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화 〉 28화 - 왜적들에겐 오니(鬼)(2)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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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일본에서 유래된 오니라는 개념은 섬나라 종족들 특유의 제노포비아, 그러니까 '외지의 존재에 대한 공포'가 형상화된 전설의 존재였다.
추상적으로는 안개로 가려진 저 너머의 땅에 대한 두려움에서, 구체적으로는 아이누 같은 덩치큰 외부종족에 대한 공포에서 기원된 존재이며,
궁극적으로 자신들이 사는 경계의 바깥의 두려운 존재가 침범해와서 가하는 '폭력'을 상징하는 존재.
"오, 오니가 나타났다!"
"도망쳐야 해 으아아아!"
일본이 아닌 외지사람(조선)인 주명, 그가 휘두루는 '조부'가 상징하는 실질적이고 압도적인 폭력의 향연.
"끄아아아악!"
오니를 상징하는 색은 역시나 폭력과 피를 상징하는 색인 붉은색.
따록 갑옷에 붉은 칠을 하지는 않았으나 '조부'로 적을 썰어 재끼다 보면 결국 피칠갑을 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항시 피묻은 '붉은' 갑옷을 입고있는 주명은 왜인들이 보기에 정말로 오니의 조건에 부합하는 미친듯이 두려운 존재였다.
주명과 참수리호가 벌이는 전투의 양상은 너무도 단순해서,
또한 결과는 볼 것도 없이 주명의 승리로 귀결된다는 점에서 동일해서 굳이 전투별로 따로 설명이 가해질 필요가 없었다.
적선을 발견한다.
피아식별 스킬이 있는 주명은 시야가 탁 트인 바다에서는 누구보다도 적을 빨리 발견할 수 있기에, 먼저 상대를 발견하는 쪽은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주명이었다.
주명이 물 위를 달린다.
물 위를 달리며 다른 명령어들을 사용하는데, 방어력과 피해저항 버프를 주는 명령어들이 그것.
여기까지 오는 데 명령어를 3가지를 써야 해서 3포인트를 쓰는데, 3시간보다 더 짧은 주기로 전투가 이뤄지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상대가 손쉬워보인다 싶으면 물 위를 달리는데 사용되는 명령어만 쓸 경우도 있다.
마지막으로 적선에 난입해 '조부'로 '소용돌이'를 돈다.
그러면 도끼를 든 성역의 그 야만전사처럼 라이프와 마나가 채워지지는 않더라도 병력이 늘어나고 배가 추가된다.
"대장님, 이제는 한계입니다. 포로가 너무 많아 대원들이 더는 관리하기가 어렵습니다. 선박들도 최소인력으로 운용을 하고는 있다지만 도저히 속도가 나지 않습니다."
야마모토가 심각한 얼굴로 보고하는 내용처럼, 해병대원까지 포함해 고작 24명에 불과한 주명 일행으로서는 지금까지 얻는 60명의 포로와 5척의 배를 관리하는 것은 무리였다.
"...선장. 도저히 못해먹겠다. 내가 아무리 대단해도 6척의 배를 제대로 된 선원들의 보조도 없이 항해하도록 하는 것은 무리다."
항상 지 잘난 맛에 사는 듯했던 샤를마저 우는 소리를 할 정도니 이정도면 정말로 한계라고 봐야 했다.
해병대원들은 항해 지식이 없으니 그저 지시에 따라 움직일 수 있을 뿐이라 그들을 수족처럼 부리며 지금까지 6척의 배를 그 출중한 재주로 혼자 조종하다시피 한 사람이 샤를이니 능력은 인정해야 했다.
"그래 이제는 뭍에 들러 한번 정비를 할 때가 되긴 했지."
물자와 선원들을 충원하고 왜구들을 해병대원으로 거듭나게하려면 배 위에서는 한계가 있으니까.
선원과 해병대원을 왜 구분하냐고? 저 왜구들을 뭘 믿고 선원으로 부릴 수 있단 말이냐고 오히려 묻고 싶다.
1기 해병대원들이야 그 죄질이 무겁지 않은 신병들이거나 야마모토같이 특이한 노병으로 이뤄져 있고, 대마도에서 있었던 일로 서로에 대한 신뢰를 확인했기 때문에 부하로 믿을 수 있었다.
뭐 피아식별 스킬 덕분에 뒤통수맞을 일도 적긴 하고.
하지만 2기 해병대원 후보생인 저 왜구 포로새끼들은 절대로 1기 대원들과 같이 봐줄 수 없는 놈들이다. 어떤 흉악한 개새끼가 포함되어 있을지 누가 아는가.
그런 놈들이 피아식별 스킬로 무장한 자신에게는 그러지 못하더라도 동료들에게 칼을 들이밀면? 생각하기 싫었다.
2기 해병대원은 철저하게 폭력으로 억압하여 군기를 잡고 엄격한 통제하에 개처럼 부려야 했다.
그러기 위해 마음속으로 구상한 계획이 있었는데 바로 1기 해병대원 애들 20명을 간부급으로 키워 2기, 3기 해병대원들을 부린다는 것.
"히로시, 지난번에도 말했지만 어깨에 힘이 너무 많이 들어간다!"
"예! 시정하겠습니다 나미에 무사님!"
그러기 위해서는 1기 애들이 간부급의 실력을 지녀야 하기에 틈이 나는대로 나미에의 검술 교습을 받고 있었다.
"근데 이 대병력을 들고 함부로 뭍에 상륙하면 조선측에서 경계할텐데."
그게 문제였다.
당장 상륙하고 싶은 마음은 주명도 가지고 있었지만 대체 어디로 가야 조선의 눈에 안 띄면서도 선원이고 물자를 구할 수 있는지 그 조건을 만족하는 곳을 찾기가 힘들었던 것.
"으으..."
점점 눈 밑이 거뭇해져 가는 샤를의 신음소리가 커져가는 관계로 최대한 빨리 결정을 해야 했다.
"어?!"
그런 주명의 눈에 저 멀리 붉은 물결이 들어왔다.
그 붉은 물결은 바다 위에 떠 있는 10여척의 전선들과 포개져 있었고, 그 전선들의 뱃머리는 해안가에 위치한 제법 큰 마을을 향하고 있었다.
지금까지 맞닥드린 1~2척 정도의 왜구들과는 차원이 다른 규모.
"일단 저새끼들부터 조져 버려야지."
샤를의 눈이 거뭇해 지더라도, 야마모토가 어두운 안색으로 올리는 보고를 더 받더라도 사람들이 고통받게 놔둘 수는 없었다.
"상륙하기 전에 다 쳐죽여야지."
어차피 더 관리하기도 힘든 상황이니 그냥 나포고 전력확충이고 뭐고 피해가 커지기 전에 처리할 마음을 먹은 주명이었다.
***
이영남은 떨리는 눈으로 율포의 진을 향해 다가오는 10척의 대함대를 노려보았다.
유일한 전선인 병선에 탑승하여 싸우는 것은 포기했다.
단병접전에서 밀리는 조선군을 태우고 1:10의 숫자차이를 무릅쓰고서라도 백병전을 감행한다? 미친 짓이었다.
병선은 그냥 적들의 상륙을 조금이라도 저지하기 위해 가장 접안하기 좋은 부분에 닻을 내려 일종의 바리케이드로 삼아 버렸다.
판옥선 같은 전략물자였다면 자침이라도 시켰겠지만 병선은 어차피 탈취 당해도 왜구들이 쓸 일이 없는 함선이라 그리한 것.
화포가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했지만 이 궁벽한 율포에서 그런 것을 바라는 것은 사치였다.
설령 화포가 있었어도 10척의 대함대에 타고있을 300명이 넘는 왜구들의 전력을 생각하면 쉬이 방어하는 것은 무리였을 것이다.
"나으리, 다들 준비되었습니다."
적과 싸울 방비가 되었다는 말이겠지만,
병사들의 얼굴에 드리운 어두운 표정, 그러면서도 이를 악물로 창을 쥐는 저들의 결연함을 볼 때 여기서 싸우다 죽을 준비가 되었다는 말로도 들려 이영남은 눈을 질끈 감았다.
자신만 바라보고 있을, 자신이라면 어떻게든 해줄 것 같은 믿음을 지닌 저들에게 확정적인 패배를 직감하는 자신의 표정을 보일 수는 없었다.
이들의 목숨을 책임지고 군심을 짊어지고 있는 장교로서 항상 굳건해야 한다.
부하들은 자신의 등을 바라보고 있으니 이 표정을 내보이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은 다행이었다.
마음을 추스르고 어두워진 표정을 다잡으며 그 역시 준비를 마쳤다.
저들과 함께 싸우며 죽을 준비를 말이다.
"전쟁은 숫자 따위가 전부가 아니다. 이곳의 지형은 좁아 한번에 싸울 수 있는 인원은 한정되어 있으니 가족들을 뒤에 두고온 우리의 각오라면 충분히 싸울만 하다!"
거짓을 말하는 그의 마음은 편하지는 않았지만 저들이 최대한 헛되이 죽지 않도록 하려면 헛된 사기라도 끌어올릴 필요가 있었으니 해야만 하는 일이었다.
최대한 자신감에 찬 표정으로 환도를 뽑아 치켜들며 소리를 질렀다.
"싸우고 격멸하자!"
"격멸하자!"
지금까지 이곳에서 장교 생활을 한 세월이 헛되지는 않았는지, 어려운 상황에서도 자신을 믿고 전의를 불태우는 부하들을 보며 이영남은 각오를 다졌다.
이들이 불태우는 전의의 이유를 알기 때문에.
박씨 성을 가진 대장(隊長)의 목에 걸린 목걸이에 나무 가락지가 매달려 있는 것이 보였다. 새로 맞이한 그의 부인이 준 것이라는 것을 모를 리가 없었다.
병사들을 봐도 정인의 증표를 손에 쥔 이들, 아니면 가족들이 부디 무탈하라고 준 두꺼운 옷을 껴입은 이들.
고개를 돌려 마을 쪽을 바라보니 피난 준비로 아비규환이 따로 없었다. 이영남과 부하들이 손쉽게 쓸려버리면 비참한 운명을 겪게 될 이들.
죽더라도 백성들이, 이들의 가족들이 도망갈 수 있도록 최대한 버티겠다.
조선의 장교로서 배워온 모든 것을 들여, 선비로서 지녀온 모든 것을 걸고.
그의 눈 앞에 명백한 적의를 지니고 율포의 해안가로 접근하는 왜구의 배들이 점점 가까워지는 것이 보였다.
가장 앞서있는 배에는 큰 깃발에 마고지로(望古時羅)라고 쓰여 있었다.
"와아아!"
"다 쳐죽이고 다 빼았자!"
너무도 날랜 움직임을 보이는 저 왜구들에게 저지선이 될 거라고 믿었던 병선 한척은 조금의 시간도 벌어주지 못했다.
물개처럼 입에 칼을 물고 수영을하여 우회하는 자.
원숭이처럼 병선을 기어올라가 그대로 넘어버리는 자.
방어선을 편 조그만 토성의 문쪽으로 놈들이 쇄도해 오고 있었다.
가장 날랜 놈이었는지 가장먼저 당도해 달려든 왜구을 베었다.
하지만 날랜 놈은 그놈 혼자가 아니었다는 게 문제.
"크윽."
두놈이 좌우로 달려들어 한 놈을 베었지만 다른 놈에게 어깨를 베이는 부상을 입었다.
화끈한 고통에 정신이 아찔했지만 굳건한 모습을 보여줘야 했다. 초반 접전의 기세가 전투의 사기로 이어지기 때문에 분전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만 이 중과부적의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시간을 벌어줄 수 있으니까.
하지만 날랜 몸놀림 만큼이나 실력도 출중했던 것일까.
해적들 주제에 무예가 보통이 아니었고, 자신이라도 두 놈 이상을 동시에 상대하기 어려울 만큼.
하지만 적들의 수는 고작 둘이 아니었고 접안을 한 배에서 왜구들이 하나둘씩 밀려오기 시작하자 이영남은 점점 수세에 몰렸다.
갑주가 막아주지 못하는 부분에서 점점 상처가 늘어나고 있었다.
"으아악!"
뒤에서 들려오는 비명소리에 자신의 뒷열에서도 접전이 일어났다는 것을 깨달았지만 그 목소리가 익숙한 목소리라는 걸 떠올린 이영남은 침통함에 눈을 부르르 떨었다.
그 잠시의 감정이 평정을 무너트린 게 문제였을까.
갑자기 복부를 가격한 발길질을 제대로 보지 못해, 방비하지 못한 일격에 벌러덩 넘어져 버렸다.
자신이 용전해야 하는데, 자신이라도 굳건이 버텨야 하는데 하는 책임감에 고통이 밀려오는 와중에도 어떻게든 일어서 자세를 바로잡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컥."
일격을 가한 쥐상의 왜구 무사가 자신의 목을 짓밟으며 칼을 들이대고 있었으니까.
"크하하, 비록 허접한 놈 같지만 그래도 장수는 장수이니 수급을 베어가면 재기하는 데 도움이 되겠지."
칼을 하늘높이 치켜든 왜인 무사의 말을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격통으로 붉어져 가는 시야 너머로 보이는 하늘을 쳐다보기가 너무도 부끄러웠다.
어차피 패배할 것은 알았다만, 자신이 죽을 줄은 알았지만 적어도 백성들이 도망갈 수 있도록 최대한 버텼어야 했는데.
자신이 이리 가버리면 그의 뒤에 만든 조잡한 방어선은 순식간에 무너질 것이다.
"이 마고지로(望古時羅) 님의 재기를 위한 제물이 되어라!"
놈이 칼을 내려치려 어깨에 힘이 들어간 그 찰나의 순간.
백성들이 도륙당하게될 슬프고도 붉은 날인데도 저 청정하고 푸른 겨울하늘이 너무도 원망스럽다는 마음이 든 그때.
"야이 개새끼야아아아!!!"
콰아아아앙!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은 엄청난 소리가 들려오며, 그 소리만큼이나 거대한 충격파가 그를 덮쳤다.
"끄아아악!"
"아아악!"
시간차를 두고 들려오는 수십의 비명소리.
고개를 들어 그 진원지를 바라본 이영남은 태어나서 머리털 나고 처음으로 땅이 찢겨져 나간 모습이 뭔지 보게 되었다.
거대한 검이 박혀있는 지점을 기점으로 4장(12m)이나 이어져 있는 대지의 괴리(乖離).
그 괴리 주변에 방사형으로 퍼져있는 움푹 패인 자국과 육편이 되어 널브러져 있는 왜적들이었던 자들.
쨍강
"오, 오니...씨발..."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자신의 수급을 취하려 했던 쥐상의 무인은 동공에 지진이 일어난 것을 넘어 아예 칼조차도 떨구며 전투의지가 증발해 버린 모습이었다.
그리고 이어진 광경에 이영남은 충분히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순식간에 쥐상의 무인에게 쇄도한 자, 이 충격적인 광경을 만들어낸 자가 날린 따귀에 그대로 목이 뽑혀 저 멀리 뜅겨져 나갔던 것이다.
놈의 목은 대포알처럼 튀어가 해안가에 해풍을 막기 위해 심어놓았던 소나무 몇그루를 부러트리고서야 움직임을 멈추었다.
털썩
당연히 목을 잃은 놈의 몸은 피를 분수처럼 뿌리며 무너져 내렸고.
그 모든 것을 만든 자는 왜인 무사들이나 입을 것 같은 이국적인 갑주를 갖춘 당당한 체구를 갖춘이였는데, 그의 입에서는 놀랍게도 조선어가 튀어 나왔다.
"늦어서 정말 미안합니다."
그러더니 고개까지 꾸벅 숙이는 것이 정말로 미안한 것 같았지만 구함을 받는 것은 자신인데 대체 뭐가 미안하다는 것인가 영문을 몰랐다.
"오히려 고맙소. 염치없지만 부하들을...."
진정으로 고마워 해야 하는 것은 자신이기에 마주 고개를 숙이며 부하들을 구해달라 말하려 했지만.
"와아아아!!"
"천세!!"
함성 소리에 뒤를 돌아보니 부하들이 창칼을 하늘 위로 올리며 환호성을 지르고 있었고, 그토록 흉악해 보이던 왜인들은,
"오, 오니다! 오니가 나타났다!"
"살려줘!"
마치 쥐떼처럼 자신들이 기어나온 배를 향해 뛰어가거나,
"우린, 닝겐따윈 안될꺼야 아마."
눈에서 눈동자가 튀어나갈 듯 동공지진을 일으키며 일제히 행동을 멈추곤 바들바들 떨면서 오줌을 지리고 있었다.
병법에서 배운 '군심이 사라진 군대'란 상황의 의미가 이런 거였구나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허허허."
그 모습이 너무나도 우스꽝스러워 저도모르게 실소를 짓는 이영남의 눈에 저 멀리서 달려와 병사들에게 안기는 백성들의 모습이 보였다.
"여보! 흑흑"
"임자, 아 안죽었대이. 이기 다 임자가 준 가락지 덕분 아이가?!"
가슴이 벅차오르는 그 광경에 눈물이 날 것 같아 심호흡을 했다.
장교는 승리의 상황에서도 감정에 휩싸여서는 아니되니까.
"크흠. 크...크하하하. 흠. 이러면 안되는데."
그러면서도 고개를 돌려 오늘의 이 기적을 만든 은인이 하는 모양새를 보니 도저히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엎드려 뻗쳐 이 개새끼들아!"
"하, 하이!"
"하나에 도요토미는, 둘에 개새끼다. 실시!"
사자후라고 할 정도로 큰 소리를 사방에 뿌려 상륙한 왜인들과 아직 배에 남아있는 왜인들을 굴복시켜 모조리 끌어내더니 저러고 있었다.
"도, 도요토미는!"
"개새끼! 흐아악. 우린 다 죽었어."
"거기 잡담한 새끼 튀어 나와!"
촌마게라 하여 머리를 시원하게 밀은 왜인들 수백이 해안가에 대가리를 박고 저들의 조정 수장의 이름을 개새끼라 부르며 기합을 받고 있는 모습은 너무도 웃겼으니까.
은공께서는 왠지 비극을 희극으로 만드는 존재인가 싶을 정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