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두번 사는 랭커-446화 (446/862)

21화. 영왕(影王) (2)

『꿈이…… 저문다.』

하늘을 따라 검은 용이 언뜻 나타났다가 먹구름을 풍기며 사라지는 것과 동시에.

츠츠츠-

「한미. 한. 것들.」

부유성 라퓨타의 뒤쪽으로 거대한 두 개의 실선이 그어지면서 부의 인페르노 사이트가 나타났다.

저 아래, 무수히 많은 벌레들이 그들을 보며 칼을 겨누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 대고 있었다.

그는 이제 진정한 군주로서 거듭나기 시작한 자신의 왕을 거부하는 버러지들을 도저히 용서할 수가 없었다.

「열려. 라.」

그렇기에 네메시스가 침범을 시도하는 심상 세계를 따라, 던전의 포탈을 곳곳에다 활짝 열었다.

크아앙!

크오, 크와아-

하늘에서부터 봇물이 터지듯이 수많은 언데드들이 줄줄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이곳은 엘로힘의 본거지. 이미 며칠 전에 있었던 한령의 기습 때문에 보안 경계가 최고 단계까지 올라가 결계가 몇 겹이나 쳐져 있었다.

그나마 바깥쪽에 있는 결계는 라퓨타가 풍기는 마력장(魔力場)에 의해 부서져 나갔지만.

그래도 여전히 안쪽에 많은 결계가 설치되어 있어 마법이 침투하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부는 방향을 바꿔 던전의 포탈을 결계 안쪽이 아닌 바깥쪽, 하늘 위에다 줄줄이 설치했다.

그러다 보니 언데드들은 별다른 안전 장비도 없이 줄줄이 낙하하고 말았고.

마치 물속에 빠진 것처럼 상공에서 이리저리 허우적대다가 결계에 부딪치면서 허망하게 몸통이 터져 나갔다.

퍽-

퍼퍼퍽-

때문에 둥근 반구 형태를 띠고 있는 결계 겉면을 따라, 피떡이 된 언데드의 흔적들이 멍울처럼 줄줄이 남았다.

좀비와 구울의 녹색 핏자국이 곳곳에 남고, 부서진 사지가 눈송이처럼 우수수 쏟아졌다. 스켈레톤의 뼛조각들이 허망하게 결계를 따라 구르는 모습도 보였다.

“저게…… 뭐 하는 짓이야?”

“하! 하하! 아무래도 신의 가호 때문에 들어오기가 힘든 모양인데. 괜히 놀랐나 보군.”

엘로힘의 플레이어들은 그런 광경을 보고 어이가 없어 피식 헛웃음을 흘려 댔다.

아무리 언데드라고 하더라도, 저들에게는 막대한 자원이 투입되었을 게 분명한 병력일 텐데.

이런 결계도 제대로 뚫지 못하고 한없이 소모전만 치르는 것을 보니, 이번 수성전이 얼마나 자신들에게 유리한지를 깨달을 수 있었다.

엘로힘은 타고난 태생 덕분에 예로부터 수많은 신들로부터 축복과 가호를 받던 이들.

외우주를 보호하고 있는 결계에도 그만큼 많은 신들의 축복이 걸려 있었다. 특히 가장 안쪽에 있는 ‘대결계’는 여러 창조신 및 고대신들의 손길이 닿아 있다는 전승도 있을 정도였으니.

한낱 필멸자들이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엘로힘의 선민(選民)이라면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상식이었다.

다만, 이전에 원로원의 기습을 허용한 것이 트라우마가 되어 갑작스러운 라퓨타의 등장에 당황했던 것일 뿐.

사실은 이게 지극히 정상적인 전개였던 것이다.

원로원의 기습은 아마도 녀석들이 죽은 독재관 마그누스에게 어떤 사악한 술수를 써서 좌표를 알아낸 것이리라. 하지만 그것은 폐쇄한 지 오래되었으니 두 번 다시는 시도할 수 없는 방법이었다.

“전원, 정해진 자리로 움직여라! 곧 반격을 개시할 것이다!”

그래서 엘로힘의 플레이어들은 다시 여유를 되찾으면서 각자가 맡은 보직으로 움직였다. 그들의 머릿속에는 저 시건방진 아르티야를 어떻게든 무너뜨리고 말겠다는 일념으로 가득 차 있었다.

“너희들이 감히 누구를 건드렸는지를, 찾아와서는 안 될 지옥에 제 발로 찾아왔다는 것을 가르쳐 주리라.”

‘위대하신 분들의 종소리’의 수비 대장을 맡고 있던 천호아리의 두 눈도 시뻘겋게 변해 있었다.

일전에 원로원 침공을 당한 이후로, 존경하던 상관들이 줄줄이 처형되는 것을 힘없이 봐야만 했던 그로서는.

어떻게든 지난 원수를 갚고자 하는 열망이 강했다. 아르티야? 헤븐윙? 이미 한 번 꺾였던 날개가 아닌가. 아무리 다시 붙이려 노력해 본다 한들, 하늘을 날 수 있을 리가 만무했다.

퍼퍽-

퍼퍼퍽-

지금도 보라. 하늘에 숭숭 뚫린 구멍을 따라 여전히 언데드가 헤아릴 수도 없이 쏟아지고 있지만, 결계는 그 자리 그대로였다. 꿈쩍도 않았다.

저들은 계속 저렇게 멍청한 짓밖에 못 하는 것이다. 저것이 바로 선민인 자신들과 우민(愚民)인 저들의 차이점이었다. 어리석은 행동인 줄도 모르고 계속 같은 짓만 반복하는 것들.

퍼퍼퍽-

웃음만 나왔다.

퍼퍼퍼퍽-

보면 볼수록 헛웃음만 나왔다.

퍼퍽!

“뭐…… 지?”

퍽, 퍼퍼퍼퍽-

그러다 천호아리는 자기도 모르게 인상을 딱딱하게 굳혔다. 순간 정체를 알 수 없는 위화감이 들기 시작했다. 뭔가 일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있었다.

벌써 아르티야가 소모한 언데드는 대충 어림잡아 헤아려 봐도 수만 마리.

그런데도 여전히 녀석들은 물량 공세를 멈추지 않고 있었다.

오히려 시간이 갈수록 꾸역꾸역 쏟아 내는 언데드의 숫자가 더욱 많아지는 것 같았다.

그럴 때마다 결계 위에는 언데드의 부서진 육편이 계속 더해졌고, 반구는 어느덧 외부의 빛이 전부 차단되었다.

간간이 들리는 파육음과 잘게 떨리는 진동만이 언데드 공세가 계속 이어진다는 것을 알려 줄 뿐.

아무리 우민이라고 해도, 저렇게 많은 자원을 낭비시킬 수는 없을 텐데? 언데드 공세로 결계를 뚫을 수 없다는 것을 안다면 어떻게든 다른 방법을 찾는 게 상식이 아닐까?

하지만 저들은 그럴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마치 이게 당연하다는 듯.

순간, 천호아리의 머릿속으로 불길한 생각이 스쳤다.

“전원, 결계 복구를 하……!”

하지만 그가 소리치기도 전에.

치이익!

갑자기 하늘을 따라 무언가 빠르게 산화를 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찌걱-

결계를 따라 거대한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정확하게 중앙을 가로지르던 균열은 삽시간에 반구 전체로 퍼져 나가 거미줄 모양을 그렸다. 위에 계속 더해진 언데드의 하중을 결국 결계가 버티지 못한 것이다.

거기다 언데드는 자체적으로 강한 부시독(腐屍毒)을 품고 있는바. 부는 연구를 통해 이런 부시독을 몇 배나 강하게 개량시켰고, 여기에 연우가 스킬로 재탄생시킨 잔독혈까지 더해지면서 결계를 ‘녹일’ 정도로 강한 독성과 산성을 자랑하게 된 것이었다.

그런 무시무시한 것들을, 이참에 전부 소모해 버릴 각오로 사용해 버렸으니.

아무리 단단한 축복과 가호가 더해진 결계라 하더라도 버티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고.

결국.

결계는 그대로 무너지고 말았다.

와장창!

퍼퍼퍼퍽-

부서진 결계 사이사이로 헤아릴 수도 없을 만큼 많은 언데드의 육편들이 쏟아지는 광경은. 비위가 약한 사람이 보았다면 그대로 쓰러질 정도로 기괴하기까지 했다.

하물며 지독한 악취와 독기까지 품고 있다면?

엘로힘에 있어 언데드의 홍수는 재앙이나 다름없었다.

“이, 이게 뭐야!”

“으아악!”

“내 눈! 내 누우우운!”

“내 팔! 크아악! 힐러! 힐러 어딨어! 아아악!”

비교적 여유롭게 움직이려던 엘로힘의 플레이어들은 부시독과 잔독혈에 휩쓸려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신관과 사제들이 바쁘게 움직이면서 정화 마법을 걸어 댔지만, 이미 결계 위에서 뒤섞여 부패할 대로 부패해 버린 독은 너무나 지독했다.

언데드의 조각들이 닿는 모든 것들이 녹았다. 플레이어며 랭커는 물론, 건물이며 장비들까지 전부 빠른 속도로 산화가 되었다. 성채가 약화되고, 지붕이 무너져 줄줄이 쓰러졌다.

엘로힘의 본거지 곳곳이, 길목 전부가 죄다 언데드로 가득 차 버렸다.

거기다.

「일어. 나라.」

뒤이어 부의 명령에 따라, 언데드의 부서진 파편 틈 사이로 마기가 스멀스멀 올라오더니 서로를 연결하기 시작했다.

〈페이탈리티 엑소더스(Fatality Exodus)〉. 부가 엘더 리치로 승격하면서 터득한 스킬이었다.

이미 쇠락할 대로 쇠락해 버린 망자들을 다시 하나로 묶어, 새로운 죽은 생명을 부여하는 재앙급의 흑마법.

쿠드득, 쿠득-

크와아앙!

육편이 덕지덕지 발린 언데드가 천천히 일어나면서 포효를 내질렀다.

수 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언데드들. 자이언트 구울과 빅 좀비, 스켈레톤 킹과 같은 최고위 언데드들이 일제히 살아 있는 생명체들을 자신들과 똑같은 모습으로 만들기 위해 움직였다.

쿵, 쿵, 쿠쿠쿵-

“막아라아아! 어떻게드으은!”

천호아리는 목이 터져라 소리를 질러 대면서 페이탈리티 언데드(Fatality Undead)를 막고자 애쓰고자 했지만.

곧 자신과 수하들의 머리 위를 크게 덮쳐 오는 거대한 그림자를 확인하고 고개를 들었다가, 두 눈을 크게 뜨고 말았다.

도저히 저항할 수 없을 것 같은 더 큰 재앙이 이쪽을 보며 아가리를 크게 젖히고 있었다.

본 드래곤.

여름여왕의 사체로 만들었다던 저주받을 언데드가, 이쪽을 향해 브레스를 내뱉었다. 천호아리의 사고는 거기서 정지하고 말았다.

콰아아아-

브레스가 휩쓸고 지나간 자리에는 플레이어며 성채, 건물 무엇 하나 남지 않았다. 짙은 독기만이 검은 아지랑이와 뒤섞여 나풀나풀 흔들릴 뿐이었다.

* * *

「우리 여왕님, 볼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행동거지 하나는 참 과격하시단 말이야. 평상시에는 그렇게 고고한 척하시면서.」

페이탈리티 언데드가 지상을 활보하고, 하늘에서 본 드래곤이 액시드 브레스를 뿌려 대는 동안.

샤논은 라퓨타의 끄트머리에 서서 빠른 속도로 무너지는 엘로힘을 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본 드래곤은 원래 연우에게도 중요한 전력 자원이었지만, 여름여왕의 사념체가 한자리를 꿰찬 뒤부터는 그다지 유용하게 쓰이지 못하고 있는 중이었다.

칠흑의 권능에 단단히 속박된 샤논이나 한령과 다르게, 그녀는 비교적 구속에서 자유로워 연우의 명령을 쉽게 거부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평소와 달랐다. 여름여왕이 참전을 선언하면서 빠른 속도로 엘로힘을 붕괴시켰던 것이다.

「헤븐윙의 클론을 봤던 게 그만큼 충격이었던 것이겠지.」

한령은 비교적 차분하게 전장을 주시하면서 대답했다.

샤논이 인페르노 사이트를 가늘게 떴다.

「역시 그거 맞는 거 같지? 우리 여왕님…….」

「뒷말은 생략해라. 귀가 밝으니 이곳의 대화를 듣고 있을 수도 있다.」

「흐흐. 비에라 듄도 그렇고, 아난타에 여름여왕에…… 헤븐윙, 알고 보니 완전 인기남이었잖아? 반대로 우리 인성왕은 늘 남자들한테나 인기 많으신데 말이야. 쌍둥이 형제가 달라도 어떻게 저리 다르누.」

샤논은 지금쯤 남자들의 틈바구니에 있을 연우를 떠올리면서 피식 웃음을 흘렸다.

한령이 천천히 철함에서 칼을 꺼내기 시작했다.

「쓸데없는 말은 그만하고. 이쯤 되었으니 우리도 시작하지.」

「그러자고.」

샤논은 자신의 뒤에서 오와 열을 맞추며 질서 정연하게 서 있던 디스 플루토를 돌아봤다.

그들은 하나같이 팬텀 스티드(Phantom steed)나 디시드 플라이어(Deceased flier) 같은 탈것에 올라 있었다.

「자, 이제 다 같이 날뛰어 보자고! 파티, 시작이다!」

「주군에 반하는 것들에게 죽음의 축복을!」

「죽음의 축복을!」

「가즈아아!」

샤논과 한령을 필두로, 디스 플루토는 네메시스가 내려 준 몽계 축복을 한껏 받으면서 죽음의 대지 위로 강하를 시도했다. 그 뒤를 따라 그림자가 크게 일렁이면서 영괴들이 곳곳으로 퍼져 나갔다.

그들을 보고 있던 아르티야 산하의 클랜들도 덩달아 전장이 주는 흥분에 잔뜩 고취되었다.

“저들에게만 모든 걸 맡길 것인가? 우리를 증명하여 군주께 승리를 가져다 드리자!”

“아르티야의 멸망과 함께 숨을 죽여야만 했던 우리들의 한을 갚을 기회다! 형제들이여, 모두 일어나라!”

그들은 일제히 브라함이 내려 준 ‘셰이드 윙(Shade wing)’과 함께 빠르게 이동하면서 화려한 이펙트를 터뜨려 허공에다 수를 놓았다.

“이놈들, 감히 이곳이 어디라고!”

“신이시여, 저희들에게 축복을!”

한편, 아래에서는 원로원의 의원들이 분개하면서 무장을 선포했다. 그들이 한껏 내뿜은 기세가 뒤섞이며 대지를 따라 사방으로 번져 나갔다.

이곳은 그들에게 있어 소중한 대지. 아주 오랜 고대부터 이어져 온 선조들의 얼과 정신이 남아 있는 땅이었다. 뿌리도 없는 것들에게 절대 허락해서는 안 될 신성한 장소. 함부로 발을 디디게 할 수 없었다.

그래서 그들은 발을 거세게 구르면서, 일제히 하늘 위로 치솟아 올랐다.

쿠쿠쿵, 쿠쿵!

콰르르르-

허공 한가운데에서 적아가 마구잡이로 뒤엉키면서 혼란이 벌어졌다.

하지만 그중에서 단연 돋보이는 것은 따로 있었으니.

콰르릉!

화려한 이펙트 사이로, 핏빛 벼락이 단숨에 엘로힘의 원로원 의원 셋을 찢어 버리고 대지에 작렬했다.

“크하하하! 내게 덤빌 자, 이곳에 누가 있느냐! 너냐? 아니면 너냐?”

판트가 붉은 뇌기를 잔뜩 드러내면서 흉포하게 웃었다. 웃음소리가 번져 나갈 때마다 대지가 들썩이고, 대기가 떨렸다.

주변에 있던 적들이 하나같이 그의 패기에 짓눌려 뒷걸음질을 쳤다.

그러거나 말거나. 판트는 조무래기에 불과한 그들에게는 일절 눈길을 주지 않았다.

오로지 하나. 강해 보이는 자만 찾고자 했다. 그가 대장로를 졸라 혈뢰를 익힌 이유는 딱 하나. 더 강해지기 위해서였다. 그렇다면 이 끓어오르는 힘을, 주체하기 힘든 힘을 어떻게든 써먹어 봐야만 했다.

그러다 근처에서 가장 강해 보이는 놈을 발견하고, 단번에 그쪽을 향해 발을 굴렀다.

“그쪽이구나.”

쾅!

목표는 원로원의 의원들이 한데 모여 있는 곳. 그가 마구잡이로 날뛰기에 딱 안성맞춤인 장소였다.

그리고.

그 시각.

연우는 라퓨타와 용근(龍根) 사이에 링크된 시각망(視覺網)을 통해 전지적 시점으로 전장을 내려다보면서, 혹시 자신이 놓치고 있는 부분이 있는지, 저들이 숨겨 둔 게 있는지 면밀하게 살폈다.

라퓨타에 내장된 우발라 시스템은 역대 모든 용종들의 지식이 총집합된 인공 지능으로, 주인을 보조하여 수많은 정보를 처리할 수가 있었다.

그 안에는 당연히 위험 요소를 판별할 수 있는 기능도 있었고.

덕분에 연우는 단번에 엘로힘과 마군의 수뇌가 비밀리에 뭉쳐 있거나, 수상쩍다고 판단되는 장소를 몇 군데 점찍을 수 있었다.

‘처음부터 봐줄 필요는 없겠지.’

연우는 전력을 숨기거나 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 애당초 지금 아르티야가 가진 전력으로는 엘로힘과 마군의 동맹을 완전히 깨뜨리기란 요원하다.

그렇다면 저들이 정신을 차릴 수 없도록, 초장부터 확 몰아붙여 숨통을 완전히 끊어 놓을 필요가 있었다.

그렇기에.

“이곳으로 오라.”

연우는 하늘 날개를 있는 힘껏 활짝 열었다. 망막 한편에서 짧은 타이머와 함께 666개의 메시지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콰드득-

[네르갈이 당신의 부름에 응답합니다.]

[태산부군이 당신의 부름에 응답합니다.]

[오시리스가 당신의 부름에 응답합니다.]

……

[모든 죽음의 신이 당신과 함께합니다.]

[모든 죽음의 악마가 당신과 함께합니다.]

[신위 ‘사왕좌’가 깨어났습니다.]

연우는 한껏 고양된 마신룡체의 힘과 사왕좌의 신성을 체감하면서 비그리드를 한껏 거칠게 휘둘렀다. 비그리드가 금방이라도 부러질 듯이 떨리고 있었다.

우우웅-

[사왕좌에 예속된 권능, ‘지옥겁화(地獄劫火)’가 발휘되었습니다.]

[‘비그리드-???’가 숨겨진 진명, ‘듀렌달’을 개방합니다.]

[전승: 일진광풍]

지옥의 불길이 대지 위로 떨어졌다.

화아악!

[드래곤 브레스]

연우가 노린 타깃은 하나.

엘로힘의 중추와 수뇌들이 모여 있다는 곳.

원로원.

그 위로 용의 숨결이 내려앉았다.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