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두번 사는 랭커-379화 (379/862)

4화. 기간토마키아 (4)

“……역시 여기도 정신없네.”

칸이 되돌아온 것은 약 한 시간이 지났을 무렵이었다. 그 역시 꽤 거친 격전을 벌이고 왔던지, 전신이 온통 상처투성이였다. 두 눈도 여전히 흉흉하게 번들거리고 있었다.

그는 연우 앞에다가 등에 짊어지고 있던 것을 아무렇게나 던졌다.

디스 플루토의 시선도 자연스레 그쪽으로 쏠렸다. 이아페토스와 전투를 치르는 동안, 칸과 파네스 일행이 사라진 것을 그들도 뒤늦게 깨달아 대체 무슨 일이 벌어졌던 것인지 궁금해진 차였다.

만약 그사이에 충돌이 벌어진 것이라면, 그건 그것대로 문제가 될 여지가 다분했다.

그런데 도무지 칸이 던진 게 무엇인지 알 수가 없었다.

피를 흠뻑 뒤집어쓴 채로 이리저리 조금씩 꿈틀거리는 걸 봐서는 살아 있는 게 분명한데. 기괴하게 일그러진 모습이 도무지 사람으로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팔다리가 모조리 잘리고, 얼굴이나 몸뚱이도 화상이나 동상 따위로 잔뜩 뭉개져 있었다.

그러다 람은 뒤늦게 그것이 풍기는 기질이 비교적 익숙하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설마…… 파네스?”

꿈틀!

그것이 람의 말에 반응하듯이 움찔거렸다.

람의 두 눈이 커지고 말았다.

연우 일행과 어떤 충돌이 있었다는 건 눈치채고 있었지만, 설마 파네스가 이런 몰골로 돌아올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던 것이다.

지난 몇 개월 동안 파네스는 혁혁한 공을 세우던 영웅이었다. 엘로힘을 대표한다는 신혈 가문의 주인이었고, 배후로 포세이돈을 비롯한 올림포스의 여러 대신격들을 두기도 했던 자였다.

비록 그녀에 미칠 정도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그녀가 인정하는 몇 안 되는 플레이어들 중 하나였는데.

그런 이가 이렇게 되어 버렸다고?

람을 비롯해 경악 섞인 시선이 여기저기서 쏟아졌지만.

칸은 당연하다는 듯이 팔짱을 끼며 콧방귀만 뀔 뿐이었다.

* * *

‘어때. 이제 속은 좀 시원해?’

연우는 휴식을 취하는 동안, 정우에게 질문을 던졌다. 아이테르와의 만남이 어땠을지 궁금했던 것이다.

『모르겠어. 그냥.』

정우는 회중시계 안에서 한참 뒤에나 대답을 했다.

『속은 시원한데…… 좀 엿 같아.』

연우는 이해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정우로서는 복수에 대한 통쾌함보다도 아이테르를 만난 것으로 인해 잊고 싶었던 과거를 다시 조우한 스트레스가 더 컸을 테니까. 하물며 정우가 특전으로 겪었던 수많은 기억들도 한몫 단단히 했다.

『그보다 형은. 이놈 어쩔 거야?』

‘무엇을?’

『이 새끼 말이야. 그냥 계속 질질 끌고 다니려고?』

정우는 컬렉션 속에서 우울한 소리를 내며 돌아다니는 아이테르의 망령을 가리켰다. 이제는 생전의 기억도 남지 않아, 오로지 죽을 당시의 공포만을 기억하는 녀석. 상대할 가치도 없었다.

‘권속들의 양분으로 주려고. 필요하면 그냥 네게 줄 수도 있고.’

『필요 없어. 이딴 거.』

정우는 심드렁하게 대답하면서 피식 웃었다.

『내가 원하는 게 뭔지는. 형이 더 잘 알잖아?』

연우도 따라서 가볍게 웃었다. 그러다 깊어진 눈으로 작게 중얼거렸다.

‘조금만 기다려. 조금만.’

* * *

큰 피해를 입은 디스 플루토의 발걸음은 처음과 달리 많이 무거웠지만.

와아아!

그들을 맞은 명왕의 신전은 온통 축제 분위기였다.

밤새 네 개나 되는 빛의 기둥이 내려오면서 하데스의 신력이 그만큼 강화된 것을 느낄 수 있었고, 티탄 이아페토스까지 무찌르면서 사기가 하늘을 찌른 것이다.

비록 피해가 조금 크긴 했지만, 그래도 큰 전공을 세웠다는 사실이 사라지는 건 아니었다.

무엇보다.

빛의 기둥이 다시 일어서면서 올림포스의 지원군을 기대해 볼 만하게 된 덕분에. 기쁨은 더 클 수밖에 없었다.

드디어 이 지긋지긋한 전쟁을 끝마칠 수 있겠다는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물론, 좋은 소식만 전해진 건 아니었다.

나쁜 소식도 있었다.

파네스 일행의 배반은 디스 플루토에게 큰 충격을 가져다주었다.

그동안 같은 동료이자 영웅이라고 생각했던 이들이 비열한 짓을 저지르고 말았으니.

파네스 일행이 연우 일행과 사이가 좋지 않다는 건 모두가 다 알고 있는 사실이긴 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허용 범위란 게 있는 법이었다.

디스 플루토에 있어 동료를 배반하는 행위는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중죄였고, 사안에 따라서는 반역죄를 물어 목을 칠 수도 있었다.

하물며 그것이 시각이 촉박하게 흘러가는 전쟁터라면, 더더욱.

다행이라면 일을 저질렀던 자들은 대부분 그 자리에서 사살되었지만, 주동자인 파네스는 아직 숨이 붙어 있다는 점이었다.

비록 금방이라도 숨이 끊어질 것처럼 기식이 엄엄하긴 했지만. 그 정도야 치유 마법을 적절하게 부여해 주면 충분히 유지하게 둘 수 있었다.

게다가 평소에는 축복이나 다름 없었을 신혈이라는 체질도, 그녀의 숨을 꾸역꾸역 붙여 놓고 있었다.

당장 죽고 싶은 마음이 간절한 파네스로서는 저주나 다름없는 셈이었다.

“꼴이 참 기괴하군.”

하데스도 그런 파네스의 꼬락서니를 보고 어이가 없어 헛웃음을 흘리고 말았다.

그는 이런저런 정황을 듣고, 단번에 연우 일행과 파네스 일행 사이에 있었던 일을 꿰뚫어 봤다.

디스 플루토에 있는 내내 제 딴에는 영리한 척 구는 모습을 보며, 언젠가는 그 꾀가 스스로를 잡아먹을 것이라고 예상하긴 했다지만.

그래도 이렇게 어이없을 정도로 허무하게 역으로 당해 버릴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던 것이다.

하지만 하데스가 더 어이없었던 점은 녀석들의 배후가 되어 주었던 포세이돈 등이 전혀 모른 척 시치미를 딱 잡아떼고 있다는 점이었다.

하데스는 이쪽을 빤히 굽어다보고 있는 형제들의 시선을 느끼면서 혀를 쯧 하고 찼다.

뻔뻔한 놈들 같으니. 못 본 사이에 더 오만해졌어.

아무리 형제 사이라고 해도, 그 안에는 위계질서가 있기 마련이었다.

우두머리는 제우스일지 몰라도, 그들 6남매의 맏이는 하데스였다. 제우스도 하데스가 하는 말이면 의견을 굽힐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무엇보다, 하데스가 명계의 왕이라는 점은 무시무시한 신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말해 주었다. 명계에서 발생하는 모든 신앙이 곧 그의 것이었으니까.

그래서 불과 천 년 전만 하더라도, 올림포스는 절대 타르타로스의 일에 간섭을 하지 못했다. 어떤 충돌이 있으면, 올림포스가 먼저 굽히고 들어갈 때도 여러 번 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너무 긴 세월이 흘러 버린 것일까.

아니면 자신들이 아니면 타르타로스를 도와줄 구원군이 없으니 따지지 못할 것이라고 여긴 걸까.

포세이돈 등은 자신에게 이런 모욕을 주고도 일절 사과 한마디 없었다. 오히려 따질 테면 따져 보라는 듯 빳빳하게 눈을 치뜰 정도였다.

파네스에게 모든 죄를 뒤집어씌우는 것으로 일을 덮자는 것이겠지. 그리고 그 대가로 지원군 보내 주겠다, 이런 의미로 보였다.

이래서야 누가 잘못을 한 건지, 인과 관계가 헷갈릴 정도였다.

“……죄송합니다. 벌을 주신다면 달게 받겠습니다.”

람은 잠깐 고민에 잠긴 하데스를 보면서 면목이 없다는 듯 고개를 푹 숙였다.

하데스가 피식 웃음을 흘렸다.

“네가 미안할 게 뭐가 있다고 그러는 것이냐.”

“이런 일이 벌어질 줄 알았더라면……!”

“되었다. 너는 공을 세웠다. 신상을 내려도 모자랄 판국에 어찌 벌을 내리란 것이냐? 그리고 이 일을 꾸민 놈들이 죄가 있는 것이지, 네가 예지를 부릴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어찌.”

“…….”

람의 머리가 더 깊게 가라앉았다. 이번 출정은 자신이 강하게 고집해서 벌어진 일이었으니까.

애당초 하데스는 이번 출정을 크게 내켜 하지 않았다. 이런 일이 벌어질 것이란 걸 예측하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하데스의 사도라는 자신은 그런 신의 의도를 전혀 눈치채지도 못하고, 전세에만 목을 매달고 있었으니.

바라던 대로 성역의 탈환을 이끌어 낼 수는 있었지만.

반대로 올림포스에 모욕을 당하고, 그것으로도 모자라 기세 싸움에서 주도권까지 빼앗기고 말았으니.

억울해서 미칠 일이었다.

어떻게 잘못은 저들이 했는데, 눈치는 이쪽이 봐야 하는 건지.

이래서는 지원군을 불러 타르타로스를 평정한다고 하더라도, 그 뒤의 주도권이 어디로 갈지는…… 불에 보듯 뻔한 일이었다. 그리고 그만큼 하데스가 가진 신격도 떨어지게 되겠지. 그 사실이, 람을 못내 미치게 만들었다.

그렇다고 지원군을 부르지 않을 수도 없으니. 속이 썩어 문드러질 것 같았다.

그런데.

“너는 나를 백 년 넘게 모셨다고 하면서도, 아직도 그리 나를 모르는 것이냐?”

하데스가 다시 한 번 더 피식 웃음을 흘렸다.

람은 순간 말뜻을 깨닫지 못하고 눈을 크게 떴다. 하데스의 미소가 더 짙어졌다.

여전히 한쪽 입꼬리가 비틀린 미소. 겉보기엔 냉소로 보이지만, 람은 하데스가 지금 진심으로 즐거워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나는 오히려 한낱 플레이어 따위가 나를 시험하고 있다는 사실이 더 괘씸하건만.”

“그게 무슨 뜻이신지……?”

“이만 이리 오는 게 어떨까 싶은데.”

그때, 하데스가 있던 신전의 문이 왈칵 열리면서 연우가 천천히 걸어 들어왔다.

연우는 체력이 전부 돌아온 것처럼 보였다.

명왕의 신전으로 돌아오고 난 뒤, 줄곧 몸을 회복하는 데에만 주력한 덕분에 금세 컨디션을 되찾은 것이다.

그 와중에 깨달은 것들이 있다면. 마신룡체는 그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자가 회복력이 뛰어나다는 점이었고, 한계를 한번 시험하고 나니 육체를 더 세밀하게 다룰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었다.

옆에서 연우를 관찰하던 정우도 혀를 찰 정도로, 마신룡체는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육체였다.

만약 이대로 이어서 4차, 5차 각성을 이뤄 내고. 최종적으로 거인의 인자까지 획득할 수 있다면. 그때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연우에게는 이제 칠흑왕의 권능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육체의 완성이었다. 오른쪽 날개를 완성시키는 데 가장 중요한 기반이 되기도 할 테니.

“그자에 대한 처분은 너에게 맡기도록 하지. 가져가라.”

“감사합니다.”

연우는 고개를 숙였다. 그러자 그의 그림자가 엿가락처럼 길게 쭉 늘어나면서 파네스의 몸뚱이를 칭칭 감아 그대로 집어삼키며 사라졌다.

하데스가 파네스를 그에게 맡긴다 말한 것은 이후의 처분을 어떻게 하든지 신경 쓰지 않겠다는 의미와 똑같았다. 포세이돈 등은 하데스가 굽혔다고 생각하겠지만…… 글쎄. 연우의 생각은 달랐다.

‘능구렁이가 따로 없군.’

하데스는 연우가 파네스를 어떻게 할 것인지를 이미 눈치챈 것 같았다.

그의 성격상 아무리 타르타로스가 위험하다고 해도, 형제들의 건방진 행동을 그냥 지나칠 리 만무할 테니. 고스란히 돌려주려는 것이다. 그들이 했던 것처럼, 자신은 이 일과 전혀 관계없는 듯한 포지션을 취하면서.

연우는 그렇게 조용히 돌아서 신전에서 물러났다.

람은 그런 연우를 보면서 눈을 가늘게 좁혔다.

연우가 하데스를 시험했다는 말이 무슨 뜻일까. 둘 사이에 어떤 암묵적인 약속이 있는 것 같은데. 그게 무엇일지, 도무지 짐작이 가질 않았다.

* * *

파네스의 머릿속에 남아 있는 생각은 단 한 가지밖에 없었다.

죽고 싶다.

그러니 제발 편하게 해 줘…….

하지만 그녀의 목소리는 머릿속에서만 마구 맴돌 뿐, 도무지 밖으로 꺼낼 방법이 없었다.

그러던 그때. 축 가라앉았던 몸에 생기가 돌더니 무너졌던 시각이 복구되었다. 흐트러졌던 정신도 조금씩 들면서 이성이 돌아왔다.

하지만.

“저, 저리 가!”

파네스가 가장 먼저 보게 된 것은 악마의 얼굴처럼 시커먼 가면이었다. 트라우마가 다시 발작했다. 어떻게든 도망치기 위해서 발버둥을 쳤지만, 그녀는 뒤늦게 자신의 팔다리가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말았다.

“아아악…… 컥! 컥!”

파네스는 자신의 비루한 몰골을 깨닫고 비명을 질렀다. 이럴 리가 없어. 이럴 리가! 자신은 위대한 프로토게노이 족의 영도자였다. 곧 신이 되어 천계로 올라가야만 하는 존재였다. 그런 자신이 이딴 꼴이 될 수는 없었다.

하지만 그녀의 비명은 길게 이어지지 못했다. 연우가 손으로 그녀의 주둥이를 틀어막으면서 짜증 섞인 목소리로 으르렁거렸다.

“시끄러.”

“……!”

그 눈빛에 질린 나머지, 파네스는 더 이상 발버둥 칠 수가 없었다. 두렵기만 했다. 어떻게든 떨쳐 내고 싶은데 그럴 엄두가 나질 않았다.

연우는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하찮은 벌레를 보듯이. 그건 자신만이 타인에게 보낼 수 있는 시선이었다. 자신이 받아야 하는 게 절대 아니었다.

“너희 프로토게노이들은 언제나 그렇지. 평소에는 잘난 듯이 으르렁거리지만, 결국 한 꺼풀 벗겨 놓고 나면 아무것도 아니지. 결국 똑같은 놈들일 뿐인데.”

파네스는 아니라고 소리칠 엄두도 나지 않았다.

“진짜 신들은 어떨지 궁금하긴 하군.”

연우는 그렇게 말하면서 영혼석의 마력을 끌어 올려 파네스에게 불어넣었다.

“읍! 으으읍!”

파네스는 뒤늦게 연우가 뭘 하려는지 깨닫고 발버둥 쳤다. 저걸 당하면 자신은 절대 살아남을 수 없다.

죽는 건 바라던 일이지만, 문제는 영혼도 같이 붕괴된다는 점이었다. 절대 이대로 소멸하고 싶지는 않았다.

하지만 파네스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고.

이내 그녀의 몸뚱이가 나무토막처럼 빳빳하게 굳더니 그대로 눈동자가 뒤집혔다.

그리고 몸뚱이를 따라 영험한 기운이 스멀스멀 올라오기 시작 했다. 새카맣게 탄 몸도 우윳빛으로 물들면서 영체가 서서히 드러났다.

연우에게도 익숙한 광경이었다.

벤티케가 죽기 직전, 포세이돈이 강신을 시도했을 때 나타나던 현상.

다만, 그때와 다른 점이 있다면. 당시에는 포세이돈이 강제로 강림을 시도했지만, 지금은 연우가 끄집어 내렸다는 점이었다.

파네스에게 가호와 축복으로 내려져 있던 채널링을 바탕으로, 망가진 것을 복구한 것이다.

플레이어가 신을 강제로 강신을 시킨다니.

읽래대로라면 힘든 일일 테지만. 파네스가 품고 있는 신혈이 워낙에 뛰어난 데다가, 채널링의 흔적이 강하게 남아 있었기 때문에 시도할 수 있는 일이었다. 신을 전부 끌어오지는 못해도 ‘일부’를 당길 수는 있으니.

더구나 채널링을 다루는 데에 있어서는 연우를 따라올 사람이 없었고, 영혼석의 기운이 가진 특성도 큰 도움이 되었다.

파스스-

파네스가 사라진 자리에 나타난 영체는 총 4가지의 색을 띠고 있었다.

포세이돈, 데메테르, 헤스티아, 헤라. 네 개의 채널링을 모두 복구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감히 인간 따위가 내게 손을 댈……!』

어렴풋하게 나타난 포세이돈이 으르렁거렸다. 하지만 강신의 정도가 약해 그렇게 압박감 있게 다가오지 않았다. 다른 세 여신들도 마찬가지였다.

연우는 거기에 대답하지 않고 조용히 왼손을 활짝 펼쳤다.

“삼켜라.”

찰칵, 찰칵-

검은 멍울을 따라 톱니 이빨이 훤히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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