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두번 사는 랭커-395화 (395/862)

20화. 천동(天動) (2)

올포원.

수많은 존재들에게 있어 장벽이자 거대한 산으로 군림하던 자.

탑이 탄생한 이래 최강에 손꼽힐 만하다고 평가받으며, 외뿔부족에서도 최고 왕이라 불리는 무왕마저도 결국 넘지 못했던 자.

그가 발산하고 있는 압박감은…… 실로 어마어마했다.

어떻게 저런 존재가 ‘신’이 아닐까 의문이 들 정도로.

[크시티가르바가 포효를 내지릅니다.]

[헬이 날개를 쭈뼛 세우면서 단단히 경계를 합니다.]

[할파스가 고요한 시선으로 상대를 노려봅니다.]

……

[비마질다라가 입을 꽉 다뭅니다.]

[케르눈노스가 격한 발걸음으로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다수의 신들이 노여움에 찬 시선으로 당신이 보고 있는 광경을 지켜봅니다.]

[다수의 악마들이 경계 어린 모습으로 사태를 관망합니다.]

연우와 채널링으로 연결된 신과 악마들의 반응도 실시간으로 변화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의 다양한 반응들은 하나같이 공통된 감정을 담고 있었다.

분노.

올포원에 대한 강한 적개심이었다.

그동안 올포원이 얼마나 많은 신과 악마들에게 좌절을 주었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기도 했다.

올포원의 진짜 목적은 아무도 알지 못한다. 그저 알려진 거라고는 아주 오랜 시간 동안 77층에 틀어박혀 하늘과 땅을 가르고 있다는 것뿐.

플레이어들은 위로 올라가지 못하게 막고, 신과 악마들은 아래로 손길을 뻗지 못하게 막았다.

절지천통.

언젠가 하데스는 지나가는 식으로 그렇게 말했었다. 올포원이 있어서 천계와 하계가 구분되었고, 신과 악마들은 그것을 두고 그렇게 부른다고.

올포원은 초월자와 필멸자 간에 영역을 확실하게 구분해 두기를 갈망한다는 말도 했었다.

만약 올포원의 감시를 피해서 초월자가 스테이지에 개입을 하면 곧바로 제재를 가하고, 반대로 필멸자가 초월자의 영역에 들어서면 바로 내쫓는다고.

타르타로스는 조금 애매한 위치라서 관망하고만 있을 뿐, 그래도 만약 디스 플루토가 스테이지에 개입을 하려 한다면 즉각 나설 것이라는 말도 했었다.

그런 올포원의 행동은, 신과 악마들이 봤을 때 플레이어라기보다는 관리자에 가깝기도 했다.

아니, 정확하게는 ‘시스템의 의지’에 가깝다고 해야 할까.

마치 시스템이 의지를 갖고 살아 움직인다면, 딱 올포원이 하는 행동에 가깝지 않을까 하는 의견을 내비쳤었다.

그래서 신과 악마들은 영원한 증오의 대상을 두고, 이렇게 평가를 했다.

‘탑의 사도.’

그런 존재가, 입을 열었다.

『난데없이 천기가 흐트러지려는 기색이 있어 대체 무슨 일인가 하였더니. 새로운 명계의 왕이라. 이걸 두고 축하를 해야 할지, 경계를 해야 할지, 어떻게 해야 할지 감도 잡히질 않는군.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 나로서도 난감해, 아주.』

연우가 올포원에게 받은 인상은 ‘강렬하다’거나, ‘위압적이다’는 것과는 달랐다.

‘울려, 너무. 여러 사람이 있는 것처럼…….’

수만 명에 달하는 군중이 한데 뭉쳐서 동시에 같은 목소리를 내면 저렇지 않을까.

너무 많은 목소리들이 섞여 있었다. 그리고 실제로 안개 너머에 미약하게 감지되는 기운도 한두 개가 아니었다. 서로 다른 기질을 가진 수많은 기운들이 한데 뒤섞여 하나의 형태로 발현되고 있었다.

올포원은 정말 한 명인 걸까? 그런 의문이 들 정도였다.

하지만 스테이지를 가득 채운 저 거대한 존재는 하나된 의지만을 발산하면서 말을 이어 나가고 있었다.

『거기다 명계의 병사들까지. 스테이지를 넘어오다 못해 이렇게 난리까지 쳐 두었으니. 이리되면 명백한 맹약의 위반인데. 그것을 몰랐던가?』

올포원으로 ‘추정’되는 거대한 안개는 가만히 하늘에 맺혀 있는데도 불구하고.

디스 플루토는 일제히 허리를 쭈뼛 세우면서 경계 태세를 갖추었다. 거대한 시선이 자신들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맹수가 겁 없이 자신의 영역을 침범한 하룻강아지들을 어떻게 처리할까 고민하는 듯한 인상이었다.

하룻강아지라니!

그래도 그들은 타르타로스를 지키던 정예병이었다. 군단장 급 인사들은 하급이긴 해도 신격을 지니고 있기도 했다.

하지만 올포원의 거대한 시선 앞에서는 그런 것들이 아무렇지 않게 여겨질 정도였다.

그들은 마른침을 삼켰다.

맹약. 그게 무엇인지 모를 리가 없었다.

자세한 내용은 모르지만, 언젠가 하데스에게 듣기로 천계와 올포원 간에 맺어진 규약이라고 했다. 절대 서로의 영역에 필요 이상으로 개입하지 말 것이며, 그랬을 시에는 무력적인 제재가 가해져도 절대 반발하지 않겠다는 내용이 담긴.

올포원이 이것을 두고 따진다면 불리해지는 건, 디스 플루토였다.

가뜩이나 스테이지로 올라온 뒤로, 이질적인 공기 때문에 육체가 좀처럼 뜻대로 따르지 않는 느낌을 강하게 받고 있는 판국에.

올포원이 따로 제재를 가하려 한다면, 절대 전멸을 피할 수 없었다.

그리고 그런 전반적인 사정은 연우도 파악하고 있었다.

왕좌를 받고 난 뒤로, 하데스의 지식 중 상당수가 그에게도 전달된 상태였으니까. 그 안에는 맹약에 대한 내용도 담겨 있었다.

‘제길.’

대지모신과 티탄-기가스의 추격을 뿌리치고 겨우 한숨을 돌릴 수 있나 싶었더니.

산 너머 산이라고, 너무 큰 화산을 만난 셈이었다.

‘어떻게든 설득을 해야 해.’

그래도 다행인 건, 자기 욕심만 남은 대지모신과 다르게 올포원은 얼마든지 설득과 협상이 가능한 존재란 점이었다. 맹약에 대한 내용도 어떻게든 협조를 구해야만 했다.

싸울 상대가, 절대 아니었다.

그럼 대체 어떻게 말해야 디스 플루토를 남길 수 있을까.

평소에는 그렇게 잘 굴러가던 머리가 오늘따라 유독 돌아가지 않았다. 계속된 전투와 긴장으로 너무 피로해서 정신이 의지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었다.

그때.

『올포원, 저를 기억하십니까?』

정우가 하늘에 시선을 고정하며 천천히 앞으로 나섰다. 연우가 놀라서 그를 제지하려 했지만, 정우는 되레 손을 뻗어 괜찮다며 그를 만류했다.

곧 올포원에게서 기분 좋은 웃음소리가 나왔다.

『어긋났던 운과 짧았던 명이라 해도, 결국 주천(周天)을 따라 계속 돌고 돌더니. 결국 하나의 상(像)을 그려 내고 말았구나.』

“…….”

연우는 어쩐지 올포원의 목소리가 정우가 아닌 자신에게 향한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

그려 낸 상.

그는 뭔가를 보고 만 걸까?

『그래. 오랜만에 보는구나. 그 때의 그 아이야.』

하지만 올포원 더 이상 거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생각이 없는 듯, 정우를 보면서 말했다.

정우는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 해 주셨던 말씀 덕분에, 감사하게도 이렇게 있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내가 한 게 무엇이 있을까. 너의 소망이 그만큼 간절하였기에 숙운이 모양을 잡은 것일 뿐일진대.』

연우는 정우와 올포원의 대화에서 한 가지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오만의 돌에 일기장을 설치할 생각을 하게 된 건, 아무래도 올포원과의 대화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것 같았다.

『그래도 감사하다는 말씀은 꼭 전해 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말을 해 주니 고맙구나. 이러니저러니 해도 건강해 보여, 아주 다행이다.』

옛이야기를 시작으로, 분위기는 의외로 좋게 돌아가는 듯했다.

정우도 조금 밝아진 안색으로 말을 이었다.

『그럼……!』

하지만.

『불가.』

돌아온 대답은 싸늘했다.

『너를 도와준 사람들이다. 그렇게 말하고 싶은 거겠지. 상황이 어쩔 수 없었노라고 덧붙일 테고. 그들이 하계를 어지럽히지 않도록 조용히 지내게 하겠다고도 말하려 했겠지.』

『……!』

정우는 자신이 하려던 말이 모두 끊기자 입을 꾹 다물고 말았다. 올포원의 말투는 여전히 다정했지만, 내용은 칼처럼 날카로웠다.

『하지만 예외는 없으니.』

연우와 정우는 심장이 꽉 조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한번 눈을 감아 주기 시작하면 그 뒤에도 계속 눈을 감아 달라 말할 경우가 많아지기 때문이다.』

그 말이 시작이었다.

채채챙!

디스 플루토는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병장기를 들었다. 방패를 앞에 세우고, 창을 높이 들었다. 올포원의 압박을 밀어내려는 듯, 짙은 투기가 전장을 가득 채우기 시작했다.

「어째, 쉽게 쉽게 가는 게 하나도 없는 건지. 이것도 다 우리 인성왕 주인님이 만들어 낸 업보려나.」

샤논은 혀를 차면서 소드 브레이커를 뽑아 땅을 강하게 박찼다.

쾅!

쐐애액-

샤논은 빛살이 되어 하늘로 날아오르면서 곧장 자신의 시그니처 스킬이 된 볼케이노를 터뜨렸다. 붉은 불길이 사방팔방으로 퍼져 나가는 가운데, 그를 엄호하기 위해서 한령과 레베카도 지원 사격을 시작했다.

허공을 따라, 거대한 눈이 활짝 열렸다. 부의 의지에 따라 수많은 마방진이 설치되면서 마법 포격이 일제히 올포원을 때리고, 뒤따라 칸과 갈리어드도 일제히 공세를 가했다.

콰르르릉, 콰르릉-

콰콰콰-

올포원이 흩뿌린 안개를 따라 크고 작은 폭발들이 반점처럼 무수히 번져 나갔다.

이미 하이 랭커 급에 다다른 샤논이었고, 그를 돕는 이들도 전부 실력자였다.

올포원을 막을 수는 없어도, 최소한 다치게는 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콰르르-

잿빛 안개를 따라 짙게 깔렸던 오로라가 크게 들썩거린다 싶더니, 무언가가 힘없이 추락하기 시작했다.

「샤논!」

한령은 추락하는 것의 정체를 깨닫고 다급하게 그쪽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방금 전까지만 해도 생생하던 샤논은 크게 다쳐서 형체가 깨지려 하고 있었다. 그의 모습이 점점 옅어졌다. 존재가 사멸 직전까지 다다랐단 뜻이었다.

디스 플루토들의 인상이 딱딱하게 굳었다. 그들은 연우의 권속이 얼마나 강한지 여태껏 옆에서 지켜보면서 너무 잘 알고 있었다. 그런데 어떻게 손을 쓰지도 못하고 저렇게 쉽게 당했다고? 위험해도 너무 위험했다.

심지어 샤논이 올포원에게 남긴 흔적은 별달리 보이지도 않았다.

칸을 비롯한 이들도 같은 생각이었다. 이대로 있다가는 자칫 올포원에게 당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전력을 다해 시그니처 스킬을 전개하기 시작했다.

“참(斬)!”

“전면 가동……!”

칸이 휘두른 블러드 소드를 따라 공간이 쩌거걱 갈라지면서 수많은 붉은 궤적이 하늘로 쏘아졌다. 선술을 최고조로 끌어 올린 기예였다.

갈리어드는 브라함의 도움을 받아 활대를 쉴 새 없이 움직여 댔고, 크로이츠는 성검 줄피카르의 성력을 최고조로 끌어 올려 일행들에게 막대한 버프 효과를 실어 넣었다.

디스 플루토도 일제히 격을 해방시켰다. 투기가 소용돌이가 되면서 스테이지를 한껏 위협했다.

가뜩이나 대지모신의 개입으로 엉망이 되었다가 겨우 복구되기 시작하던 스테이지는 많은 신격 들의 난동으로 인해, 다시 난장판이 되고 말았다.

“아아악! 이걸 또 언제 다 정리하라고!”

최고 관리자들은 또 할 일이 엄청 늘었다는 생각에 머리를 쥐어 싸매면서 비명을 질러댔다.

루피 같은 관리자들은 플레이어들이 휘말리지 않도록 재빨리 관리 권한으로 그들을 아래 층계로 이동시키려 했지만, 무슨 일인지 시스템은 똑같은 메시지를 계속 띄우면서 먹통이 되고 있었다.

[Error]

[Error]

“대체 이게 무슨……!”

“오효효! 꼭 무왕이 난리를 칠 때를 보고 있는 것 같군요. 참 개판이에요. 오효! 오효!”

“지금 웃을 때냐고, 이 망할 고블린아! 좀 어떻게 해봐!”

이블케의 웃음소리와 다른 관리자들의 경악이 퍼져 가는 가운데.

번-쩍!

다시 한 번 더 오로라가 출렁거렸다. 아주 잠깐 눈이 멀 정도로 거대한 빛무리가 스테이지를 한가득 물들였다.

그리고 다시 눈을 떴을 때.

올포원에게 도전하던 모든 존재들이 피를 토하면서 바닥에 주저앉아 있었다. 방금 전까지 살벌하던 투기는 어디에도 없었다.

“젠…… 장. 이게 대체 무슨……!”

칸은 심장을 부여잡으면서 올포원을 노려봤다.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그도 도저히 짐작할 수가 없었다.

느낀 거라고는 빛이 번쩍인다 싶을 때, 갑자기 마력이 거짓말처럼 정지해서 스킬이 불발되었고, 그 반발력으로 육체가 크게 망가졌다는 것뿐.

대기를 타고 흘러야 할 마나 스트림도 거짓말처럼 멈춰있었다. 시스템 메시지도 정지. 상식적으로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들의 연속이었다.

마치…… 올포원이 지정한 대로, 시스템이 거기에 맞춰서 움직이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올포원은 당연하다는 듯, 여전히 하늘에 맺힌 그대로였다. 모습도 제대로 내비치지 않은 채, 77층에서 의지만 이쪽으로 투영 중이었다.

『그리고 사실 깊게 따지자면, 명계의 왕좌도 이곳에서는 절대 있어서는 안 되는 것. 칠흑의 파편까지는…… 그런대로 묵고할 수 있으나, 그 이상은 용납지 아니한다.』

올포원의 시선이 자연스레 연우에게로 향했다.

연우는 이를 악물었다. 자신도 같이 싸울 수 있다면 좋을 텐데. 도저히 몸이 따라주질 않았다. 대지모신과의 싸움에서 기력을 전부 소진한 까닭이었다.

그래서 억지로 권능에 기대어 볼까 했지만.

[권능, ‘5차 용체 각성’이 불발되었습니다.]

[권능, ‘5차 용체 각성’이 불발되었습니다.]

……

계속 실패하고 말았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네르갈과의 연결 상태가 불안정합니다. 권능, ‘호구별성’이 중단됩니다.]

[이랑진군과의 연결 상태가 불안정합니다. 권능, ‘교룡살’이 중단됩니다.]

[아가레스와의 연결 상태가 불안정합니다. 권능, ‘흉신악살’이 중단됩니다.]

[아가레스에게서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메시지: 올포원, 이 새끼 또 무슨……!]

[원인을 알 수 없는 오류로 메시지 수신이 실패하였습니다.]

[아가레스에게서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메시지: 내 말 끊지 말……!]

[원인을 알 수 없는 오류로 메시지 수신이 실패하였습니다.]

언제나 자신을 둘러싸던 채널링이 옅어지거나 끊어져 있었다.

하늘 날개는 여러 신과 악마들의 권능을 묶어 둔 것. 당연히 채널링이 끊어졌다면 전개하는 것도 불가능했다.

『그러니 본래대로 바로잡아야겠다.』

그런 상황에서, 올포원이 다시 나섰다. 연우가 물려받은 명계의 왕좌가 스테이지의 생태계에 위협적이라고 판단, 강탈하기 위해서 움직인 것이다.

다시 한 번 더 빛이 번쩍였다.

그 순간, 연우는 거대한 손길이 자신을 덮어 오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어떻게 저항을 할 새도 없었다. 한껏 느려진 세상 속에서 의식만 또렷할 뿐이었다. 어떻게든 저항하려 해도, 몸이 따라 주질 못했다.

이렇게 힘없이 뺏겨야 하는 걸까? 그런 생각이 든 순간.

『하여간 내가 없으면 뭘 아무 것도 못 해요.』

연우 앞으로 정우가 불쑥 나타났다. 은색으로 빛나는 갑주와 새하얗게 빛나는 하늘 날개를 활짝 펼치고서. 연우를 슬쩍 돌아보며 웃고 있었다.

연우는 눈을 크게 뜨며 그러지 말라고 소리치고 싶었다. 위험하다고. 아직 불안정한 상태로 나서면 안 된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의식과 다르게 좀처럼 육성이 나오질 않았다.

『가자, 미리내.』

『네메시스라는 이름보다, 지금은 그 이름이 훨씬 나은 듯하군.』

정우는 지면을 거세게 박차며 올포원에게로 날아들었다. 그 뒤로 네메시스가 흉포한 이를 훤히 드러내면서 뒤따랐다.

오래전.

탑을 들썩이게 만들었던 헤븐윙의 재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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