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두번 사는 랭커-577화 (577/862)

2화. 부자지간 (2)

쿠어어어!

마성은 위쪽을 올려다보면서 고통에 찬 비명을 연거푸 질러 댔다.

그만큼 검은 질풍이 되어 전신에다 난도질을 하는 크로노스의 무용(武勇)이 대단해도 너무 대단했던 것이다.

『어떻게! 대체 어떻게……!』

그로서는 지금 상황이 도저히 이해가 되질 않았다.

마성은 분명히 한때 크로노스의 일부였던 존재. 크로노스가 신왕으로서 쌓은 신화에는 그의 지분도 상당하다는 뜻이었다.

그래서 마성은 동기화를 통해 크로노스의 본체를 뜻대로 조종하려는 시도를 할 수 있었고, 실제로 상당수의 신화를 끌어와 연우를 밀어붙이기도 했었다.

이대로 조금만 더 시간이 주어진다면 충분히 주체의 자리를 거머쥘 수도 있을 것 같았다.

반면에 크로노스는 어떤가?

본체에서부터 떨어져 나가 영락한 지 만 년도 넘었을뿐더러, 심지어 지금은 영혼만 남은 영체(靈體) 상태였다. 그리고 그마저도 반쪽짜리 태엽만 갖고 있는.

물론, 본체의 힘을 끌어와 격을 상당수 복구했다고 하더라도, 신왕으로서의 무용을 전부 되찾기란 힘든 것이다.

아니, 비교할 것조차 아니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크로노스는 너무나 압도적으로 마성을 몰아붙이고 있었다.

잊어버린 신위 따위는 그저 불편함에 지나지 않는다는 듯.

영락해 버린 지난 세월은 그저 옛날 일에 불과하다는 듯.

그래서 순간 다른 존재가 아닌가 싶기도 했지만.

말하는 어투 하며 망나니 같은 행동 등을 봐서는 분명히 옛날의 그 크로노스가 맞았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 그는 마성이 모르는 크로노스이기도 했다.

떨어져 있던 세월 동안, 달라져도 너무 많이 달라졌던 것이다.

촤아아악-

푸우우!

오른쪽 옆구리 부분이 깊게 베여 들어가면서 혼탁한 칠흑이 다시 크게 튀어 올랐다.

『너는…… 대체……!』

“궁금하겠지?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알 수 없어서?”

그때, 크로노스가 마치 마성의 생각을 읽기라도 한 것처럼, 그의 귓가에 휙 하고 나타나 차갑게 웃었다.

그 목소리가 너무나 차가워서 마성은 저도 모르게 허리를 쭈뼛 세우고 말았다.

“너는 아마 짐작도 못 할 거다.”

촤아악!

크로노스는 스퀴테를 횡대로 휘둘렀다. 목표는 머리.

마성은 본능적으로 목을 뒤쪽으로 빼려 했지만, 공세를 전부 피하지 못했다. 머리통의 왼쪽 윗부분이 비스듬하게 잘려 나갔다. 고통에 찬 절규가 다시 울려 퍼졌다.

“내가 얼마나 그동안 이를 갈아 댔었는지 말이야.”

휘리릭!

크로노스는 공허를 열어 재빨리 자리를 이탈했다. 그가 빠져나간 자리로 마성이 뿌린 검은 벼락이 아슬아슬하게 스쳐 지나갔다.

그리고 다시 크로노스가 나타난 곳은 마성의 왼쪽 발목께.

“전부 빼앗긴 것만 같았거든. 잃어버린 것 같았고. 왕좌, 신위, 힘…… 감히 내게서 그 모든 것들을 앗아간 자식 놈들이 미워도 너무 미웠지. 그리고 복수할 생각으로 가득했어. 배은망덕한 자식 놈들을, 아비인 내가 혼내 줘야겠다. 뭐, 그런 생각.”

마성의 왼쪽 발목이 그대로 잘려 나갔다.

쿠우웅!

결국 마성의 한쪽 무릎이 지면을 찍었다. 의식 세계가 다시 한 번 요동치는 가운데, 검은 질풍으로 변한 크로노스는 남은 왼쪽 다리를 마구잡이로 난도질했다.

그것은 거의 해체에 가까운 작업이었다.

『제길……!』

마성은 정말 이대로 있다간 위험하겠다고 여겼던지, 격을 있는 힘껏 끌어 올렸다. 그를 따라 퍼져 나가는 혼탁한 칠흑이 부글부글 끓기 시작했다.

“그런데 말이야. 레아와 다시 만나고 난 뒤로 그런 생각이 들더군. 내가 정말 증오해야 할 대상이 자식들일까 하는, 그런 생각.”

팟, 팟, 파앗!

혼탁한 칠흑이 촉수처럼 쭉 길게 뻗어 나오면서 검은 질풍을 쫓았다. 어떻게든 악착같이 달라붙기 위해서.

하지만 크로노스는 스퀴테로 그것들을 모조리 잘라 내는 한편, 이번엔 다른 쪽 발목을 거세게 자르고 지나갔다.

거대한 몸집을 따라 새겨진 수많은 상처를 따라…… 순수한 칠흑이 자라났다. 혼탁한 칠흑 위로 얼룩덜룩하게 묻은 순수한 칠흑은 점차 크기를 더해 가면서 마성을 ‘죽음’의 늪으로 빠뜨려 갔다.

“그리고 그런 의문은 연우와 정우 녀석들이 태어나고 나서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고.”

마성은 혼탁한 칠흑을 닥치는 대로 사방에다 뿌려 댔다.

그럴수록 강렬한 폭풍이 불고 벼락이 내리꽂히는 등, 다양한 재해가 빈번하게 일어났다.

하지만 크로노스는 번번이 이리저리 빠져나가면서 마성을 궁지로 몰아넣었고, 마성은 더더욱 많은 칠흑을 방출했다.

그리고 그럴수록, 마성의 크기도 빠른 속도로 줄어들었다.

칠흑을 소모할수록 동기화도 빠르게 해제되어 가는 것이다.

그리고.

파밧!

크로노스는 어느새 마성의 바로 눈앞에 와 있었다.

“마지막에는 알게 되었지. 그건 결코 아이들 잘못이 아니라는 걸. 일차적으로 내게 가장 큰 문제가 있었고.”

『크로노스으으!』

“이차적으로는 네놈 때문이었다고.”

『죽여 버리겠다!』

“지금도 생각하면 이가 갈린단 말이지. 내가 그렇게 미쳐 갔던 거, 전부 네놈이 손을 썼던 거잖아?”

『죽어라!』

마성은 더 이상 크로노스의 말이 귀에 들리지 않았다. 폭주하기 시작한 녀석의 사고에는 오로지 자신을 이딴 꼴로 만든 크로노스를 죽여야 한다는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다.

여러 신들의 자아를 먹어 치워 정체성을 확립하려 했어도, 그는 이성보다 본능이 더 많이 남은 사념체.

당연히 한번 눈이 돌아가게 되면 제대로 된 사고 판단을 할 수가 없었다.

반면에.

여기에 있는 크로노스도 똑같이 사념체인 영체인데도 불구하고, 그의 눈빛은 다른 어느 때보다 서늘했다.

촤라라락!

마성이 크로노스를 붙잡기 위해 손을 뻗쳤지만.

“그러니까 그 세월, 전부 보상받아야겠어.”

크로노스는 서늘하게 웃는 낯 그대로 스퀴테를 아래로 내리찍었다. 낫의 끄트머리가 그대로 마성의 왼쪽 안구를 정확하게 관통했다.

푸화아악!

마성은 다른 어느 때보다도 거친 비명을 질렀다. 이런 고통은 도저히 생각지도 못했으니.

본능적으로 다른 손을 들어 얼굴을 덮었다. 혼탁한 칠흑이 이제는 손가락 사이로 질질 흘러내리고 있었다.

하지만 크로노스는 가차 없이 스퀴테를 반대쪽으로 돌렸다. 그러자 손가락들이 수수깡처럼 모조리 잘려 나가면서 남아 있던 반대쪽 눈까지 크게 갈라 버렸다.

『어디냐……! 어디야!』

마성은 시야가 차단되면서 감각이 교란되어 우왕좌왕했다. 녀석은 압도적인 힘의 차이 앞에서 어쩔 줄 몰라 방황했다.

말라흐의 신, 아즈라엘까지 가볍게 먹어 치웠을 정도로 드높은 격을 자랑하던 녀석이었지만.

아니, 오히려 그렇기에 마성은 이렇게 일방적인 패배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언제나 우위만 점했던 입장이었기에, 정작 위치가 바뀌게 되니 그에 대한 대비책이 전무했던 것이다.

하지만.

크로노스는 녀석과 전혀 달랐다.

한때, 신왕에 다다랐을 정도로 막대한 신권과 권능을 자랑했지만, 그는 타르타로스에 처박힐 정도로 처참한 몰락을 겪었다.

그리고 유한한 생명을 지닌 필멸자로서의 삶을 수도 없이 반복하면서, ‘쌓는다’는 게 무엇인지 계속 경험해 보기도 했으니.

크로노스가 계속 영웅의 삶을 살면서 쌓은 신화들은 단순히 전승으로만 치부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그 안에 겹겹이 쌓인 눈물들과 고련(苦練), 그리고 여러 인연들이 얽히고설키면서 빚어낸 자신만의 ‘칼’이 있었다.

이때에 농축된 정도는…… 단언컨대, 그가 신왕으로서 쌓은 신화와 견주어도 절대 부족하지 않으리라 자신하고 있었다.

물론, 각 신화가 가진 격의 차이는 신왕 때의 신화가 훨씬 위쪽이겠지만, 내용 면에서는 절대 뒤떨어지지 않는 것이다. 그는 그만큼 지구에서 험난한 생활을 보냈던 셈이었다.

그리고 그것이 전부 가능했던 데에는 마성에 대한 원한이 가장 컸으니.

크로노스로서도 지금 이 순간이 너무나 즐거웠다.

자신을 이런 꼬락서니로 만들었던 녀석을, 그들의 가족을 파탄으로 몰아넣었던 녀석을 드디어 잡을 수 있게 되었으니까!

지구에서 만들어 냈던 ‘칼’은 이제 마성에게로 겨누어졌다.

녀석이라는 종양을, 제거하려는 것이다.

“그리고 내가 보았던 미래, 거기에 어렴풋하게나마 그런 것도 있었다.”

크로노스는 스퀴테를 양손으로 거세게 쥐었다. 팔뚝 위로 실핏줄이 잔뜩 올라왔다.

“네놈이 망하는 거.”

『……!』

촤아악!

스퀴테가 아래에서 위로, 수직으로 튀어 올랐다. 마성의 머리통 절반이 터져 나갔다.

『죽여 버린다……! 죽여 버린다, 크로노스!』

마성은 마지막으로 겨우 남아 있던 이성마저 완전히 날아갔다. 그러면서도 마지막 판단을 마쳤다. 이대로는 그냥 농락만 당하다가 스러질 뿐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결론은 하나였다.

같이 죽는 것!

의식 세계를 무너뜨려 모든 것을 다시 정지 상태로 되돌리려는 것이다.

쿠르르릉-

녀석의 몸뚱이가 풍선처럼 부풀어 올랐다.

크로노스는 더 이상 마성을 공격하지 않고, 멀찍이 떨어져 연우가 있는 곳에 나타났다.

“결국 패턴도 예상했던 대로 가나? 미친 새끼.”

크로노스는 이를 바득 갈았다.

마성이 자포자기하기 전에 어떻게든 잡아 보려 했는데. 덩치가 너무 비대한 나머지 결국 핵을 찾아내지 못했던 것이 패착이었다.

그래서 녀석의 자폭을 어떻게 막아야 하나 싶어 머리를 빠르게 굴리는데.

“……음?”

크로노스는 자신을 빤히 쳐다보는 아들의 시선을 느낄 수 있었다.

연우가 가만히 그를 보고 있었다.

“뭘 그렇게 존경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니?”

순간, 연우는 자신의 실수를 깨닫고, 당황한 것을 최대한 드러내지 않으며 고개를 옆으로 홱 하고 돌렸다.

“……어떻게 하실 겁니까? 이래서는 의식 세계가 완전히 붕괴되고 말 텐데요.”

“하핫! 이 아비가 잘난 건 스스로도 너무 잘 알고 있단다. 존경스럽다면 계속 보는 걸 허락해 주마.”

아무래도 아버지는 자기애가 넘치는 분이셨나 보다. 왜 여태 그걸 몰랐던 건지. 연우는 굳이 그 말에 대답하지 않고, 어느새 금방 이라도 터질 것 같은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 마성을 보면서 물었다.

“매몰되면, 아버지나 저나 위험해집니다.”

의식 세계는 그래서 무서운 거였다. 들어가는 건 어떻게든 할 수 있을지 몰라도, 나가는 건 자칫 소멸하거나 같이 동화되어 버릴지도 모르는 위험을 안고 있기에.

하지만 크로노스는 걱정도 팔자라는 듯, 피식 웃더니 갑자기 스퀴테를 다른 쪽으로 돌렸다.

공허가 활짝 열렸다. 그 너머에는 아무것도 비치지 않았지만, 현실로 통하는 문이라는 건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너는 먼저 가라.”

연우가 눈을 크게 떴다.

“아버지는 어쩌시려고요?”

“나? 당연히 남아야지.”

“무슨……!”

“저놈, 저래도 안 죽어.”

“……!”

“칠흑이라는 클라우드 시스템이 있는 한, 저놈은 언제고 다시 나타날 수밖에 없으니까. 그리고 그때는 이 몸뚱이도 제 것인 양 앉아서 독차지하고 말겠지. 그때는 정말 재앙이다. 그것만큼은 막아야 하지 않겠니?”

크로노스는 마성을 잡을 수 있는 게 자신밖에 없노라고 말하고 있었다.

물론, 마성이 본체를 차지하든 말든 그냥 내버려 두고, 타르타로스에다 영원히 처박아 둘 수도 있겠지만.

연우는 아버지가 숨긴 뒷말을 알 것 같았다.

여기는 너희가 있는 세상이잖니.

너희, 라니.

그 속에 담긴 말은 단순히 자신과 동생만을 이야기하는 게 아니었다.

여태껏 형제인 줄 몰랐던 제우스 등도 포함되어 있었다.

타르타로스보다도 더 아래에 위치한 에레보스, 그곳으로 간 자식들을 걱정하는 것이다.

“너라면 어떻게든 해결책을 마련할 수 있을 테니, 그때 와서 이 녀석을 정리하면…….”

“싫습니다.”

연우는 크로노스의 말허리를 도중에 잘랐다.

크로노스의 눈이 살짝 커졌다.

“너……?”

“설득하려 하지 마십시오. 아버지가 여태 멋대로 하셨듯이, 저도 제멋대로 할 테니까요.”

이전에도 그랬다.

페르세포네와 티탄-기가스의 수작으로 인해 타르타로스를 도망치듯이 빠져나와야만 하지 않았던가. 그리고 그를 구출한 디스 플루토는 올포원에 의해 가로막혀 전부 자진을 선택해야만 했고.

그런데 그걸 또 하라고?

이번에는 겨우 만난 아버지를, 이제야 조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은 아버지를 희생시켜서?

도저히 그럴 수는 없었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간에. 연우는 크로노스와 함께하고 싶었다.

그래서 단단해진 눈빛은 절대 당신의 말을 듣지 않겠다는 의지로 가득했고.

크로노스는 그런 아들을 보면서 헛웃음을 흘리고 말았다.

‘레아, 당신의 말이 맞는지도 모르겠어. 아이들 중에서도, 유독 연우가 날 가장 많이 닮았다던 그 말.’

하지만 이대로 있다간 저놈과 같이 나란히 여기서 매몰되기만 할 뿐인데, 어떻게 한다?

크로노스는 스퀴테를 가만히 바라봤다.

이걸로 자폭하는 마성의 핵까지 단번에 벨 수 있을까. 그걸 도저히 확신할 수 없었다. 시간 신위가 있다면 확실하겠지만, 지금은 그게 없었으니까.

그때.

“아버지. 혹시 아직 왕좌에 미련이 남아 있으십니까?”

갑자기 연우가 생뚱맞은 질문을 던졌다.

크로노스는 이게 무슨 소린가 싶어 고개를 살짝 갸웃거리다, 어렴풋이 뭘 노리는지를 깨닫고 웃고 말았다.

그러고는 씩 하고 웃었다.

“아니. 지난 것에 미련은 없다. 내가 바라는 건, 레아와 너, 그리고 정우와 함께 다시 지구에서 오순도순 사는 것뿐이야.”

“그럼 그 왕좌, 제가 가지겠습니다.”

왕좌.

올림포스의 주신이 되겠단 뜻이었다.

“제우스 놈이 호락호락하지 않을 텐데?”

“그건 제가 알아서 할 일이겠죠.”

“맘대로 해 보려무나. 나는 누구의 편도 들어줄 수 없으니 응원만 하도록 하지.”

“그럼 잠시 시간만 끌어 주십시오.”

“그러마.”

팟!

크로노스는 다시 검은 질풍이 되어 마성을 덮쳤다. 언제 폭발할지 몰라 위험했지만, 전방위로 난도질을 하면서 녀석을 잠시나마 주춤거리게 만들려는 속셈인 것이다.

그리고 그걸 보면서.

연우는 눈을 가늘게 좁혔다.

‘이 방법이라면 마성을 정리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 뒤로 짊어져야 할 게 아주 많아진다.’

동생의 영혼을 되찾는 것, 오직 그것만을 바라는 그의 입장에서, ‘짊어지게 된다’는 것은 큰 부담일 수밖에 없었다. 그는 여태껏 재건한 아르티야조차 목표를 이루기 위한 수단으로만 사용했으니까.

하지만 지금부터는 그것이 더 이상 통용되질 않았다.

그러나.

연우는 어쩌면 이것이 자신이 해야 할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숙운(宿運)일지도 몰랐다.

헤르메스, 아테나와 인연을 맺었을 때부터.

큰형이었던 하데스로부터 사왕좌를 부탁받았을 때부터.

그리고 아버지가 자신들을 위해 희생하셨을 때부터.

모든 것이, 한 가지의 길로 향하고 있었으니까.

그래서.

연우는 크로노스의 모든 것을 잇고자 했다.

그것이 아들로서 응당 당연한 일일 테니.

“삼켜라.”

시동어와 함께 왼팔에서부터 멍울이 활짝 열렸다.

[권능, ‘하데스의 식령검’이 ‘크로노스’에 대한 식령을 시도합니다!]

목표는 이곳 의식 세계를 포함한 크로노스의 본체, 전부.

이것을 전부 삼킬 수만 있다면,

마성을 지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크로노스가 남긴 모든 유산을 독차지할 수 있을 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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