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화. 토끼와 거북이 (6)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연우의 눈이 차갑게 빛났다. 대체 이게 무슨 소리지? 자기가 결국에 성공하지 못하고 죽는단 말인 걸까?
하지만 영귀는 뒷말을 더 강조하는 느낌이었다.
이미 죽었을지도 모른다는 말.
“제가 산 사람이 아니란 뜻입니까?”
연우는 살벌한 기세를 뗬다. 여차하면 직접 비그리드까지 빼낼 기세였다. 살의가 폭풍처럼 휘몰아쳤다.
순간, 뒤쪽에서 감시의 눈길이 닿았다. 끽구였다. 만약 여기서 검을 뽑으면 그도 가만히 있지 않을 거란 경고의 의미였다. 이곳은 천교의 최고신이자 제왕인 옥황상제가 머무는 궁궐. 병장기를 빼 드는 것은 절대 용납지 못할 일이었다.
그런데도 연우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별주부의 말뜻이 무엇인지 알아야만 했다. 아니, 본능적으로 알아내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수께끼 같은 저 말에 자신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달려 있을지도 몰랐다.
“몰라. 그런 건 나도.”
하지만 별주부는 아공간을 열어젖힌 연우의 손을 슬쩍 보더니 고개를 가로저었다.
“만약 죽을 예정인 운명이라면, 애당초 명이 짧은 관상이었다면 내가 바로 읽었겠지. 봉래산에서도 네가 어떻게 죽을지에 대해서 비쳤을 거야. 하지만 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어.”
연우는 별주부의 깊은 눈매가 자신의 영혼을 관통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렇다고 네가 죽은 것이냐고 묻는다면 그것도 아니란 말이지. 그랬다면 영주산에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을 테니까. 삼신산은 산 사람만 비추는 거울이거든. 죽은 사람은 이곳이 아닌 명계의 관할이라.”
“그럼 제가 혹…….”
“죽음의 왕좌를 물려받은 몸이라 그런 건 아니냐고? 그것도 아니야. 죽음을 신위로 둔 신이나 악마라 해도 삼신산을 피할 수는 없어. 윤회나 운명은 신과 악마들도 피할 수 없는 절대적인 것이니까. 아니, 오히려 그만한 존재이기 때문에 인과율의 구속에서 더 벗어날 수 없는 법이거든.”
짊어지는 게 많기 때문에 인과율의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인과율의 한 지점을 차지하고 있는 삼신산이 그의 운명을 놓칠 리 없다는 말이었다.
“…….”
결국 연우는 입을 꾹 다물어야만 했다. 대체 별주부의 말을 어떻게 받아들여야만 하는 걸까. 삼신산에서 보았던 깜깜한 어둠은 대체 무엇이었던 걸까.
물론, 짐작 가는 바가 전혀 없는 건 아니었다.
‘칠흑.’
어쩌면 연우가 보았던 어둠은 ‘없는’ 게 아니라, 그 자체였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초월적 존재들이며 우주적 존재들도 경외하는 칠흑왕이라면. 그의 후예로 낙인이 찍혔다면 인과율이나 윤회전생의 굴레에서 한 발 벗어난 것이 아닐까.
“아니. 그것도 아니야.”
하지만.
“네가 ‘그’인 건 아니잖아?”
별주부는 연우의 생각을 읽은 듯, 싱긋 웃으면서 마지막 추측마저 뭉개 버렸다.
결국 연우가 내릴 수 있는 대답은.
‘아무것도 없는 건가.’
그러나 연우는 이것도 이것 나름대로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에게 정해진 운명의 굴레가 없다는 것. 미래를 읽을 수 없다는 것. 그렇다는 건, 그게 무엇이 되었든 간에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걷고 싶은 대로 걸어 목표를 이루면 된다는 뜻이 아닌가.
“정말 의외인 인간이구나, 너? 보통 이런 경우에는 좌절하거나 심각해지기 마련인데.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고. 자기 합리화를 잘하는 건지, 속이 편한 건지, 아니면 그만큼 스스로에게 자신이 있는 건지……. 도무지 알기가 어려워.”
별주부는 삼신산 내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꿰뚫어 볼 수 있는 권능이 있었다.
그 권능에는 그 사람이 세 개의 영산을 통과하면서 보는 광경뿐만 아니라, 생각, 사고, 무의식적인 인지를 비롯해 그들에게 예속된 운명의 굴레 및 영혼의 생멸 과정 전체를 통시하는 것 역시 포함되었다.
그렇기에 여러 신과 악마들은 삼신산을 쉽게 찾아오지 못했다. 시공의 흐름이 부담스러운 것도 있었지만, 자칫 자신의 모든 운명을 별주부에게 읽힐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신적인 존재일수록 강한 운명의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는바. 약점이 될 수 있는 사안을 노출하고 싶은 이는 아무도 없었다.
그래서 별주부는 언제나 시공의 바다 위를 표류하면서 항상 심심함을 달랬고, 이따금 찾아오는 손님이 있으면 그들의 운명을 점지해 필요 이상으로 떠벌려 주곤 했다.
그런 그의 눈에 연우는 많은 점이 신기한 방문객이었다.
수많은 트라우마를 지니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는 마음가짐. 그건 정신력이 강하다기보다는 차라리 과거와 ‘단절’되었다고 보는 게 옳을 정도로 덤덤해도 너무 덤덤했다.
제 것이지만, 제 것이 아니게 된 것을 본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마치 이 세상의 존재가 아니게 되었으나, 다시 되고 만 것 같은. 그래서 죽었으되 죽지 않은 것 같은, 그런 느낌.’
이런 걸 두고 흔히 이렇게 표현 하지 않던가.
도구.
마음대로 쓰고, 필요 없다 싶을 때는 스스럼없이 버릴 수 있는 것.
연우는 제 몸뚱이만이 아니라 영혼까지도 그렇게 여기고 있었다.
대체 어떤 삶을 살아야 저런 마음가짐이 되는 걸까. 아득한 세월을 살아온 별주부였지만, 도저히 연우의 사고를 이해할 수가 없었다.
편하게 도구라고 부르긴 했지만, 사실 그가 파악하기로 연우는 그보다 더 나가고 있었다. 자신의 생사조차 아무렇지 않게 여기는 모습이 섬뜩하게 느껴질 정도였으니, 연우의 모든 게 낯설기만 했다.
하지만 별주부는 그런 자신의 생각을 입에 담지 않았다.
그 생각도 일개 추측일 뿐인 데다가, 어쩌면 본인 스스로가 더 잘 자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그렇기에 칠흑왕으로부터 점지를 받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면에서 둘은 아주 비슷했으니까. 똑똑한 것 같지만, 아둔하기 짝이 없는, 그런 존재.
“여하튼 너에 관한 건 나중에 차차 따로 생각해 보도록 하고. 여기에 온 건 어떤 심부름을 완수하기 위해서였지? 이리 줄래?”
연우는 잠시 깊은 생각에 잠겨 있다가 곧 서찰을 꺼내 그에게 건네주었다.
별주부의 말마따나, 삼신산에서 본 것들을 깊이 생각해 봤자 나오는 대답은 없으니까. 결국 해답은 스스로가 찾아야 했다.
“라플라스, 내가 요청할 때는 그렇게 질질 끌더니. 이렇게 늦게서야 대답을 주면 어쩌자는 건지. 그래도 이제야 겨우 결심이 섰나 보네.”
별주부는 입술을 삐죽 내밀면서 가볍게 투덜거렸다. 그 모습이 처음으로 외양과 어울려서 오히려 낯설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든 퀘스트(별주부전)을 무사히 완수하였습니다.]
[누구도 쉽게 이루지 못할 업적을 달성했습니다. 추가 공적치가 제공됩니다.]
[공적치를 100,000만큼 획득했습니다.]
[추가 공적치를 150,000만큼 획득했습니다.]
[보상으로 ‘삼신산 방문 자격’과 ‘튜토리얼 티켓 사용 권한’을 획득하였습니다.]
[‘삼신산 방문 자격’은 필요시에 별주부의 허락 유무에 따라 삼신산으로의 입출입이 가능한 권한입니다. 자세한 사용 방법은 별주 부에게 따로 안내를 받으세요.]
[지금부터 ‘튜토리얼 티켓’의 사용이 가능해졌습니다. 자세한 사용 방법은 정보창을 참조하세요.]
화악!
연우의 주머니에서 빛무리가 확 번진다 싶더니, 손바닥 위로 튜토리얼 티켓이 둥실 떠올랐다.
[튜토리얼 티켓]
종류: 잡화
등급: EX
설명: 튜토리얼 스테이지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티켓. 보통 튜토리얼은 플레이어들의 입장이 불가능한 것이 원칙이나, 이 티켓의 소지자에 한해서 예외로 규정을 둔다.
원래는 관리자 전용이고, 일회용이므로 재사용이 불가능하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관리자가 아닌 인물이 사용할 시에 자동적으로 관리국의 주의 대상으로 올라가게 된다.
‘드디어 얻었다.’
야네크의 암굴에서부터 마해, 그리고 삼신산에 이르기까지. 간단하게 끝날 줄 알았던 여정은 생각보다 길게 이어졌고, 중앙 관리국의 추격도 더 집요해졌다. 그래도 튜토리얼 티켓을 무사히 얻을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물론, 상황이 여기서 전부 끝난 건 아니었다.
여전히 중앙 관리국의 추격은 끝나질 않은 상태. 이미 자존심이 상할 대로 상한 타넥과 루피는 절대 그를 놓치지 않으려 할 터였다. 어쩌면 튜토리얼 스테이지가 통째로 엉망이 될지도 몰랐다.
‘아카샤의 뱀을 생포하는 것도 집중을 요할 일인데. 저들까지 상대하려면…… 골치가 이만저만 아플 일이 아니야.’
연우가 원하는 건 어디까지나 칠흑으로 가는 길. 아카샤의 뱀을 생포하는 건 단순히 그걸 위한 중간 과정이었기에, 그 전에 실험해 볼 게 있었다.
그사이. 별주부는 서찰을 전부 읽고 헛웃음을 흘리더니, 양옆으로 쭉 찢었다.
연우는 화들짝 놀랐다. 중요한 서찰이 아니었나? 별주부가 왜 그러나 싶었는데.
퐁!
갑자기 바람 빠지는 소리와 함께 서찰이 흩어지더니, 선명한 핏빛의 보석이 나타나 별주부의 손에 떨어졌다.
연우는 대번에 그것이 무엇인지 알아차렸다.
‘혈정. 아니, 그보다 더 상급인가?’
야네크의 암굴에서도 귀하게 취급받던 혈정보다도 더 깊은 신력을 품은 것으로 보였다. 혈루석과 혈정이 단순한 광석이었다면, 저것은 반짝반짝 윤이 나는 보석이었다.
그런데 어딘지 모르게.
‘낯이 익어. 뭐지?’
그 순간.
우우웅-
연우는 심장에 자리 잡은 죄악석이 잘게 떨리는 걸 느꼈다. 마치 반가운 친구라도 만난 것 같은 떨림. 라이벌인 다른 영혼석과 마주쳤을 때와는 전혀 다른 느낌이었다.
“혈옥(血玉). 우리는 보통 이것을 그렇게 부르지. 타계의 신이 안쪽인 이곳에다 남긴 몇 개 안 되는 깊은 흔적 중 하나. 태초에 칠흑 같은 어둠만이 무성할 때, 빛이 깨어나면서 부서졌던 조각 중 하나.”
우우우웅!
죄악석의 공명이 더 커졌다.
“네가 지닌 죄악석과 비슷한 시기에 나왔던 것이니 그렇게 떨리는 것도 무리는 아닐 거야.”
“그건…… 대체 무엇입니까?”
연우의 목소리가 잘게 떨렸다. 혈옥이 혈정보다도 더 상급이라는 건 알겠다. 그 정확한 정체가 무엇인지 묻는 것이다.
“말했잖아? 태초에 우주가 처음 일어났을 때 나타난 시원의 불길 같은 거라고. 자세한 건 우주 창생과 관련이 있어 언급이 금지되었으니 여기까지. 알고 싶으면 자격을 갖추든가, 나중에 창공 도서관이라도 찾아가 봐. 내가 말해 주는 것보다 더 상세하게 알 수 있을 테니.”
창공 도서관.
그 말이 연우의 머릿속에 단단히 박혔다.
“그럼 그걸 어디에 쓰실 건지 물어봐도 되겠습니까?”
연우는 본래 자신과 관련이 없는 일에는 전혀 관심을 두지 않는 주의였다. 탑 내에서 섣부른 관심과 언행은 자칫 위험을 부를 수 있었다.
하지만 혈옥만큼은 달랐다. 죄악석과도 어떤 연관이 있는 물건. 타계 신의 영육 조각으로 보이는 저것의 활용법을 되도록 많이 알아 둬야만 했다.
타계의 신은 혼돈을 근간으로 하고 있으니, 탑 내의 신과 악마들에게 아주 치명적이다. 그래서 실험용이나, 무기로 만들려는 건가 싶었는데.
별주부의 대답은 너무 뜻밖이었다.
“‘간’이야.”
“간?”
“그래. 라플라스의 진짜 간. 병마에 빠져 잠에서 도무지 깨어나질 않는, 공주님 같은 상제를 깨울 수 있는 마법의 키스 같은, 그런 만병통치약이지.”
“……!”
역시나 전혀 예상치도 못했던 대답이었다.
“원래 마해에서 살던 라플라스를 세상 밖으로 꺼내 왔던 건, 옥황상제를 비롯해 여러 창조신과 최고신들이 공통적으로 앓고 있는 병마를 치료하기 위한 약재를 구하려 했던 것. 하지만 그 간악한 토끼 놈이 위험을 눈치채고 진즉에 내빼서 시간을 끌고 말았었어.”
연우는 라플라스가 왜 그동안 관리국에 있었는지를 알 것 같았다. 천계와 전혀 다른 균형점을 유지하는 관리국 내에 있으면, 별주부도 어떻게 해코지를 못 하리라 생각했던 거겠지.
‘그러다 사고를 치고 관리국에서 내빼고 말았고, 다시 별주부와 손을 잡았다는 건가.’
대체 라플라스가 저지른 사고가 무엇일까. 무슨 이유로 마해로 도망치다시피 하고, 다시 별주부와 손을 잡아 몸을 일으키려 하는 걸까.
연우는 단순히 라플라스를 움직이게 한 동력원이 호기심이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대한 뭔가가 있었다. 그로서는 아직 생각지도 못한 큰 뭔가가.
“아무튼 이것을 받았으니 상제의 병마도 곧 치료할 수 있을 거야. 그리고 난 그 대가로.”
화악!
별주부는 앙증맞게 작은 손을 꽉 쥐었다. 그러자 혈옥이 흩어져 사라지고, 대신에 머리 앞으로 두꺼운 책자가 나타나 파라락 펼쳐졌다.
“녀석에게 체현되었던 구속을 풀어 주고, 자유를 쥐여 주는 것. 그게 거래의 내용이였어.”
연우는 별주부가 소환한 책자가 무엇인지 어렴풋이 알 것 같았다.
시스템 레코딩 북.
각 사회의 최고위들에게만 허락되었다는 신권, 탑의 시스템에 직접 간섭할 수 있는 명령권을 발휘하려는 것이다.
별주부는 싱긋 웃으면서 살짝 눈을 감고 영언(靈言)을 외웠다.
“구속이여, 끊어져라.”
둥-
별주부를 따라 공간에 자그마한 파장이 일어났다.
“법칙이여, 부여되라.”
두웅-
이번에는 조금 더 큰 파장이 번져 나갔다.
이로써 마해에서 태어나 언제나 탑 외의 존재로서 별개(別個)로 분류되던 라플라스가, 별주부가 가진 옥황상제의 권한에 따라 시스템의 가호를 받게 되면서 탑 내에서의 자유를 가지게 되었다.
그렇다는 건.
‘더 이상 중앙 관리국의 추격을 받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겠지.’
아니나 다를까.
콰앙!
갑자기 시공의 바다, 저 너머에서 충격파가 전해졌다. 격한 시공의 흐름을 뚫고 넘어올 정도로 강렬한 파장. 라플라스가 드디어 단단히 누르고 있던 진짜 힘을 개방했다는 뜻이었다.
모르긴 몰라도, 여태 쌓인 게 있는 만큼 타넥, 루피와의 충돌은 더 거세질 게 분명했다.
‘시스템의 가호를 받게 된 마해의 왕이라.’
생각만 해도 끔찍했다. 스테이지로 나간다면 이보다도 훨씬 혼란스러워질 텐데. 올포원이 바로 나설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아니. 어쩌면 그걸 노린 건가.’
라플라스를 움직이게 만든 거대한 뭔가가 있다면, 애당초 이런 것을 노렸던 건 아닐까? 혼란이 찾아오도록. 누군가가 들었다면 비약적인 상상이라고 치부할지도 몰랐다.
“그리고 이거 받아.”
별주부는 시스템 레코딩 북을 도로 접으면서 연우에게 뭔가를 던졌다.
혈옥과 비슷한 생김새의 구슬. 다만, 색은 단풍잎을 닮은 주홍빛으로 반짝였다.
“이건 무엇입니까?”
“려(黎)의 조각.”
“……?”
별주부는 속을 알 수 없는 웃음을 흘렸다.
[본 물품을 확인할 수 없습니다.]
읽을 수 없다고?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 연우의 눈이 살짝 커졌다.
천통안이 깃든 용신안으로도 아무것도 읽을 수가 없었다.
“라플라스와는 별개로, 내가 고마워서 주는 선물. 그냥 좋은 업적 쌓아서 시스템이 주는 보상이라고 생각해. 아마 앞으로 요긴하게 쓰일 거야.”
려의 조각. 연우는 처음 들어 보는 단어를 작게 중얼거렸다. 그리고 군말 없이, 별주부가 주는 것이니 좋은 것이겠거니 하고 아공간 속에 넣었다.
삼신산을 방문한 이들의 운명을 읽는 자가 주는 물건인 만큼, 자신에게서 뭔가를 읽고 건네줬을 게 분명했다.
연우는 감사하다는 인사를 하고, 돌아서서 티켓을 손에 쥐었다.
이제 드디어 튜토리얼 스테이지로 넘어갈 차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