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두번 사는 랭커-606화 (606/862)

6화. 천마증(天魔症) (6)

“……!”

순간, 아나스타샤의 표정이 당황에 젖었다.

여태껏 항상 차갑거나 화를 내는 등, 앙칼진 모습만 보였던 것과는 전혀 다른 태도.

하지만 그걸 모르는 크로노스는 아나스타샤의 주변을 뱅글뱅글 맴돌면서 이모저모를 살폈다.

『아무리 봐도 맞는데?』

순간, 아나스타샤가 슬쩍 고개를 옆으로 돌리더니 크로노스의 시선을 회피했다. 이마에 식은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맞지, 너?』

“…….”

『맞는데?』

“…….”

『음?』

크로노스는 어떻게든 아나스타샤와 눈을 마주치기 위해 움직였지만, 그럴 때마다 아나스타샤는 계속 고개를 다른 방향으로 이리저리 돌렸다.

크로노스는 ‘얘가 왜 이러나?’ 하는 표정을 짓다가, 순간 피식 웃으면서 눈웃음을 짓더니.

『손.』

오른손을 앞으로 내밀었다.

척!

그러자 즉각 반응하는 아나스타샤의 손.

『맞네.』

“……!”

크로노스가 자신의 손바닥 위에 올라온 아나스타샤의 손을 보면서 히죽 웃었다.

아나스타샤의 안색이 곧 시퍼렇게 변하더니, 곧 새삼 어색한 미소를 지으면서 뻣뻣하게 크로노스를 돌아봤다. 마치 기름칠을 하지 않은 인형처럼.

“정말 크…… 로노스 님이십니까?”

『그럼 누구로 보이나?』

“그런……!”

여태 크로노스가 죽은 줄로만 알았던 아나스타샤로서는 강한 충격을 받은 얼굴이었다. 그러다 이쪽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시선이 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고, 딱딱하게 굳은 얼굴로 조심스레 크로노스에게 물었다.

“그럼 저기 있는 작…… 아니, 이는?”

아나스타샤는 ‘작자’라고 말할 뻔한 것을 가까스로 삼키면서 물었다.

하지만 그런 그녀의 기대는 금세 산산조각 나고 말았으니.

『내 아들.』

“……!”

그 순간, 아나스타샤는 볼 수 있었다.

크로노스의 뒤편.

연우가 새삼 사악하게 웃으면서 이쪽을 보고 있는 것을.

* * *

[탑 외 지역에 입장했습니다.]

“……누추한 곳이지만, 편히 앉으시지요.”

아나스타샤는 탑 외 지역에 위치한 자신의 거처로 연우 부자를 안내했다.

연우는 멀쩡한 지붕이며 바깥거리를 보면서 물었다.

“그새 환락가 복구가 다 됐나 봅니다, 포포?”

“그때 네놈……! 아니, 그…… 쪽이 그렇게 망가뜨리지만 않았어도, 지금은 보다 더 번화가가 되었…… 을 테지요.”

아나스타샤는 당시의 일을 생각하면 아직도 열불이 치솟는 터라 한 소리를 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당시 연우가 자신을 찾겠다며 환락가 일대를 쑥대밭으로 만들었을 때 입었던 피해가 오죽했던가.

이곳에는 아나스타샤와 이해관계로 얽힌 곳도 적지 않게 섞여 있기 때문에, 그동안 그것을 복구하느라 상당히 많은 시간과 자본을 들여야만 했다.

특히 난리통에 떠나 버린 환락가의 사람들이며 손님들을 다시 불러들이는 건 좀처럼 쉽지 않은 일이었으니.

더구나 그 뒤에는 말 안 듣는 제자 녀석을 뒤쫓아 이리저리 구르고, 마지막엔 아다만틴 노바까지 뜯기지 않았던가.

지금도 당시만 생각하면 아직도 속이 부글부글 끓을 지경이었다.

아나스타샤. 그녀는 오랫동안 살아온 만큼이나 나태를 아주 사랑했으니까.

그런데 문제는 다시는 죽어도 듣고 싶지 않았던 아명(兒名)을, 하필이면 저놈에게 들켰다는 점이었다.

거기에 대해서 닥치라고 일갈하고 싶어도, 이쪽을 빤히 쳐다보고 있는 크로노스의 시선이 있어 차마 그럴 수도 없었다.

연우의 정체가 그런 것일 줄…… 누가 생각이나 해 봤을까.

이곳으로 오는 동안, 아나스타샤는 크로노스로부터 간략하게나마 지난 일에 대해 들은 뒤였다.

세상에.

크로노스와 레아의 아들이라니.

거기다 올림포스의 주신이 되었다고……?

최근 들어 천기가 크게 바뀌고, 탑의 시스템이 어딘지 모르게 달라졌다는 것을 느끼긴 했었는데. 이런 것이었을 줄이야.

지금은 등을 졌다지만, 아나스타샤 역시 한때 올림포스의 소속이었던 몸.

당연히 두 눈이 저절로 번뜩 뜨일 수밖에 없었다.

한편으로는 ‘왜 하필……’이라는 생각이 계속 이어지기도 했지만.

기분이 참 싱숭생숭했다.

보고 싶었던 옛 주인이 돌아왔다는 반가움과 올림포스가 정상을 되찾았다는 기쁜 소식도 있지만, 반대로 어쩐지 이제 코가 단단히 꿰이게 생겼다는 생각도 같이 들었으니까.

“당시의 일은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그때, 갑작스러운 연우의 사과에 아나스타샤는 크로노스 앞에 다과를 내려놓다 말고, 미간을 가늘게 찌푸렸다.

그녀는 여전히 연우라는 인간에 대한 불신이 너무 컸다.

아니나 다를까.

“그런데 말입니다.”

“……?”

“‘오빠’라고 부르기로 한 것, 그새 잊으셨나 봅니다, 포포?”

“이이……!”

“아니면 주인님이라고 부르든가. 포포야.”

“이 쌍……!”

아나스타샤가 이를 바득 갈았다. 손에 쥐고 있던 쟁반도 같이 ‘톡’ 하고 부러지는데.

『저건 다 뭐냐?』

크로노스가 앞에 놓인 차를 마시려다 말고, 아까 전부터 저쪽 미닫이문 뒤에 숨어서 이쪽을 힐끔힐끔 훔쳐보고 있는 아이들을 보며 물었다.

아이들은 크로노스와 눈이 마주치자, 화들짝 놀라면서 다급하게 뒤쪽으로 몸을 숨겼다.

아나스타샤는 가볍게 한숨을 내쉬면서 말했다.

“……요정(妖精)입니다.”

『요정?』

크로노스는 눈을 살짝 동그랗게 뜨더니, 곧 살짝 미소를 지었다.

『어쩐지 너와 비슷한 향이 느껴지더라니. 레아와 비슷한 취미를 보이는구나.』

“…….”

아나스타샤가 고개를 살짝 푹 숙였다.

그녀에게서는 잠시간 말이 없었다.

『넌 그동안 어떻게 지냈었는지, 물어봐도 될까?』

아나스타샤는 고개를 작게 끄덕이면서 천천히 입을 열었다.

평상시와는 다른, 차분하면서도 침착한 목소리.

그동안 그녀를 보좌하던 아이들은 처음 보는 그녀의 모습에 상당히 놀라면서도, 숙연해지는 분위기에 하나둘씩 눈시울이 붉어졌다.

“처음 레아 님께서 크로노스 님이 어딘가에 계실 것이라면서 떠나실 때까지만 해도, 저와 늑…… 대는 그분을 뜯어말렸습니다.”

당시만 하더라도, 아나스타샤는 레아가 제정신이 아니라고 여기고 있었노라며 조심스럽게 말문을 열었다.

크로노스는 이해한다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이 그들의 입장이었어도 똑같이 생각했을 테니까.

‘태엽’을 뽑아 아래 세상으로 내려보내는 시도는 자신 외에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었으니까. 전생(轉生)이라는 것은 그만큼 신격들에게도 완전히 이해되지 못한 미지의 영역이었다.

그래서 크로노스의 ‘죽음’은 같은 올림포스의 신들에게도 똑같이 죽음으로 인식되었다.

오히려 그것을 믿지 않고, 크로노스를 찾으려 나선 레아가 신기한 것이었다.

비록 최대한 돌려서 말했다지만.

아마도 당시 아나스타샤는 레아가 미쳤다고 여겼을지도 몰랐다. 자식들이 남편의 왕위를 찬탈하는 패륜을 바로 옆에서 지켜본 셈이었으니까. 제정신을 붙잡고 있는 게 되레 이상할 테지.

“하지만 레아 님은 금방 돌아올 거라며 저희들을 달래시었고, 그렇게 탑에서 떠나셨습니다.”

『졸지에 너희들은 그냥 탑, 그러니까 천계에 남아 있게 된 거고?』

“……예.”

『너저분한 것들에게 많이도 당했겠네.』

“아, 아닙니다.”

『아니긴. 무슨.』

크로노스는 콧방귀를 가볍게 뀌었다.

신격이라고 해서 어디 심성까지 올바르던가?

크로노스도 처음에는 그런 줄로만 알았다.

대지모신의 아들로 태어나고, 올림포스의 왕자로 살아왔으며, 신왕에까지 올랐던 그였기에.

그는 신격이란 필멸자와 애당초 비교가 불가능한 존재라고만 여겨 왔었다.

신성하고, 지고한 존재.

자신들만이 존귀하다고 여겨 왔었다.

하지만 그 뒤로 지구에 떨어졌고, 여러 삶을 반복해서 살아본 결과 내린 결론은 ‘아니었다’였다.

결국 사는 곳은 어디나 다 똑같았다.

더 많은 것을 가지길 원하고,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길 바란다.

물론, 정말 존귀한 존재들도 있다. 청렴한 성품을 가지고, 존경을 받을 만한 존재들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그보다 더 많은 승냥이 떼들은 자신이 더 많은 것을 가지겠노라며 서로 물어뜯기 바빴다. 크로노스는 그런 광경을 너무 신물 나도록 지켜봤다.

그러니 크로노스와 레아라는 든든한 배경이 사라진 아나스타샤가 무슨 일을 겪었을지는 불에 보듯 뻔한 이야기였다.

타천을 선택했겠지.

그리고 방황했을 것이다.

그동안 아나스타샤에 있어 레아는 ‘주인’이기에 앞서, 인생의 모든 것이었다.

사랑을 주고, 보살펴 주던 고마운 존재. 부드럽게 안아 주는 어머니였던 것이다.

하지만 그런 이가 사라지고, 쓸쓸하고 황량한 세상에 내팽개쳐졌으니 오죽 많은 상처를 받았을까?

결국 지난 추억과 감정들은 도리어 그녀의 마음을 할퀴는 상처가 되었을 것이고.

그것들을 전부 잊기 위해서 다른 자극적인 것들을 찾으려 했겠지.

아마도 마약과 술, 색 등 환락에 취한 것도.

이만큼이나 강한 힘과 높은 격을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태하게 지내는 것도. 전부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었을 것이다.

크로노스의 눈에는 아나스타샤가 그동안 어떻게 살았을지, 어떤 마음으로 살아왔을지, 빤히 눈앞에 그려지는 것 같았다.

『그럼 페페는?』

“……늑대라면 잘 지내고 있습니다. 저와는 반대로, 레아 님의 말씀을 굳게 믿고 충실히 따르고자 했었습니다.”

언젠가는 되돌아오겠다. 크로노스와 함께.

레아는 올림포스를 떠나기 전에 그렇게 말했었다.

『그러냐.』

크로노스는 씁쓸하게 웃으면서 찻잔을 톡 하고 두들겼다. 육체가 있다면 술이라도 마셔서 취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이럴 때는 영체가 얼마나 불편한지.

“저, 그런데 크로노스 님…….”

『그래. 말해 보려무나, 포포야. 뜻하지 않게 이렇게라도 만난 것도 인연인데. 무슨 부탁이라도 있는 거냐?』

아나스타샤는 섣불리 말을 꺼내기가 부끄러운지 슬쩍 눈치를 보면서 몸을 살짝 꼬았다. 콧잔등이 살짝 붉어져 있었다.

『말해 보래도.』

결국 계속되는 크로노스의 채근에 아나스타샤는 겨우 목소리를 쥐어짰다.

“저, 그…….”

『음?』

“포포라는 이름, 말입니다.”

『포포? 그게 왜?』

“그 이름은 좀 그만 부르시면…….”

크로노스는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가볍게 실웃음을 흘렸다. 그러고는 짐짓 화가 난 듯한 얼굴로 연우를 홱 하고 돌아보면서 버럭 소리를 질렀다.

『네 이 녀석! 포포라는 이름으로 그만 놀리거라! 포포가 부끄럽다 하지 않느냐, 포포가! 우리 포포가 말이다!』

분명 어조는 꾸짖는 것 같은데, 왜 이렇게 ‘포포’라는 단어에 힘이 잔뜩 들어가 있는 건지.

“크, 크로노스 님……!”

아나스타샤의 얼굴이 이제 푹 익을 것처럼 완전히 빨갛게 달아 올랐다.

『이제 우리 포포더러 포포라고 그만 부르거라! 포포라는 이름으로 부를 수 있는 건 나밖에 없으니까! 우리 포포가 부끄러워하는 거 빤히 알면서. 이 인성 불어 터진 것! 그렇지 않으냐, 포포야?』

“……!”

『하하하!』

“…….”

크로노스의 웃음소리가 크게 울려 퍼지는 가운데.

연우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누가 누구더러 인성이 불어 터졌다고 하는 건지, 원.

* * *

크로노스의 웃음소리는 한참이 지난 뒤에야 겨우 그쳤다.

그동안 연우는 차근차근히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다.

빅토리아의 스승이자, 숨겨진 은거기인이라고 여겼던 아나스타샤가 자신과 이런 접점이 있을 줄은 생각도 못 했으니.

한편으로는 이래저래 이해가 가는 점도 많았다.

크로노스가 왜 아다만틴 노바를 두고 구하기 어렵냐고 의문을 표했는지.

‘아나스타샤에게 시키기만 하면 됐을 테니.’

어디 그뿐일까.

아나스타샤가 그동안 귀물(鬼物)이며 요병(妖兵) 따위를 모으던 것을 감안한다면, 올림포스에 있을 때에도 크게 다르지 않았겠지.

가만히 앉아 있어도 보물을 알아서 척척 가져다줬을 테니, 이 얼마나 편하고 고마운 존재인지.

더구나.

‘아나스타샤가 늑대라고 불렀던 프레지아는……?’

연우의 사고가 꼬리에 꼬리를 물 때 즈음.

『여태껏 장난을 치긴 했다만, 포포는 애완동물, 그런 게 아니다. 보다 더 소중한 존재지.』

크로노스는 연우를 앉혀다 놓고 신신당부를 했다. 아나스타샤를 함부로 대하지 말라고.

연우로서는 어이가 없을 따름이었지만.

하지만 이어진 말에 눈을 크게 뜨고 말았다.

『녀석은 네 엄마의 분신이다.』

“그게 무슨?”

『네 엄마가 직접 자신의 신력을 나누어 만든 것이지.』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말.

『네 엄마는 이따금 그런 걸 즐겨 하는 편이었어. 무언가를 가꾸고, 기르는 것을 좋아했지. 기억 나냐?』

연우는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지구에서도, 어머니는 그리 넉넉지 않은 살림살이임에도 화초를 키우길 좋아하셨으니까. 이따금 유기견이나 유기묘를 돌봐 주는 경우도 많았다.

『아마 포포가 이런 요정이나 정령들을 기르는 것도, 11층에서 환수들을 챙기던 것도 네 엄마의 영향을 받아서일 거다. 특히 환락가는 인생의 막장에 내몰린 가련한 것들도 모이는 곳이기도 하니, 크게 다르지도 않을 테고. 듣자 하니 여기서는 대모(大母)라고 불린다지?』

연우는 제자인 빅토리아가 말을 듣지 않는다며 매번 툴툴거리면서도, 그녀를 챙기던 아나스타샤의 모습이 저절로 떠올랐다.

『그리고.』

“……?”

그때, 크로노스가 연우만 들을 수 있도록 심령으로 말을 걸어왔다.

『아까 전부터 무언가 숨기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니…… 앞으로 잘 지켜봐.』

연우의 눈이 가늘게 좁혀졌다.

‘무엇인 것 같습니까?’

『모르겠다. 다만, 네 엄마와 관련된 일인 건 확실해.』

“……!”

순간, 연우의 낯이 딱딱하게 굳던 그때.

『포포야!』

크로노스가 미닫이문을 향해 크게 소리쳤다.

그러자 바깥에서 대기하고 있던 문이 열리면서 아나스타샤가 나타나 고개를 숙였다.

“예. 크로노스 님.”

아나스타샤는 얼굴을 보이지 않으려 했다.

차마 붉어진 눈시울을 보일 수가 없었다.

그녀가 자신이 살아온 삶을 이야기했듯, 크로노스도 레아가 어떻게 되었는지 말해 주었던 터라, 그동안 밖에서 조용히 감정을 다스리고 있었던 것이다.

비록 잘되지는 않았지만.

『부탁하고 싶은 게 있다만. 들어주겠느냐?』

“저의 것은…….”

아나스타샤가 작게 숨을 고르면서 공손한 어투로 말했다.

“저의 것은 크로노스 님과, 그리고 작은 주인이신 ### 님의 것입니다.”

『주인은 무슨. 그게 언제 적 일이라고. 여하튼. 우리는 지금 스퀴테를 복구하려 한다. 난, 네가 도움을 주었으면 해.』

“아다만틴 노바가 필요한 것인지요?”

『그래.』

“얼마나 필요하신지, 감히 여쭈어도 되겠습니까?”

『최대한 많이.』

아나스타샤는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살짝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아랫입술을 질끈 깨물면서 말했다.

“이곳은 바깥세상과는 다릅니다. 탑 내 세계의 자원은 한정이 있어, 어떻게든 구하려면 한두 개쯤은 구할 수 있을지 모릅니다만…… 그 질도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그럼 다른 방법은, 없는 거냐?』

아나스타샤는 잠시 고민을 하다가, 곧 고개를 끄덕였다.

“늑대가 마침 장사를 하고 있으니, 녀석을 부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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