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두번 사는 랭커-457화 (457/862)

7화. 대전쟁 (7)

“도와주랴?”

그 순간, 하늘에서부터 목소리가 들렸다. 재미있어 죽겠다는 감정을 전혀 숨기지 않은 목소리. 연우와 일행들의 시선이 저절로 위쪽으로 향했다.

연우는 딱딱하게 굳은 얼굴로 녀석의 이름을 불렀다.

“아가레스.”

윙-

공간이 갈라지면서 아가레스가 모습을 드러냈다. 수십 쌍의 검은 날개를 활짝 펼치고, 도저히 인세의 것이라 생각하기 힘들 정도로 고혹적인 미소를 지으면서.

이미 할당된 인과율이 거의 소모되었는지, 동마왕군은 보이지 않았다. 그 역시 몸의 형체가 흐릿해져 가고 있었다.

아니, 애당초 따지자면 사실 그도 이미 천계로 되돌아가야 했던 상황. 기가스와의 전쟁은 그만큼 대단한 격전이었다. 하지만 그는 집으로 되돌아가기 싫은 아이처럼 억지로 하계에 육체를 붙여 놓고 있는 중이었다.

르 인페르날에서도 아까 전부터 어서 되돌아오라며 명령을 내리고 있었지만. 그는 그 모든 부름을 거부하고, 탐욕과 광기에 가득 찬 두 눈으로 연우를 바라보고 있었다.

“다시 불러 보아라.”

매번 천계에 갇혀 갈급한 시선으로 보는 게 전부가 아니었던가. 이제야 겨우 맞이한 기회였다. 도저히 놓치고 싶지 않았다.

“다시 내 이름을 불러 보란 말이다. 참으로, 참으로 달콤하구나.”

[아가레스가 당신에게 집착욕을 보입니다.]

[바싸고가 혀를 합니다.]

[마르바스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듭니다.]

[부에르가 침묵합니다.]

[‘르 인페르날’의 동마왕군이 침묵을 지킵니다.]

[바알이 가만히 이곳을 주시합니다.]

각각 르 인페르날의 3, 5, 10위에 해당하는 대악마들이 전부 이쪽을 지켜보고 있었다. 거기다 녀석들의 수장, 바알까지.

연우는 살짝 인상을 찡그렸다. 분명 아가레스의 도움을 받았고, 그가 자신을 위해 직접 올림포스와 전쟁까지 치르는 초강수를 던져 주었다지만.

그래서 고마운 건 사실이었지만, 내심 이런 사태를 우려했던 것도 사실이다. 녀석이 하계에 강림해서 저번처럼 광증을 보인다면 도저히 감당하기가 힘들어질 테니.

“도움은 필요 없다. 되돌아가.”

“되돌아가고 말고는 이 몸이 정한다.”

아가레스의 억지. 연우는 결국 주먹을 꽉 쥐었다. 아무래도 그의 강림을 여기서 강제로 해제시켜야 할 것 같았다. 겨우 구축된 르 인페르날과의 동맹 전선을 위해 이 방법은 참으려 했지만. 역시 상종할 만한 녀석이 아니었다.

그래서 용신안을 열고, 오른쪽 날개만이라도 펼치려는데.

“하지만 계속 들러붙는 것도 이미지상 좋지 않겠지.”

뭐?

전혀 생각지도 못한 말. 연우는 주먹을 풀고 눈을 크게 떴다.

아가레스가 한쪽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마치 메인 디쉬를 앞에 두고, 애피타이저를 즐기는 사람처럼.

“기회는 앞으로도 많을 터이니. 다음에 마저 즐기도록 하지.”

쉬이이-

아가레스는 그 말을 남기고 조용히 몸을 돌려 사라졌다.

‘광증이 더 심해졌어.’

연우는 그 모습을 보면서 확신할 수 있었다. 아가레스의 집착이 한층 더 강해졌다는 것을.

다만, 이번에는 초인적인 인내심으로 광기를 억누르고 있을 뿐이었다. 올림포스와의 멸망전이 계속 이어지는 한, 접점은 나날이 늘어날 수밖에 없을 테니. 그러다 빈틈이 보이면 잡아먹겠다는 뜻이겠지.

[바알이 당신을 지그시 관찰하다 눈을 감습니다.]

대악마들의 시선이 점차 사라지고, 마지막까지 남아 있던 바알까지 자취를 감췄다.

이따금 자신의 생각을 조금씩 내비치던 다른 악마들과 다르게, 바알은 끝까지 감정을 내비치지 않았다. 연우 때문에 억지로 시작된 이번 멸망전을 두고, 그는 과연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 걸까. 연우는 그 점이 우려스러웠다.

바알. 한때 폭풍우를 몰고 다니는 풍요의 신으로서 명성을 떨쳤으나, 인신 공양과 집단 난교 같은 악의적인 의식을 통해 끝내 타락하고 말았다는 대마왕.

그는 천계 내에서도 적수를 찾기 힘들다는 최강자 중 한 명이었다. 그리고 그만큼 속내를 짐작하기 힘들어, 르 인페르날 내에서도 공포의 대명사로 통했다.

그렇게 르 인페르날의 모든 채널링이 종료되고.

『그리고 네가 찾는 아이는 공허에 있을 터이니, 어디 한번 잘 찾아보아라. 서두르는 게 좋을 거다. 일개 필멸자에게 공허는 접촉하는 것만으로도 존재가 무뎌질 무(無)의 세계일 테니.』

아가레스의 마지막 음성이 귓가에 꽂혔다.

연우는 눈을 크게 떴다.

공허. 아무래도 판트는 다른 플레이어들과 다르게 어떤 이유로 외우주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던 모양이었다.

아주 잠깐, 동주칠마왕과 마주친 칸과 도일이 걱정되었지만.

『이쪽은 저희가 알아서 할 테니 걱정 마세요, 형.』

노이즈와 함께 도일의 전언이 들려오자, 연우는 곧바로 무엇을 할지를 결정할 수 있었다. 이가 악다물어졌다.

그때.

휘이이!

여태 가만히 있던 에도라가 신마도를 꽉 쥐더니 눈을 감았다.

연우의 시선이 반사적으로 그쪽으로 돌아갔다. 에도라를 따라 영험한 기운이 감돌고 있었다. 우윳빛 서기가 서서히 일어나면서 아지랑이처럼 일렁거렸다.

‘영소(靈沼)라는 곳에서 얻었다던 그 힘인가?’

외뿔부족은 영접(靈接)이라고 불렀던 힘.

연우는 그것이 영매로 내정된 에도라가 반드시 거쳐야 하는 필수적인 과정 중 아닐까 하고 짐작하고 있었다. 그녀는 이곳 너머에 있는 어느 존재와의 신통에 집중하고 있는 듯 보였다.

‘아니. 신적인 존재는 아니야. 대체 뭐지? 그보다 더 크고 넓은…… 개념적인 힘 같은데.’

연우는 용신안으로 에도라의 힘의 기원을 쫓아 보았지만, 어느 순간부터 흐릿하기만 할 뿐 이렇다 하게 보이는 것이 없었다.

그 순간. 에도라가 번쩍 눈을 떴다. 눈가를 따라 우윳빛 안광이 맴돌았다.

“오라버니.”

그 말을 듣는 것과 동시에. 연우는 자연스레 판트가 어디에 있는 지를 ‘알게’ 되었다.

그것은 신비한 경험이었다. 공허란 차원이 붕괴된 공간이라 좌표가 존재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에도라는 판트의 존재를 확실하게 찾아 연우에게 전달했다. 연우는 마치 자신이 직접 알아낸 듯한 생생한 경험까지 공유할 수 있었다.

어떻게 된 건지 묻고 싶지만,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었기에 칠흑왕의 형틀에 마력을 불어 넣는 것에 집중했다.

이미 모든 인과율이 소모되었다지만, 한번 잠금장치가 풀린 덕분에 공허를 여는 건 어렵지 않았다.

공간이 비스듬히 갈라지면서 검은 무저갱이 드러났다.

하지만.

“……흡!”

연우는 자기도 모르게 헛바람을 들이켰다. 열린 공간을 따라 공허가 새어 나오면서 연우를 집어삼키려 하고 있었다. 너무 탐욕적이고 포악했다. 자칫 그마저 고스란히 공허 속으로 빨려 들 것만 같았다.

‘이게 무슨……!’

「그게 아주 정상적인 것이다.」

연우 뒤쪽으로 어느새 여름여왕이 나타났다. 그녀는 인간의 형체로 되돌아와, 팔짱을 끼며 오만한 시선으로 공허와 대치하고 있는 연우를 보고 있었다.

「애당초 필멸자가 공허를 어찌하려 한다는 발상부터가 잘못된 것이지. 신과 악마도 잡아먹히면 존재가 사라지는 곳이 공허인 것을. 여태껏 그것을 다스릴 수 있었던 건, 네가 갖고 있는 그 기물(奇物)들 덕이 아니었더냐.」

그녀의 한쪽 입꼬리가 말려 올라갔다. 옆에서 에도라가 살벌한 시선으로 그녀를 노려보고 있었지만, 여름여왕은 코웃음을 치면서 무시할 뿐이었다.

「차라리 포기하여라. 어차피 이만큼 묻혀 있었다면 존재도 전부 흐릿해졌을 터. 어찌 꺼낸다 하여도 속 빈 쭉정이에 불과할 터다. 오히려 너만 겨우 쌓은 격이 흐트러질 수 있음을 잊지 말지어다. 그대에게는 앞으로도 해야 할 일이 산더미처럼 많지 않은가?」

공하는 모든 것을 흩트리고, 부수고, 삼킨다. 그건 존재만이 아니라, 연우가 쌓은 격도 마찬가지다. 판트를 구하려다 되려 그가 쌓은 업(業)만 흐트러질 수 있노라고 경고하는 것이다.

그녀의 목소리는 달콤하고 매혹적이었다. 거스를 수 없는 위엄까지 섞여 연우를 시험하고, 유혹하려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정신 사나우니까, 그 입 좀 닥쳐.”

「……!」

연우는 인상을 팍 찡그리면서 공허 속으로 한 팔을 깊숙하게 밀어 넣었다.

치칙, 치치칙!

순간, 노이즈가 낀 것처럼 팔의 형체가 흐트러지는 게 보였다. 공허에서 삐져나온 검은 아지랑이는 팔을 타고 올라와 그의 몸뚱이까지 두르려 하고 있었다.

여름여왕의 경고대로 존재가 흐트러졌다. 단단하던 격이 흐려지고, 업이 흔들렸다.

이대로라면 시스템이 부여한 플레이어로서의 자격이 깨질 위험도 컸다. 그런데도 연우는 손을 빼지 않았다. 뒤에서 지켜보던 여름여왕의 눈이 살짝 커졌다.

“에도라.”

“옆에서 도와.”

에도라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다시 눈을 감아 영접을 시도했다. 저 너머에 있는 존재에게 의탁해 판트가 있는 더 정확한 위치를 가늠하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그녀의 경험들은 실시간으로 연우에게 공유되었다.

그리고 그건 링크를 통해 여름 여왕에게도 고스란히 전달되었다.

여름여왕은 그 속에 뒤섞인 연우의 감정도 함께 느낄 수 있었다.

원래는 무감각하다고 생각될 정도로 냉철했던 녀석의 감정이 동요하고 있었다.

병신 새끼. 대체 또 무슨 헛짓거리를 하고 다녔던 거야. 이딴 식으로 뒤치다꺼리나 하게 만들고. 이번에 꺼내면 진짜 스승님한테 당한 몫까지 정말 제대로 갈궈 주겠다는 생각까지. 온갖 말들이 소용돌이치는 중이었다.

그렇기에. 여름여왕은 더 놀랄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까지 연우가 다급해하는 경우는 딱 한 가지 경우밖에 없었으니까.

차정우.

제 동생과 관련된 일을 겪었을 때.

베이럭이 클론을 잔뜩 데려왔을 때도 이와 비슷했다.

[알 수 없는 원인으로 특성 ‘냉혈’이 불발됩니다.]

[신속히 원인을 제거하세요.]

[알 수 없는 원인으로 특성 ‘냉혈’이 불발됩니다.]

[경고! 신속히 알 수 없는 원인으로부터 떨어지세요. 존재가 흩어질 수 있습니다.]

……

「그래. 그랬던 거였군.」

여름여왕은 작게 중얼거렸다. 그녀는 어렴풋이 연우가 판트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알 수 있었다. 그 아이만큼 소중하게 생각한다는 거로군. 뜻밖이었다.

오래전에 이들 남매에게 자신의 날개가 되어 달라고 말했던 건, 전혀 거짓말이 아니었던 걸까. 격과 업이 망가질지도 모르는 위험을 감수할 만큼 소중하다는 건가.

「조금은 알겠어. 그대가 어떤 사람인지를.」

너는 어쩌면 정우가 갖지 못한 것을 가질 수 있을지도 모르겠구나. 의외라는 듯, 침착하게 가라앉은 여름여왕의 눈가에 살짝 이채가 스쳐 지나갔지만.

연우는 그것을 미처 볼 새도 없이, 어느새 손끝에 무언가 걸리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판트다. 그는 직감적으로 깨달을 수 있었다.

그래서 꺼내려 했지만, 그건 또 별도의 영역이었다.

이미 판트는 존재가 거의 흐트러지다시피 해 이대로 꺼내서는 위험할지도 모르는 상태. 지금 그는 모래성처럼 약해도 너무 약했다. 그래서 어떻게 존재를 수습해야 하나 싶었는데.

턱 하고, 그의 손등 위로 여름여왕의 손이 올라왔다. 이게 무슨 짓이냐며 연우가 돌아보았지만.

「변덕일 뿐이니라.」

여름여왕은 가볍게 콧방귀를 뀌면서 연우의 손을 밖으로 당겼다. 그 순간, 연우는 모래성처럼 위태롭던 판트의 존재가 다시 단단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어떻게 했는지 알 수 없지만, 여름여왕이 손을 쓴 것 같았다.

그렇게 판트가 연우의 손길을 따라 공허 밖으로 조금씩 빠져 나왔다. 정신을 잃었는지 눈을 감고 있는 얼굴이 창백했다.

병신 새끼. 연우는 그런 판트를 보고 작게 중얼거리면서, 마지막 힘을 다해 녀석을 뽑았다. 그러자 몸뚱이가 전부 빠져 나와 바닥에 철퍼덕 내팽개쳐졌다. 공허도 자연스럽게 닫혔다.

“헉, 헉.”

연우는 거칠게 숨을 몰아쉬면서 여름여왕을 돌아보았다. 하지만 그녀는 이미 자취를 감춘 뒤였다. 정우의 일도 아닐 텐데, 그녀는 어째서 자신을 도와준 걸까? 여름여왕이 무슨 생각인지 그는 알 수가 없었다.

“야! 야!”

짝! 짝!

그때, 에도라가 기절한 판트의 위에 올라타 정신 차리라며 마구잡이로 뺨을 후려쳤다.

겨우 존재의 형태는 유지할 수 있었지만, 호흡이 너무 느렸다. 더군다나 외우주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오른쪽 어깨 아래가…… 휑했다.

내공도 약했다. 단전에 단단히 뿌리박혀 있을 〈혈뢰〉도 정(精)이 깨질 것처럼 위태로웠다. 이대로 죽는다고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았다.

마희라 불리며 언제나 고고하던 에도라였지만, 하나밖에 없는 동복형제의 위험 앞에서는 오열을 터뜨리고 있었다. 뚝뚝 떨어진 눈물이 판트의 얼굴 위로 떨어졌다.

그러다.

“커헉!”

판트가 갑자기 숨을 크게 들이키더니 벌떡 눈을 떴다. 에도라도 울던 것을 멈추고, 눈을 크게 떴다.

판트는 경황이 없는지 주변을 둘러보다가, 바로 위에 있는 에도라를 보고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대충 어떻게 된 일인지 짐작이 갔다. 에도라의 두 눈이 퉁퉁 부어 있었다.

“야, 우냐? 울어?”

“닥쳐, 이 새끼야!”

“으하하! 운다! 울어! 나중에 아버지 만나면 잔뜩 놀려야겠다.”

에도라는 시끄럽다는 듯 판트의 품에 안겨 주먹으로 그의 가슴을 마구 두들겼다. 판트가 실실 웃는데, 연우가 옆으로 다가왔다.

“병신 새끼.”

“이제 알았수? 내 형님이 알아서 구해 줄 거라 믿고 있었지.”

몸이 이렇게까지 되도록 싸웠던 것이냐며 던진 타박에도, 판트는 뭐가 그리 재미난지 낄낄 웃음을 터뜨렸다.

그는 어딘지 모르게 개운해 보였다 여태 폐관 수련을 하면서 쌓였던 싸움에 대한 욕구가 확 풀린 것이다. 대체 녀석은 외우주에서 무슨 일을 겪었던 걸까.

“졌나?”

“어떨 것 같수?”

“이겼겠지.”

“정답이우.”

판트는 히죽 웃었다.

“난 아예 그놈의 눈을 부숴 났지. 사수(射手)라는 놈이 눈이 망가졌으니, 앞으로 활을 들기 어렵지 않겠수? 그래도 놓친 건 놓친 거니, 다음에 만났을 때는.”

판트는 남은 왼팔을 들어 주먹을 꽉 쥐었다. 손등 위로 실핏줄이 잔뜩 돋아났다.

“이 손으로 목을 꺾을 거요.”

* * *

“그래서 말인데. 형님, 궁금한 게 있수.”

“뭐지?”

“혹시 이게 뭔지 아우? 그놈한테서 빼앗은 건데, 아무래도 그놈이 형님을 잘 아는 것 같은 눈치였단 말이지.”

“뭐?”

연우는 판트가 건넨 것을 무심코 받았다가 눈을 크게 떴다. 탑에서는 절대 볼 수 없으리라 생각했던 탄피였다. 아니, 정확하게는 탄피로 만든 목걸이였다.

그리고 그 끝에 적힌 글자는.

“너, 이걸 대체 어디서……?”

너무나 낯이 익었다.

12. 25. 2017

Shimbiris at Christmas

그건. 오래전에 그가 새긴 글자였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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