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94화 (94/99)

Epilogue

“……생각보다 배운 대로 안 됐네.”

짧은 잠에서 깨고 나서 페델리우스를 보며 툴툴거리며 불만을 토해냈다.

페델리우스를 묶어둔 것도 잠시였다. 예전에 묶인(?) 전적이 있어서 그런지 그는 생각보다 물로 만든 밧줄을 빨리 끊어냈다. 여러모로 아쉬운 일이다.

‘이그니도 그렇지만, 페델리우스도 보통 인간이 아니란 말이지.’

아니면 내 힘이 생각보다 약했던 건가?

어쨌든 생각이 많아지는 밤이었다. 물론 생각보다는 생경한 감각에 온몸을 비틀어야 했지만. 옷을 다 벗기고 배운 대로 하려던 순간, 시야가 뒤집혔다.

정신을 차리니 페델리우스가 나를 침대에 내리깔고 있었다.

“거기서 배운 건 사용하지 않아도 됩니다.”

페델리우스가 목덜미에 입을 맞추며 말했다.

이불 속에서 부딪치는 맨 살결이 퍽 기분 좋았다. 어제 하루 종일 간질간질한 말을 쉴 새 없이 속삭여준 페델리우스였다.

부끄러워할 틈 따윈 없었다. 어쨌든 난생처음 겪어본 일이었고 아프긴 했지만, 다행히 치유능력이 있어서 곧바로 능력을 사용했다.

그런고로 지금은 쌩쌩하다.

페델리우스가 누운 모습 그대로 나를 확 끌어안았다. 뜨겁고 단단한 가슴에 얼굴이 파묻혔다. 맨살이라 조금 부담스럽긴 하다.

“꿈만 같은 거 아십니까?”

“꿈? 음……. 아니?”

기왕 여기까지 왔는데 이게 꿈이면 굉장히 슬플 것 같은데. 아니, 슬프다 못해 좀 화가 날 것 같기도 하다.

“아니? 네 다리 사이의 물건이 아직도 꼿꼿하게 서있어. 이런 생생한 느낌이 꿈일 리가.”

“아……. 죄송합니다.”

“아니, 괜찮아.”

내가 웃으며 고개를 젓자 페델리우스가 내 어깨에 얼굴을 묻은 채 키득거리며 낮게 웃었다.

“어제 혹시 이게 꿈일까 봐 허벅지를 몇 번이나 꼬집었는지 모릅니다.”

“꿈 아니라니까. 네 물건도 그렇고 네가 물어뜯은 데가 아직도 아픈걸?”

내 말에 페델리우스가 몸을 굳혔다. 그가 천천히 눈동자를 굴리다가 조심스럽게 이불을 들췄다. 온몸에 붉은 자국이 가득하다. 페델리우스가 조심스럽게 다시 이불을 덮었다.

그리곤 말없이 내 어깨에 다시 얼굴을 묻는다.

“죄송합니다…….”

웅얼거리는 소리에 기가 확 죽은 것이 느껴졌다. 사실 아침에 일어나 정신을 차리고 나서야 알았다. 그 전까지는 솔직히 나도 제대로 느끼지 못했다.

그래도 머리를 박고 웅얼거리는 게 귀여워서 말을 아꼈지만.

“음, 그래도 좋았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좋기는 좋았다. 페델리우스와의 섹스는 확실히 좋았다. 간질거리던 뱃속을 확실히 긁어준 기분이어서.

뭣보다 어제는 너무 힘들어서 한 번밖에 못 했지만, 또 하고 싶은 마음도 있긴 했다.

“저도 좋았습니다.”

페델리우스가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최근 들어 얼굴이 붉게 물든 페델리우스를 자주 볼 수 있게 된 것 같다.

‘그러고 보니 예전에도 얼굴이 붉거나 귀가 붉었던 적이 많은데…….’

그때는 어디가 아프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던 모양이다. 부끄러웠던 거구나. 이제야 깨닫다니 나도 참 둔한 것 같다.

어쨌든 페델리우스도 좋았다면 다행이다.

“좋아. 다행이네. 그럼 오늘 밤에도 하자.”

“…예?”

“너도 좋았고 나도 좋았으니까 또 한 번 하면 되잖아. 아이는 한 번에 생기는 거 아니라고 들었고.”

그래도 아침에 허리가 찌르르한 건 조금 불쾌한 기분이었다.

자기 전에 아픈 몸을 치료하고 잠드는 편이 더 나을 것 같다.

“……예?”

페델리우스가 멍청이가 되어버렸다.

또다시 되묻는 말에 자리에서 일어나다 말고 그를 노려봤다. 페델리우스가 냉큼 입을 다물었다.

“싫어? 싫으면 싫다고 확실히 말해.”

“아뇨, 싫지 않습니다.”

페델리우스가 재빠르게 대답했다. 이번에는 망설임 없이 나온 대답에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느릿하게 침대에서 꼬물거리다가 바닥에 발을 디뎠다. 제대로 드러난 몸은 확실히…… 붉은 반점이 없는 데가 없었다.

‘오늘 밤에는 나도 해줘야지.’

어제 하도 당해서 어떻게 하는 건지 잘 알 것 같다. 뒤쪽이 보이지 않는 게 문제라면 문제지만.

“오시리아?”

“응?”

“옷, 옷을 좀…….”

반짝이는 태양 아래에 드러난 알몸이 자극적이긴 하지만…….

“이미 다 본 사이에 무슨 소리를.”

페델리우스의 붉어진 얼굴이 곧 터지기라도 할 듯했다.

사과는 취소다. 토마토보다 더 새빨갛다.

“하지만…….”

“혼자 씻기 싫은데 같이 씻을까?”

눈꼬리를 휘며 물었다.

페델리우스가 망설이는 듯 말없이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렸다.

그리곤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네.”

솔직하긴 솔직하다. 페델리우스는 거짓말을 하지 않아서 좋다. 자리에서 일어난 페델리우스가 나를 그대로 안아 올렸다.

‘음……. 부끄럽긴 하구나.’

페델리우스가 왜 옷이라도 입어달라고 했는지 조금 알 것 같았다.

확실히 태양 빛이 내리쬐는 벌건 대낮에 페델리우스의 알몸을 보는 건 부끄럽다.

게다가…….

슬쩍 눈동자를 굴려 다리 사이를 쳐다봤다. 내 시선을 눈치챘는지 페델리우스가 내 머리를 조심스럽게 눌러 제 어깨에 닿게 했다.

“쳇.”

“쳇이라니……. 오시리아, 좀 봐주십시오. 부끄러워서 얼굴이 터질 것 같습니다.”

페델리우스가 결국 솔직하게 고백했다.

사실 고백하지 않아도 알 것 같았다.

이미 페델리우스의 얼굴이 터지기 직전이었으니까.

이렇게 시뻘겋게 달아오른 페델리우스는 처음이다.

“어제는 짐승처럼 덮쳐놓고는!”

“짐……. 그런 말은 또 어디서……. 아니, 죄송합니다…….”

페델리우스가 고개를 푹 숙였다. 물론 욕실로 걸어가는 발걸음은 멈추지 않았지만.

“음, 어디서 배웠더라. 아!”

“아?”

“예전에 아콰가 읽어준 책에서 들었어. 아아, 그땐 그 책 내용이 이해가 되질 않았는데…….”

이런 내용이었구나. 그래서 짐승이란 말이 나왔던 모양이다.

무슨 책인지 제목도, 내용도 제대로 기억나진 않지만.

낮게 웃으며 페델리우스에게 안긴 채 몸을 기댔다. 말은 이렇게 하지만 페델리우스가 좋은 건 사실이다. 아픈 건 싫지만, 페델리우스와 했던 행위는 기분 좋았다.

아파도 싫지 않았다. 다만 이걸 다른 사람이랑 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

‘그건 무척 싫지만.’

팔을 뻗어 페델리우스를 끌어안았다.

“너라서 다행이야.”

다른 누구도 아닌 페델리우스라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왕님도 나쁜 사람이 아니라곤 생각하지만…….

‘음, 싫네.’

역시 사람을 놀리는 것 같은 그 성격은 최악이라고 생각한다.

“그나저나 왕님은 요즘 뭐 하고 지내?”

“폐하 말씀이십니까?”

“못 본 지 꽤 된 것 같아서.”

내 말에 페델리우스가 어색하게 웃는다.

나를 내려놓고 욕조에 따뜻한 물을 받는 동안에도 아무 대답이 없었다. 물이 어느 정도 받아지자 페델리우스가 다시 나를 안아 욕조에 넣어줬다.

페델리우스가 들어와 그 위에 털썩 앉자 엉덩이골 사이로 꼿꼿하게 기립한 그의 물건이 느껴졌다. 모른 척하고 싶은데 이 정도로 적나라하면 어떨지.

“폐하께선 요즘 심기가 매우 불편합니다.”

“그 사람이 언제 기분 좋을 때가 있긴 했어?”

맨날 덜 자란 어린애처럼 골칫거리로 취급했으니까. 볼 때마다 기분이 좋지는 않았다.

“음, 장난기가 많으셔서 그렇지 대개는 기분이 좋습니다.”

“근데 왜?”

“일주일 뒤 자르딘이 제국이 되잖습니까.”

조곤조곤 말하던 페델리우스가 조심스럽게 욕조 안으로 들어왔다. 욕조가 넓어서 두 사람이 마주 앉아도 문제는 없다.

“음, 그렇지. 그러고 보니 라비엘이 그때 물의 축복을 내려달라고 부탁했었어.”

“그 승격식이 끝나면 엘레나 재상께서 재상직 사퇴하고 고향으로 돌아간다고 선언하셨습니다.”

“왜?”

“아무래도 매사에 장난기 가득한 폐하와 매사에 진지한 엘레나 재상이 잘 맞진 않습니다. 그동안 재상이 많이 참아왔는데 결국 폭발한 모양입니다.”

“그 여자는 이 나라를 제법 좋아하는 것 같았는데.”

“네. 저희의 숙원이 이 나라를 가장 큰 강대국으로 만든 뒤 제국이 되는 것이었으니……. 그걸 이뤘다면 재상도 큰 미련은 없을 겁니다.”

아아. 그래서 폐하라고 불렀던 거구나. 호칭이 바뀌어서 조금 이상하고 생각했는데, 이제야 의문이 풀렸다.

“뭔가 복잡하네.”

역시 정치 이야기는 나와 맞지 않는 것 같아 대충 고개를 끄덕였다.

페델리우스가 나를 뒤에서 끌어안았다.

그 엘레나 재상을 왕님이 꽤 좋아한다고 생각했는데.

“왕님은 사과했대?”

“글쎄요. 잘 모르겠습니다. 그 뒤론 저도 출입금지 당하고 엘레나 재상이 단독으로 모시고 있어서.”

페델리우스가 어깨를 으쓱이며 고개를 저었다.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뭐, 내가 신경 쓸 일은 아니니까.

“기분 좋다.”

페델리우스의 가슴은 따뜻하고 단단했다. 몸에 힘을 빼고 있어도 뒤에서 꽉 붙잡고 있으니 무섭지도 않다. 사실 페델리우스의 물건만 잘 붙잡고 있어도 넘어질 것 같진 않다. 워낙 꼿꼿해서.

“너 정말 체력이 엄청나구나.”

손을 내려 페델리우스의 물건을 튕겨주자 페델리우스가 얼굴을 확 붉혔다. 그가 고개를 저었다.

“아니, 이건 그냥 생리적인 현상으로……”

“흐음……”

“죄송합니다…….”

페델리우스가 고개를 푹 숙였다. 어린아이 같은 모습에 낮게 웃자 그가 물에 젖은 제 손으로 얼굴을 벅벅 문지른다.

“그나저나 아콰랑 메리 엄청 가까워진 것 같지 않아?”

“네. 처음엔 많이 어색해 보였는데 말입니다. 정령께서도 인간이랑 섞여 있으면 정령인지 아닌지 잘 모를 정도입니다.”

“그치? 신기하네.”

인간이랑은 절대 어울리지 못할 것 같았던 아콰도, 나도 결국은 자연스럽게 인간들 사이에 스며들어 지내게 됐다.

‘여전히 아콰는 인간을 쓸모없는 존재라고 생각할까?’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 결국, 우리도 인간들 덕분에 이렇게 행복이라는 것을 경험할 수 있게 됐으니까.

“아콰도 메리도 이그니도 페드로도 실비아도 루덴도, 너도 나도 왕님이랑 엘레나도, 콘샐러드랑 프루니아도 전부 행복했으면 좋겠다.”

여기까지 나를 이끌어준 모두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그래서 전부 삶의 끝이 행복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 망나니 같은 놈의 행복엔 동의할 수 없지만, 나머진 저도 같다고 생각합니다.”

“하하…….”

망나니 같다는 건 이그니겠지. 이그니야, 집주인한테 이렇게 미움받아서 나중에 잠도 뒤뜰에서 자야 하는 거 아니야?

‘집이라도 한 채 사줘야 하나.’

음, 근데 난 돈이 없잖아. 보석을 만들어서 팔아야 하나…….

“주인님! 주인님! 주인님!”

갑자기 바깥에서 다급하게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어디 계세요?!”

“아콰……?”

아콰의 목소리긴 한데…… 어쩐지 좀 더 낮고 굵어진 것 같다.

성인 남자의 목소리와 닮아 있었다.

뒤이어 우당탕탕, 달려오는 소리가 나더니 문이 벌컥 열렸다.

“주인님!”

아콰가 욕실까지 침범했다. 달려온 아콰는…….

어? 쟤 왜 저래.

나보다 키가 아주 조금 작았던 청소년기의 아콰는 온데간데없었다.

“어, 아콰…… 맞지?”

“네에…….”

아콰의 키가 페델리우스만큼 컸다. 게다가 알몸이야. 물론 푸른색의 몸이라서 부끄러움 같은 건 없다. 애초에 아콰는 어릴 때부터 같이 봐왔고.

근데 아콰의 다리 사이에 페델리우스만 한 게 하나 달려있다. 세상에. 아콰가 어쩔 줄 모르는 표정이다.

“…….”

페델리우스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냉큼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하니 페델리우스가 나를 붙잡았다.

“페델리우스?”

“지금 아무것도 입고 있지 않습니다.”

“응. 알지. 근데 곤란해 보이니까 일단 도와주고 다시 올게. 조금만 기다려.”

달래듯 말하자 페델리우스가 고개를 저었다.

“……아니, 옷이라도 입고 나가십시오.”

“아. 아콰는 옛날부터 맨날 봐와서 괜찮아.”

페델리우스가 입을 다물었다. 어깨를 툭툭 두드려주곤 자리에서 일어났다. 페델리우스가 황급히 커다란 타월을 가져와 내 몸에 둘둘 말아줬다.

“어쩌다 그렇게 됐어?”

결국, 페델리우스의 성화에 못 이겨 아콰를 내보내고 옷을 입었다.

물론 아콰에게도 페델리우스의 옷을 주었다.

예전 같으면 답답하다고 불평했을 아콰는 순순히 옷을 능숙하게 갈아입었다.

“아침에 메리란 인간과 자고 일어났는데 이렇게 되어있었어요.”

“설마 마지막 성장인 거야?”

“그런 것 같긴 한데…… 왜 갑자기 이렇게 바뀌었는지 모르겠습니다.”

말투도 뭔가 어른스럽게 바뀌었다. 곤란한 표정으로 페델리우스를 바라봤다. 페델리우스가 고개를 젓는다.

그렇지, 너도 모르겠지. 나도 모르겠는걸. 이런 건 왕님한테 물어보는 게 제일일 것 같은데 기분이 별로라고 하니까.

“그래도 축하해. 어른이 됐구나. 나보다 훨씬 커져서 이제 손등에 넣고 다니지도 못하겠어.”

웃음을 터뜨렸다. 아콰는 여전히 울상이다.

덩치 큰 남자가 울상을 짓고 있으니 조금 우스꽝스럽기도 하다.

똑똑. 누군가 문을 두드렸다.

“시리 님! 메리예요, 혹시 들어가도 될까요?”

“응.”

아침부터 왜 이렇게 방문자가 많지? 페델리우스의 말대로 옷을 입길 잘한 것 같다. 메리가 빼꼼 문을 열더니 조심스럽게 들어왔다.

“아, 역시. 여기 있었군요.”

“응? 누가?”

“자다가 일어났는데 아콰가 어른이 되어있길래 꿈인 줄 알고 다시 잤는데…… 꿈이 아니었네요.”

언제 같이 잘 만큼 가까워진 건지……. 고개를 끄덕이자 메리가 들어와서 아콰의 손을 붙잡았다.

“아콰, 돌아가요. 제가 오늘 시리 님이랑 주인님은 건드리면 안 된다고 했잖아요.”

“……당황한 걸 어떡해.”

아콰가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고압적인 말투도 꽤 사라진 듯했다.

‘역시 메리야.’

메리는 분명히 조련에 소질이 있는 게 분명했다.

“너무 커졌잖아. 이러면 너한테 안기질 못한단 말이야.”

“……?”

뭐야, 아콰랑 메리 사이에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안겨서 잔 거야?! 메리가 아콰를 끌어당기자 아콰가 순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제는 아콰가 절 안아주면 되겠네요. 자, 그럼 우린 얼른 돌아가요.”

“안기는 게 좋았는데.”

울상인 이유가 그거였어?! 도대체 아콰를 저렇게 길들이려면 어떻게 해야 해?

멍하니 페델리우스를 쳐다보자 페델리우스도 당황한 표정이다.

“방해해서 죄송해요, 마저 오붓한 시간 보내세요.”

“나중에 봬요, 주인님.”

“으응, 잘, 잘 가…….”

멍하니 두 사람을 떠내 보내고 페델리우스를 쳐다봤다.

“좀, 잘까요?”

“아니. 역시 우리 아이 만들자.”

내 제안에도 페델리우스가 말없이 나를 끌어안은 채 침대에 누웠다. 젖은 머리카락이 축축하다.

“안녕히 주무세요.”

“……쪼잔해.”

기어이 눈을 감는 페델리우스를 보며 뚱하게 입술을 내밀었다.

“사랑해요, 오시리아.”

목덜미에 입술을 맞대며 페델리우스가 속삭였다.

팔을 뻗어 페델리우스를 마주 끌어안았다.

“응. 나도.”

그리고 오늘 저녁엔 반드시 페델리우스를 깔아 눕히고 말 거다.

어제 처음을 제외하곤 내내 아래쪽에 누워있었던 것을 생각하며 눈을 감았다.

따뜻한 햇볕과 페델리우스의 품이 사랑스러운 정오였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