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화. 또 다른 후예 (4)
‘이렇게나 움직였는데…… 가까워지는 기색이 전혀 없어.’
연우는 하늘 날개를 펼치면서 심연 속을 한참 동안 유영하다가 이곳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깊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보통 스테이지 같았으면 이미 끝에서 끝까지 도착하고도 남았을 거리인데도 불구하고, 전혀 줄어드는 감이 없었으니.
지구에서 아무리 달을 향해 걸어도 항상 제자리인 것처럼 보이 듯이. 심연은 도무지 끝이 보이지 않았다.
분명히 시간도 꽤 지난 상태였다. 시차 괴리의 스킬이 있는 덕분에 시간 관념도 확실하게 체크할 수 있었으니까.
‘아니면 내가 혹시 같은 곳을 계속 배회하고 있는 걸까?’
연우는 혹시 자신이 잘못된 길로 가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하지만 그렇지는 않은 것 같았다.
지잉, 지잉, 지이잉-
계속 형틀이 울리는 걸 보니 맞는 길로 가고 있는 건 확실했다.
‘너무 깊게 들어왔는데. 나중에 제대로 돌아갈 수나 있을까?’
이곳에서는 마법이나 주술 같은 외부의 법칙을 이용한 기술은 잘 통용되지 않았다. 어떻게 사용이 된다고 해도 또 다른 이질적인 법칙이 끼어들고 있으니, 몸을 직접 움직이는 수밖에 없었다.
도중에 돌발적인 변수가 생긴다면 정말 위험천만한 일이 발생할 수도 있는 것이다.
결국 의지할 곳이라고는 자신이 구축해 놓은 심상 결계밖에는 없는 셈이었다.
연우는 미후왕의 허물이 시키는 대로 하길 잘했다고 생각하면서 좀 더 잠수에 속도를 더했다.
여태까지는 그래도 심연 속에 다른 뭔가가 있을지 몰라 경계를 하느라 제대로 속도를 내지 못했는데, 이제는 더 이상 걱정할 필요가 없을 것 같았다.
콰앙, 콰앙, 콰아앙-
연우가 허공을 거칠게 박찰 때마다, 마력탄이 크게 터지면서 그의 몸이 아래로 쭉쭉 밀려났다. 그럴 때마다 그가 지나간 자리로 잔잔하게 흐르던 심연의 해류가 크게 흔들렸다.
그리고 그런 연우가 재미난지 반딧불이 같은 생김새를 한 생령들이 연우 주변으로 잔뜩 모여 어느새 군집체를 이루고 있었다.
처음에는 이질적인 기운을 풍기는 연우를 두려워하며 가까이 올 생각도 하지 않던 것들이었지만, 연우가 별반 위해를 가하지도 않고 어느 정도 익숙해지니 다시 하나둘씩 모여 이렇게나 많아진 것이다. 녀석들은 운신에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지, 아무리 빠른 속도를 내도 곧잘 따라왔다.
녀석들이 뿜어내는 빛 덕분에 연우도 시야를 확보하기가 좋았다.
무엇보다.
『주인! 얘네들이 자꾸 엉겨 붙어! 저리 가, 저리 가란 말이야! 에잇, 에잇! 헤헤헤! 간지러, 간지러워!』
어느새 니케가 연우의 등에 올라탄 채로 나타나 생령들과 재미나게 놀고 있었다. 생령들은 니케의 부리 위에 올라타기도, 깃털을 콕콕 찔러 보기도 하는 등 장난치기에 바빴다.
니케도 겉으로 드러내지 않아서 그렇지, 간만에 현자의 돌 속에서 나와 같이 놀 수 있는 친구들이 생겨서 기쁜 모양이었다.
그리고 한편으로, 연우는 자신에게로 모여드는 생령들은 물론, 지나가는 길목마다 마주치는 생령들에게까지 일일이 의념을 쏘아 모양을 살피기도 했다.
‘없어. 역시나.’
동생의 영혼이 칠흑이나 심연 속에 잠겼다고 하니, 혹시 그와 비슷한 것이라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했던 것이었지만.
기대는 그저 단순한 기대일 뿐. 그것이 이뤄지는 기적은 없었다.
하지만 어쩌면 이게 당연한 건지도 몰랐다.
모든 영혼들이 잉태되는 공간, 생령들이 살아가는 곳에 동생의 영혼이 버젓이 있을 수는 없을 테니.
결국엔 칠흑왕의 형틀이 가리키는 곳, 칠흑왕의 본체가 있을지도 모르는 곳에 도착을 해야만 뭔가를 알아낼 수 있을 것 같았다.
* * *
3일째.
연우는 심연 속을 유영하면서 인상을 팍 찡그렸다.
아무리 지칠 줄 모르는 체력과 정신력을 지녔다지만, 그래도 사흘 내내 똑같은 광경만 보고, 계속 헤엄만 치고 있다면 짜증이 날 수밖에 없었다.
문제는 그런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거리는 가까워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5일째.
연우는 여전히 유영에만 집중하고 있었다. 역시나 보이는 건 오로지 어둡기만 한 심연과 자신을 따라다니는 더 많은 생령들뿐.
차라리 생령들과 의사소통이라도 나눌 수 있으면 그나마 나을지 모르지만, 녀석들은 인간으로 치면 갓난아기나 다름없는 상태라서 호기심을 내비치거나 무서 워하는 등 본능적인 행동밖에는 할 수가 없었다.
그나마 니케가 있었기에 망정이지. 없었더라면 연우는 벌써 돌아가고도 남았을지 몰랐다.
물론, 바깥의 현실 시간은 그만큼 흐르지는 않았을 테지만, 그래도 만만찮은 시간이 흐른 건 분명했다.
21일째.
연우는 심연이 주는 수압이 조금씩 강해지고 있음을 몸소 체감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럴수록 자아도 같이 짓눌릴 수 있다는 사실 역시 실감하는 중이었다.
만약 심상 결계로 자아를 계속 유지시키고 있지 않았더라면, 위험천만했을지도 모르는 상황.
미후왕의 허물이 했던 경고처럼 칠흑왕의 형틀로 자아를 유지할 수 있는 데는 한계가 있는 모양이었다.
45일째.
언제부턴가 더 이상의 탐사를 중지해야 하는가 하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하지만 여기까지 내려온 시간이 아까워서라도 도저히 그럴 수가 없었다.
그래서 연우는 유영하는 것과 별개로 다른 소일거리를 찾아 하기 시작했다.
미후왕의 허물이 가르쳐 줬던 검뢰팔극.
아직 제대로 풀어낼 수 있는 한계는 삼극이 한계인 그로서는 더 빨리 숙달될 필요가 있었다. 그리고 그러면 그럴수록 의념도 더 강화될 테니, 가중되는 심연의 압력도 더 잘 견뎌 낼 수 있을 것 같았다.
뜻하지 않게 딱 알맞은 수련 장소를 찾아낸 셈이었다.
그렇게 생각하니 연우는 여태 지루하기만 했던 여정에서 이제 새로운 목표점을 찾을 수 있었다.
수련에 매진하는 건, 그가 내세울 수 있는 최고의 강점이자 무기였으니.
이 또한, 그를 상징하는 투쟁 중 하나였다.
162 일째.
우-
우-
어디선가 어떤 이상한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생령들이 내는 소리는 절대 아니었다.
어딘지 모르고 음울하고, 어두운 소리.
연우는 그 소리의 진원지를 찾고자 잠시 유영을 멈추고 주변을 탐방했지만, 아무것도 찾을 수가 없었다.
???일째.
이제는 귀찮아서 일수를 헤아리지도 않고 있을 무렵. 못해도 2년 정도는 지나지 않았나 싶은 시점엔 몇 배로 강해진 수압에도 전혀 끄덕하지 않고, 간간이 들리는 이상한 소리에도 익숙해져 있었다.
여전히 그 소리의 정체는 알아내지 못했지만, 칠흑왕의 형틀이 향하고 있는 곳에서 흘러나오고 있다는 것만큼은 알 수 있었다.
‘칠흑왕의 본체가 내는 소리인가? 아니면 그와 비슷하거나 다른 뭔가가 같이 잠들어 있나?’
연우는 가만히 눈을 좁히면서 이동을 재개했다.
그리고 언제부턴가 그 많던 생령들도 이제 거의 보이지 않게 되었다.
???일째.
햇수로 치면 5년이 되지 않았을까 싶었을 때.
조금씩이나마 간간이 보이던 생령들도 전부 보이지 않고, 니케도 심심하다면서 도로 현자의 돌 속으로 돌아가 오로지 그만이 남은 상태였다.
심상 결계를 유지하는 것도 힘들겠다 싶을 정도로 수압이 강해진 상황에서, 연우는 검뢰팔극에 대한 연구만 계속하고 있을 따름이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시간이 좀 더 남아 기어 다니는 혼돈으로부터 강탈했던 계시록의 내용도 찬찬히 훑어보고 있었다.
그러다.
파앗!
어둡기만 한 심연의 바닥 저편에서 빛이 새어 나오는 것이 보였다.
‘뭔가 있다.’
연우는 하늘 날개를 크게 펼치면서 전속력으로 그곳을 향해 날았다. 그동안 꾸준히 이미지 트레이닝을 해 온 덕분인지, 그는 처음 심연에 들어왔을 때에 비해 다시 한번 더 성장을 이룬 상태였다.
그리고 드디어 빛이 한껏 펼쳐진 장소에 도착했을 때.
“……!”
연우는 자기도 모르게 유영을 하다 말고, 도중에 하늘 날개로 홰를 치면서 가까스로 방향을 꺾어야만 했다.
그의 발아래로, 도무지 믿기지 않는 장엄한 광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그것은 거대한 ‘문’이었다.
연우쯤은 아주 작은 벌레쯤으로 취급할 것 같은 어마어마한 크기를 자랑하는 문.
문제는 문 위에 그려진 그림들이 어딘지 모르게 낯설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성화(聖畵)…… 올림포스의 보고에서 보았던 것과 동일해.’
올림포스의 보고와 하데스의 대신전에서 보았던 성화와 비슷한 내용을 담고 있었다.
다만, 문에 그려진 것은 그보다 훨씬 방대하고 정교했다.
아주 거대한 그림자로 둘러싸인 무언가에 벼락을 떨어뜨리면서 힘을 빼앗는 제우스와 해일을 일으켜 그것의 발목을 잡는 포세이돈, 그리고 다른 신들과 함께 군단을 지휘하는 하데스의 모습까지.
하지만.
그것은 다른 각도에서 보면 전혀 다른 모습으로 비치기도 했다.
〈아스가르드〉를 기준으로 두게 되자, 순간 제우스는 아스가르드의 최고신인 오딘으로, 포세이돈은 빌리, 하데스는 베로 보였고.
〈천교〉를 기준으로 두니, 각각 복희, 신농, 수인으로 비치는 신기한 현상이 빚어졌다.
연우는 왜 그런 모습이 나타났는지를 알 것 같았다.
‘공통된 창조 신화.’
대지모신을 사냥하여 세상을 창조했다는 여러 신화가 공통적으로 퍼져 있듯이, 이것 또한 그와 비슷한 맥락인 것 같았다.
‘정확하게는 천마와 싸우고 떨어졌던 것을 날름 받아 처먹은 것이겠지만.’
아마도 이 성화를 새겨 넣은 이들은 이 문 속 너머에 있는 존재를 자신들이 떨어뜨려 놓았노라고, 그렇게 말하고 싶었던 모양이었다.
그런 성화를 여럿 그려 신도들에게 나눠 줄수록, 그리고 그것이 진실이라 믿는 이들이 많아질수록, 설사 꾸며 낸 신화라 할지라도 그 효과는 오롯이 그들에게로 전해질 테니.
물론, 여러 신과 악마들이 저 존재를 공허에다 박는 데 전혀 아무런 공헌을 하지 않은 건 아니었을 것이다. 그것을 날름 자기들끼리 먹어 치우려는 게 우스울 뿐이지.
그리고 성화는 그 무언가가 무저갱에 박힌 뒤로도 계속 이어지고 있었다. 여태 연우가 보지 못했던 비화였다.
하나같이 생생하고 흉험한 과정들.
깊디깊은 무저갱으로 추락하고, 쇠사슬에 사지가 결박된 채로 분노를 표출하는 존재의 모습은 어딘지 모르게 애처로우면서도 너무나 생생해 보는 것만으로도 오싹함이 들 정도였다.
그리고 문이 닫혀 그 안에 갇히고 난 뒤에는 세월이 흐름에 따라 여러 가지 내적인 갈등을 겪는 모습이 보였다.
분노와 좌절 등이 이어지다가, 끝끝내 잠이 들어 어둠 속에 동화되는 모습. 그러면서도 짙은 무저갱 속에서 간간이 뜨는 실눈은 마치 연우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다.
그 아래에도 더 많은 성화가 그려져 있는 것 같았지만, 연우는 더 이상 볼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
‘그렇다면.’
연우는 눈을 가늘게 좁혔다.
‘이제 이 문을 어떻게 여느냐가 관건인데.’
물론, 문을 열었을 때의 위험성을 전혀 모르는 건 아니었다.
연우는 칠흑왕에 대해 아는 게 그리 많지 않았다. 죽음과 어둠, 꿈의 시원(始元)이 되는 존재이며, 태고신이나 개념신들이 태어나기도 훨씬 이전, 창세가 이뤄지기도 전에 존재했던 거룩한 존재라는 것밖에는.
그가 일어나게 되면 자칫 세상이 혼란에 빠질 수도 있었다. 천마도 그렇게 여겼으니 칠흑왕을 공허에다 박을 생각을 한 게 아니겠는가.
하지만 연우로서는 그딴 건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칠흑왕이 깽판을 치든, 복수를 꿈꾸든 그게 자신과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피해를 본다면 그건 어디까지나 칠흑왕의 뒤통수를 갈긴 지금의 신과 악마들의 책임이지.
천마가 무슨 일이냐며 나설 수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애당초 그럴 생각이었다면, 나를 그렇게 그냥 놓아주지도 않았었겠지.’
게다가 연우의 예상대로라면, 지금 자신의 힘으로 이 문을 여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까울 터였다. 그게 가능했더라면 진즉에 누군가가 해내고도 남았을 테니. 그가 만났던 천마도 그리 호락호락한 사람이 아니었다.
하지만 연우는 가능한 한 ‘조금’이라도 문을 열어 볼 생각이었다. 아주 자그마한 틈새라도 좋았다. 아니, 문을 열지 못한다면, 그 너머에 있을 존재에게 의사를 전달하기만 할 수 있어도 충분했다.
그저 그가 묻고 싶은 것은 몇 개 없었다.
동생은 어디에 있느냐?
그 영혼을 왜 가져가서 내놓지 않는 거지?
그리고 나에게 이런 힘을 주고, 후예로 덜컥 삼은 이유는 무엇인가?
아니, 그런 것들마저도 다 필요 없었다.
그저 첫 번째 질문에 대한 대답만 들을 수 있다면 이제 다른 미련 따윈 없었다.
‘어떻게 여는 게 좋을까.’
하지만 막상 개방을 시도하려 하니 좋은 방법이 떠오르질 않아 잠깐 고민에 잠겨야 했다.
그러다.
웅, 웅, 우웅-
연우의 눈에 오 년이 넘도록 계속 떨리기만 해서 이제는 익숙해지다시피 한 칠흑왕의 형틀이 보였고.
혹시나 하는 생각에 마력을 형틀에다 한껏 불어 넣었다.
쩌어어엉!
그러자 세 개의 형틀이 일제히 맑은 공명음을 토해 냈다.
그리고.
촤륵, 촤르르륵-
한껏 풀려난 쇠사슬이 다른 어느 때보다 길게 쭉쭉 뽑혀 나오면서 어디론가 이동했다. 그리고 곳곳에 맺힌 공허를 따라 안쪽으로 쉴 새 없이 빨려 들어가더니, 어느 순간 어느 지점에서 덜컹, 하고 맞물리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
그에 연우는 사슬이 문 너머에 잠들어 있는 칠흑왕의 본체, 혹은 그와 관련된 무언가와 연결되었다는 사실을 직감적으로 알아차렸다.
그래서 그것을 최대한 있는 힘껏 잡아당기기 시작했다.
쇠사슬이 빳빳해졌다. 저 너머에 있는 것이 대체 얼마나 무거운지, 신력이며 모든 마력을 총동원해도 좀처럼 꿈쩍도 않았다. 심연을 내려오는 내내 단련했던 심상 개변을 최대한 전개해도 마찬가지였다.
‘어떻게 해야……?’
순간 연우의 머릿속에 스치는 것이 있었다.
기어 다니는 혼돈을 봉인할 때 사용했던, 미후왕 허물의 힘!
‘여의봉!’
그 생각이 끝나기 무섭게, 연우의 주변으로 여의봉의 조각들이 다량으로 나타나 회전하면서 검은 쇠사슬에 조립되기 시작했고.
그그긍-
‘열린다……!’
여의봉의 조각들이 의념과 심상을 잔뜩 머금으면서 힘을 또다시 몇십 배로 증폭시킨 뒤에야 아주 천천히 문이 열리기 시작했다.
문 너머에는 심연보다도 더 짙은 어둠이 도사리고 있었다.
반면에 연우의 두 눈은 화안금정으로 밝게 빛나던 그때.
『안 돼요. 잠을 깨우시면.』
별안간 쇠사슬이 말려 들어갔던 공허에서부터 낯선 손이 불쑥 튀어나오더니, 천천히 위쪽으로 누군가가 모습을 드러냈다.
한 손에는 쇠사슬을 붙잡고, 다른 한 손에는 이곳과 전혀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곰 인형을 안고 있는 소녀. 앙증맞은 외모를 지니고 있지만, 연우는 본능적으로 위험을 느낄 수 있었다.
그는 본능적으로 소녀가 누군지 알 수 있었다.
‘칠흑의 또 다른 후예!’
시의 바다의 수장.
그 생각이 끝나기 무섭게.
콰아아앙!
연우는 왼손으로 마장대검을 뽑아 그대로 휘둘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