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6화 〉 45화 - 훈풍(薰風)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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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산보의 만호는 김갑수란 자였다.
기름기가 흐르는 피부와 술배가 잔뜩 나온 체형에 누가봐도 게을러 보이는 외모에, 그 외모에 어울리는 무책임한 행동거지를 지닌 전형적인 막장 간부였다.
그저 무책임하기만 하면 다행이겠지만 온갖 똥군기는 다 잡아대고 부하들을 하나라도 더 못 벋겨먹어서 안달인 악질 간부이기도 했으니 조산보는 물론이고 이 북방의 그 어떤 병졸도 그를 좋아하지 않았다.
그저 상관에게는 손을 잘 비비며 정치질을 잘 했다는 이유만으로 종4품 만호까지 승진할 수 있었지만 거기까지였다.
그나마 비벼볼 수 있었던 건 빠른 눈치와 조금은 써먹을 만한 검술 덕분이었는데 마흔을 훌쩍 넘어가는 나이가되자 그마저도 못써먹을 지경에 이르니, 수시로 전투가 일어나는 이 조산보의 만호로 발령난 것 자체가 그의 사내 정치질이 파탄에 이르렀다는 것을 의미했다.
원 역사에서는 이름 한줄 남기지 못하고 호이파 부족의 별동대 100명에 의해 목이 잘렸던 인물.
심지어 전사했다는 기록조차 남기지 못했으니 참으로 한심한 인생이었다 할 수 있겠다.
이 조산보에 오게 된 이후 김갑수는 이제 자신은 출세고 뭐고 다 끝났다는 실망감에 그냥 오늘만 살자는 심정으로 내일에 대한 기약없이 술만 퍼마셨었다.
그래서 오늘 호이파 부족의 침입에도 별다른 대응을 하지 못하고 숙취에 헤롱댄 게 고작이었지만, 이 한심한 인물도 주명이 보여준 거의 괴력난신에 가까운 수준의 무위를 보며 술이 확 깰 수밖에 없었다.
"하하하하, 참으로 훌륭한 용력이오! 내 군 생활 20년동안 그대와 같은 무력을 지닌 이는 처음 보오!"
김갑수의 불룩 튀어나온 배를 보며 그 20년 동안의 군 생활 동안 칼이나 제대로 잡아본 적은 있으시냐고 묻고 싶어진 주명이었지만 아무리 그래도 상관인지라 그럴 수는 없었다.
그나마 자신의 압도적인 무위를 목도한 탓인지 마치 어려운 손님을 대하듯 눈치를 살피며 기분을 맞춰주려 땀을 뻘뻘 흘리고 있는 김갑수의 모습이 고압적이고 무례하기 그지 없었던 북병사 이일보다는 대하기 편했다.
무한한 자원의 보고나 다름없는 주명의 인벤토리에서 그동안 시간 날 때마다 쟁여두었던 식재료를 푼 덕분에 오늘은 여느 때와는 달리 풍족한 승전연이 벌어질 수 있었고 마을 사람들은 몇년만인지 모를 푸짐한 잔칫상에 탁주를 들이키며 춤을 추고 있었다.
어느새 땟국물을 씻어냈는지 한결 말끔한 모습의 마을 아이들은 양손에 하나씩 설탕 덩어리를 들며 번갈아 할짝이고 있었고, 화살을 뽑고 독한 술을 부은 뒤 붕대를 동여매며 치료를 마친 나미에는 그녀의 무위를 칭송하는 해병대원들에게 둘러싸여 그들이 올리는 술을 받아마시고 있었다.
그 흥겨운 광경 한가운데에 만호 김갑수와 자신은 대작을 하고 있던 중이었다.
분명 수틀리면 여진기병을 찢어죽이던 그 무력으로 자신을 쳐죽일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기에 마치 여포 앞의 배원소처럼 양손을 비비며 자신에게 굽실대고 있는 김갑수란 자가 한심했지만 앞으로의 행보를 생각하면 차라리 이런 사람이 나을 것 같기도 했다.
원래 원리원칙 따위는 안 따지는 썩고 무능한 군인이었으니 월권이고 뭐고 신경 쓸 자가 아니고, 주명 자신의 무력을 무척이나 두려워 하기 때문에 뭘 한다고 해도 그저 고개를 끄덕일 테니까.
회사 생활을 하며 이런 부류의 인간들을 상대하는 법을 어렴풋이 알고 있는 주명은 반짝이는 황금 덩어리를 그에게 내밀었다.
"오오! 이, 이것은!"
"만호께 올리는 제 작은 성의입니다."
자신에게 준다는 말을 듣자마자 바로 빛의 속도로 황금을 품 안에 갈무리하는 김갑수를 보며 주명은 요구조건을 말했다.
"원래 백의종군을 하면 원정에 동원되거나 별도의 명령을 받지 않는이상 발령지를 벗어날 수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오늘같이 여진 놈들이 이곳을 위협하고 있으니 잠시 자리를 비워 놈들을 소탕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으나 국법이 지엄하니.."
"어허! 그거야 보고만 안 들어가면 그만 아닌가! 내 자네가 자리를 비운다고 해도, 혹시 평양에 풍류를 즐기러 비운다고 해도 뭐라하지 않을 것이니 괘념치 말게!"
부패한 군인 답게 빛의 속도로 위법한 요구조건도 바로 콜 하는 김갑수의 그런 모습이 꿍꿍이가 있는 주명에게는 무척 마음에 들었다.
주기적으로 뇌물만 쳐먹여 주면 반란을 준비해도 넘어갈 놈이다 저건.
"허허허, 자네는 그 일도 잘 하겠군?"
"하하하하..."
김갑수와 마음에도 없는 덕담과 쓰잘데기 없는 잡소리를 주고받으며 주명은 앞으로의 계획을 정리했다.
주명 자신은 한번도 민족주의자라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
우리 민족이 최고니까 다른 민족은 우리한테 숙여야 하고, 우리 민족을 위해 다른 민족을 때려잡는 것은 당연하다는 식의 생각은 저 정신나간 일본제국의 황군이나 가질법한 미친 생각이라고 생각했으니까.
극단적인 민족주의는 결국 군국주의나 파시즘으로 연결되게 되니 광기로 가는 지름길 중 하나라는 것을 알았으니까.
하지만 적어도 같은 말을 쓰고 같은 문화를 공유하는 동포들을 위협하는 놈들을 쓸어버리는 데에는 민족주의란 명분까지 갈 것도 없지 않은가.
칼든 강도를 찾아가서 원천박멸하는데 거창한 이데올로기가 필요한가?
조선도 여진인들을 상대로 예방전쟁이라 하여 심심하면 쳐들어가 마을을 초토화시키고 보이는 족족 쳐죽이는 나쁜 짓을 많이 하기는 했다.
그걸 변호할 생각은 없지만 적어도 병자호란이라는 어찌보면 임진왜란 이상의 재앙이 올 거란걸 아는 입장에서 조선인들이 여진족의 말발굽에 짓밟히기 전에 그놈들을 찾아가 쳐죽인다는게 그렇게 잘못일까?
누르하치라는 걸출한 영웅이 등장한 이상 여진족이 통합되고 후금이 세워지는 것은 정해진 수순이라고 볼 수 있었다.
그렇게 강해진 군사국가가 남쪽의 약해보이는 나라를 털어 삥을 뜯는 것 역시 정해진 수순이며 필연이다.
더군다나 그 약해보이는 나라가 한때 자신들을 못살게 굴었던 놈들이라면 말이다.
군사력이 강한 대신 경제력이 약한 저 여진족의 나라는 필연적으로 경제력만 조금 되고 군사력은 약해빠진 조선을 공격할 수밖에 없다.
그걸 막으려면 놈들에게 굽히고 들어가 같이 명나라 목을 따러가자 이래야 하는데 그럴리가 없지 않은가.
어차피 지금 주명이 여진족들을 상대로 찾아가는 소탕 서비스를 벌인다고 해도 지금 그가 가진 세력으로는 후금의 건국을 막을 수는 없다.
천명(天命)을 받았다고 여겨질 정도로 강한 카리스마와 군신이라 불릴 정도로 당대 최고의 군재를 지닌 누르하치가 있기 때문이다.
히데요시가 중간보스에 망상 가득한 미친 원숭이라면 저 누르하치는 최종보스이자 천명을 받아 이 시대가 선택한 승리자요 거인이다.
임진왜란이 코앞이 아니라면 몇년이 걸려서라도 만주벌판을 헤짚으며 어떻게든 그자식 목부터 따려고 했을 것이다.
누르하치만 죽이면 정말 농담이 아니고 이 시대 클리어나 다름없을 정도.
북방의 조선인들이 겪는 냉해(冷害)란 결국 저 여진인들 때문인데, 여진족이라는 빙산을 쪼개기에는 주명의 세력이 부족하니 지금 뭔가를 해봐야 빙산의 일각을 녹이는 것에 불과하다.
그래도 조금이라도 그 빙산을 녹일 수 있다면, 조금이라도 이 북방에 따듯한 바람을 불어오게 할 수있다면 운명처럼 마주하게 될 새로운 시대가 덜 고통스럽지 않을까.
천명을 받은 여진족들에 의해 세워진 청나라가 조선에게 내릴 빙하기가 말이다.
***
이 조선땅에 자신을 편견없이 봐 주는 유일한 친우이자 아끼는 동생이기도 한 주명의 백의종군을 막지 못했다는 무력감에 이이첨은 한동안 스스로를 자책하며 지냈다.
그리고 주명이 북방으로 떠나는 날 찾아와 굳은 표정으로 약속했다.
"과거 시험을 보겠네. 정식으로 급제하면 이 우형이 음서로 말직에 있는 지금보다는 더 아우에게 도움이 될 거야. 반드시 급제하겠네."
과거시험에 급제하여 다시는 이렇게 무력하게 당하지 않게 하겠다고.
사람이 너무 좋아 탈인 그의 동생은 어려운 자신의 집안사정을 알고 있었던 듯 예상치 못한 선물을 보내왔다.
"우리 아들이 왔구나! 근데 몇일 전에 저런 게 생겨 버렸단다. 혹시 연유를 아느냐?"
공부에만 전념하라며 홀로 자신을 키워주신 노모가 머무르는 초가 옆에 재물을 산더미처럼 쌓아 놓고 가버렸지.
어렵게 살아와서 아들에게 마음껏 공부를 하도록 뒷바라지 해주지 못한 게 한이었던 노모는 그 재물에 뛸 듯이 기뻐하며 눈물까지 내비치셨다.
그런 어머니의 모습을 보고 어찌 재물을 물릴 수 있을까.
'고맙구나 동생아..'
자존심 강한 자신이 절대 면전에서는 받지 않을 거란 걸 짐작하고서는 안 받을 수 없도록 수를 쓴 것이다.
그 따뜻한 마음 씀씀이에 홀로 눈물을 흘리며 이이첨은 반드시 빠른 시일 내에 과거에 급제하여 조정 내에서 자리를 잡겠다고 다짐했다.
특히 그 아우를 제놈들의 집권을 위해 이용해먹은 이산해란 자는 절대로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
조정에서 자리를 잡더라도 절대 이산해가 영수로 있는 동인 놈들과는 어울리지 않을 것이라고 이를 갈고있는 이이첨의 모습은 원 역사에서 정인홍에게 접촉해 어떻게든 사림(동인)의 울타리 안에 들어가려 애썼던 모습과는 많이 틀어져 있었다.
***
돌을 쌓아 만든 조그만 무덤.
어느덧 다가와 있는 봄의 따듯함에 황량하기 그지없었던 무덤의 주변에는 푸르름이 가득했으며 군데군데 들풀이 피어 있었다.
그 무덤에 살이 통통하게 오른 귀여운 여자아이가 하얀 설탕 덩어리를 들고 찾아와 무덤 앞에 앉았다.
"동생아, 이거 먹어. 이거 진짜 달다 헤헤."
설탕을 무덤 앞에 조심스럽게 올려놓은 소녀는 몸을 일으켜 그 조그만 돌무덤 옆에 세워져 있는 좀 더 큰 무덤에 가까이 가더니 몸을 기대었다.
"엄마, 아빠. 윤아 왔어요."
소녀는 바로 주명에 의해 한달 전 동생을 무덤에 묻을 수 있었던 그 여자아이였다.
주명이 그날 있었던 전투 후에 가장 먼저 한 일는 이 잡듯이 주변의 여진 부족을 샅샅이 털고 다니며 끌려갔던 조선인들을 되찾아 오는 일이었다.
수백명의 조선인들 중 일부는 살아돌아올 수 있었지만 여진인들 밑에서 그 혹독한 노예생활을 버티지 못하고 죽어버린 이도 많았다.
윤아의 부모도 그렇게 죽어버린 이들 중 하나였고, 시신이라도 고국에 묻히게 하겠다는 주명의 강한 의지로 인해 이렇게 자식이 묻힌 돌무덤 옆에 묻힐 수 있었던 것.
"엄마, 이제 윤아는 먹을 거 안 가려요. 칭찬해 주실 거죠 헤헤. 근데 사실...노란머리 아저씨가 워낙 음식을 잘해서 안 맛있는게 없어서라는 것은 비밀이에요."
요리의 마에스트로 샤를은 먹는 데 진심인 조선인들과 궁합이 잘 맞았고, 누구보다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요리사와 음식을 누구보다 맛있게 먹는 사람들이 만나 녹둔도의 사람들은 점점 살이 통통 오르고 있었다.
"아빠, 윤아는 이제 밤이 안 무서워요. 아빠가 손을 꼭 잡아 주었으면 좋았겠지만 그래도, 아빠가 없어도 이제는 밤에 다들 안심하고 돌아다닌다니까요. 호랑이 울음소리도 안 들리고 무서운 말발굽 소리도 안 들려요 히히."
불쌍한 시베리아 호랑이들은 이땅의 미친놈, 아니 최강자이자 먹이사슬의 정점이 누구인지를 개중 몇 마리가 가죽만 남긴채 호생(虎生)을 끝마쳤던 참변으로 금새 깨닫고는 다른 곳으로 도망가 버렸다.
이땅의 산군이 나라며 밤에도 크왕거렸던 호랑이 놈들은 그 포효가 명을 재촉한다는 것을 아는지 저절로 닥치게 되었기 때문에 이 땅에선 호랑이 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았다.
참변을 당했던 호랑이들의 가죽은 탐욕스러운 김갑수의 관청에 하나가 전시되었고, 주명이 따로 마을에 세운 마을 회관에 깔려 푹신한 양탄자 노릇을 하고 있었다.
심심하면 밤에도 말발굽소리를 내며 쳐들어오던 여진족들은 이제 심심하면 레이드를 뛰는 주명에 의해 탈곡기로 털리듯 탈탈 털린 지 오래였다.
어지간히 화가 났던지 몇몇 부족이 연합하여 수천의 병력으로 밀고왔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주명이 놈들에게 일부러 패배하는 방식으로 유인한 뒤 매복해 있던 병력과 묻혀져 있던 수천근의 화약에 의해 세계의 먼지가 되어 한놈도 살아남지 못하고 뼈도 못 추리고 사라졌던 이후 감히 쳐들어오는 여진족들이 없었다.
"엄마, 아빠. 놀라지 마세요. 흠, 엣헴! 윤아가 서당에 다니게 되었어요!"
현대인의 가치관이 개입된 것이기도 했지만 이 녹둔도를 북방의 거점으로 삼고자 했던 주명은 장기적으로는 인재가 필요할 거라는 실리적인 이유에서 학교를 열었다.
녹둔도의 아픈 역사의 산 증인이라고 할 수있는 고아들이 인구의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들을 돌보는 고아원의 역할도 함께 수행하는 학교를 말이다.
당연히 아이들을 유교 탈레반으로 키울 생각이 없었고, 설령 배워봤지 과거시험에 응시하기도 힘들어 아이들의 인생을 낭비하는 것이 되기에 학교에서 가르치는 과목은 매우 실용적인 것들 뿐이었다.
그러기 위해서 온갖 수단을 동원해 상인, 의원, 장인 등 실무에 능한 경력자들을 데려와 교사로 삼았으니까.
그들을 찾는데와 이리로 초빙하는 데 꽤나 많은 재물이 소모되었지만 콘솔 명령어가 있는 주명에게 재물은 회소성을 지니지 않았다.
오로지 이 세상에서 유일하게 주명에게 희소성이 있다고 한다면 오직 사람 뿐이니까.
윤아는 자신이 알던대로 서당이라고 표현하긴 했지만 주명이 만든 그 학교에 다니게 된 것이었다.
한참을 오늘 있었던 일을 재잘대던 윤아의 귀로 어렴풋이 바람에 실려오는 폭음소리와 함성소리가 들려왔다.
"아빠, 엄마. 보고 있어요? 힘쎈 아저씨가 엄마랑 아빠를 괴롭혔던 사람들을 혼내주셨나봐요."
윤아가 있던 곳에서 10Km 정도 떨어진 평원.
그곳에는 지옥도가 펼쳐져 있었다.
유리걸식하는 조선인들과 산천을 떠도는 유랑 포수들을 받아들여 기존의 조총병대를 확충하고 이제는 총병대라고 불리는 200명의 총구에서 쏟아지는 총탄의 세례에 여진기병 수십이 벌집이 되어 무력화되었다.
이름을 해병대처럼 보다 멋들어지게 지어달라는 열화와 같은 성원 때문에 부대명을 바꾼 것.
이름은 제쳐두고서라도 도저히 조총을 사용하는거라 믿기지 않을 정도로 신속하게 장전하여 일제사격을 쏟아붙는 그들의 위력에 고작 경기병에 불과한 여진기병들이 대응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탕탕탕
"끄아아!"
모든 인원이 조총이라는 물건의 연사력 한계치인 분당 2발 이상을 쏘아댈 수 있는게 총병대라 장전이 끝난 20여 초 후 다시 수십의 여진기병이 벌집이 되어 쓰러졌다.
조총이 50정이었는데 왜 200정이 되었는지는 '콘솔'이란 말로 설명이 가능하겠지.
우왕좌왕하며 혼란에 빠진 그들을 향해 결정타를 날리는 자들은 3기까지 확충되어 1기까지 포함해 820명의 대병력이 된 해병대였다.
일전에 거래를 텄던 하야타카가 위험을 무릅쓰고 이곳 녹둔도까지 와준 덕분에 무구들을 갖출 수 있어 편제가 완료되었던 것.
아직까지 목숨이 붙어있는 200기의 여진기병을 향해 달려드는 해병대의 속도는 사람이 달리는 것이라고는, 그것도 전신갑주를 갖춘 중갑보병의 속도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빨랐다.
중갑주를 입고 100m를 10초 내에 주파하는 속도라고 하면 믿겨지겠는가? 그정도면 우샤인볼트보다 더한 괴물들이 아니던가.
그리고 자신들을 향해 붉은 갑옷을 입은 놈들이 그런 미친 속도로 돌격해 오고 있다고 생각해 봐라.
혼란을 넘어 모랄빵이 왔는지 말머리를 돌려 도주하기 시작하는 여진기병들을 향해 달려들며 칼을 박아넣는 해병대.
"안녕(こんにちは)?"
그리고 죽어가는 동료들을 미끼로 삼아 겨우 포위망을 벗어나 도주에 성공했다고 믿었던 수십의 패잔병들을 기다리고 있었던 건 각각 순번 0번과 1번의 검객인 나미에와 야마모토가 이끄는 최정예 검수로 구성된 복병들이었다.
전멸.
300기의 여진기병을 포착하고 전멸시키는 데 한시진도 채 걸리지 않았다.
그 원동력이 된 공속업 드라군과 발업 질럿들을 바라보는 주명의 표정에는 흐뭇함이 가득했다.
[부대명 : 총병대]
[부대 등급 : 15]
[적용효과 : 공격력 +29%, 방어력 +29%]
[병력 : 200/200]
[사기 : 220/220]
[특성 : 속사]
[부대명 : 해병대]
[부대 등급 : 10]
[적용효과 : 공격력 +19%, 방어력 +19%]
[병력 : 820/820]
[사기 : 195/195]
[특성 : 돌격]
무수한 여진족 레이드를 통해 부대 등급이 10이 넘어가니 특성을 주더라.
아주 쩔어주는 특성을 말이다.
이참에 확 부대명을 용기병과 광전사로 바꿔 버릴까?