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답장을 주세요,왕자님-30화 (30/56)

#30.

코델리아 그레이 양께.

살아있어요?

초열달의 스물 두번째날 밤, 당신의 벗 아치.

* * *

아치 앨버트 윌리엄 왕자님께.

그럼요. 살아있지요.

7.22. 밤.

-당신의 벗 코델리아.

* * *

어쩐지 말수가 적어진 나의 벗께.

이제 슬슬 내게 질문을 퍼부울 시간이라 생각했는데, 아직입니까?

나는 이제 슬슬 당신 일이 바빠지는 주기를 꿰고 있죠.

이번주는 아직 그 날이 아니라는 것도 알고요.

왜 이틀 간 편지 한 장 하지 않았어요?

무슨 일이라도 있어요?

-많이 심심했던 당신의 벗, 아치 앨버트.

* * *

아치 앨버트 왕자님께.

아무 일도 없었어요.

-코델리아 플로라 그레이.

* * *

무심한 나의 벗, 코코.

그럴 리가 없어요.

당신에게는 분명 무슨 일이 있어요.

내가 맞춰볼까요?

그 ‘무슨 일’은 분명 나와도 관련이 있겠군요.

거리를 두겠다며 이름을 길게 쓰는 것은 당신과 나만의 암호잖아요.

-당신을 좀 알고 있는 아치 앨버트.

* * *

아는 척 하기 대장 아치 왕자님.

플로리안이 여자인 것도 이틀 전에 아셨으면서 저에 대해 모든 것을 아는 척 하고 계시네요.

정말로 아무 일도 없어요.

-코델리아.

추신: 편지를 원하셨다면 먼저 보내시지 그러셨어요.

* * *

무엇인지 모를 이유로 뿔이 난 나의 코코께.

네, 맞아요.

난 당신에 대해 아주 잘 알지는 못하죠.

얼굴 한 번 본 적 없고 만나서 이야기를 나눈 적도 없으니까요.

하지만, 나의 벗.

그래도 내가 당신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이 몇 있긴 하답니다.

제일 먼저 기억 나는 건 당신은 동그라미를 다른 사람과 반대 방향으로 그린다는 거에요. 아마 당신도 나처럼 왼손잡이인가보죠. 이 보잘 것 없는 우연이 괜스레 반가웠던 난 당신 동그라미를 유심히도 보았지요. 그건 가끔은 동그라미라고 하기도 우스울 정도로 찌그러져있어요.

하지만 난 그런 동그라미를 보는 것이 싫지 않습니다. 동그라미가 찌그러져있을 때의 당신 편지가 더욱 유쾌하니 말이에요. 그럴때면 난 당신 밤이 쓸쓸하지 않은 것에 대해 생각합니다. 당신은 퍽도 자주 쓸쓸해하는 사람이니까요. 어쩌면 내게 이렇게 퉁명스럽게 구는 것도 지난 이틀 간 적잖이 적적했기 때문일 지도 몰라요.

당신은 히스클리프의 집착에 열광하는 동시에 앤 셜리의 따뜻한 마음에 감동하는 여자이기도 하지요. 그래서 그런지 오락가락한 기분으로 나를 하늘로 뻥 던져놓았다가 다시 땅으로 끌어내리곤 합니다.

그래도 난 어쩔 수 없답니다. 당신은 발칙한 단어를 써서 내 마음을 흔들어놓는 사람이며, 바싹 마른 꽃을 받고도 활짝 웃어주는 다정한 벗이기도 하니까요.

노엘을 생각해서 그림책을 골라 보내는 사람인데, 그걸 장마다 찢어 구겨 보내는 터프함을 지니고 있기도 하죠. 그래서 그런지 당신이 화내는 것은 내게 아주 무서운 일입니다.

그래도 무서움을 무릅쓰고 당신 의견에 반대해보자면, 코델리아. 내가 당신에 대해 아는 것은 이것 외에도 아주 많아요. 당신을 이렇게 많이 알려줄 생각이 없었더라면, 장서를 섣불리 공개해서는 안되었습니다. 우리가 읽는 책은 가끔, 우리 자신을 나타내기도 하니까요.

그러니 이제 인정해요. 내가 당신을 그래도 조금은 안다는 것을요.

가끔 내게 벌어진 일을 어떻게 설명해야할지 몰라 곤란할 때가 있답니다. 그럴 때마다 당신은 내 곤궁을 알아차리기라도 한 듯 도저히 답장을 쓰지 않고는 배길 수 없는 재밌는 편지를 주십니다.

불친절한 편지 한 장 이 후 이틀을 아무 말 하지 않고 있던 것은 사과할게요. 비열하게도 난 당신이 먼저 물어봐줄 것을 기다렸답니다.

내가 아는 당신은 궁금한 걸 참고 있는 사람이 아니니까요.

내가 아는 당신은 오랜만의 내 편지에 한 줄로 답할 사람도 아니고요.

그래서 더 걱정스럽네요.

코델리아, 아직 책상 앞에 앉아있나요? 당신 괜찮은 것 맞아요?

초열달의 쓸쓸한 밤.

-거의 매 순간 당신에 대해 내가 알고 있는 것들을 떠올리며 사는 당신의 벗, 아치 앨버트.

추신: 내 성의 없는 편지 때문에 화가 난거면, 어서 서책 보관함에 손을 넣어 한대 때려요. 다친 어깨를 때려도 맞아줄테니.

추신2: 맞아요. 저 아직 성치 않은 어깨를 이야기 하면서 당신 동정심에 호소하고 있답니다. 그러니 부디 다시 다정한 나의 벗으로 돌아와줘요.

* * *

사랑하는 나의 친구, 아치 앨버트.

좋아요. 내가 졌어요.

당신과 편지를 나누다 보면 가끔, 다프네, 루시, 엘로이즈를 이해하게 되어요.

앤 셀린 작가님의 인물 설정집에서 세 여자가 한꺼번에 왕자님과 연애하기 시작했다는 사건에 대해 읽었을 땐 정말 벙쪘었죠. 대체 뭘 어떻게 했길래 세 여자를 구워 삶아 한꺼번에 연애를 시작한데다 그걸 질질 끌며 5년 간이나 지속했을까 싶었는데...

...네, 아치 당신이라면 그럴 수 있겠네요.

당신에게 한 시간 이상 화내고 있을 여자는 아무도 없을 거예요.

-당신의 코코.

* * *

화가 난 것이 맞았던 코델리아 양께.

내게 화를 내는 여자들은 당신 생각보다 꽤 많지요.

내 누이 세실리아, 노엘,

...어쩌면 플로리안.

그리고 당신까지.

그 중에서도 내가 가장 무서워하는 건 당신이네요. 다음부터 멀쩡히 제대로 된 편지를 쓸테니 화내지 말아요, 나의 정다운 벗.

그날은...

좀 지쳐있었고, 정리하기 힘든 감정에 휩쌓여 나답지 않게 외로움을 타고 있었거든요.

그나저나, 레이디 다프네 옐링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요. 곧 결혼한다네요. 제가 거기 간다면 옐링 잘난 얼굴이 잔뜩 일그러지겠죠. 그 모습을 보지 않고는 견딜 수 없어 꼭 참석해야 할 것 같아요.

어때요, 이 정도면 당신 구미에 당기는 이야기일까요? 이제 나와 더 편지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 * *

답장을 부르는 편지를 쓰는 데 도가 트신 나의 벗께.

우리 편지가 계속 이어지면서 당신의 독촉 실력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듯 합니다.

빨리 얘기해보세요. 다프네 옐링은 대체 누구랑 결혼하는 건데요?

당신이 그 날 외로웠던 것은 다프네의 결혼 소식을 듣고 비통해져서 인가요?

이로서 당신의 삼중 약혼녀 중 하나가 사라지는 거지요?

이제 루시, 엘로이즈가 남았군요.

뭐, 다른 여자들도 산더미처럼 쌓여있겠지만요.

-당신이 다프네 이야기를 더 자세히 해준 다면 화를 누그러뜨릴 요량인 코델리아.

* * *

비뚤어진 나의 벗 코델리아,

물론 산더미같은 여자들이 마물 잡는 기사처럼 나를 쫓아다니는 것은 사실이랍니다.

하지만 당신도 아시다시피, 나를 좋아하는 여자들의 수와 내 연애사가 환희로 가득차있느냐 그렇지 않느냐 하는 것은 때로는 완전 별개의 문제이잖아요?

루시, 엘로이즈는 모두 스물 셋을 넘기지 않기 위해 올해 초 결혼한 참입니다. 옐링 경의 고집 덕에 다프네가 마지막이 된 것이고요. 이를 마지막으로 나의 세 명의 약혼녀들은 저마다 저들의 영지로 사라져 다시 만날 날은 아주 요원해지겠지요.

이제 다프네 옐링 양의 명예는 내가 아니라 앨리엇 자작이 지켜줄터이니 나는 이야기를 팔아 당신의 환심을 사보겠습니다.

다프네, 루시, 엘로이즈와 내가 처음 만난 것은 여덟살 때의 일이었습니다. 눈치 빠른 당신은 바로 짐작하시겠지요. 네, 수도에 영지를 둔 대 귀족가의 자제들이 그들은 세실리아와 함께 신부수업을 듣고 있었습니다. 내가 거기에 끼어든 것이고요.

아직 어려 멋 모르던 시절부터 우린 함께 정원의 꽃을 고르고 차를 마시고 춤을 추었습니다. 유일한 남자애가 나였기에 나는 매일 수업을 재끼던 세실을 제외한 세 여자와 춤 파트너를 하느라 정신이 없었지요. 그애들은 내 발을 천 번 정도는 밟아 놓고 미안하다는 말 한번 한 적이 없었지요.

말하자면 세 여자는 내가 아주 잘생긴 남자라는 걸 깨닫기 기엔 너무 미성숙하던 시절부터 나와 함께 자랐고, 그래서 내 빛이 나도록 아름다운 얼굴을 소중히 다룰 줄 모르는 파렴치한 벗들이랍니다.

어린 시절 친구들이 대개 그러듯 이들과 나 역시 커가면서 만날 길이 소원해졌습니다. 다프네와 내가 정식으로 다시 만난 것은 신부수업이 끝나고도 5년 후의 일이었어요.

당시 열 다섯살이던 다프네는 보석처럼 빛나는 자태를 뽐내느라 정신이 없는 차림새였습니다. 머리를 색비단과 함께 땋아올리고는 저 멀리서도 보일 정도로 화려한 꽃을 뒤에 꽂은 데다가 그 위로는 알알이 박힌 베일까지, 그 화려함에 깜짝 놀랐던 일이 기억납니다.

“결혼이라도 하니?”

농으로 이렇게 물었더니 다프네를 왈칵 울음을 터뜨리더군요.

정말로, 결혼을 시킬 참으로 끌고 가려던 것을 내게 뛰쳐온 것이었어요.

옐링 경도 욕심이 컸지요. 로이틀링엔 제국 전쟁 이후, 결혼을 서두르는 것이 관례가 되었다하나 열 다섯은 너무 빨랐어요.

게다가 다프네에겐 다른 이유가 하나 더 있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 앨리엇이라는 기사 분이야. 세상에 그렇게 멋진 분은 없어.”

물론 저는 열심히 반박했습니다.

“다프네 옐링, 넌 그런 말을 하면 안돼. 나를 눈으로 보고도 멋있다는 말의 최상급을 다른 사람에게 주는 것은 허락할 수 없어.”

다프네는 흐르던 눈물을 뚝 멈추고 저를 때리지 않는 대신 부탁을 하나 들어달라고 정중히 협박하였습니다.

말인즉슨, 자신의 약혼자 역을 해달라는 것이었지요.

옐링 경이 다프네와 결혼시키려 하는 사람은 북쪽에 드넓은 영지를 가진 변경백 바틀리 였지요. 마흔이 가까워져 오는 그에게 어린 딸을 판 댓가로 옐링 경은 수도에서 북쪽으로 가는 길과 다리에서 얻는 통행료의 절반을 얻을 것이었고요.

코델리아, 그런 댓가를 포기하고 딸의 사랑을 존중해주는 아버지란 윈저튼에서는 그리 흔치 않았답니다. 옐링 경은 더더욱 그럴 사람이 아니었고요.

“아치, 넌 그래봬도 왕자잖아. 왕자님이 나를 선택했다고 하면 우리 아버지도 결혼을 속행할 수는 없을 거야.”

맞는 말이었어요. 저 조그만 머리에서 어떻게 그런 좋은 수가 나왔는지 감탄스러울 정도로요. 하지만 그렇게 되면 다프네와 내가 결혼할 수 밖에 없는 것 아니겠어요? 그것 만은 사양하고 싶었습니다.

물론 다프네는 아주 아름답고 귀엽고 발을 밟는 방식도 노련하며 꽃도 담대하게 꺾어대는 여인이긴 했지만, 그녀에게 친구 이상의 감정을 느껴본 적은 없었으니까요. 게다가 옐링 경과 가족으로 묶이는 것도 사양하고 싶은 일 이었습니다. 전 눈살을 찌뿌리며 물었지요.

“그래 좋아. 네가 너를 좋아하는 척 한다고 치자.”

“안 좋아하지만.”

“그래 안 좋아하지만 그런다고 치자고. 그리고 나서는 어떻게 할 건데? 너 나와 결혼하려고?”

다행히 제 질문에 대한 다프네의 대답은 이러하였답니다.

“미쳤어? 차라리 바틀비 그 늙은이랑 하고 말지!”

“맞아, 다프네. 나도 너랑 하느니 바틀비 그 늙은이와 결혼할 거야.”

다프네는 세실처럼 침을 뱉거나 발을 밟는 대신 씩 웃어보였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오래된 우정이 아깝지 않게 완벽한 의견의 일치를 보았지요. 무르익은 분위기를 틈타 그녀가 내게 거래를 제시했습니다.

“넌 그냥 5년만 내 약혼자로 있어주면 돼. 어쩌면 우리 아버지가 포기할 때까지 조금 더 걸릴 수도 있고.”

다프네가 나에게 원한 것은 가문에서 정한 결혼까지 훼방 놓으며 열렬히 구애하는 구혼자역을 해달라는 것이었습니다. 다프네의 나이가 혼기를 지나쳐 아버지가 노릴만한 정혼자들이 다 떨어져나갈 때까지만요.

이 일은 좀 까다로운 면이 있었지요. 난 다프네에게 열렬히 구혼해야했지만, 동시에 다프네와 당장은 결혼할 수 없는 사정이 있는 왕자여야만 했어요.

“그러다 우리가 결혼하게 되면? 그래, 그렇게 좋으면 얼른 결혼해라 하고 여왕폐하와 옐링 경께서 만장일치로 결혼을 서두른다면?”

“너라면 그럴 수 없는 상황을 만들 수 있을 거야.”

“못 해.”

“하라면 좀 해줘.”

“내가 얻는 것이 뭔데?”

“나의 신실한 우정? 감사하는 마음?”

거절해도 상관없었을 겁니다. 하지만 다프네의 머리 장식이 너무 무거워보였고, 그 무거운 머리를 하고 달려온 만큼 그녀는 전에 없이 절박해보였죠.

게다가 뭐 약간의 귀찮은 대신 우정과 감사를 얻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어요. 그렇게 나의 첫 계약연애가 시작되었지요.

어떻게 하면 다프네를 쫓아 다니면서도 다프네와 결혼하지 않을 수 있는가 하는 문제는 바로 다음 달에 해결되었습니다. 그 달 첫 주에 루시가, 그 다음 주에는 엘로이즈가 같은 이유로 절 찾아왔으니까요.

하여튼, 윈저튼의 아버지들이란.

어쨌든 그렇게 하여 나는 루시도, 엘로이즈도 쫒아다니게 되었습니다. 이로서 나의 명예는 땅에 떨어졌으며, 나의 또 다른 별칭이 윈저튼 모두의 걸레가 되었지요.

검은 늑대의 옐링 가문, 붉은 벽의 데인 가문, 노란 나비의 데번시 가문이 모두 이를 갈며 나를 미워했지만, 어떡합니까? 나는 선왕 폐하께서 그리 아끼시는 윈저튼의 단 하나 뿐인 왕자인걸요.

게다가 이 일을 제가 생각지도 못한 성과를 이루기도 했습니다. 명망가와 손을 잡고 세력을 키우려는 야심이 있었던 대 귀족 가문 셋 모두를 이도 저도 못하게 묶어두는 꼴이 되었으니 말이지요.

그걸 깨달으신 우리 어머님께서 저의 늦어지는 결혼과 한량짓을 묵과하기 시작하셨고, 저는 몇몇 사내와 혼기 찬 딸을 둔 어머니들의 눈총을 사는 걸 제외하곤 꽤 괜찮게 제 삶을 꾸려올 수 있답니다.

이 일은 모두에게 행복만 가져왔어요. 루시도, 엘로이즈도, 다프네 마저도 그들의 아버지가 정한 상대보다는 훨씬 나은 사람들과 결혼했지요. 혼기가 꽉 차, 이제 어디다가도 혼담을 들이밀 수 없는 나이까지 기다려준, 그들의 신실한 사랑과 함께 말입니다.

사실 5년이 넘도록 그 사랑이 지속되었다는 걸 제외하고는 루시와 엘로이즈의 정혼자에 대해서 제가 아는 것은 별로 없습니다.

하지만 다프네의 정혼자인 기사 앨리엇과는 몇 번 얼굴을 마주친 적이 있답니다.

한번은 다프네가 열 벌의 드레스를 맞추는 것을 모두 기다려주고 있었고, 한번은 가만히 서서 한 시간이 넘게 다프네의 일장연설을 들어주는 꼴을 보았지요.

그 사람, 나와의 계약 연애네 하는 것을 믿을 수 없다며 다프네와 내 사이를 질투한 적이 있나 보더라고요. 다프네는 여자의 명예를 걸고 하는 짓에 어떻게 그런 쪼잔한 마음을 들이댈 수 있느냐며 그를 책망 중이었고요. 뭐, 일리가 있는 말이긴 했지만 그래도 한 시간은 좀 길잖아요? 그런데 그 사람, 쫑알쫑알 떠들어대는 다프네를 너무도 그윽하게 쳐다보더군요.

그 얄미운 입술이 조잘 조잘 떠들어대는 것이 뭐가 그리 예쁘다고 한참을 쳐다보다 웃기까지 하더라고요. 그러다가 또 다프네의 화를 사고서도 만면의 미소는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그 눈빛에 담긴 것은 지겨움이나 짜증이 아닌 오로지 사랑이었답니다.

이야기를 하다보니 그들의 결혼식에 참석하고 싶은 마음이 더욱 간절해지는군요. 내것이 아니라도 남의 사랑을 바라보는 것은 제법 즐거운 일이니 말입니다.

네, 코델리아. 내가 말했잖아요.

당신이 그토록 좋아하는 ‘쾌락 찢기’와 나는 별 상관이 없는 사람이라고요.

다프네와 내가 ‘했던’ 일은 이것이 다랍니다.

-당신의 순결한 꽃, 아치 앨버트.

* * *

아치 앨버트,

제일 중요한 것을 빼놓으셨어요?

기사 앨리엇은 잘생겼나요?

-당신께서 묘사의 중요성을 잊을 때마다 알려드릴 당신의 벗, 코델리아 그레이

----

========== 작품 후기 ==========

이틀을 기다려주신 독자님들께.

코코와 아치도 이틀간 편지를 쉬었기에 저도 이틀 쉬고...... 는 핑계고요. 이틀 주기로 길게 두 편씩 가져오는 것이 저의 방식인 것을 이제야 깨닫습니다.

서간체의 맹점이 1만자를 쓰든, 2만자를 쓰든 하루 동안 나눈 편지면 무조건 같이 가져와야 한다는 것이라는 것도 이제야 깨닫고요.

제가 분량 바보라는 것도 다시금 깨닫습니다.

이렇게 깨달음 세개를 들고 저는 연재주기 공지를 고치러 갈게요. 독자님들께서는 제가 공지 고치고 있는 동안, 추천과 선작을 누르시고 다음편으로 가주시면 됩니다.

추신: 작품공지란에는 연재주기 이외에도 이것저것 많고 그중에는 독자님들의 물음에 대한 답이 될만한 티엠아이도, 예쁜 새 표지도 있답니다! 가서 봐주세요!

추신2: 선작, 추천, 아름다운 댓글(정말로...ㅠㅠ..아름다워요..)과 서평 모두 감사합니다.

<-- -->

언제나와 같은 연참(2/2)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