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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화 페네트레이터 (11/203)


11화 페네트레이터
2021.10.12.


순식간에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 전원이 성난 벌떼처럼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신뢰를 바탕으로 먹고사는 암시장 이용자들에게 있어서, 동업자를 치안집단에 찔러 넣는다는 건 불문율을 깨는 비열한 행위였다.

그러자 그 집단 한가운데에 있던 누군가가 손을 들어 사람들의 입을 막았다.

“내가 족치고 오지.”

“어……?”

스테치였다.

그리고 어느 누가 봐도, 스테치가 지금 화가 아주 단단히 났다는 것쯤은 눈치챌 수 있을 정도였다. 조용해진 사람들 사이에서, 스테치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첫째, 그 자식이 말하는 ‘친구 녀석’은 바로 나야. 내가 얽힌 이상 직접 처리하지 않으면 속이 풀리지 않아. 둘째, 난 여기에 있는 달튼과 클라이드, 양쪽 모두와 연관이 있는 사람이야. 그러니까 더더욱 내가 끝장을 보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자 사람들은 납득했다는 표정으로 다들 고개를 주억거리기 시작했다.

스테치는 클라이드를 바라보며 말했다.

“내가 처리할 테니 넌 걱정하지 말고 검 수리에나 집중해. 부품은 제대로 받았어?”

“그쪽은 문제없어. 착수금을 내고 돌아오던 길에 털린 거라, 부품만 제대로 받은 뒤엔 구부러진 부분 다시 펴면서 조립만 하면 끝이거든.”

“좋아. 달튼, 혹시 모르니까 클라이드의 공방에 사람 하나만 붙여 줘.”

스테치는 달튼에게 데릭의 주거지 위치를 들은 뒤, 불빛 하나 없는 어두운 밤에 주점 문을 나섰다.

『기이인~장하셨어요?』

비꼬는 듯한 말투에 스테치는 아무도 없는 어둠 속을 향해 눈을 부라렸다.

스테치로선 어디서 듣도 보도 못한 놈이 클라이드를 건드린 것도 짜증 나 죽겠는데, 갑자기 자신의 위치가 노출될 해프닝까지 벌어지게 되니 열 받을 지경이었다.

‘그만해. 간만에 죄책감 없이 주먹질 좀 하고 싶어졌으니까.’

『죽일 거야?』

사람 죽이는 걸 태연하게 묻는 메멘토 모템에게, 스테치는 고개를 저어 보였다.

‘마음에 안 들 때마다 죽이고 다니면 그게 짐승 새끼지 사람이냐. 하지만 대충 손보는 정도로 끝내진 않겠어.’

『……생각보다는 이성적이라 다행이네.』

메멘토 모템이 말했다. 나름의 배려였던 것일까? 스테치는 눈을 감은 뒤 스킬을 사용했다.

‘《애니멀 인스팅트》.’

추적하는 입장에서 주변이 어둡다고 함부로 불을 사용할 수는 없었다. 데릭이라는 놈은 이 새벽에 어디에서 뭘 하고 있을까. 스테치는 곰곰이 생각했다.

400크라운짜리 잡범이라곤 하지만, 일반적으로 목격 신고가 접수되면 병사들은 싫어도 움직여야 한다.

그리고 클라이드는 부품과 재료 주문을 위해 공방을 들른 뒤 귀가 중 습격당했다.

이른 새벽에서야 발견된 것을 보면 기절 후 적어도 1시간은 흘렀을 것이다.

진작 신고가 들어갔어도 모자랄 판인데, 아직도 경비들이 스테치를 잡기 위해 달튼의 술집을 방문하지 않은 이유는 대체 무엇일까?

스테치는 마을 입구 쪽의 경비 초소를 향해 조용히 발걸음을 옮겼다.

* * *

“정말입니다, 제가 분명 봤다니까요?”

“에에잇, 시끄러워!”

경비병 하나가 짜증 내며 소리치자, 데릭은 몸을 움츠렸다.

평소의 부적절한 언동과 행실, 그로 인해 떨어져 있는 평판.

그런 놈이 이런 새벽에 신고한답시고 경비 초소를 찾아가 봤자 환대받을 가능성은 매우 낮았다.

경비병의 호통을 옆에서 듣고 있던 경비 대장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미안하지만 데릭, 달튼 씨는 어디 사는 누구와는 다르게 선량한 마을 주민이라네. 폐점 시간이 지난 이 시간에 신고 하나 들었다고 주점 문을 두들기기엔 실례라고 생각하진 않는가?”

사실 유치하기 짝이 없는 핑계였지만, 병사들은 동의를 표하며 데릭을 노려보았다.

사실 병사들 입장에선 어디에서 뭘 훔쳐 먹었는지도 모를 녀석보다도, 눈앞의 이 말썽 덩어리 양아치가 더 아니꼬웠다.

딱히 이 마을 사람도 아닌 주제에, 툭하면 여기저기 시비나 걸고 다니는 녀석이 좋게 보일 리는 없지 않겠는가.

“일단 가고, 아침 해가 뜨면 다시 찾아오게.”

쫓겨나듯 초소에서 나온 데릭은 혀를 찼다.

그는 동료들과 함께 이곳저곳을 떠돌며 그날 벌고 그날 쓰는 모험가였다.

몇 개월쯤 전부터 지내기 편한 이 마을에 거처를 잡고 지내던 참이었는데, 마침 달튼이랑 엮이면서 망신을 당하게 된 것이었다.

“야, 뭐라고 하든?”

초소 옆에 앉아 있던 동료 둘이 일어서며 데릭에게 물었다.

“별 소득 없어. 아침에 다시 오래.”

데릭이 이를 갈며 말했다.

사실 그가 공방을 돌던 클라이드를 목격한 것은 우연이었다.

하지만 클라이드가 들고 다니던 돈주머니와 달튼과 친우라는 사실이 동시에 터지는 바람에 데릭은 본능적으로 일을 저지르고 말았다.

“그까짓 400 크라운이 뭔데 그러냐? 당분간은 먹고 사는 데 지장도 없을 텐데 미련 없이 지금 바로 떠나자고.”

어두운 골목으로 들어서며 랜턴을 꺼내든 데릭의 동료 하나가 말했다.

클라이드를 린치해서 빼앗은 돈은 상당했던 데다, 주변인들의 시선 때문에 이 이상 마을에 머무르기도 힘들다고 생각한 동료들은 이번 일을 기회 삼아 마을을 뜨고 싶어 했다. 하지만 데릭은 고개를 저었다.

“돈을 빼앗은 정도로는 안 돼. 그 스테치인지 뭔지 하는 녀석이 잡혀 들어가야 그놈을 재워 주던 달튼도 비로소 곤란해진다고.”

암시장 관리인으로서 비호를 받는 달튼을 직접 건드리는 건 힘들다.

어떻게 복수할까 생각하던 차에 데릭은 마침 달튼과 함께 웃고 떠드는 스테치를 보게 되었으며, 그 과정에서 스테치에게 수배가 걸렸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마을 수배지를 확인한 데릭은 수배자 명단에 스테치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고, 마침 클라이드를 처리한 김에 스테치도 엿을 먹인 후 새벽을 틈타 마을을 뜨려는 것이었다.

“휴, 그래. 그렇다면…… 응?”

어둠에 눈이 익숙해진 스테치는 자신을 향해 비치는 랜턴의 불빛에 눈살을 찌푸렸다.

설마 새벽에 불도 켜지 않고 정면에서 누군가 나타날 거라곤 꿈에도 생각 못 한 데릭 패거리는, 너무 놀란 나머지 그 자리에 얼어붙어 버렸다.

“잠깐…… 너 낯이 익은데.”

데릭은 그렇게 말하더니 스테치를 알아보고는 박수를 치며 좋아했다.

“너였군! 얘들아 봐봐, 이 녀석이 내가 말한 그놈이야.”

그러더니 입술 끝을 비틀어 올리며 스테치를 노려보았다. 그것은 마치 재미있는 장난감이라도 발견한 어린이 같은 표정이었다.

데릭의 양쪽에 서서 어리둥절해 하던 두 동료들도 그제야 킬킬거리기 시작했다.

“잘됐어. 안 그래도 어떻게 해 줄지 고민하던 참이었는데, 알아서 내 앞에 나타나 주시는구먼?”

단도와 검을 뽑아 드는 데릭 일당. 스테치는 그런 그들을 바라보며 싱긋 웃었다.

‘도대체 저놈은 뭘 믿고 웃는 거지?’라고 생각한 데릭을 향해 스테치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오, 감사는 내가 해야지.”

심장이 고조된 흥분감에 의해 펌핑하며, 뜨겁고 신선한 피를 전신으로 흘려보내는 것이 느껴졌다.

모래 한 톨 새어나갈 틈도 없이 꽉 쥔 주먹들을, 머리 양옆에 세운 스테치는 싸울 자세를 취하며 말했다.

“내가 인간을 상대로 안 싸워 본 지 정말, 너무 오래돼서 말이야. 간만에 스파링 상대를 만나니까 기분이 더럽게 끝내주네.”

“그게 무슨 ㅁ……?”

빠각!

그 순간, 곧게 뻗은 주먹이 데릭의 턱에 꽂혔다.

턱뼈로 전해진 충격이 그대로 뇌를 뒤흔든 순간, 데릭은 전신이 뻣뻣해지는 것을 느끼며 바닥에 뻗었다.

의식을 잃은 건 아니었으나, 세상이 빙빙 도는 듯한 어지러움을 느꼈다.

‘뭐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거지?’

“그건 일부러 그런 거야, 병신아.”

스테치는 곧이어 살짝 도움닫기를 한 뒤 뛰어올라 다른 동료의 안면에 니킥을 박아 넣었다.

피 분수를 뿜으며 바닥에 쓰러진 동료와 데릭을 멍청히 지켜보던 남은 한 명은, 그제야 황급히 스테치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

“흥.”

스테치가 옆으로 슬쩍 검을 피하면서 왼 주먹으로 졸개 놈의 간장 부위를 후려치자, 엄청난 고통이 밀려왔다.

“카학……!”

위액을 토해 내며 무릎을 꿇고 바닥에 주저앉는 놈의 뺨을 향해, 스테치는 머뭇거리는 것 없이 돌려차기를 먹여 쓰러뜨렸다.

그러는 사이 첫 타로 쳐맞고 쓰러져 있던 데릭이 서서히 일어서려 하자, 스테치는 직접 친절히 데릭을 다시 눕힌 뒤 그대로 올라타서 얼굴에 해머링을 해댔다.

“으아아아악!!”

빡! 빠직! 퍽!

사방으로 피를 튀기며 데릭이 비명을 지르자, 스테치는 휘두르려던 주먹을 그대로 데릭의 입으로 내리꽂았다.

“누가 소리 지르래?”

후두둑.

들어 올린 스테치의 주먹에 붙어 있던 이빨 두어 개가 바닥에 떨어졌다.

잔뜩 두들겨 맞은 탓에 원형을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찌그러진 얼굴임에도 불구하고, 데릭은 뽑혀나간 자기 이빨에 경악 어린 표정을 지어 보였다.

“이게 다야? 한 사람한테 세 놈이 다구리로 덤볐는데도 결국은 이 정도냐고?”

스테치는 열이 뻗친다는 듯 벌떡 일어서더니 품안에서 플라스크 병 하나를 끄집어냈다.

코르크 봉인을 뽑고 바닥에 널브러진 이들에게 휘두르자, 안에 들어 있던 액체가 데릭 일행의 위로 쏟아졌다.

피부 위로 뿌려진 액체는 데릭과 그 동료들의 모공으로 흡수되어 상처를 치료하기 시작했고, 거의 기절해가던 그들을 전부 깨웠다.

“허어억……!”

“왜, 왜……?”

그러자 스테치는 텅 빈 플라스크를 바닥에 집어 던져 깨트린 뒤 으르렁거리듯 읊조렸다.

“그럼 내가 이 정도로 끝낼 줄 알았냐? 당장 일어나서 다시 덤벼!”

『와, 이 녀석 성깔 참 끝내주네.』

잠자코 구경하던 메멘토 모템이 중얼거렸다.

야심한 어느 날 밤.

한 마을의 작은 골목길 사이에서는 때 아닌 지옥이 펼쳐졌다.

스테치는 데릭 패거리가 기절하려고 할 때마다 회복 포션을 사용해 강제로 회복시켰고, 자신에게 덤벼들게 만듦과 동시에 도망치려는 놈은 더 심하게 팼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주변은 데릭 일당의 오금이 풀리면서 지려 버린 오줌 냄새로 진동했으나, 스테치는 아랑곳하지 않고 쓰러진 데릭에게 발길질을 날리며 소리쳤다.

“성질머리가 더러우면 머리라도 좋아야지, 이 머저리들아! 왜 알아서 내 주먹이랑 발 앞으로 기어들어 오는 건데!”

‘그야 튀려고 하면 더 때리니까 그렇지…….’

처맞던 데릭과 그의 동료들은 하나 된 목소리가 되어 속으로 중얼거렸다.

스테치가 자신을 검으로 찌르려던 놈의 무릎을 밟고 뛰어오르며 턱에 섬머솔트킥을 먹이는 진기명기까지 선보이자, 데릭과 다른 동료는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바닥에 엎드린 채 싹싹 빌기 시작했다.

“제, 제발 살려주세요.”

“돈이라면 있는 거 다 드릴게요.”

데릭이 클라이드로부터 강탈한 돈주머니를 덜덜 떨리는 손으로 내밀자, 스테치는 동전으로 가득 찬 주머니의 자루를 한 손에 쥔 뒤 둔기처럼 휘둘러 데릭의 동료를 신명 나게 후드려 팼다.

“히이이익!”

퍽! 퍽!

열이 오를 대로 오른 스테치는 때리는 박자에 맞추듯 한 마디씩 끊어 말했다.

“이 돈은! 원래! 내 돈이었어! X발아!”

그제야 데릭은 어렴풋이 이해했다. 건드리면 안 될 것을 건드렸다는 사실을.

스테치에게 있어 자신들의 모든 언동은 그저 구타할 구실 그 이상은 못 된다는 것을.

오늘, 스테치는 그들을 죽이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차라리 죽는 게 나을 정도로 팰 것이라는 건 누가 봐도 명확했다.

데릭은 모든 것을 포기한 듯 눈을 감았다.

* * *

이튿날 점심.

늘어지게 하품을 하며 계단을 내려와 자리에 앉은 스테치에게, 달튼은 빵과 스프를 건네주었다.

그날 밤 이후 데릭과 그의 친구들이 골목에서 거지꼴로 서성이는 광경이 마을 주민에 의해 ‘목격’되었다.

사지는 멀쩡함에도 불구하고 정신이 빠진 듯한 모습에 아무것도 모르는 주민들은 의아해했다.

여담이지만 데릭에게 아침에 다시 오라던 경비 대장은, 그대로 나타나지 않은 데릭에 대해 “그럼 그렇지.”라며 코웃음을 쳤다는 듯하다. 아마 데릭이 훗날 정신을 차려 다시 신고하러 간다 한들 믿어 주지 않을 가능성이 컸다.

“스테치!”

클라이드가 커다란 목함 하나를 들고 주점으로 들어왔다. 스테치는 반갑게 손을 흔들며 클라이드에게 물었다.

“드디어 왔군. 다 고친 거야?”

“고친 정도겠냐. 업그레이드했지!”

클라이드는 두 손을 싹싹 비빈 후 테이블 위에 올려놓은 목함의 뚜껑을 천천히 열었다.

목함 안에 놓여져 있던 검의 외형은 크게 달라진 것이 없었으나, 세세한 부분에선 기존의 프로토타입과 차이를 보였다.

일단 검신의 색이 일부 바뀌었다.

처음엔 구부려진 부분만 펴려고 했던 것을 아예 녹여서 다른 금속과 섞어 버렸기 때문이다. 이 특수 합금 덕분에 날 부분의 절삭력이 대폭 증가했다.

기존의 와이어 케이블은 몬스터의 힘줄과 던전에서 구한 와이어를 함께 새로 엮어서 내구도와 장력이 올라갔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데…….”

클라이드는 주섬주섬 주머니에서 실린더를 꺼냈다.

실린더의 개수는 4개. 클라이드는 난색을 표하며 멋쩍게 뒤통수를 긁었다.

“안에 들어간 가스는 다양한 인화성 성분이 포함된 특수 가스야. 연금술사나 천연가스를 취급하는 드워프가 있다면 금방 얻어 낼 수 있겠지만 이곳은 그런 사람이 없거든. 내가 가진 재고는 그게 전부야.”

클라이드가 그렇게 말하며 작은 종이를 내밀었다.

“한동안 이 근처론 올 생각이 없다 그랬으니 성분표와 소개서를 줄게. 실린더를 버리지 않고 연금술사나 대장장이한테 저걸 보여준다면 몇 번이고 재사용할 수 있을 테지.”

달튼이 말했다.

“나는 다른 지역의 아는 사람들한테 편지를 보내서 네가 도착하거든 잘 봐 달라고 부탁하지. 내가 없어도 암시장을 이용하는 데에 문제없을 거야.”

“두 사람 다 고맙다. 잘 쓸게.”

스테치는 검이 보이지 않도록 망토 안쪽의 소드벨트에 묶어 둔 뒤 실린더를 챙겨 유틸리티 벨트의 홀더에 끼워 넣었다.

그러자 클라이드가 말했다.

“잠깐. 이제 제대로 된 검이 생겼으니까 이름을 붙여줘야지. 세상에서 단 하나밖에 없는 검에 이름이 없으면 쓰나.”

클라이드의 말에 스테치는 골똘히 생각에 잠겼다. 딱히 생각해 둔 이름이 없었기에 선뜻 생각나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이름? 이름이라…….”

그러자 고민하던 스테치의 머릿속으로, 메멘토 모템이 지나가듯이 말했다.

『패네트레이터(Penetrator).』

“패네트레이터…… 는 어때?”

스테치는 무심코 따라 말했다가 그대로 씨익 웃으며 물었다. 썩 괜찮은 네이밍 센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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