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답장을 주세요,왕자님-39화 (39/56)

#39.

감람석 같기도 하고 녹마노 같기도 한 공주님의 초록빛 눈동자가 매서운 빛을 내며 라이너 황자님을 쏘아보았습니다. 라이너 황자님은 야단맞는 개처럼 당황한 기색이셨지요.

“뭐, 뭘.”

“너, 내가 백포도를 좋아하는 건 어떻게 알았어?”

“그거야 네가 백포도를 줄때마다 좋다고 했잖아.”

“아니. 그런 적 없어. 좋다고 하기 전부터 너는 다 알았어.”

“네가 포도를 잘 먹으니까, 에드위나야.”

“라이너 셀리네 폰 로이틀링엔 황자님.”

“왜, 왜 나를 그렇게 부르니이.”

“네가 지금 한 말은 그런 말이 아니었잖아. 이 머저리같은 자식아. 네가 외웠다면서. 똑같은 것을 반복했다면서. 그래서 힘들었다면서! 너 대체 무슨 짓을 한거야? 무슨 말을 하고 있는거냐고?”

“에드위나야, 그러니까 우리 같은 제국에서는 윈저튼 왕가에 대한 ..음.. 정보도 수집하고..”

“개수작 부리지마. 내가 너같은 머저린 줄 알아? 로이틀링엔에거 정보수집을 했어도 넌 거기에 손도 못 댈 위치인걸 내가 모르는 줄 알아?”

맞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러나, 그게 맞는 이야기라해도 감히 황자님 본인의 얼굴에다 대고 그런 소리를 하는 사람은 없었을 것이었어요. 게다가 패전국의 볼모로 온 공주가 할 얘기는 더더욱 아니었지요.

하지만 황자님께서는 우습게도 공주님의 기세에 완전히 몰려, 그런 것을 지적할 생각도 못하고 계시더군요.

“제대로 말해, 무슨 짓을 했어.”

“...알잖니, 에드위나야. 너도 아니까... 이렇게 말하는 거잖아아. 그래, 너는 늘 영민했었지. 내가 안다.”

그렇게 중얼거리며 부들부들 떠시는 라이너 황자님을 먼저 붙잡으신 건 에드위나 공주님이었습니다.

마주보고 서니 야윈 몸이지만 생각보다 키가 크고, 훤칠하니 멀끔한 행색이 참으로 멋진 분이시구나 싶긴 했습니다. 그런 분께서 작은 공주님 앞에서 떨고 계시는 것은 참으로 저 혼자 구경하긴 아까운 광경이었고요.

공주님은 한참 그렇게 서 계시다가 한숨을 푹 내쉬더니 이제 윽박지르는 대신, 아이 달래듯 조용히 말씀하셨지요.

“라이너 폰 로이틀링엔. 100일 동안 포도며 복숭아며 자두며 살구며 갖다 바치느라 수고했어. 너 좀 눈치는 없는 놈이지만 착한 구석이 있다고 생각해.”

“...정말?”

“그래, 너를 조금은 좋아해.”

“나를?”

“그래. 착한 놈이라고 생각한다고. 그러니까 내가 짐작하는 게 아니길 바라서 묻는거야. 네 입으로 말해봐. 네가 무슨 짓을 했는지.”

“그, 그러니까 나는, 에드위나야..”

“떨지 말고 말해.”

그 말이 마법주문이라도 되는 듯, 라이너 황자님은 얼른 대답을 하셨습니다.

“에드위나야, 나는 이 장면을 수십번 반복했어. 너는 나를 늘 내쫒아냈고, 다시는 보지 않는다고 했어.”

“어떻게 반복했는데? 전에 네가 말한 시간을 돌리고 어쩌구 하는 걸로?”

“응.”

“왜 그랬는데?”

“너를...”

라이너 황자님은 죄지은 사람처럼 고개를 푹 숙이고 어쩔 줄을 몰라 계셨습니다. 천금같은 침묵이 흘렀습니다. 영원히, 아무 말도 못할 것처럼 손만 꽉 붙잡고 그 예쁜 얼굴이 빨개질때까지 가만히만 서계셨지요. 옆에서 지켜보자니 참으로 불쌍하기 짝이 없는 모습이었답니다. 그래서 전 에드위나 공주님의 옆구리를 쿡쿡 찔렀지요. 그리고 어린시절 처럼 ‘앤, 그만 좀 괴롭혀’ 하고 작게 귓속말을 했습니다.

“내가, 내가.. 에드위나야. 내가 너를..”

그렇게 평생 머뭇 거릴 듯 더 나아가지 못하는 말을 빼앗아, 에드위나 공주님이 이어받으셨습니다.

“네가 나를 좋아해서?”

그제서야 라이너 황자님은 고개를 드셨습니다.

훌쩍 큰 키가 다 작아보일 정도로 어깨를 축 늘어뜨리고는, 별이라도 박은 듯 반짝 거리는 눈에서 눈물을 뚝뚝 흘리며 그저 고개만 끄덕이셨습니다.

“라이너 폰 로이틀링엔. 너, 나를 좋아해서 나랑 친해지고 싶었어?”

아름다운 눈에서는 하염없이 맑은 눈물이 나왔습니다. 뭐가 그리 서러운지, 엄마 야단에 우는 아이처럼 흐느끼시며 고개만 끄덕이시더군요. 에드위나 공주님은 피식 웃고 말했습니다.

“나랑 친해지려고, 시간을 돌렸어?”

“그래애, 그랬다아.”

“시간을 돌려서 기껏 한 짓이 내가 백포도를 좋아한다는 걸 알아내는 거야?”

그분은 딱하게도 제대로 훌쩍이지도 못한 채 소리없이 눈물만 흘리며 대답했습니다.

“에드위나야 가끔 너는 죽기도 했다.”

“죽어?왜 내가 죽어?”

“그야 지금 나한테 말하듯이... 우리 아버지 한테 말하니까아.. 그러니까 그게 잘못되었다는 것은 아니구우.”

“그래서, 죽어서 네가 살렸어?”

“그래. 그게 시작이었다. 그런데 잘못해서 열 셋부터 다시 살아야했지. 또 형님한테도 맞아야했구, 내가 얼마나 괴로웠는지 아니? 그래도 널 다시 본다는 생각을 하고 즐거웠다? 그런데 다시 돌아온 너는 나를 미워한다고 하더라. 그래서 다시 돌렸단다. ”

그 말을 하다 보니 조금 용기가 생겼는지 라이너 황자는 눈물을 닦고 점점 또렷한 목소리로 자랑하듯 말했습니다. 에드위나 공주님이 한숨을 푹 쉬고 물으셨습니다.

“그땐 어디까지 돌아갔는데?”

“다행히 그땐 많이는 안 돌아갔어. 그런데 너는 또 내가 밉다하더라. 그걸 다섯 번이나 반복했더니 그러고나서야 네가 백포도를 좋아한다는 걸 알려주더구나. 흑마를 탔던 것은 열번 째 때 알았구우, 또 음, 그리고 네가 좋아하는 그 아서 길런 책은 지난 번에야 배웠다.”

“내 비위를 맞추는 법은 배우지 못했나보지?”

“그게, 그러니까아..이 정도면 배운 줄 알았지이.”

슬쩍 눈치를 보더니, 화가 좀 가라앉은 걸 알고 얼른 다시 예전의 아이같은 말투로 돌아온 것이 우스워 제가 킥킥 거리려 할 때였습니다. 에드위나 공주님께서 들고있던 백포도 바구니를 탁 소리를 내며 탁자에 내려놓으시더군요.

“라이너.”

“으,응?”

“나는 지금 이걸 네 얼굴에 던지고 싶어. 그런데 참았어. 왠 줄 알아?”

“내, 내가 아버지에게 이를까봐?”

“아니, 넌 네 아버지에게 아무 말도 못해. 그리고 네가 그 꼴을 하고 여길 드나드는 데도 가만히 있는 아버지라면, 포도 좀 던졌다고 눈 하나 깜짝 할 거 같진 않다.”

라이너 황자님은 맞는 말이라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 그럼 내 얼굴이 너무 예뻐서?”

그렇게 묻는 얼굴은 정말이지, 에드위나 공주님보다도 더 아름다우셔서 저는 그만 고개를 끄덕일 뻔했답니다. 하지만 에드위나 공주님은 계속 라이너 황자를 노려보고 말했습니다.

“내가 포도를 바닥에 던지지 않은 건, 눈치라고는 약에 쓸래도 없는 네 놈이 감자도 빵도 아니고 이딴 배도 차지 않을 과실 한 송이씩만 가지고 와도, 우리는 그게 고맙기 때문이야. 이거라도 입에 넣어보길 바라는 사람이 50명도 넘게 이 문 뒤에서 배를 곮고 있기 때문이야.”

“에드위나야..”

“멍청한 네 놈이 100일씩 도합 17번을 돌리는 동안 우린 1700일을 굶주렸어. 그런데도 너는 그 동안 나만 생각했어. 우리가 어떤 꼴인지 들여다 볼 정신 머리 하나 없이.”

“그거는, 내가 정말 잘못했다. 에드위나야, 내가 감자를 가지고 올게.”

“그래, 내가 포도를 바닥에 던지지 않은 건 네 눈치를 보고 있기 때문이야. 그래도 우릴 먹여 살릴 사람이 너 밖에 없으니까 네 눈치를 봐야하니까.”

라이너 황자가 억울하다는 듯 고개를 들어 항변한 것은 아마 그때였던 것 같습니다.

“세상에 눈치를 이렇게 무섭게 보는 사람이 어디있니?”

그때쯤엔 저도 웃음을 참지 못하고 풉, 하고 터뜨리고 말았지요. 에드위나 공주님이 저를 노려보았지만 한번 터진 웃음은 어쩔 수 없었어요. 저 역시 그때는 잎사귀 하나만 떨어져도 웃을 수 있던 나이였으니 말이지요. .

제 웃음에 응원군이라도 얻었다는 듯이, 라이너 황자님의 말소리가 커졌습니다.

“그리고 얘, 그게 그렇게 되는 건 아니란다. 저기 밖에 봐라. 어디 1700일을 고생한 사람들이니? 사실 이 전의 생이 네 기억엔 없지 않니? 그런데도 나를 탓하는 것은 너무 하다, 에드위나야.”

“그럼 시간을 돌릴 줄 알면서도 이딴 짓밖에 멍청한 너 말고 누굴 탓해.”

“그게 그러니까, 언제로 돌아갈지를 모른단다? 그래서 나는 좀 제대로 되면 너를 도우려고는 했지이.”

“너 뭐 마법은 잘 한다며? 왜 그따위야?”

“아니이, 하다보면 될거라니까 그러네. 그래서 내가 잘 해가지고 너를 도와주려고 지난 번에도 말하지 않았니?”

그렇게 라이너 황자님과 에드위나 공주님은 처음으로 진실된 대화를 나누셨답니다. 어쩌면 라이너 황자님의 머릿 속에는 그 전에도 열 일곱 번이나 더, 이런 대화들이 한 적이 있었겠으나, 저로서는 그 모든 기억들이 퍽도 궁금한 일이었으나 우리 에드위나 공주님은 여장부답게 아무것도 묻지 않으셨지요.

그 대신에 이런 것을 물어 라이너 황자님을 당황하게 했답니다.

“그런데 대체 왜 나를 좋아하는데, 너? 로이틀링엔에는 여자가 그렇게 없어? 적국의 공주나 좋아하게? 내가 네 눈에 그렇게 예뻐?”

“예쁜 것을 좋아하면 거울을 봤지, 에드위나야.”

그 말은 여느 여자라면 발끈할 이야기긴 했지만, 에드위나 공주님은 순순히 고개를 끄덕이셨지요.

“맞아. 네가 나보다 예쁘게는 생기긴 했어. 내가 본 사람 중 제일 예쁜 것 같아.”

그렇게 말하고 라이너 황자님의 연한 금발 머리를 작은 손으로 부스스 흐트러뜨리자, 황자님의 근사한 얼굴은 새빨갛게 달아올랐습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우리 공주님은 계속해서 물으셨지요.

“그럼 예쁜 거는 아니고 뭐 땜에 나를 좋아했는데.”

“아니이, 에드위나야. 네가 안 예쁘다는 것이 아니라. 내 눈에 세상에 너보다 예쁜 것은 없단다?”

“시끄럽고 묻는 거나 말해.”

그렇게 타박을 받으며 라이너 황자님이 말씀하신 공주님을 좋아하게 된 이유는 우리로서는 처음 들어보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분이 최초의 생에서 난생 처음 에드위나 공주님을 만나셨을 때의 이야기, 그러니 17번을 반복하기 전의 진짜 삶에서의 이야기말입니다.

그때, 에드위나 공주님이 로이틀링엔에 도착했을 때, 라이너 황자님은 제 1황자에게 혹독히 매를 맞은 다음에, 볼모를 지내러 오는 윈저튼의 행렬이 오는 내내, 로이틀링엔의 황제의 앞에서 잔뜩 주눅 든 채 혼나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날따라 로이틀링엔의 황비는 출산이 임박해 있던 터라 그곳에 없었고 그래서 황제는 벼르던 화를 제 둘째 아들에게 모두 뿜어내고 있었지요.

가신들이 모두 보는 앞에서 눈뜨고 보기 민망할 정도로 책망받던 라이너 황자는 무슨 말인가를 잘못했다가 황제의 분노를 더 크게 샀던 모양입니다.

황제는 그대로 라이너 황자를 발로 차더니, 누가 보는 것에도 아랑곳 않고 제가 든 검을 뒤로 돌려 그걸 무기삼아 쳐내리셨고, 황자님께서는 어느 순간부터는 창피함을 느낄 것도 없이 그저 나는 이 자리에서 죽겠구나 하는 생각밖에 나지 않았다고 하시더군요.

모두가 아무 말도 못하고 황제가 제 둘째 아들을 죽이려 드는 것을 구경하던 와중에 우리 에드위나 공주님이 갑자기 웃음을 터뜨리셨다고 합니다.

실컷 약이 오른 황제는 고개를 들어 분노의 불길을 공주님께 돌렸겠지요.

“너는 지금 왜 웃는 것이냐?”

그제야 쉴 틈이 생긴 라이너 황자님은, 이마에 흘러내린 피를 닦으며, 잘 보이지 않는 눈으로 공주님 쪽을 쳐다보았겠고요. 그리고 우리 공주님이 호기롭게도, 이렇게 대답했다고 합니다.

“적국의 공주를 앞에 두고 아들을 개망신 줄 정도면, 로이틀링엔 제국의 황제란 것도 별 것 아니겠구나 하여 웃었습니다.”

그 이야기를 들은 에드위나 공주님은 커다란 초록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으셨습니다.

“내가?”

“그래, 에드위나야. 네가 그랬단다. 우리 아버지께서 퍽도 망신스러우셨겠지?”

“그래서 어떻게 되었는데?”

“어떻게 되긴, 너는 그날 죽었단다.”

라이너 황자님은 그때를 생각하면 그리 참담할 수가 없다는 듯이, 금새 또 울상이 되어 대답하셨습니다.

“감히 윈저튼의 공주를 죽여?”

“못할 것이 있겠니? 감히 제국의 황제를 욕보였으니 말이다.”

“..그래서 시간을 돌렸어?”

“그래, 처음에는 미안했구우, 나중에는 고맙기도 하구...또, 또.. 지금은...”

라이너 황자님이 머뭇거리시자, 에드위나 공주님께서 씩 웃으며 말을 받아치셨습니다.

“지금은 날 좋아하지.”

“너는 뭐 부끄러워하지도 않고 그런 말을 하니? 여자애가.”

“여자애?”

“아, 그래. 네가 이런 말은 하지 말라고 했지. 아니다. 여자애가 그렇게 말하니 좋구나. 그러니까 나는, 네가 그렇게 막 부끄러워하지도 않구 그러는 것을 보고있자니 내가 수줍어서 그만.”

또 저한테 화를 내려나 하고 어쩔 줄 몰라 하는 라이너 황자님의 얼굴을 보고 에드위나 공주님은 피식 웃으셨습니다. 그리고 감자나 가져오라며, 포도 바구니를 들어 한 대 때리셨지요. 라이너 황자님은 좋다고 맞고만 계시더군요. 그 모습이 참 즐거워보였습니다.

“에드위나야, 내가 잘 해보련다. 믿어다오, 으응?”

“뭘 잘 해봐? 감자나 많이 가져와. 아, 고기는 못 가져와, 너?”

“고기는 내가 장담을 못하겠어어. 그래도 내가 잘 해서, 내가 너를 윈저튼으로 돌려줄게. 내가 너를 구해줄거야. 네가 나를 구해준 것 처럼.”

“이렇게 비실비실해서 누가 누굴 구해?”

“앞으로는 내가 빵도 감자도 많이 먹을게.”

“많이 먹을 거 있으면 여기나 가져와.”

“그래, 내가 빵을 조금 먹고, 여기 다 가져올게.”

“로이틀링엔에는 여기 좀 남겨오려면 황자가 빵을 아껴먹어야 할 정도로 뭐가 없니?”

“그러게. 웃긴다. 에드위나야. 아버지는 나를 뭐라고 생각하시는지 모르겠다, 그치?”

“넌 별게 다 웃기다.”

그렇게 말하면서도 에드위나 공주님은 라이너 황자님의 웃음에 옮은 사람마냥 연신 싱글벙글 하고 계셨습니다.

이렇게 편지를 쓰다보니 두 사람은 아마 라이너 황자님이 그런 노력을 하지 않더라도 언젠가는 친해질 분들이셨던 것 같습니다.

사랑받지 못하고 큰 사람은, 자기와 동류인 자를 기가 막히게 알아보지요.

에드위나 공주님이 이제 막 제국에 도착한 주제에 라이너 황자님이 맞는 꼴을 차마 못 보셨던 것도, 라이너 황자님이 단 한번도 말 섞은 적 없는 에드위나 공주님을 살리겠다며 시간을 돌리셨던 것도, 아마 처음부터 두 사람이 서로를 알아보아서 아닌가 싶습니다.

자, 플로리안 공작님,

그리고 이 편지를 누구보다 먼저 훔쳐보고 계실 아치볼트 왕자님,

두 분의 궁금증은 이제 조금 풀렸나요?

이렇게 하여, 에드위나 공주님과 기사 아서 길런은 만나게 되었답니다.

긴 이야기를 하는 동안 밤이 어둑해졌습니다.

나이든 사람에게는 책상 앞에 앉아있기에 어려운 시간이지요. 베데르 필경사처럼 정정한 분이 아니시라면요.

두분 모두 늙고 외로운 영혼에게는 함부로 질문을 하는게 아니란 사실을 배웠겠지요? 풀어낼 이야기 보따리를 움켜쥔 채, 누가 한번 물어봐주려나 기대만 하고 있는 것이 그간 저의 삶이었으니 말입니다.

그래도 혹시나 더 이야기가 듣고 싶으시다면, 다음엔 노엘 그 아이가 편지를 받으러 와주었으면 좋겠군요.

그애가 만든 말똥 모양의 시나몬 롤을 먹던 그 시간이, 저에겐 에드위나 공주님과 라이너 황자가 백포도를 먹던 때처럼 참으로 값진 시간이었던 같답니다.

-모두에게 사랑을 전하며, 레이디 조세핀.

========== 작품 후기 ==========

독자님들께.

독자님들의 궁금증도 조금은 풀리셨을까요? 늙고 외로운 저의 영혼에 댓글을 달아주셔서ㅠㅠ 연참 보따리를 움켜쥐고 올 수 밖에 없었답니다.. 우리 아치를 의젓하고 한심하지 않고 어른스럽게 보이도록 만드는 라이너를... 너무 싫어하시진 않기를. 이제 에드위나와 라이너의 이야기만 넘으면, 끝으로 달려갈테니 풀리는 떡밥을 기대해주세요

야심한 시각이니 오늘은 독자님들의 빵이 아니라 백포도가 되고 싶네요.

추신1: 아름다운 표지를 ㅠㅠㅠㅠㅠㅠㅠㅠㅠ 구름에 숨은 달 님께서 만들어서 보내주셨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ㅠㅠ 이런 것을 제가 처음 받아보내요. 초록색이 정말 여름과 잘 어울리지요?

추신2: 후원쿠폰 주신 Sen98, 알입니다님 정말 감사합니다. 선작과 추천, 따뜻한 댓글들도 모두 감사합니다. 좋은 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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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참(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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