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점 연재]
어릴 적에는 사랑을, 커서는 인정을 받고 싶었다.
어머니의 시신을 묻은 땅이 채 마르지도 않고서 아버지가 데려온 사생아를 동생으로 받아들일 만큼.
"…수고했다, 샤렐리즈."
처음으로 수고했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이제 겨우 행복해지는 줄 알았다.
하지만, 그건 내 착각이었다. 잠시 스쳐 지나간 것을 온전히 가졌다고 여겼다.
사생아는 나를 끌어내리기 위해 스스로 독이 든 차를 마셨다.
"당신과 함께한 모든 시간이 끔찍할 지경입니다."
마음을 다해 사랑한 약혼자에게는 배신을 당했다.
"소공작 저하를 호적에서 파하셨으니, 더는 부녀 관계가 아니라 하셨습니다."
아버지는 끝까지 나를 딸로도, 후계로도 인정해 주지 않았다.
차가운 감옥에서 배 속의 아이를 포기하고 죽음을 택했을 때.
비로소 오랫동안 놓지 못했던 관계를 끊어낼 수 있었다.
지금까지 애써왔던 게 우스울 정도로 너무 외롭고 쓸쓸한 결말이었다.
***
눈을 떠 보니, 다시 찾아온 17살의 봄.
모든 것을 기억하는 약혼자는 울면서 용서를 빌고.
아버지는 예전과 다른 반응을 보인다는 이유로 다가온다.
"행복해하지도, 웃지도 마. 그냥 평생을 지옥에서 살아."
"아버지가 될 수 없었다면, 나를 낳지 말았어야죠."
때가 늦은 서글픈 후회라, 이번에는 내가 먼저 그 손을 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