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두번 사는 랭커-476화 (20권) (476/862)

20권

1화. 토끼와 거북이 (1)

[무리한 마력 사용과 체력 남발로 인해 상태 이상, ‘사경(死境)’이 되었습니다.]

[경고! 해독을 서둘러 완료하십시오. 독기가 특성과 권능의 기능 대부분을 방해하고 있습니다.]

[경고! 육체를 빨리 수복하십시오. 그렇지 않을 시, 영락을 겪을 수 있습니다.]

[경고! 서둘러…….]

……

연우는 의식을 되찾고 나서도 도저히 제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자꾸만 정신이 가물거리고, 생각이 드문드문 끊겨서 제대로 이어지질 않았다. 어떤 상황 속에서도 이성을 되찾게 해 주던 냉혈 특성도 이번에는 제대로 작동하질 않았다.

무리한 마력 사용으로 인해 겨우 억눌러 두는 듯했던 독기가 결국 폭주를 일으킨 탓이었다. 외뿔부족에서는 주화입마라고 부르는 현상이었다.

드래곤 하트와 죄악석이 어떻게든 마력을 새롭게 공급해서 독기를 밀어내려 했지만.

그 기반이 되어야 할 육체 수복이 제대로 이뤄지질 않으니 한계가 있었던 것이다.

“이것을 드셔요.”

그러던 중, 연우가 짧게나마 의식을 되찾고 눈을 떴을 때, 누군가가 기괴한 잡초 더미를 내밀었다.

연우는 그것이 무엇인지 물을 새도 없이 풀을 입에 한 움큼 밀어 넣었다.

본능적으로 이것을 먹지 않으면 정말 죽을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들었던 탓이었다.

[‘알 수 없는 약초1’이 치료를 시도합니다.]

[‘알 수 없는 약초2’가 섞여서 해독을 시도합니다.]

……

[치료가 부분 진행되었습니다.]

연우는 처음으로 고통이 완화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아무리 통각을 차단해도 영혼을 침범하던 저주가 처음으로 씻겨 내려간 것이다.

덕분에 마력도 다시 유동하기 시작하면서.

[치료가 진행되어, 상태 이상이 ‘빈사’로 호전되었습니다.]

[정지되었던 스킬 ‘재생’이 다시 작동합니다.]

[육체 수복이 이뤄집니다.]

연우는 편하게 눈을 감을 수 있었다.

* * *

‘여기가…… 어디지?’

그러다 다시 연우가 눈을 떴을 때.

“안녕하신가용?”

“…….”

구릿빛 근육질 피부에 스킨헤드를 한 험상궂은 인상의 중년인이 쪼그리고 앉아 반갑게 손을 흔들어 대고 있었다. 머리에 달린 새하얀 토끼 귀가 귀엽게 움찔댔다.

연우는 순간 자기가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사경을 헤매고 있나, 그래서 꿈을 꾸고 있는 건가 싶었다.

토끼 귀를 한 중년인이 반갑게 손을 흔드는 모습이라니. 그것도 눈을 뜨자마자 가장 처음 본 모습이 그런 것이라니. 순간, 눈이 썩는 것 같았다.

「주인…… 씨발, 제발, 씨발…… 정신 차렸으면 저거 좀 어떻게 해 봐! 저 몰골을 지금 3일째 보고 있다고! 내가 전부 잘못했으니까, 제발!」

샤논은 다급한 목소리로 울먹거리고 있었다. 욕을 내뱉고 있다지만, 연우는 처음으로 그가 애처롭게 느껴질 지경이었다.

주인을 구해 준 은인이니 어떻게 하지도 못하고, 벙어리 냉가슴 앓듯 저딴 몰골을 계속 지켜보고만 있어야 했을 테니.

한령이나 레베카 등도 같은 생각이었는지 아무 말도 못 하고 있는 게 느껴졌다. 그 속에 담긴 공통된 감정은 짜증과 심적 고통이었다.

연우는 자기도 욕지거리를 내뱉고 싶은 걸 꾹 누르면서 중년인에게 물었다.

“……라플라스?”

“그렇답니당. 저희 11층에서 본 적 있지용? 오랜만이에용.”

“…….”

분위기와 다르게 품고 있는 힘이 만만치 않고, 장소가 장소다 보니 혹시나 하는 마음에 물어본 것인데 진짜일 줄이야.

이놈이 원래 이런 성격이었나? 연우는 머릿속이 뒤죽박죽 혼란의 도가니로 변하는 걸 느껴야만 했다.

동생이 일기장에다 최고 관리자들 중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인물로 묘(卯)와 사(巳)를 거론하긴 했다지만.

그래도 그건 녀석들의 속이 워낙에 음흉하기 때문이었지, 이렇게 괴상망측한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 아니었다.

특히 묘의 라플라스는 원래 장난기와 호기심이 많아, 중립을 지켜야 하는 관리자답지 않게 이리저리 개입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플레이어들 사이에서도 라플라스는 가장 경계해야 할 요주의 대상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평판이나 소문, 그 어디에서도 라플라스가 이딴 고약한 취미를 갖고 있다는 말은 들은 적이 없었다.

“그때는 그냥 괜찮은 루키였는뎅. 지금은 이렇게 훌쩍 자라 줘서 보는 제가 다 뿌듯하네용.”

연우는 아주 잠깐 크게 갈등해야만 했다.

이건 정말 녀석의 단순한 취미 활동인가, 아니면 어떤 저의를 두고 자신의 충동적인 행동을 끌어내기 위한 개수작인가, 그도 아니면 다른 술수를 위해 치밀하게 놓인 포석인가?

「진짜, 저 밑도 끝도 알 수 없는 용용체부터 어떻게 할 수 없을까? 귀가 정말 썩을 거 같다고…….」

샤논이 다시 우는 소리를 해 대고, 한령과 레베카, 심지어 부까지 고개를 끄덕이는 게 느껴졌다.

“왜 아무 말씀도 없으신가용? 혹시 낯을 가리시는 건가용? 홍홍홍. 그것참 듣던 것과는 다르게 부끄러움이 많으시……!”

빠악!

그때, 누군가가 라플라스의 뒤통수를 거세게 후려쳤다. 얼마나 세게 때렸는지 머리통만 한 혹이 커다랗게 생길 정도였다.

“그딴 역겨운 말투 좀 그만 써라. 귀가 썩어 버릴 것 같으니. 그리고 그 역한 꼬락서니도 치워 버리고.”

흡혈군주가 짜증이 단단히 섞인 얼굴로 어느새 나타나 있었다. 연우는 그 소리가 그렇게 속 시원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라플라스는 모진 구박에도 굴하지 않고 방실방실 웃었다.

“이 모습이 얼마나 귀여운데용?”

“뒈지고 싶나?”

“파하하! 바토리 님은 예나 지금이나 정말이지 애교 따윈 눈을 씻고 찾아봐도……!”

화르륵!

“정말 뒈지고 싶나?”

흡혈군주는 낯을 잔뜩 일그러뜨리더니 손을 높이 들었다. 손바닥 위로 검은 아지랑이가 살벌하게 피어오르면서 흉측한 톱니 이빨을 드러냈다. 흡령마가 언제든 발휘되기 위해 제 주인의 명령을 기다리고 있었다.

“……찾을 수 있지요. 암요. 고쳐야지요. 누구 말씀인데요.”

퐁!

라플라스도 그제야 장난을 그만두고, 폴리모프 마법을 해제했다. 가볍게 바람이 빠지는 소리와 함께 그는 원래 연우가 알고 있던 토끼 수인의 모습으로 되돌아갔다.

“이러면 되겠습니까?”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백토끼를 연상케 하는 모습. 붉은 눈동자가 귀엽게 보였지만, 연우는 어쩐지 구릿빛 근육질의 스킨헤드 중년인이 자꾸만 오버랩되어 움찔거리고 말았다.

“하! 예전에는 전혀 그런 게 없었는데, 대체 마해의 물을 어떻게 마시면 이딴 꼴이 되는 건지. 쯧!”

흡혈군주는 그런 라플라스를 보면서 짜증 섞인 목소리로 혀를 찼다.

하지만 라플라스는 본체로 되돌아오고 나서도 입가에 미소를 거두지 않았다.

“이딴 꼴이라니요. 도리어 고향으로 돌아오면서 그동안 제가 미처 잊고 있었던 정체성을 되찾았을 뿐인 것을요.”

“그딴 정체성이면 구겨다가 개에게나 줘 버렸으면 좋겠는데.”

흡혈군주는 독설을 강하게 내뱉었지만, 라플라스는 여전히 헤실헤실 웃기만 할 뿐 아무런 타격도 없어 보였다.

“하!”

결국 흡혈군주는 기도 안 찬다는 듯이 크게 헛웃음을 흘리고 팔짱을 꼈다.

라플라스는 그런 흡혈군주와 연우를 번갈아 보더니 화제를 돌렸다.

“그럼 이제 인사도 끝난 것 같으니, 대략 어떤 용무로 찾아오셨는지 물어봐도 될까요?”

* * *

‘마해에 이런 곳이 있을 줄은.’

연우는 자신이 머물던 방에서 나오자마자 가볍게 탄식을 흘리고 말았다.

라플라스가 머무는 섬은 낙원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아름다웠다.

하늘은 파랗고, 바람은 선선했다. 동산을 따라 아름다운 꽃들이 살랑살랑 춤을 췄다.

그 위로 하얗고 까만 토끼들이 폴짝폴짝 뛰어다니고 있었다. 하늘엔 작은 종달새들이 몰려다니고, 개천에는 크고 작은 물고기들이 한가롭게 헤엄쳤다.

가만히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평온해지는 세계.

살벌한 약육강식의 세계로만 생각했던 마해에 있을 거라고 전혀 생각지도 못한 장소였다.

더군다나 네시와 격렬하게 부딪쳤던 것을 감안한다면, 섬이 이렇게 멀쩡하게 있는 것도 이상했다.

‘아니. 심상 세계인가.’

그러다 연우는 네시가 펼치던 심상 개변을 떠올리고, 여기가 라플라스의 심상 세계, 즉, 성역이라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그리고 어렴풋이 라플라스의 ‘진짜’ 정체가 무엇인지도 알 것 같았다.

라플라스가 흡혈군주와의 대화에서 스치듯이 말하지 않았던가. 고향으로 되돌아와 정체성을 되찾은 것이라고.

마해를 고향이라고 말한 것이다. 라플라스 같은 이가 마해를 두고 그렇게 말한다면, 바보가 아니고서야 정체를 모를 수가 없었다.

마해의 왕.

네시와 같은 이 사체 속의 지배자였던 것이다.

그렇다는 건.

‘중앙 관리국은 라플라스를 여기에다 가뒀다기보다, 고향으로 내쫓았다는 표현이 옳겠어. 라플라스는 제 영역으로 도망친 것이고.’

대체 라플라스와 중앙 관리국 사이에 어떤 갈등이 있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 속에 일반 플레이어들은 짐작하기도 힘들 내막이 있을 게 틀림없었다.

‘그리고.’

연우는 뚱한 표정으로 있는 흡혈군주 쪽으로 시선을 슬쩍 돌렸다.

‘바토리도 마해의 왕이었고.’

네시를 상대한 후. 기절했었다지만, 의식을 완전히 잃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 뒤에 있었던 일들은 단편적으로나마 머릿속에 남아 있었다.

흡령마를 펼치며 네시를 위협하던 모습은 그가 보기에도 대단했다.

하데스와 비교해도 절대 뒤지지 않지 않을까?

‘초월을 이룬 것이라면…… 분명 튜토리얼에서 죽기 일보 직전까지 갔던 흡혈군주가 어떻게 이만큼 강해졌는지도 확실해진다. 무한투가 정답이었던 건가.’

죽으면 모든 게 끝나는 무한투. 거기서 살아남은 것이라면 이만한 성장을 이룬 게 이해가 되었다. 그리고 연우는 거기서 수많은 괴물들을 딛고 서서 최강자가 된 흡혈군주가 존경스럽기까지 했다.

한편으론 자꾸 그런 생각도 들었다.

이전에 가졌던 것과 똑같은 의문.

다만, 이번에는 그때보다 더 훨씬 강했다.

‘정말 스승님과 겨뤄 본다면…… 누가 이길까?’

무왕이 탈각과 초월을 이루지 못한 건 분명한데. 그런데도 그가 흡혈군주에 질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은 왜 자꾸 드는 걸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 동안.

“흐흠! 튜토리얼 티켓이라.”

라플라스는 새하얀 털이 복슬복슬하게 난 턱을 손으로 매만지고 있었다. 연우에게서 모든 이야기를 듣고 고민에 잠긴 것이다.

양반다리를 한 그의 무릎 위로 토끼들이 옹기종기 뛰어놀고 있었다.

“확실히 그런 것이라면 있긴 있습니다만.”

그리고 들린 대답에 연우는 주먹을 꽉 쥐었다.

다행히 예상은 정확했다.

그래도 최대한 내색하지 않으려 무표정을 고수했다. 하지만 라플라스는 너의 생각 따윈 다 알고 있다는 듯 싱긋 미소를 흘렸다.

“그 값이, 결코 만만치 않다는 건 잘 알고 계시겠지요?”

“안다.”

연우는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슬쩍 찔러보았다.

“하지만 최고 관리자에서 내려온 그쪽에게는 별 필요 없을…….”

“가격이란 건, 수매자의 필요에 따라 천차만별로 달라지는 법이지요. 저는 물건을 갖고 있고, ### 님은 그걸 아주, 각별히, 필요로 하시지요. 그렇지 않으신가요?”

연우는 가볍게 속으로 혀를 찼다. 예상했던 대로 거래가 쉽게 성사될 것 같지 않았다. 신비 상인인 아트란이 보고 배워야 할 것 같았다.

옆에서 같이 이야기를 듣고 있던 라나는 마른침을 삼켰다. 소환된 이래, 이미 소환 시간이 다 되었는데도 불구하고 그녀는 계속 자의로 시간을 늘리고 있는 중이었다.

그럴수록 이승에 소환될 수 있는 횟수가 급속도로 줄어들었지만. 그녀에게는 지금 이 순간이 훨씬 중요했다.

연우를 도와 정우의 영혼을 찾을 수 있는 길을 확보하는 것. 그 것이 이제 그녀에게 남은 마지막 미련이었다.

“하지만.”

라플라스는 그런 연우와 라나, 그리고 뒤에서 팔짱을 낀 채로 고요히 이쪽을 노려보는 흡혈군주를 보면서 말을 이었다.

“앞으로 무슨 일이 있을 줄 알고, 차후에 더 크게 성장하실 게 분명한 ### 님과 이웃사촌이신 바토리 님께 미움을 살 정도로 큰 거래를 하겠습니까? 저, 그렇게 양아치는 아니랍니다.”

물론, 그 말을 쉽게 믿을 연우는 아니었다.

“그래서 거래 내용은?”

“우선 이것부터 받으시죠.”

연우는 갑자기 라플라스가 툭 던진 걸 엉겁결에 받았다. 그러다 툭 떠오른 메시지에 눈을 살짝 크게 떴다.

[‘튜토리얼 티켓’을 획득하였습니다.]

[현재 본 티켓은 사용이 불가능합니다.]

“이건……?”

손바닥만 한 크기의 티켓.

우측 위쪽에 ‘사용 불가’라는 낙인이 찍혀 있었지만. 연우는 가슴이 두근거리는 걸 느꼈다.

그 모습을 보면서. 라플라스의 미소가 짙어졌다.

“저는 물물 교환을 원합니다.”

“교환?”

“예. 보다시피 저는 이곳에 유배를 당한 몸이라, 운신이 쉽질 않답니다. 그러니 제 대신에 그곳으로 가셔서 이 서찰을 전해 주시기만 하면 된답니다. 그러면 샤랄라, 저절로 티켓도 사용이 가능하게 바뀌는 것이지요. 참으로 쉽지 않나요?”

라플라스는 품속을 뒤적거리더니 서찰을 꺼내 살랑살랑 흔들었다. 토끼 모양의 밀랍 인장으로 단단히 봉인되어 있어 열어 볼 수 없었다.

“물론, 그 서찰은 절대 뜯으면 안 된답니다. 뜯는 순간 제가 즉각 알게 되어 있으니, 튜토리얼 티켓도 바로 그 자리에서 찢어 버릴 겁니다. 프라이버시는 존중받아야 마땅하겠지요?”

심부름꾼 노릇만 하면 된답니다. 그렇게 쉽게 말하고 있었지만, 연우는 그것이 네시를 상대하는 것만큼, 아니, 어쩌면 그보다 더 위험한 일이 될지도 모른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때.

여태 말없이 지켜보던 흡혈군주가 눈을 가늘게 좁히면서 말했다.

“그 서찰, 네놈이 여기로 유배된 것과 관련이 있는 것이로군?”

“노코멘트. 역시나 프라이버시 침해입니다.”

흡혈군주는 마음에 들지 않은 듯 가볍게 코웃음을 치고, 연우를 돌아보았다.

“선택은 네 몫이다. 하지만 짐과 한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할 것이야.”

여기서 안 된다고 할 건 또 뭐가 있을까. 심부름꾼 노릇만 하면 튜토리얼로 가는 길이 열리게 된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이었다. 어디로 가면 되겠냐고 물으려는 순간.

“이런.”

갑자기 라플라스가 위쪽을 슬쩍 보더니 한쪽 입꼬리를 말아 올리면서 웃었다.

“아무래도 다른 불청객분들이 오셨나 봅니다. 집주인 허락도 없이 막무가내로 들어오려고 하고. 참 이 시대에는 예의 없으신 분들이 너무 많아 슬프단 말이지요.”

붉은 눈동자가 차갑게 반짝였다. 연우도 그 말뜻을 눈치채고 인상을 굳혔다.

아무래도 그동안 기절하고 있으면서 시간을 너무 많이 잡아먹은 모양이었다.

중앙 관리국의 추격대가 벌써 턱밑까지 추격해 오고 있었다.

시간이 촉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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