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아치 앨버트,
이번 베데르 편지는 당신도 꼭 읽어봐야해요.
엿 보고 싶은 마음을 꾹 참고 준 것은 가상하지만 이런 편지야 말로 몰래 볼 가치가 있다니까요.
베데르 랭 필경사님은 대화를 사랑하는 분이시니 대충 이런 내용을 코코에게 썼다 하며 왕자님께도 말씀을 전달해주었겠지요?
혹시나 아직 듣지 못했다면 어서 가서 당장 베데르를 졸라보세요.
전 그 긴 편지를 한달음에 읽었답니다. 에드위나 공주님께 이런 뒷 이야기가 있을 줄은 정말이지 상상도 못했어요.
여태까진 그냥 사랑 때문에 모든 것을 다 버리고 기사를 따라 간, 낭만파 철부지 공주님이라고만 생각했다고요.
그런데요, 아치.
지금 저를 가장 괴롭히는 것이 뭔 줄 알아요?이 엄청난 이야기를 듣고 나서도 정작, 손에 잡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거예요. 아직도 우린 우리가 가진 이 마법의 상자의 정체를 알지 못하잖아요.?
공주님은 이 서책보관함을 통해 산더미처럼 많은 편지를 받으셨지요.
그 편지를 모두 가지고 멀리 떠나셨고, 마침내 기사 아서 길런을 만났어요.
그 후에 공주님은 다시 편지를 보내셨어요.
그 편지는 수도원에 두고 가신 서책보관함에 도착했고 말이죠.
그렇다면 역시, 기사 아서길런이 반대쪽 서책 보관함을 가지고 있었던 거겠죠?
나와 당신이 나눠가진 것처럼 에드위나 공주님과 그도 서책 보관함을 하나씩 나눠가진 거예요.
서책 보관함을 가득 메웠던 그 편지들도 기사 아서길런이 보낸 것일테고 말예요.
그런데 공주님은 왜 그 소중한 것을 수도원에 맡겨두고 찾아갈 생각도 안하신 걸까요?
그 편지는 달콤한 사랑의 시들이었을까요?
그토록 많은 편지를 써보낸 기사 아서 길런은 대체 어떤 사람이었을까요?
제가 제일 궁금한 것은 그의 정체예요. 그것만 안다면, 우리의 서책보관함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부터 이것이 왜 제 손아귀까지 들어왔는지도 모두 알 수 있을 테니까 말이죠.
하지만 앤 셀린 작가님은 모든 인물에 대해서 갖가지 곁다리 정보를 다 써놓으셨으면서 기사 아서길런에 대해서는 단 한 마디도 언급해주지 않으시네요.
이렇게 된 이상, 내가 믿을 건 아치 앨버트, 당신 뿐이에요. 요즘 퍽도 못 미더운 모습을 보인 당신이지만, 그래도 나는 여전히 당신의 재기를 믿고있어요.
나의 왕자님. 어서 기사 아서길런이 누구인지 알아낼 만한 단서를 찾아보세요. 당신 옆엔 마침, 플로리안도 있으니 그에게 부모에 대해 물어보는 것은 어떤가요?
추신: 베데르에게도 다시 편지를 보낸 참이지만 비밀의 공녀는 당신의 어머니, 아델라이드 여왕님이 거의 확실한 것 같아요. 높은 분과 결혼한 후 수도원에 못갔다는 건 당신 아버지, 찰스 웰즐리와의 혼인을 말하는 것 같기도 하고요.
사실 이걸 확신 한 건 앤 셀린 작가님의 원고를 받았기 때문이기도 해요. 거기엔 당신과 플린이 아델라이드 여왕을 만나서 에드위나 공주에 대해 물으러 가는 장면이 있거든요! 이런부분이 책에 나오기 시작하는 걸 보면 플린과 친해져도 정말 많이 친해진 모양이죠?
7.6.
-약간의 질투와 호기심에 사로잡힌 당신의 셜록, 코코.
* * *
아치 왕자님께.
다시 아를리 궁에라도 급히 다녀오시는 건가요?
앤 셀린 작가님의 원고처럼 아델라이드 여왕이라도 만나러 가신거예요?
아니면 플린과 보내는 수도원의 하루하루가 너무 즐거워 필사실 한 구석에 박혀 서책보관함만 들여다보고 있을 생각은 영영 사라진건가요?
이 필담 벗과의 셜록 홈즈 놀이는 이제 지겨우시다 이거죠?
뭐, 난 애초에 알고있긴 했어요.
아치, 당신이 흥분에 사로잡히면 밤새도록 책을 필사하는 사람 쪽이 아니라 섹스하러 달려가는 쪽의 사람이라는 걸요!
7.7.
-다프네에서 루시, 엘로이즈 까지 당신의 여성편력을 모두 꿰고있는 코델리아 그레이 올림.
추신: 베데르마저 답장이 없네요. 거기 무슨 일이 있는 건 아니죠?
* * *
언젠가 나를 절대 쓸쓸하게 두지 않는다고 말씀 하셨던 아치 앨버트께.
거기 있어요? 왕자님?
살아있다면 사람이 어쩜 이렇게 무심할 수가 있냐고요.
재미있는 얘기 해드릴까요?
전에 당신께 살아있냐고 물었을땐 당신의 생존과 안위가 정말로 궁금해서 물은 건 아니었어요.
줄리엣이 말하길 오랜만에 남자에게 연락할때는 ‘살아있어요? ‘ 라고 말하면 조금 귀여워보인다고 하더라고요. 네, 줄리엣 말을 들은 제가 바보 천치지요.
어쨌든 살아 있는거 맞죠, 아치?
슬슬 걱정되기 시작합니다.
죽은 게 아니라면 대답해주세요, 왕자님.
당신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죽겠어요.
7.9.
당신이 그리운 코코.
* * *
코델리아 아가씨께.
아가씨께서 몇 장의 편지를 쓰실 동안 서책 보관함을 들여다볼 생각도 하지 못한 이 늙은이를 용서해주십시오. 며칠 동안 수도원 정비로 정신없이 바빠 필사실에 들어올 생각도 못했답니다.
그래도 그렇지 이 무심한 노인네 하고 화를 내셔도 할 말은 없습니다.
어제 아침, 주문 받은 시도서의 마감 기일을 내년으로 연기해두기 위한 서신을 보내려 필사실에 와서는 서책보관함을 들여다 볼 생각을 했어야 했는데 그때도 수도원이 복구될 때까지 기다리려면 시도서의 완성을 언제쯤으로 보아야하는지 계산하느라 머릿속이 복잡하여 눈 앞에 보이는 것이 없었답니다.
늙으면 이렇게 머리가 굳어버리는 법이라는 것을, 아버지께서는 왜 말씀해주시지 않았을까요.
아마 아버지께서도 늙어 머리가 굳어 그러셨겠지요.
다행히 우리 아치 왕자님은 아직 젊어서 말랑말랑한 두뇌를 가지고 계신지, 오늘 눈을 뜨자마자 제게 당신에 대해 물었답니다.
정확히는 자신이 죽은것이냐 물으셨고, 저는 팔팔히 살아계시다고 대답했으며, 이것을 듣지 않으시고 ‘죽어서도 베데르 당신 얼굴을 보다니’ 하고 중얼거리시다가 세실리아 공주님에게 한대 맞으시고나서야 고개를 두리번 거리며 노엘과 플로리안 공작님의 생사를 확인하시고, 오늘이 초열달 열 두번째 날인 것을 들으신 후 , 이렇게 말씀하셨답니다.
“서책 보관함은, 서책 보관함은 열어봤어?”
그러니까 정확히 말하면 한 다섯번 째로 당신 생각을 하신 것이네요, 아가씨.
그래도 죽다 살아난 사람치고는 제법 지독한 집착 아닙니까?
“6일이라고, 베데르 미쳤어? 6일 동안이나 서책보관함을 안열어봤다고? 못살겠군.”
세실리아 공주님과 플로리안 공작님을 피해 제 귀를 잡고 귓가에다 대고 작게 소리치는데, 세상에 사람이 그렇게 작게 속삭이듯이 윽박을 지를 수도 있는지는 처음 알았습니다.
제가 마음이 바빠 미처 확인 못했다고 하니 또 귀엣말로 어찌나 호통을 치시던지. 아마 우리 왕자님의 눈치는 귓속말로 화내는 능력으로 바뀌어갔나봅니다.
네, 왕자님은 아직도 플로리안 공작님의 정체를 눈치채지 못하고 계시답니다. 세실리아 공주님이 저를 부축하러 하자, 플로리안 공작님을 향해 손짓을 하며, 힘 좋은 놈이 뭐하고 있냐고 빨리 와서 부축하라 하셨을 정도이니 거의 확실하지요.
그 가녀린 몸집의 플로리안 공작님이야 뭐, 엉거주춤한 모습으로 겨우 어깨를 빌려주려다가 왕자님의 덩치에 폭삭 주저 앉았고, 그러지말고 그냥 저리 가 있으라는 왕자님의 말에 기가 죽은 강아지처럼 낑낑거리며 앉아만 계셨죠.
그러고보니 제가 왕자님이 왜 직접 펜을 들지 못하는지도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마음대로 제 얘기만 늘어놓았군요.
마물이 수도원에 침입한 건 제가 코델리아 아가씨께 편지를 드린, 바로 그날 밤의 일이었습니다.
지난 번에 세실리아 공주님께서 분명 제대로 경계를 쳐놓고 가셨고, 일주일이 걸리지 않고 돌아오시겠다고 하셨으니 별 문제 없겠다고 생각한 저의 부주의가 큰 참사를 부른 것이지요.
필경소는 수도원 안마당 쪽이라 엘핀델 숲과는 꽤 먼곳이지만, 그 반대편 말들이 머무는 곳은 바로 고갯짓만 하면 바로 엘핀델이겠다 싶을 정도로 숲에서 가깝답니다.
이 경계라는 것은 참 신기하여, 시공간 안에 묶어 두었을 때는 보이지도 않던 깊은 숲이, 이렇게 수도원 뒤뜰로 성큼 다가온 것을 보면 마물이 나오지 않는다 해도 무섭긴 무서웠습니다.
그곳은 좀... 특별하거든요. 잘 모르는 이가 본다면 아름답다고 할 수도 있겠고, 눈썰미 없는 사람은 그저 무성하다는 말로 표현할 수도 있겠으나 엘핀델은 그런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묘한 면이 있답니다.
시간을 잃고 자란 듯 길쭉한 진초록색 나무들이 빽빽히 숲을 이루어 낮이라 해도 그곳에 가면 밤인것처럼 캄캄하고, 외려 밤에 가면 달빛이 이상할 정도로 환해 보여 누가 봐도 뭐가 튀어나올 것 같은 분위기를 풍기니, 저는 당연히 모두가 알아서 그 숲을 경계하고 있을 줄 알았습니다.
네, 모두가 그랬지요.
우리 모두가.
어린 노엘만 빼고 말입니다.
그렇다고 노엘이 무슨 큰 사고를 친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저, 늘 그러듯 말들에게 먹이라도 주겠다며 다정히 다가섰고, 그 말들 중 성질 거친 아이가 히힝 거리며 발굽질을 했고, 그 소리에 놀란 고양이가 덤불을 뚫고 갔고, 그러는 사이에 뻥하니 숲과 뒤뜰 사이에 구멍이 뚫려, 노엘은 그곳으로 한발짝 걸어갔을 뿐이죠.
우습게도 어린 아이의 그 작은 걸음에 깨질만큼 그곳의 결계가 불안정했을 뿐이고요. 마물 다섯 마리가 침입한 것은 새벽이었습니다.
플로리안 공작님의 비명소리에 나가자 공작님은 노엘을 끌어안은채 눈을 감고 있었고, 저보다 조금 빨리 달려오신 듯한 아치 왕자님께서 겨우 등을 돌려 그들을 끌어안은 채 몸으로 마물을 막아내신 듯 한 모습이었어요.
팔 한쪽이 원래 어깨선보다 푹석 내려앉은 것을 보니 완전히 찢어진 것이 분명했는데 다행히 왕자님께서는 왼손잡이어서 반대쪽 손으로 검을 들고 다른 두 마리와 대치 상태셨지요.
플로리안 공작님과 노엘을 지키느라 검을 들 틈도 없이 몸으로 막아낸 것이 치명적이었습니다.
부상의 깊이는 한 눈으로 봐도 심각했는데, 그럼에도 왕자님의 검 한자루에 기대는 수 밖에 우리 중에 무인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치유술을 좀 할 줄 안다는 녀석도 마침 그날, 마을에 내려간다고 가버렸으니 운도 나빴지요.
승산이 없었습니다.
바로 그때, 세실리아 공주님께서 오시지 않았더라면... 아니 조금만 늦으셨더라면 우린 다 죽어버렸을 겁니다. 아마 아치 왕자님께서 제일 먼저 돌아가셨을테고요.
세실리아 공주님의 검은 빨랐습니다. 함께 온 군사의 수도 마물의 두 배는 되었고요.
마탑의 마법사들도 신속히 움직였지만 그럼에도 전투가 끝나는 데에는 5시간 여의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다행히 상흔은 적었습니다. 다친 사람은 아치 왕자님과 그 옆에서 거들려 노력하던 수도사 몇 명 뿐이었고 그 마저도 왕자님을 제외하고는 모두 경상이었지요..
마물의 흔적을 없애고 전염병이 도는 것을 막기 위해 바로 마굿간과 헛간을 불태우고 뒤뜰마저 부수었지만 이 정도 피해로 면한 것은 정말이지 감사할 일이었습니다.
제 옷가지 몇개가 불타고 뒤뜰에 심은 양배추를 못먹게 된다고 불평하는 수도사는 없었습니다.
그야, 다들 자다 놀라 튀어나와 제일 먼저 본 것이 피범벅이 된 우리 왕자님의 모습이었으니 목숨을 부지한 것만으로도 다행이다 생각하며 속을 쓸어 내렸겠지요.
지금이야 이렇게 평온히 말할 수 있지만 당시에는 저도 초조한 마음을 감출 길이 없었습니다. 세실리아 공주님이 오셨을 때 이미 왕자님께서는 도저히 살아날 것 같지 않은 모습이었거든요.
한쪽 팔은 너무 심하게 훼손되어 눈을 뜨고 볼 수 없을 정도였고, 은색 사슬 갑옷은 갈기 갈기 찢어져 누더기같아보였으며, 이마의 상처 때문인지 한쪽 눈은 감겨 딱딱히 굳은 핏자국에 그 아름다운 얼굴마저 엉망이 되셨습니다.
저렇게 피칠갑을 하고도 사람이 다시 살 수 있나 싶을 정도의 몰골을 끌어안고 플로리안 공작님은 엉엉 울고 있었습니다.
다 큰 사람이 저렇게 아이처럼 울기도 하는구나 싶더군요. 그렇게 서럽게 우는 그분을 옆에다 짐짝처럼 치워둔 채 세실리아 공주님은 한참 커다란 우리 왕자님을 힘 좋게 들쳐업고 마을로 뛰며 끊임없이 중얼거리셨습니다.
무슨 치유마법이라도 행하시나 하는 생각에 귀를 기울였더니 공주님께서는 주문처럼 이렇게 중얼거리고 계시더군요.
“아치, 이 한심한 놈아. 너같이 멍청한 놈은 일찍 안 죽어. 너 같이 멍청한 놈은 일찍 안 죽는다고. 제발. 아치 앨버트, 이 머저리야. 너 같이 멍청한 놈이 일찍 죽는 꼴은 못봤어.”
지금쯤 웃고 계실지도 모르겠지만, 그렇게 말하는 세실리아 공주님의 목소리에는 사뭇 절박한 투가 어려있어 노엘을 안고 공주님과 함께 마을로 뛰면서 저는 그만 나이 든 부끄러움도 모르고 눈물을 쏟았답니다.
초열달의 뜨거운 밤에도 아랑곳않고 전력질주한 세실리아공주님의 노력에 감동하셨는지, 다행히 신께서 왕자님을 도우셨고, 이제 아치 왕자님께서는 그럭저럭 회복세를 보이시고 있는 참입니다.
그래도 자리에서 일어나기엔 아직 좀 시일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왕자님께서는 괜찮다 하시지만, 그분이야 죽기 직전까지 괜찮다고 입을 놀리실 분이시니까 그보다는 치유술사의 말을 더 믿어야겠지요.
일이 이렇게 되어버리고 말았으니 저희 왕자님의 편지를 읽으시는 날까지는 조금만 기다려주십시오, 코델리아 아가씨.
그러고보면 아가씨가 염려하실까 미리 일러두라는 데 까지 생각이 미치신 우리 왕자님도, 늘 죽일듯이 다투던 남동생을 들쳐엎고 뛰던 우리 세실리아 공주님처럼 조금씩 철이 들어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늙은이의 머리가 굳어가는 동안, 세상은 또 그렇게 좋은 쪽으로도 변해가는 것이겠지요.
초열달의 열 두번째 날 밤.
베데르 랭 올림.
* * *
친애하는 베데르에게,
그래서 아치는 지금 무사한 거지요?
제가 많이 걱정하고 있다고 전해주세요.
7.12.밤.
사랑을 담아, 코델리아 그레이.
* * *
오늘밤마저 내 연락이 없으면 퍽도 쓸쓸해 울어버릴 지도 모를 나의 코코에게.
내가 죽을 뻔한 동안 당신이 편지에다가 ‘섹스’ 이야기나 하고 있었다는 것을 영원히 잊지 않을거예요.
추신: 걱정해줘서 고마워요. 덜렁거리는 것이 손목에서 어깨로 바뀐 것만 빼고 난 괜찮으니 그만 울어요. 가뜩이나 엉망인 당신 글씨에 눈물방울이 더해지니, 두 줄을 해석하는데 한 시간이 걸릴 판이에요.
초열달 열 세번째 날 밤.
-사랑을 담아, 아치 앨버트.
========== 작품 후기 ==========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오늘도 어쩌다보니 아치는 읽씹왕자가 되어 베데르의 말이 길어졌습니다.
저는 내일 모레 자정에 다시 아치와 코코의 편지를 들고 올게요.
추신: 공지사항에 연재주기와 작품에 관한 티엠아이를 올려두었어요. 관심 있으신 분들은 확인해주세요.
추신2: 오늘도 독자님들의 댓글에 울고가요. 흑 너무 재밌어.. 선작, 추천, 정성 어린 댓글 모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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