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두번 사는 랭커-472화 (472/862)

22화. 흡혈군주 (4)

마해(魔海).

마귀들이 우글대는 바다?

어쩌면 그 말보다 이 바다를 확실하게 표현해 줄 수 있는 단어도 없겠다 싶었다.

마해는 이곳으로 오는 내내 마주쳤던 수많은 이형의 괴물들 중에서도 최강자들만을 모아 둔 마굴이었다.

초감각으로 슬쩍 수면 위쪽 부분만 훑었는데도 불구하고, 지상에 있던 괴물들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괴물이 득실댔고.

안쪽으로 깊이 파고들수록 위쪽에 있는 것들쯤은 쉽게 먹어 치울 수 있을 만한, 더 끔찍한 괴물들이 위치했다.

크기도 형체도 점차 이상한 형태로 변하고 있어 저게 정말 생명체가 맞나 싶을 정도인 것들이 다수였다.

더 깊숙한 곳으로는 차마 감각을 투영할 엄두도 내지 못했다.

괴물들이 내뿜는 기파를 감지하는 것만으로도 영혼이 흔들릴 지경이었으니까. 게다가 간혹 호기심이 왕성한 것들 중에 몇몇이 연우의 감각을 읽고 역으로 접촉을 하려 하기도 해서 아주 위험했다.

이보다 더 훨씬 깊은 곳, 심해에는 대체 어떤 것들이 살고 있는 건지. 도무지 짐작도 가지 않을 정도였다.

녀석들끼리는 따로 연대감이나 동료 의식도 없는 것 같았다. 서로가 서로를 경계하면서 빈틈만 노리고 있었다. 언제든지 목덜미를 물어뜯을 준비를 하면서. 포식을 통해 힘을 기르려는 게 분명했다.

철저한 약육강식의 세계에서 살아남은 괴물들. 강해질 수밖에 없고, 강할 수밖에 없는 것들이었다.

특히 연우는 생김새도 성질도 다 다른 괴물들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힘에 전율해야만 했다.

혼돈.

혹은 공허.

너무 무질서해서 폭력적인 힘이 뒤죽박죽 섞여 있는 모습은 선뜻 다가가기가 두려울 정도였다. 이 사체에서 획득한 게 분명한 신의 인자를 바탕으로 형체를 겨우 유지하고 있지만,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위험을 대폭 안고 있었다.

그리고.

‘저건 그 미친 괴물들보다 훨씬 대단해. 왕이라는 게…… 그래서 붙은 거였나.’

흡혈군주가 네시라 부른 괴물은 끔찍해도 너무 끔찍했다. 정말 저런 것이 세상에 풀려 있어도 괜찮을까 싶을 정도로.

단순히 이곳으로 다가오는 것만으로도 살이 떨릴 정도라니.

더군다나.

‘채널링까지 흔들리고 있어.’

연우는 난생처음으로 신과 악마들의 통신이 약해지는 것을 느껴야만 했다.

[비마질다라가 잔뜩 굳은 얼굴로 네시를 노려봅니다.]

[케르눈노스가 네시의 위험성에 대해 당신에게 경고합니다. 자신의 신령과 함께 물러날 것을 권고합니다.]

[아가레스의 권한으로 임시 차단이 해제되었습니다.]

[아가레스에게서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메시지: 혼돈을 아주 뒤죽박죽 섞어서 터지기 일보 직전까지 꾸역꾸역 잘도 밀어 넣었군. 덕분에 꼴에 신성(神聖)을 바탕으로 신성(神性)도 깨달은 듯하고. 하! 어찌 저딴 것이 있을 수 있단 말인가. 저런 건 신도 악마도, 질서도 무질서도 아무것도 아니다. 그냥 빚어진 괴물일 뿐. 지성도 없어서 미에 대한 관능도 없을 놈이로다.]

[아가레스에게서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메시지: 그러니 인간, 도망쳐라! 너 따위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 같은 이들조차 다가가면 흉측하게 섞이고 말…… 그런 미친 것이란 말이다. 뭐 하느냐, 어서 나오지 않고!]

[모든 죽음의 신이 무겁게 고개를 끄덕이며 아가레스의 제안을 따를 것을 권고합니다.]

[모든 죽음의 악마가 ‘네시’에게 적대감을 표시합니다. 혐오감을 숨기지 않습니다.]

[‘네시’의 신력에 대다수의 채널링이 흔들립니다.]

[채널링에 노이즈가 잡힙니다.]

[채널링에 노이즈가 잡힙니다.]

[채널링이 불안정합니다.]

……

[채널링이 연결된 신들이 노이즈를 강제 제거합니다.]

[채널링이 연결된 악마들이 주파수를 재설정합니다.]

[다수의 신이 ‘네시’에 위험을 느낍니다.]

[다수의 악마가 ‘네시’에 대해 거부감을 표시합니다.]

채널링이 흔들린다는 것은 그만큼 이곳에 네시가 내뿜는 신력에 강한 영향을 받는다는 뜻.

연우는 이미 네시의 영역에 완전히 발을 들인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러니 외부의 채널링이 흔들리는 것도 어쩔 수 없었다.

그리고. 연우는 채널링을 통해 신과 악마들의 공통된 생각을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다. 사사건건 대립을 보이던 이들이 지금만큼은 동일한 감정을 공유하는 중이었다.

혐오.

그들이 하나같이 네시에 대해 느끼는 감정이었다.

다른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었다. 그저 생리적인 거부감이었다. 애당초 그들은 태생적으로 네시와 절대 가까이할 수 없을 것 같은 느낌을 받고 있었다.

아마도 그건 신과 악마들이 ‘질서’ 있는 기운에서 파생된 존재들인 반면에, 네시는 ‘무질서’와 ‘혼돈’에서 빚어진 존재이기 때문일 터였다.

그들을 있게 한 근원부터가 다르니 절대 양립이 불가능한 것이다.

어쩌면 탑에 예속된 신, 악마들과 타계의 신을 가르는 가장 큰 선은 그것일지도 몰랐다.

다만, 문제가 있다면.

‘죽음의 신과 악마들까지?’

죽음을 신위로 둔 신과 악마들은 칠흑왕을 추종한다. 그리고 그건 타계의 신들 중에서 최고위급이라는 기어 다니는 혼돈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연우는 어렴풋이 죽음의 신, 악마들과 타계의 신들 간에 어떤 깊은 유대나 관계가 있지 않을까 하고 추측하고 있었다.

그저 단순한 이유로 칠흑왕을 신격화하고 있는 건 아닐 테니.

그런데 막상 타계의 신에서 비롯된 존재인 네시를 마주한 순간, 죽음의 신과 악마들은 적대감을 표출했다.

오히려 그런 적대감은 다른 신, 악마들보다 훨씬 심하면 심했지, 절대 약하지는 않았다.

생사 대적이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였다.

‘서로가 칠흑왕의 진정한 후인이다, 뭐 그런 이유 때문인가? 아니면 시간이 흐르면서 칠흑왕의 추종자들 간에 어떤 계기가 생겨 파벌이 나뉜 걸까?’

어쨌든 이유를 알 수 없으니 뭐라고 단정 내리기 어려웠다. 연우를 칠흑의 후계로 시험하고 있는 저들이 섣불리 대답해 줄 것 같지도 않았고.

여하튼 그런 이유로, 연우는 당장 마해를 뚫기 어렵다고 생각해 후퇴를 이야기했던 것인데.

“무엇을 그리 놀라느냐. 저 한 놈만 보고도 이 정도라면, 다른 놈들을 앞에 둔다면 아예 까무러치겠군.”

연우는 재미있어 죽겠다는 듯이 입술을 잔뜩 벌리며 웃어 대는 흡혈군주를 보고 인상을 굳혔다. 어딘지 모르게 그녀의 말이 섬뜩했다.

“그 말씀은…… 저런 괴물이 한 놈이 아니라, 더 있다는 말씀이십니까?”

“있다마다. 오히려 저보다 더 흉측하고 난폭하다 할 수 있는 것이 일곱이나 있는 것을.”

“……!”

[비마질다라가 굳은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케르눈노스가 입술을 악다뭅니다. 신령에게 퇴각할 것을 다시 한 번 더 종용합니다.]

[다수의 신들이 기함을 토합니다.]

[다수의 악마들이 헛소리하지 말라며 플레이어 ‘에르체페트 바토리’에게 항의합니다.]

“층계에 처박혀 옴짝달싹하지도 못하는 방구석 여포 같은 것들이 잘도 쫑알쫑알 떠들어 대기만 하는군.”

흡혈군주에게도 메시지가 도착했는지 한껏 비웃음을 던지면서 모든 메시지창을 옆으로 치웠다. 잔뜩 노한 신과 악마들이 더 요란하게 떠들어 대는 게 보였지만, 흡혈군주는 그쪽으로 전혀 신경도 쓰지 않는 투였다.

연우는 순간 흡혈군주가 ‘여포’를 어떻게 알까 싶은 생각이 잠깐 들었지만, 곧 이어지는 흡혈군주의 말에 인상을 굳혀야만 했다.

“한데, 저놈이 유독 너에게 관심이 있어 하는구나.”

연우가 그게 무슨 소리냐고 물으려는데.

꾸우우-

어느덧 네시가 안개 사이로 사람 몸뚱이보다도 훨씬 큰 안광을 번뜩이면서 울음을 토했다.

너.

못. 간. 다.

동시에 쏟아지는 사념.

연우는 인상을 단단히 굳혔다. 사념 속에 담긴 녀석의 단단한 의지가 느껴진 것이다.

그리고.

키에에엑!

쿠악! 쿠아악!

여태껏 마해에 다가갈 엄두도 내지 못하며 멀찍이 떨어져 있던, 상공과 육상의 괴물들이 갑자기 이쪽으로 몰려오기 시작했다.

하나같이 두 눈이 시뻘게진 채로.

연우를 노리기 위해서!

네시의 명령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다.

연우는 등골을 타고 흐르는 오한에 주먹을 꽉 쥐었다. 앞에는 마해. 뒤에는 이형의 괴물들.

이쪽으로 몰려오는 괴물들은 눈대중으로 살펴봐도 수십 마리가 넘었다. 그리고 저 멀리서 흉포한 기세를 흘리며 다가오는 놈들까지 합친다면…… 도무지 숫자를 헤아릴 수도 없었다.

‘대체 얼마나 멀리 있는 놈까지 부른 거지?’

하나하나가 신격에 버금가는 것들을 이렇게 잔뜩 불러올 줄이야.

문제는 저런 것들이 하나같이 네시의 말을 듣고 있다는 점이었다. 만약 명령을 듣지 않으면 죽는다는 듯 공포에 단단히 질려 있었다. 최면에 걸린 듯 눈에 초점이 풀린 녀석도 있었다.

“아무래도 라플라스를 찾으려면 꽤나 모진 고생을 해야겠구나.”

흡혈군주는 이런 위험 속에서도 재미있어 죽겠다는 표정을 숨기지 않고 있었다. 열락에 빠진 맹수의 모습. 일이 이렇게 되리라는 것을 이미 짐작하고 있었다는 뜻이었다.

“……어떻게 해야겠습니까?”

이미 퇴로 따윈 없다. 왜 이런 위기가 있을 거란 걸 언질 주지 않았냐고 따지는 것도 아무 의미가 없었다.

지금은 그저 여기서 어떻게 저 많은 괴물들 사이를 꿰뚫고, 네시를 지나쳐 라플라스가 있는 섬까지 도착하느냐가 관건이었다.

“어찌하긴. 여기서 다른 방법이 뭐가 있다는 거냐?”

흡혈군주는 가볍게 코웃음을 치면서 웃었다. 입술 사이로 송곳니

가 삐져나와 잔혹한 인상을 한껏 더했다.

“무한투(無限鬪). 싸우고 또 싸워서, 저 많은 괴물들을 먹고 또 먹어 치워서 나아가는 수밖에는.”

마해의 괴물들은 서로를 먹고 먹으면서 계속 강해진다. 연우도 저기 있는 네시처럼 그렇게 강해지면 되는 것이 아니냐고 말하는 것이다.

‘흡혈군주도 이미 몇 차례 겪어 봤어. 이렇게 비정상적으로 강해진 것도 바로 이 때문인가?’

연우는 흡혈군주가 품고 있던 비밀의 한 단면을 훔쳐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작은 체구를 한 흡혈귀의 군주는 이곳에서 대체 얼마나 많은 사투를 벌여 왔던 걸까.

종족의 위대한 왕이었다가 비참한 몰락을 겪어야만 했던 그녀는, 언젠가 다시 이룰 재기만을 꿈꾸며 이를 악물고 버텼을 그녀에게는 이제 악과 광기만 남아 있었다.

문제는.

‘당장 내게 그럴 시간이 없어.’

마해의 작은 괴물들부터 차근차근히 밟고 올라섰을 그녀와 다르게, 연우는 이미 초장부터 너무 강한 괴물들과 부딪쳐야 할 것 같다는 점이었다.

더군다나 연우에게는 여기서 그리 많은 시간을 소비할 겨를이 없었다.

탑에는 아직 세력으로서 공고히 자리를 잡지 못한 아르티야가 있었고, 중앙 관리국도 곧 도착할 게 분명했다. 그리고 조만간 그의 목적이 튜토리얼에 있다는 것을 눈치채고 어떤 수를 쓰려 할지도 몰랐다.

여기서 마음 편하게 싸움박질이나 할 시간 따윈 없었다.

‘채널링으로 연결된 신이나 악마들도 놈들과 가까워지는 걸 꺼려 하고 있고.’

[모든 죽음의 신이 당신에게 무한투에 참전하지 말 것을 권고합니다.]

[모든 죽음의 악마가 당신에게 저런 무질서에 휘말릴 이유는 전혀 없다고 경고합니다.]

[케르눈노스가 의견에 동의합니다.]

[아가레스가 고개를 크게 끄덕입니다.]

[토르가 싸울 기회는 이번만 있는 게 아니라며 당신을 타이르고자 합니다.]

……

[비마질다라가 흉악하게 웃으면서 저런 것들과 한번 겨뤄 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거라고 말합니다.]

[비마질다라가 당신이 무한투에 참여할 것을 기대합니다.]

[채널링으로 연결된 신들이 비마질다라를 노려봅니다.]

[채널링으로 연결된 악마들이 비마질다라에게 한마디 합니다.]

[비마질다라가 자신을 채근하는 신과 악마들을 말없이 노려봅니다.]

[노려보던 신과 악마들이 비마질다라의 시선을 피합니다.]

오직 비마질다라만이 연우에게 무한투에 참여할 것을 종용할 뿐, 다들 하나같이 꺼려 하는 기색이었다.

연우는 그것이 자신에 대한 안위를 걱정해서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어차피 자신과 연결된 신과 악마들이야 그를 사도로 부리고 싶어 하거나, 따분한 일상을 해소할 심심풀이로 생각할 뿐이었다. 오히려 그가 구르면 구를수록 더 기꺼워할 녀석들밖엔 없었다.

그런데도 이러는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는 거겠지. 연우, 그와 같은 필멸자들은 절대 모를 뭔가가.

하지만 빼도 박도 못하는 상황에서 그가 할 수 있는 건 싸움 외 없었다. 설사 물러날 수 있어도 그럴 수가 없었다.

‘마성.’

『키키킥…….』

‘역시 이놈의 도움을 빌리기도 글렀나.’

애당초 자신이 무르익길 기다리는 마성으로서는 여기서 도와줄 이유가 전혀 없었다.

결국 연우는 인상을 굳히면서, 이런 상황을 유도해 낸 흡혈군주를 노려보며 물었다.

“당신이 원하는 건, 무엇입니까?”

“역시. 너는 말이 잘 통해서 너무 쉽구나.”

흡혈군주가 한쪽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백작이 계신 곳을 순순히 말한다면 도와줄 용의도 있다만.”

역시 이것이로군. 연우는 인상을 굳히면서 혀를 찼다.

순순히 당하지 않겠다는 말이 틀림없었다. 그녀의 자존심상 여태 여기까지 휘둘린 것만 해도 속이 끓었겠지.

하지만 페렌츠 백작의 소재지에 대한 건, 연우도 절대 말할 수가 없었다.

흡혈군주가 언제 약속을 깨고 뒤통수를 칠지 모르는 일이니. 라나가 있다지만, 그렇다고 해서 흡혈군주를 무조건 신뢰할 순 없었다.

결국.

“라나.”

연우는 여태 자신들의 뒤를 조용히 따라오던 라나의 이름을 불렀다. 링크를 통해 그의 짐작을 읽은 라나가 알겠다는 듯이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너……!”

흡혈군주는 설마 딸이 자신이 아닌 연우를 따를 줄은 몰랐는지 인상을 굳혔지만.

「죄송해요, 엄마. 저는 제 제자를 구하는 게 더 중요해요.」

라나의 사과에 흡혈군주가 뭐라고 말하려는 순간.

[시차 괴리]

연우는 사고를 최대한 빠르게 가속시켰다. 라퓨타와 연결되어 한껏 확장된 사고가 모든 정보를 빠르게 연산 처리하기 시작했다.

마해의 움직임, 네시의 위치, 괴물들의 숫자, 동선, 그 뒤에 닥칠 시나리오까지 전부 예측해 그리면서.

[5차 용체 각성]

[권능 전면 개방]

[하늘 날개]

하늘 날개를 활짝 펼쳐 자신과 연결된 모든 채널링을 활성화시켰다. 피부가 뒤집히면서 용의 비늘이 잔뜩 돋아나고, 현자의 돌과 드래곤 하트가 공명했다.

콰아앙!

연우는 지면을 으스러져라 밟으면서 마해 위로 몸을 날렸다. 수면이 좌우로 갈라지면서 물보라가 십여 미터나 높게 치솟았다.

그러자 수면 아래에 있던 괴물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뛰어오르고, 하늘을 날던 녀석들이 떼를 지어 하강했다.

‘내가 죽으면 겨우 힌트를 얻은 백작의 소재지도 완전히 사라지지. 흡혈군주도 결코 원할 일은 아니야.’

결국 누구의 간이 더 큰지가 내걸린 도박인 셈이었다.

「쫄리면 뒈지시던가.」

‘정답이야, 샤논.’

간만에 생각이 맞은 셈이다.

연우는 피식 웃으면서 소리쳤다.

“터져라.”

그가 지난 자리를 따라 백여 개의 검환이 잇달아 생성되면서 폭발하기 시작했다.

콰르르릉-

엄청난 폭발과 함께 번져 나간 빛과 열이 마해를 뒤집을 듯이 요동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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