어떠냐?”

가면 아래, 연우의 두 눈이 살짝 곡선을 그렸다.

“그 말씀, 잊으시면 안 됩니다.”

“흥!”

연우는 만병천고 안쪽으로 한 발자국을 내디뎠다.

화아악-

어마어마한 요력이 연우의 양어깨를 짓눌렀다. 누구나 주눅 들 수밖에 없는 힘이었지만.

[권능, ‘투쟁 본능’이 발동되었습니다.]

권능이 발동되면서 연우를 에워 싸려던 요력이 단번에 확 하고 흩어졌다.

[투쟁 본능]

등급: 권능

숙련도: 2.5%

설명: ‘올림포스’의 신, 아레스가 선물한 권능.

아레스는 여러 적들을 마주친 전장에서도 절대 주눅 들지 않고 있던 당신을 평소부터 눈여겨보았다.

하지만 누이인 아테나의 눈치가 보여 관망만 하고 있던 중에, 이번에 홀로 큰 적들을 상대하면서 학살을 저지르고 승리를 쟁취한 당신에게 깊은 인상을 받았다.

그리고 누이보다 먼저 당신을 찾지 못한 것에 큰 후회를 하면서 지금이라도 자신의 사도가 되어 주기를 간절히 바라며 강한 권능을 내렸다.

* 불굴의 기상

적이 내뿜는 압박이 강하면 강할수록 오히려 마음 한편에서 투쟁심이 생겨나 꺾고자 하는 의지가 강해진다. 이를 바탕으로 체력의 소모가 빨라지지만, 그 대가로 공격력이 대폭 증가한다. 권능이 발동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효과는 더 강해진다.

* 영혼 갈취

절대 쓰러지지 않는 기상을 받은 적은 역으로 더 강한 압박을 받게 된다. 그렇게 죽인 대상으로부터 소량의 체력을 강탈한다.

[아레스와의 채널링이 약해 권능의 효과 중 상당수가 상쇄됩니다.]

[요력의 효과를 상쇄시킵니다.]

[요력의 일부를 흡수, 공격력을 증폭시킵니다.]

물론, 권능의 힘을 전부 끌어낸 것은 아니었다. 그랬다간 임시방편으로 겨우 끊어 놨던 채널링이 다시 연결되어 900여 개의 다른 권능들까지 덩달아 작동할 테니.

하지만 그래도 이미 스킬창에 전부 등록된 만큼, 효과의 일부를 사용하는 데는 충분했다.

[아레스가 뭐 하는 짓이냐며 버럭 소리를 지릅니다. 당장 채널링을 오픈하지 못하냐며 윽박을 지릅니다.]

[가만히 지켜보고 있던 아테나가 한 소리를 합니다.]

[아레스가 움찔거리면서 한 발자국 물러섭니다. 그런 뜻이 아니었다고 항변을 합니다.]

[아레스가 입맛을 다시면서 아쉬워하는 기색을 보입니다.]

[둘의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아폴론이 유쾌하게 웃음을 터뜨립니다. 당신에게 흥미를 보입니다.]

[아르테미스가 묘한 눈빛으로 당신을 바라봅니다.]

더불어서 연우는 마장대검으로 왼쪽 손목을 크게 베면서 핏물을 허공에다 뿌렸다.

피는 원래 연우가 깨우쳤던 잔독혈 외에도 다른 독이 섞여 찐득찐득한 검은색이 되어 있었다.

[권능, ‘호구별성’이 발동되었습니다.]

[호구별성]

등급: 권능

숙련도: 5.2%

설명: ‘딜문’의 신, 네르갈이 선물한 권능.

네르갈은 독을 잔뜩 품은 괴이들을 이용해서 다수의 적들에게 고통스러운 죽음을 선물하는 당신의 전투 방식에 큰 호감을 느꼈다.

하지만 독의 사용 방식에는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아 그것을 고쳤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 이 권능을 하사하였다.

* 역귀신(疫鬼神)

갖가지 역병균을 생성할 수 있는 힘을 선사한다. 숙련도에 따라서 역병균이 퍼질 수 있는 영역과 효과가 증가하며, 감염된 적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병세가 강해진다.

* 천참만륙

진정한 죽음은 산 자와 죽은 자를 가리지 않는다. 물리적 타격을 받지 않는 영체를 지닌 자들에게도 똑같은 효과를 미친다.

[네르갈과의 채널링이 약해 권능의 효과 중 상당수가 상쇄됩니다.]

[괴이들에게 권능의 효과가 더해집니다.]

키키킥-

그림자가 백여 개로 갈라지면서 지면 위로 우뚝 섰다. 이전보다도 잔뜩 불어난 괴이들은 호구별성의 효과를 받으면서 만병천고를 빠른 속도로 통과했다.

비록 채널링 약화로 독효는 크게 증가하지 못했더라도, 영체에게도 똑같은 효과를 먹일 수 있다는 옵션은 큰 도움이 되었다.

-이것들은 무엇인가……!

-사라져! 사라져라!

-아아아악!

그리고 악의로 가득 찼던 만병천고가 곧 절규로 가득 찼다.

[괴이 ‘흔’이 귀물 ‘타타샤의 칼’을 처치하였습니다. 힘을 강제로 흡수합니다.]

[괴이 ‘소’가 요병 ‘잊힌 검사의 투구’를 부쉈습니다. 힘을 강제로 흡수합니다.]

[괴이 ‘깡’과 괴이 ‘이’가 요병 ‘아캄의 책’을 삼켰습니다. 힘을 강제로 흡수합니다.]

……

“이게 무슨……!”

아나스타샤는 도저히 자신의 상식으로 생각할 수 없는 상황에 눈을 크게 떴다.

그녀가 오랜 세월 동안 수집했던 요병과 귀물들이 너무 손쉽게 부서지고 있었다.

단순한 그림자 괴물들 따위에게!

절대 요병과 귀물은 이렇게 부서질 것들이 아니었다. 그 속에 담긴 요괴와 마물은 분명 괴이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거나, 오히려 강한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런데도 너무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으니.

단순히 봉인되어 있어서가 아니었다. 마치 뭔가에 단단히 겁을 먹은 것처럼 보였다.

그러다 아나스타샤는 곧 그런 일을 가능케 한 존재가 무엇인지를 깨달을 수 있었다.

[부(부두술사의 영혼)가 요괴와 마물을 내려다봅니다.]

[요괴가 잔뜩 경직됩니다.]

[마물이 공포에 질려 빠져나가고자 아등바등합니다.]

“……저건, 대체 뭐지?”

저 안쪽 깊숙한 곳에 인페르노 사이트가 열려 있었다. 그것을 확인한 아나스타샤는 인상을 찡그렸다. 본능적으로 그녀도 거부감이 들게 만드는 존재였다. 일반 요괴와 마물이라면 불에 보듯 뻔했다.

‘대체 이놈의 정체는 뭐지?’

아나스타샤는 연우를 홱 하고 돌아봤다. 그는 도저히 연우가 어떤 존재인지를 짐작할 수가 없었다.

-까불지 마라. 레아의 애완동물 따위가. 재롱도 거기까지다.

연우의 눈동자 깊숙한 곳, 심연에서 살고 있던 이상한 존재부터 요괴와 마물들을 짓누르는 리치, 그리고 괴이들은 도저히 그녀로서도 종잡을 수가 없었다.

이 모든 것들을 부리는 연우는 그녀가 천 년을 살면서 보았던 수많은 존재들 중에서도 제일 이질적이었다.

그렇게 요병과 귀물이 빠른 속도로 부서지면서, 괴이들의 ‘포식’도 빨라지는 가운데.

결국 가장 깊은 곳에서 자아를 갖춰 가던 큰 요괴가 괴이들과 맞닥뜨렸다.

연우는 여기에 샤논과 한령도 같이 풀었다. 여러 전쟁의 신들로부터 권능 효과를 조금씩 받고 있는 그들도 전력이 크게 증강되어 빠른 속도로 큰 요괴를 허물어뜨릴 수 있었다.

-으어어어……!

큰 요괴는 비명을 지르다가 결국 갈가리 찢겨 나가면서 괴이들의 맛난 먹이로 전락하고 말았다. 샤논과 한령도 간만에 즐거운 식도락을 즐길 수 있었다.

음침했던 만병천고가 거짓말처럼 조용해졌다.

칸과 도일, 빅토리아는 속으로 혀를 찼다. 대주교와 부딪칠 때보다도 훨씬 강해진 연우의 성장세가 이제는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그리고 연우는 권속들을 다시 그림자 속으로 거둬들이면서 아나스타샤를 돌아봤다.

아나스타샤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동안 앓던 이처럼 고생만 시키던 요병과 귀물들이 정리되었단 것이 속 시원하기도 했지만, 뭔가 너무 허망하게 여겨지기도 했다.

그래도 약속은 약속. 그녀는 조금 아쉬운 얼굴로 아다만틴 노바를 보다가, ‘흥’하고 콧방귀를 뀌면서 연우에게 던졌다.

“어차피 골치만 아팠던 것. 맘대로 갖고 가거라.”

하지만 연우는 아다만틴 노바를 받고도 별다르게 기쁜 기색 없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게 아니라는 듯이.

아나스타샤가 영문을 몰라 다시 눈살을 찌푸리는데.

“뒷말이 빠졌습니다만.”

연우가 무뚝뚝한 목소리로 말했다.

“무엇을…….”

“오라버니라고 부르신다고요?”

“…….”

아나스타샤의 낯이 딱딱하게 굳었다. 그제야 자신이 무슨 말을 했었는지 떠오른 것이다.

“그거야 그냥 농담으로 한……!”

“아나스타샤는 약속을 그냥 내팽개치시는 사람인가 봅니다.”

“…….”

“아나스타샤?”

곰방대를 쥐고 있던 아나스타샤의 손길이 부들부들 떨렸다. 수치심으로 얼굴이 빨개졌다. 그냥 거부할 수도 있었지만. 문제는 그녀가 ‘탈각’을 앞둔 대요괴란 점이었다.

거짓말은 격의 성장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었다. 게다가 그녀의 성격상,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한번 내뱉은 약속은 쉽게 거둘 수가 없었다.

결국.

“……오라, 버니…….”

아나스타샤는 그렇게 연우를 부르고 말았다.

“너무 작아서 잘 들리지 않지만. 뭐, 여기까지 하도록 하죠.”

빠직-

아나스타샤가 쥐고 있던 곰방대가 두 동강 나고 말았다.

* * *

[괴이 ‘백’의 성장이 한계치에 이르렀습니다. 새로운 존재로 거듭나기 위해 변태를 시작합니다.]

[괴이 ‘영’의 성장이 한계치에 이르렀습니다. 탈각을 위해 변태를 준비합니다.]

……

[모든 괴이들이 변태를 시작합니다. 변태가 진행되는 중에는 아무런 명령도 수행할 수 없습니다.]

[외부의 충격에 주의하십시오. 변태가 실패할 경우, 괴이의 존재가 사라질 수 있습니다.]

수많은 요병과 괴이를 삼킨 괴이들은 드디어 상위 존재로 거듭나기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

백여 마리에 달하는 괴이들이 모두 동시에 고치에 들어간 모습은 연우를 뿌듯하게 만들었다. 부는 고치가 다치지 않도록 그림자를 보호하는 한편, 변태가 순조롭게 이뤄질 수 있도록 영양분을 꾸준히 주입했다.

그리고.

[마지막 재료인 ‘아다만틴 노바’를 획득했습니다.]

[서브 퀘스트(흑암의 투구)의 첫 번째 달성 조건을 성공적으로 클리어하였습니다.]

[두 번째 달성 조건, ‘퀴네에 제작’을 시작하십시오.]

아다만틴 노바의 소유권이 완전히 넘어오자, 이제 제작을 시작하라는 메시지가 떠올랐다.

“난 네놈이 싫다.”

아나스타샤는 다짜고짜 불쑥 그렇게 말했다. 연우는 말없이 빤히 그녀를 쳐다봤다.

아나스타샤는 왜 연우가 그런 눈빛으로 보는지를 깨닫고 인상을 팍 찡그렸다. 약속은 현재진행형이었다.

칸과 도일, 빅토리아가 저 멀리서 쿡쿡 웃어 대는 꼴이 보였다. 속이 부글부글 끓었다.

무엇보다 마음에 들지 않는 건, 가면 너머의 담담한 눈빛이었다. 마음 같아서는 본체로 현신해서 녀석의 뻔뻔한 낯짝을 후려치고 싶었다.

“난…… 오라버니가…… 으으. 씨발. 언제까지 해야 하는 건지. 하여간! 싫어! 너무!”

연우를 노려보는 아나스타샤의 눈빛에 수치심도 담겨 있었지만, 그보다 살의로 가득했다.

“처음에는 못난 제자 놈을 다치게 한 원흉이었고, 두 번째에는 다짜고짜 물건을 내놓으라면서 강짜를 부렸지. 그러다 계속 제자를 괴롭히더니…… 지금은 이제야 겨우 발 닦고 집에 들어오나 싶던 녀석을 또 데려가려 하는구나.”

연우는 아나스타샤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섣불리 그녀의 마음을 돌리려 하지는 않았다. 원망은 그렇게 쉽게 사라지는 게 아니었다.

“어디서든 지켜보고 있을 것이다.”

아나스타샤는 그 말만 하고 홱 하고 돌아섰다. 옆에 시립해 있던 어린 시동들이 빠르게 따라붙었다. 그러다 그녀는 빅토리아의 앞에 서서는, 차마 말을 하지 못하고 머뭇거리는 제자의 머리통을 부러진 곰방대로 딱 소리가 나게 후려쳤다. 꺄아악! 비명 소리가 쩌렁쩌렁하게 울렸다.

아나스타샤는 그제야 조금 속이 풀리는지, ‘흥’ 하고 콧방귀를 뀌면서 자신의 집으로 돌아갔다. 빅토리아는 주먹만 한 크기로 올라온 혹을 한참 동안이나 매만져야 했다. 칸은 쓴웃음을 지으면서 선술로 혹을 치료했다.

도일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면서 혀를 차다가, 조용히 연우 옆으로 다가왔다.

“카인 형, 이제 계획이 어떻게 되세요? 곧바로 타르타로스로 넘어갈 건가요?”

“아니. 일단 멤버부터 모을 생각이다.”

“멤버요?”

“퀴네에를 제작해야 하니까. 일단 솜씨 좋은 명장들부터 자리에 모아야겠지.”

키클롭스 3형제가 있다지만, 연우 혼자서 대신물인 퀴네에를 제작하기는 힘이 부칠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지금은 시간이 촉박한 상황. 다른 손을 빌려야 했다.

‘현자의 돌을 연구했을 때의 인력들이라면 충분하겠지.’

다행히 5대 명장인 빅토리아가 파티에 참여했고, 브라함도 방금 전에 연우의 소식을 듣고 흔쾌히 돕겠다고 의사를 밝혔다. 아난타의 증상이 많이 호전되면서 자리를 잠시 비울 여력이 생긴 것이다.

지금만 해도 멤버는 충분했지만. 연우는 내심 여기에 한 사람을 더하고 싶었다.

‘헤노바.’

야금술 분야에 있어서만큼은 플레이어들 중 어느 누구도 그를 따라잡을 수 없었다.

다만, 걱정되는 점은.

‘너무 오랫동안 안 찾아봤었는데.’

찾아가자마자 망치부터 날아오지 않을까, 연우는 벌써부터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어떻게 약 올리지?’

물론, 걱정하는 방향은 보통 사람들과는 많이 달랐다.

그리고.

가면을 더듬는 연우의 손길이 조금씩 떨리고 있었다. 긴장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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