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두번 사는 랭커-740화 (740/862)

15화. 레아의 유산 (4)

[소환하신 대상을 찾을 수가 없습니다.]

『……뭐?』

차정우의 영혼을 소환했을 때와 똑같이 나타나는 메시지창.

당연히 크로노스의 얼굴이 와락 일그러지고 말았다. 이런 경우는 도저히 생각도 못 했으니까.

그러다 연우 쪽을 홱 하고 돌아봤다.

연우는 그답지 않게 담담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화를 참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 같지도 않았다.

마치 이럴 줄 알았다는 듯한 표정.

『너…… 뭔가 짐작이라도 가는 게 있는 거니?』

‘어머니는 차후에 벌어질 일들을 어느 정도 짐작하셨고, 곳곳에 안배를 마련해 두셨잖습니까? 탑에다 방주를 둔 거나, 바이 더 테이블로 하여금 편지를 지키게 한 거나…… 그럼 아버지를 찾으러 지구로 넘어오실 때에도 뭔가 마련해 둔 게 있지 않을까요?’

『그게 뭔데?』

‘지금부터 알아봐야죠.’

촤르르륵-

철컥!

연우는 팔을 감고 있던 쇠사슬을 풀어 식탁에다 꽂았다.

[사념 공간, ‘레아의 추억’이 시간의 태엽과 연결되었습니다.]

[시간이 정지하였습니다!]

그러자 붕괴되던 사념 공간이 강제로 정지했다.

동생의 사념은 여전히 회중시계에 담겨 아난타에게 있었지만, 시간의 태엽만큼은 그에게 있었으니까.

그리고.

[시간의 태엽이 돌아갑니다.]

[사념 공간의 시간이 재생됩니다.]

공간은 다시 새로운 모습을 빚어내면서 레아가 지구로 떨어진 이후, 숨겨져 있던 뒷이야기를 하나둘씩 풀어내기 시작했다.

타천한 레아가 자신의 의식을 되찾은 곳은 어느 이름 모를 달동네의 좁은 단칸방.

거기서 미혼모가 홀로 어렵게 아기를 낳고 있었고, 그 아이는 곧 고아원으로 보내졌다.

레아는 이미 태어난 순간부터 자신이 누군지를 자각하고 있었기에 버려지는 순간들을 전부 보고 있었지만, 울지도 않고 떼를 쓰지도 않았다.

그저 어서 이 어리디어린 몸이 자라기만을 바랄 뿐이었다. 그래야 이 지구 어딘가에 있을 크로노스를 찾을 수 있을 테니까.

다만, 걱정되는 점은 있었다.

크로노스를 찾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았다. 오랜 계산 끝에 한국에서 활동할 건 예상하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실수로 연도 측정이 잘못되기라도 하면 이미 죽었거나 다 늙어 가는 크로노스와 만날 수 있었기 때문에, 그것만큼은 반드시 피하고 싶었다.

태엽을 매개체로 과거의 기억과 정체성을 가지고 계속 전생을 할 수 있는 크로노스와 다르게, 그녀는 이번 한 번밖에 기회가 없었으니까.

하지만 그건 전부 ‘운’의 영역이기 때문에 자신이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문제는 항상 이성적으로 살아와서 그런가, ‘운’이라는 단어를 그녀가 가장 싫어하고 믿지 못한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초조한 마음이 있었는데.

“……어?”

레아는 한순간 유독 눈에 띄는 아이를 한 명 볼 수 있었다.

그냥 길거리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꼬마지만, 이상하게 세상 다 산 것 같은 회의적인 눈빛을 가진 아이.

비록 얼굴은 조금 달라져 있었지만, 레아는 단번에 깨달을 수 있었다.

그동안 믿지 않았던 ‘운’이 처음으로 자신에게 빛을 내려 줬다는 걸.

“거봐. 내가 말했었지?”

그렇기에 레아의 입가에는 어느새 미소가 맺혀 있었다.

“우리는 다시 이곳에서 만날 수 있을 거라고.”

* * *

그 뒤로.

함께하고,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레아는 그토록 오랫동안 바랐던 소망을 이룰 수 있었다. 그림과 조각으로만 남겨야 했던 간절한 바람은 이곳에 있었고, 그런 만큼 즐거운 시간은 너무나 빠르게 흘렀다.

하지만 한편으로 그녀의 마음 한쪽 구석에는 일말의 불안감이 남아 있었다.

언제 칠흑의 손길이 뻗쳐 올지 모른다는 불안감.

이 행복과 안정, 그리고 평온이 하루아침에 깨어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이었다.

“왜 그래 무슨 일 있어? 안색이 좋질 않아.”

“아냐. 아무것도.”

이따금 크로노스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어봐도, 레아는 그런 자신의 속내를 절대 드러낼 수가 없었다.

그저 괜찮다며 고개를 가로젓기만 할 뿐.

더군다나 무리하게 타천을 시도해 버렸기 때문인지, 건강도 그리 좋지 않았다. 당연히 병원에서 이것을 치료할 수 있을 리 만무했고, 크로노스는 그때부터 약을 구하기 위해 곳곳을 뛰어다녀야만 했다.

“아직은…… 아직은 아파서는 안 되는데.”

아직 칠흑은 움직일 기미도 보이지 않는데 자신이 아파서야 어쩌겠다는 말인가. 그래서 어떻게든 기력을 찾아 보려 해도 좀처럼 쉽지 않았다. 지금은 옛날 일처럼 되어 버린 절대적인 권능이 그립기만 했다.

하지만 레아의 마음을 더 아프게 만드는 것은 겨우 이룰 수 있었던 행복한 가정에 조금씩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는 점이었다.

크로노스가 외부로 돌아다니면서 연우, 정우와는 점점 서먹해질 수밖에 없었고, 특히 연우는 노골적으로 크로노스를 싫어하는 모습까지 보이기도 했다.

이미 그들은 두 아들만큼은 ‘평범하게’ 살게 하자고 약속했었기에, 크로노스는 자신이 돌아다니는 이유에 대해서 아무런 변명도 하지 못했다. 그럴수록 부자지간의 관계는 계속 틀어져만 갔고, 중간에서 레아는 이 모든 걸 안타깝게 바라봐야만 했다.

제우스 등이 겪어야만 했던 과거가 다시 오버랩되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것만은 어떻게든 막고 싶었지만, 이미 체력적인 한계에 다다른 레아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그렇게 위태로운 일상이 흐르던 어느 날.

“정우야, 정우야!”

차정우가 홀연히 자취를 감춰 버렸다. 병을 치료할 수 있는 약을 구하겠다는 편지를 몰래 남겨 놓고서.

레아는 그것이 칠흑이 부린 술수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조용하기만 하던 마수가 드디어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그것도 하필이면 책임감 강한 막내라니…….

필멸자의 자식을 낳으면 칠흑이 가장 먼저 손을 쓸 가능성이 높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그것이 막상 현실이 되니 가슴이 찢어질 수밖에 없었다. 거기다 하필이면 몸이 좋질 않아 ‘한눈’을 판 사이에 벌어진 일이 아니던가.

조금만.

조금만 더 신경을 썼더라면 도중에 차단할 수 있었을 텐데.

하지만 그러기엔 이미 늦은 상태였고, 차정우는 아무래도 ‘탑’으로 끌려간 것 같았다. 탑이 어떤 곳인지 잘 아는 그녀였기에, 그 어린 것이 그곳에서 얼마나 고생하고 있을지 눈에 빤히 그려지는 것 같았다.

그리고 차정우를 구하기 위해 움직인 크로노스까지 그곳에 억류되어 돌아오지 못하게 되었을 때.

“……이래서는 안 돼.”

레아는 두 눈을 질끈 감고 말았다.

어떻게든 막아 보려 애썼지만, 그리고 관심을 기울였지만, 칠흑은 결국 소리 소문 없이 찾아와 그녀에게서 모든 것을 앗아가 버렸다. 이전에 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똑같이.

“……되찾아와야만 해.”

하지만 레아는 이번만큼은 절대 그렇게 내버려 둘 수 없다고 생각했다.

이미 한 번 당한 것을 또 당하는 것은 올림포스를 다스렸던 여왕으로서도, 그리고 여덟 아이의 엄마로서도,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겨우 찾은 남편을 또다시 이렇게 잃을 수 없었다.

다행히 레아는 칠흑이 언젠가 올 것이라는 걸 예상하고 있었고, 녀석이 어떤 ‘수’를 썼을 때 어떻게든 반격을 가하기 위해 오래전부터 준비를 해 뒀던 게 있었다.

‘정우야. 남편. 조금만 기다려.’

그랬다. 레아는 그때까지만 해도 차정우가 칠흑의 선택을 받은 줄로만 알았다.

* * *

삑, 삑, 삐익-

ECG가 한창 소리를 내는 병실에서.

레아는 천천히 눈을 뜨면서 겨우 상체를 일으켰다. 이제 몸은 상할 대로 상한 나머지 물먹은 솜처럼 축 처진 상태. 이렇게 억지로 몸을 일으키는 것도 버겁기만 했다.

“……연우야.”

레아는 자신의 침상에 반쯤 얼굴을 묻고 잠든 연우의 얼굴을 안타깝게 쓰다듬었다. 며칠 동안 제대로 눈도 못 붙이고서 자신을 돌보다가 이제야 겨우 잠이 든 것이다.

원래는 신경이 예민해서 이렇게 건드리기만 해도 곧잘 깨곤 했는데, 지금은 그마저도 넘어설 만큼 피곤했던 모양이었다.

그녀는 연우를 쓰다듬는 내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고 싶은 말, 해 주고 싶은 말, 당부하고 싶은 말…… 너무 많은 말들이 입 언저리를 맴돌았지만, 도저히 꺼낼 수가 없었다.

지금부터 엄마는 먼 길을 떠날 것이니 너는 부디 건강해야 한다는 그 말을, 어떻게 할 수 있을까.

그렇기에 레아는 연우의 얼굴을 조금이라도 더 많이 눈에 담아 두고자 했다.

그리고 간절히 바랐다. 이것이 절대 마지막 만남이 아니기를.

다시 웃으면서 다 같이 만날 날이 있기를 바랐다. 그래서 그간의 오해도 풀어 주고, 네게는 사실 위로 여섯 명의 형제와 남매들이 더 있노라고 말해 주고 싶었다. 그리고 다 같이 어울리면서 웃고 싶었다.

그래. 이왕이면 사진이라도 하나 찍어 두면 좋겠지. 가족사진이 좋을 것 같았다.

무엇이 그리도 바빴던 건지, 네 가족이서 찍은 가족사진 하나 제대로 남아 있지 않은 게 안타깝기만 할 뿐이었다. 하지만 다음에는 다를 것이다. 그렇게 생각했다.

그렇게 레아는 말로 전달 못 할 당부를 담아 연우의 손을 맞잡아 포갰고.

조용히 고개를 떨어뜨렸다.

삐이이이-

ECG의 스크린이 직선을 그렸다.

* * *

레아가 타천을 하기 전에 준비한 일 중 하나는 자신의 격과 신력을 한데 뭉쳐 놓는 것이었다.

그녀의 뿌리인 퀴리날레의 권능은 공간.

권능에 따라 특정한 공간을 사유화하고, 그곳에 흐르는 법칙을 제 입맛대로 구성할 수 있다. 성역과 비슷한 개념일지 모르지만, 이것은 그보다 훨씬 높은 개념이었다. 즉, 그 공간에 있어 절대적인 창조주가 된단 뜻이었으니까.

그래서 그녀는 따로 아공간을 만들어 두었다. 만약 지구에서 일이 잘못되어 자신이 죽었을 경우에 바로 발동될 수 있도록.

안타깝게도 레아의 인간 육체는 죽음을 맞고 말았고, 그녀의 영혼은 순리에서 벗어나 윤환전생의 굴레가 아닌 아공간에서 다시 깨어났다.

윤환전생을 거부한다는 것.

그것은 환생이니 전생이니 하는 개념을 벗어던진다는 뜻이므로, 이후에는 ‘죽음’을 맞을 경우 소멸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

더군다나 지금 갖고 있는 신력은 한계가 있었다. 그냥 단순히 ‘저장’만 해 둔 것이기에 보충은 되지 않는다. 그냥 쓰면 끝인 일회용이란 뜻이었다. 문제는 그마저도 칠흑과 엮였을 경우, 얼마나 빨리 소모될지 모른다는 것이었으니.

때에 따라서는 남편과 아들을 구하고 난 뒤에 자신의 존재가 소멸해 버릴지도 몰랐다.

그것이 얼마나 무서운 말인지, 신이었던 레아였기에 훨씬 더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전혀 그런 걸 신경 쓰지 않았다.

지금은 칠흑의 마수에 사로잡혔을 남편과 아들을 구하는 게 급선무였으므로.

『네 엄마는…… 저렇게 우리의 뒤를 따라온 거였구나.』

크로노스는 이를 악다물었다.

연우도 어머니가 눈을 감으신 이후로도 편하게 계시지 못하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움직이고 있었다는 사실에 더더욱 마음을 아파 왔다.

그렇기에 어머니의 영혼이 어째서 사자 소환에 응답하지 않는지도 알 것 같았다.

응답하지 않은 것이 아니었다.

못한 것이었지.

저 때의 어머니는 양초나 다름없었으니까.

당장 불은 빛나고 있을지 몰라도, 촛농이 전부 떨어지고 나면 사그라질 수밖에 없는…….

[시간의 태엽이 빨리 감기 됩니다.]

[재생 속도가 빨라집니다.]

레아가 향한 곳은 탑이 아니었다. 그곳은 이미 크로노스가 갔다가 실종된 장소니까. 칠흑이 이미 본격적으로 활동하기 시작했단 뜻이니만큼, 녀석이 절대 읽을 수 없는 의표를 찾아 찔러야만 했다.

그곳에 크로노스와 차정우가 있을 것이다…… 레아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레아가 택한 곳은 바로 심연이었다.

무의식의 깊은 곳. 모든 영혼들이 강물처럼 흐르는 세계의 밑바닥. 법칙의 지저(地底). 그리고…… ‘꿈’의 끝자락. 혹은 경계선.

연우도 차정우를 찾으러 갔다가 튕겨 나야만 했던 바로 그곳이었었다.

그녀도 마찬가지로 까마득한 세월을 헤엄친 뒤에야 겨우 그 끝에 다다를 수 있었다.

“……여기구나.”

끝도 없이 커다란 문 앞에서 레아는 침을 크게 삼켰다. 조상들로부터 구전으로만 내려오던 장소를 직접 찾아오게 되니 저절로 소름이 돋았다.

그리고 이 문을 열고 들어가는 순간, 레아는 두 번 다시 자신이 왔던 곳으로 되돌아올 수 없겠단 생각도 들었다. 물론, 그런 것쯤 이야 이미 골백번도 더 다짐했던 것이므로, 그녀의 발목을 붙잡게 하지는 못했다.

다만, 의아했던 부분은 분명 전해져 오는 말에 듣기로, ‘문’을 지키는 ‘문지기’가 따로 있다고 했었던 것 같았는데, 정작 그런 문지기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여기서 신력을 전부 불사를 각오도 했었건만. 오히려 이건 마치 문지기가 ‘일부러’ 자리를 비운 것처럼 느껴지기도 해서 의문스러웠다. 하지만 거절할 이유 따윈 없으므로 ‘문’을 활짝 열었고.

쿠우웅!

엄청난 무게 때문에 신력을 상당수 소모한 뒤에야 그녀는 ‘문’ 너머로 들어설 수 있었다. ‘꿈’의 경계선 너머…… ‘낮’과 ‘밤’의 중간 지대에 위치한 장소였다.

그곳에서.

키키키키킥.

이건 뭐야. 대체.

못 보던 얼굴인데. 누구지?

수많은 활자들이 어지럽게 빙글빙글 돌고 있었다. 그것들은 하나같이 소름이 끼칠 정도로 또렷한 악의를 담고 있으면서도, 낯선 침입자에 대한 호기심을 품고 있었다.

레아는 그들의 뒤에 서 있는 저 검은 아지랑이…… 혹은 그림자 같아 보이는 것들이 저 목소리인지 활자인지 알 수 없는 것들의 주인이라 생각했다.

곳곳에서 쏟아지는 시선이 많아도 너무 많았다. 억? 조? 경? 어떻게 단위로 헤아릴 수 있는 수준이 절대 아니었다.

이것들이 바로 마성.

칠흑왕이라는 군집체(群集體)를 이루는 조각들인 걸까.

이번 ‘꿈’의 단편인 것 같은데. 용케 여기까지 흘러왔나 보네. 이게 얼마 만이지? 목적이 없으면 평범한 정신력으로 여길 들어오는 것부터가 난센스인데.

저거, 먹어도 돼?

될 것 같냐, 멍청아. 문지기를 통과하고 들어왔는데.

저거 현인(賢人)이 통과시킨 거야. 찢기고 싶지 않으면 가만히 있는 게 좋을걸.

현인? 아. 그가 부른 거였어? 근데 원래 그런 이름이 있었나? 음?

언젠가의 ‘내’가 부를 이름이야. 아무렴 어떠려고.

어떻게 나설지 보자고.

마성들은 저들끼리 키득거리다 말고, 갑자기 좌우로 크게 물러나기 시작했다.

저들을 뚫고 어떻게 아들을 찾을지 고민하던 레아는 갑작스러운 상황에 놀라 고개를 높이 들었고.

그곳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그토록 찾고 싶어 하던 아들의 영혼을.

비록 생전의 기억은 모두 잊은 듯 보이지만. 당장 망령으로 떨어져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약해져 있는 게 보였지만, 그건 분명 차정우의 영혼이었다!

하지만 레아는 그곳으로 물리 움직이지 못했다.

네 아들을 되찾고 싶으냐?

다른 마성들보다도 훨씬 작은 덩치를 가진 마성.

그러면서도 깊은 울림과 깊이를 가진 마성, 현인이 레아를 보면서 그렇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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