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저기요, 리암.
이건 정말 끔찍한 일이란 걸 아세요?
혹시 작가님이 원고를 다시 가져오라고시키셨나요?
아니 그렇다고 해도 대체 어떻게 내 방 문을 따고 들어온 거죠?
어떻게 내 방 한 구석(문 바로 앞도 아니고요!), 침대 바로 옆에 있는 책상까지 인기척을 숨기고 들어온 거예요? 책상 위에 있는 서책 보관함은 어떻게 기척 하나 내지 않고 열어본 것이죠?
전 엄청나게 예민해요.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에도 깬다고요. 창문도 굳게 닫혀 있는데 대체 어떻게 무단침입을 한거예요? 이런 장난을 대체 왜 치시는 거죠?
당신, 아마 그 잘생긴 얼굴을 믿고 아무렇게나 살아온 모양이죠? 당신이 이런 짓을 해도 여자들이 좋아할 것이라 생각하면 오산이에요. 적어도 나는 하나도 재밌지 않아요.
빨리 내 원고를 다시 돌려주세요. 내 방에 들어와서 돌려주는 것 말고요. 이 편지를 읽고 바로 제 손에 돌려주세요.
저는 화가 나면 말을 잘 못 해요. 그래서 이렇게 적어서 말하는 겁니다. 빨리 왜 이런 일을 저질렀는지 설명하세요. 그리고 저에게 사과하세요. 아니면 신고하겠어요.
-코델리아 그레이-
* * *
코델리아 그레이 양에게
우선, 이름을 밝혀주신 것 감사드립니다.
당신은 정말 대범하군요.
두 번째로 당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혹시 내 방에 기생하고 계십니까, 코델리아 그레이양?
내가 당신 방에 무단침입 했다니요?
여기는 엄연히 내 방입니다. 윈저튼 왕국과 우리 아델라이드 여왕 폐하와 시종장 에드문드가 증명해줄 것입니다(아를리 궁의 방배정은 그가 맡았거든요. 참 괜찮은 인재지요.)
1314년 연초록 달 여섯 번째 날 밤,
이 방의 서식자, 아치 앨버트.
* * *
다시 코델리아 그레이 양에게.
보내주신 서신을 다시 한번 찬찬히 읽어보았습니다.
당신은 내가 당신 방에 몰래 들어가 침대 바로 옆에 있는 책상에 있는 서책 보관함을 열어 그 안에 든 것을 가져갔다고 생각하고 계시더군요.
말도 안되는 일입니다.
책상이 침대 바로 옆에 있다니요.
당신 사용인은 제정신이 아니예요. 대체 왜 가구를 그렇게 배치했답니까? 책상을 다른 방에 둘 정도의 형편이 아니라면 즉시 책상을 침대에서 큰 걸음으로 열 걸음 이상 멀리 치워두기를 권하는 바입니다.
말도 안되는 일은 하나 더 있는데, 나도 당신과 똑 같은 생각을 하고있었다는 겁니다.
내 방 저 멀리 (침대에서 보면 점처럼 보이는 먼 곳입니다) 책상 위에도 서책 보관함이 하나 있습니다. 어제 읽던 책을 넣어두려 상자의 문을 열었더니 당신의 쪽지와 원고가 그 안에 들어있더군요. 난 당신이 내 방에 몰래 들어와 그것들을 넣어두었다고 생각했지요.
어때요, 감이 옵니까?
코델리아 그레이 양, 내 생각엔 우리가 서로 다른 방에 살며 다만, 물건 하나를 공유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혹시 당신 책상에 놓인 서책보관함도 내 것처럼 짙은색 나무로 만들어져, 양 모서리에 금장식이 달리고, 가운데엔 작은 사슬 무늬가 조각되어 있습니까?
전 아무래도 이 상자가 우리에게 약간의 장난을 쳤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상자를 통해 우린 지금처럼 서신을 주고받을 수 있게 된 것이지요.
일단 상황을 이렇게 정리하고 나니 저로선 당신 정체가 점점 더 궁금해지더군요.
당신은 누구입니까?
어쩌다 이 상자를 손에 넣게 되었나요?(전 그냥 수도원에서 훔쳐왔습니다.)
당신이 보낸 이 ‘원고’ 란 건 대체 뭐죠?
거기에 우리 윈저튼 왕가의 일이 이리도 소상히 적혀 있는 어찌된 연유입니까?
귀찮고 진지한 일은 딱 질색인데 궁금증을 못 참고 너무 긴 편지를 썼군요. 이제 펜을 내려둔채 당신의 답변이 상자 안에 들어올 날을 기다리겠습니다.
추신: 당신 편지에는 또 꽤나 깊은 통찰력이 엿보입니다. 내가 잘생긴 얼굴만 믿고 아무렇게나 살아온 것은 사실이예요.
1314년 연초록 달 여섯 번째날 밤. 아를리 궁에서,
당신의 편지를 재독하며.
아치 앨버트 윌리엄.
* * *
아치볼드 왕자님께.
아를리 궁의 침입자, 코델리아 그레이 인사드립니다.
이 전의 편지가 너무 무례했던 점은 사과드릴게요. 그땐 제정신이 아니었어요.
전 고작 스물 두살밖에 안 먹은 출판사 신입 편집자일 뿐이었고, 원고를 잃어버린다는 건 저같은 사람이 상상할 수 있는 최악의 악몽이었거든요.
지난 수요일 저녁, 전 포토벨로 거리에 있는 초록 간판 골동품점에 가서 ‘리암’이라는 직원에게 앤 셀린 작가의 원고를 받았어요. 그리고 선물로 서책 보관함 하나를 얻어왔지요. 리암은 그게 마법의 상자라고 말했어요. 전 농담이라 생각하고 가볍게 넘겼고요.
그런데 그날 잠이 들었다가 일어나니, 그 안에 넣어둔 원고와 메모가 사라진 거예요. 당신 편지만 있고요. 그러니 제가 놀라지 않을 수 있었겠어요?
전 당연히 리암을 의심했어요. 저한테 마법의 상자니 뭐니 하는 농담을 했던 작자요. (잘생겼으니까 아무렇게나 살았냐고 한 것도 왕자님이 아니라 그에게 한 말입니다. 왕자님께만 하는 이야기인데 그 사람 정말 잘생겼었거든요.)
화가 머리끝까지 난 저는 제가 할 말을 종이에 휘갈겨 써서 다시 포토벨로 거리의 골동품점으로 갔어요. 가게에는 리암이 아니라 다른 분이 계셨어요. ‘린다’ 라는 이름표를 달고있는 맘씨 좋은 아주머니셨지요.
저는 그분에게 말했어요.
“바로 어제 이곳에서 아주 잘생긴 남자 직원에게 골동품 서책 보관함을 샀어요. 그 사람을 다시 만나고 싶은데요.”
린다 아주머니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이렇게 묻더군요.
“패트릭이요? 우리 가게에 남자직원은 패트릭 뿐인데…...”
그때 갑자기 귀퉁이 직원실에서 한 남자가 “네?” 하고 입에 뭔가를 우물우물하며 튀어나왔어요.
그 사람 얼굴은......
저는 사람을 외모만으로 판단하여 말하는 건 싫어해요.
그러니까 그냥 제 기준에는 부합하지 않았다고 말하겠어요.
그렇게 귀신에 홀리기라도 한 기분으로 멍하니 서 있던 저에게 린다 아주머니는 다른 가게랑 착각한 것은 아니냐고 묻더군요. 글쎄, 매주 수요일엔 이 가게가 문을 닫는다는 거예요. 혹시 이곳이 아니라 다른 가게가 아니었느냐고 하시는데 여기까지 오니 저도 너무 헷갈리더군요.
“가게 구조가 완전히 똑같은데요.”
“혹시 날짜를 착각한 건 아니고요?”
“제가 48시간을 잔게 아니라면 그런 일은 없어요. 분명 저에 여기 왔어요.”
“바쁜 현대인이라면 48시간을 잘 수 있지요. 아가씨, 너무 정신이 없는 거 아니유?”
“아주머니가 이 가게의 주인이신가요?”
“뭐, 주인이나 다름 없어요. 나에게 물어 모르는 것이면 모든 직원이 모르는 것이에요. 아무래도 아가씨가 착각한 것 같은데...”
린다는 딱하다는 듯 저를 쳐다보았지요. 저는 갑자기 되게 정신없는 여자가 된 듯한 기분이 들었어요. 그런데 그때 가게 문을 열고 손님이 하나 들어온 거예요.
어제 가게에서 그 잘생긴 청년에게 원고를 받으려고 했던 때에, 마침 손님으로 오셨던 바로 그 노부인이요! 제가 얼른 다가가 노부인께 물었어요.
“어제 우리 여기서 만났죠? 엄청나게 잘생긴 직원이 부인께 은촛대며 목걸이며 찻잔이며를 팔았잖아요.”
“그래, 내 아가씨 말대로 한 번에 하나씩 사 갈 걸 그랬수. 너무 무거워 들고 가는데 혼이 났지.”
노부인이 고개를 끄덕였어요.
“여기서 저랑 같이 본거죠? 그 엄청나게 잘생긴 직원이요?”
“그 별세계 요정 청년 말이오?”
“네, 맞아요. 그 우리 세계 사람이 아닌 거 같이 잘생긴 남자요!”
“그 청년이 가게를 제법 잘 꾸렸지. 좋은 물건이 많아.”
거봐요, 하고 저는 린다를 쳐다봤지만 린다는 노부인과 제가 쌍으로 미치기라도 했다는 듯이 고개를 좌우로 젓더군요. 그래도 전 기뻤답니다. 내가 가게나 날짜를 착각한 것이 아니라는 증거를 찾았으니까요. 최소한 제가 아주 미친 건 아니지요.
하지만 그게 다예요. 결국, 리암이란 남자의 정체는 알 수 없었어요. 어쩌다 그 가게가 쉬는 날 문을 열고 있었는지도 알 수 없었고요.
집에 돌아온 저는 서책 보관함을 노려보았어요. 그리고 왕자님처럼 저도 상자를 요모조모 뜯어보았답니다.상자의 만듦새는 독특하고 아름다웠지만 단순했어요. 거기에 무슨 특별한 장치가 되어 있는 것 같진 않았죠.
정말 이 상자가 마법을 부린 걸까?
저는 속는 셈 치고 아무거나 상자에 넣어보기로 했어요. 마침 손에 든 것이 리암에게 소리 지를 것을 써놓은 쪽지였으니 그걸 한번 상자에 넣어보았지요.
쪽지가 다시 없어지려나?
뒤에 구멍이라도 뚫린 걸까?
그 리암이란 남잔 대체 뭐였지?
금발에 푸른 눈이 꼭 요정처럼 생겼는데, 정말 요정은 아니었을까?
비웃을지도 모르시겠지만 전 요정을 믿어요. 아닌게 아니라 그 잘생긴 남자직원이 요정이라 생각하니 모든 것이 납득이 가더라고요. 그 사람, 인간이라고 하기엔 너무 아름다웠거든요.
골동품 점의 간판이 초록색인 것도 단서처럼 느껴졌어요. 왕자님도 아시겠지만 요정들은 초록색을 좋아하잖아요.
거기까지 생각하니 마음이 들뜨기 시작했지만, 아무리 요정을 믿는 저라도 이건 너무 허무맹랑한 이야기 아닌가 싶기도 했죠. 그래서 저는 다시 서책 보관함 앞에 앉았어요. 쪽지를 빼내어 버려버리고 이 이상한 사건을 잊으려고요. 상자를 열자, 제가 넣어둔 쪽지가 보였어요.
그런데 바로 그 순간, 그 쪽지가 쓱, 소리가 나면서 사라지는 거예요. 제 눈앞에서 말이에요.
왕자님, 당신이 재빠르게 그걸 꺼내보신 거겠죠? 네, 지금은 알아요. 하지만 그때 전 정말 의자 뒤로 넘어갈 뻔했답니다.
무서웠어요.
신기하기도 했죠.
한참 그 서책 보관함을 노려보았어요. 거기서 하얀 손이라도 나오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요.
10분쯤 노려보았을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으니 슬슬 지루해지더라고요. 그때까지 한 끼도 먹지 않았다는 게 떠올라 부엌에 가서 토마토 스파게티를 만들어 먹었지요. 다 먹고 레몬에이드를 한잔 따라와 다시 상자를 열었는데…….
거기엔 당신 편지가 들어있었답니다.
이번엔 의자 뒤로 넘어가진 않았죠. 아마 이렇게 될 거라는 걸 저도 조금은 예상한 것 같아요. 쿵쾅거리는 심장을 부여잡고 당신 편지를 읽었어요, 왕자님. 그리고 그건…….
맙소사, 당신은 정말로 〈공주와 기사〉 원고에 나오는 아치 왕자님 같더군요. 한량같이 놀기만 하고 뺀질뺀질하지만 미워할 수 없는 그 미남 왕자님이요. 내가 읽던 원고 속의 세상에 사는 사람과 만나게 되다니.
어쩌다 내가 소설 속 세상과 맞닿은 것일까요? 아니면 〈공주와 기사〉는 소설이 아니라 실제 있었던 일을 옮겨놓은 것일까요? 정말 헷갈려요. 어쨌든 요정이나 믿을 수 없는 존재가 우리 세상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저는 설렙니다.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겠지만요.
열두 살 쯤만 되었어도 친구들에게 말했을 텐데, 그땐 요정이나 공주, 기사 같은 걸 믿는 친구도 있었지요.
제가 열살이었더라면 엄마를 붙잡고 이야기를 털어놓았을거예요. 저희 엄만 늘 저에게 요정 이야기를 해주셨으니까요.
하지만 지금 제 곁에 엄마는 계시지 않고, 요정을 믿는 친구도 단 한명도 남지 않았네요. 당연한 일이에요. 저흰 다 어른이니까요. 어른이 된다는 건 참 슬픈 일이에요. 어른이 된다는 건 일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이죠.
그래서 말인데요. 왕자님, 부탁드려요. 당신은 모르시겠지만, 당신이 처음에 가져간 그 〈공주와 기사〉라고 쓰여있는 원고는 아주아주 소중한 거예요. 앤 셀린 작가님께서 저를 믿고 맡기신 거거든요. 편집자가 작가에게, 원고를 잃어버렸다고 말하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아시나요? 이미, 원고에 맞는 삽화가님까지 섭외해서 계약서까지 발송해두었는데, 이제사 글이 없어지면 정말 난리가 날거예요.
제 원고를 돌려주세요. 부탁드릴게요. 저는 지금 무릎 꿇고 편지 쓰고 있어요. 어른이라 그런지 관절이 그렇게 좋진 않네요. 그래도 당신이 원고를 주실 때까지 계속 이 자세로 상자를 노려보고 있을 거예요. 얼른 답장과 원고를 주세요.
추신. 가구배치는 사용인이 아니라 제가 직접 했답니다. 놀랍게도 전 사용인 같은 것은 없어요! 어쨌든 책상과 침대를 큰 걸음으로 열 발자국 떨어뜨려 놓으라는 조언 감사합니다.
-6월 6일 밤, 큰 걸음으로 세 걸음짜리 크기의 방에서. 코델리아.
* * *
다시, 윈저튼의 왕자님께.
왕자님, 제 편지를 받으셨나요?
거기도 여기처럼 새벽이라 주무시고 계시나요?
이 마법의 서책 보관함에 편지가 도착하면 알림이 울리는 기능이라도 탑재되어있으면 좋겠군요.
추신: 연초록달은 세상이 온통 연초록빛으로 물드는 달이라 그렇게 부르는 건가요? 그렇다면 당신이 계신 곳도 제가 있는 곳과 같은 계절이겠군요! 저는 이 이름이 무척 마음에 들어요.
아마도 연초록달 6일에서 7일로 넘어가는 새벽, 코델리아.
* * *
아치 왕자님께.
전 결국 오늘 원고 없이 출근했어요. 말인즉슨 편집장 메리앤에게 된통 깨질 뻔했다는 뜻이죠.
가렛이 말도 안되는 새 원고를 들이밀며 시간을 끌지 않았더라면 아침 회의 때 제가 맞이했을 참극은......생각만 해도 끔찍하네요.
전 가렛에게 빚을 진 죄로 점심을 사야했어요. 회의가 끝나고 나서도 하루종일 메리앤이 얼른 원고를 가지고 오라고 할까봐 맘졸이고 있어야 했고요.
이렇게 설명해도 왕자님은 무슨 뜻인지 잘 알아듣지 못하시겠죠. 하지만 오늘은 더 이상 설명할 힘이 없네요. 어른의 비극이라고 해두지요.
열일곱살의 코델리아에게 돌아가 스물 두 살은 아주 힘드니 너무 기대하지 말라고 이야기해주고 싶습니다. 스물 두 살의 유월에 만나게 되는 왕자님을 절대 믿지 말라는 말과 함께요.
추신: 그래도 한번 더 왕자님을 믿어볼게요. 다행히 내일은 토요일이라 출근을 안 해요. 주말 동안 왕자님이 제 편지를 읽으셨으면습니다.
2019.6.7. 저녁. 녹초가 되어 퇴근한 어른 코델리아.
* * *
06-08-SAT-PM11:30
보내는 이: 가렛 〈[email protected]〉
받는 이: 코델리아 〈[email protected]〉
코델리아, 원고는 찾았어?
너무 걱정하진 마. 네 말대로 방청소만 제대로 하면 바로 나타날 걸? 청소하는데 하루 종일을 소비할 거 아니면 내일 같이 점심 어때?
가렛.
* * *
06-08-SAT-PM11:35
보내는 이: 코델리아〈[email protected]〉
받는 이: 가렛〈[email protected]〉
원고는 아직이야.
그건 그렇고 매일같이 회사에서 만나면서 정말 주말에도 나랑 점심을 먹고 싶은거야? 이해 안 가네.
원고를 기다리느라 바쁜 코델리아.
* * *
06-08-SAT-PM11:35
보내는 이: 가렛〈[email protected]〉
받는 이: 코델리아〈[email protected]〉
원고를 찾느라 바쁠 코델리아.
역시 거절도 멋있게 하는군.
그럼 원고 잘 찾고 월요일에 봐.
추신: 기다리느라-〉찾느라. 오타냈어.
* * *
왕자님께.
아치볼드 왕자님, 다시 코델리아예요.
편지가 세 개 모두 없어졌어요. 받으셨다는 뜻이겠죠?
아니면 왕자님 방에 다른 침입자가 있었을까요? 아니 그럴리는 없어요.
혹시 무도회나 여우사냥에 바쁘신가요?
6.9. 일요일
-아침부터 당신의 답장을 기다리느라 책상 앞에 앉은 코델리아.
* * *
코델리아 그레이 양께.
편지는 받았습니다.
제 방에 당신 말고 다른 침입자는 없고요.
무도회에 여우 사냥은 모두 모종의 이유로 불참 중입니다.
그리고 원고를 당장 돌려달라는 부탁에 대한 내 답변은 다음과 같습니다.
'잠깐만 기다려봐요.’
1314년, 연초록 달 아홉 번째 날 아침, 아치 앨버트
* * *
========== 작품 후기 ==========
제 지인들이 이 글을 줄여서 '읽씹왕자'라고 부르게 된 계기가 되는 편이네요. ... ..
읽씹왕자의 다음 편지는 더 재밌을테니, 기대해주세요.
재밌게 읽어주신 분들, 댓글 주신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그럼 전, 모아둔 비축분 가지고 내일 아침 7시 반에 오겠습니다.
선추코는 비축분을 쌓는 쓰는 힘이됩니다〈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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