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두번 사는 랭커-415화 (415/862)

15화. 용의 신전 (2)

연우는 단번에 자신의 눈앞에 있는 존재가 누구인지 알 수 있었다.

비록 그림자에 가려져 있어 제대로 된 형체는 알 수 없지만.

그 사이로 빛나는 거대한 황금색 눈동자만큼은 너무나 낯이 익었던 것이다.

일기장에서 숱하게도 동생을 쳐다보던 눈.

그리고 언제부턴가 말없이 자신을 쳐다보던 시선, 채널링의 주인이기도 했다.

“역시나…… 살아 있었군요, 칼라투스.”

전혀 생각지도 못한 만남에 눈을 크게 떴다.

용의 미궁에나 가야 만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칼라투스를 여기서 만날 줄이야. 거기다 에도라를 통해 접촉할 거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

고룡 칼라투스는 눈을 가느다랗게 좁혔다. 주둥이로 생각되는 부분에서 아주 잠깐 김빠지는 소리가 나오는 듯했다. 씁쓸한 자조 같았다.

『이것도 살아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는 상태라면.』

그러다 눈동자가 살짝 곡선을 그렸다.

『그래도 ‘그 아이’를 이미 만났었던 것 같구나. 지금은 조용히 잠들어 있는 것 같고. 다행이야.』

칼라투스의 시선은 연우의 가슴팍에 고정되었다. 회중시계가 조용히 돌아가고 있는 곳. 그가 보고 있는 건 정우였다.

“역시 정우를 보낸 건……!”

『말을 끊어서 미안하나, 시간이 없으니 짧게 용건만 말하마.』

칼라투스의 그림자가 아주 잠깐 흐릿해지면서 목소리도 도중에 툭툭 끊겼다. 무슨 이유로 연결이 자유롭지 못한 걸까.

『되도록 빨리. 최대한 서둘러 이곳으로 왔으면 한다.』

치직, 치지직-

목소리와 형체가 수신이 불안정한 전파처럼 다시 흐트러지기 시작했다.

『너에게 반드시 전해 줘야 할 물건이 있다. 그놈들이 닥치기 전에. 그러니.』

치이익-

『서…… 둘……!』

칼라투스는 그 말만 남기고 조용히 자취를 감췄다.

그리고 연우도 조용히 채널링에서 튕겨 나 현실로 돌아왔다.

“오라…… 버니?”

아주 잠깐 흐릿해졌던 에도라의 초점이 다시 돌아왔다. 그녀도 연우와 칼라투스의 만남을 보고 있었던지 놀란 눈이었다.

“방금 전에, 그건?”

“아무래도 칼라투스가 너를 통해서 내게 하고 싶었던 말이 있었던 것 같다.”

“역시 그를 알고 계셨나요?”

“동생과의 인연 때문에. 조금.”

“아.”

연우는 아주 잠깐 고심에 잠겼다.

칼라투스가 했던 말이 머릿속에 왱왱 울렸다.

서둘러라.

그 말은 이해할 수 있었다. 아무래도 연우에게 접촉을 시도한 칼라투스는 본체라기보다는 그가 남긴 사념체에 가까운 존재 같았으니까.

다만, 다음에 덧붙였던 말이 좀처럼 쉽게 이해가 가질 않았다.

그놈들이 닥치기 전에.

그 말이 무슨 뜻일까? 누군가가 칼라투스의 일을 방해한다는 뜻일까.

아니면 용의 미궁에 침입한 다른 뭔가가 있다는 뜻일까.

“그렇다면 서둘러야겠네요.”

“그래야겠…….”

그때, 연우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갑자기 에도라가 손을 뻗어 그가 쓰고 있던 가면을 벗겼다.

연우는 아주 잠깐 멍해졌다. 가면이 이렇게 쉽게 벗겨지는 거였나?

순간 이런 장난을 쳐 놓았을 만한 사람이 떠올랐다. 헤노바.

그런 생각과 함께 어떻게 반응할 새도 없이, 에도라가 재빨리 그의 입술에다 자신의 입술을 갖다 댔다.

생각지도 못했던 입맞춤.

크게 떠지는 연우의 눈을 보면서. 에도라가 배시시 웃었다.

“고마워요, 정말로.”

“…….”

잠시간 흐른 침묵.

연우는 말없이 에도라를 보았다. 그 모습이 너무 예뻤다.

그리고.

“에도라.”

“네?”

“그냥 여기서 끝낼 건 아니겠지?”

“그건…… 꺅!”

연우는 귀엽게 눈망울을 살짝 크게 뜨는 에도라를 보면서. 이번에는 자신이 그녀를 와락 끌어안으면서 입술을 맞췄다.

* * *

-사랑하는 딸아. 너라면. 어쩌면 나의 숙원을 이뤄 줄 수 있을지도 모르겠구나.

봄의 여왕, 왈츠는 눈만 감으면 언제나 들리는 듯한 어머니의 목소리를 찬찬히 되짚었다.

늘 하늘을 올려다보며 먼저 간 조상들의 숙원을 이뤄 내고 말겠노라 다짐하던 어머니. 어머니는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말씀하셨다. 만약 당신이 잘못된다면. 숙원을 이루지 못한다면, 그것은 바로 자신에게 맡기겠노라고. 자신이라면 해낼 수 있을 것이라며.

그리고 뒤이어 떠오른 것은, 하늘에서 떨어지는 불벼락에 죽어 가는 어머니의 모습이었다.

그곳에 녀석이 있었다.

독식자.

무왕과 마찬가지로 언젠가 잡아서 죽여야만 하는 원수.

끼익-

마차가 멈추는 소리와 함께 정신이 깼다.

왈츠는 천천히 눈을 떴다.

곧 마차의 문이 열렸다.

“주군.”

“나가지.”

왈츠는 수하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여왕과 같은 도도한 발걸음으로 마차를 나왔다.

그러자 익숙한 냄새가 확 하고 풍겨 와 코끝을 찔렀다.

최근 들어 너무 많이 맡아 본 냄새였다.

피가 섞인 전장의 냄새.

“대주교와 연맹주가 먼저 도착해 기다리고 있다고 합니다.”

왈츠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면서 안내자를 따라 전장 깊숙한 곳으로 발길을 들였다.

그런 그녀의 뒤로 하나둘씩 뒤따르는 자들이 있었다. 왈츠를 따라 레드 드래곤의 위업을 잇고자 하는 옛 81개의 눈들. 비록 예전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숫자였지만, 지금 그녀의 뒤에서 10여 명 개개인이 내뿜는 기량은 아주 위압적이었다.

주변에 서 있던 이들도 하나같이 질린 기색이 되어 뒤로 물러섰다.

어째서 그들이 여전히 8대 클랜 중에서도 순위권에 손꼽히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이곳입니다.”

안내자가 멈춘 곳은 어느 커다란 막사 앞이었다.

“여기서 기다리도록.”

왈츠는 수하들에게 짧게 지시를 내리고, 경계병들이 열어 준 막사 안쪽으로 들어섰다.

그 안에는 커다란 탁상을 중심으로 세 명의 사내가 앉아 있었다.

위압적인 눈빛으로 이쪽을 노려보고 있는 철사자 아이반과 이웃집 할아버지처럼 정겨운 미소를 짓고 있는 마군의 대주교.

그리고.

“옛날 얼굴까지 올 줄은 생각도 못 했는데.”

엘로힘을 이끈다는 세 명의 집정관 중 하나, ‘독재관’ 마그누스가 앉아 있었다.

마그누스는 왈츠를 보며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 왈츠는 이미 엘로힘과 원수지간이었다. 전대 집정관 세 명이 잇달아 그녀의 손에 죽어 버렸으니까.

그 일로 인해 엘로힘은 큰 타격을 받아야만 했고, 반면에 왈츠는 단숨에 여름여왕의 빈자리를 꿰차며 아홉 왕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

그러니 당장 부딪쳐도 이상하지 않을 형국이었지만.

마그누스는 대답도 하기 싫다는 듯 코웃음만 가볍게 칠 뿐이었다. 실제로도 그는 여기서 옛일을 거론할 마음 따윈 추호도 없었다. 그만큼 엘로힘이 처한 형국은 위태로웠고, 어떻게든 반격의 계기를 만들어야만 했다.

사실 그는 이 자리에 있으면 안 되는 존재였다.

마그누스는 과거 토르의 사도로, 하야테와 함께 한때 위기에 빠졌던 엘로힘을 수렁에서 구해 내고 오늘날의 영광을 빚어낸 전적이 있는 옛 영웅.

〈아홉 왕〉에도 당당히 거론될 만큼 강하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모든 일을 후대에 맡기고 은퇴를 하여 여유로운 전원생활을 즐기고 있던 차였다.

하지만 최근에 엘로힘이 맞게 된 상황은 이전과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위험했던바.

결국 엘로힘은 권력 견제를 위해 마련되었던 3인 집정관 체재를 일시 폐지하고, 1인에게 모든 권력을 몰아주는 독재관 제도를 부활시켜 그 자리에 마그누스를 초빙한 것이었다.

마그누스는 이 진토 같은 세상에 다시 나타나고 싶지 않았지만, 그래도 후손들의 간곡한 부탁을 거절할 수만은 없었다.

그래서 왈츠의 가벼운 도발도 대수롭지 않게 무시하고 넘겼다. 어차피 그의 눈에 여름여왕의 딸인 그녀는 한참 어린아이에 불과했다.

대신에 왈츠를 맞이한 것은 대주교였다.

“어서 오게. 먼 길을 오느라 고생이 많았던 듯싶은데.”

대주교는 어서 앉으라며 빈자리를 내주었다.

하지만 왈츠는 무뚝뚝한 시선으로 그 자리에 시선만 던질 뿐, 앉을 생각은 전혀 없이 대주교를 보며 말했다.

“전혀 쓸모없는 게 있는데. 굳이 가져다 놓은 이유가 뭐지?”

“이런. 그게 무슨 말인가. 세상을 어찌 이와 익으로만 좇을 수 있겠는가? 만물에는 천마의 입김이 담기어 그분의 사랑이 두루 미칠…….”

“그쪽의 설법을 들을 시간 따윈 없어. 간단하게.”

대주교는 엷은 미소를 떴다.

“저치도 효용이 있다는 뜻일세. 우선 부족한 머릿수가 되어 주지 않겠나. 미끼가 되어 줄 수도 있을 테고. 필요하다면 장작으로 집어넣을 수도 있겠지. 우리 손이 편해지지 않겠나.”

“확실히, 그도 그렇군.”

아이반은 두 사람, 아니, 고개를 끄덕이는 마그누스까지 포함한 세 사람의 대화를 들으면서 주먹을 꽉 쥐었다. 바보가 아니고서야, 저들이 말하는 ‘효용’이니 ‘미끼’니 하는 이가 누군지 모를 리 없었다.

저들은 당사자가 바로 앞에 있는데도 불구하고, 마음대로 부려 먹겠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아이반이 여기에 항의할 만한 힘이 없다는 점이었다.

사자 연맹이 여러 유명 클랜들이 합쳐져 만들어졌다지만, 여전히 8대 클랜과 비교하기에는 손색이 있는 게 사실이었고.

무엇보다, 수장인 아이반은 아홉 왕과 견줄 정도가 절대 아니었다. 그가 여기에 동석할 수 있는 것도 전부 이 논의의 장을 직접 주선했기에 가능했던 것일 뿐.

대주교와 왈츠, 마그누스는 애당초 아이반을 동급으로 놓지 않았다. 편의대로 부려 먹을 하인으로만 여겼지.

사실상 의견을 조율하는 것은 두 사람의 몫이었다.

“좋아. 용건만 간단히 하겠어.”

“바라던 바일세.”

“이쪽이 내걸 제안은 간단해.”

왈츠의 두 눈 위로 안광이 이글거렸다.

“서로에게 방해가 되지 말 것.”

대주교가 피식 웃었다.

“각자 갈 길 알아서 가자는 것이로군.”

“문제라도 있나?”

“있을 리가.”

“깔끔하군.”

여태 말이 없던 마그누스도 한 마디 덧붙였다.

대주교는 마음에 든다는 듯 탁상을 치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럼 논의도 끝났으니 먼저 일어나 보겠네. 준비해야 할 것이 많아서.”

그가 반대편에 난 문으로 나가자, 조용히 밖에서 시립해 있던 주교들이 모두 고개를 숙이며 뒤를 따랐다. 이어 마그누스도 조용히 일어나며 밖에 대기하고 있던 우로스와 7인대를 이끌고 사라졌다.

왈츠도 곧 자신이 왔던 문으로 되돌아가 자신의 ‘눈’들과 함께 막사를 벗어났다.

그것으로 모든 논의가 끝났다.

주최자였던 아이반의 의견은 전혀 듣지도 않은 채로.

“…….”

꿔다 놓은 보릿자루처럼 홀로 자리에 남은 아이반이, 으스러져라 이를 악물었다.

바드득!

* * *

연우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산자락을 올랐다. 뜻하지 않게 밤새 에도라와 시간을 같이 보낸 뒤, 그녀가 깨지 않도록 잠시 자리를 비웠던 차였다.

하지만 에도라는 어느새 일어나 시냇가에서 발을 적시면서 가볍게 물장구를 치고 있었다.

“오셨어요?”

에도라가 반갑게 웃으면서 그를 맞았다. 어젯밤에 있었던 일 때문일까. 오늘따라 유달리 그녀는 더 생기가 있어 보였다.

연우는 자기도 모르게 피식 웃고 말았다. 가면을 쓰고 있어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에도라는 웃음소리만으로도 그가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언제 일어났지?”

“얼마 되지 않았어요. 어디 다녀오셨나 봐요.”

“요 앞에 있는 장터에. 몸이 뻐근해서 조금 풀고, 가볍게 찬거리도 마련할 겸.”

“뭘 구해 오셨어요?”

연우는 손을 뻗어 다가오려는 에도라를 제지했다.

“금방 만들어 줄 테니 잠시만 기다려.”

요리를 해 준다고? 오라버니가 직접? 세샤에게 간식을 만들어 줄 때 외에는 연우가 요리하는 걸 못 봤기에, 에도라의 눈이 저절로 커졌다.

연우는 피식 웃으면서 아공간을 열어 휴대용으로 들고 다니던 취사도구들을 꺼내고, 직접 산자락을 누비며 구해 온 재료들을 손질하기 시작했다.

에도라는 시냇가에서 나와 뒷짐을 쥐며 연우의 뒤쪽을 어슬렁거렸다. 그리고는 고개를 위로 빼꼼 들어 그가 하는 걸 가만히 지켜보았다.

센 불 위에 커다란 웍(Wok)을 두고 뭔가를 잡다하게 볶는데, 정체를 알 수 없었다. 왕족으로 살면서 직접 요리를 할 일이 없다 보니, 그녀가 알 수 있는 건 식초와 설탕이 주재료라는 거였다.

돼지고기를 얇게 썰고 전분에 묻혀 기름에 튀기는 것도 보였다. 솔솔 풍기기 시작하는 냄새에 에도라는 요리의 정체가 더 궁금해져 계속 연우의 뒤를 따라다녔지만, 앉아서 기다리라는 말에 결국 제자리로 돌아가 요리가 끝나기를 기다려야만 했다.

그리고 곧 에도라 앞에 두 개의 음식이 놓였다.

큰 접시에는 돼지고기 튀김이, 다른 그릇에는 걸쭉한 소스가 담겨 있었다.

역시 처음 보는 음식이었다. 에도라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게 뭔가요?”

“탕수육이란 거다.”

“탕수육이요?”

“맛있게 즐기기에 괜찮을 거야.”

“어떻게 먹는 건가요?”

“튀김을 이걸로 집어서 소스에다 찍어 먹으면 돼.”

연우는 에도라에게 젓가락을 쥐여 주었다. 에도라는 영 서투른 젓가락질로 튀김을 한 점 집어서 소스에 담갔다가 천천히 입에 넣었다. 갓 튀겨서 뜨거웠지만, 입김을 몇 번 불고 나니 괜찮았다.

“아.”

우물우물, 몇 번 씹고 나자 눈이 동그랗게 떠졌다.

“어떻지?”

“맛있어요.”

“입맛에 맞아 다행이군.”

가면 아래, 연우의 눈동자가 살짝 곡선을 그렸다.

“짭조름한 것도 그렇고, 달달한 것도 그렇고. 소스가 너무 맛있어요. 고기 식감도 좋고.”

에도라는 몇 점 더 집어먹다가 배시시 눈웃음을 흘렸다.

“이렇게 오라버니가 차려 주는 음식을 먹을 수 있을 줄은 몰랐어요. 역시 요리 잘하시네요?”

“그냥 가볍게만. 별건 아니야.”

“그래도 이렇게 하시는 게 대단한 거죠.”

에도라는 튀김 조각을 입에 넣으면서 행복하게 웃었다.

“이렇게 보니까, 우리 꼭 신혼부부 같다. 그렇지 않아요?”

연우는 말없이 손을 뻗어 에도라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에도라는 눈을 감고 그의 손길을 느꼈다.

“오라버니, 못 본 사이에 많이 달라지신 것 같아요.”

“그런가?”

“네. 전에는 어딘지 모르게 늘 쫓기는 느낌이셨는데…… 지금은 뭐랄까, 한결 여유가 생기신 것 같아요. 한시름을 놓았다고 해야 하나? 그런 말 같이요.”

연우는 어쩌면 그 말이 맞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타르타로스를 건너 동생과 재회를 하면서. 그리고 마음을 열며 동료들을 하나둘씩 만들수록 자신 안에 있는 무언가가 달라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곤 했으니.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씀해 주지 않으실래요?”

“이야기가 길어질 텐데.”

“그럼 더 좋죠. 맛있는 식사거리도 있고.”

다시 활짝 웃는 그녀를 보면서.

연우는 에도라의 맞은편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았다.

“그런데 오라버니, 이렇게 찍어 먹기만 하니까 너무 심심한 것 같아요. 차라리 같이 버무려 먹는 게 낫지 않을까요?”

“안……!”

연우는 에도라를 제지하려 했지만, 말이 끝나기도 전에 에도라는 이미 소스를 고기 위에다 전부 붓고 있었다.

우물우물.

“역시. 이렇게 먹으니까 소스가 더 잘 배서 맛있는 거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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